師問僧。 有時一喝如金剛王寶劍。 有時一喝如踞地師子。 有時一喝如探竿影草。 有時一喝不作一喝用。 汝作麼生會。 僧擬議。師便喝。 |
어떤 중에게 선사가 물었다. "어떤 때는 일할(一喝)이 금강왕보검(金剛王寶劍*) 같고, 어떤 때는 일할이 거지사자(踞地師子*)와 같고, 어떤 때는 일할이 탐간영초(探竿影草*)와 같고, 어떤 때는 일할이 일할의 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대는 어떻게 아는가?" 그 중이 답할 궁리를 하고 있는데 선사가 갑자기 할 하였다. |
'金剛王寶劍(다이아몬드 보검)' 같은 喝이란 大機를 發하는 喝로서
學人이 知解情量과 名相言句에 얽매어 있을 때 寶劍으로 截斷하듯이 하는 喝이요,
'踞地獅子(웅크린 사자)'의 할은 大機大用의 喝로서 修行者가 小機小見에 빠져 있을 때,
들짐승 간담을 찢는 獅子의 咆哮와 같은 一喝로 깨뜨려버리는 것이며,
'探竿影草(낚시를 드리우고 풀 움직임을 살피는)'의 할은 學人의 修行정도를 勘驗하는 喝이요,
'不作一喝用(일할의 용을 짓지 않는)' 할은 向上의 一喝이니,
할을 쓰지 않음으로써 다른 3종 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佛光大辭典]
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1520~1604)은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金剛王寶劒은 한 칼 휘둘러 모든 정해(精解)를 끊는 것이요,
踞地獅子는 말을 뱉고 기(氣)를 토하면 마군들의 뇌(腦)가 파열(破裂)하는 것이며,
探竿影草는 스승을 계승할 비공(鼻孔)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것이고,
一喝不作一喝用은 삼현(三玄)과 사빈주(四賓主) 등을 갖추는 것이다.」고 하였다.
寂音尊者頌 | -1. 적음존자(寂音尊者*)의 송(頌) |
金剛王劍覿露堂堂。 纔涉唇吻即犯鋒釯。 |
금강왕보검이 당당히 드러나 보이거든 입술을 잠깐 놀리기만 해도 곧 서슬을 범한다. |
踞地師子本無窠臼。 顧佇停機即成滲漏。 |
거지사자(踞地師子)는 본디 과구(窠臼*)가 없으니 집중하지 않고 기(機)를 멈추면 곧 삼루(滲漏*)가 된다. |
探竿影草不入陰界。 一點不來賊身自敗。 |
탐간영초(探竿影草)하여 음계(陰界;5陰18界)에 들어가지 않거든 아무런 일 없이 적(賊)이 스스로 패주한다. |
有時一喝不作喝用。 佛法大有只是牙痛。 |
어느 때는 일할(一喝)이 할의 작용을 하지 않거든 불법(佛法)의 대유(大有*)는 다만 치통(齒痛;牙痛)일 뿐이다. |
*寂音尊者; 이름은 慧洪 또는 德洪. 字는 覺範. 文克真淨 禪師의 법을 얻고, 高宗建炎二年에 壽 58세로 입적하니,
寶覺圓明이라는 호를 내렸다. 저서로 〈禪林僧寶傳〉, 〈林間錄〉, 〈石門文字禪〉 등이 있다.[佛學大辭典(丁福保)]
*窠臼; 상투적 패턴. 일정한 틀. *滲漏; 틈새. 빈틈.
웅크린 사자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으니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빈틈을 주게 된다는 말이다.
*大有; 三摩若(sāmānya-padārtha). 總相諦, 總諦, 大有性, 同句義, 有句義.
勝論學派의 '諸法은 균등히 그 共同의 存在性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에서 나온 말로,
「共相(공통적인 모습)」이라는 뜻이다.
首山示眾云。 老僧尋常問汝道。 這裏一喝不作一喝用。 有時一喝作問行。 有時一喝作探竿影草。 有時一喝作踞地師子。 有時一喝作金剛王寶劍。 若作問行來時。 急著眼看始得。 若作探竿影草。 爾諸人合作麼生。 若作踞地師子。 野干須屎尿出始得。 若作金剛王寶劍用時。 天王也須腦裂。 只與麼橫喝竪喝。 總喚作道理商量。 |
수산(首山)은 시중하여 이르기를, "노승이(老僧)이 평상시 너희에게 도를 묻되, 그 속의 일할(一喝)이 일할의 작용을 하지 않기도 하고, 어느 때는 일할이 질문을 행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일할이 탐간영초(探竿影草)를 짓기도 하고, 어느 때는 일할이 거지사자(踞地師子)를 짓기도 하며, 어느 때는 일할이 금강왕보검(金剛王寶劍)을 짓기도 하니, 질문을 행해 갈 때에는 급히 착안하여 살펴야 할 터인데, 만일 탐간영초를 지었을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계합하겠는가? 만일 거지사자를 짓거든 야간(野干*)은 똥오줌을 싸야 할 것이며, 금강왕보검을 사용했을 때는 천왕(天王)도 뇌가 파열하려니와, 다만 그런 횡할수할(橫喝竪喝)은 다 도리(道理)를 상량(商量)하는 것일 뿐이다." 하였다. |
*野干(siṅgāla); 狐狼(여우 이리), 豺狼(승냥이 이리).
汾陽 | -2. 분양(汾陽)의 송 |
金剛寶劍最威雄。 一喝能摧萬仞峯。 遍界乾坤皆失色。 須彌倒卓半空中。 |
금강보검은 가장 웅위(雄威)하여 일할(一喝)이 만인봉(萬仞峯*)을 꺽을 수 있거니와, 변계(遍界*)의 건곤(乾坤)이 다 빛을 잃고, 수미산이 공중에 물구나무선다. |
金毛踞地眾威全。 一喝能令喪膽魂。 嶽頂峯高人不見。 猿啼白日又黃昏。 |
금모사자(金毛獅子)가 웅크리면 뭇 짐승이 안전에 위태로움을 느끼고 일갈(一喝)은 능히 담혼(膽魂)을 상하게 하거니와, 산 봉우리가 높아 사람들이 보지 못하며, 원숭이는 대낮에 울고 또 황혼이 진다. |
詞鋒探草辨當人。 一喝須知偽與真。 大海淵澄涵萬象。 休將牛迹比功深。 |
사봉(詞鋒*)으로 탐초(探草*)하여 그 사람을 분변(分辨)하고, 일할로 모름지기 참인지 거짓인지 가려야 한다. 대해(大海)는 깊고 맑아서 만상(萬象)을 포용하거늘 우적(牛迹*)을 가지고 공적에 비하여 깊다 하지 말라. |
一喝當陽勢自彰。 諸方真有好商量。 盈衢溢路歌謠者。 古往今來不變常。 |
일할이 당양(當陽*)하여 세력이 스스로 뚜렷하거늘 제방(諸方)의 진유(真有)들은 상량(商量)하려 들거니와, 영구일로(盈衢溢路*)가 가요(歌謠)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늘 변함이 없다네. |
*萬仞峯; '仞'은 고대의 측량단위로 1仞(한길)은 둘레 7자.
산봉우리가 높고 험준한 산봉우리. '많은 고준(高峻)한 사람'에의 비유.
*遍界; 삼천대천세계 두루. *倒卓; 물구나무서다.
*猿啼白日; 원숭이의 울음은 '당사자의 슬픈 감정'을 의미한다.
원숭이는 밤에 주로 우는데 대낮에 운다는 것은 '때가 아닌데도 슬퍼하게 된다'는 뜻이다.
*詞鋒探草; 詞鋒은 예리한 말솜씨, 探草은 (낚시를 드리우고) 풀섶 그림자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니,
곧 탐간영초(探竿影草)를 설명한 것.
*牛迹; 소의 발자취. 보잘것 없는 행적. *當陽; 밝음을 향해 동작하다.
*盈衢溢路歌謠; '네거리 가득 길에 넘쳐나는 것이 가요'라 함은 '그 많은 일체법이 다 불법(佛法)이다'는 뜻이다.
智海普融 | -3. 지해보융(智海普融*)의 송 |
一喝金剛劍用時。 寒光爍爍射坤維。 語言擬議傷鋒刃。 遍界髑髏知不知。 |
일할이 금강검으로 쓰였을 때는 한광(寒光)이 반짝반짝 곤유(坤維*)에 쏘이는지라 어언(語言)으로 궁리하다가는 서슬에 상하거늘 변계(遍界)의 촉루(髑髏*)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
一喝金毛輕踞地。 檀林襲襲香風起。 雖然爪距不曾施。 萬里妖狐皆遠避。 |
일할이 금모사자 살포시 땅에 웅크리듯 하면 단림(檀林*)이 훈훈하여 향풍(香風)이 일어나거니와, 비록 그렇더라도 발톱이 거리를 둔 적이 없는지라 만리(萬里)의 요사한 여우들이 다 멀리 피한다. |
一喝將為探竿草。 南北東西無不到。 短長輕重定錙銖。 平地茫茫須靠倒。 |
일할을 가져다 탐간영초를 삼거든 남북동서에 이르지 못함이 없어서 장단(短長)과 경중(輕重)에서 치수(錙銖*)를 정하니, 평지(平地)가 망망(茫茫)해도 기대어 넘어져야 한다. |
一喝不作一喝用。 三世古今無別共。 落花三月睡初醒。 碧眼黃頭皆作夢。 |
일할이 일할의 용(用)을 짓지 않거든 삼세고금(三世古今)에 다른 한가지가 없거늘 꽃 지는 삼월에 잠에서 막 깨어나 벽안(碧眼*) 황두(黃頭*)가 다 꿈을 꾼 것이로다. |
*智海普融; 東京智海普融道平禪師(大溈慕喆 法嗣) 南嶽下十三世
*髑髏; 사람의 頭骨. 사람을 비하하여 부르는 말.
*檀林; 일본의 佛教用語로 '전단(栴檀) 숲'이란 寺院을 말한다.
*襲襲; ①방법, 수단, 件件 ②이따금, 간간이 ③훈훈한 모양새
*錙銖; 極細微. 극히 미세한 것.
*碧眼; '푸른 눈(의 오랑캐)'이란 達摩를, *黃頭는 黃面老子, 즉 석가모니불을 지칭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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