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禪門撮要 |
선문촬요 |
| 惠菴 編譯 |
혜암(惠菴)선사 편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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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禪門撮要 第四卷 |
선문촬요 제 4권 |
| 四. 普照眞心直說 |
4. 보조진심직설(普照眞心直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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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 眞心正信 |
1) 참마음의 바른 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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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華嚴에 云하사대 |
화엄경(華嚴經)에 말씀하시기를 |
| 信爲道源功德母라 |
'믿음은 도의 근원이며 공덕의 어머니라 |
| 長養一切諸善根이라하시며 |
모든 선근(善根)을 자라게 한다' 하셨으며, |
| 又唯識에 云호대 |
또 유식(唯識)에 말씀하시기를 |
| 信如水淸珠하야 能淸濁水故라하시니 |
'믿음은 물을 맑히는 구슬(水淸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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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흐린 물을 맑히는 것 같다' 하시니, |
| 是知 萬善發生에 信爲前導로다 |
이것으로써 만가지 선(善)이 생기는 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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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앞잡이임을 알겠도다. |
| 故로 佛經首에 |
그러므로 불경 첫머리에 |
| 立如是我聞은 生信之謂也니라 |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하는 말씀을 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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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내게 하기 위한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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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祖門之信이 |
어떤 이가 물었다. “조문(祖門=선문)의 믿음과 |
| 與敎門之信으로 有何異耶오 |
교문(敎門=교학)의 믿음이 어떻게 다른가?” |
| 曰 有多種不同하니라 |
대답이라. “여러가지로 같지 않으니, |
| 敎門에는 令人天으로 信於因果호대 |
교문에서는 인천(人天)의 무리로 하여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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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의 법을 믿게 하되 |
| 有愛福樂者면 |
복락(福樂)을 즐기는 이는 |
| 信十善으로 爲妙因하고 |
十선(善)을 믿음으로써 묘한 인을 삼고, |
| 人天으로 爲樂果하며 |
인간과 하늘로써 즐거운 결과를 삼게 하며, |
| 有樂空寂者면 |
공적(空寂)을 즐기는 이에게는 |
| 信生滅因緣으로 爲正因하고 |
생멸의 인연을 믿음으로써 바른 인을 삼고 |
| 苦集滅道로 爲聖果하며 |
고집멸도(苦集滅道)로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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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결과를 삼게 하며, |
| 有樂佛果者는 |
불과(佛果)를 즐기는 이에게는 |
| 信三劫六度로 爲大因하고 |
三겁(劫)과 六도(度)를 믿음으로써 큰 인을 삼고 |
| 成正覺으로 爲正果하니라 |
정각(正覺)을 이룸으로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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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과로 삼게 하거니와 |
| 祖門正信은 非同前也니라 |
조문의 믿음은 앞의 것과 매우 다르니라. |
| 不信一切有爲因果하고 |
온갖 유위의 인과를 믿지 않고 |
| 只要信自己本來是佛이니 |
오직 자기가 본래 부처라는 것만을 믿게 하니, |
| 天眞自性이 人人具足하고 |
천진한 자기 성품이 사람마다 구족하고 |
| 圓覺妙體가 箇箇圓成하야 |
원각의 묘체(妙體)가 낱낱이 원만히 이루어져서 |
| 不假他求라 從來自備니라 |
남에게 구할 필요가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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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스스로에게 갖추어 있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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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三祖云하사대 |
三조(祖)께서 말씀하시기를 |
| 圓同太虛하야 無欠無餘언만 |
'원만하기가 허공 같아서 모자람도 남음도 없건만 |
| 良有取捨하야 所以不如라하시며 |
취하고 버리려는 생각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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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 못하다' 하셨고, |
| 誌公이 云하사대 |
지공(誌公)께서 말씀하시기를 |
| 有相身中에 無相身이요 |
'형상있는 몸 속에 형상없는 몸이요, |
| 無明路上에 無上路라하시며 |
무명의 길 위에 생멸없는 길이라' 하셨으며, |
| 永嘉云하사대 |
영가(永嘉)께서 말씀하시기를 |
| 無明實性이 即佛性이요 |
'무명의 실다운 성품이 곧 부처님 몸이요 |
| 幻化空身이 即法身이라하시니 |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法身)이라' 하시니, |
| 故知衆生이 本來是佛이로다 |
이것으로써 중생이 본래 부처인줄 알 것이다. |
| 旣生正信이라도 須要解滋니 |
이미 바른 믿음을 내었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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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잘 알아야 하나니, |
| 永明이 云호대 |
영명(永明)이 말씀하시기를 |
| 信而不解면 增長無明하고 |
'믿고도 알지 못하면 무명만을 더하고, |
| 解而不信이면 增長邪見이라하시니 |
알고도 믿지 않으면 삿된 소견만 더한다' 하시니 |
| 故知하라 信解相兼하야사 |
이것으로써 믿음과 견해가 겸비하여야 |
| 得入道疾이니라 |
도에 들어감이 빠른 줄 알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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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初發信心하야 |
어떤 이가 다시 물었다. “처음으로 발심해서 |
| 未能入道라도 有利益否아 |
아직 도에 들어가지 못했더라도 이익이 있겠는가?” |
| 曰 起信論에 云호대 |
대답이라. “기신론(起信論)에 말씀하시기를 |
| 若人이 聞是法己하고 |
'어떤 사람이 이 법을 듣고 |
| 不生怯弱하면 |
겁내는 생각을 내지 않으면 |
| 當知是人은 定紹佛種이라 |
이 사람은 결정코 부처 대를 이을 것이라 |
| 必爲諸佛之所授記하리니 |
반드시 부처님들의 수기를 받으리라. |
| 假使有人이 |
가령 어떤 사람이 |
| 能化三千大千世界滿中衆生하야 |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중생을 교화해서 |
| 令行十善이라도 |
모두가 十선(善)을 닦게 하더라도 |
| 不如有人이 於一念頃에 |
다른 어떤 사람이 잠깐이라도 |
| 正思惟此法이니 |
이 법을 바로 생각한 것만 같지 못하니, |
| 過前功德하야 不可爲喩라하시며 |
앞의 공덕보다 곱이나 수승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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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할 수 없다' 하셨으며, |
| 又般若經에 云하사대 |
또 반야경(般若經)에 말씀하시기를 |
| 乃至一念生淨信者는 |
'한 생각이라도 깨끗한 믿음을 내는 이는 |
| 佛이 悉知悉見이시라 |
부처가 모두 알고 모두 보나니 |
| 是諸衆生이 得如是無量福德이라하시니 |
이 중생들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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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을 받으리라' 하셨으니 |
| 是知 欲行千里인댄 |
이것으로써 보건대 천리의 길을 가려거든 |
| 初步를 要正이로다 |
첫 걸음을 바르게 해야 할 것임을 알겠도다. |
| 初步를 若錯이면 千里俱錯인달하야 |
첫 걸음을 틀리면 천리가 모두 틀리는 것 같아서 |
| 入無爲國인댄 初步信을 要正이니 |
무위국(無爲國)에 들어가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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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인 믿음을 바르게 하여야 하나니, |
| 初信을 旣失하면 萬善이 俱退하리라 |
처음의 믿음을 잃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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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지 선이 모두 물러나리라. |
| 故로 祖師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 毫釐有差하면 天地懸隔이라하시니 |
'털끝만치의 차이만 있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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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이 아득히 현격하다' 하심이 |
| 是 此理也니라 |
이 도리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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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二. 眞心異名 |
2) 참마음의 다른 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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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已生正信이어니와 |
어떤 이가 다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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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믿음은 이미 내었거니와 |
| 未知커라 何名眞心이니꼬 |
무엇을 참마음이라 하는가?” |
| 曰 離妄名眞이요 |
대답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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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하지 않으므로 참(眞)이라 하고, |
| 靈鑑曰心이니 |
신령스럽게 비추므로 마음(心)이라 하나니, |
| 楞嚴經中에 發明此心하니라 |
능엄경(楞嚴經)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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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을 밝히었느니라.” |
| 或이 曰 但名眞心耶아 |
다시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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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마음이란 이름 뿐인가? |
| 別有異號耶아 |
아니면 다른 명칭이 있는가?” |
| 曰 佛敎祖敎가 |
대답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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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가르침과 조사의 가르침이 |
| 立名이 不同하니 |
이름 지은 길이 같지 않으니, |
| 且佛敎者는 菩薩戒에 |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는 보살계(菩薩戒)에서는 |
| 呼爲心地하니 |
마음바탕(心地)이라 하였으니 |
| 發生萬善故요 |
만가지 선(善)을 내기 때문이요, |
| 般若經에 喚作菩提니 |
반야경(般若經)에서는 보리(菩提)라 하였으니 |
| 與佛爲體故요 |
부처님의 본체가 되기 때문이요, |
| 華嚴經에 立爲法界니 |
화엄경(華嚴經)에서는 법계(法界)라 하였으니 |
| 交徹融攝故요 |
얼기설기 엇바꿔 어울리기 때문이요, |
| 金剛經에 號爲如來니 |
금강경(金剛經)에서는 여래(如來)라 하였으니 |
| 無所從來故요 |
온 곳이 없기 때문이요, |
| 般若經에 呼爲圓寂이니 |
반야경에서는 열반(涅槃)이라 하였으니 |
| 衆聖所歸故요 |
뭇 성인들의 의지하는 바이기 때문이요, |
| 金光明經에 號曰如如니 |
금광명경(金光明經)에서는 여여(如如)라 하였으니 |
| 眞常不變故요 |
참되고 항상하여 변하지 않기 때문이요, |
| 淨名經에 號曰法身이니 |
정명경(淨明經)에서는 법신(法身)이라 하였으니 |
| 報化依止故요 |
보신(報身)·화신(化身)이 의지하는 곳이기 때문이요, |
| 起信論에 名曰眞如니 |
기신론(起信論)에서는 진여(眞如)라 하였으니 |
| 不生不滅故요 |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기 때문이요. |
| 涅槃經에 呼爲佛性이니 |
열반경(涅槃經)에서는 불성(佛性)이라 하였으니 |
| 三身本軆故요 |
삼신(三身)의 근본 바탕이기 때문이요, |
| 圓覺經에 名曰 總持니 |
원각경(圓覺經)에서는 총지(摠持)라 하였으니 |
| 流出功德故요 |
공덕(功德)을 흘려내기 때문이요, |
| 勝曼經에 號曰 如來藏이니 |
승만경(勝曼經)에서는 여래장(如來藏)이라 하였으니 |
| 隱覆含攝故요 |
가리워졌으되 두루 머금기[隱覆合攝] 때문이요, |
| 了義經에 名爲圓覺이니 |
요의경(了義經)에서는 원각(圓覺)이라 하였으니, |
| 破暗獨照故니라 |
어두움을 깨뜨리고 홀로 비추기 때문이니라. |
| 由是로 壽禪師唯心訣에 云 |
이런 까닭에 수선사(壽禪師)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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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결(唯心訣)에 말씀하시기를 |
| 一法千名이라 應緣立號라하시니 |
'한 법에 천 이름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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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따라 이름을 세웠다' 하시니, |
| 備在衆經이라 不能具引하노라 |
여러 경에 갖추어 있는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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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인용하지 못하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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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曰 佛敎는 已知어니와 |
어떤 이가 다시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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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가르침은 이미 알았거니와 |
| 祖敎는 如何오 |
조사의 가르침이란 어떤 것인가?” |
| 曰 祖師門下에 杜絶名言하야 |
대답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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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의 문중에는 이름도 말도 모두 끊어져서 |
| 一名도 不立이어니 |
한 이름도 세우지 않았거니 |
| 何更多名이리요마는 |
어찌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리요마는 |
| 應感隨機에 其名이 亦衆하니라 |
느낌에 응하고 근기에 따름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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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또한 적지 않으니라. |
| 有時에 呼爲自己니 |
어떤 때엔 자기(自己)라 하였으니 |
| 衆生本性故요 |
중생의 근본 성품이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名爲正眼이니 |
어떤 때엔 정안(正眼)이라 하니 |
| 鑑諸有相故요 |
모든 유위의 모습을 비추어 밝히기 때문이요, |
| 有時에 號曰妙心이니 |
어떤 때엔 묘심(妙心)이라 하니, |
| 虛靈照故요 |
비고 신령스럽게 고요히 인지하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名曰 主人翁이니 |
어떤 때엔 주인옹(主人翁)이라 하니 |
| 從來荷負故요 |
원래부터 짊어졌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呼爲無底鉢이니 |
어떤 때엔 무저발(無底鉢)이라 하니 |
| 隨處生涯故요 |
간곳마다 생활이 풍족하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喚作没絃琴이니 |
어떤 때엔 줄없는 거문고(沒絃琴)라 하니 |
| 韻出今時故요 |
오늘의 경지를 연주해 내기 때문이요, |
| 有時에 號曰 無盡燈이니 |
어떤 때엔 다함없는 등불[無盡燈]이라 하니 |
| 照破迷情故요 |
미혹한 유정을 비추어 깨뜨리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名曰 無根樹이니 |
어떤 때엔 뿌리없는 나무[無根樹]라 하니 |
| 根蒂堅牢故요 |
뿌리와 꼭지가 견고하기때문이요, |
| 有時에 呼爲吹毛劒이니 |
어떤 때엔 취모검(吹毛劍)이라 하니 |
| 截斷塵根故요 |
번뇌의 뿌리를 끊어버리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喚作無爲國이니 |
어떤 때엔 함이 없는 나라[無爲國]라 하니 |
| 海晏河淸故요 |
바다 같이 평온하고 강 같이 맑기 때문이요, |
| 有時에 號曰 牟尼珠니 |
어떤 때엔 모니의 구슬[牟尼珠]이라 하니 |
| 濟益貧窮故요 |
가난함을 구제하기 때문이요, |
| 有時에 名曰 無鑐鎻니 |
어떤 때엔 열쇠없는 자물쇠[無鑐鎖]라 하니 |
| 開閉六情故요 |
여섯 가지 감정을 막아버리기 때문이요, |
| 乃至名 泥牛, 木馬, 心源, 心印, |
나아가서는 진흑소[泥牛]·나무말[木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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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근원[心根]·마음도장[心印]· |
| 心鏡, 心月, 心珠等 |
마음거울[心鏡]·마음달[心月]·마음구슬[心珠]등 |
| 種種異名을 不可具錄이라 |
갖가지 딴 이름이 있지만 다 수록하지 못하노라. |
| 若達眞心하면 諸名을 盡曉어니와 |
만일에 참마음을 깨달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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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름을 다 깨달을 수 있거니와 |
| 昧此眞心하면 諸名을 皆滯하리니 |
이 참마음을 어둡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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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름에 모두 막히리라. |
| 故於眞心에 切宜子細어다 |
그러므로 참마음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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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자세히 살필지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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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三. 眞心妙體 |
3) 참마음의 묘한 본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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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眞心은 已知名字어니와 |
어떤 이가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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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마음의 이름은 이미 알았거니와 |
| 其體如何耶오 |
그 본체는 어떠한고?” |
| 曰 放光般若經에 云하사대 |
대답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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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반야경(放光般若經)에 말씀하시기를 |
| 般若는 無所有相이라 |
'반야는 형상이 없는지라 |
| 無生滅相이라하시고 |
생멸의 모습이 아니라' 하시고, |
| 起信論에 云하사대 |
기신론(起信論)에 말씀하시기를 |
| 眞如自體는 |
'진여의 자체는 |
| 一切凢夫聲聞緣覺菩薩諸佛이 |
온갖 범부·성문·연각·보살·부처에 |
| 無有增減하야 |
증감(增減)이 없어서 |
| 非前際生이며 非後際滅이니 |
예전에 생긴 것도 아니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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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멸할 것도 아닌지라, |
| 畢竟常恆하야 從本以來로 |
끝내 항상하여 원래부터 |
| 性自滿足一切功德이라하시니 |
성품 스스로가 온갖 공덕을 갖추었다' 하시니, |
| 據此經論컨댄 |
이런 경론(經論)에 의하건대 |
| 眞心本體가 超出因果하며 |
참마음의 본체는 인과를 뛰어났으며 |
| 通貫古今이로다 |
고금(古今)을 꿰뚫었도다. |
| 不立凢聖하야 無諸對待호미 |
범부와 성인을 세우지 않아서 상대할 것 없음이 |
| 如太虛空이 徧一切處인달하야 |
마치 허공이 모든 곳에 두루한 것 같아서 |
| 妙體凝寂하야 絕諸戱論이로다 |
묘한 본체는 조용하고 고요하여 |
|
온갖 장난말(戱論)이 끊겼느니라. |
| 不生不滅하며 非有非無하며 |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
|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으며, |
| 不動不搖하야 湛然常住하나니 |
움직이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아서 |
|
고요히 항상 머무나니, |
| 喚作舊日主人翁이라하며 |
옛날의 주인옹(主人翁)이라 부르며, |
| 亦名威音那畔人이며 |
위음왕 이전의 사람[威音那畔人]이라고도 부르며, |
| 亦名空劫前自己어니와 |
공겁(空劫=천지창조 이전) 이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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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라고도 부르거니와 |
| 一種平懷하면 無纖毫瑕翳니라 |
한 생각 평탄하면 털끝만치의 티도 없느니라. |
| 一切山河와 草木叢林과 |
온갖 산천과 초목과 숲과 |
| 萬像森羅와 染淨諸法이 |
삼라만상과 온갖 더럽고 깨끗한 법들이 |
| 皆從中出하나니 |
모두가 그 속에서 흘러나왔나니, |
| 故로 圓覺經에 云하사대 |
그러므로 원각경(圓覺經)에 말씀하시기를 |
| 善男子야 無上法王이 |
'선남자(善男子)야, 위없는 법왕(法王)이 |
| 有大陀羅尼門하니 名爲圓覺이라 |
큰 다라니문(陀羅尼蚊)이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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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이라 이름한다. |
| 流出一切淸淨한 眞如 菩提 涅槃과 |
온갖 청정한 진여와 보리와 열반과 |
| 及波羅密이 敎授菩薩라하시고 |
바라밀을 흘려내 보살들을 가르친다' 하시고, |
| 圭峰이 云하사대 |
규봉(圭峰)이 말하기를 |
| 心也者는 冲虛妙粹하고 |
'마음이란 텅 비어 순수하게 묘하고, |
| 炳煥靈明하야 |
환하여 신령스럽게도 밝아서 |
| 無去無來라 冥通三際하고 |
가고 옴이 없는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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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三제(際=과거·현제·미래)에 통하고, |
| 非中非外라 洞徹十方이로다 |
중간도 밖도 아닌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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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十방(方)을 뚫었도다. |
| 不生不滅커니 豈四山之可害며 |
나지도 멸하지도 않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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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네 산(四山)이 가히 해칠 수 있으며, |
| 離性離相커니 |
성품도 형상도 멸했거니 |
| 奚五色之能盲이리요하며 |
어찌 다섯 빛[五色]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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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히 어둡힐 수 있으리요' 하였느니라. |
| 永明唯心訣에 云하사대 |
또 영명(永明)의 유심결(唯心訣)에 이르기를 |
| 夫此心者는 衆妙群靈이 |
'이 마음은 뭇 묘함과 모든 신령함이 |
| 普會라 爲萬法之王이요 |
모두 모였는지라 만법의 왕이 되고, |
| 三乘五性이 冥歸라 |
三승(乘)과 五성(性)이 가만히 의지하는지라 |
| 作千聖之母로다 |
천 성인의 어미가 되도다. |
| 獨尊獨貴하며 無比無儔하니 |
홀로 높고 홀로 귀중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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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줄 이도 짝할 이도 없으니, |
| 實大道之源이며 是眞法之要로다 |
실로 대도(大道)의 근원이며 참법의 골수로다. |
| 信之則三世菩薩의 |
믿는다면 三세의 보살이 |
| 同學이 盖學此心也요 |
함께 배운 것이 바로 이 마음을 배운 것이요, |
| 三世諸佛의 同證이 盖證此心也요 |
三세의 부처가 같이 증득한 것이 |
|
이 마음을 증득한 것이요, |
| 一大藏敎의 詮顯이 盖顯此心也요 |
일대장교(一大藏敎)가 표현한 것이 |
|
이 마음을 표현한 것이요, |
| 一切衆生의 迷妄이 盖迷此心也요 |
모든 중생의 미혹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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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을 미혹한 것이요, |
| 一切行仁의 發悟가 盖發此心也요 |
모든 수행인의 깨달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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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을 깨달은 것이요, |
| 一切諸祖의 相傳이 盖傳此心也요 |
모든 조사들의 서로 전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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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을 전한 것이요, |
| 天下行者의 叅訪이 |
천하의 납자(衲子)들이 두루 참문하는 것이 |
| 盖叅此心也니라 |
이 마음을 참구하는 것이로다. |
| 達此心則頭頭 皆是며 |
이 마음을 통달하면 물건마다 다 옳으며 |
| 物物全彰이요 |
일마다에 완전히 드러나고, |
| 迷此心則處處顚倒요 |
이 마음을 미혹하면 곳곳에 뒤바뀌고 |
| 念念痴狂이로다 |
생각마다 미치광이가 되리라. |
| 此體는 是一切衆生의 |
이 본체는 모든 중생이 |
| 本有之佛性이며 |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이며, |
| 乃一切世界의 發生之根源이로다 |
모든 세계가 생겨난 근원이로다 |
| 故로 世尊이 鷲峰에 良久하시고 |
그러므로 부처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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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봉(鷲峰)에서 침묵(良久)하시고, |
| 善現이 岩下에 忘言하시며 |
선현(善現)이 바위 밑에서 말을 잊으셨으며 |
| 達磨 少室에서 壁觀하시고 |
달마(達磨)는 소실(少室)에서 벽을 관하시고, |
| 居士 毘耶에 杜口라하시니 |
유마거사는 비야리(毗耶離) 성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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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다무셨다' 하시니, |
| 皆悉發明此心妙體시니라 |
모두가 이 마음의 묘한 본체를 밝히신 것이니라. |
| 故로 初入祖門庭者는 |
그러므로 처음으로 조사의 문 안에 들어온 이는 |
| 要先識此心體也니라 |
반드시 먼저 이 마음의 본체를 알아야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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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四. 眞心妙用 |
4) 참마음의 묘한 작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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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妙體는 已知어니와 |
어떤 이가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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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마음의 묘한 본체는 알았거니와 |
| 何名妙用耶오 |
어떤 것이 묘한 작용인가?” |
| 曰 古人이 云하사대 |
대답이라. “옛사람이 말하기를 |
| 風動心搖樹하고 雲生性起塵이라 |
'바람이 움직이면 마음이 나무를 흔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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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일면 성품 위에 티끌이 인다. |
| 若明今日事하면 |
오늘의 일을 밝힌다면 |
| 昧却本來人이라하니 |
본래의 사람을 어둡힌다' 하시니, |
| 此乃妙體起用也니라 |
이것이 묘한 본체에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
| 眞心妙體는 本來不動하야 |
참마음의 묘한 본체는 본래 움직이지 않아서 |
| 安靜眞常이나 |
평안하고 고요하고 참되고 항상하거니와 |
| 眞常體上에 妙用現前하니 |
참되고 항상한 본체 위에 |
|
묘한 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니 |
| 不妨隨流得妙로다 |
흐름에 따라 묘함을 얻음이 무방하리라. |
| 故로 祖師頌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사께서 이렇게 송(頌)하셨다. |
|
|
| 心隨萬境轉이나 |
마음이 경계를 따라 바뀌나 |
| 轉處悉能幽라 |
바뀌는 곳마다 그윽하도다. |
| 隨流認得性하면 |
흐름을 따라 성품을 바로 알면 |
| 無喜亦無憂라하시니 |
기쁨도 근심도 모두 없으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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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로 一切時中에 動用施爲호대 |
그러므로 항상 움직이고 분별하되 |
| 東行西往하며 喫飯着衣하며 |
동으로 가고 서쪽으로 옮기며, |
|
밥먹고 옷을 입으며 |
| 拈匙弄箸하며 |
숫갈을 들고 저를 잡으며, |
| 左顧右盻이 皆是眞心의 |
왼쪽과 오른쪽을 두리번거리는 것이 |
| 皆是眞心의 妙用現前이어늘 |
모두가 참마음의 |
|
묘한 작용이 앞에 나타난 것이거늘, |
| 凡夫는 迷倒하야 |
범부는 미혹하여 |
| 於着衣時에 只作着衣會하며 |
옷 입을 때엔 다만 옷 입는다는 생각만 하고 |
| 喫飯時에 只作喫飯會하나니 |
밥 먹을 때엔 다만 밥먹는다는 생각만 하나니, |
| 一切事業이 但隨相轉일새 |
모든 사업이 다만 형상만 따라 움직이므로 |
| 所以로 在日用而不覺하며 |
일상생활 속에 있으면서도 느끼지 못하고 |
| 在目前而不知로다 |
눈 앞에 있건만 알지 못하는도다. |
| 若是識性之人인댄 |
만일 성품을 아는 사람이라면 |
| 動用施爲에 不曾昧却이니라 |
움직이고 분별할 때에 전혀 매(昧)하지 않느니라. |
| 故로 祖師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 在胎名神이요 處世名人요 |
'태에 있으면 정신이라 하고, |
|
세상에 있으면 사람이라 하고, |
| 在眼觀照이요 在耳聽聞이요 |
눈에 있으면 본다 하고, |
|
귀에 있으면 듣는다 하고, |
| 在鼻辨香이요 在口談論이요 |
코에 있으면 맡는다 하고, |
|
입에 있으면 말한다 하고, |
| 在手執捉이요 在足運奔이니 |
손에 있으면 잡는다 하고, |
|
발에 있으면 달린다 하나니, |
| 徧現하야는 俱該沙界하고 |
두루 나타나면 법계에 꽉 차고 |
| 收攝하야는 在一微塵이니라 |
거두어 모이면 한 티끌에 들어간다. |
| 知之者는 爲是佛性이어니와 |
아는 이는 불성인 줄 알거니와 |
| 不識者는 喚作精魂이라하시니 |
모르는 이는 영혼(精魂)이라 한다' 하시니, |
| 所以로 道吾의 舞笏과 |
그러므로 도오(道吾)가 홀(笏)을 들어 춤추었고, |
| 石鞏의 拈弓과 秘魔의 擎杖과 |
석공(石鞏)이 활(弓)을 들었고, |
|
비마(秘魔)가 작대기(杖)를 휘둘렀고, |
| 俱胝의 竪指와 忻州의 打地와 |
구지(俱胝)가 손가락을 세웠고, |
|
흔주(忻州)가 땅을 쳤고, |
| 雲岩의 獅子가 |
운암(雲岩)이 사자를 놀린, |
| 莫不發明這箇大用이니 |
이 모두가 이 큰 작용을 드러낸 것이니라. |
| 於日用에 不迷하면 |
일상생활에 미혹하지 않으면 |
| 自然縱橫無礙하니라 |
자연히 가로 세로에 걸림이 없으리라.” |
|
|
|
|
| 五. 眞心體用一異 |
5) 참마음의 본체와 작용은 같은가 다른가 |
|
|
| 或曰 未審커라 |
어떤 이가 물었다. "묻노라, |
| 眞心體用은 是一是異耶아 |
참마음의 본체와 작용은 하나인가 다른가?” |
| 曰 約相則非一이요 |
대답이라. |
|
"형상으로 보면 하나가 아니요, |
| 約性則非異니라 |
성품으로 보면 다르지 않느니라. |
| 何以知然고 試爲論之호리라 |
어째서 그런줄 알겠는가? |
|
시험삼아 변론하리라. |
| 妙作不動하야 |
묘한 본체는 요동치 않아서 |
| 絕諸對待하야 離一切相이니 |
모든 상대가 끊어져서 온갖 형상을 여의었으니, |
| 非達性契證者면 莫測其理也니라 |
성품을 통달하여 깨달음에 계합한 이가 아니면 |
|
그 이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
| 妙體隨緣하야 應諸萬類어든 |
묘한 본체가 인연을 따라 |
|
만가지 형태에 응하거든 |
| 妄立虛相하야 似有形相하나니 |
망녕되게도 허망한 형상을 세워서 |
|
형상이 있는 듯이 여기나니, |
| 約此有相無相故로 非一也니라 |
이렇게 형상있음과 없음에 의하므로 |
|
하나가 아니니라. |
| 又用從體發이라 用不離體하고 |
또 작용은 본체로부터 일어났는지라 |
|
작용이 본체를 여의지 않았고 |
| 體能發用이라 體不籬用하나니 |
본체가 능히 작용을 일으키는지라 |
|
본체가 작용을 여의지 않나니, |
| 約此不相離故로 非異也니라 |
이렇게 서로 여의지 않음에 의하여 |
|
다르지 않느니라. |
| 如水는 以濕으로 爲體하나니 |
마치 물은 습기(濕)로써 본체를 삼나니 |
| 體無動故요 |
본체에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요, |
| 波는 以動으로 爲相하나니 |
파도는 움직임으로써 형상을 삼나니 |
| 因風起故니라 |
바람을 인하여 일어나기 때문이다. |
| 水性波相이 |
물의 성품과 파도의 성품이 |
| 動與不動인 故로 非一也니라 |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 때문에 |
|
하나가 아니니라. |
| 然이나 波外에 無水하고 |
그러나 파도 밖에 물이 없고 |
| 水外에 無波라 |
물 밖에 파도가 없는지라, |
| 濕性이 是一인 故로 非異也니 |
습기의 성품은 하나이기 때문에 다르지 않으니, |
| 體用一異를 可知矣로다 |
본체와 작용의 하나와 다름을 |
|
가히 알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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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六. 眞心在迷 |
6) 참마음이 미혹 속에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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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眞心體用이 人人具有인댄 |
어떤 이가 말했다. |
|
"참마음의 본체와 작용이 |
|
사람마다에 갖추어져 있다면 |
| 何爲聖凡不同耶오 |
어찌하여 범부와 성인이 같지 않는가?” |
| 曰 眞心은 聖凡이 本同이언만 |
대답이라. |
|
"참마음은 범부와 성인이 같건만 |
| 凡夫는 妄心認物일새 |
범부는 망녕된 마음으로 물건을 오인하기 때문에 |
| 失自淨性이니라 爲此所隔일새 |
스스로의 맑은 성품을 잃었느니라. |
|
이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에 |
| 所以로 眞心이 不得現前호미 |
참마음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 |
| 如 暗中樹影과 地下流泉하야 |
마치 어두움 속의 나무 그림자와 |
|
땅 속의 샘줄기 같아서 |
| 有而不識이니라 |
있으되 알지 못하는 것 같으니라. |
| 故로 經에 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 善男子야 譬如淸淨摩尼寶珠가 |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
|
청정한 마니(摩尼) 구슬에 |
| 映於五色하야 隨方各現커든 |
다섯 가지 빛깔이 비치어 |
|
방향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거늘 |
| 諸愚痴者는 見彼摩尼에 |
어리석은 무리는 그 마니 구슬에 |
| 實有五色인달하니라 |
실제로 그러한 빛깔이 |
|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으니라. |
| 善男子야 圓覺淨性이 |
선남자야, 원각의 맑은 성품이 |
| 現於身心하야 隨類各應커든 |
몸과 마음으로 나타나서 |
|
종류 따라 제각기 다르게 응하거늘, |
| 彼愚痴者는 說淨圓覺에 |
어리석은 무리는 맑은 원각에 |
| 實有如是身心自性이라함도 |
실로 그러한 몸과 마음의 |
|
제 성품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
| 亦復如是라하시며 |
이와 같다' 하셨으며, |
| 肇論에 云하사대 |
조론(肇論)에 말씀하시기를 |
| 乾坤之內와 宇宙之間에 |
'하늘과 땅 사이와 우주(宇宙) 안에 |
| 中有一寶가 秘在形山이라하니 |
한 보배가 몸뚱이의 산속에 감춰져 있다' 하시니, |
| 此는 乃眞心이 在纒也니라 |
이것이 곧 참마음이 |
|
얽매임 속에 들어있는 것이니라. |
| 又 慈恩이 云하사대 |
또 자은(慈恩)이 말하기를 |
| 法身이 本有하야 |
'법신이 본래부터 있어서 |
| 諸佛凡夫가 共同이언만 |
부처님과 범부들이 꼭 같건만 |
| 由有妄覆하야 |
허망함이 가리워져서 |
| 而不覺煩惱纒裏할새 |
번뇌에 얽혔음을 깨닫지 못하므로 |
| 得如來藏名이라하며 |
여래장이란 이름을 얻었다' 하였으며, |
| 裵公이 云하사대 |
배공(裵公)이 말하기를 |
| 終日圓覺而未嘗圓覺者는 |
'종일토록 원각이로되 |
|
일찍이 원각이 되지 못하는 것은 |
| 凡夫也라하니 |
범부라' 하니, |
| 故知眞心이 雖在塵勞나 |
그러므로 참마음은 |
|
비록 번뇌 속에 가리워져 있으나 |
| 不爲塵勞의 所染호미 |
번뇌에 물들지 않음이 |
| 如白玉을 投泥에 |
마치 백옥을 진흙에 던져도 |
| 其色이 不改也인달하니라 |
그 빛은 변하지 않는 것 같음을 알 수 있느니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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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七. 眞心息妄 |
7) 참마음엔 망혹이 없다 |
|
|
| 或이 曰 眞心이 |
어떤 이가 물었다. "참마음이 |
| 在妄則是凡夫어니 |
공부(功夫)할 대상이라면 범부이거늘 |
| 如何得出妄成聖耶아 |
어떻게 망(妄)에서 벗어나서 |
|
성인을 이루겠는가?” |
| 曰 古云호대 |
대답이라. "옛사람이 말하기를 |
| 妄心無處가 即菩提요 |
'허망한 마음이 다한 곳이 곧 보리요, |
| 生死涅槃이 本平等이라하며 |
생사와 열반이 원래 평등하다' 하였으며, |
| 經에 云하사대 |
경에 말씀하시기를 |
| 衆生의 幻身이 滅故로 |
'중생의 허환(虛幻)한 몸이 멸하는 까닭에 |
| 幻心이 亦滅하고 |
허환한 마음도 멸하고, |
| 幻心이 滅故로 幻塵이 亦滅하며 |
허환한 마음이 멸하는 까닭에 |
|
허환한 티끌도 멸하고, |
| 幻塵이 滅故로 幻滅이 亦滅하며 |
허환한 티끌이 멸하는 까닭에 |
|
허환함이 멸했다는 것도 멸하고, |
| 幻滅이 滅故로 非幻은 不滅하나니 |
허환함이 멸했다는 것이 멸하는 까닭에 |
|
허환 아닌 것은 멸하지 않나니, |
| 譬如磨鏡에 垢盡明現이라하시며 |
비유하건대 거울을 갈 때에 녹[垢]이 다하면 |
|
광명이 나타나는 것 같다' 하셨으며, |
| 永嘉 云하사대 |
영가(永嘉)가 또 말하기를 |
| 心是根이요 法是塵이라 |
'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니, |
| 兩種이 猶如鏡上痕이라 |
두가지는 마치 거울 위의 먼지 같다. |
| 痕垢盡時에 光始現이요 |
먼지와 때가 다할 때에 |
|
광명은 비로소 나타나고, |
| 心法雙忘에 性即眞이라하니 |
마음과 법을 모두 잊을 때에 |
|
성품은 곧 참되어진다' 하니, |
| 此乃出妄而成眞也니라 |
이것이 곧 망을 벗어나서 |
|
참을 이루는 모습이니라.” |
| 或曰 莊生이 云호대 |
그가 또 물었다. |
|
"장생(莊生=장자)이 말하기를 |
| 心者는 其熱이 焦火하고 |
'마음이란 뜨거움이 불을 태우고, |
| 其寒이 凝氷하며 |
차가움이 얼음을 얼리며, |
| 其疾이 俛仰之間에 |
빠름이 구부렸다 펴는 사이에 |
| 再撫四海之外하며 |
四해의 밖을 두 차례 더듬고, |
| 其居也에 淵而靜하고 |
멈춤이 깊고도 고요하고, |
| 其動也에 懸而天者는 |
움직임이 멀고도 높은 것은 |
| 其唯人心乎저하니 |
사람의 마음 뿐이로다' 하였으니, |
| 此는 莊生이 |
이는 장생이 |
| 先說凡夫心不可治伏이 如此也니 |
범부의 마음을 다스릴 수 없음이 |
|
이와 같다고 이미 설파한 것이어늘 |
| 未審커라 宗門에는 |
종문(宗門=선문)에서는 |
| 以何法으로 治妄心也오 |
어떤 법으로 허망한 마음을 다스리는가?” |
| 曰 以無心法으로 治妄心也니라 |
대답이라. “무심(無心)의 법으로 |
|
망심(妄心)을 다스리느니라.” |
| 或이 曰 |
그가 다시 물었다. |
| 人若無心이면 便同草木하니 |
"사람이 무심이 되면 초목과 같게 될 것이니, |
| 無心之說을 請施方便하소서 |
무심이란 말씀에 대하여 |
|
방편을 베풀어 주시오.” |
| 曰 今云無心者는 |
대답이라. “이제 무심이라 한 것은 |
| 非無心體를 名無心이라 |
마음의 본체가 없는 것을 말함이 아니라, |
| 但心中無物을 名無心이니 |
마음 속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을 |
|
무심이라 할 뿐이다. |
| 如言空甁에 |
마치 빈병(空甁)을 말할 때, |
| 甁中無物을 曰 空甁이요 |
병 속에 물건 없는 것을 빈병이라 하고, |
| 非甁體無를 名 空甁也니라 |
병 자체가 없는 것을 |
|
빈병이라 하지 않는 것 같다. |
| 故로 祖師 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 汝但於心에 無事하며 |
'그대가 다만 마음에 일이 없고, |
| 於事 無心하면 |
일에 마음이 없으면 |
| 自然虛而靈하며 寂而妙라하니 |
자연히 텅비어 신령스럽고 고요하여 |
|
묘하리라' 하시니, |
| 是此心旨也니라 |
이것이 이 마음의 이치니라. |
| 據此則以無妄心이언정 |
이에 의하건대 허망한 마음이 없을지언정 |
| 非無眞心妙用也니라 |
참마음의 묘한 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니라. |
| 從來祖師가 說做無心工夫하사대 |
예부터 여러 스님네가 |
|
무심의 공부를 말씀하신 종류가 |
| 類各不同하니 |
각각 같지 않았으니 |
| 今總大義하야 畧明十種호리라 |
이제 그 대의를 총괄하여 열 부문으로 밝히리라. |
|
|
| 一曰 覺察이니 |
첫째는 깨달아 살핌[覺察]이니, |
| 謂做工夫時에 平常絕念하야 |
즉 공부를 할 때에 항상 잡념을 끊어서 |
| 隄防念起호대 |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니라. |
| 一念이 纔生이어든 便與覺破호리니 |
한 생각이 생기기만 하면 |
|
당장 깨달아서 깨뜨려야 하나니, |
| 妄念破覺하면 後念이 不生하니라 |
허망한 생각을 깨달아 깨뜨리면 |
|
뒷생각이 나지 않으리라. |
| 此之覺智도 亦不須用이니 |
이 깨닫는 지혜도 쓰지 말지니, |
| 妄覺俱忘을 名曰無心이니라 |
허망함과 깨달음을 모두 잊는 것을 |
|
무심이라 하느니라. |
| 故로 祖師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 不怕念起하고 唯恐覺遲라하며 |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
|
오직 깨달음이 늦을까를 걱정하라' 하였으며, |
| 又偈云호대 |
또 게송으로 말씀하시기를 |
| 不用求眞하고 唯須息見이라하니 |
'참[眞]을 구하려 하지 말고 |
|
오직 소견을 쉬도록 하라' 하셨으니, |
| 此是息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허망을 쉬는 공부니라. |
|
|
| 二曰 休歇이니 |
둘째는 쉼[休歇]이니, |
| 謂做工夫時에 不思善不思惡하고 |
즉 공부할 때에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고, |
| 心起便休하며 遇緣便歇이니라 |
마음이 일어나면 곧 쉬며 |
|
반연(緣)을 만나거든 역시 쉬는 것이니라. |
| 古人이 云하사대 |
옛사람이 말하기를 |
| 一條白練去하며 冷湫湫地去하며 |
'한 가닥의 베(布)를 희게 다듬듯, |
|
싸늘하여 가을비 내리듯, |
| 古廟裡香炉去라하니 |
옛날 사당[古廟] 안의 향로 같이 하라' 하였으니, |
| 直得絕纖塵離分別하야 |
고운 먼지까지 끊고 분별을 떠나 |
| 如痴似兀하야사 方有少分相應하리니 |
바보 같고 천치 같이 되어야 |
|
바야흐로 조그만치 마주치게 되느니라. |
| 此是休歇妄心工夫也니라 |
이것이 망심을 쉬는 공부니라. |
|
|
| 三曰 泯心存境이니 |
셋째는 마음을 없애고 경계를 남기는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一切妄念을 |
즉 공부할 때에 온갖 망념을 모두 쉬어서 |
| 俱息하야 不顧外境하고 |
바깥 경계를 돌아보지 않고 |
| 但自息心이니 |
다만 자기의 마음 만을 쉬는 것이니라. |
| 妄念이 已息이면 何害有境이리요 |
허망한 생각이 이미 쉬었으면 |
|
경계가 남았은들 무슨 방해로움이 있으리요? |
| 即古人의 奪人不奪境法門也니라 |
이는 곧 옛어른의 말씀이 '사람은 빼앗고 |
|
경계는 빼앗지 않는다'는 법문이니라. |
| 故로 有語云호대 |
그러므로 누군가가 말하기를 |
| 是處에 有芳草호대 |
'여기에 꽃다운 풀밭이 있으되 |
| 滿城에 無故人이라하며 |
다정한 친구는 하나도 없다' 하셨고, |
| 又龐公이 云호대 |
또 방공(龐公)이 말하기를 |
| 但自無心於萬物하면 |
'다만 만물에 대하여 무심하기만 하다면 |
| 何妨萬物常圍繞리요하니 |
만물이 항상 둘러싸였은들 |
|
무슨 방해 있으리요?' 하였으니, |
| 此是泯心存境息妄工夫也니라 |
이것이 마음을 없애고 경계를 남기어 |
|
망을 쉬는 공부니라. |
|
|
| 四曰 泯境存心이니 |
넷째는, 경계를 잊고 마음을 남기는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將一切內外諸境하야 |
즉 공부할 때에 안팎의 모든 경계를 |
| 悉觀爲空寂하고 |
모두가 공적하다고 관찰하고 |
| 只存一心하야 孤標獨立이니 |
오직 한 마음만을 남겨서 |
|
외로이 우뚝 세우는 것이니라. |
| 所以로 古人이 云호대 |
그러므로 옛사람이 말하기를 |
| 不與萬法으로 爲侶하며 |
'만법(萬法)과 더불어 짝되지 말고, |
| 不與諸塵作對라하니 |
모든 경계와 상대되지 말라. |
| 心若著境하면 心即是妄이어니와 |
마음이 경계에 집착하면 마음이 허망하겠지만 |
| 今旣無境이어니 何妄之有이리요하니 |
이제 경계가 없거니 |
|
무슨 허망함이 있으리요?' 하니, |
| 乃眞心이 獨照하야 不礙於道라 |
참마음이 홀로 비추어서 |
|
도에 걸리지 않는 것이라. |
| 即古人의 奪境不奪人也니라 |
이는 곧 옛사람이 말하기를 |
|
'경계를 빼앗고 사람은 빼앗지 않는다'한 것이니라. |
| 故로 有語云호대 |
그러므로 어떤 이가 말하기를 |
| 上園에 花已謝호대 |
'좋은 동산에 꽃은 이미 졌건만 |
| 車馬尙駢闐이라하며 |
사람과 수레는 여전히 붐빈다' 하였고, |
| 又云호대 |
또 말하기를 |
| 三千劒客이 今何在오 |
'三천 명의 검객(劍客)은 지금 어디에 있는고? |
| 獨計莊周定太平이라하니 |
장주(莊周)가 태평세계 이룰 것만 |
|
홀로 계교하도다' 하니, |
| 此是泯境存心息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경계를 잊고 마음을 남기는 |
|
마음 쉬는 공부니라. |
|
|
| 五曰 泯心泯境이니 |
다섯째는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는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先空寂外境하고 |
즉 공부할 때에 먼저 바깥 경계를 비우고 |
| 次滅內心이니 |
다음에 안으로 마음을 멸하는 것이니라. |
| 旣內外心境俱寂이어니 |
이미 안팎으로 마음과 경계가 모두 고요해졌거늘 |
| 畢竟妄從何有리요 |
끝내 허망이 어디서 생기리요? |
| 故로 灌溪云하사대 |
그러므로 관계(灌溪)가 말하기를 |
| 十方에 無壁落이요 四面에 亦無門이라 |
'방에 벽(壁)이 없고 사방에 문(門)도 없어 |
| 淨躶躶赤灑灑라하니 |
벌거벗은 듯, 맑아 씻은 듯하다' 하였으니, |
| 即祖師의 人境兩俱奪法門이 |
이는 조사들이 말한 '사람과 경계를 |
| 是也니라 |
모두 빼앗는다'는 법문이다. |
| 故로 有語云하사대 |
그러므로 누군가가 말하기를 |
| 雲散水流去하니 |
'구름이 흩어지고 물이 흘러가니 |
| 寂然天地空이라하며 |
고요하여 천지가 비었다' 하며, |
| 又云하사대 人牛를 俱不見하니 |
또 말하기를 '사람과 소를 모두 불 수 없으니 |
| 正是明月時라하니 |
바야흐로 달 밝을 때라' 하니, |
| 此는 泯心泯境息妄功夫也니라 |
이는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어 |
|
허망을 쉬는 공부니라. |
|
|
| 六曰 存心存境이니 |
여섯째는 마음과 경계를 모두 남기는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
즉 공부할 때에 |
| 心住心位하고 境住境位하야 |
마음이 마음의 지위에 머무르고 |
|
경계가 경계의 지위에 머물러서 |
| 有時에 心境이 相對하야도 |
때로는 마음과 경계가 마주쳐도 |
| 則心不取境하며 境不臨心하야 |
마음이 경계를 취하지 않으며, |
|
경계가 마음을 따르지 않아 |
| 各不相到하면 |
제각기 서로 어울리지 않으면 |
| 自然妄念이 不生하고 |
자연히 망념이 생기지 않고 |
| 於道에 無礙하리라 |
도에 걸림이 없으리라. |
| 故로 經에 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 是法이 住法位하야 |
'이 법이 법의 자리에 머물러서 |
| 世間相이 常住라하시니 |
세간의 모습이 항상 머문다' 하시니, |
| 即祖師의 人境俱不奪法門이 |
이는 곧 조사께서 말하기를 '사람과 경계를 |
| 是也라 |
모두 배앗지 않는다'한 법문이니라. |
| 故로 有語云하사대 |
그러므로 어떤 이가 말하기를 |
| 一片月生海하니 幾家人上樓오하며 |
'한 조각의 달이 바다 위에 떠오르니 |
|
몇 사람이나 누대 위로 오르던가?' 하고, |
| 又云호대 |
또 어떤 이는 말하기를 |
| 山花千萬㭆에 遊子不知歸라하니 |
'산의 꽃 천 만 떨기에 한량들은 |
|
돌아갈 줄 모르더라' 하니, |
| 此是在境存心滅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마음과 경계를 모두 남기고 |
|
망(妄)을 멸하는 공부니라. |
|
|
| 七曰 內外全體니 |
일곱째는 안팎이 완전히 본체인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
즉 공부할 때에 |
| 於出河大地日月星辰과 |
산·강·땅·해·달·별·몸·세계 등 모든 법이 |
| 內身外器一切諸法이 同眞心體하야 |
다같이 참마음의 본체가 되는 것이니라. |
| 湛然虛明하야 無一毫異하야 |
말끔히 비고 밝아서 한 터럭의 차이도 없어서 |
| 大千沙界를 打成一片이면 |
대천세계(大千世界)를 한 조각으로 만든다면 |
| 更於何處에 得妄心來리요 |
다시 어느 곳에서 망심(妄心)이 생길수 있으리요? |
| 所以로 肇法師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법사(肇法師)가 말하기를 |
| 天地與我同根이요 |
'하늘·땅이 나와 같은 근원이요, |
| 萬物이 與我一體라하니 |
만물(萬物)이 나와 한 몸이라' 하니, |
| 此是內外全體滅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안팎이 완전히 본체가 되어 |
|
망을 멸하는 공부니라. |
|
|
| 八曰 內外全用이니 |
여덟째는 안팎이 완전히 작용(用)인 공부이니, |
| 謂做工夫時에 |
즉 공부할 때에 |
| 將一切內外身心器界諸法과 |
온갖 안팎의 몸과 마음과 국토 등 모든 법과 |
| 及一切動用施爲하야 |
그리고 온갖 활동을 통털어서 |
| 悉觀作眞心妙用이니 |
모두를 참마음의 묘한 작용이라고 |
|
관(觀)하는 것이니라. |
| 一切心念纔生이면 |
온갖 생각이 생기자마자 |
| 便是妙用現前이라 |
그대로가 곧 묘한 작용이 앞에 나타나는 것이라. |
| 旣一切皆是妙用이어니 |
이미 모든 것이 다 묘한 작용이거니 |
| 妄心이 向甚麽處安着고 |
허망한 마음이 어디에 붙을 수 있으랴? |
| 故로 永嘉 云하사대 |
그러므로 영가(永嘉)께서 말씀하시기를 |
| 無明實性이 即佛性이요 |
'무명의 진실한 성품이 곧 부처 성품[佛性]이요 |
| 幻化空身이 即法身이라하고 |
허깨비 같이 빈 몸이 곧 법신이라' 하시고 |
| 誌公의 十二時歌에 云하되 |
지공(誌公)의 十二시가(時歌)에 말하기를 |
| 平旦寅이여 狂機內隱道人身이로다 |
'첫새벽 인시(寅時)여, |
|
미친 탈춤 속에 도인(道人)의 몸이 숨었도다. |
| 坐臥不知元是道하고 |
앉고 누움이 원래 도인줄 모르고 |
| 只麽忙忙受苦辛가하니 |
공연히 바쁘게 고통만 부르도다' 하시니, |
| 此是內外全用息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안팎이 완전히 작용하여 |
|
망을 쉬는 공부니라. |
|
|
| 九曰 即體即用이니 |
아홉째는 본체 그대로가 작용인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
즉 공부할 때에 |
| 雖冥合眞體一味空寂이나 |
참 본체의 한맛[一味]인 공적에 부합하나 |
| 於中에 內隱靈明이니 |
그 가운데 안으로 신령하고 맑음을 |
| 乃體即用也라 |
숨기는 것으로서 곧 본체가 곧 작용인 것이니라. |
| 故로 永嘉云하사대 |
그러므로 영가께서 말씀하시기를 |
| 惺惺寂寂은 是요 惺惺妄想은 非며 |
'성성(惺惺)하고 적적(寂寂)은 옳고, |
|
성성하고 망상(妄想)함은 그르며, |
| 寂寂惺惺은 是요 寂寂無記는 非라하니 |
적적하고 성성함은 옳고, |
|
적적하고 무기(無記)함은 그르다' 하니, |
| 旣寂寂中에 不容無記하고 |
이미 적적한 가운데 무기를 용납치 않고 |
| 惺惺中에 不容亂想이면 |
성성한 가운데 망상을 용납치 않으면 |
| 所有妄想이 如何得生이리요 |
온갖 망상이 어찌 생길 수 있으리요? |
| 此是即體即用滅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본체 그대로가 작용이어서 |
|
망을 멸하는 공부니라. |
|
|
| 十曰 透出體用이니 |
열째는 본체와 작용을 뛰어나는 공부니, |
| 謂做工夫時에 不分內外하며 |
즉 공부할 때에 안팎을 나누지 않으며 |
| 亦不辨東西南北하야 |
동·서·남·북도 가리지 않는 것이니라. |
| 將四方八面하야 |
사방과 팔면을 |
| 只作一箇大解脫門이니 |
몽땅 하나의 큰 해탈문(解脫門)으로 삼아 |
| 圓陀陀地하야 體用不分하야 |
둥글둥글하여 본체와 작용을 나누지 않고 |
| 無分毫滲漏하야 通身打成一片이면 |
털끌만치의 누락도 없이 |
|
온몸으로 한 조각을 이루면 |
| 其妄이 何處得起리요 |
망심이 어디서 일어나리요? |
| 古人이 云하사대 |
옛사람이 말하기를 |
| 通身無縫䋆라 上下忒團圝이라하니 |
'온몸에 꿰맨 자국이 없는지라 |
|
위아래가 온통 한 덩어리라' 하니, |
| 是乃透出體用滅妄功夫也니라 |
이것이 본체와 작용을 뛰어나 |
|
망심을 멸하는 공부니라. |
|
|
| 己上十種做功夫法은 |
이상의 열가지 공부하는 법을 |
| 不須全用이니 |
다 쓸 필요가 없으니, |
| 但得一門하야 功夫成就하면 |
다만 한 부문만을 찾아서 공부가 익어지면 |
| 其妄이 自滅하고 |
망혹이 저절로 사라지고 |
| 眞心이 即現하리니 |
참마음이 즉시에 나타나리니, |
| 隨根宿習하라 |
근기와 전생 습성에 따르되 |
| 曾於何法에 有緣고하야 |
어느 법에 인연이 맞는지를 |
| 即便習之어다 |
살펴서 익힐지어다. |
| 此之功夫는 乃無功之功이요 |
이 공부는 공용없는 공부요 |
| 非有心之功力也니라 |
마음 두고 하는 공부가 아니니, |
| 此箇休歇妄心法門이 最緊要故로 |
이들 망심 쉬는 법문이 가장 긴요하므로 |
| 偏多說하노니 無文繁也어다 |
치우쳐 많이 말하였으니 |
|
번거로움을 싫어하지 말지어다.” |
|
|
| 八. 直心四儀 |
8) 참마음을 닦는 네가지 위의 |
|
|
| 或이 曰 前說息妄하니 |
어떤 이가 물었다. |
|
"앞에서 망심 쉬는 법을 말씀하셨거니와 |
| 未審커라 但只坐習가 |
다만 앉아서만 익히는가? |
| 亦通行住等가 |
아니면 다니고 멈출 때에도 통하는가?” |
| 曰 經論에 多說坐習하니 |
대답이라. "모든 경과 논에서 |
|
앉아서 익히는 법을 많이 말씀하셨으니, |
| 所以易成故요 亦通行住等이니 |
이루기가 쉽기 때문이요, |
|
다니거나 멈출때에도 통한다 하였으니 |
| 久久漸成純熟故니라 |
오래오래 익혀야 점점 익어지기 때문이니라. |
| 起信論에 云하사대 |
기신론(起信論)에 말씀하시기를 |
| 若修止者는 住於靜處하야 |
'만일 지(止=선정)를 닦으려거든 |
|
고요한 곳에 머물러서 단정히 앉아 |
| 端坐正意하야 不依氣息하며 |
뜻을 바르게 하고, |
|
기운이나 호흡에 의하지 말며 |
| 不依形色하며 不依於空하며 |
형상이나 빛에도 의하지 말며 |
|
허공에 의하지도 말며 |
| 不依地水火風하며 |
지·수·화·풍에도 의하지 말며, |
| 乃至不依見聞覺知하고 |
나아가서는 보고 듣고 |
|
느끼고 하는 것에도 의지하지 말고 |
| 一切諸想을 隨念皆除호대 |
온갖 망상을 생각나는대로 모두 제하되 |
| 亦遣除想이니 |
제한다는 생각도 버릴지니 |
| 以一切法이 本來無想일새니라 |
온갖 법이 본래 망상이 없기 때문이니라. |
| 念念不生하며 念念不滅하나니 |
생각생각에 나지 않고 |
|
생각생각에 멸하지 않나니, |
| 亦不得隨心하야 外念境界後에 |
마음을 따라 바깥 경계도 생각치 않은 뒤에야 |
| 以心除心이어다 |
마음으로 마음을 제할지어다. |
| 心若馳散이어든 即當收來하야 |
만일 마음이 흩어지거든 곧 거두어 와서 |
| 住於正念이니라 |
정념(正念)에 머물라. |
| 是正念者는 |
이 정념이란 것은 |
| 當知唯心이요 無外境界니 |
오직 마음 뿐이요 바깥 경계가 없나니 |
| 即復此心이 亦無自相하야 |
이 마음은 제 모습마저도 없어서 |
| 念念不可得이니라 |
생각생각에 얻을 수 없느니라. |
| 若從坐起하야 去來進止하며 |
만일 자리에서 일어나 |
|
가고 오고 나아가고 물러가며, |
| 有所施作이라도 |
온갖 분별동작을 하더라도 |
| 於一切時에 常念方便하야 |
언제나 항상 방편을 생각해서 |
| 隨順觀察하야 久習純熟하면 |
분수에 따라 관찰해서 |
|
오래 익히어 순일하게 익어지면 |
| 其心이 得住하리라 |
그 마음이 머물러지리라. |
| 以心住故로 漸漸猛利하야 |
마음이 멈추었으므로 차츰 용맹해져서 |
| 隨順得入眞如三昧하야 |
분수에 따라 진여삼매(眞如三昧)에 들어가서 |
| 深伏煩惱하며 |
번뇌를 깊이 굴복시키며 |
| 信心이 增長하야 速成不退하리니 |
신심이 늘어나서 |
|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속히 이루려니와 |
| 唯除疑惑과 不信誹謗하는 |
오직 의혹하는 자와 믿지 않고 비방하는 자와 |
| 重罪業障과 我慢解怠이니 |
무거운 죄업이 가리운 자와 |
|
아만으로 게으른 자만은 제외하나니 |
| 如是等人은 所不能入이라하시니 |
이런 사람들은 들어가지 못한다' 하셨으니, |
| 據此則通四威儀也니라 |
이에 의하건대 네가지 위의에 통했느니라. |
| 圓覺經에 云하사대 |
원각경(圓覺經)에 말씀하시기를 |
| 先依如來奢摩他行하야 |
'먼저 여래의 사마타(奢摩他)의 행에 의지해서 |
| 堅持禁戒하며 |
계율을 굳게 지키며 |
| 安處徒衆하야 宴坐靜室이라하니 |
대중 속에 머무르거나 |
|
조용한 방에 가만히 앉으라' 하시니, |
| 此 初習也요 |
이는 처음 익히는사람을 위함이라. |
| 永嘉 云하사대 |
영가(永嘉)께서 말씀하시기를 |
| 行亦禪坐亦禪이라 |
'다닐 때에도 선이요, 앉을 때에도 선이라, |
| 語黙動靜에 體晏然이라하니 |
말하거나 침묵할 때와 움직이거나 고요할 때에도 |
|
본체는 언제나 태연하다' 하시니, |
| 據此컨대 亦通四儀로다 |
이에 의거하건대 역시 네가지 위의에 통하였도다. |
| 總論功力컨대 坐尙不能息心이온 |
공부의 힘을 총괄하여 말하건대 |
|
앉아서도 마음을 쉬기 어렵거늘 |
| 况行住等에 豈能入道耶리요 |
하물며 다니고 멈추는 등에서 |
|
어찌 능히 도에 들 수 있으리요? |
| 若是用得純熟底人인댄 |
그러나 공부의 작용이 |
|
순일하게 익어진 사람이라면 |
| 千聖이 興來라도 驚不起요 |
천 성인이 나타나더라도 꼼짝도 하지 않고 |
| 萬般魔妖라도 不廻顧어늘 |
만 가지 마가 나타나더라도 돌아보지도 않거늘 |
| 豈况行住坐中에 |
어찌 다니고 멈추고 앉는 사이에 |
| 不能做工夫也리요 |
공부를 할 수 없으리요? |
| 如人이 欲讎恨於人이라도 |
마치 어떤 사람이 남에게 원수를 갚으려 해도 |
| 乃至 行住坐臥와 飮食動用과 |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눕고 음식을 드는 등, |
| 一切時中에 不能忘了하며 |
온갖 동작 사이에 잠시도 잊지 못하며, |
| 欲愛樂於人이라도 亦復如是하나니 |
남을 사랑하는 경우도 이와 같나니, |
| 旦憎愛는 有心中事로대 尙尓온 |
미움과 사랑은 마음 속의 일이로되 |
|
오히려 그러하거늘 |
| 况 做工夫乎아 |
하물며 공부를 하는 자이겠는가? |
| 若有切信이면 |
만일 간절한 믿음만 있다면 |
| 四威儀中에 道必不失也리라 |
네가지 위의 가운데서 |
|
도는 반드시 잃지 않으리라.” |
|
|
| 九. 眞心所在 |
9) 참마음이 있는 곳 |
|
|
| 或이 曰 息妄心而眞心現矣라하니 |
어떤 이가 말했다. |
|
"망심을 쉬면 참마음이 나타난다 하니, |
| 然則眞心體用이 今在何處오 |
그렇다면 참마음의 본체와 작용이 |
|
지금 어디에 있는가?” |
| 曰 眞心妙體가 徧一切處니 |
대답이라. “참마음의 묘한 본체가 |
|
온갖 곳에 두루하였나니, |
| 故로 永嘉 云하사대 |
그러므로 영가(永嘉)가 말하기를 |
| 不離當處常湛然이나 |
'제자리[當處]를 여의지 않고 |
| 覔則知君不可見이라하며 |
항상 담연(湛然)하나 |
|
찾으면 그대는 보지 못할 줄 알 것이다' 하였으며, |
| 經에 云하사대 |
경에 말씀하시기를 |
| 虛空性故며 常不動故며 |
'허공의 성품이기 때문이며 |
|
항상 요동치 않기 때문이며 |
| 如來藏中에 無起滅故라하시며 |
여래장(如來藏) 안에는 |
|
일어나고 사라짐이 없기 때문이라' 하시고, |
| 大法眼이 云하사대 |
대법안(大法眼)이 말하기를 |
| 處處菩提路요 頭頭功德林이라하시니 |
'곳곳마다 보리의 길이요 |
|
일마다 공덕의 숲[功德林]이라' 하시니, |
| 此則是心體所在也니라 |
이것이 곧 마음이 있는 곳이니라. |
| 眞心妙用은 隨感隨現호미 |
참마음의 묘한 작용은 느낌에 따라 나타남이 |
| 如谷應聲이니라 |
마치 빈 골짜기에 메아리가 응하는 것 같나니, |
| 法燈이 云하사대 |
법등(法燈)이 말하기를 |
| 今古에 應無墜하야 分明在目前이로다 |
'예나 이제나 감응하심은 줄지 않아 |
|
분명히 눈앞에 있도다. |
| 片雲은 生晩谷하고 |
조각 구름은 늦은 골짜기에서 나고 |
| 孤鶴은 下遼天이라하시니 |
외로운 학(鶴)은 먼 하늘 끝에 내린다' 하니라. |
| 所以로 魏府老華嚴이 云하사대 |
그러므로 위부(魏府)의 노화엄(老華嚴)이 말하기를 |
| 佛法이 在日用處하며 |
'불법이 일상생활 속에 있으며, |
| 在行住坐臥處하며 |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눕는데 있으며, |
| 在喫茶喫飯處하며 |
차 먹고 밥 먹는 곳에 있으며 |
| 在語言相問處하며 |
말하고 문답하는 곳에 있으며 |
| 在所作所爲處하니니 |
동작과 분별하는 곳에 있나니 |
| 擧心動念하면 又却不是也라하시니 |
마음을 일으키거나 생각을 움직이면 |
|
또 옳지 못하다' 하니, |
| 故知하라 體則徧一切處하야 |
이것으로써 본체는 온갖 곳에 두루하여 |
| 悉能起用이나 |
언제나 능히 작용을 일으키고 있으나 |
| 但因緣有無不定일새 |
다만 인연의 있고 없음이 일정치 않은 까닭에 |
| 妙有도 亦不定이어니와 |
묘한 작용도 역시 일정치 않거니와 |
| 非無妙用也니라 |
묘한 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니라. |
| 修心之人이 欲入無爲海하야 |
마음을 닦는 사람이 무위(無爲)의 바다에 들어가서 |
| 度諸生死인댄 |
모든 생사를 건지려거든 |
| 莫迷眞心體用所在也어다 |
참마음의 본체와 작용이 있는 곳을 |
|
미혹하지 말지니라." |
|
|
| 十. 眞心出死 |
10) 참마음은 죽지 않음 |
|
|
| 或이 曰 嘗聞 |
어떤 이가 물었다. “전에 들으니 |
| 見性之人은 出離生死라하나 |
성품을 본 사람은 생사(生死)를 벗어난다 하였다. |
| 然이나 往昔諸祖가 皆有生死하며 |
그러나 옛날의 조사들이 모두가 생사가 있었으며, |
| 現見世間修道之人하야도 有生有死하니 |
현재 세간에서 수도하는 사람들을 보아도 |
|
생과 사가 있으니, |
| 云何出生死耶오 |
어떻게 생사를 벗어나리요?” |
| 答曰 生死本無어늘 |
대답이라. “생사가 본래 없거늘 |
| 妄計爲有로다 |
허망하게 계교하여 있다고 여길 뿐이다. |
| 如人이 病眼으로 見空中華어든 |
마치 어떤 사람이 눈병이 나서 |
|
허공에 꽃이 있다고 보거든 |
| 無病人이 說無空華호대 |
병없는 사람이 말하기를 '허공꽃이 없다' 하나 |
| 病者 不信이라가 目病이 若無하야 |
병들은 이가 믿지 않다가 눈병이 나아서 |
| 空華自滅하야사 方信花無하나니 |
허공꽃이 저절로 없어진 뒤에야 |
|
비로소 허공꽃이 없는 줄로 믿는 것 같나니, |
| 只花未滅時라도 其花亦空이라 |
다만 꽃이 사라지기 전이라도 |
|
그 꽃은 공한 것이라 |
| 但 病者妄執爲華언정 |
오직 병들은 이가 허망하게 꽃이라고 집착할지언정 |
| 非體實有也니라 |
본체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니라. |
| 如人이 妄認生死爲有어든 |
어떤 사람이 생사가 있는 것이라고 |
|
허망하게 오인하거든 |
| 或無生死人이 告云호대 |
생사없는 사람이 말하기를 |
| 本無生死라하야도 彼人이 不信이라가 |
'본래 생사가 없다' 하여도 믿지 않다가 |
| 一朝에 妄息하야 生死自除하야사 |
하루 아침에 망혹을 쉬어 |
|
생사가 저절로 제해진 뒤에야 |
| 方知生死 本來是無하나니 |
비로소 생사가 본래 없는 것인 줄로 믿거니와 |
| 然이나 只生死未息時에도 |
생사를 쉬기 전에도 |
| 亦非實有언만 |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건만 |
| 以妄認生死有일새니라 |
허망하게 생사가 있다고 오인하기 때문이니라. |
| 故로 經에 云하사대 |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
| 善男子야 一切衆生이 從無始來로 |
'선남자야, 모든 중생이 끝없는 예부터 |
| 種種顚倒호미 |
갖가지로 뒤바뀜이 |
| 猶如迷人이 四方을 易處인달하야 |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四방을 바꾸어 선 것 같이 |
| 妄認四大하야 爲自身相하며 |
사대를 허망하게 오인해서 자기의 몸이라 여기고 |
| 六塵緣影으로 爲自心相하나니 |
六진의 그림자로 자기의 마음이라 하나니, |
| 譬彼病目이 見空中華인달하니라 |
비유하건대 병들은 눈이 |
|
허공 속의 꽃을 보는 것 같으며, |
| 乃至 如空中華가 滅於虛空에 |
나아가서는 뭇 허공꽃이 허공에서 멸할 때에, |
| 不可說言 有定滅處니 |
일정하게 멸하는 곳이 있다고도 |
|
말할 수 없는 것 같으니라. |
| 何以故오 無生處故니라 |
무슨 까닭인가? 생기는 곳이 없기 때문이니라. |
| 一切衆生이 於無生中에 妄見生滅일새 |
모든 중생이 생김이 없는 가운데서 |
|
허망하게 생멸을 보기 때문에 |
| 是故로 說名輪轉生死라하시니 |
그러므로 생사에 헤맨다 하느니라' 하시니, |
| 據此經文컨대 |
이 경문에 의하건대 |
| 信知達悟圓覺眞心하면 本無生死로다 |
원각(圓覺)의 참마음을 통달하여 깨달으면 |
|
본래 생사가 없는 것임을 분명히 알겠도다. |
| 今知無生死而不能脫生死者는 |
이제 생사가 없는 것임을 알면서도 |
|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
| 功夫不到故也니라 |
공부가 도저(到底)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
| 故로 敎中에 說 庵婆女가 問 文殊云호대 |
그러므로 교학(敎學)에 암바녀(庵婆女)가 |
|
문수(文殊)에게 묻기를 |
| 明知生死가 是 不生死之法이로대 |
'생사가 본래 생사치 않는 법인줄 분명히 알면서도 |
| 爲什麽하야 被生死之所流니까하니 |
어찌하여 생사의 끄달림을 받나이까?' 하니, |
| 文殊云하사대 其力이 未充故라하며 |
문수가 대답하기를 |
|
'그 힘이 충실치 못하기 때문이라' 하였으며, |
| 後有 進山主가 問 修山主云호대 |
나중에 진산주(進山主)가 |
|
수산주(修山主)에게 묻기를 |
| 明知生是不生之法이로대 |
'생(生)이 곧 생 아닌 법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
| 爲甚麽하야 却被生死之所流니꼬 |
어찌하여 생사의 끄달림을 받나이까?' 하니, |
| 修云호대 笋이 畢竟에 成竹去나 |
수산주가 대답하기를 |
|
'죽순[筍]이 끝내 대[竹]가 되지만 |
| 如今에 作筏이면 使得麽아하니 |
지금 당장에 뗏목을 만들면 |
|
쓸 수 있겠는가?' 하였으니, |
| 所以로 知無生死 不如體無生死요 |
그러므로 생사 없는 줄 아는 것이 |
|
생사 없음을 체득하는 것만 못하고, |
| 體無生死가 不如契無生死요 |
생사 없음을 체득하는 것이 |
|
생사 없음에 계합하는 것만 못하고, |
| 契無生死가 不如用無生死니라 |
생사 없음에 계합함이 |
|
생사 없음을 활용하는 것만 못하니라. |
| 今人은 尙不知無生死어든 |
요즘 사람들은 생사 없음조차 모르거늘 |
| 况 體無生死하며 契無生死하며 |
하물며 생사 없음을 체득하거나 계합하거나 |
| 用無生死耶아 |
활용할 수 있겠는가? |
| 故로 認 生死者는 |
그러므로 생사를 오인하는 이는 |
| 不信無生死法이 不亦宜乎아 |
생사 없는 법을 믿지 않는 것이 |
|
마땅하지 않겠는가?” |
|
|
| 十一. 眞心正助 |
11) 참마음의 주된 노력(正)과 |
|
보조가 되는 노력(助 |
| 或이 曰 如前息妄이면 |
어떤 이가 물었다. “망심(妄心)을 쉬면 |
| 眞心 現前이언만 |
참마음이 나타나건만 |
| 且如妄未息時에는 |
망심을 쉬기 전에는 |
| 但只歇妄하야 做無心功夫耶아 |
다만 망심 만을 쉬어서 |
|
무심공부를 닦아야 하는가? |
| 更有別法하야 可對治諸妄耶아 |
따로이 딴 법이 있어서 |
|
망심을 상대하여 다스려야 되는가?” |
| 曰 正助不同也니 |
대답이라. “정(正)과 조(助)가 같지 않으니 |
| 以無心息妄으로 爲正하고 |
무심히 망심을 쉬는 것으로 정을 삼고 |
| 以習衆善으로 爲助니 |
뭇 선행을 익히는 것으로 조(助)를 삼느니라. |
| 譬如 明鏡이 爲塵所覆어든 |
비유하건대, 밝은 거울이 먼지에 덮히었거든 |
| 雖以手力으로 揩拭이나 |
비록 손으로 힘써 털고 닦으나 |
| 要須妙藥磨瑩하야사 光始現也니라 |
반드시 묘한 약으로 다시 갈고 빛내야 |
|
비로소 광체가 나타나는 것 같으니, |
| 塵垢는 煩惱也요 手力은 無心功夫也요 |
먼지는 번뇌요, 손의 힘은 무심공부요, |
| 磨藥은 衆善也요 鏡光은 眞心也니라 |
닦는 약은 뭇 선행이요, |
|
거울의 광명은 참마음이니라. |
| 起信論에 云하사대 |
기신론(起信論)에 말씀하시기를 |
| 復次 信成就發心者는 發何等心고 |
'다음에 믿음을 성취시키는 발심[信成就發心]이란 |
|
어떤 마음을 내야 되는가? |
| 畧有三種하야 |
대략 세가지가 있으니, |
| 一者는 直心이니 正念眞如法故요 |
첫째는 곧은 마음[直心]이니, |
|
진여의 법을 똑바로 생각하기 때문이요, |
| 二者는 深心이니 集一切善行故요 |
둘째는 깊은 마음[深心]이니, |
|
온갖 착한 행을 모으기 때문이요, |
| 三者는 大悲心이니 |
셋째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大悲心]이니, |
| 欲拔一切衆生苦故니라 |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
|
모두 구제해 주고자하기 때문이니라. |
| 問曰 上說法界一相이라 |
문(問=기신론의 본문)이라. |
|
위에서 법계는 한 모습이라 |
| 佛體無二어늘 |
부처의 본체는 둘이 없다고 하였거늘 |
| 何故로 不唯念眞如法하고 |
무슨 까닭에 진여의 법만을 생각치 않고, |
| 復假求學諸善之行고 |
다시 온갖 착한 행을 배워야 되는가? |
| 曰 譬如大摩尼寶가 體性이 明淨이나 |
답(答)이라. 비유하건대 큰 마니(摩尼) 보배가 |
|
본체와 성품이 밝고 맑으나 |
| 而有礦穢之垢하니 |
광물찌꺼기의 티가 있나니, |
| 若人이 雖悉寶性이나 |
어떤 사람이 비록 보배의 성품을 잘 알았으나 |
| 不以方便으로 種種磨治하면 |
방편을 써서 갖가지 방법으로 갈고 닦지 않으면 |
| 終無得淨인달하야 |
끝내 맑아질 수 없는 것 같으니라. |
| 如是衆生眞如之法이 體性이 空淨이나 |
중생들의 진여의 법이 |
|
비록 본체와 성품이 비고 맑으나 |
| 而有無量煩惱垢染하니 |
한량없는 번뇌의 때가 있으니, |
| 雖念眞如나 不以方便으로 |
비록 진여를 생각하나 방편을 써서 |
| 種種薰習이면 亦無得淨이니 |
갖가지로 익히지 않으면 맑아질 수 없으니, |
| 以垢無量하야 徧一切法일새니라 |
때가 한량이 없어서 |
|
온갖 법에 두루했기 때문이니라. |
| 故로 修一切善行하야 |
그러므로 온갖 착한 행을 닦아서 |
| 以爲對治니 |
물리쳐야 하나니, |
| 若人이 修行一切善法하면 |
온갖 착한 법을 닦으면 |
| 自然歸順眞如法故라하시니 |
자연히 진여의 법에 돌아가 |
|
순응하게 되니라 하시니, |
| 據此所論컨대 |
이 논의 말씀에 의거하건대 |
| 以休歇妄心으로 爲正하고 |
망심을 쉬는 것으로써 정(正)을 삼고 |
| 修諸善法으로 爲助니라 |
모든 착한 법을 닦는 것으로써 조(助)를 삼느니라. |
| 若修善時어든 與無心으로 相應하야 |
만일 선행을 닦을 때엔 무심(無心)과 상응해서 |
| 不取着因果니 |
인과에 집착하지 말지니, |
| 若取因果면 便落凡夫人天報中하야 |
인과에 집착하면 |
|
문득 범부 인간·하늘의 보(報)에 떨어져서 |
| 難證眞如라 不脫生死니라 |
진여를 증득하기 어려운지라 |
|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
| 若與無心相應인댄 |
만일 무심과 상응하면 |
| 乃是證眞如之方便이며 |
이는 곧 진여를 증득하는 방편이며 |
| 脫生死之要術이라 |
생사를 벗어나는 비결이라 |
| 兼得廣大福德하리라 |
겸하여 광대한 복덕을 얻으리라. |
| 金剛般若經에 云하사대 |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에 말씀하시기를 |
| 須菩提야 菩薩이 無住相布施하면 |
'수보리야, 보살이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하면 |
| 其福德이 不可思量이라하야시늘 |
그 복덕이 헤아릴 수 없다' 하셨거늘 |
| 今見世人에 有 叅學者호니 |
요즘 세상에 참선하는 사람들을 보니, |
| 纔知有箇本來佛性이면 |
겨우 본래의 불성이 있는 줄을 알기만 하면 |
| 便乃自恃天眞하야 不習衆善하나니 |
문득 스스로의 천진(天眞)을 자시하여 |
|
뭇 선행을 익히지 않나니, |
| 只豈於眞心不達이리요 |
그 어찌 참마음을 통달치 못할 뿐이리요? |
| 亦乃翻成懈怠하나니 |
또한 도리어 게으름을 이루나니, |
| 惡道도 尙不能免이온 |
나쁜 길도 면하지 못하거든 |
| 况脫生死리요 此見이 大錯也니라 |
하물며 생사를 벗어날 수 있으리요? |
|
이 소견이 크게 잘 못되었도다.” |
|
|
| 十二. 眞心功德 |
12) 참마음의 공덕 |
|
|
| 或이 曰 |
어떤 이가 물었다. |
| 有心修因은 不疑功德이어니와 |
"마음 있음으로 인행을 닦으면 |
|
공덕됨을 의심치 않겠지만 |
| 無心修因은 功德이 何來오 |
무심으로 인행을 닦으면 |
|
공덕이 어디서 오는가?” |
| 曰 有心修因은 得有爲果하고 |
대답이라. “마음 있음으로 인행을 닦으면 |
|
유위의 과보를 받고, |
| 無心修因은 顯性功德하니라 |
마음 없음으로 인행을 닦으면 |
|
성품의 공덕을 드러내느니라. |
| 此諸功德이 本來自具나 |
이 모든 공덕이 본래부터 스스로 갖추었으나 |
| 妄覆不顯이니 |
허망함이 덮히어 드러나지 못하니, |
| 今旣除妄하면 功德이 自現이니라 |
이제 이미 허망함을 제하였으면 |
|
공덕이 저절로 나타나니라. |
| 故로 永嘉云하사대 |
그러므로 영가(永嘉)께서 말씀하시기를 |
| 三身四智體中圓이요 |
'세 몸(三身)과 네 지혜(四智)가 |
|
본체 가운데 원만하고, |
| 八解六通이 心地印이라하시니 |
여덟 가지 해탈(八解)과 여섯 가지 신통(六通)이 |
|
마음 바탕에 새겨졌다' 하시니, |
| 乃是體中에 自具性功德也라 |
이것이 본체 가운데 갖추어진 |
|
본성의 공덕이니라. |
| 古人이 云하사대 |
옛사람이 말씀하시기를 |
| 若人이 靜坐一須臾하면 |
'어떤 사람이 잠깐 동안만이라도 조용히 앉으면 |
| 勝造恒沙七寶塔이로다 |
항하의 모래 같이 七보의 탑을 |
|
세운 것보다 수승하다. |
| 寶塔은 畢竟에 化爲塵이어니와 |
보배탑은 끝내 티끌로 변하지만 |
| 一念淨心은 成正覺이라하시니 |
한 생각 맑은 마음은 |
|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 하시니, |
| 故知하라 無心功力이 大於有心也로다 |
그러므로 무심공부의 힘이 |
|
유심공부보다 큰 줄을 알겠다. |
| 洪州水潦 叅馬祖할새 |
홍주(洪州)의 수료(水遼)가 |
|
마주(馬祖)에게 참문할 때, |
| 問西來的的意라가 |
서쪽에서 온 분명한 뜻을 묻다가 |
| 被馬祖의 一踏하야 踏倒에 |
마조에게 한번 걷어채여 쓰러지면서 |
| 怱然發悟하야 |
갑자기 깨달음이 열리어, |
| 撫掌大笑云호대 |
손벽을 치며 크게 웃으면서 말하기를 |
| 也大奇也大奇여 |
'신기하고 신기하도다. |
| 百千三昧와 無量妙義를 |
백천 삼매와 한량없는 묘한 이치를 |
| 只向一毛頭上하야 |
오직 한 털끝에서 |
| 便識得根源去라하시고 |
그 근원까지 다 알아버렸다' 하시고 |
| 乃作禮而退하시니 |
절을 하고는 물러갔으니, |
| 據此則功德이 不從外來라 |
이에 의하건대 공덕이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
| 本自具足也로다 |
본래 스스로 구족한 것이로다. |
| 四祖 謂懶融曰 |
四조(祖)가 나융(懶融)에게 말하기를 |
| 夫百千法門이 同歸方寸이요 |
'백천 가지 법문이 |
|
모두가 마음[方寸]으로 돌아가고, |
| 河沙功德이 㹅在心源이라 |
항사하의 공덕이 모두가 마음의 근원에 있다. |
| 一切戒門定門慧門과 神通變化가 |
온갖 계율·선정·지혜·신통·변화가 |
| 悉自具足하야 不離汝心이라하시니 |
모두 본래 구족해서 |
|
그대의 마음을 여의지 않았다' 하시니, |
| 據祖語컨대 無心功德이 最大언마는 |
이 조사의 말씀에 의하건대 |
|
무심의 공덕이 가장 크건만 |
| 但執事相功德者는 |
겉모양의 공덕에만 집착하는 이는 |
| 於無心功德에 自不生信이니라 |
무심공덕에 대하여 |
|
자연히 믿음을 내지 못하느니라.” |
|
|
| 十三. 眞心驗功 |
13) 참마음 공부의 징험 |
|
|
| 或이 曰 眞心이 現前하야는 |
어떤 이가 물었다. |
|
"참마음이 앞에 나타날 때, |
| 如何知是眞心의 成熟無碍也오 |
그 참마음이 걸림없이 익어진 줄을 |
|
어떻게 아는가?” |
| 曰 學道之人이 |
대답이라. “도를 배우는 사람이 |
| 得眞心現前時에 但習氣未除하면 |
참마음이 앞에 나타남을 보았을 때, |
|
습기를 제하지 못했으면 |
| 若遇熟境하야는 有時失念하나니 |
익어진 경계를 만나 |
|
가끔 바른 기억(念)을 잃나니 |
| 如牧牛人이 雖調到牽拽隨順處하야도 |
마치 소를 먹이는 사람이 |
|
비록 끌면 순응하는 경지까지 길들였더라도 |
| 猶不敢放了鞭繩하고 |
아직은 채찍을 놓지 못하고, |
| 直待心調步穩하야 赶趁入苗稼中호대 |
더 기댜려서 마음이 길들고 |
|
걸음이 온당해져서 곡식밭으로 몰아도 |
| 不傷苗稼하야사 方敢撒手也니라 |
곡식을 상하지 않게 되어야 |
|
비로소 손을 떼는 것 같이 할지니라. |
| 到此地步하면 |
이런 경지에 이르면 |
| 便不用牧童鞭繩하야도 |
목동의 채찍을 쓰지 않아도 |
| 自然不傷苗稼인달하야 |
자연히 곡식을 상하지 않게 되나니, |
| 如道人이 得眞心後에 |
도인이 참마음을 얻은 뒤에 |
| 先且用功保養하야 |
우선 공부를 쌓아 보양(保養)해서 |
| 有大力用하야사 方可利生이니라 |
큰 힘과 작용이 있게 된 뒤에야 |
|
비로소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
| 若驗此眞心時에는 |
만일 이 참마음을 징험하려거든 |
| 先將平生所憎愛之境하야 |
먼저 평소에 미워하고 사랑하던 경계를 |
| 時時想在面前호대 |
가끔 눈앞에 상상(想像)하되 |
| 如依前起憎愛心則道心이 未熟이요 |
전과 같이 미워함과 사랑함의 생각이 일어나면 |
|
도의 마음이 아직은 익지 않은 것이요, |
| 若不生憎愛心하면 |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나지 않으면 |
| 是는 道心이 熟也니라 |
이는 도의 마음이 익어진 것이니라. |
| 雖然如此成熟이라도 |
비록 이런 경지에 이르렀더라도 |
| 猶未是自然不起憎愛니 |
아직은 마움과 사랑이 |
|
자연히 일어나지 않는 경지는 아니니, |
| 又再驗心이어다 |
또 다시 징험할지어다. |
| 若遇憎愛境時에 特然起憎愛心하야 |
만일 미움과 사랑의 경계를 만날 때에 |
| 令取憎愛境界하야도 |
특별히 미움과 사랑의 경계를 취하려 하여도 |
| 若心不起하면 是心無碍가 |
그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
|
그 마음은 걸림없이 된 것이 |
| 如露地白牛 不傷苗稼인달하리니 |
마치 한 데(露地)에 드러난 흰소(白牛)가 |
|
곡식을 해치지 않는 것 같으리니, |
| 古有呵佛罵祖者하니 |
예부터 부처를 꾸짖고 |
| 是는 與此로 心相應이니라 |
조사를 나무래는 이들이 있는 것은 |
|
이 마음과 마주 응하기 때문이니라. |
| 今見호니 纔入宗門하냐 |
요즘 보니, 겨우 종문(宗門)에 들어와서 |
| 未知道之遠近하고 |
도의 멀고 가까움도 알지 못하면서 |
| 便學呵佛罵祖者는 |
문득 부처를 꾸짖고 |
|
조사를 나무라는 법부터 배우는데 |
| 太早計也니라 |
이는 너무 조급한 계교니라.” |
|
|
|
|
| 十四. 眞心無知 |
14) 참마음은 알음알이가 없다 |
|
|
| 或이 曰 眞心與妄心을 對境時에 |
어떤 이가 물었다. |
|
"참마음과 허망한 마음이 경계를 대할 때, |
| 如何辨別眞妄耶오 |
어떻게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가?” |
| 曰 妄心對境은 有知而知라 |
대답이라. “허망한 마음으로 경계를 대하는 것은 |
|
알음[知]이 있으므로서 아는지라 |
| 於順違境界에 起貪嗔痴心하나니 |
거슬리고 순하는 경계에 |
|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마음을 일으키나니, |
| 旣於境上에 起貪嗔痴三毒인댄 |
이미 경계에 대하여 |
|
탐욕·성냄·어리석음 등 三독을 일으킨다면 |
| 足見是妄心也로다 |
족히 그가 허망한 마음임을 알 수 있느니라. |
| 祖師云하사대 |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 違順相爭이 是爲心病이라하시니 |
'거슬림과 순함이 서로 다투는 것이 |
|
마음의 병이 된다' 하시니, |
| 故知하라 對於可不可者면 |
그러므로 옳음과 옳지 못함을 상대하는 것이 |
| 是妄心也니라 |
허망한 마음임을 알 수 있느니라. |
| 若眞心者인댄 無知而知라 |
만일 참마음이라면 |
|
알음이 없으므로서 아는지라 |
| 平懷圓照故로 異於草木하고 |
평탄한 생각으로 두루 비추는 까닭에 |
|
초목과는 다르고, |
| 不生憎愛故로 異於妄心하나니 |
미움도 사랑도 없는 까닭에 |
|
허망한 마음과도 다르나니, |
| 即對境虛明하야 不憎不愛하며 |
곧 경계를 대하여 비게 밝고 |
|
미워하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으며, |
| 無知而知者 是眞心이니라 |
알음이 없으므로서 아는 것이 참마음이니라. |
| 肇論에 云하사대 |
조론(肇論)에 말하기를 |
| 夫聖心者는 微妙無相이라 不可爲有요 |
'성스러운 마음이란 미묘해서 |
|
형상이 없는지라 있다고 할 수 없고, |
| 用之彌勤이라 不可爲無요 |
쓸수록 더욱 부지런한지라 |
|
없다고 할 수 없도다' 하고, |
| 乃至 非有故로 知而無知하고 |
나아가서는 '있는 것이 아니므로 |
|
알되 아는 것이 없고, |
| 非無故로 無知而知라하시니 |
없는 것이 아니므로 |
|
알음이 없으되 안다' 하시니, |
| 是以로 無知而即知라 |
그러므로 알음이 없으되 아는지라 |
| 無以言異於聖人之心也로다 |
성인의 마음과 다르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
| 又 妄心은 在有着有하고 |
또 허망한 마음은 있음에서는 있음에 집착하고 |
| 在無着無하야 常在二邊할새 |
없음에서는 없음에 집착하여 |
|
항상 두 쪽에 치우치기 때문에 |
| 不知中道하나니 |
중도(中道)를 알지 못하나니, |
| 永嘉云하사대 捨妄心取眞理여 |
영가가 말하기를 |
|
'허망한 마음을 버리고 참마음을 취하면 |
| 取捨之心이 成巧僞로다 |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교묘한 거짓을 이룬다. |
| 學人이 不了用修行하야 |
학인은 수행하는 법을 몰라서 |
| 深成認賊將爲子로다하니 |
도적을 잘못 알아 |
|
자식으로 여기는 병이 깊었도다' 하시니, |
| 若是眞心인댄 |
진실로 참마음이라면 |
| 居有無而不落有無하고 |
있음과 없음에 처하되 |
|
있음과 없음에 떨어지지 않고 |
| 常處中道니라 |
항상 중도에 처하느니라. |
| 故로 祖師 云하사대 |
그러므로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 不逐有緣하며 勿住空忍이어다 |
'있음의 반연을 쫓지도 말고, |
|
공의 지혜에도 머물지 말라. |
| 一種平懷하면 泯然自盡이라하며 |
한가지 생각 평탄하면 |
|
빈 듯이 저절로 다하리라' 하시며, |
| 肇論에 云하사대 |
또 조론에 말씀하시기를 |
| 是以로 聖人은 處有不有하고 |
'그러므로 성인은 있음에 처하되 있음이 아니요, |
| 居無不無로다 |
없음에 있으되 없음이 아니다. |
| 雖不取於有無나 |
비록 있음과 없음을 취하지 않으나 |
| 然이나 不捨於有無로다 |
그러나 있음과 없음을 버리지도 않는다. |
| 所以로 和光同塵하며 |
그러므로 햇빛과 먼지가 섞이듯이 |
| 周旋五趣호대 |
다섯 갈림[五趣]에 두루하되 |
| 寂然而徃하며 忽爾而來하야 |
고요히 가고 갑자기 돌아와서 |
| 恬淡無爲而無不爲라하시니 |
편안한 듯 담담한 듯 함이 없으되 |
|
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하시니, |
| 此는 說聖人이 垂手爲人하사 |
이는 성인께서 중생들을 위하여 |
| 周旋五趣하사 接化衆生하사대 |
다섯 갈래에 두루하면서 |
|
중생들을 건져 교화하시기 위하여 |
| 雖徃來而無徃來시니라 |
비록 왕래하지만 왕래함이 없는 것이니라. |
| 妄心은 不爾故로 眞妄이 不同也니라 |
허망한 마음은 그렇지 않아서 |
|
참과 허망함이 같지 않으니라. |
| 又 眞心은 乃平常心也요 |
또 참마음은 곧 평상(平常)한 마음이요, |
| 妄心은 乃不平常心也니라 |
허망한 마음은 곧 평상치 못한 마음이니라." |
|
|
| 或이 曰 何名平常心也오 |
그가 다시 물었다. |
|
“무엇이 평상한 마음이라 하는가요?” |
| 曰 人人이 具有一點靈明호대 |
대답이라. “사람마다 제각기 |
|
한 점의 신령스런 광명이 있되 |
| 湛若虛空하야 徧一切處하나니 |
맑기가 허공과 같아서 온갖 곳에 두루했나니, |
| 對俗事하야는 假名理性이요 |
세속 일[俗事]을 대하여는 |
|
거짓으로 이성(理性)이라 하고, |
| 對行識하야는 權號眞心이니라 |
정신의 움직임[行識]에 대하여는 |
|
방편으로 참마음이라 부른다. |
| 無分毫分別이로대 遇緣不昧하고 |
털끝만치의 분별도 없으되 |
|
인연을 만나면 어둡지 않고, |
| 無一念取捨로대 觸物皆周라 |
한 생각도 취하고 버릴 것이 없으되 |
|
만나는 물건마다 다 두루하는지라 |
| 不逐萬境遷移로다 |
만가지 경계를 따라 변천하지 않는다. |
| 設使隨流得妙라도 |
설사 흐름에 따라 묘함을 얻을지라도 |
| 不離當處常湛然이라 |
제자리를 여의지 않고 항상 담연(湛然)하니, |
| 覔則知君不可見이니 |
찾으면 그대 얻지 못할 줄 나는 분명히 아노니 |
| 此乃眞心也니라 |
이것이 참마음이니라.” |
|
|
| 或이 曰 何名不平常心耶오 |
그가 다시 물었다. |
|
“어떤 것이 평상치 못한 마음[不平常心]인가요?” |
| 曰 境有聖與凡, 染與淨, |
대답이라. |
|
"경계에는 성인과 범부, 물들음과 깨끗함, |
| 斷與常, 理與事, 生與滅, 動與靜, |
없어짐과 항상함, 이론과 현실, |
|
남과 사라짐, 움직임과 고요함, |
| 去與來, 好與醜, 善與惡, 因與果하나니 |
감과 옴, 예쁨과 미움, |
|
선과 악, 인(因)과 과(果) 등이 있나니, |
| 若細論則萬別千差어니와 |
자세히 논한다면 천 만 가지 차별이 있거니와 |
| 皆名不平常境也니라 |
모두가 평상치 못한 경계니라. |
| 以不平常生滅境界로 |
평상치 못한 생멸의 경계로써 |
| 比前平常眞心할새 |
전의 평상한 참마음에다 견주므로 |
| 所以로 名 不平常妄心也니라 |
평상치 못한 허망한 마음이라 하느니라. |
| 眞心은 本然하야 |
참마음은 본래부터 태연하여서 |
| 於不平常境에 不起種種差別일새 |
평상치 못한 경계에 대하여 |
|
갖가지 차별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
| 所以로 名平常眞心也니라 |
평상한 참마음이라 하느니라.” |
|
|
| 或이 曰 眞心이 平常하야 |
그가 다시 물었다. |
|
"참마음이 평상하여 |
| 無諸異因인댄 |
모든 차별된 인(因)이 없다면 |
| 奈何로 佛說因果와 善惡報應乎아 |
어찌하여 부처님은 인과(因果)와 |
|
선악(善惡)과 갚음[報應]을 말씀하셨는가요?” |
| 曰 妄心이 逐種種境호대 |
대답이라. |
|
"허망한 마음이 갖가지 경계를 따르되 |
| 不了種種境하야 遂起種種心일새 |
갖가지 경계를 알지 못하여 |
|
갖가지 마음을 일으키므로 |
| 佛說種種因果法하사 |
부처님께서 갖가지로 인과의 법을 말씀하셔서 |
| 治伏種種妄心호려하사 |
갖가지 허망한 마음을 조복시켜 주시려고 |
| 須立因果어니와 |
인과의 법을 세우셨거니와, |
| 眞心은 不逐種種境하며 |
참마음은 갖가지 경계를 따르지 않으며 |
| 不起種心할새 |
갖가지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
| 佛이 不說種種法하시니 |
부처님께서 갖가지 법을 말씀하시지 않았거늘 |
| 何有因果也리요 |
어찌 인과가 있으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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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眞心은 平常不生耶아 |
그가 다시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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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마음은 항상 나지 않는 것인가요?” |
| 曰 眞心施用이 不逐境生이나 |
대답이라. "참마음의 분별 작용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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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따라 생기는 것은 아니나 |
| 但妙用遊戲하야 不昧因果니라 |
다만 묘한 작용만으로 활동[遊戱]하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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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를 어둡히지는 않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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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十五. 眞心所往 |
15) 참마음의 가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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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或이 曰 未達眞心人은 |
어떤 이가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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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마음을 통달치 못한 사람은 |
| 由迷眞心故로 作善惡因하나니 |
참마음을 미혹한 때문에 선과 악을 짓나니, |
| 由作善因故로 生善道中하고 |
선한 인을 지은 까닭에 좋은 길에 태어나고 |
| 由作惡因故로 入惡道中호대 |
악한 인을 지은 까닭에 나쁜 길에 태어나되, |
| 逐業受生은 其理를 不疑어니와 |
업을 따라 몸을 받는 그 이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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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치 않겠거니와 |
| 若達眞心之人인댄 妄情이 歇盡하야 |
참마음을 통달한 사람은 망정(妄情)이 다 쉬어서 |
| 契證眞心하면 無善惡因이라 |
참마음에 계합하여 증득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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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인이 없는지라 |
| 一靈이 身後에 何所依託고 |
한 영혼은 그 몸이 죽은 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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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의탁하는가요?” |
| 曰 莫謂有依託者가 勝無依託耶하며 |
대답이라. “의탁할 곳 있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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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탁할 곳 없는 것보다 나으리라고 여기지도 말고, |
| 又莫將無依託者하야 |
또 의탁할 곳 없단 말로써 인간의 갈 곳 없는 |
| 同人間飄零之蕩子하며 |
방탕자와 같다고 여기지도 말고, |
| 似鬼趣無主之孤魂하라 |
귀신 무리에서 의지할 데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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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고혼 같이도 여기지 말라. |
| 特爲此問은 求依託耶아 |
특별히 이렇게 물은 뜻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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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탁할 곳이 있기를 바라는 것인가?” |
| 或이 曰 然하다 |
그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
| 曰 達性則不然也니 |
"성품을 통달하면 그렇지 않나니, |
| 一切衆生은 迷覺性故로 |
모든 중생은 각성(覺性)을 미혹한 때문에 |
| 妄情愛念하야 結業爲因일새 |
망정으로 사랑하고 생각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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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을 모아 인을 만들었으므로 |
| 生六趣中하야 受善惡報하나니라 |
여섯 갈래(六趣)에 태어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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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과보를 받느니라. |
| 假如天業이 爲因이면 只得天果니 |
가령 하늘의 업으로 인을 삼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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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늘의 과보 만을 받나니, |
| 除合生處하고는 餘并不得受用이니 |
꼭 태어날 곳을 제하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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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곳에서는 수용(受用)치 않느니라. |
| 諸趣도 皆爾하니라 |
다른 갈래에도 그러하니라. |
| 旣從其業일새 故로 |
이미 그 업을 따르므로 |
| 合生處로 爲樂하고 |
태어나야 할 곳을 즐겁다 하고, |
| 不生處로 爲非樂하며 |
태어나지 않을 곳을 즐겁지 않다 하며, |
| 以合生處로 爲自己依託하고 |
태어나야 할 곳을 자기가 의지할 곳이라 하고, |
| 不生處로 爲他人依託일새 |
태어나지 않을 곳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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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사람의 의지할 곳으로 하나니, |
| 所以로 有妄情則有妄因하고 |
그러므로 허망한 감정이 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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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인이 있고, |
| 有妄因則有妄果하고 |
허망한 인이 있으면 허망한 결과가 있고, |
| 有妄果則有依託하고 |
허망한 결과가 있으면 의지할 곳이 있고, |
| 有依託則分彼此하고 |
의지할 곳이 있으면 너와 내가 나뉘고, |
| 分彼此則有可不可어니와 |
너와 나를 나누면 옳음과 옳지 못함이 있거니와, |
| 今達眞心은 契無生滅之佛性하야 |
이제 참마음을 통달한 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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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멸없는 각성(覺性)에 계합하여 |
| 起無生滅之妙用하나니 |
생멸없는 묘용(妙用)을 일으키나니, |
| 妙體는 眞常이라 本無生滅하며 |
묘한 본체는 참되고 항상한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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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생멸이 없으며, |
| 妙用은 隨緣이라 似有生滅이로다 |
묘한 작용은 인연을 따르는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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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멸이 있는 듯하니라. |
| 然이나 從體起用일새 用即是體라 |
그러나 본체로부터 작용이 일어났으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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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용이 곧 본체인지라 |
| 何生滅之可有리요 |
무슨 생멸이 있을 수 있으리요? |
| 如水 以濕性으로 爲體하고 |
마치 물이 습성(濕性)으로써 본체를 삼고, |
| 波浪으로 爲用이니라 |
파도로써 작용을 삼는 것 같으니라. |
| 濕性은 元無生滅이니 |
습성은 원래 생멸이 없으니 |
| 波中濕性이 何生滅之有리요 |
파도 속의 습성인들 무슨 생멸이있으리요? |
| 然이나 波 離濕性하고는 |
그러나 파도가 습성을 여의면 |
| 別無故로 波亦無生滅이니라 |
따로이 없는 까닭에 파도도 생멸이 없느니라. |
| 所以로 古人이 云하사대 |
그러므로 옛사람이 말하기를 |
| 盡大地가 是沙門一隻正眼이요 |
'온 땅덩이가 사문의 한쪽 바른 눈이요, |
| 盡大地가 是箇伽籃이라하니 |
온 땅덩이가 하나의 가람(伽籃)이라' 하니 |
| 是는 悟理人의 安身立命處니라 |
이는 진리를 깨달은 사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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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안정시키고 목숨을 세울 곳이니라. |
| 旣達眞心인댄 |
이미 참마음을 통달했을 진댄 |
| 四生六道가 一時消滅하고 |
四생(生)·六도(道)가 일시에 소멸하고, |
| 山河大地가 悉是眞心이니 |
산·강·땅덩이가 모두가 참마음 뿐이니, |
| 不可離此眞心外에 |
이 참마음을 떠난 밖에 |
| 別有依託處也니라 |
따로이 의탁할 곳이 없느니라. |
| 旣無三界妄因이면 |
이미 三계의 허망한 인이 없으면 |
| 必無六趣妄果로다 |
반드시 六취의 허망한 결과도 없고 |
| 妄果가 旣無인댄 |
허망한 결과가 없으면 |
| 說甚依託이리요 別無彼此니라 |
무슨 의탁할 곳을 말하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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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가 따로이 없느니라. |
| 旣無彼此인댄 何可不可也리요 |
이미 너와 나가 없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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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옳고 그름이 있으리요? |
| 即十方世界가 唯一眞心全身受用이라 |
곧 十방세계가 오직 하나의 참마음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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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수용(受用)하리라. |
| 別無依託이로다 |
따로이 의탁할 곳이 없느니라. |
| 又於示現門中에는 |
또 시현(示現)하는 부문에선 |
| 隨意徃生하되 而無障碍니라 |
뜻에 따라 태어나되 장애가 없느니라. |
| 故로 傳燈에 云하사대 |
그러므로 전등록(傳燈錄)에서 |
| 溫操尙書가 問圭峰曰 |
온조 상서(溫操尙書)가 규봉(圭峰)에게 묻기를 |
| 悟理之人이 一期壽終에 |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 한 기간의 수명이 다하면 |
| 何所依託고 |
어디에 의탁하는가?' 하니, |
| 圭峰이 曰 |
규봉이 대답하기를 |
| 一切衆生이 無不具有靈明覺性이라 |
'온갖 중생이 신령하고 밝은 각성(覺性)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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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추지 않은 이가 없어서 |
| 與佛無殊하니 |
부처와 다름이 없나니, |
| 若能悟此眞性이면 本自無生이어니 |
만일 이 참성품을 깨달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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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부터 태어남도 없거니, |
| 有何依託이리요 |
무슨 의탁함이 있으리요? |
| 靈明不昧하며 了了常知하야 |
신령하게 밝아서 어둡지 않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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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또렷하게 항상 알아서 |
| 無所從來며 亦無所去니 |
온 곳도 없으며, 간 곳도 없으니, |
| 但以空寂으로 爲自體하야 |
다만 비고 고요함으로써 본체를 삼아서 |
| 勿認色身하며 |
색신(色身)을 오인하지 말며, |
| 但以靈知로 爲自心하야 |
다만 신령한 알음[靈知]으로 자기의 마음을 삼아 |
| 勿認妄念이어다 |
망념을 오인하지 말지어다. |
| 妄念이 若起어든 |
망념이 만일 일어나더라도 |
| 都不隨之則臨命終時에 |
전혀 따르지 않으면 목숨이 마칠 때에 |
| 自然業不能繫하리라 |
자연히 업에 얽매이지 않으리라. |
| 雖有中陰이나 所向自由하야 |
비록 중음(中陰)의 세계에 있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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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하는 곳마다 자유로와서 |
| 天上人間에 隨意寄託이라하시니 |
하늘과 인간에 마음대로 의탁하리라' 하시니, |
| 此即眞心의 身後所徃者也니라 |
이것이 참마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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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을 떠난 뒤에 가는 곳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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