禪門撮要
一. 달마혈맥론(達磨血脉論)
碧雲
2015. 10. 16. 05:56
禪門撮要 | 선문촬요 |
惠菴 編譯 | 혜암(惠菴)선사 편역 |
禪門撮要 第一卷 | 선문촬요 제 1권 |
一. 達磨血脉論 | 1. 달마혈맥론(達磨血脉論) |
一. 心外無佛性 | 1) 마음 밖에 불성(佛性)이 따로 없다 |
三界混起나 同歸一心이니 | 三界가 혼돈하여 일어났으나 |
모두가 한 마음[一心]으로 돌아가나니, | |
前佛後佛이 以心傳心하사 | 앞 부처와 뒷 부처가 |
마음으로 마음을 전하사 | |
不立文字하시니라 | 문자를 세우(의존)시지 않았느니라. |
問曰 | 물음이라. |
若不立文字인댄 |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면 |
以何로 爲心이니꼬 | 무엇으로 마음을 삼습니까?” |
答曰 | 대답이라. |
汝問吾가 卽是汝心이요 | “그대가 나에게 묻는 것이 |
곧 그대의 마음이요, | |
吾答汝가 卽是吾心이니 | 내가 그대에게 대답하는 것이 |
곧 나의 마음이니, | |
從無時曠大劫以來로 | 끝없는 옛부터 |
乃至施爲運動하난 一切時中과 | 온갖 동작을 하는 모든 시각과 |
一切處所가 皆是汝의 本心이며 | 온갖 장소가 모두가 그대의 근본 마음이며, |
皆是汝의 本佛이니 | 모두가 그대의 근본 부처이니, |
卽心卽佛도 亦復如是하니라 | 마음 그대로가 곧 부처라 함도 |
이와 같으니라. | |
除此心外에는 | 이 마음을 제하고는 |
終無別佛可得이니 | 딴 부처를 찾을 수 없나니 |
離此心外에 覔佛菩提涅槃이 | 이 마음을 떠나서 불도와 열반을 구하는 것은 |
無有是處니라 | 옳지 못하느니라. |
自性은 眞實하야 非因非果며 | 제 성품(自性)은 진실해서 |
인도 과도 아니며 | |
法卽是心義라 自心이 是佛이며 | 또 법 그대로가 마음이니 , |
스스로의 마음이 부처이며 | |
自心이 是圓明寂照니라 | 자기의 마음이 곧 뚜렷히 밝고 |
고요히 비추는 열반이니라. | |
若言心外에 | 만일 말하기를, ‘마음 밖에 |
有佛及菩提可得인댄 | 부처와 보리가 있어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
無有是處니라 | 옳지 못하니라. |
佛及菩提 皆在何處오 | 부처와 보리가 모두 어디에 있는고? |
譬如有人이 以手로 | 어떤 사람이 손으로 |
捉虛空得否아 | 허공을 잡을 수 있겠는가? |
虛空은 但有名이요 | 허공이란 이름 뿐이요 |
亦無相貌니 | 형상도 부피도 없나니, |
取不得捨不得이라 | 잡을 수도 버릴 수도 없느니라. |
是捉空不得인달하야 | 이렇게 허공을 잡을 수 없는 것 같이 |
除此心外에 覔佛은 | 이 마음을 제하고 부처를 찾는 것도 |
終不可得也니라 | 역시 끝내 찾지 못하리라. |
佛是自心作得이어니 | 부처란 자기 마음으로 지어서 얻는 것이거늘 |
因何離此心外에 覔佛이리요 | 어찌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찾으리요? |
前佛後佛이 只言其心하시니 | 앞 부처와 뒷 부처가 |
다만 마음 하나만을 말씀하셨으니 | |
心卽是佛이요 佛卽是心이라 | 마음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라 |
心外에 無佛하고 | 마음 밖에 부처가 없고 |
佛外에 無心이니라 | 부처 밖에 마음이 없다. |
若言心外에 有佛인댄 | 마음 밖에 부처가 있다고 할진댄 |
佛在何處오 | 부처가 어디에 있던가? |
心外에 旣無佛인댄 | 마음 밖에 부처가 없다면 |
何起佛見이리요 | 어찌 부처라는 소견을 일으키리요? |
遞相誑惑하야 不能了本心하고 | 서로서로 속여서 근본 마음을 알지 못하고 |
被他無情物攝하야 無自由로다 | 무정물(無情物=불상을 말함)에 얽매여서 |
자유롭지 못하도다. | |
若也不信인댄 自誑無益이니라 | 만일 믿지 못한다면 |
스스로 속이는지라 이익이 없느니라. | |
佛無過患이언만 | 부처는 허물이 없건만 |
衆生이 顚倒하야 | 중생이 전도(顚倒)되었기 때문에 |
不覺不知 自心是佛이니라 | 자기의 마음이 곧 부처인 줄 |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느니라. | |
若知自心是佛인댄 |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줄 안다면 |
不應心外에 覔佛이어다 | 마음 밖에서 부처를 찾지 말지어다. |
佛不度佛이니 將心覔佛하면 | 부처가 부처를 제도할 수 없나니, |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찾으면 | |
不識佛이라 但是外佛者니 | 부처를 보지 못하리라. |
다만 밖의 부처릴 뿐이니, | |
盡是不識自心是佛이니라 |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 |
곧 부처임을 모르기 때문이니라. | |
亦不得將佛禮佛하며 | 또 부처를 가지고 부처에게 절하지 말며 |
又不得將心念佛이어다 |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염(念)하지 말라. |
佛不誦經하며 佛不持戒하며 | 부처는 경을 읽지도 않으며 |
부처는 계를 가지지도 않으며, | |
佛不犯戒하며 佛無持犯하며 | 부처는 계를 범하지도 않으며, |
부처는 지킴도 범함도 없으며, | |
亦不造善惡이니라 | 선과 악을 짓지도 않느니라. |
若欲覔佛인댄 | 만일 부처를 찾고자 한다면 |
須是見性이라사 卽是佛이요 | 반드시 성품을 보아야 곧 부처일 것이요, |
若不見性이면 | 성품을 보지 못한 채 |
念佛誦經持齋持戒하야도 | 염불을 하거나 경을 읽거나 |
재계(齋戒)를 지키거나 계를 지킨다면 | |
亦無益處니라 | 아무런 이익도 없느니라. |
念佛은 得因果하고 | 염불은 왕생의 인과를 얻고 |
誦經은 得聰明하고 | 경을 읽으면 총명해지며, |
持戒는 得生天하고 | 계를 지키면 하늘에 태어나고 |
布施는 得福報어니와 | 보시를 하면 복스런 과보를 받거니와 |
覔佛은 終不可得也니라 | 부처는 끝내 찾을 수 없느니라. |
若自己를 不明了어든 | 만일 자기를 분명히 알지 못했거든 |
須參善知識하야 | 반드시 선지식에게 참문해서 |
了却生死根本이어다 | 생사의 근본을 깨칠지어다. |
若不見性이면 卽不名善知識이니 | 만일 성품을 보지 못했다면 |
선지식이라 할 수 없나니 | |
縱說得十二部經하야도 | 비록 十二부경(部經)을 다 외운다 하여도 |
亦不免生死하야 |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고, |
輪廻三界受苦하야 | 三界에 윤회하면서 |
無有出期時하리라 | 고통을 받아 벗어날 기약이 없으리라. |
昔에 有善性하야 | 옛날에 선성(善性)이란 이가 |
誦得十二部經하야도 | 十二부경을 다 외웠건만 |
猶自不免輪廻는 | 여전히 윤회를 면치 못했으니, |
只爲不見性일새니라 | 이는 오직 성품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
善性도 旣如此는 今時人이 | 선성도 그러하였거늘 요즘 사람들은 |
誦得三五本經論하고 | 겨우 서너권의 경론(經論)을 외우고서 |
以爲佛法者는 愚人也로다 | 법을 깨달았다 하나니, |
어리석은 사람이로다. | |
若不識得自心이면 | 만일 자기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
誦得閒文書하야도 | 부질없는 문구나 외워서는 |
都無用處니라 | 아무런 쓸모도 없느니라. |
若要覔佛인댄 | 만일 부처를 찾으려 한다면 |
直須見性이니 | 모름지기 성품을 보아야 하나니, |
性卽是佛이라 | 성품이 곧 부처이니라. |
佛卽是自在人이며 | 부처란 곧 자유로운 사람이며 |
無事無作人이니라 | 일없고 작동없는 사람이다. |
若不見性이면 | 만일 성품을 보지 못한다면 |
終日茫茫하야 向外馳求할새 | 종일토록 분주히 밖을 향해 구하면서 |
覔佛하야도 元來不得이니라 | 부처를 찾아도 전혀 얻지 못하느니라. |
雖無一物可得이나 | 비록 한 물건도 얻을 것이 없다고는 하나 |
若未會인댄 | 아직 알지 못한다면 |
亦須參善知識하야 | 반드시 선지식께 참문해서 |
切須苦求하야 | 간절히 애써 구하여 |
令心會解어다 | 마음이 열리게 할지어다. |
生死事大하니 不得空過어다 | 나고 죽는 일이 크니 헛되이 보내지 말라. |
自誑無益이니라 | 스스로 속여서 이익이 없느니라. |
縱有珍寶 如山하고 | 진기한 보물이 산 같이 쌓이고 |
眷屬이 如恒河沙라도 | 권속이 항하의 모래 같이 많더라도 |
開眼에 卽見이어니와 | 눈을 뜰 때에는 보이거니와 |
合眼에 還見麽아 | 눈을 감은 뒤에도 보이던가? |
告知有爲之法이 | 그러므로 유위의 법은 |
如夢幻等이로다 | 꿈이나 허깨비 같은 것을 알 수 있으리라. |
若不急尋師면 | 만일 서둘러서 스승을 찾지 않으면 |
空過一生하리라 | 헛되이 한 평생을 보내게 되리라. |
然則佛性이 自有나 | 그렇다면 불성을 본래 가지고 있으나 |
若不因師면 終不明了니 | 스승을 인하지 않으면 |
끝내 분명히 알기 어려우니 | |
不因師悟者는 | 스승으로 인하지 않고 깨닫는 이는 |
萬中希有니라 | 만에 하나가 드무니라. |
若自己가 以緣會合하야 | 만일 자기 스스로가 인연 따라 깨달아서 |
得聖人意者는 | 성인의 뜻을 얻은 이는 |
卽不用叅善知識이니 | 선지식을 참문할 필요가 없나니, |
此卽生而知之勝學也어니와 | 이는 태어나면서 아는 수승한 학문이거니와 |
若未悟解인댄 須勤苦叅學이니 | 만일 아직도 깨닫지 못했을진대 |
모름지기 애써서 참구해 배워야 하리니, | |
因敎方得悟니라 | 가르침에 의하여야 비로소 깨달음을 얻으리라. |
若自明了인댄 不學亦得이니 | 만일 스스로가 분명히 깨달았을진대 |
배우지 않아도 되나니, | |
不同迷人이어니와 | 미혹한 사람과는 같지 않거니와 |
不能分別皀白하고 | 검고 흰 것을 분별치 못하면서 |
妄言宣佛敎勅인댄 |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노라고 망언을 한다면 |
謗佛妄法이니 | 부처님를 비방하고 법을 욕되게 하는 것이니 |
如斯等類는 說法如雨라도 | 이런 종류는 빗발 같이 설법을 하더라도 |
盡是魔說이라 卽非佛說이니 | 모두가 악마의 소리요 부처님의 말씀은 아니니라. |
師是魔王이요 弟子是魔民이어늘 | 스승은 악마의 왕이요 |
제자는 악마의 백성이거늘 | |
迷人이 任他指揮하야 | 미혹한 사람들은 그의 지휘에 따라 |
不覺墮生死海로다 | 모르는 결에 생사의 바다에 따르는도다. |
但是不見性人이 妄稱是佛이나 | 오직 성품을 보지 못한 사람이 |
망령되이 부처라 하나 | |
此等衆生은 是大罪人이라 | 이런 중생들은 큰 죄인이라 |
誑他一切衆生하야 | 온갖 중생들을 속여서 |
令入魔界니라 | 악마의 경계에 들게 하느니라. |
若不見性이면 | 만일 성품을 보지 못하면 |
說得十二部經敎하야도 | 설사 十二부경을 모두 연설하여도 |
盡是魔說이며 魔家眷屬이라 | 모두가 악마의 말이요 |
악마의 권속일지언정 | |
不是佛家弟子니라 | 부처의 제자는 아니니라. |
旣不辨皀白이어니 | 이렇게 검고 흰 것을 가릴 줄 모르거늘 |
憑何免生死리요 | 무엇에 의하여 생사를 면하리요? |
若見性이면 卽是佛이요 | 만일 성품을 보면 부처요 |
不見性이면 卽是衆生이니라 | 성품을 보지 못하면 중생이니라. |
若離衆生性하고 | 중생의 성품을 떠나서 |
別有佛性可得者인댄 | 부처의 성품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면 |
佛이 今在何處오 | 부처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
卽衆生性이 卽是佛性也니라 | 중생의 성품이 곧 부처의 성품이니라. |
性外에 無佛이라 佛則是性이니 | 성품 밖에 부처가 없는지라 |
부처가 곧 성품이니, | |
除此性外에는 無佛可得이요 | 이 성품을 제하고는 |
부처를 얻을 수 없고 | |
佛外에는 無性可得이니라 | 부처 밖에는 성품을 얻을 수 없느니라.” |
二. 迷心萬行未免輪廻 | 2) 미혹한 마음으로는 만행을 해도 |
윤회를 면치 못한다. | |
問曰 若不見性이라도 | 물음이라. |
“성품을 보지 못했더라도 | |
念佛誦經布施持戒精進하야 | 염불하고 경 읽고 보시하고 |
계행 지키고 정진해서 | |
廣興福利하면 得成佛否아 | 널리 복을 닦으면 |
부처를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 |
答曰 不得이니라 | 대답이라. “못하느니라.” |
又問曰 因何不得이니꼬 | 다시 물음이라. |
“어찌하여 못합니까?” | |
答曰 有少法可得이면 | 대답이라. |
“조그만치라도 얻을 법이 있으면 | |
是有爲法이며 是因果며 | 이는 유위의 법이며, 인과의 법이며, |
是受報며 是輪廻法이라 | 과보를 받는 법이며, 윤회하는 법이라 |
不免生死어니 | 생사를 면치 못하거늘 |
何時에 得成佛道리요 | 언제 불도를 이루리요? |
成佛은 須是見性이니 | 부처를 이루려면 성품을 보아야 하나니, |
若不見性이면 | 성품을 보지 못하면 |
因果等語가 是外道法이니라 | 인과 등의 말이 모두가 외도의 법이니라. |
若是佛인댄 不習外道法이니라 | 만일 부처라면 외도의 법을 익히지 않나니, |
佛是無業人이며 無因果니 | 부처란 업(業)도 없는 사람이며 |
인과도 없는 지위이니 | |
但有少法可得하면 盡是謗佛이라 | 조그만치의 법이라도 얻을 것이 있다면 |
모두가 부처를 비방하는 짓이니라. | |
憑河得成이리요 | 어떻게 부처를 이루리요? |
但有住着 一心一能 一解一見이면 | 한 마음, 한 기능, 한 견해, |
한 소견에라도 집착해 있다면 | |
佛이 都不許시니라 | 부처는 모두 허용치 않느니라. |
佛無持犯이라 心性이 本空이요 | 부처는 지키고 범함이 없는지라 |
심성(心性)이 본래 공하고, | |
亦非垢淨諸法이라 | 또 더럽거나 깨끗한 법도 아닌지라 |
無修無證이요 無因無果니라 |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으며 |
원인도 결과도 없느니라. | |
佛不持戒하며 佛不犯戒하며 | 부처는 계를 지키지도 않으며, |
부처는 계를 범하지도 않으며, | |
佛不修善하며 佛不造惡하며 | 부처는 선을 닦지도 않으며, |
부처는 악을 짓지도 않으며, | |
佛不精進하며 佛不懈怠하나니 | 부처는 정진을 하지도 않으며, |
부처는 게으르지도 않나니, | |
佛是無作人이라 | 부처란 작위없는 사람이라 |
但有住着心見하면 | 집착하는 마음이 있기만 하면 |
佛이 卽不許也시니라 | 부처는 이를 허락치 않느니라. |
佛不是佛이니 莫作佛解어다 | 부처라 하면 부처가 아니니 |
부처라는 견해를 짓지 말지어다. | |
若不見此義하면 | 만일 이런 이치를 보지 못하면 |
一切時中과 一切處所에 | 언제나 어디서나 |
皆是不了本心이니라 | 근본 마음을 알 수 없느니라. |
若不見性하고 | 성품을 보지 못하고서 |
一切時中에 擬作無作想인댄 | 언제나 작위없다는 생각을한다면 |
是大罪人이며 是痴人이라 | 이는 큰 죄인이며 어리석은 사람이다. |
落無記空中하야 | 무기공(無記空=아무 분별없는 공)에 떨어져 |
昏昏如醉人하야 | 캄캄한 것이 마치 취한 사람 같아서 |
不辨好惡하리라 | 좋고 나쁨을 가리지 못하리라. |
若擬修無作法인댄 | 만일 작위없는 법을 닦으려 하거든 |
先須見性然後에 息慮緣이니 | 우선 성품을 본 뒤에 반연하는 생각을 쉴지니, |
若不見性코 得成佛道는 | 성품을 보지 못하고 불도를 이룬다는 것은 |
無有是處니라 | 옳지 못하니라. |
有人이 撥無因果하야 | 어떤 사람이 인과를 무시하고 |
熾然作惡業호대 妄言本空하야 | 분주히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 |
망령되이 말하기를 ‘본래 공해서 | |
作惡無過라하나니 | 나쁜 짓을 하여도 허물이 없다’ 한다면 |
如此之人은 墮無間黑暗地獄하야 | 이런 사람은 무간지옥·흑암지옥에 빠져서 |
永無出期하리니 | 영원히 벗어날 기약이 없으리니, |
若是智人인댄 | 지혜로운 사람이람면 |
不應如是見解니라 | 이런 견해를 짓지는 않느니라.” |
問曰 | 물음이라. |
旣若施爲運動 一切時中에 | “만일 분별하고 운동하는 온갖 시간이 |
皆是本心인댄 | 모두가 근본 마음일진대 |
色身無常之時에는 | 색신(色身)이 죽을 때엔 |
何不見本心고 | 어찌하여 근본 마음이 보이지 않는가요?” |
答曰 | 대답이라. |
本心이 常現前호대 | “근본 마음이 항상 눈앞에 나타났으되 |
汝自不見이로다 | 그대 스스로가 보지 못할 뿐이로다.” |
問曰 心旣現在인댄 | “마음이 이미 눈앞에 나타나 있다면 |
何故로 不見고 | 어찌하여 보지 못합니까?” |
師云 | 도리어 물음이라. |
汝會作夢否아 | “그대는 꿈을 꾼 적이 있는가?” |
答曰 會作夢이니다 | “꾸었습니다” |
問曰 汝作夢之時에 | “그대가 꿈을 꿀 때에 |
是汝本身否아 | 그대의 근본 몸이었던가?” |
答曰 是本身이니다 | “예, 근본 몸이었습니다.” |
又問曰 | 거듭 물음이라. |
汝言語施爲運動이 | “그대가 말하고 분별하고 운동하던 것이 |
以汝로 別가 不別가 | 그대와 다르던가, 같던가?” |
答曰 不別이니다 | “다르지 않았습니다.” |
師曰 旣若不別인댄 | “이미 다르지 않다면 |
卽此身이 是汝의 本法身이며 | 이 몸 그대로가 그대의 근본 법신이며, |
卽此法身이 | 이 근본 법신 그대로가 |
是汝의 本心이니라 | 그대의 근본 마음이니라. |
此心이 從無始曠大劫來로 | 이 마음이 끝없는 옛부터 |
與如今不別하야 未曾有生死라 | 지금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서 |
전혀 나고 죽은 적이 없는지라 | |
不生不滅하며 不增不減하며 |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 |
不垢不淨하며 不好不惡하며 |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으며 | |
不去不來하며 亦無是非하며 |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
옳고 그름도 없으며 | |
亦無男女相하며 亦無僧俗老少하며 | 남자와 여자의 모습도 없으며 |
승(僧)과 속(俗), 늙은이와 젊은이도 없으며, | |
無聖無凡하며 亦無佛亦無衆生하며 | 성인도 없고 범부도 없으며 |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 |
亦無修證하며 亦無因果하며 | 증득할 것도 없고 닦을 것도 없으며 |
인도 없고 과도 없으며 | |
亦無筋力하며 亦無相貌호미 | 힘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이 |
猶如虛空하야 取不得捨不得이니라 | 마치 허공과 같아서 |
취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느니라. | |
山河石壁이 不能爲礙하야 | 산이나 강이나 석벽이라도 |
장애하지 못하며 | |
出沒往來에 自在神通이라 | 들고 나고 가고 옴에 자재하고도 신통하니라. |
透五蘊山하며 渡生死海하나니 | 五蘊의 산을 벗어나며 |
생사의 바다를 건너리니 | |
一切業이 拘此法身不得이니라 | 온갖 업이 이 법신을 구속하지 못하느니라. |
此心은 微妙難見이요 | 이 마음은 미묘하여 보기 어려우니라. |
此心은 不同色相이며 | 이 마음은 물질의 모습과는 같지 않나니, |
此心이 是佛이니라 |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니라. |
人皆欲得見이어니와 於此光明中에 | 사람들은 모두가 보고자하거니와 |
이 광명 가운데서 | |
運手動足者 如恒河沙로대 | 손을 흔들고 발을 움직이는 일이 |
항하의 모래 같으되 | |
及乎問着하야는 摠道不得이 | 물어보면 전혀 대답치 못함이 |
猶如木人相似하나니 | 마치 허수아비 같나니, |
㹅是自己受用인어늘 因何不識고 | 모두가 자기의 수용(受用=활동)이거늘 |
어찌하여 알지 못하는가? | |
佛言 一切衆生이 盡是迷人이라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온갖 중생은 모두가 미혹한 사람이라 | |
因此作業할새 墮生死海하야 | 이를 인하여 업을 지으므로 |
생사의 바다에 빠져서 | |
欲出還沒하나니 只爲不見性일새니라 | 나오려 하다가도 도리어 빠지나니 |
오직 성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 하시니, | |
衆生이 若不迷인댄 因何問着하면 | 중생이 미혹하지 않았다면 |
어찌하여 물으면 | |
其中에 無有一人도 得會者오 |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는가? |
自家運手動足을 因何不識고 | 자기의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것을 |
어찌하여 알지 못하는가? | |
故知하라 聖人語不錯이로되 | 그러므로 성인의 말씀은 틀리지 않건만 |
迷人이 自不會로다 | 스스로가 알지 못할 뿐임을 알겠도다. |
故知하라 此心을 難明이니 | 그러기에 이 마음은 밝히기 어려우나 |
惟佛一人이라야 能會此心하고 | 부처님 한 분 만이 능히 아시고 |
餘人天衆生等은 盡不明了하나니라 | 그 밖의 인간, 하늘 등의 무리는 |
아무도 밝히지 못하는 줄 알지니라. | |
若智慧로 明了此心하면 | 만일 지혜로써 이 마음을 분명히 알면 |
方名法性이며 亦名解脫이니 | 비로소 법성(法性)이라 부르며, |
해탈(解脫)이라고도 하나니, | |
生死不拘하며 一切法이 拘他不得일새 | 생사가 구애하지 못하며 |
온갖 법(法)도 구속하지 못하므로 | |
是名大自在王佛이며 亦名不思議며 | 대자재왕불(大自在王佛)이라 하며, |
부사의(不思議)라고도 하며, | |
亦名聖體며 亦名長生不死며 | 성인(聖人)의 본체(本體)라고도 하며, |
장생불사(長生不死)라고도 하며, | |
亦名大仙이니라 | 큰 선인[大仙人]이라고도 하느니라. |
聖人의 種種分明이 皆不離自心하시니 | 성인들의 갖가지 분별이 |
모두가 자기의 마음을 여의지 않았나니, | |
心量이 廣大하야 應用無窮이라 | 마음의 한량이 광대하여 |
끝없이 응용(應用)하느니라. | |
應眼見色하며 應耳聞聲하며 | 눈에 응하여는 빛을 보고, |
귀에 응하여는 소리를 들으며, | |
應鼻嚊香하며 應舌知味하며 | 코에 응하여는 냄새 맡으며, |
혀에 응하여는 맛을 알며, | |
乃至施爲運動이 皆是自心이며 | 나아가서는 온갖 활동이 |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며, | |
一切時中에 言語道斷하며 | 언제든지 언어의 길이 끊이고, |
心行處滅이니是自心이니라 | 마음으로 따질 곳이 없어졌으니, |
이것이 자기의 마음이라, | |
故云하사대 佛의 色이 無盡하며 | 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
'부처의 몸매(色)가 다함이 없으며, | |
智慧도 亦復然이라하시니 | 지혜도 그러하다' 하시니, |
色無盡이 是自心이라 | 몸매가 다함이 없는 것이 |
곧 자기의 마음이니라. | |
心識이 善能分別一切하며 | 마음이 능히 온갖 것을 분별하며, |
乃至施爲運用이 皆是智慧이니 | 나아가서는 온갖 분별과 운동이 |
모두가 지혜이니, | |
心無形相일새 智慧도 亦無盡하니라 | 마음이 형상이 없으므로 |
지혜도 다함이 없느니라. | |
故로 佛色이 無盡하고 | 그러므로 '부처님의 몸매가 다함이 없고 |
智慧도 亦復然이라하니 | 지혜도 그러하다' 하시니, |
四大色身은 卽是煩惱身이라 | 四大로 된 몸매는 번뇌의 몸인지라 |
卽有生滅이어니와 | 생멸이 있거니와 |
法身은 常住而無所住라 | 法身은 항상 머무르되 머무는 바가 없어서 |
如來法身이 常不變異니라 | 여래의 법신이 항상 변하지 않느니라. |
故로 經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衆生이 應知佛性 本有之身이라하시니 | '중생이란 응당 불성이 |
본래 있는 몸임을 알아야 한다' 하시니, | |
迦葉은 只是悟得本性하시고 | 가섭(迦葉)은 다만 본성을 깨달았을 뿐이요 |
更無他事로다 | 딴 일이 없느니라. |
本性이 卽是心이요 心卽是性이니 | 본 성품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성품이니, |
此卽諸佛心이라 | 이는 부처님들의 마음이라 |
前佛後佛이 只傳此心이시니 | 앞 부처와 뒷 부처가 |
오직 이 마음을 전하셨을 뿐 | |
除此心外에 無佛可得이니라 | 이 마음밖에 따로 부처를 찾을 수 없느니라. |
顚倒衆生이 | 뒤바뀐 중생이 |
不知自心是佛하고 |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
向外馳求호대 終日忙忙하야 | 밖을 향해 구하되 종일토록 설치면서 |
念佛禮佛하나니 | 부처를 염하고 부처에게 절을 하나니, |
佛在何處오 | 부처가 어디에 있는가? |
不應作如是等見이어다 | 이러한 소견을 짓지 말지니라. |
但識自心하면 | 다만 자기의 마음을 알기만 하면 |
心外에 更無佛이니라 | 마음밖에 딴 부처가 없느니라. |
經云하사대 | 경에 말씀하시기를 |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라하시고 |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하다' 하시고 |
又云하사대 | 또 말씀하시기를 |
所在之處에 卽爲有佛이라하시니 | '경 있는 곳마다 부처가 있다' 하셨으니, |
自心이 是佛이라 | 자기의 마음이 곧 부처인지라 |
不應將佛禮佛이니라 | 부처를 가지고 부처에게 절하지 말지니라. |
但是有佛과 及菩薩相貌가 | 만일 부처와 보살의 모습이 |
忽爾現前이어든 | 홀연히 나타나거든 |
切不可禮敬이어다 | 절대로 예경하지 말지어다. |
我心이 空寂하야 本無如是相貌하니 | 내 마음이 공적 하여 본래 이런 모습이 없나니, |
若取相이면 卽是魔攝이라 | 만일 형상을 취하면 곧 마에 포섭되어서 |
盡落邪道하리라 | 모두가 삿된 道에 떨어지니라. |
若知幻從心起하면 | 만일 허깨비가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
卽不用禮니라 | 예경할 필요가 없나니, |
禮者는 不知요 知者는 不禮니 | 절하는 이는 알지 못하고, |
아는 이는 절하지 않느니라. | |
禮하면 被魔攝이니 | 예경하면 곧 마에 포섭되리니, |
恐學人이 不知故로 | 學人이 행여나 알지 못할까 걱정되어 |
作是解하나니라 | 이렇게 풀이하노라. |
諸佛의 本性體上에는 | 부처님들의 근본 성품 바탕 위에는 |
都無如是相貌니 切須在意어다 | 도무지 이런 모습이 없나니 |
꼭 명심할지어다. | |
但有異境界어든 切不用採括하며 | 기이한 경계가 나타나거든 |
결단코 채근하지도 말고 | |
亦莫生怕佈하며 | 또 두려워하지도 말고 |
又不要疑惑이니라 | 의혹을 내지도 말지니라. |
我心이 本來淸淨이어니 | 내 마음이 본래 청정하거늘 |
何處에 有如許相貌리요 | 어디에 이러한 모습이 있으리요? |
乃至天龍夜叉鬼神帝釋梵王等이라도 | 나아가서는 하늘, 용. 야차. 귀신. |
제석. 범왕(梵王)등에게라도 | |
亦不用生敬重하며 亦莫怕懼니라 | 공경할 생각을 내지 말며 |
두려워하지도 말지어다. | |
我心이 本來空寂이라 | 내 마음이 본래 공적한지라 |
一切相貌가 皆是妄相이니 | 온갖 모습이 모두가 허망한 형상이니 |
但莫取相이어다 | 다만 형상만은 취하지 말지어다. |
若起佛見法見커나 | 만일 부처라는 견해나 |
법이란 견해를 일으키거나 | |
及佛菩薩等相에 而生敬重하면 | 또는 부처나 보살의 모습에 대하여 |
공경할 생각을 낸다면 | |
自墮衆生位中하리라 | 스스로가 중생의 축에 들리라. |
若欲眞會인댄 | 만일 바르게 알고자 한다면 |
但莫取一切相이면 卽得이니 | 온갖 형상에 집착하지 않기만 하면 되나니 |
更無別語니라 | 다시 딴 말이 없느니라. |
故로 經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라하시니 |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하다"하시니, |
都無定實하며 幻無定相이라 | 도무지 "일정한 형상이 없으며 |
환(幻)에 일정한 상이 없는 지라 | |
是無常法이니 | 이것이 무상한 법이니, |
但不取相하면 合他聖意하리라 | 다만 형상을 취하지 않으면 |
거룩한 뜻에 부합되리라. | |
故로 經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離一切相하면 | '온갖 형상을 여의면 |
卽名諸佛이라하시니라 | 곧 부처라 한다' 하시니라." |
三. 明不敬所以 | 3) 공경치 않아야 하는 이유 |
云何不得禮佛菩薩等이니꼬 | 물음이라. "어찌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
절을 하지 말라고 하는가요?" | |
答曰 天魔波旬과 | 대답이라. "하늘의 마. 파순(波旬)과 |
阿修羅等이 示現神通하야 | 아수라(阿修羅)등이 신통을 나투어 |
皆作佛菩薩相貌호대 | 모두가 부처와 보살의 모습을 이루되 |
以能種種變化하나니 | 갖가지로 변화했기 때문이니, |
是外道라 摠不是佛이니라 | 그는 외도인지라 모두가 부처가 아니니라. |
佛是自心이라 莫錯禮佛이니라 | 부처란 자기의 마음이니, |
부처에게 잘못 절하지 말라. | |
佛者는 是靈覺이니 應機接物하며 | 부처란 신령스런 느낌이니, |
근기에 응하고 중생을 제접하며, | |
揚眉瞹目하며 運手動足이 | 눈썹을 끄떡이거나 눈을 깜박이며 |
손을 움직이고 발을 옮기는 것이 | |
皆是自己靈覺之性이라 | 모두가 자기의 신령스런 느낌의 성품이니라. |
性卽是心이요 心卽是佛이요 | 성품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부처이며, |
佛卽是道요 道卽是佛이니 | 부처가 곧 도(道)요, 도가 곧 부처이니, |
佛之一字는 非凡夫所測이니라 | 부처라는 한 글자는 |
범부가 헤아릴 바가 아니니라. | |
又云 見本性이 爲佛이니 | 또 말하기를 |
'근본 성품을 보는 것이 부처'라 하니 | |
若不見本性이면 卽非佛也니라 | 근본 성품을 보지 못하면 부처가 아니니라. |
假使說得千經萬論하야도 | 설사 천경만론(天經萬論)을 강설하더라도 |
若不見本性이면 | 성품을 보지 못하면 |
只是凡夫라 非是佛法이니라 | 다만 법부일 뿐 부처의 법은 아니니라. |
至道는 幽深하야 不可話會니 | 지극한 道는 깊고도 멀어서 |
말로는 이해할 수 없나니, | |
敎典에 憑何所及이리요 | 경전으로 어찌 미칠 수 있으리요.? |
但見本性하면 | 근본 성품을 보기만 하면 |
一字不識이라도 亦得이니라 | 한 글자도 모를지라도 좋으니라. |
見性이 卽是佛이어니 | 성품을 보면 곧 부처이니, |
聖體本來淸淨하야 無有雜穢하니라 | 성스러운 본체는 |
본래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느니라 | |
所有言說이 皆是聖人의 從心起用이니 | 모든 말씀이 모두가 |
성인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난 작용이니 | |
用體本空하야 名言이 尙不及이온 | 작용의 바탕이 본래 공하여 |
명칭이나 말로도 미칠 수 없거늘 | |
十二部經이 憑何得及이리요 | 十二부경이 어찌 미칠 수 있으리요? |
道本圓成이라 不用修證이며 | 道는 본래 뚜렷이 이루어졌나니, |
닦고 증득함이 필요치 않으며, | |
道非聲色이라 微妙難見이니 | 道는 소리나 빛이 아니어서 |
미묘하여 보기 어려우니, | |
如人이 飮水에 冷暖을 | 사람이 물을 마시매 차고 더운 것을 |
自知인달하니라 | 스스로가 아는 것 같으니라. |
亦不可向人說也어다 | 또 남을 향해 말하지 말지어다 |
唯有如來能知요 | 오직 여래만이 알 수 있고 |
餘人天等類는 都不覺知니라 | 그 밖의 인간이나 하늘 등의 무리들은 |
도무지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느니라. | |
凡夫는 智不及일새 | 범부는 지혜가 미치지 못하므로 |
所以로 有相이니라 | 겉모습에 집착하나니, |
不了自心이 本來空寂하고 | 자기의 마음이 본래 공적한 줄을 알지 못하고 |
妄執事相及一切法하면 | 망념되이 겉모양과 온갖 법에 집착하면 |
卽墮外道하리라 | 곧 외도의 무리에 떨어지리라. |
若知諸法이 從心生이면 | 모든 법이 마음에서 생긴 것임을 알면 |
不應有執이니 執卽不知니라 | 집착이 있을 수 없나니, |
집착하면 알지 못하느니라. | |
若見本性하면 | 만일 근본 성품을 보면 |
十二部經이 摠是閒文字니라 | 十二부경이 모두 부질없는 문자니라. |
千經萬論이 只是明心이니 | 천경만론(千經萬論)이 |
오직 마음을 밝혔을 뿐이니 | |
言下契會하면 敎將何用이리요 | 말끝에 계합해 알면 |
교법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 |
至理는 絶言이요 敎是言詞니 | 지극한 진리는 말을 떠났고, |
교법은 말씀일 뿐이니 | |
實不是道니라 | 진실로 道가 아니니라. |
道本無言일새 | 道는 본래 말이 없으므로 |
言說은 是妄이니라 | 말은 허망일 뿐이니라. |
若夜夢에 | 꿈에 |
見樓閣宮殿象馬之屬과 | 누각이나 궁전이나 상마(象馬)의 무리나 |
及樹木叢林池亭如是等相이어든 | 나무 숲. 못. 정자 등의 모습을 보거든 |
不得起一念樂着이니 | 잠깐만이라도 즐기어 |
집착할 생각을 내지 말지니 | |
盡是托生之處라 切須在意어다 | 모두가 망념이 의탁해서 생기는 곳이니라, |
부디 주의할지니라. | |
臨終時에 都不取相하면 | 임종할 때에 전혀 형상을 취하지 않으면 |
卽得除疑어니와 | 곧 의혹을 제하거니와 |
纖毛瞥起하면 卽攝魔境하나니라 | 털끝만치의 망념이라도 일으키기만 하면 |
곧 마에 끄달리느니라. | |
法身은 本來淸淨無受언만 | 법신은 본래 청정하여 느낌이 없건만 |
只緣迷故로 不覺不知니 | 다만 미혹한 까닭에 |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나니 | |
因玆妄受業報일새 | 이 때문에 망념되이 업보를 받는 까닭에 |
所以有樂着하야 不得自在니라 | 즐기고 집착하여 자유롭지 못하느니라. |
只今에 若悟得本來身心하면 | 지금이라도 |
본래의 몸과 마음을 깨닫기만 하면 | |
卽不染習이니라 | 곧 습성에 물들지 않으리라. |
若從聖入凡하야 示現種種雜類等은 | 성인의 경지에서 범부의 경지에 들어가서 |
갖가지 잡된 모습으로 나타나 보이는 것은 | |
自爲衆生故니라 | 본래 중생을 위한 까닭이니, |
聖人은 逆順에 皆得自在하사 | 성인의 역. 순(逆順)에 자제하여 |
一切業이 拘他不得이니라 | 온갖 업이 그를 구속하지 못하느니라. |
聖成久하면 有大威德하니니 | 성인의 지위를 이룬지 오래되어 |
큰 위덕이 있나니 | |
一切品類業이 被他聖人轉하야 | 온갖 종류가 |
성인의 지휘를 받아 움직이므로 | |
天堂地獄이 無奈何他니라 | 천당과 지옥도 |
그 성인을 어찌하지 못하리라. | |
凡夫는 神識이 昏昧하야 | 범부는 어두워서 |
不同聖人의 內外明徹이니라 | 성인이 안팎이 밝은 것 같지 못하나니, |
若有疑어든 卽不作이니 | 만일 의심이 있거든 일으키지 말라. |
作卽流浪生死하야 | 일으키면 생사의 바다에 헤매어서 |
後悔라도 無相救處니라 | 후회하여도 구제할 길이 없으리라. |
貧窮困苦가 皆從妄想生이니 | 빈궁과 고통이 모두가 망상에서 생겼나니, |
若了是心하야 遞相勸勉호대 | 만일 마음을 알아서 서로 서로 경책해서 |
但無作而作이면 | 작용하는 티없이 작용하면 |
卽入如來知見하리라 | 곧 부처의 지견(知見)에 들리라. |
初發心人은 神識이 摠不定이니 | 처음으로 발심한 사람은 |
정신이 전혀 안정되지 못하나니 | |
若夢中에 頻見異境이라도 | 꿈속에 자주 이상한 경계를 보더라도 |
輒不用疑어다 | 선뜻 의심하지 말지니라. |
皆是自心起라 不從外來니라 | 모두가 자기의 마음에서 일어났는지라 |
밖에서 온 것이 아니니라. | |
夢에 若見光明出現이 | 꿈에 광명 솟는 것이 |
過於日輪이면 | 햇빛보다 밝은 것을 보면 |
卽餘習이 頓盡하고 | 나머지 습기가 몽땅 다하고 |
法界性이 現이니라 | 법계의 성품이 나타나리라. |
有此事면 卽是成佛之因이니 | 만일 이런 일이 있으면 |
부처를 이루는 요인이 되리니 | |
唯自知요 不可向人說이니라 | 이는 자기만이 알 뿐이요 |
남에게는 말할 수 없느니라. | |
或靜園林中에 行住坐臥타가 | 혹 고요한 숲 속에서 |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눕다가 | |
眼見光明이 或大或小라도 | 크고 작은 광명이 눈에 뜨이더라도 |
莫與人說하며 亦不得取着이니 | 남에게 말하지 말며 또 집착하지 말지니 |
亦是自性光明이니라 | 자기 성품의 광명이기도 하니라. |
或夜暗中에 行住坐臥타가 | 혹 어두운 밤에 |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눕다가 | |
眼見光明이 如晝無異라도 | 낮같은 광명이 눈에 뜨이더라도 |
不得怪니 | 괴이하게 여기지 말지니 |
幷是自心이 欲明이니라 |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 |
밝아지려는 징조이니라. | |
或夜夢中에 見星月이 分明이면 | 혹 꿈에 별과 달이 분명하게 보이면 |
亦自心諸緣이 欲息이니 | 이것 또한 자기 마음의 모든 반연이 |
쉬려는 조짐이니 | |
亦不得向人說이어다 | 역시 남에게 말하지 말지어다. |
夢若昏昏하야 | 꿈에 어두워서 |
猶如陰暗中行이면 | 밤중을 다니는 것 같음을 보면 |
亦是自心煩惱障重이니 | 또한 자기 마음의 |
번뇌의 장벽이 무겁다는 조짐이니 | |
亦自知니라 | 또한 스스로 알아야 하느니라. |
若見本性이어든 | 만일 근본 성품을 보았거든 |
不用讀經念佛이니 | 경을 읽거나 염불을 할 필요가 없나니 |
廣學多知는 無益이라 | 많이 배우고 널리 아는 것이 |
별 이익이 되지못하고 | |
神識이 轉昏이니라 | 도리어 정신이 어두워지느니라 |
設敎는 只爲標心이니 | 교법을 시설해 놓은 뜻은 |
마음을 표방하기 위한 것인데 | |
若識心인댄 何用看敎리요 | 마음을 알면 교법을 볼 필요가 없느니라. |
若從凡入聖인댄 | 만일 범부로부터 |
성인의 경지에 들고자 한다면 | |
卽須息業養神하야 | 업을 쉬고 정신을 길러서 |
隨分過日이어다 | 분수에 따라 세월을 보낼지어다. |
若多嗔喜인댄 與道相違니 | 성냄과 기뻐함이 많으면 |
도와 더불어 어기나니 | |
自賺無益이니라 | 스스로를 속일 뿐 이익이 없느니라. |
聖人은 於生死中에 自在出沒하야 | 성인은 생사 가운데서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
隱現不定하나니 | 숨고 나타남이 일정하지 않나니 |
一切業이 拘他不得하며 | 온갖 업이 그를 구애하지 못하며 |
能破邪魔니라 | 도리어 삿된 마군들을 무찌르느니라. |
一切衆生이 但見本性하면 | 중생들이 근본 성품을 보기만 하면 |
餘習이 頓滅하고 | 나머지 습기가 몽땅 다하고 |
神識이 不昧니라 | 정신이 어둡지 않느니라. |
欲眞會道인댄 莫執一法하고 | 참으로 도를 알고자 한다면 |
한 법에만 집착하지 말고 | |
息業養神이어다 | 업을 쉬어 정신을 기를지어다. |
餘習이 亦盡하면 | 나머지 습기가 다하면 |
自然明白하야 不假用功하리라 | 자연히 밝아져서 공부를 할 필요가 없느니라. |
外道는 不會佛意할새 | 외도(外道)는 부처의 뜻을 알지 못하므로 |
用功이 最多나 違背聖意로다 | 공력은 가장 많이 쓰나 |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거슬리므로 | |
終日驅驅하야 念佛轉經이라도 | 종일토록 서둘러서 염불하고 경을 읽어도 |
昏於神性하야 不免輪廻니라 | 정신이 어두워 윤회를 면하지 못하느니라. |
佛是閒人이라 何用驅驅며 | 부처는 한가한 사람이라 |
어찌 구구할 필요가 있으며, | |
廣求名利하야 後時何用가 | 명리(名利)를 널리 구한들 후일 무엇에 쓰리요. |
但不見性人은 讀經念佛하며 | 단 성품을 보지 못한 사람은 |
경을 읽고 염불하며 | |
長學精進하며 六時行道하며 | 오래도록 정진을 배우며 |
하루 여섯 차례 예불하며 | |
長坐不臥하며 | 오래 앉아 눕지 않으며 |
廣學多聞等으로 以爲佛法하나니 | 널리 배워 많이 아는 것을 불법으로 여기나니, |
此等衆生은 盡是謗佛法人이니라 | 이런 중생은 모두가 |
불법을 비방하는 사람이니라. | |
前佛後佛이 只言見性이시니 | 전의 부처와 나중의 부처가 |
오직 성품을 보라는 말씀만 하셨나니, | |
若不見性하고 妄言我得無上大道인댄 | 성품을 보지 못하고 망녕되이 말하기를 |
'내가 위없는 도를 이루었노라' 한다면 | |
此是大罪人이니라 | 이는 큰 죄를 지은 사람이니라. |
十大弟子中에 慶喜가 多聞博學하야 | 십대제자 가운데서 경희(慶喜=아난)가 |
많이 알고 널리 배워서 | |
識見이 第一이나 | 식견(識見)이 으뜸 이였으나 |
佛이 責之하사 | 부처님께서 꾸짖으시기를, |
只令聲聞과 外道로 無識이라하시니 | '단지 성문과 외도들을 |
무식하게 할 뿐이다'고 하셨으니, | |
識數修證은 墮在因果中일새니라 | 글자 수효나 아는 것으로 닦아 증득 한다 하면 |
인과의 법에 떨어지기 때문이니라. | |
是는 衆生의 業報라 | 이는 중생의 업보이어서 |
不免生死하며 違背佛意이니 | 생사를 면치 못하며 |
부처님의 뜻에 어기는 것이니 | |
卽是謗佛衆生이라 | 곧 부처를 비방하는 중생인지라 |
殺却하야도 無罪니라 | 죽여도 죄가 없느니라. |
經云하사대 | 경에 말씀하시기를, |
闡提人은 不生信心이라 | '천제(闡堤 :선을 끊고 악을 행함)인은 |
믿는 마음을 내지 않나니 | |
殺却無罪라하시니라 | 죽여도 죄가 없다' 하셨느니라. |
若有眞正信心인댄 | 만일 진정한 믿음이 있을진댄 |
此人은 是佛位人이라 | 이 사람은 바로 부처 지위의 사람의 사람이라 |
若不見性인댄 切不謗他善良이어다 | 성품을 보지 못했거든 |
절대로 다른 어진 이를 비방하지 말지어다. | |
自譧無益이니라 | 스스로 속여서 이로울 것이 없느니라. |
善惡이 歷然하고 因果가 分明이라 | 선과 악이 뚜렷하고 인과가 분명한지라 |
天堂地獄이 只在眼前이니라 | 천당과 지옥이 오직 눈 앞에 있느니라. |
愚人은 不信이라 | 어리석은 사람은 믿지 않는 까닭에 |
見墮黑暗地獄이라도 | 흑암지옥(黑暗地獄)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
亦不覺不知하나니 | 느끼지도 알지도 못하나니 |
只緣業重故로 所以不信이니라 | 오직 업장이 무거우므로 믿지 않느니라. |
譬如無目人이 不信道日有光明이니 | 마치 소경이 |
햇빛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은 것 같으니 | |
從向伊說이라도 亦不信矣니 | 설사 그에게 말해 주더라도 |
역시 믿지 않은 것 같으니라. | |
只緣盲故라 憑何辨得日光이리요 | 오직 눈이 없기 때문이니 |
어떻게 햇빛을 분별할 수 있으리요? | |
愚人도 亦得如是하야 |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
見今墮畜生雜類하며 | 방금 축생 등 잡된 무리에 떨어졌거나 |
誕在貧窮下賤하야 | 빈궁 하천한 무리에 태어나서 |
求生不得하며 求死不得하나니라 | 살려해도 살 수 없고 |
죽으려해도 죽을 수 없느니라 | |
雖受是苦나 直問着하야는 | 비록 이런 고통을 받으나 직접 물어보면 |
亦言我今快樂이 不異天堂이라하니 | 도리어 대답하기를 '나는 지금 괘락한 것이 |
천당과 다르지 않다' 하나니, | |
故知하라 | 그러므로 알아라. |
一切衆生은 生處로 爲樂하야 | 모든 중생은 태어난 곳으로써 쾌락을 삼아 |
不覺不知로다 | 느끼지도 알지도 못하는 것이니, |
如斯惡人은 只緣障重일새니라 | 이렇게 악한 사람은 |
오직 업장이 두텁기 때문이니라. | |
若見自心是佛인댄 | 만일 스스로의 마음이 부처인 줄 안다면 |
不在剃除鬚髮이니 | 머리와 수염을 깎는데 관계치 않나니 |
白衣도 亦是佛이니라 | 속인도 부처가 될 수 있느니라. |
若不見性이면 | 만일 성품을 보지 못하면 |
剃除鬚髮이라도 亦是外道니라 | 머리와 수염을 깎았더라도 역시 외도이니라." |
四. 道不在山野 | 4) 도는 중과 속인을 분별하지 않는다 |
問曰 白衣는 有妻子하야 | 물음이라 . |
"속인(白衣)은 처자가 있어 | |
婬欲을 不除커니 | 음욕을 제하지 못했거늘 |
憑河得成佛이리요 | 어떻게 부처를 이루리요?" |
答曰 只言見性하고 | 대답이라. |
"견성(見性=성품을 보는 것)만을 말했을 뿐 | |
不言婬欲이니 但得見性하면 | 음욕은 말하지 않았으니, |
성품을 보기만 하면 | |
婬欲이 本來空寂이라 | 음욕이 본래 공적해서 |
不假斷除하며 亦不樂着이니 | 끊어 제할 필요가 없으며, |
또 집착하지도 않으리니, | |
縱有餘習이라도 不能爲害니라 | 설사 남은 습기가 있더라도 해치지 못하리라. |
何以故오 性本淸淨故니 | 무슨 까닭인가? |
성품은 본래 청정하기 때문이니, | |
雖處五蘊色身中이라도 | 비록 오온(五蘊)의 색신 속에 묻혔더라도 |
其性이 本來淸淨하야 | 그 성품은 본래 청정해서 |
不得汚染이니라 | 물들이지 못하느니라. |
法身은 本來無受하며 | 법신(法身)은 본래 느낌[受]이 없으며, |
無飢無渴하며 無寒熱하며 | 주림과 목마름도 없으며, |
추위도 더위도 없으며, | |
無疾病하며 無恩愛하며 | 질병도 없으며, |
은혜와 사랑도 없으며, | |
無眷屬하며 無苦樂하며 | 권속도 없으며, |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으며, | |
無好惡하며 無長短하며 | 좋고 나쁨도 없으며, |
길고 짧음도 없으며, | |
無强弱하야 | 강함과 약함도 없어서, |
本來無有一物可得이언만 | 본래 한 물건도 얻을 수 없건만, |
只緣有此色身하야 | 다만 이 색신이 있기 때문에 |
卽有飢渴 寒熱瘴病等相하나니 | 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
괴질과 질병 등의 모습이 있게 되었나니, | |
若不賺欺어든 一任作이어다 | 만일 속이지 않게 되었거든 |
마음대로 행동해 보라. | |
若於生死中에 得自在하야 | 만일 생사 가운데서 자유로움을 얻어서 |
轉一切法하야 | 온갖 법을 굴리어 |
輿聖人神通으로 自在無碍하면 | 성인들의 신통과 같이 |
자유로와 걸림이 없으면 | |
無處不安하리라 | 편안치 않은 곳이 없으리라. |
若心有疑하면 | 만일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
決定透一切境界不過하야 | 결정코 온갖 경계를 통과하지 못하여 |
不免生死輪廻이어니와 | 생사의 윤회를 면하지 못하겠거니와 |
若見性이면 | 만일 성품을 보면 |
旃陀羅라도 亦得成佛하리라 | 전다라(旃陀羅=천민)라도 부처를 이루리라." |
五. 屠漢亦得成道 | 5) 백정도 도를 이룰 수 있다 |
問曰 旃陀羅는 殺生作業이어니 | 물음이라. |
"전다라는 살생으로 업을 삼거늘 | |
如何得成佛이니꼬 | 어떻게 부처를 이루리요?" |
答曰 只言見性이요 不言作業이니 | 대답이라. "성품을 보라고만 말했을 뿐, |
업 짓는 것은 말하지 않았나니, | |
縱使作業이라도 不同迷人하야 | 설사 업을 짓더라도 |
미혹한 사람과는 달라서 | |
一切業이 拘他不得이니라 | 온갖 업이 그를 구속하지 못하느니라. |
從無始曠大劫來로 只爲不見性일새 | 끝없는 옛날부터 |
오직 성품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 |
墮在地獄中이라 | 지옥에 떨어졌는지라 |
所以作業하야 輪廻生死어니와 | 그 까닭에 업을 지어 |
생사에 윤회하거니와 | |
悟得本性하면 終不作業이니라 | 근본 성품을 깨달으면 |
끝내 업을 짓지 않으리라. | |
若不見性하면 | 만일 성품을 보지 못하면 |
念佛이라도 免報不得이니 | 염불을 하더라도 과보를 면할 수 없나니, |
非論殺生이어니와 | 살생이 문제가 아니니라. |
若見成하야 疑心을 頓除하면 | 성품을 보아 의혹을 활짝 제하면 |
殺害生命이라도 亦奈何他不得하리라 | 생명을 살해하더라도 |
그를 어쩌지 못하리라. | |
自西天二十八祖로 只是遞傳心印하시고 | 서천(西天)의 二十八祖들도 |
오직 마음을 전하셨고 | |
吾今에 來此土도 | 내가 이제 이 땅에 온 것도 |
唯傳頓敎의 卽心是佛이요 | 오직 돈교(頓敎)의 |
'마음이 곧 부처'라는 법을 보였을 뿐이요. | |
不言持戒精進苦行과 | 계행 지키기와 정진과 고행과 |
乃至入水火登劒輪과 | 나아가서는 불이나 물에 드는 법과 |
칼산에 오르는 것과 | |
一食長坐不臥니 | 한 끼니 먹고 오래 앉아 눕지 않는 법을 |
말하지 않았나니, | |
盡是外道有爲之法이니라 | 모두가 외도 유위의 법이니라. |
若識得施爲運動과 靈覺之性하면 | 만일에 분별하고 운동하는 |
신령스럽게 깨닫는 성품을 알면 | |
汝心이 卽諸佛心이니라 | 그대의 마음이 곧 부처님들의 마음이니라. |
前佛後佛이 只言傳心하시고 | 전의 부처님과 뒤의 부처님이 |
오직 마음을 전하는 법을 말씀하셨고 | |
更無別法이니라 | 다시 딴 법이 없으시니, |
若識此心하면 一字不識이라도 | 만일 이 마음을 알면 한 글자도 몰라도 |
亦是佛이니라 | 부처를 이루느니라. |
若不識自己靈覺之性하면 | 만일 자기의 |
신령스럽게 깨닫는 성품을 알지 못하면 | |
假使身破微塵이라도 | 설사 몸이 부서져 먼지 같이 되더라도 |
成佛은 終不可得也니라 | 성불은 끝내 어려우니라. |
佛者는 亦名法身이며 | 부처란 법신(法身)이라고도 하며, |
亦名佛心이니 | 마음 깨달은 이라고도 하나니, |
此心은 無形相하고 | 이 마음은 형상도 없고 |
無因果하며 無筋骨이라 | 인과도 없으며, 힘줄도 뼈도 없어서 |
猶如虛空하야 取不得이니 | 마치 허공과 같아 잡을 수 없나니, |
不同質界하며 不同外道니라 | 물질의 세계와 같지 않으며 |
외도와 같지도 않느니라. | |
此心은 除如來一人能會하고 | 이 마음은 여래 한 사람만이 아시고 |
其餘衆生迷人은 不明了니라 | 그 밖의 중생, 미혹한 사람은 |
똑똑히 알지 못하느니라. | |
此心은 不離四大色身中이니 | 이 마음은 |
四대의 색신을 여의지 않았나니 | |
若離是心하면 卽無能運動이니라 | 만일 이 마음을 여의면 |
운동할 이도 없느니라. | |
是身無知호미 如草木瓦礫이라 | 이 몸은 알음(知)이 없어 |
초목이나 기왓쪽 같은지라 | |
身是無情이어니 因何運動고 | 몸은 감정이 없거늘 어떻게 운동하리요? |
若自心으로 乃至語言施爲運動과 | 마음으로부터 말하고 분별하고 운동하고 |
見聞覺知히 |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
皆是動心動用이니라 | 모두가 마음의 움직임이며 |
작용(用)의 움직임이니라. | |
動是心動이요 動卽其用이니 | 움직임이란 마음의 움직임이요 |
움직임 그대로가 작용이니 | |
動用外에는 無心하고 | 움직임과 작용이외에는 마음이 없고 |
心外에는 無動일새니라 | 마음 밖에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니라. |
動不是心이요 心不是動이니 | 움직인다면 마음이 아니요 |
마음이라면 움직이지 않나니 | |
動本無心이요 心本無動일새니라 | 움직임이란 본래 마음이 없고 |
마음이란 본래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니라. | |
動不離心하고 心不離動이나 | 움직임은 마음을 여의 않았고 |
마음은 움직임을 여의지 않았으나 | |
無心離離하며 | 마음에는 여윈다는 것도 |
여의었다는 것도 없으며, | |
無心動動이니라 | 마음에는 움직인다는 것도 |
움직였다는 것도 없느니라. | |
是心用用이요 是心動動이니 | 이는 마음의 작용과 작용한 것이며, |
마음의 움직임과 움직인 것이니, | |
卽心用用이요 | 마음 그대로의 작용과 작용한 것이며, |
卽心動動일새니라 | 마음 그대로의 움직임과 |
움직인 것이기 때문이니라 | |
不動不用이니 用體本空이라 | [마음은]움직임도 아니요, 작용함도 아니니 |
작용의 바탕이 본래 공한지라 | |
空本無動일새니라 | 공은 본래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니라. |
動用이 同心이나 心本은 無動이로다 | 움직임과 작용이 다 같이 마음이나 |
마음의 근본은 움직임이 없다. | |
故로 經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動而無所動이라하시니 | '움직이되 움직인바가 없다' 하시니, |
終日去來而未曾去來요 | 종일토록 가고 오되 가고 온 적이 없고, |
終日見而未曾見이요 | 종일토록 보되 본 적이 없고, |
終日笑而未曾笑요 | 종일토록 웃되 웃은 적이 없고, |
終日聞而未曾聞이요 | 종일토록 듣되 들은 적이 없고, |
終日知而未曾知요 | 종일토록 알되 안 적이 없고, |
終日喜而未曾喜요 | 종일토록 기뻐하되 기뻐한 적이 없고, |
終日行而未曾行이요 | 종일토록 다니되 다닌 적이 없고, |
終日住而未曾住니라 | 종일토록 멈추었으되 멈춘 적이 없느니라. |
故로 經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言語道斷하고 心行處滅이라하시니 | '말로써 표현할 길이 끊겼고 |
마음으로 따질 자리가 없어졌다'하시니 | |
見聞覺知가 本自圓寂이라 |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
본래가 원적(圓寂)한지라 | |
乃至嗔喜痛痒이 何異木人이리요 | 성나고 기쁘고 가렵고 아픔이 |
어찌 본래의 사람과 다르리요? | |
轉轉推尋에 痛痒을 不可得이로다 | 더욱더욱 미루어 찾건대 |
아픔과 가려움을 찾을 수 없도다. | |
故로 經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惡業은 卽得苦報하고 | '나쁜 업은 곧 괴로운 과보를 받고 |
善業은 卽得善報라하시니 | 착한 업은 곧 좋은 과보를 받는다' 하시니 |
不但嗔墮地獄하고 喜卽生天이라 | 성내면 지옥에 빠지고 |
기뻐하면 하늘에 태어날 뿐 아니라 | |
若知嗔喜性空하야 | 성냄과 기뻐함의 성품이 공한 줄 알아서 |
但不執着이면 卽脫業力하리라 | 집착하지만 않으면 |
업력(業力)을 벗어나리라. | |
若不見性이면 講得經論이라도 | 만일 성품을 보지 못하면 |
아무리 경론을 강설하더라도 | |
決無依憑이니라 | 결코 아무런 힘이 되지못하리라. |
說亦無盡일새 | 설명하자면 끝이 없기에 |
畧標邪正如是나 | 간략히 삿됨과 바름을 |
이렇게 간략히 표방하였거니와 | |
一一不及也로다 | 모두가 미치지 못하노라." |
頌曰 | 게송으로 말하리라. |
心心心이여 難可尋이로다 | 마음, 마음, 마음이라지만 |
찾을 길 없어라. | |
寬時에 遍法界하고 | 퍼지면 법계에 두루 하고 |
窄也에 不容針이로다 | 움츠리면 바늘 끝도 용납치 못한다. |
我本求心不求佛이라 | 나는 본래 마음을 찾을 뿐 |
부처를 구한 적 없나니 | |
了知三界空無物이로다 | 三界의 모든 것 공하여 |
아무것도 없음을 분명히 아노라. | |
若欲求佛但求心이니 | 부처를 구하려거든 |
마음만을 구할지니 | |
只這心心心是佛이로다 | 이 마음이란 마음 그대로가 |
마음 그대로의 부처로다. | |
我本求心心自知라 | 내 본래 마음을 구하지만 |
마음은 스스로 가지고 있나니 | |
求心不得待心知어다 | 마음을 구하려면 |
마음을 알기를 바라지 말라. | |
佛性은 不從心外得이니 | 부처의 성품이란 |
마음 밖에서 얻는 것 아니니 | |
心生便是罪生時니라 | 마음이 생길 때가 |
곧 죄가 생기는 때니라. | |
傳法偈 | 게송으로 법을 전하노라. |
吾本來此土는 傳法救迷情이니 |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
법을 전해 중생을 건지려 함이니 | |
一花開五葉에 結果自然成이라 | 한 송이 꽃에 다섯 잎이 피어 |
열매가 저절로 맺어지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