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사구(汾陽四句)

汾陽四句 (東山空　東林總　慈明　語附)

분양사구(汾陽四句) (동산공<東山空*>,동림총<東林總*>,자명(慈明)의 평어 첨부)

*東山空; 福州雪峯東山慧空禪師(黃龍祖心-泐潭善清法嗣; 南嶽下十四世)
*東林總; 江州東林興龍寺常總照覺禪師(黃龍慧南法嗣; 南嶽下十二世)

 

僧問。如何是接初機句。 汾云。汝是行脚僧。 空云。金剛杵打鐵山摧。 總云。無底鉢盂光烜赫。 圓云。一刀兩段。	어떤 스님이 "어떤 것이 접초기구(接初機句*)입니까?" 하니, 분양은 "너는 행각승(行脚僧)이다." 하였다. 동산공: "금강절구[金剛杵]로 철산(鐵山)을 쳐서 꺽어버린다." 동림총: "밑 빠진 발우(鉢盂)가 빛이 찬란하다." 자명원: "한 칼에 두 동강이 난다."
如何是辨衲僧句。 汾云。西方日出卯。 空云。嶽陽船子洞庭波。 總云。天台楖黑粼粼。 圓云。寒山拾得。	"어떤 것이 변납승구(辨衲僧句*)입니까?" 분양은 "서쪽으로 해가 기울면 토끼(달)가 나온다." 하였다. 동산공: "악양(嶽陽*)의 뱃사공과 동정호(洞庭湖)의 물결이다." 동림총: "천태산의 즐(楖*)나무는 검고 윤이 난다." 자명원: "한산자(寒山子)와 습득(拾得)이다."
如何是正令行句。 汾云。千里特來呈舊面。 空云。夜叉屈膝眼睛黑。 總云。戴盆屧履三千里。 圓云。來千去萬。	"어떤 것이 정령행구(正令行句*)입니까?" 분양은 "천리를 특별히 가서 옛 얼굴을 드러낸다." 하였다. 동산공: "야차(夜叉)도 굴복하고 눈동자가 까맣게 된다." 동림총: "동이 이고 나막신 끌기가 삼천리다." 자명원: "가기가 천 번이요, 오기가 만 번이다."
如何是定乾坤句。 汾云。北俱盧洲長粳米。 食者無嗔亦無喜 (一作無貪亦無嗔) 空云。經來白馬寺。 僧到赤烏年。 總云。人間天上一般春。 圓云。天高海濶。 乃云。將此四句語。 驗天下衲僧 (大愚云。仔細思量。將此四句。 驗天下衲僧 却被天下衲僧勘破。 大慧云。諸人要識大愚麼。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어떤 것이 정건곤구(定乾坤句*)입니까?" 분양은 "북구여주(北俱盧洲*)가 멥쌀을 길러내도 먹는 자들은 성내지도 기뻐하지도 않는다." 하였다. (무탐역무진<無貪亦無嗔>이라 쓴 곳도 있다. ) 동산공: "경전은 백마사(白馬寺*)로 왔고, 스님들은 적오년(赤烏年*)에 도착했다." 동림총: "인간이나 천상이나 한 가지로 봄이다." 자명원: "하늘은 높고 바다는 넓다." 하고서, 이내 "이 사구(四句)의 말을 가지고 천하의 납승들을 시험했다." 하였다. (대우<大愚>는 "자세히 생각해보건대, 이 사구를 가지고 천하의 납승을 시험하다가는 도리어 천하 납승들에게 감파(勘破)당할 것이다." 하였고, 대혜<大慧>는 "여러분은 대우를 알고자 하는가? 3년을 변함없이 부모에게 행한 도(道)라야 가히 효(孝)라 할 것이다." 하였다.)

*接初機句; 초기(初機; 처음 배우는 사람)를 접하는 구(句).
*烜赫; 명성이나 세력이 크다. 이름이 나다. 명성이 자자하다.
*辨衲僧句; 납승을 판단하는 구.
*嶽陽; 洞庭湖는 湖南嶽陽의 東部에 위치하고 있다.
*楖; 즐나무. 주장자를 만드는데 쓰인다.
*린린(粼粼); 맑고 깨끗하다. 반짝이다.
*正令行句; 정령(正令)을 행하는 구.
*定乾坤句; 천하[乾坤]를 평정하는 구.
*北俱盧洲(Uttara-kuru); 사대주(四大洲)의 하나로 수미산 북쪽에 위치한다.
北拘盧洲, 北單越, 鬱單越, 北鬱單越, 鬱多羅究留, 嗢怛羅句嚧라고도 한다.
*粳米; 멥쌀.
*經來白馬寺 僧到赤烏年;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역사가 보이는 대목이다.
白馬寺는 동한(東漢) 영평(永平)11년(68년)에 창건된 제1좌(第一座)의 사원으로
중국불교의 조정(祖庭)에 해당하고,
赤烏年(238년8월~251년4월)은 삼국시대 동오(東吳)의 군주 손권이
집권한 4년간의 연호이니,
불교가 전래한지 170년 뒤에야 성행하기 시작되었음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