師一日示眾云。 我有時先照後用。 有時先用後照。 有時照用同時。 有時照用不同時。 先照後用有人在。 先用後照有法在。 照用同時。驅耕夫之牛。 奪饑人之食。 敲骨取髓。痛下針錐。 照用不同時。 有問有答。立主立賓。 合水和泥應機接物。 若是過量人。向未舉時。 撩起便行。猶較些子。 |
선사가 하루는 시중하여 말했다. "나는 어느 때는 먼저 관조하고 후에 쓰며[先照後用], 어느 때는 먼저 쓰고 후에 관조하며[先用後照], 어느 때는 관조와 쓰기를 동시에 하기도 하며[照用同時], 어느 때는 관조과 쓰기를 따로 하기도 한다[照用不同時]. 먼저 관조하고 후에 씀은 어떤 사람이 있을 때요, 먼저 쓰고 후에 관조함은 어떤 법이 있을 때이며, 비춤과 씀이 동시라는 것은 밭가는 농부의 소를 몰고 가버리고 배고픈 사람의 밥을 빼앗은 격이니 뼈를 부수어 골수를 뽑아내고 침으로 아프게 찌르는 일이다. 비춤과 씀의 때가 다르다는 것은 물음도 답도 있고, 주객을 다 성립시키되, 물과 진흙이 섞이듯 기틀에 따라 사람을 접하는 것이니 만약 그릇이 너무 큰 사람이라면 뭐라고 거론하기 전에 재빨리 일어나 가버려야 조금은 되었다 하겠다." |
時有僧出問佛法大意。 師云。汝試道看。 僧便喝。師亦喝。 僧又喝。師便打(先照後用) 問如何是佛法大意。 師便喝。復云。汝道好喝麼。 僧便喝。師亦喝。 僧又喝。師便打(先用後照) 僧入門。師便喝。 僧亦喝。師便打云。 好打只有先鋒。 且無殿後(照用同時) 僧來參。師便喝。 僧亦喝。師又喝。 僧亦喝。師便打云。 好打為伊作主不到頭無用處。 主家須奪而用之。 千人萬人。到此出手不得。 直須急著眼看始得(照用不同時)。 |
그때 한 스님이 나서서 불법(佛法)의 대의(大意)를 묻자, 선사가 "그대가 한번 말해보라." 하니, 그 스님이 별안간 "할!" 하므로 선사도 일할을 하였다. 그가 또 "할!" 하자, 선사가 갑자기 후려쳤다.(先照後用) 또 어떤 스님이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하고 묻자, 선사가 갑자기 일할을 하고서 "그대가 말해보라. 좋은 할인가?" 물으니, 그 스님이 "할!" 하였고, 선사도 "할!" 하였는데, 그가 또 "할!" 하므로 선사가 갑자기 후려쳤다.(先用後照) 한 스님이 문으로 들어오자 선사가 곧 "할!" 하니, 그 스님도 "할!" 하므로 선사가 곧 후려치며 말했다. "잘 때리면 선봉(先鋒)만 있고, 전후(殿後*)는 없다."(照用同時) 한 스님이 내참(來參)하자, 선사가 갑자기 "할!" 하니, 그 스님도 "할!" 하였다. 선사가 또 "할!" 하니, 그 스님도 "할!" 하였는데, 선사가 곧 후려치며 말했다. "호타(好打)도 그에게 주(主)가 되기에는 끝까지 이르지 못한다면 쓸모가 없으니, 주가(主家*)는 거두어 써야하거니와(쓰지 말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이에 이르러서는 수를 내지 못할 것이라 곧바로 급히 착안하여 살펴보아야 한다.(照用不同時)" |
*殿後; 行軍할 때 隊伍의 뒤에 있는 列.
*主家; 어떤 일을 주관하는 측.
古德云。 主一喝驗賓。 賓一喝驗主。 主再喝驗賓。 賓再喝驗主。 四喝後無賓主也。 到這裏主家便奪却。 更不容他。 慈明示眾云。 有時先照後用。 有時先用後照。 有時照用同時。 有時照用不同時。 所以道。有明有暗。 有起有倒。乃喝。 一喝云。且道。是照是用。 還有緇素得出底麼。 若有試出來呈醜拙看。 若無山僧失利。 |
고덕(古德;臨濟)이 말하기를, "주(主)가 일할을 하여 빈(賓)을 시험하고, 빈(賓)이 일할을 하여 주(主)를 시험하고, 주(主)가 다시 일할을 하여 빈(賓)을 시험하고, 빈(賓)이 다시 일할을 하여 주(主)를 시험하여 4할(四喝)을 한 뒤에는 빈주(賓主)가 없어지거니와, 이에 이르러서는 주(主) 측에서 곧 빼앗아버려서 더이상 그를 용납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자명(慈明)은 시중하여 "어느 때는 선조후용(先照後用)하고, 어느 때는 선용후조(先用後照)하며, 어느 때는 조용동시(照用同時)하고, 어느 때는 조용부동시(照用不同時)하니, 그래서 말하기를, 명(明)도 있고 암(暗)도 있으며, 기(起)도 있고 도(倒)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하고, 이내 할! 하였다. 일할을 하고서 "자, 말해보라. 이것이 조(照)인가, 용(用)인가? 치소(緇素;黑白)를 분명히 가릴 수 있겠는가? 만약 있다면 시험삼아 나와서 추졸(醜拙)을 증정(贈呈)해 보아라. 만약 없다면 산승이 이익을 잃은 것이다. |
照用問答 | -1. 조용문답(照用問答) |
問如何是先照後用。 首山云。南嶽嶺頭雲。 太行山下賊。 佛陀遜云。 紅旗曜日催征騎。 駿馬嘶風卷陣雲。 道吾真云。語路分明說。 投針不回避。 黃龍新云。清風拂明月。 五祖演云。王言如絲。 |
"어떤 것이 선조후용(先照後用)입니까?" 수산(首山)은 "남악(南嶽) 고개마루의 구름이요, 태행산(太行山) 아래의 도적이다.", 불타손(佛陀遜)은 "홍기(紅旗)가 햇빛에 반짝이면 정벌의 기마를 재촉하고 준마는 우렁차게 울며 진운(陣雲)을 휘감아 올린다. 도오진(道吾真)은 "어로(語路)가 분명하게 설하여 일침 가하기를 회피하지 않는다.", 황룡신(黃龍新)은 "청풍(清風)이 명월(明月)을 닦아낸다.", 오조연(五祖演)은 "왕의 말이 실과 같다." 하였다. |
如何是先用後照。 首山云。太行山下賊。 南嶽嶺頭雲。 陀云。斬得匈奴首。 還歸細柳營。 吾云。金剛覿面親分付。 語道分明好好陳。 龍云。明月拂清風。 祖云。其出如綸。 |
"어떤 것이 선용후조(先用後照)입니까?" 수산은 "태행산 아래의 도적이요, 남악 고개마루의 구름이다.", 불타손은 "흉노(匈奴)의 머리를 베어 세류영(細柳營*)으로 귀환한다.", 도오진은 "금강보검이 면전에서 친히 분부하니, 어도(語道)가 분명하고 자세하게 진술한다.", 황룡신은 "명월이 청풍을 닦아낸다.", 오조연은 "그 나옴(出;영향)이 줄(綸)과 같다." |
*細柳營; 한(漢)나라 주아부(周亞夫) 장군은 세류(細柳)에 군영을 세우고 군기를 삼엄히 하였으니,
천자가 군영에 들어가려 해도 군령을 따라야 했다 한다.
*王言如絲 其出如綸; 《禮記 緇衣》에
「子曰: "왕의 말이 실과 같으면 그 나옴(出;영향)은 줄과 같고,
왕의 말이 줄과 같으면 그 영향은 동아줄 같다.
(子曰 : 王言如絲 其出如綸, 王言如綸 其出如綍.)"」 하였다.
如何是照用同時。 山云。收下南嶽嶺頭雲。 捉得太行山下賊。 陀云。太行招手。子夏揚眉。 吾云。佛祖道中行異路。 森羅影裏不留身。 龍云。清風明月。 祖云。舉起軒轅鏡。 蚩尤失却威。 |
"어떤 것이 조용동시(照用同時)입니까?" 수산은 "남악 고개마루의 구름을 거두어 내리고, 태행산 아래의 도적을 붙잡는다.", 불타손은 "태행산이 손짓하여 부르니, 자하(子夏*)가 눈썹을 치켜뜬다.", 도오진은 "불조(佛祖)가 도(道)에서 다른 길을 행하여 삼라만상의 그늘 속에 몸을 맡기지 않는다.", 황룡신은 "청풍명월(清風明月)이다.", 오조연은 "헌원경(軒轅鏡*)을 세워 드니, 치우(蚩尤*)의 위엄이 사라진다. |
*招手; 손짓으로 부르거나 인사하는 것.
*子夏; 공자의 제자로 성은 복(卜)씨.
*軒轅鏡; 중국 고대의 황제 헌원씨(軒轅氏)가 서왕모(西王母)를 만나
공처럼 둥근 거울 12개를 만들어 달마다 바꾸어 사용했다는데 이것이 거울의 시초라 한다.
*蚩尤; 중국 고대 전설상의 인물로 신농씨(神農氏) 때 난을 일으키고
황제(黄帝)와 탁록(涿鹿)에서 싸우다 잡혀 죽었다.
如何是照用不同時。 山云。昨日晴今日雨。 陀云。午後打齋鐘。 吾云。清涼金色光先照。 峨眉銀界一時鋪。 龍云。非清風非明月。 祖云。金將火試。 |
"어떤 것이 조용부동시(照用不同時)입니까?" 수산은 "어제는 맑았는데 오늘은 비가 온다.", 불타손은 "오후에 재종(齋鐘*)을 치는 것이다.", 도오진은 "청량한 금색광명이 먼저 비쳐지면 아미산(峨眉山) 은빛세계가 일시에 펼쳐진다.", 황룡신은 "청풍도 아니고 명월도 아니다.", 오조연은 "금(金)은 불(火)로 시험한다." 하였다. |
*齋鐘; 대중에게 食時(齋)를 알리고자 치는 종.
齋는 계율상 정오 이전에 해야 하고, 오후에는 일체 밥을 먹어서는 안된다.
汾陽云。 凡一句語。須具三玄門。 每一玄門。須具三要路。 有照有用。 或先照後用。 或先用後照。或照用同時。 或照用不同時。 先照後用。且共汝商量。 先用後照。汝也是箇人始得。 照用同時。汝作麼生當抵。 照用不同時。汝作麼生湊泊。 |
분양이 말하기를, "무릇 일구(一句)의 말은 모름지기 3현문(三玄門)을 갖춰야 하고, 매 1현문마다 3요로(三要路)를 갖춰야 하며, 조(照)도 있고 용(用)도 있어야 하거니와, 혹시에는 선조후용(先照後用)하기도 하고, 혹시에는 선용후조(先用後照)하거나, 조용동시(照用同時)하거나, 조용부동시(照用不同時)하기도 한다. 선조후용은 우선 그대를 저울질하는 것이요, (且;우선,共; 향하다) 선용후조는 그대가 그럴만한 사람이라야 비로소 가능하며, 조용동시면 그대는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조용부동시면 그대는 어떻게 취합(聚合;湊泊)하겠는가? |
琅瑘覺云。 先照後用。露師子之爪牙。 先用後照。縱象王之威猛。 照用同時。如龍得水致雨騰雲。 照用不同時。提獎嬰兒。 撫憐赤子。 此古人建立法門。 為合如是。不合如是。 若合如是。紀信乘九龍之輦。 不合如是。項羽失千里之騅。 還有為琅瑘出氣底麼。 如無山僧自道去也。 卓拄杖下座。 |
낭야혜각(琅瑘覺*)은 '선조후용은 사자의 발톱을 드러내는 것이요, 선용후조는 코끼리가 날뛰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며, 조용동시는 용이 물을 얻어 비를 내리고 구름을 일으킴과 같고, 조용부동시는 어린애를 부추기고 적자(赤子)를 사랑으로 어루만지는 것과 같다.' 하였는데, 이 고인이 세운 법문(法門)이 거기에 부합되겠는가, 부합되지 않겠는가? 만약 부합된다면 기신(紀信*)이 구룡지련(九龍之輦*)에 오르고, 부합되지 않다면 항우(項羽)가 천리지추(千里之騅*)를 잃을 터인데, 도리어 낭야(琅瑘)가 그렇게 출기(出氣)했겠는가? 마치 내가 없어도 제 길을 가는 것과 같다." 하고서 주장자를 짚고 하좌(下座)하였다. |
*琅瑘覺; 滁州琅邪山慧覺廣照禪師(汾陽善昭 法嗣)
*提獎; 提拔獎勵 *撫憐; 憐撫. 愛撫.
*紀信(?~BC204); 한(漢)나라 초기의 무장.
초(楚)나라 병사가 한(漢)나라 왕 유방(劉邦)을 형양(滎陽)에서 포위하여 위급할 때,
유방(劉邦)으로 위장하여 초(楚)군에게 나가 유방(劉邦)을 도망시키고 항우(項羽)에 의해 불타 죽었다.
*九龍之輦; 神話 속에 元始天尊만 탄다는 가마.
여기서는 유방이 타던 가마에 비유한 말하니, 속이는 일이다는 뜻.
*千里之騅; 천리를 달리는 오추마. 鼻孔과 같은 의미.
慈明頌(并總頌) | -2. 자명(慈明)의 송(총송<總頌>) |
照時把斷乾坤路。 驗彼賢愚喪膽魂。 饒君解佩蘇秦印。 也須歸欵候皇恩。 |
조(照)할 때는 건곤(乾坤)의 길을 파단(把斷*)하고서 상대가 현명한지 우둔한지 시험하니, 간담이 서늘할 것이요, 그대에게 소진인(蘇秦印*)을 해패(解佩*)케 하리니, 모름지기 귀순(歸順;歸欵)하여 황은(皇恩)을 기다려야 한다. |
用便生擒到命殂。 却令蘇醒盡殘軀。 歸欵已彰天下報。 放汝殘年解也無。 |
용(用)은 곧 산 채로 잡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가 다시 살려내서 늙어 죽게 하거니와, 귀순이 이미 천하에 온통 알려져서 그대가 여생을 풀어가도록 두지 않는다. |
照用同時棒下玄。 不容擬議驗愚賢。 輪劍直衝龍虎陣。 馬喪人亡血滿田。 |
조용동시(照用同時)하면 방(棒) 아래가 위험하다. 의의(擬議)를 용납치 않고 우현(愚賢)을 시험하거니와, 윤검(輪劍*)으로 용호진(龍虎陣)을 곧바로 찔러가거든 말이 죽고 사람이 죽어 피바다를 이룬다. |
照用不同時。 時人會者稀。 秋空黃葉墜。 春盡落花飛。 |
조용부동시(照用不同時)하면 그때의 사람이 아는 자가 드물거니와, 가을 하늘에 노란 잎이 떨어지고, 봄이 다하여 낙화(落花)가 날린다. |
一喝分賓主。 照用一時行。 會得箇中意。 日午打三更。 |
일할(一喝)이 빈주(賓主)를 구분하고, 조용(照用)이 일시에 행해지는데 그 중의 뜻을 회득(會得)한다면 일오(日午*)로 삼경(三更*)을 타파하리라. |
*把斷; 옹유(擁有)하다, 다 차지하다.
*蘇秦(?~BC317); 字는 季子, 洛陽人, 戰國時代의 縱橫家.
*蘇秦印; 蘇秦은 張儀와 함께 鬼谷子門下에서 鬼谷子를 쫓아 종횡무진의 술법을 배웠다.
학업을 마치고 진나라로 유세를 갔다가 초라하게 되돌아 온 뒤로 〈陰符〉를 열심히 공부하여
1년 뒤 列國을 유세하던 중 燕文公의 눈에 들어 조나라로 出使하게 되었다.
蘇秦이 趙國으로 간 뒤에 六國이 연합하여 秦에 대항하고 최종에는 合縱聯盟을 건립하는
戰略思想을 제출하여 「縱約長」에 임명되고, 겸하여 6국 재상[佩六國相]의 印 받아
秦으로 하여금 15年간 函谷關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蘇秦印은 이 佩六國相의 印을 의미한다.
*解佩; 고대 文官이 사직할 때 몸에 佩帶한 장식물을 풀어놓는 것이니, 관직을 사퇴하는 일에 비유한 말이다.
*蘇醒;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생기를 회복하다.
*殘軀; 노쇠한 몸. 늙은이가 자신을 낮춰 이르는 말.
*輪劍; 전설에 대우(大禹)가 사용했다는 예리한 검.
손잡이 좌우에 각각 일륜(一輪)이 있어 일월을 상징하였다 한다.
*日午打三更; 日午는 깨달음의 경지, 三更은 무명에 가려 어두운 범부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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