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天眼目

분양삼결(汾陽三訣)

碧雲 2022. 10. 10. 05:42
 汾陽示眾云。
汾陽有三訣。
衲僧難辨別。
擬議問如何。
拄杖驀頭楔。
僧問。如何是三訣。
師便打。僧禮拜。
汾云。與汝頌出。
 분양(汾陽)이 시중하여 이르되,
"분양에게는 삼결(三訣;세 가지 비결)이 있어서
납승이 변별하기 어려운데다가
시비를 따져[擬議]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주장자로 모두설(驀頭楔*)한다."고 하자,
어떤 스님이 "삼결(三訣)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선사는 갑자기 후려쳤고, 이에 그 스님이 예배하니,
분양은 "너에게 송출(頌出)해 주겠다." 하였다. 

*驀頭楔; 머리에 쐐기를 박다. 모두(驀頭)는 '직면하여', '정면으로', '머리 위에'라는 뜻이요,
설(楔)은 틈새를 메우는데 쓰이는 쐐기이니, 머리의 빈틈을 채워준다는 말이다. 

 第一訣。接引無時節。
巧語不能詮。雲綻青天月。

  제1결은 맞아 인도함에 시절(時節)이 없거니와,
  교어(巧語)로는 설명치 못하되,
  구름이 헤진 청천의 달이라네. 
 第二訣。舒光辨賢哲。
問答利生心。拔出眼中楔。

  제2결은 빛을 펼쳐 현철(賢哲)을 분별하거니와,
  문답(問答)이 중생을 이롭게 하는 마음이라
  눈 속의 쇄기를 뽑아낸다네.
 第三訣。西國胡人說。
濟水過新羅。北地用邠銕。

  제3결은 서쪽 나라 오랑캐의 말이거니와,
  제수(濟水*)가 흘러 신라(新羅)를 지나고,
  북쪽 땅에서는 빈철(邠銕*)을 쓴다네. 

*西國胡人; 達磨.
*濟水; 고대 중국 4대강의 하나로 黃河, 長江, 淮河와 더불어 4독(四瀆)이라 하였다.
*邠銕; 빈(邠)나라의 쇠. 빈(邠)은 중국에서는 '周나라 祖先公 유(劉)가 세운 나라'라고 하고,
삼국유사에는 단군왕검의 후예들이 한반도로 이동하여 살다가
지도자를 잃고 다시 북으로 되돌아가 분수(汾水) 연안에 세운 나라라고 하고 있다. 

 

慈明 _1. 자명(慈明)의 송(頌)
 第一訣。大地山河泄。
維摩纔點頭。文殊便饒舌。

  제1결이여! 대지산하(大地山河)가 누설되거든
  유마힐은 겨우 고개를 끄덕이고,
  문수(文殊)는 문득 말이 많아진다네. 
 第二訣。展拓看時節。
語默豈相干。夜半秋天月。

  제2결이여! 전척(展拓*)함에 시절(時節)을 살핀다면
  말하고 침묵하고가 무슨 상관이 있으리오.
  깊은 밤 가을하늘의 달이로다. 
 第三訣。山遠路難涉。
陸地弄舟船。眼中挑日月。

  제3결이여! 산은 멀고 길은 건너기 어려우니,
  육지에서 배를 희롱하고
  눈 안에서 일월(日月)을 끄집어 내는구나. 

*點頭; 고개를 끄덕이다.(①허락, 긍정, 알았다는 의미 ②인사의 의미)
*饒舌; 말을 많이 하다. 재잘대다. 수다를 떨다.
*展拓; ①개척하다. 확충하다. ②활달하다, 대범하다. ③펼치다. 성과를 내다.
여기서는 '교화를 펼치는 일'. 

 

法昌遇 _2. 법창우(法昌遇)
 第一訣。袖裏三斤鐵。
忽遇病維摩。提起驀頭楔。

  제1결이여! 소매깃 속 서 근 철[三斤鐵*]이로다.
  홀연히 병든 유마힐을 만나거든
  모두설(驀頭楔)을 일으킨다네. 
 第二訣。六月滿天雪。
無處避炎蒸。渾身冷似銕。

  제2결이여! 유월에 하늘 가득한 눈이로다.
  찌는 무더위를 피할 곳이 없더니,
  온 몸이 쇳덩이처럼 차갑구나. 
 第三訣。八字無兩。
胡僧笑點頭。眼中重著楔。

  제3결이여! 팔(八)자의 양쪽이 없다니,
  오랑캐 중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서
  눈 안에 거듭 쇄기를 박는구나. 

*法昌遇; 洪州法昌倚遇禪師(北禪智賢法嗣;青原下十世下)

*三斤鐵; 썩은 배에서 건진 '서 근의 쇠붙이', 즉 '쓸모 있는 것'.
*病維摩; '병든 유마힐'이란 '행으로 보이지 못하고, 말을 앞세우는 사람'. 

 

東山簡 _3. 동산간(東山簡) 
  第一訣。真卓絕。
手把黃金槌。敲落天邊月。

  제1결이여! 참으로 탁절(卓絕*)하구나.
  손에 황금 망치를 쥐고서
  하늘 저편의 달을 쳐서 떨어뜨리다니. 
  第二訣。難辨別。
琉璃枕上凹。瑪瑙盤中凸。

  제2결이여! 변별(辨別)키 어렵구나.
  유리(琉璃) 벼개 위가 오목[凹]하고,
  마노(瑪瑙) 소반 가운데가 볼록[凸]하다니.
  第三訣。最超絕。
花木四時春。庭臺千古月。

  제3결이여! 가장 초절(超絕;卓越)하구나.
  꽃나무는 사시절 봄이고,
  뜰에는 천고(千古;長久한 세월)의 달이 걸린다니. 

*卓絕; 극한에 달하여 일체를 뛰어넘고 절정에 도달함. 

 

安住京 _4. 안주경(安住京)
  第一訣。針頭削鐵。
穿耳胡人。面門齒缺。
  제1결이여! 바늘 끝으로 쇠를 갉아보아도
  귀고리 건 오랑캐가 얼굴에 이빨이 빠졌구나. 
  第二訣。殺人見血。
啞子忍痛。無處分雪。
  제2결이여! 사람을 죽이고 피를 보아도
  벙어리 아픔을 견디며 분설(分雪;변명)할 길이 없구나. 
  第三訣。陽春白雪。
水底桃花。山頭明月。
  제3결이여! 따스한 봄날에 흰 눈이 내리니,
  물 밑에는 복숭아 꽃이요, 산마루에는 밝은 달이로다. 

*針頭削鐵; '바늘 끝으로 쇠를 깍는다' 함은 '온힘을 다해 훑어보아도'라는 의미. 

 

  _5. 고덕(古德)
 如何是第一訣。
古德云。珊瑚枝枝撐著月。
"어떤 것이 제1결입니까?" 하니,
고덕이 "산호 가지마다 달이 매달렸다." 하였고, 
 如何是第二訣。
古德云。萬里一條銕。
"어떤 것이 제2결입니까?" 하니,
"만리(萬里)에 걸친 한 가닥 쇠[鐵]다." 하였으며, 
 如何是第三訣。
古德云。百草頭邊俱漏泄。
"어떤 것이 제3결입니까?" 하니,
"모든 풀끝에서 다같이 새 나온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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