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四料揀 | 교화의 네가지 표준 |
師晩參에 示衆云 有時奪人不奪境이요 | 스님께서 만참 법문에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
사만참 시중운 유시탈인불탈경 | "어느 때는 사람은 빼앗고 경계는 빼앗지 않으며, |
有時奪境不奪人이요 有時人境俱奪이요 | 어느 때는 경계는 빼앗고 사람은 빼앗지 않으며, |
유시탈경불탈인 유시인경구탈 | 어느 때는 사람과 경계를 함께 빼앗으며, |
有時人境俱不奪이니라 | 어느 때는 사람과 경계를 모두 빼앗지 않는다." |
유시인경구불탈 | |
時에 有僧問 如何是奪人不奪境고 | 그 때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사람은 빼앗고 |
시 유승문 여하시탈인불탈경 | 경계는 빼앗지 않는 것입니까?" |
師云 煦日發生鋪地錦이요 | "따스한 해가 솟으면 |
사운 후일발생포지금 | 대지를 비단으로 덮히게 하지만, |
孾孩垂髮白如絲로다 | 어린아이의 머리카락을 |
영해수발백여사 | 명주실처럼 희어지게도 한다." |
僧云 如何是奪境不奪人고 | "무엇이 경계는 빼앗고 |
승운 여하시탈경불탈인 | 사람은 빼앗지 않는 것입니까?" |
師云 王令已行天下徧이요 | "왕의 법령이 이미 두루 천하에 행해지고 있는데, |
사운 왕령이행천하변 | |
將軍塞外絶煙塵이로다 | 장군은 변방에서 통신이 끊겨있다[絕烟塵*]." |
장군새외절연진 | |
僧云 如何是人境兩俱奪고 | "무엇이 사람과 경계를 |
승운 여하시인경양구탈 | 함께 빼앗는 것입니까?" |
師云 幷汾絶信하야 獨處一方이로다 | "병주와 분주는 소식이 끊기어 |
사운 병분절신 독처일방 | 한 쪽에 외로운 처지다." |
僧云 如何是人境俱不奪고 | "무엇이 사람과 경계를 |
승운 여하시인경구불탈 | 함께 빼앗지 않는 것입니까?" |
師云 王登寶殿하니 野老謳歌로다 | "제왕은 보배 궁전에 오르고 |
사운 왕등보전 야노구가 | 시골노인은 태평가를 부른다." |
10-2 생사에 젖지 않는다 | |
師乃云 今時學佛法者는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사내운 금시학불법자 | "지금의 부처님 법을 배우는 이들은 |
且要求眞正見解니 若得眞正見解하면 | 또한 진정한 견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차요구진정견해 약득진정견해 | 만약 참되고 바른 견해를 얻으면 |
生死不染하야 去住自由하야 | 생사에 물들지 않고, |
생사불염 거주자유 | 가고 머물음에 자유로와서 |
不要求殊勝이나 殊勝自至니라 | 수승함을 구하려 하지 않아도 |
불요구수승 수승자지 | 수승함이 저절로 온다. |
道流야 秖如自古先德은 皆有出人底路니라 |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옛 큰스님들은 |
도류 지여자고선덕 개유출인저로 | 모두가 사람을 구해내는 길이 있었다. |
如山僧指示人處는 秖要儞不受人惑이니 | 내가 사람들에게 가리켜 보이는 것은 |
여산승지시인처 기요이불수인혹 | 단지 그대들이 남에게 속지 말라는 것이니 |
要用便用하야 更莫遲疑하라 | 쓰고자 하면 쓸 뿐 |
요용편용 갱막지의 | 다시 의심하여 주저하지 말라. |
如今學者不得은 病在甚處오 | 오늘날 배우는 이들이 그렇지 못하는 것은 |
여금학자부득 병재심처 | 그 병이 어느 곳에 있는가? |
病在不自信處니 儞若自信不及하면 | 그 병은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데 있다. |
병재불자신처 이약자신불급 | 그대들 스스로에 확신이 부족하면 |
卽便忙忙地하야 徇一切境轉하야 | 바쁘게 돌아치는 자리에 떨어져 |
즉편망망지 순일체경전 | 일체의 경계를 따라 구르며 |
被他萬境回換하야 不得自由니라 | 여기저기 온갖 경계가 서로 뒤바뀌어 |
피타만경회환 부득자유 | 자유롭지 못하다. |
10-3 無事人 | 일 없는 사람 |
儞若能歇得念念馳求心하면 | 그대가 생각생각 치달려 구하던 마음을 |
이약능헐득염염치구심 | 능히 쉬어버릴 수 있다면 |
便與祖佛不別이니라 | 조사나 부처와 더불어 다름이 없는 것이다. |
편여조불불별 | |
儞欲得識祖佛麽아 秖儞面前聽法底是니 | 조사와 부처를 알고자 하는가? |
이욕득식조불마 기이면전청법저시 | 다만 그대 앞에서 법문을 듣고 있는 그것이다. |
學人信不及하고 便向外馳求하며 | 공부하는 이들이 믿음이 부족하여 |
학인신불급 편향외치구 | 그저 밖으로 내달려 구하고자 하니, |
設求得者라도 皆是文字勝相이요 | 설사 얻는다 하더라도 |
설구득자 개시문자승상 | 모두 번지레한 문자의 모습일 뿐 |
終不得他活祖意니라 | 끝내 산 조사의 뜻은 얻지 못할 것이다. |
종부득타활조의 | |
莫錯하라 諸禪德아 | 착각하지 말라. 참선하는 납자들이여! |
막착 제선덕 | |
此時不遇하면 萬劫千生을 輪廻三界하야 | 지금 만나지 못한다면 |
차시불우 만겁천생 윤회삼계 | 천생만겁토록 삼계에 윤회하며 |
徇好境掇去하야 驢牛肚裏甥이로다 | 좋아하는 경계만을 따라 다니다가 |
순호경철거 여우두리생 | 나귀나 소의 뱃속에 태어날 것이다. |
道流야 約山僧見處인댄 與釋迦不別이라 | 도 배우는 이들이여! 나의 견처로 말하자면 |
도류 약산승견처 여석가불별 | 석가세존과 다름이 없으니, |
今日多般用處가 欠少什麽오 | 오늘 여러 많은 말한 것들에 |
금일다반용처 흠소십마 | 어떤 작은 허물이라도 있는가? |
六道神光이 未曾間歇이니 | 여섯 갈래 신령한 빛이 |
육도신광 미증간헐 | 한 순간도 끊어진 적이 없으니 |
若能如是見得하면 秖是一生無事人이니라 | 만약 이렇게만 볼 수 있다면 |
약능여시견득 지시일생무사인 | 그저 한 평생 무사인(無事人)이다. |
10-4 밖에서 찾지 말라 | |
大德아 三界無安이 猶如火宅이라 | 대덕들이여! 삼계는 편안함이 없고 |
대덕 삼계무안 유여화택 | 불 타는 집과 같아서 |
此不是儞久停主處니 | 그대들이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 |
차불시이구정주처 | |
無常殺鬼가 一刹那間에 不揀貴賤老少니라 | 덧없는 죽임의 귀신이 |
무상살귀 일찰나간 불간귀천노소 | 한 순간에도 귀천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
儞要與祖佛不別인댄 但莫外求어다 | 그대들이 조사나 부처와 다르지 않고자 한다면 |
이요여조불불별 단막외구 | 다만 밖으로 구하지 말라. |
儞一念心上의 淸淨光은 是儞屋裏法身佛이며 | 그대들 한 생각과 마음 위의 청정한 빛은 |
이일념심상 청정광 시이옥리법신불 | 그대 집 속의 법신불이며, |
儞一念心上의 無分別光은 是儞屋裏報身佛이요 | 그대들 한 생각과 마음 위의 분별없는 빛은 |
이일념심상 무분별광 시이옥리보신불 | 그대 집 속의 보신불이며, |
儞一念心上의 無差別光은 是儞屋裏化身佛이니 | 그대들 한 생각과 마음 위의 차별없는 빛은 |
이일념심상 무차별광 시이옥리화신불 | 그대 집 속의 화신불이다. |
此三種身은 是儞卽今目前聽法底人이라 | 이 세가지 부처는 |
차삼종신 시이즉금목전청법저인 | 지금 눈앞에서 법을 듣는 바로 그 사람이다. |
秖爲不向外馳求하면 有此功用이니라 | 다만 밖을 향해 치달려 구하지만 않으면 |
지위불향외치구 유차공용 | 이와 같은 공용이 있다. |
據經論家하면 取三種身하야 | 경론가의 주장에 의하면 |
거경론가 취삼종신 | 세 가지 몸을 취하여 |
爲極則이나 約山僧見處不然이니 | 최고의 경지를 삼지만 |
위극칙 약산승견처불연 | 나의 견해로는 그렇지 않다. |
此三種身은 是名言이며 亦是三種依니라 | 이 세 가지 몸은 이르는 말이며 |
차삼종신 시명언 역시삼종의 | 또한 세 가지 껍데기이다. |
古人云 身依義立이요 | 옛사람이 말하기를 |
고인운 신의의립 | 의미에 입각해서 불신을 말하고 |
土據體論이라하니 法性身法性土는 | 정토를 논할 때도 그 바탕에 의거해 논한다' 하니 |
토거체론 법성신법성토 | 법성신과 법성토는 |
明知是光影이니라 | 빛의 그림자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
명지시광영 | |
10-5 돌아가 쉬는 곳 | |
大德아 儞且識取弄光影底人하라 | 대덕들이여! 이제 빛의 그림자를 희롱하는 |
대덕 이차식취농광영저인 | 정체를 알아내어라. |
是諸佛之本源이요 | 이것이 모든 부처의 본원이며, |
시제불지본원 | |
一切處가 是道流의 歸舍處니라 | 모든 곳이 도 배우는 이들의 돌아갈 곳이다. |
일체처 시도류 귀사처 | |
是儞四大色身도 不解說法聽法하며 | 그대들의 4대로 된 몸은 |
시이사대색신 불해설법청법 | 법을 말하고 들을 줄 모른다. |
脾胃肝膽도 不解說法聽法하며 | 오장육부도 법을 말하고 들을 줄 모르며, |
비위간담 불해설법청법 | |
虛空도 不解說法聽法하나니 | 허공도 법을 말하고 들을 줄 모른다. |
허공 불해설법청법 | |
是什麽가 解說法聽法고 | 그렇다면 무엇이 법을 설하고 |
시십마 해설법청법 | 들을 줄 아는 것 인가? |
是儞目前歷歷底勿一箇形段孤明한 | 그대들 눈앞에 뚜렸하면서 |
시이목전역역저물일개형단고명 | 아무 형체도 없이 홀로 밝은 |
是這箇가 解說法聽法이니 | 바로 그것이 법을 설하고 |
시자개 해설법청법 | 들을 줄 아는 것이니 |
若如是見得하면 便與祖佛不別이라 | 만약 이렇게 볼 수 있다면 |
약여시견득 변여조불불별 | 조사나 부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但一切時中에 更莫間斷하야 | 다만 모든 시간 가운데서 |
단일체시중 갱막간단 | 더 이상 한 순간도 끊임이 없으면 |
觸目皆是언마는 秖爲情生智隔하고 | 보이는 바 모두가 바로 이렇겠지만 |
촉목개시 지위정생지격 | 정념이 생기면 지혜가 막히고 |
想變體殊로다 所以로 輪廻三界하야 | 생각이 변하면 자체가 달라진 것이니 |
상변체수 소이 윤회삼계 | 그러므로 삼계에 윤회하여 |
受種種苦하나니 若約山僧見處하면 | 가지가지 고통을 받는다. |
수종종고 약약산승견처 | 그러나 내 견해로는 |
無不甚深하며 無不解脫이니라 | 심오하지 않은 것 없고 |
무불심심 무불해탈 | 해탈 못하는 것도 없다. |
10-6 마음은 형상이 없다 | |
道流여 心法無形하야 通貫十方하야 | 도 배우는 이들이여! 마음 법은 형상이 없어서 |
도류 심법무형 통관시방 | 온 시방세계를 꿰뚫는다. |
在眼曰見이며 在耳曰聞이요 | 그것이 눈에 있을 때는 본다 하고 |
재안왈견 재이왈문 | 귀에 있을 때는 듣는다 하며, |
在鼻齅香하고 在口談論하며 | 코에 있을 때는 냄새 맡는다 하고, |
재비후향 재구담론 | 입에 있을 때는 이야기 한다고 하며, |
在手執捉하고 在足運奔이라 | 손에 있을 때는 잡는다 하고, |
재수집착 재족운분 | 발에 있을 때는 다닌다 한다. |
本是一精明이 分爲六和合이니 | 본래 밝고 정묘한 덩어리가 |
본시일정명 분위육화합 | 나뉘어서 6화합이 되는 것이니 |
一心旣無하면 隨處解脫이로다 | 한 마음이 이미 없으면 어느 곳에든 해탈이다. |
일심기무 수처해탈 | |
山僧與麽說은 意在什麽處오 |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
산승여마설 의재심마처 | 그 뜻이 어디에 있겠는가? |
秖爲道流가 一切馳求心을 不能歇하야 | 도 배우는 사람들이 치달려 구하는 마음을 |
지위도류 일체치구심 불능헐 | 능히 쉬지 못하여 |
上他古人閑機境이니라 | 저 옛사람들의 부질없는 기연과 경계를 |
상타고인한기경 | 받들기 때문이다. |
道流야 取山僧見處하면 坐斷報化佛頭라 | 도 배우는 이들이여! 나의 견해를 따르자면 |
도류 취산승견처 좌단보화불두 | 앉은 자리에서 보신 화신불의 머리를 잘라버린다. |
十地滿心은 猶如客作兒요 | 10지만심을 성취한 보살도 |
십지만심 유여객작아 | 손님과 붙어 애 만드는 것과 같고 |
等妙二覺은 擔枷鎖漢이요 | 등각과 묘각은 칼쓰고 형장으로 가는 놈이요 |
등묘이각 담가쇄한 | |
羅漢辟支는 猶如厠穢요 | 나한과 벽지불은 화장실의 똥이며 |
나한벽지 유여측예 | |
菩提涅槃은 如繫驢橛이니 何以如此오 | 보리열반은 망아지 묶는 말뚝이니 |
보리열반 여계려궐 하이여차 | 어째서 그런가? |
秖爲道流不達三祇劫空일새 | 도 배우는 이들이 3아승지겁이 텅 비었음을 |
지위도류부달삼지겁공 | 알지 못하기 때문에 |
所以有此障礙니라 | 이러한 장애가 있는 것이다. |
소이유차장애 | |
若是眞正道人인댄 終不如是니 | 진정한 도인이라면 |
약시진정도인 종불여시 | 결코 그렇지 아니할 것이니 |
但能隨緣消舊業하고 任運著衣裳하야 | 그저 인연 따라 묵은 업을 녹여 내고 |
단능수련소구업 임운착의상 | 잡히는대로 옷을 걸치고서 |
要行卽行하며 要坐卽坐하야 | 가고싶으면 가고 앉고싶으면 앉을 뿐 |
요행즉행 요좌즉좌 | |
無一念心希求佛果니 | 한 생각이라도 부처님의 과를 |
무일념심희구불과 | 구하지 않으니 |
緣何如此오 古人云 若欲作業求佛이면 | 어째서 그런가? 옛사람이 이르기를 |
연하여차 고인운 약욕작업구불 | 만약 업을 지어 부처를 구하고자 한다면 |
佛是生死大兆라하니라 | 부처가 오히려 생사의 큰 징조다'라고 하였다. |
불시생사대조 | |
10-7 연야달다의 얼굴 | |
大德아 時光可惜이어늘 | 대덕들이여! 시간이 빛처럼 빠른 것을 |
대덕 시광가석 | 애석해 하여야 하거늘 |
秖擬傍家波波地에 學禪學道하며 | 오로지 옆집을 비교해 가며 이곳저곳에서 |
지의방가파파지 학선학도 | 선을 배우고 도를 배우고 |
認名認句하며 求佛求祖하며 | 이름과 글귀로만 알고 |
인명인구 구불구조 | 부처를 구하고 조사를 구하며 |
求善知識意度이로다 莫錯하라 | 선지식의 뜻과 법도를 구한다. |
구선지식의탁 막착 | 착각하지 말라. |
道流야 儞秖有一箇父母어니 更求何物고 | 도류여! 다만 한 부모 있었으면 되었지 |
도류 이지유일개부모 갱구하물 | 다시 무엇을 더 구하는가? |
儞自返照看하라 | 그대들 스스로 돌이켜 보라. |
이자반조간 | |
古人云 演若達多失却頭라가 | 옛 사람이 말하기를, |
고인운 연야달다실각두 | 연야달다가 머리를 잃어버렸는데 |
求心歇處卽無事로다 | 그 찾는 마음을 쉬어버리니 |
구심흘처즉무사 |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였다. |
大德아 且要平常인댄 莫作模樣이라 | 대덕들이여! 또 평상 그대로이기를 바란다면 |
대덕 차요평상 막작모양 | 모양을 짓지 말라. |
有一般不識好惡禿奴하야 | 어떤 일반의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 |
유일반불식호오독노 | 머리깎은 종들이 |
便卽見神見鬼하며 指東劃西하며 | 곧 신령을 본다 귀신을 본다 하면서 |
변즉견신견귀 지동획서 | 동쪽을 가리키고 서쪽을 그으며 |
好晴好雨하나니 | 개인 날이 좋다 비오는 날이 좋다 하는데 |
호청호우 | |
如是之流는 盡須抵債하야 向閻老前하야 | 이와 같은 무리들은 |
여시지류 진수저채 향염노전 | 모두 빚을 지고 염라대왕 앞에 가서 |
呑熱鐵丸有日이니라 | 뜨거운 쇳덩이를 삼킬 날이 있을 것이다. |
탄열철환유일 | |
好人家男女가 被這一般野狐精魅所著하야 | 좋은 집안의 남녀들이 |
호인가남여 피자일반야호정매소착 | 그런 여우귀신 뒤집어 쓴 도깨비에 홀려 |
便卽捏怪하니 | 괴이한 짓들을 하고 있으니, |
변즉날괴 | |
瞎屢生이여 索飯錢有日在로다 | 이 눈 먼 바보들아! |
할루생 색반전유일재 | 밥값을 차곡차곡 따져 받을 날이 있을 것이다." |
11 四照用 | |
示衆云 我有時先照後用하며 |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
시중운 아유시선조후용 | "나는 어느 때는 먼저 관조하고 후에 쓰며, |
有時先用後照하고 有時照用同時하며 | 어느 때는 먼저 쓰고 후에 관조하며, |
유시선용후조 유시조용동시 | 어느 때는 관조와 쓰기를 동시에 하기도 하며, |
有時照用不同時니라 | 어느 때는 관조과 쓰기를 따로 하기도 한다. |
유시조용부동시 | |
先照後用은 有人在요 | 먼저 관조하고 후에 씀은 |
선조후용 유인재 | 어떤 사람이 있을 때요, |
先用後照는 有法在요 | 먼저 쓰고 후에 관조함은 |
선용후조 유법재 | 어떤 법이 있을 때이며, |
照用同時는 駈耕夫之牛하며 | 비춤과 씀이 동시라는 것은 |
조용동시 구경부지우 | 밭가는 농부의 소를 몰고 가버리고 |
奪飢人之食이니 | 배고픈 사람의 밥을 빼앗은 격이니 |
탈기인지식 | |
敲骨取髓하고 痛下鍼錐요 | 뼈를 부수어 골수를 뽑아내고 |
고골취수 통하침추 | 침으로 아프게 찌르는 일이다. |
照用不同時는 有問有答하며 | 비춤과 씀의 때가 다르다는 것은 |
조용부동시 유문유답 | 물음도 있고 대답도 있다는 것이며, |
立賓立主하야 合水和泥하야 應機接物이니 | 주객을 모두 인정하여 물과 진흙이 섞이듯 |
입빈입주 합수화니 응기접물 | 기틀에 따라 경계를 받아들이는 것이니 |
若是過量人인댄 向未擧已前하야 | 만약 그릇이 너무 큰 사람이라면 |
약시과량인 향미거이전 | 뭐라고 거론하기 전에 |
撩起便行이라 猶較些子니라 | 재빨리 일어나 가버리라 |
요기변행 유교사자 | 그래야 조금은 되었다 하겠다." |
12-1 貴人 | 일 없음이 귀한 사람이다. |
師示衆云 道流야 |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
사시중운 도류 |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
切要求取眞正見解하야 向天下橫行하야 | 진정한 견해를 구하고 얻어서 |
절요구취진정견해 향천하횡행 | 천하를 이리저리 다니더라도 |
免被這一般精魅惑亂이니라 | 그러한 도깨비에 홀리지 말아야 할 것이 |
면피자일반정매혹란 | 절실히 요구된다. |
無事是貴人이니 但莫造作이요 | 아무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니 |
무사시귀인 단막조작 | 다만 만들어 짓지 말고 |
秖是平常이라 儞擬向外하야 | 평상시 그대로면 그만이다. |
지시평상 이의향외 | 그대들은 밖으로 향해 |
傍家求過하야 覓手脚錯了也로다 | 옆집에서 무리하게 구하려 수단을 찾지만 |
방가구과 멱수각착요야 | 다 잘못 된 것이다. |
秖擬求佛하나 佛是名句니라 | 그저 부처를 구하겠다 하나 |
지의구불 불시명구 | 부처는 이름과 글귀일 뿐이다. |
儞還識馳求底麽아 | 도대체 그대들이 치달려 구하는 |
이환식치구저마 | 그것을 아는가? |
三世十方佛祖出來는 也秖爲求法이요 | 시방삼세의 부처와 조사께서 |
삼세시방불조출래 야지위구법 | 세상에 오신 것은 오직 법을 구하기 위해서요 |
如今參學道流도 也秖爲求法이라 | 지금 여기의 배우는 도류들도 |
여금참학도류 야지위구법 | 오로지 법을 구하기 위함이니 |
得法始了요 未得依前輪廻五道니라 | 법을 얻어야 비로소 끝나는 것이며, 얻지 못하면 |
득법시요 미득의전윤회오도 | 예전처럼 윤회의 다섯 길에 머무는 것이다. |
云何是法고 法者는 是心法이니 | 무엇이 법인가? |
운하시법 법자 시심법 | 법이란 마음 법을 말하는 것이니 |
心法無形하야 通貫十方하야 目前現用이언마는 | 마음 법은 형상이 없어서 시방을 꿰뚫어 |
심법무형 통관시방 목전현용 | 눈앞에 그대로 작용하는 것인데도 |
人信不及하고 便乃認名認句하야 |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못하고 |
인신불급 변내인명인구 | 다만 이름과 글귀에 잘못 빠져 |
向文字中求하야 求意度佛法하니 天地縣殊로다 | 문자 속에서 불법의 뜻과 도리를 구하니 |
향문자중구 구의탁불법 천지현수 | 천지차이로 현격히 달라지는 것이다. |
12-2 心地法 | 심지법 |
道流야 山僧說法은 說什麽法고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산승설법 설십마법 | 산승의 설법은 무슨 법을 설하는가. |
說心地法이니 便能入凡入聖하며 | 심지법을 설하는 것이니, |
설심지법 변능입범입성 | 문득 범부에도 성인에게도 들어가며, |
入淨入穢하며 入眞入俗하나니 | 깨끗한 곳에도 더러운 곳에도 들어가며, |
입정입예 입진입속 | 진제에도 들어가고 속제에도 들어간다. |
要且不是儞眞俗凡聖이라 | 중요한 것은 |
요차불시이진속범성 | 내가 진.속.범.성이 아니니 |
能與一切 眞俗凡聖 安著名字요 | 능히 모두를 진.속.범.성이라 |
능여일체 진속범성 안착명자 |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요, |
眞俗凡聖이 與此人安著名字不得이니라 | 진.속.범.성이 이 사람에게 |
진속범성 여차인안착명자부득 | 그런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 |
12-3 잡으면 곧 쓴다 | |
道流야 把得便用이요 更不著名字하고 | “도류여! 잡으면 그대로 쓸 뿐 |
도류 파득변용 갱불착명자 | 다시 이름을 붙이지 말고 |
號之爲玄旨니라 | 깊은 뜻[玄旨]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
호지위현지 | |
山僧說法은 與天下人別하니 | 나의 설법은 |
산승설법 여천하인별 | 천하사람들과 달라서 |
秖如有箇文殊普賢이 出來目前하야 | 가령 어느 문수보살 보현보살이 |
지여유개문수보현 출래목전 | 눈앞에 와서 |
各現一身問法하되 纔道咨和尙하면 | 각각 한 몸을 나타내서 법을 물으려고 |
각현일신문법 재도자화상 | ‘스님께 묻습니다’ 하기만 하면 |
我早辨了也니라 老僧檼坐에 | 나는 벌써 알아 버린다. |
아조변료야 노승은좌 | 노승의 조용한 자리에 |
更有道流하야 來相見時 我盡辨了也니 | 어떤 도류가 찾아와 서로 만날 때도 |
갱유도류 내상견시 아진변료야 | 나는 다 알아차리니 |
何以如此오 秖爲我見處別하야 | 어째서 그런가? |
하이여차 지위아견처별 | 오로지 나의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
外不取凡聖하며 內不住根本하야 | 밖으로는 범부와 성인을 취하지 않고 |
외불취범성 내불주근본 | 안으로는 근본자리에도 머무르지 않아서 |
見徹更不疑謬니라 | 견해에 다시 의심이나 허물이 없도록 |
견철갱불의류 | 철저하기 때문이다.” |
13-1 隨處作主하라 | |
師示衆云 道流야 | 스님이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
사시중운 도류 | “도류여! |
佛法無用功處요 秖是平常無事니 | 불법은 애써 공들일 곳이 없고 |
불법무용공처 지시평상무사 | 그저 평상대로 아무 일 없는 것이니 |
屙屎送尿하며 著衣喫飯하며 困來卽臥라 | 똥 싸고 오줌 누고 옷 입고 밥 먹으며, |
아시송요 착의긱반 곤래즉와 | 피곤하면 눕는 것이다. |
愚人笑我나 智乃知焉이니라 古人云 |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를 비웃겠지만 |
우인소아 지내지언 고인운 | 지혜로운 이는 알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
向外作工夫는 總是癡頑漢이라하니라 | ‘밖을 향해 공부하는 사람은 |
향외작공부 총시치완한 | 모두 어리석고 고집스런 놈들이다’라 하였다. |
儞且隨處作主하면 立處皆眞하야 | 그대들이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된다면 |
이차수처작주 입처개진 |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어 |
境來回換不得하야 | 어떤 경계에 닥쳐도 끄달리지 않아서 |
경래회환부득 | |
縱有從來習氣五無間業하야도 | 설령 종래의 습기와 오무간지옥에 떨어질 |
종유종래습기오무간업 | 업이 있다하더라도 |
自爲解脫大海니라 今時學者는 總不識法하고 | 저절로 해탈의 큰 바다를 이룰 것이다. |
자위해탈대해 금시학자 총불식법 | 요즈음 배우는 이들은 모두들 법을 모르고 |
猶如觸鼻羊이 蓬著物安在口裏하야 | 마치 양이 코를 들이대어 |
유여촉비양 봉착물안재구리 | 닿는 대로 입속에 넣는 것처럼 |
奴郎不辨하며 賓主不分이라 | 종과 주인을 가리지 못하며, |
노랑불변 빈주불분 | 손님인지 주인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
如是之流는 邪心入道하야 鬧處卽入이니 | 이런 무리들은 삿된 마음으로 도에 들어 왔기에 |
여시지류 사심입도 요처즉입 | 시시비비의 번잡스런 일에 곧바로 빠져버리니 |
不得名爲眞出家人이요 正是眞俗家人이니라 | 진정한 출가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
부득명위진출가인 정시진속가인 | 바로 말해 진실로 속된 사람[俗人]이다.” |
13-2 참다운 出家人 | |
不出家者는 須辨得平常眞正見解하야 | "대저 출가한 사람은 모름지기 평상 그대로의 |
부출가자 수변득평상진정견해 | 진정한 견해를 가려 지녀서 |
辨佛辨魔하며 辨眞辨僞 辨凡辨聖이니 | 부처와 마군을 변별하고 진실과 거짓을 |
변불변마 변진변위 변범변성 | 분별하며 범부와 성인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
若如是辨得하면 名眞出家니라 | 만일 이와 같이 가려낼 수 있다면 |
약여시변득 명진출가 | 참된 출가라고 할 것이지만 |
若魔佛不辨하면 正是出一家入一家니 | 부처와 마군을 분별하지 못한다면 한 집에서 나와 |
약마불불변 정시출일가입일가 | 또 다른 집으로 들어 간 것이니 |
喚作造業衆生이요 未得名爲眞出家人이니라 | 이는 업을 짓는 중생이지 |
환작조업중생 미득명위진출가인 | 진정한 출가인 이라 할 수가 없다. |
秖如今에 有一箇佛魔하야 同體不分호미 | 지금 하나의 부처마군이 |
지여금 유일개불마 동체불분흠 | 같은 몸이 되어 나눌 수 없는 것이 |
如水乳合하면 鵝王喫乳요 | 마치 물과 우유가 섞여 있는 것과 같다면 |
여수유합 아왕끽유 | 거위 왕은 우유만 먹을 것이요 |
如明眼道流는 魔佛俱打하나니 | 눈 밝은 도류라면 마군과 부처를 함께 쳐버린다. |
여명안도류 마불구타 | |
儞若愛聖憎凡하면 生死海裏浮沈이니라 | 그대들이 만약 성인은 좋고 범부는 싫다 한다면 |
이약애성증범 생사해리부침 | 생사의 바다속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
13-3 無佛無衆生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다 | |
問 如何是佛魔오 | “무엇이 부처이고 마군입니까?” |
문 여하시불마 | |
師云 儞一念心疑處가 是箇魔니 | “그대의 의심하는 한 생각이 바로 마군이다. |
사운 이일념심의처 시개마 | |
儞若達得萬法無生하면 心如幻化하야 | 그대가 만약 만법이 본래 태어남이 없는 |
이약달득만법무생 심여환화 | 이치를 통달하면 마음은 환영과 같아지고 |
更無一塵一法하야 處處淸淨是佛이니라 | 다시는 한 티끌 한 법도 없어서 |
갱무일진일법 처처청정시불 | 곳곳이 다 청정하리니 이것이 부처다. |
然佛與魔는 是染淨二境이라 | 그러나 부처와 마군이란 |
연불여마 시염정이경 | 깨끗함과 더러움의 두 가지 경계다. |
約山僧見處하면 無佛無衆生하며 | 나의 견해에 의한다면 |
약산승견처 무불무중생 |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
無古無今하야 得者便得하야 | 옛날도 없고 지금도 없어서 |
무고무금 득자편득 | 얻을 것은 바로 얻는다. |
不歷時節이요 無修無證하며 | 오랜 세월을 거치지 않으며 |
불역시절 무수무증 | 닦을 것도 없고 깨칠 것도 없으며, |
無得無失하야 一切時中에 更無別法하니 |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서 |
무득무실 일체시중 갱무별법 | 어느 때나 다시 다른 법이 없으니 |
設有一法過此者라도 我說如夢如化하노니 | 설사 이보다 더 나은 법이 있다 하더라도 |
설유일법과차자 아설여몽여화 | 나는 꿈같고 허깨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
山僧所說이 皆是니라 | 산승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이것이다.” |
산승소설 개시 | |
13-4 通貫十方 | 어느 곳에도 막히지 않는다 |
道流야 卽今目前孤明歷歷地聽者인 | “도류여! 바로 지금 눈앞에서 |
도류 즉금목전고명역역지청자 | 호젓이 밝고 역력하게 듣고 있는 이 사람은 |
此人處處不滯하고 通貫十方하야 三界自在하야 | 어디를 가나 막힘이 없고 시방세계를 꿰뚫어 |
차인처처불체 통관시방 삼계자재 | 삼계에 자유 자재하다. |
入一切境差別호되 不能回換하나니 | 온갖 차별한 경계에 들어가도 |
입일체경차별 불능회환 | 그 경계에 휘말리지 않는다. |
一刹那間에 透入法界하야 逢佛說佛하며 | 한 찰나 사이에 법계를 뚫고 들어가 |
일차나간 투입법계 봉불설불 |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말하고 |
逢祖說祖하며 逢羅漢說羅漢하며 |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말하며 |
봉조설조 봉나한설나한 |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말하고 |
逢餓鬼說餓鬼하야 | 아귀를 만나면 아귀를 말한다. |
봉아귀설아귀 | |
向一切處하야 游履國土하야 敎化衆生호되 | 모든 곳을 향하여 여러 국토를 다니며 |
향일체처 유리국토 교화중생 | 중생들을 교화하지만 |
未曾離一念하고 隨處淸淨하야 | 일찍이 일념을 떠난 적이 없고 |
미증이일염 수처청정 | 가는 곳마다 청정하여 |
光透十方하야 萬法一如니라 | 그 빛이 시방법계에 사무치니 |
광투시방 만법일여 | 만법이 한결 같다.” |
13-5 本來無事 | 본래 일이 없다 |
道流야 大丈夫兒가 今日方知本來無事로다 | “도류여! 대장부라면 오늘 바야흐로 |
도류 대장부아 금일방지본래무사 | 본래 아무런 일 없는 줄을 알 것이다. |
秖爲儞信不及일새 念念馳求하야 | 다만 그대들은 믿음이 부족하여 |
지위이신불급 염념치구 | 순간순간 내달려 구하면서 |
捨頭覓頭하야 自不能歇하나니라 | 자기 머리는 놔두고 다른 머리를 찾느라 |
사두멱두 자불능헐 | 스스로 쉴 수가 없다.” |
如圓頓菩薩이 入法界現身하야 | “저 원교보살 돈교보살[圓頓菩薩]은 |
여원돈보살 입법계현신 | 법계에 들어가 몸을 나타내어 |
向淨土中하야 厭凡炘聖이라 | 정토를 향해 |
향정토중 염범흔성 | 범부를 싫어하고 성인을 좋아한다 하는 |
如此之流는 取捨未亡하고 染淨心在니 | 이런 무리는 취하고 버리는 마음을 잊지 못하고, |
여차지류 취사미망 염정심재 | 더럽다 깨끗하다 하는 마음이 남아 있으니 |
如禪宗見解는 又且不然하야 | 선종의 견해는 또 그렇지 않아서 |
여선종견해 우차불연 | |
直視現今이요 更無時節이니라 | 바로 지금 이 순간이지 달리 다른 시절이 없다. |
직시현금 갱무시절 | |
山僧說處는 皆是一期藥病相治요 | 산승이 말하는 것은 모두가 한 시기의 |
산승설처 개시일기약병상치 | 약처방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이요 |
總無實法이니 若如是見得하면 | 실다운 법이라고 전혀 없으니 |
총무실법 약여시견득 | 만약 이와 같이 볼 수만 있다면 |
是眞出家라 日消萬兩黃金하니라 | 바로 참된 출가인이라 |
시진출가 일소만양황금 | 하루에 만 냥의 황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
13-6 地獄業 | 지옥업 |
道流야 莫取次被諸方老師印破面門하야 | “도류여! 그대들은 차례로 여러 곳 늙은 스승들의 |
도류 막취차피제방노사인파면문 | 권위를 면전에서 깨뜨렸다 하여 |
道我解禪解道하라 | ‘나는 선을 알고 도를 안다’고 지껄이지 말라. |
도아해선해도 | |
辯似懸河하나 皆是造地獄業이니라 | 언변이 흡사 물처럼 유창하다 하더라도 |
변사현하 개시조지옥업 | 이는 모두 다 지옥 갈 업을 짓는 것이다. |
若是眞正學道人은 不求世間過하고 | 만약 진정으로 도를 배우는 이라면 |
약시진정학도인 불구세간과 | 세상의 허물을 찾지 아니하고 |
切急要求眞正見解니 | 진정한 견해를 구하는 일이 |
절급요구진정견해 | 간절하고 급박한 것이니, |
若達眞正見解圓明하면 方始了畢이니라 | 만약 진정한 견해를 통달하여 뚜렷이 밝으면 |
약달진정견해원명 방시요필 | 비로소 일을 마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13-7 실다운 법은 아무 것도 없다 | |
問 如何是眞正見解오 | “무엇이 진정한 견해입니까?” |
문 여하시진정견해 | |
師云 儞但一切入凡入聖하며 | “그대들은 단지 일체의 범부에도 들어가고 |
사운 이단일체입범입성 | 성인에도 들어가며 |
入染入淨하며 入諸佛國土하며 | 더러움에도 깨끗함에도 들어가고 |
입염입정 입제불국토 | 모든 부처님 나라에도 들어가며 |
入彌勒樓閣하며 入毘盧遮那法界하야 | 미륵의 누각에도 들어가며 |
입미륵누각 입비로자나법계 | 비로자나불의 법계에도 들어가서 |
處處皆現國土하야 成住壞空하나니라 | 곳곳마다 국토를 나타내며 |
처처개현국토 성주괴공 | 성ㆍ주ㆍ괴ㆍ공을 한다. |
佛出于世하야 轉大法輪하고 却入涅槃하되 | 부처님께서는 세간에 오시어 |
불출우세 전대법륜 각입열반 | 큰 법륜을 굴리시고 다시 열반에 드셨지만 |
不見有去來相貌하야 求其生死하나 | 가고 오는 모양을 볼 수가 없으니 |
불견유거래상모 구기생사 | 그 생사를 찾아도 |
了不可得이니라 | 마침내 찾을 길이 없다. |
요불가득 | |
便入無生法界하야 處處游履國土하야 | 곧바로 무생법계에 들어가 |
편입무생법계 처처유리국토 | 곳곳의 여러 국토를 노닐고 |
入華藏世界하야 盡見諸法空相하야 | 화장세계에 들어가 |
입화장세계 진견제법공상 | 모든 법의 공한 모양을 다 보니 |
皆無實法이니라 | 모두가 실다운 법이 없다. |
개무실법 | |
唯有聽法無依道人이 是諸佛之母라 | 오직 법을 듣고 의지함이 없는 도인[無依道人]이 |
유유청법무의도인 시제불지모라 |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다. |
所以佛從無依生이요 | 그러므로 부처는 의지함이 없는 데서 생겨난다. |
소이불종무의생 | |
若悟無依하면 佛亦無得이니 | 만약 의지함이 없음을 깨닫는다면 |
약오무의 불역무득 | 부처라는 것도 얻을 것이 없다. |
若如是見得하면 是眞正見解니라 | 만약 이와 같이 보게 된다면 |
약여시견득 시진정견해 |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견해이다.” |
13-8 찾을수록 멀어 진다 | |
學人不了하야 爲執名句하야 |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
학인불료 위집명구 | 명칭과 글귀에 집착하여 |
被他凡聖名礙일새 所以障其道眼하야 | 범부니 성인이니 하는 이름에 구애되는 까닭에 |
피타범성명애 소이장기도안 | 그 도의 안목[道眼]이 막혀 |
不得分明이니라 |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
부득분명 | |
秖如十二分敎는 皆是表現之說이라 | 단지 십이분교는 |
지여십이분교 개시표현지설 | 모두가 표현하는 말이다. |
學者不會하고 便向表顯名句上生解하나니 | 공부하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
학자불회 편향표현명구상생해 | 겉으로 드러난 명칭이나 글귀에서 알음알이를 낸다. |
皆是依倚라 落在因果하야 | 이것은 모두 무엇에 의지하고 기대는 것이라서 |
개시의의 낙재인과 | 인과에 떨어지며 |
未免三界生死하나니라 | 삼계에서 생사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
미면삼계생사 | |
儞若欲得生死去住脫著自由인댄 | 그대들이 만약 나고 죽음과 가고 |
이약욕득생사거주탈착자유 | 머무름을 벗어나 자유롭기를 바란다면 |
卽今識取聽法底人하라 | 지금 법문을 듣는 그 사람을 알도록 하라. |
즉금식취청법저인 | |
無形無相하며 無根無本無住處하야 | 형체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
무형무상 무근무본무주처 | 뿌리도 없고 바탕도 없으며 머무르는 곳도 없이 |
活鱍鱍地라 | 살아 움직이는 자리이다. |
활발발지 | |
應是萬種施設하야 用處秖是無處일새 | 만 가지 시설물에 응하여서도 |
응시만종시설 용처지시무처 |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에 |
所以覓著轉遠이요 求之轉乖니 | 찾을수록 더욱 멀어지고 |
소이멱착전원 구지전괴 | 구할수록 더욱 어긋나니 |
號之爲秘密이니라 | 비밀이라 부르는 것이다.” |
호지위비밀 | |
13-9 人生無常 | 인생무상 |
道流야 儞莫認著箇夢幻伴子하라 | “도류여! 그대들은 이 꿈속의 허깨비 같은 |
도류 이막인착개몽환반자 | 몸뚱이를 애착하지 말라. |
遲晩中間에 便歸無常하나니 | 머지않아 머뭇거리는 사이에 |
지만중간 변귀무상 | 곧 덧없음으로 돌아 갈 것이다. |
儞向此世界中하야 覓箇什麽物作解脫고 | 그대들은 이 세계 속에서 |
이향차세계중 멱개십마물작해탈 | 무엇을 찾아 해탈을 하겠느냐? |
覓取一口飯喫하고 補毳過時하야 | 그저 밥 한술 찾아 먹고 |
멱취일구반긱 보취과시 | 누더기를 꿰매며 시간을 보내고 |
且要訪尋知識이요 莫因循逐樂하라 | 또 선지식을 찾아 참문하기를 힘쓸 것이요 |
차요방심지식 막인순축낙 | 즐거운 일을 쫓아 돌지 말라. |
光陰可惜이니 念念無常하야 | 애석하게도 세월이 너무도 빠르니 |
광음가석 염염무상 | 순간순간 무상하여 |
麤則被地水火風이요 | 크게는 곧 지,수,화,풍 그리고 |
추즉피지수화풍 | |
細則被生住異滅四相所逼이니라 | 작게는 곧 생,주,이,멸의 네 모양이 |
세즉피생주이멸사상소핍 | 가까이에 있다. |
道流야 今時에 且要識取四種無相境하야 | 도류여! 지금에 중요한 것은 |
도류 금시 차요식취사종무상경 | 네 가지 모양없는 경계를 잘 알아서 |
免被境擺撲이어다 | 그 경계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
면피경파박 | |
13-10 四種無相境 | |
問 如何是四種無相境고 | "무엇이 네 가지 모양없는 경계입니까?” |
문 여하시사종무상경 | |
師云 儞一念心疑가 被地來礙하며 | “그대들 한 생각과 마음의 의심이 |
사운 이일념심의 피지래애 | 흙이 되어 가로막으며, |
儞一念心愛가 被水來溺하며 | 한 생각과 마음의 애착이 |
이일념심애 피수래익 | 물이 되어 빠지게 하며, |
儞一念心瞋이 被火來燒하며 | 한 생각과 마음의 성냄이 |
이일념심진 피화내소 | 불이 되어 타게 하며, |
儞一念心喜가 被風來飄하나니 | 한 생각과 마음의 기쁨이 |
이일념심희 피풍래표 | 바람이 되어 흔들리게 하는 것이다. |
若能如是辨得하면 不被境轉하고 | 만약 이렇게 알아낼 수 있다면 |
약능여시변득 불피경전 | 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
處處用境이라 | 곳곳마다 경계를 활용할 것이다. |
처처용경 | |
東涌西沒하며 南涌北沒하고 | 동쪽에서 솟아 서쪽으로 사라지고, |
동용서몰 남용북몰 | 남쪽에서 솟아 북쪽으로 사라지고, |
中涌邊沒하며 邊涌中沒하야 | 가운데서 솟아 가장자리로 사라지고, |
중용변몰 변용중몰 | 가장자리에서 솟아 가운데로 사라져서 |
履水如地하며 履地如水하니라 | 땅을 밟듯 물을 밟고, |
이수여지 이지여수 | 물을 밟듯 땅을 밟는다. |
緣何如此오 爲達四大如夢如幻故니라 | 어째서 그러한가? 사대의 육신이 꿈과 같고 |
연하여차 위달사대여몽여환고 | 허깨비 같은 줄 통달하였기 때문이다.” |
13-11 그대가 살아있는 문수다 | |
道流야 儞秖今聽法者가 不是儞四大로대 | “도류여! 지금 법문을 듣고 있는 것은 |
도류 이지금청법자 불시이사대 | 그대들의 사대육신이 아니면서도 |
能用儞四大하나니 | 그대들의 사대육신을 능히 활용할 줄 안다. |
능용이사대 | |
若能如是見得하면 便乃去住自由니라 | 만약 이와 같이 볼 수만 있다면 |
약능여시견득 편내거주자유 | 가고 머무름에 자유자재하게 될 것이다. |
若山僧見處하면 勿嫌底法이라 | 나의 견해에 의하면 |
약산승견처 물혐저법 | 아무것도 꺼려 할 것이 없는 이치다. |
儞若愛聖하면 聖者聖之名이니라 | 그대들이 성인을 애착한다면 |
이약애성 성자성지명 | 성인이란 성인이라는 이름일 뿐이다. |
有一般學人이 向五臺山裏求文殊하나니 | 어떤 배우는 이들은 모두 오대산 속에 가서 |
유일반학인 향오대산리구문수 | 문수보살을 구한다. |
早錯了也라 五臺山無文殊니라 | 그러나 그것은 벌써 틀린 일이다. |
조착요야 오대산무문수 | 오대산에는 문수가 없다. |
儞欲識文殊麽아 | 문수를 알고 싶은가? |
이욕식문수마 | |
秖儞目前用處가 始終不異하며 | 다만 그대들 눈앞에서 작용하는 곳이 |
지이목전용처 시종불이 | 처음부터 끝까지 다르지 않고 |
處處不疑가 此箇是活文殊니라 | 어딜 가든지 의심하지 않는 것이 |
처처불의 차개시활문수 | 그것이 바로 살아있는 문수다. |
儞一念心無差別光이 處處總是眞普賢이요 | 그대들의 한 생각과 마음에 차별 없는 빛이 |
이일념심무차별광 처처총시진보현 | 어디에나 다 비추는 것이 진짜 보현보살이고, |
儞一念心自能解縛하야 隨處解脫이요 |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스스로 결박을 풀고 |
이일념심자능해박 수처해탈 | 어디서나 해탈하는 것 |
此是觀音三昧法이니라 | 그것이 바로 관음보살의 삼매법이다. |
차시관음삼매법 | |
互爲主伴하야 出則一時出하나니 | 서로 주인도 되고 벗도 되어 |
호위주반 출즉일시출 | 나올 때는 한꺼번에 나오니 |
一卽三三卽一이라 | 하나가 곧 셋이고 셋이 곧 하나이다. |
일즉삼삼즉일 | |
如是解得하면 始好看敎니라 | 이와 같이 알면 |
여시해득 시호간교 | 비로소 가르침을 잘 본 것이다.” |
14-1 文字에 속지 말라 | |
師示衆云 如今學道人은 |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
사시중운 여금학도인 | “오늘날 배우는 사람들은 |
且要自信이요 莫向外覓하라 | 스스로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 |
차요자신 막향외멱 | 밖으로는 찾지 말라. |
總上他閑塵境하야 都不辨邪正하나니 | 모두 다 저 부질없는 경계들을 받들어서 |
총상타한진경 도불변사정 | 도무지 삿됨과 바름을 변별하지 못하고 있다. |
秖如有祖有佛은 皆是敎迹中事니라 | 다만 어느 조사니 어느 부처니 하는 것은 |
지여유조유불 개시교적중사 | 모두가 가르치는 과정의 일이다. |
有人拈起一句子語하야 | 어떤 사람이 한 마디 말을 거론하였을 때 |
유인염기일구자어 | |
或隱顯中出이면 便卽疑生하야 | 혹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隱顯中] 나온 말이면 |
혹은현중출 편즉의생 | 곧바로 의심을 내어 |
照天照地하야 傍家尋問하야 也太忙然이로다 | 천지를 뒤지고 옆집에 가서 물으며 |
조천조지 방가심문 야태망연 | 그야말로 정신없이 바쁘다. |
大丈夫兒여 莫秖麽論主論賊하며 | 대장부라면 다만 이렇게 |
대장부아 막지마론주론적 | 주인이니 도적이니, |
論是論非하며 論色論財하야 | 옳거니 그르거니, 색(色)이니 재물(財)이니 하며 |
논시논비 논색논재 | |
論說閑話過日하라 | 한가한 이야기로 소일하지 말라. |
논설한화과일 | |
山僧此間에는 不論僧俗이요 | 산승의 이곳에는 승속을 논하지 않고 |
산승차간 불론승속 | |
但有來者하면 盡識得伊니 | 누가 오기만 하면 |
단유래자 진식득이 | 그를 다 알아내버린다. |
任伊向甚處出來나 但有聲名文句하야 | 그들이 어디서 왔던 간에 |
임이향심처출래 단유성명문구 | 오로지 소리나 이름이나 문구만 있어서 |
皆是夢幻이니라 | 모두가 꿈속의 허깨비이다.” |
개시몽환 | |
14-2 사람에 따라 모습을 나타낸다 | |
却見乘境底人하니 是諸佛之玄旨라 | “경계를 다스리는 사람을 돌아보면 |
각견승경저인 시제불지현지 | 그것은 모든 부처님의 현묘한 뜻이다. |
佛境不能自稱我是佛境이요 | 부처님의 경지는 ‘나는 부처의 경지다.’라고 |
불경불능자칭아시불경 | 스스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
還是這箇無依道人이 乘境出來니라 | 도리어 그러한 무의도인은 |
환시저개무의도인 승경출래 | 경계를 다스려서 나타난다. |
若有人出來하야 | 만약 어떤 사람이 와서 |
약유인출래 | |
問我求佛하면 我卽應淸淨境出하고 | 나에게 부처 구하는 일을 물으면 |
문아구불 아즉응청정경출 | 나는 곧 청정한 경지를 내어 응하고, |
有人問我菩薩하면 我卽應慈悲境出하며 | 어떤 사람이 내게 보살을 묻는다면 |
유인문아보살 아즉응자비경출 | 나는 곧 자비의 경지를 내어 응하며, |
有人問我菩提하면 我卽應淨妙境出하고 | 어떤 사람이 보리를 묻는다면 |
유인문아보리 즉응정묘경출 | 나는 곧 정묘한 경지를 내어 응하고, |
有人問我涅槃하면 我卽應寂靜境出하나니 | 어떤 사람이 열반을 묻는다면 |
유인문아열반 아즉응적정경출 | 나는 곧 고요한 경지를 내어 응한다. |
境卽萬般差別이나 人卽不別이라 | 경계는 수만 가지로 차별하지만 |
경즉만반차별 인즉불별 | 사람은 차별이 없다. |
所以應物現形은 如水中月이니라 | 그러므로 사물에 응하여 형상을 나타내는 것은 |
소이응물현형 여수중월 | 마치 물 속에 비친 달과 같다.” |
14-3 大丈夫 | 대장부라야 된다 |
道流야 儞若欲得如法하면 | “도류여! |
도류 이약욕득여법 | 그대들이 만약 여법(如法)하고자 한다면 |
直須是大丈夫兒라사 始得다 | 모름지기 대장부라야 비로소 가능하다. |
직수시대장부아 시득 | |
若萎萎隨隨地하면 則不得也니라 | 시들시들하고 축 처져서는 안 된다. |
약위위수수지 즉부득야 | |
夫如斯[斯瓦]嗄之器는 不堪貯醍醐니 | 대저 목이 막힌 그릇에는 |
부여사 사지기 불감저제호 | 제호(醍醐)탕을 담을 수 없으니 |
如大器者는 直要不受人惑하고 | 큰 그릇이라면 |
여대기자 직요불수인혹 | 사람에게 유혹되지 않고 |
隨處作主하야 立處皆眞이니라 | 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되어 |
수처작주 입처개진 | 내세우는 바가 다 진실한 것이 중요하다. |
但有來者어든 皆不得受니 | 다만 찾아오는 사람이 있더라도 |
단유래자 개부득수 | 모두 받아들일 것은 아니니 |
儞一念疑하면 卽魔入心이라 | 그대들이 한 순간 의심하면 |
이일념의 즉마입심 | 곧 마(魔)가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
如菩薩疑時에 生死魔得便이니라 | 만약 보살이라도 의심을 내면 |
여보살의시 생사마득편 | 생사의 마군이 틈을 얻는다. |
但能息念이요 更莫外求하고 | 다만 생각을 쉴 뿐이요 |
단능식념 갱막외구 | 다시 바깥으로 구하지 말고 |
物來卽照하라 | 사물이 다가오면 곧 비춰보라. |
물래즉조 | |
儞但信現今用底하면 一箇事也無니라 | 그대들이 단지 지금 말한 것을 확신한다면 |
이단신현금용저 일개사야무 | 아무런 일도 없을 것이다. |
儞一念心生三界하야 隨緣被境하야 |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삼계도 만들어내고 |
이일념심생삼계 수연피경 | 인연을 따라 경계에 끄달려서 |
分爲六塵하니 | 육진경계로 나뉘기도 하는데 |
분위육진 | |
儞如今應用處가 欠少什麽오 | 그대들이 지금 마땅히 쓰는 데에 |
이여금응용처 흠소십마 | 무슨 모자람이 있겠는가? |
一刹那間에 便入淨入穢하며 | 한 찰나 사이에 깨끗함에도 들어가고 |
일찰나간 편입정입예 | 더러움에도 들어가며, |
入彌勒樓閣하며 入三眼國土하야 | 미륵누각(최상승경지)에도 들어가며 |
입미륵누각 입삼안국토 | 삼안국토(三眼國土)에도 들어가서 |
處處游履하나 唯見空名이니라 | 곳곳을 다니지만 오직 텅 빈 이름뿐이다.” |
처처유리 유견공명 | |
14-4 心外無法 | 마음 밖에는 법이 없다. |
問 如何是三眼國土오 | "무엇이 삼안국토입니까?” |
문 여하시삼안국토 | |
師云 我共儞入淨妙國土中하야 | “나는 그대들과 함께 청정하고 |
사운 아공이입정묘국토중 | 미묘한 국토에 들어가 |
著淸淨衣하고 說法身佛하며 | 청정한 옷을 입고 법신불을 설한다. |
착정정의 설법신불 | |
又入無差別國土中하야 著無差別衣하고 | 또 차별 없는 국토에 들어가 |
우입무차별국토중 착무차별의 | 차별 없는 옷을 입고 |
說報身佛하며 | 보신불을 설한다. |
설보신불 | |
又入解脫國土中하야 著光明衣하고 | 또 해탈국토에 들어가 광명의 옷을 입고 |
우입해탈국토중 착광명의 | |
說化身佛하나니 | 화신불을 설한다. |
설화신불 | |
此三眼國土는 皆是依變이니라 | 이 삼안국토란 모두가 |
차삼안국토 개시의변 | 무엇에 의지하여 변화하는 것이다. |
約經論家하면 取法身爲根本하고 | 교학자(敎學者)들은 |
약경론가 취법신위근본 | 법신이 근본이 되고 |
報化二身爲用하나 | 보신과 화신의 두 몸은 |
보화이신위용 | 그 씀이다 하지만 |
山僧見處는 法身卽不解說法이라 | 산승의 견해로는 |
산승견처 법신즉불해탈법 | 법신은 설법을 알지 못한다. |
所以로 古人云 | 그러므로 옛 사람이 말하기를, |
소이 고인운 | |
身依義立이요 土據體論이라하니 | ‘몸은 뜻에 의거하여 말하고 |
신의의립 토기체론 | 땅은 본체에 의거해서 논한다'고 하였으나 |
法性身法性土는 明知是建立之法이요 | 법성신과 법성토는 세우는 법이요 |
법성신법성토 명지시건립지법 | |
依通國土니 | 소통하는 국토임을 분명히 알아야 하리니 |
의통국토 | |
空拳黃葉으로 用誑小兒니라 | 빈주먹과 누런 잎사귀로 |
공권광엽 용광소아 | 어린아이를 속이는 것이다. |
蒺藜菱刺와 枯骨上에 覓什麽汁고 | 찔레가시와 마른 뼈다귀에서 |
질여능자 고골상 멱십마즙 | 무슨 국물을 찾겠는가? |
心外無法이요 內亦不可得이니 求什麽物고 | 마음 밖에 법이 없고 마음 안에도 얻을 것 없는데 |
심외무법 내역불가득 구십마물 | 무엇을 찾겠는가?” |
14-5 修行이란 業을 짓는 일이다 | |
儞諸方言道호대 有修有證이라하니 莫錯하라 | “그대들이 여러 곳을 다니며 닦을 것도 있고 |
이제방언도 유수유증 막착 | 깨칠 것도 있다고 말하는데 착각하지 말아라. |
設有修得者라도 皆是生死業이며 | 설령 닦아서 얻을 것이 있다 하더라도 |
설유수득자 개시생사업 | 그것은 모두가 생사의 업이다. |
儞言六度萬行齊修라하나 我見皆是造業이니라 | 그대들은 육도만행을 잘 닦는다고 하지만 |
이언육도만행제수 아견개시조업 | 내가 보기에는 모두 업을 짓고 있다. |
求佛求法은 卽是造地獄業이라 | 부처를 구하고 법을 구하는 것은 |
구불구법 즉시조지옥업 | 지옥의 업을 짓는 것이고, |
求菩薩亦是造業이요 看經看敎도 亦是造業이니 | 보살을 구하는 것도 업을 짓는 것이며, |
구보살역시조업 간경간교 역시조업 | 경을 보고 가르침을 듣는 것도 업을 짓는 것이다. |
佛與祖師는 是無事人이라 | 부처와 조사는 바로 일 없는 사람이다. |
불여조사 시무사인 | |
所以有漏有爲와 無漏無爲가 爲淸淨業이니라 | 그러므로 유루와 유위, 무루와 무위가 |
소이유루유위 무루무위 위청정업 | 다 청청한 업이다. |
有一般瞎禿子하야 飽喫飯了하고 | 어떤 눈먼 머리 깎은 사람이 |
유일반할독자 포긱반료 | 밥을 배불리 먹고 나서 |
便坐禪觀行호대 把捉念漏하야 | 곧 좌선하거나 관행을 하되 |
편좌선관행 파착념루 | 생각과 버뇌를 붙잡아 |
不令放起하며 厭喧求靜하나니 |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
불령방기 염훤구정 |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고 조용한 것만을 찾는데 |
是外道法이니라 | 이것은 다 외도의 법이다. |
시외도법 | |
祖師云 儞若住心看靜하며 |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조사운 이약주심간정 | ‘그대들이 만약 마음을 안주시켜 고요함을 보고, |
擧心外照하고 攝心內澄하며 | 마음을 일으켜 밖으로 관조하며, |
거심외조 섭심내징 | 마음을 가다듬어 안으로 맑히며, |
凝心入定하면 如是之流는 皆是造作이라하니라 |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정(定)에 든다면 |
응심입정 여시지류 개시조작 | 이러한 것들은 모두가 조작이다.’라고 하셨다.” |
14-5 | |
是儞如今與麽聽法底人을 | "그대들은 지금 이렇게 |
시이여금여마청법저인 | 법문을 듣는 그 사람을 |
作麽生擬修他證他莊嚴他리오 | 어떻게 그를 닦고, 어떻게 그를 증득하며, |
작마생의수타증타장엄타 | 어떻게 그를 장엄하려 하는가? |
渠且不是修底物이며 不是莊嚴得底物이니라 | 그것은 닦을 물건이 아니며 |
거차불시수저물 불시장엄득저물 | 장엄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 |
若敎他莊嚴하면 一切物을 卽莊嚴得이니 | 만약 그것을 장엄할 수 있다고 한다면 |
약교타장엄 일체물 즉장엄득 | 무엇이든지 다 장엄할 수 있다는 것이니 |
儞且莫錯하라 | 그대들은 잘못 알지 말아라.” |
이차막착 | |
14-6 獅子吼 | 사자후 |
道流야 儞取這一般老師口裏語하야 | “도류여! 그대들은 보통 |
도류 이취자일반노사구리어 | 노스님들의 설법을 듣고 |
爲是眞道하야 | 그것이 참된 도라고 여긴다. |
위시진도 | |
是善知識은 不思議요 我是凡夫心이니 | 그 선지식은 불가사의하고 |
시선지식 불사의 아시범부심 | 나는 범부의 마음이니 |
不敢測度他老宿이라하나니 | 감히 그 노스님의 뜻을 |
불감측탁타노숙 |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
瞎屢生이여 儞一生을 秖作這箇見解하야 | 이 눈멀고 어리석은 사람들아! |
할루생 이일생 지작자개견해 | 그대들의 일생을 이러한 견해를 지어 |
辜負這一雙眼하니 | 멀쩡한 두 눈을 막아버리고 산다. |
고부자일쌍안 | |
冷噤噤地가 如凍凌上驢駒相似로다 | 추워서 벌벌 떠는 모습이 |
낸금금지 여동릉상려구상사 | 마치 빙판 위를 걸어가는 당나귀의 새끼 같구나. |
我不敢毁善知識이라 怕生口業이라하니라 | ‘나는 감히 선지식을 비방할 수 없으니 |
아불감훼선지식 파생구업 | 입으로 짓는 업이 두렵다.’고 하니라. |
道流야 夫大善知識이 始敢毁佛毁祖하며 | 도류여! 큰 선지식이라야 |
도류 부대선지식 시감훼불훼조 | 비로소 부처와 조사를 비방할 수 있고 |
是非天下하며 排斥三藏敎하며 | 천하를 옳다 그르다 할 수 있으며 |
시비천하 배척삼장교 | 경ㆍ율ㆍ논 삼장의 가르침을 배척할 수도 있고 |
罵辱諸小兒하야 向逆順中覓人하나니 | 어린애 같은 모든 무리들을 꾸짖을 수 있으며 |
매욕제소아 향역순중멱인 | 거슬리고 순종하는 속에 사람을 찾을 수 있다. |
所以로 我於十二年中은 求一箇業性을 | 그래서 나는 12년 동안 |
소이 아어십이년중 구일개업생 | 업의 성품을 찾았으나 |
如芥子許도 不可得이니라 | 겨자씨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
여개자허 불가득 | |
若似新婦子禪師하면 便卽怕趁出院하야 | 만약 새색시 같은 선사라면 |
약사신부자선사 편즉파진출원 | 절에서 쫓겨나서 |
不與飯喫하야 不安不樂이어니와 | 밥을 얻어먹지 못할까 |
불여반끽 불안불락 |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지만 |
自古先輩가 到處人不信하고 被趁出하야 | 예로부터 뛰어난 선배는 |
자고선배 도처인불신 피진출 |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믿지 않아 쫓겨났다. |
始知是貴하나니 | 그리고 나중에야 비로소 귀한 사람인줄 알았다. |
시지시귀 | |
若到處人盡肯하면 堪作什麽오 | 만약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면, |
약도처인진긍 감작십마 | 이런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
所以師子一吼에 野干腦裂이니라 | 그러므로 한 번의 사자후에 |
소이사자일후 야간뇌열 | 여우의 머리통이 찢어지는 것이다.” |
14-7 平常心이 道다 | |
道流야 諸方說有道可修하며 有法可證하나니 | “도류여! 제방의 선지식들이 닦을 만한 도가 있고 |
도류 제방설유도가수 유법가증 | 깨칠 만한 법이 있다고 말하는데, |
儞說證何法修何道오 | 그대들은 무슨 법을 깨치고 |
이설증하법수가도 | 무슨 도를 닦는다고 말하는가? |
儞今用處欠少什麽物이며 修補何處오 | 그대들이 지금 쓰기에 무슨 모자람이 있으며, |
이금용처흠소십마물 수보하처 | 무엇을 닦고 보완한다는 것인가? |
後生小阿師不會하야 便卽信這般野狐精魅하야 | 못난 후학들이 잘 모르고 |
후생소아사불회 편즉신자반야호정매 | 그런 여우 도깨비를 믿어서 |
許他說事하야 繫縛他人言道호대 | 그들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이고는 |
허타설사 계박타인언도 | 다른 사람들까지 얽어매어 말하기를 |
理行相應하고 護惜三業하야사 | ‘이치와 행이 서로 부합하고 |
이행상응 호석삼업 | 삼업을 잘 보호하고 지켜야만 |
始得成佛이라하니 | 비로소 성불할 수 있다.’고 한다. |
시득성불 | |
如此說者는 如春細雨로다 | 이와 같이 말하는 자들은 |
여차설자 여춘세우 | 봄날의 가랑비처럼 많다. |
古人云 路逢達道人이어든 | 옛 사람이 이르기를, |
고인운 노봉달도인 | ‘길에서 도를 아는 사람을 만나거든, |
第一莫向道하라하니라 | 무엇보다 도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
제일막향도 | |
所以言 若人修道道不行이니 | 그러므로 말하기를, '만약 누구라도 |
소이언 약인수도도불행 | 도를 닦으면 도는 행하여지지 않고 |
萬般邪境競頭生이라 | 도리어 수만 가지의 삿된 경계들이 |
만반사경경두생 | 다투어 생겨나게 된다. |
智劍出來無一物하야 明頭未顯暗頭明이로다 | 지혜의 칼을 뽑아들면 아무것도 없어서 |
지검출래무일물 명두미현암두명 | 밝음이 나타나기 전에 어둠이 밝아진다.’ 하였다. |
所以로 古人云 平常心是道라하니라 | 그러므로 또 옛사람이 말하기를, |
소이 고인운 평상심시도 | ‘평상의 마음이 바로 도(道)다’라고 한 것이다.” |
14-8 그 마음 그대로 살아있는 祖師다 | |
大德아 覓什麽物고 | “대덕아! 무엇을 찾느냐? |
대덕아 멱십마물 | |
現今目前聽法無依道人이 | 바로 지금 눈앞에 법문을 듣는 그 사람, |
현금목전청법무의도인 | 아무 것도 의지하지 않는 무의도인(無依道人)은 |
歷歷地分明하야 未曾欠少하니 | 너무도 분명하고 결코 부족한 것이 없다. |
역역지분명 미증흠소 | |
儞若欲得與祖佛不別인댄 | 그대들이 만약 조사나 부처님[祖佛]과 |
이약욕득여조불불별 | 다르지 않기를 바란다면 |
但如是見이요 不用疑誤니라 | 다만 이와 같이 보면 되는 것이니 |
단여시견 불용의오 | 의심하여 그르치지 말라. |
儞心心不異를 名之活祖니 | 그대들의 순간순간의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
이심심불이 명지활조 | 이름 하여 살아있는 조사[活祖]라 한다. |
心若有異하면 則性相別이요 | 마음이 만약 다르면 |
심약유이 즉성상별 | 성품과 상이 다르게 되지만 |
心不異故로 卽性與相不別이니라 | 마음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
심불이고 즉성여상불별 | 성품과 상이 다르지 않다.” |
14-9 구하는 것이 있으면 괴롭다 | |
問 如何是心心不異處오 | "무엇이 순간순간의 마음이 |
문 여하시심심불이처 | 다르지 않는 경계입니까?” |
師云 儞擬問早異了也니 性相各分이로다 | “그대들이 묻는 순간 벌써 달라져 버린 것이니 |
사운 이의문조이요야 성상각분 | 성품과 상이 각각 나누어졌다. |
道流야 莫錯하라 世出世諸法이 皆無自性하며 | 도류여! 착각하지 말아라. |
도류 막착 세출세제법 개무자성 | 세간이나 출세간의 모든 법은 다 자성이 없으며, |
亦無生性하고 但有空名하야 名字亦空이어늘 | 또한 생멸의 성품도 없고 그저 허망한 이름뿐이며 |
역무생성 단유공명 명자역공 | 그 이름도 또한 텅 빈 것이다. |
儞祇麽認他閑名爲實하니 大錯了也로다 | 그대들은 이처럼 그 부질없는 이름을 |
이지마인타한명위실 대착료야 | 진실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매우 잘못 된 것이다. |
設有皆是依變之境이라 | 설사 그러한 것들이 있다 하더라도 |
설유개시의변지경 | 모두가 의지해서 변화한 경계들이다. |
有箇菩提依와 涅槃依와 解脫依와 三身依와 | 이른바 보리에 의지함과 열반에 의지함과 |
유개보리의 열반의 해탈의 삼신의 | 해탈에 의지함과 삼신에 의지함과 |
境智依와 菩薩依와 佛依니라 | 경계와 지혜에 의지함과 보살에 의지함과 |
경지의 보살의 불의 | 부처에 의지함 등이다. |
儞向依變國土中하야 覓什麽物고 | 그대들은 의지하여 변한 국토에서 |
이향의변국토중 멱십마물 | 무엇을 찾고 있느냐? |
乃至三乘十二分敎는 皆是拭不淨故紙며 | 삼승 십이분교마저도 |
내지삼승십이분교 개시식불정고지 | 모두가 똥을 닦아낸 휴지다. |
佛是幻化身이요 祖是老比丘니 | 부처란 허깨비로 나타난 몸이며, |
불시환화신 조시노비구 | 조사란 늙은 비구인데 |
儞還是娘生已不아 | 그대들은 이미 어머니가 낳아 주시지 않았느냐? |
이환시낭생이부 | |
儞若求佛하면 卽被佛魔攝이요 | 그대들이 만약 부처를 구하면 |
이약구불 즉피불마섭 | 부처라는 마군(魔群)에게 붙잡히고, |
儞若求祖하면 卽被祖魔縛이니 | 조사를 구하면 |
이약구조 즉피조마박 | 조사라는 마군에게 묶이게 된다. |
儞若有求皆苦라 不如無事로다 | 그대들이 만약 구하는 것이 있으면 |
이약유구개고 불여무사 | 모두가 고통이니 아무 일 없느니만 못하다.” |
14-10 형상 없는 것이 참 형상이다 | |
有一般禿比丘하야 向學人道호대 | “어떤 머리 깎은 비구가 있어서 |
유일반독비구 향학인도 | 학인들을 향해 말하기를, |
佛是究竟이니 於三大阿僧祇劫에 | ‘부처는 궁극적인 경지니 |
불시구경 어삼대아승지겁 | 삼대 아승지겁 동안 |
修行果滿하야 方始成道라하니 | 수행하여 그 결과가 다 채워져서 |
수행과만 방시성도라 | 비로소 도를 이룬 것이다.’라고 한다. |
道流야 儞若道佛是究竟인댄 | 도류여! |
도류 이약도불시구경 | 그대들이 만약 부처를 궁극적인 경지라 한다면 |
緣什麽하야 八十年後에 | 어떤 연유로 부처님께서 80년 후에 |
연십마 팔십년후 | |
向拘尸羅城雙林樹間하야 側臥而死去며 | 쿠시나가라 성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
향구시라성쌍임수간하 측와이사거 | 옆으로 누워 돌아가셨는가? |
佛今何在오 明知 與我生死不別이니라 | 그리고 부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
불금하재 명지 여아생사불별 | 우리들의 생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라. |
儞言 三十二相八十種好是佛이라하니 | 그대들은 32상과 80종호가 부처님이라고 하는데, |
이언 삼십이상팔십종호시불 | |
轉輪聖王도 應是如來라 明知是幻化로다 | 그렇다면 전륜성왕도 마땅히 여래이어야 할 것이니 |
전륜성왕 응시여래 명지시환화 | 그것은 환영이고 허깨비임을 분명히 알라.” |
古人云 如來擧身相은 爲順世間情이라 | 옛사람이 이르기를, ‘여래가 갖추신 몸의 모습은 |
고인운 여래거신상 위순세간정 | 세간의 정을 따른 것이다. |
恐人生斷見하야 權且立虛言이로다 | 사람들이 아무것도 없다는 단견을 내게 될까 |
공인생단견 권차립허언 | 염려하시어 짐짓 거짓으로 세운 말이다. |
暇言三十二하고 八十也空聲이니 | 32상은 거짓 이름이고 80종호도 헛소리니 |
가언삼십이 팔십야공성 | |
有身非覺體요 無相乃眞形이로다 | 몸은 깨달음의 본체가 아니며, |
유신비각체 무상내진형 | 상이 없어야 진실한 형상이다’라고 하였다.” |
14-11 땅으로 걸어 다니는 신통 | |
儞道호대 佛有六通하야 是不可思議라하니 | 그대들이 ‘부처님께서는 여섯 가지 신통이 있으시니 |
이도 불유육통 시불가사의 | 참으로 불가사의하다’고 하는데, |
一切諸天과 神仙阿修羅와 大力鬼도 亦有神通하니 | 여러 천신들과 신선과 아수라와 |
일체제천 신선아수라 대력귀 역유신통 | 힘센 귀신들도 역시 신통이 있으니 |
應是佛否아 道流莫錯하라 | 이들도 마땅히 부처님이겠구나하고 |
응시불부 도류막착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착각하지 말아라. |
祇如阿修羅가 與天帝釋戰戰敗에 領八萬四千眷屬하고 | 아수라들이 제석천신들과 싸우다 지게 되면 |
지여아수라 여천제석전전패 영팔만사천권속 | 팔만 사천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
入藕絲孔中藏하니 莫是聖否아 | 연근 뿌리의 구멍 속으로 들어가 숨는다 하니, |
입우사공중장 막시성부 | 이들도 성인이라 해야 하지 않겠는가? |
如山僧所擧는 皆是業通依通이니라 | 내가 예를 든 것은 |
여산승소거 개시업통의통 | 모두가 업의 신통이거나 의지한 신통들이다.” |
夫如佛六通者는 不然하야 入色界不被色惑하며 | 대저 부처님의 육신통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
부여불육통자 불연 입색계불피색혹 | 물질의 경계에 들지만 물질의 미혹함을 받지 않고, |
入聲界不被聲惑하며 入香界不被香惑하며 | 소리의 경계에 들지만 소리의 미혹함을 받지 않으며, |
입성계불피성혹 입향계불피향혹 | 냄새의 경계에 들지만 냄새의 미혹함을 받지 않고, |
入味界不被味惑하며 入觸界不被觸惑하며 | 맛의 경계에 들지만 맛의 미혹함을 받지 않는다. |
입미계불피미혹 입촉계불피촉혹 | 감촉의 경계에 들지만 감촉의 미혹함을 받지 않고, |
入法界不被法惑하니라 | 법의 경계에 들지만 법의 경계의 미혹을 받지 않는다. |
입법계불피법혹 | |
所以로 達六種色聲香味觸法이 皆是空相이라 | 그러므로 색ㆍ성ㆍ향ㆍ미ㆍ촉ㆍ법 이 여섯 가지가 |
소이 달육종색성향미촉법 개시공상 | 모두 텅 비었음을 통달하고 있어서 |
不能繫縛此無依道人하야 雖是五蘊漏質이나 |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 무의도인을 속박할 수 없다. |
불능계박차무의도인 수시오온누질 | 비록 오온의 번뇌로 이루어진 몸이지만 |
便是地行神通이니라 | 바로 이것이 땅으로 걸어 다니는 신통이다. |
편시지행신통 | |
14-12 三界唯心 | |
道流야 眞佛無形이요 眞法無相이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진불무형 진법무상 | 참 부처는 형상이 없고 참된 법은 모양이 없다. |
儞祇麽幻化上頭에 作模作樣하야 | 그대들은 그와 같은 변화로 나타난 허깨비에서 |
이지마환화상두 작모작양 | 이런 모양을 짓고 저런 모양을 짓는구나. |
設求得者나 皆是野狐精魅요 幷不是眞佛이니 | 설사 그런 것을 구하여 얻는다 하더라도 |
설구득자 개시야호정매 병불시진불 | 모두 여우의 혼령들이며 결코 참된 부처가 아니다. |
是外道見解니라 夫如眞學道人은 | 이는 바로 외도의 견해인 것이다. |
시외도견해 부여진학도인 | 진정으로 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
幷不取佛하며 佛取菩薩羅漢하며 | 부처마저도 취하지 않으며 |
병불취불 불취보살나한 | 보살과 나한도 취하지 않고 |
不取三界殊勝하고 逈然獨脫하야 不與物拘니라 | 삼계의 뛰어난 경계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
불취삼계수승 형연독탈 불여물구 | 멀리 홀로 벗어나 사물에 전혀 구애되지 않는다. |
乾坤倒覆하야도 我更不疑하며 | 하늘과 땅이 뒤집힌다 해도 |
건곤도복 아갱불의 | 나는 더 이상 의혹하지 않는다. |
十方諸佛現前하야도 無一念心喜하고 |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앞에 나타난다 하여도 |
시방제불현전 무일념심희 | 한 생각도 기쁜 마음이 없다. |
三塗地獄頓現하야도 無一念心怖하나니 | 삼악도의 지옥이 갑자기 나타난다 하여도 |
삼도지옥돈현 무일념심포 | 한 생각도 두려운 마음이 없다. |
緣何如此오 我見諸法空相일새 | 어째서 그런가 |
연하여차 아견제법공상 | 나는 모든 법은 공한 모습이라 |
變卽有하고 不變卽無니라 | 변화하면 곧 있고 |
변즉유 불변즉무 | 변화하지 않으면 없는 것으로 본다. |
三界唯心이요 萬法唯識이니 | 삼계는 오직 마음이고 |
삼계유심 만법유식 | 만법은 오직 의식이기 때문이다. |
所以로 夢幻空花를 何勞把捉가하니라 | 그러므로 ‘꿈이요, 환상이요, 헛꽃인 것을 |
소이 몽환공화 하로파착 | 무엇 때문에 수고로이 붙드려는가.’라고 하였다.” |
14-13 불 속에서도 타지 않는다 | |
唯有道流의 目前現今聽法底人하야 | “오직 도를 배우는 벗들의 눈앞에 |
유유도류 목전현금청법저인 | 법을 듣고 있는 사람이 있다. |
入火不燒하며 入水不溺하며 | 그 사람은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
입화불소 입수불익 | 물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으며, |
入三塗地獄호대 如遊園觀하며 | 삼악도의 지옥에 들어가도 |
입삼도지옥 여유원관 | 마치 정원을 구경하며 노는 듯하고, |
入餓鬼畜生而不受報하나니 | 아귀 축생에 들어가도 그 업보를 받지 않는다. |
입아귀축생이불수보 | |
緣何如此오 無嫌底法일새니라 | 어째서 그런가 하면 |
연하여차 무혐저법 | 꺼려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
儞若愛聖憎凡하면 生死海裏沈浮하리니 | 그대들이 만약 성인은 좋아하고 범부를 싫어한다면 |
이약애성증범 생사해리침부 | 생사의 바다에 떴다 잠겼다 할 것이다. |
煩惱由心故有라 無心煩惱何拘리오 | 번뇌는 마음을 말미암아서 생겨나는 것이니 |
번뇌유심고유 무심번뇌하구리 | 마음이 없다면 번뇌기 어찌 사람을 구속하겠는가? |
不勞分別取相하면 自然得道須臾니라 | 분별하여 모양을 취하느라 헛수고하지 않으면 |
불노분별취상 자연득도수유 | 저절로 잠깐 사이에 도를 얻을 것이다. |
儞擬傍家波波地學得하면 | 그대들이 분주하게 옆 사람에게 |
이의방가파파지학득 | 배워서 얻으려 한다면 |
於三祇劫中에 終歸生死하리니 | 삼 아승지 겁 동안 애를 써도 |
어삼지겁중 종귀생사 | 결국은 생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
不如無事하야 向叢林中하야 牀角頭交脚坐니라 | 아무런 일 없이 총림의 선상 구석에서 |
불여무사 향총림중 상각두교각좌 | 두 다리를 틀고 앉아 있느니만 못하리라.” |
14-14 주객이 서로 만나다 | |
道流야 如諸方有學人來하야 主客相見了하고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예컨대 여러 곳에서 |
도류 여제방유학인래 주객상견료 | 학인이 찾아왔을 때 주인과 객이 인사를 나눈 뒤 |
便有一句子語하야 辨前頭善知識이라 | 학인이 대뜸 한마디를 던져 |
편유일구자어 변전두선지식 | 앞에 있는 선지식을 알아보려고 한다. |
被學人拈出箇機權語路하야 | 이를테면 학인이 |
피학인염출개기권어로 | 한 가지 시험하는 말[機權語路]을 끄집어내어 |
向善知識口角頭攛過하야 看儞識不識이어든 | 선지식을 향해 입씨름하는 말[口角頭]을 던져서 |
향선지식구각두찬과 간이식불식 | ‘보십시오! 스님은 이걸 아십니까?’라고 물을 것이며 |
儞若識得是境이면 把得하야 便抛向坑子裏하나니라 | 그때 선지식이 만약 시험하는 말이라는 것[是境]을 알면 |
이약식득시경 파득 편포향갱자리 | 그 말을 잡아서 곧바로 학인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
學人이 便卽尋常然後에 便索善知識語하나니 | 학인은 곧 태도를 고치고 평상의 자세로 돌아가 |
학인 편즉심상연후 편색선지식어 | 곧 선지식의 말[가르침]을 찾는다. |
依前奪之하면 | 그러면 선지식은 여전히 그를 부정해 버린다. |
의전탈지 | |
學人云 上智哉라 是大善知識이여하리니 | 학인이 말하기를 ‘참으로 지혜로우십니다. |
학인운 상지재 시대선지식 | 큰 선지식입니다.’라고 한다. |
卽云 儞大不識好惡로다하고 | 그 선지식은 곧 ‘이 녀석은 도대체 |
즉운 이대불식호오 |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 구나’라고 한다. |
如善知識이 把出箇境塊子하야 向學人面前弄하면 | 또 선지식이 하나의 시험하는 말[境塊子]을 |
여선지식 파출개경괴자 향학인면전농 | 학인 앞에 내놓고 희롱하면 |
前人辨得하야 下下作主하야 不受境惑이라 | 그 학인이 알아차리고 하나하나 주제를 지어서 |
전인변득 하하작주 불수경혹 | 경계에 미혹함을 받지 않는다. |
善知識이 便卽現半身에 學人便喝한대 | 다시 선지식이 곧 진심을 조금[半身] 드러내 보이면 |
선지식 편즉현반신 학인편할 | 학인은 곧바로“할!”하고 고함을 친다. |
善知識이 又入一切差別語路中擺撲하면 | 선지식이 다시 여러 가지 차별된 말로 시험해 보는데, |
선지식 우입일체차별어로중파박 | |
學人云 不識好惡로다 老禿奴여하야 | 학인이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구나. |
학인운 불식호오 노독로 | 이 늙고 머리 깎은 중아.’하면 |
善知識이 歎曰 眞正道流로다하니라 | 선지식은 찬탄하기를, |
선지식 탄왈 진정도류 | ‘진정으로 도를 배우는 벗이로다.’라고 한다.” |
14-15 野狐精魅 | 여우귀신 |
如諸方善知識은 不辨邪正하야 | “제방의 여러 선지식들은 |
여제방선지식 불변사정 | 삿된 것과 바른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
學人이 來問菩提涅槃三身境智하면 | 그래서 학인이 찾아와서 보리와 열반과 |
학인 래문보리열반삼신경지 | 삼신(三身)과 경계와 지혜 등을 물으면 |
瞎老師가 便與他解說타가 被他學人罵著하고 | 눈이 먼 노사는 그에게 해설을 해 주다가 |
할노사 편여타해설 피타학인매착 | 학인으로부터 힐난을 받게 되면 |
便把棒打他言無禮度하나니 | 곧바로 몽둥이로 후려치면서 |
편파봉타타언무례도 | ‘이 예의와 법도도 모르는 놈아!’라고 한다. |
自是儞善知識無眼이라 不得瞋他로다 | 그것은 스스로 그대들 선지식들이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
자시이선지식무안 부득진타 | 그 학인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有一般不識好惡禿奴하야 卽指東劃西하며 | 좋고 나쁜 것을 모르는 머리 깎은 중들이 있어서 |
유일반불식호오독노 즉지동획서 | 동쪽을 가리키다 서쪽을 가리키고, |
好晴好雨하며 好燈籠露柱하나니 儞看하라 | 맑은 날을 좋아하다가 비 오는 날을 좋아하며, |
호청호우 호등롱로주 이간 | 등롱과 노주를 좋아한다. 그대들은 잘 보아라! |
眉毛有幾莖고 這箇具機緣에 | 눈썹에 털이 몇 개가 남아 있는가? |
미모유기경 자개구기연 | 이 일에는 기연(機緣)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 |
學人不會하고 便卽心狂이라 | 학인들은 알지 못하고 곧 미쳐버리는 것이다. |
학인불회 편즉심광 | |
如是之流는 總是野狐精魅魍魎이니 | 이런 무리들은 모조리 여우나 귀신 도깨비들이다. |
여시지류 총시야호정매망양 | |
被他好學人의 嗌嗌微笑하야 | 그 좋은 학인들이 비웃으면서 |
피타호학인 익익미소 | |
言瞎老禿奴여 惑亂他天下人이로다 | ‘이 눈멀고 머리 깎은 늙은이가 온 천하 사람들을 |
언할노독노 혹난타천하인 | 미혹하고 어지럽게 만드는 구나’라고 하는 것이다." |
14-16 계율도 익히고 경론도 배웠다 | |
道流야 出家兒는 且要學道니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출가아 차요학도 | 출가한 사람은 무엇보다도 도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
祇如山僧은 往日에 | 나는 지난날에 |
지여산승 왕일 | |
曾向毘尼中留心하고 亦曾於經論尋討라가 | 계율에 마음을 두기도 하였고, |
증향비니중유심 역증어경론심토 | 경론을 연구하기도 하였다. |
後方知是濟世藥이며 表顯之說이라 | 나중에서야 그것들이 세간을 구제하는 약이며 |
후방지시제세약 표현지설 | 겉을 드러내어 표현하는 것인 줄 알았다. |
遂乃一時抛却하고 卽訪道參禪하니라 | 드디어 몽땅 다 버려 버리고 |
수내일시포각 즉방도참선 | 도에 대해서 묻고 선을 참구하였다. |
後遇大善知識하야 方乃道眼分明하야 | 그런 뒤에 큰 선지식을 만나 뵙고 나서야 |
후우대선지식 방내도안분명 | 마침내 도안(道眼)이 분명해져서, |
始識得天下老和尙하야 知其邪正하니 | 비로소 천하의 노화상들이 |
시식득천하노화상 지기사정 | 삿된 지 바른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
不是娘生下便會요 | 이것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나면서부터 |
불시낭생하편회 | 바로 안 것이 아니다. |
還是體究鍊磨하야 一朝自省하니라 | 깊이 연구하고 갈고 닦아서 |
환시체구연마 일조자성 | 어느 날 아침에 스스로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14-17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 |
道流야 儞欲得如法見解인댄 但莫受人惑하고 | “도류여! 여법한 견해를 얻고자 한다면 |
도류 이욕득여법견해 단막수인혹 | 남에게 미혹 당하지 말고 |
向裏向外하야 逢著便殺하라 逢佛殺佛하며 | 안팎으로 마주치는 대로 곧 바로 죽여라. |
향리향외 봉착편살 봉불살불 |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
逢祖殺祖하며 逢羅漢殺羅漢하며 |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
봉조살조 봉나한살나한 | 아라한은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
逢父母殺父母하며 逢親眷殺親眷하야사 |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
봉부모살부모 봉친권살친권 | 친속을 만나면 친속을 죽여야만 |
始得解脫하야 不與物拘하고 透脫自在니라 | 비로소 해탈하여 사물에 구애되지 않고 |
시득해탈 불여물구 투탈자재 | 투철히 벗어나서 자유자재하게 된다. |
如諸方學道流는 未有不依物出來底라 | 제방에서 배우는 도류들은 사물에 의지함이 없이 |
여제방학도류 미유불의물출래저 | 내 앞에 온 자는 하나도 없었다. |
山僧向此間은 從頭打하야 手上出來手上打하고 | 산승은 여기에서 처음부터 그들을 쳐버린다. |
산승향차간 종두타 수상출래수상타 | 손에서 나오면 손을 쳐버리고, |
口裏出來口裏打하고 眼裏出來眼裏打하나니 | 입에서 나오면 입을 쳐버리며, |
구리출래구리타 안리출래안리타 | 눈에서 나오면 눈을 쳐버린다. |
未有一箇獨脫出來底요 | 홀로 벗어나서 온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고, |
미유일개독탈출래저 | |
皆是上他古人閑機境이니라 | 모두가 옛 사람들의 부질없는 지식이나 |
개시상타고인한기경 | 언어나 행위들[閑機境]을 받드는 사람들이었다.” |
14-18 欠少什麽 | 그대는 무엇이 부족한가 |
山僧은 無一法與人이요 祇是治病解縛이니 | “산승은 남에게 줄 법이 하나도 없으며 |
산승 무일법여인 지시치병해박 | 다만 병을 치료하고 속박을 풀어줄 뿐이다. |
儞諸方道流는 試不依物出來하라 | 그대들 제방의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이제방도류 시불의물출래 | 시험 삼아 사물에 전혀 의존하지 말고 나와 보아라. |
我要共儞商量이라 十年五歲토록 竝無一人하고 | 나는 그대들과 법에 대해서 문답을 하고 싶구나. |
아요공이상량 십년오세 병무일인 | 15년이 지나도록 누구 한사람 없었다. |
皆是依艸附葉竹木精靈과 | 모두가 풀이나 나무 잎사귀나 |
개시의초부엽죽목정령 | 대나무나 나무에 붙어사는 귀신들과 |
野狐精魅니 向一切糞塊上亂咬로다 | 또 여우나 도깨비 같은 것들이다. |
야호정매 향일체분괴상란교 | 모두 똥 덩이에 붙어 어지럽게 씹어 먹는 것들이다. |
瞎漢이여 枉消他十方信施하고 | 야 이 눈 먼 놈들아, 저 시방의 신도들이 |
할한 왕소타시방신시 | 신심으로 시주한 물건을 마구 쓰면서 |
道我是出家兒라하야 作如是見解로다 | ‘나는 출가한 사람이다’라고 하여 |
도아시출가아 작여시견해 | 이와 같은 견해를 짓고 있구나. |
向儞道하노니 無佛無法하며 | 나는 그대들에게 분명히 말하고자 한다. |
향이도 무불무법 | 부처도 없고 법도 없고 |
無修無證하나니 祇與麽傍家에 | 닦을 것도 없고 깨칠 것도 없는데, |
무수무증 지여마방가 | 어쩌면 그렇게들 옆집으로만 다니면서 |
擬求什麽物고 瞎漢아 | 무슨 물건을 구하는가? |
의구십마물 할한 | 야 이 눈멀고 어리석은 놈들아! |
頭上安頭라 是儞欠少什麽오 | 머리 위에 또 머리를 얹는구나. |
두상안두 시이흠소십마 | 너희들에게 무엇이 부족하단 말인가?” |
14-19 三戒는 三毒心이다 | |
道流야 是儞目前用底가 與祖佛不別이어늘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 눈앞에서 작용하는 |
도류 시이목전용저 여조불불별 | 그놈이 바로 조사나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 |
祇麽不信하고 便向外求로다 莫錯하라 | 왜 믿지 않고 밖에서 찾는가? |
지마불신 편향외구 막착 | 착각하지 말라. |
向外無法이요 內亦不可得이니라 | 밖에도 법이 없으며 안에도 또한 얻을 것이 없다. |
향외무법 내역불가득 | |
儞取山僧口裏語는 不如休歇無事去니 | 그대들은 산승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는 |
이취산승구리어 불여휴헐무사거 | 모든 생각을 쉬고 아무 일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 |
已起者莫續하고 未起者不要放起하라 | 이미 일어난 것은 계속하지 말고, |
이기자막속 미기자불요방기 |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라. |
便勝二十年行脚이니라 | 이렇게 한다면 20년을 행각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다. |
편승이십년행각 | |
若山僧見處하면 無如許多般이요 祇是平常이니 | 내가 보기에는 그런 허다한 일은 없는 것이요 |
약산승견처 무여허다반 지시평상 | 다만 평소 그대로이면 그만인 것이니 |
著衣喫飯하고 無事過時니라 | 옷 입고 밥 먹으며 |
착의긱반 무사과시 | 아무런 일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
儞諸方來者가 皆是有心이라 求佛求法하며 | “제방에서 온 그대들은 모두가 마음이 있어서 |
이제방래자 개시유심 구불구법 | 부처를 구하고 법을 구하려고 하며, |
求解說求出離三界하나니 癡人이여 | 해탈을 구하여 삼계를 벗어나려고 한다. |
구해설구출리삼계 치인 | 어리석은 이들아! |
儞要出三界하야 什麽處去오 | 그대들이 삼계를 벗어나서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
이요출삼계 십마처거 | |
佛祖是賞繫底名句니라 | 부처와 조사란 보기 좋은 올가미로 만든 |
불조시상계저명구 | 이름과 글귀일 뿐이다. |
儞欲識三界麽아 不離儞今聽法底心地니 | 그대들은 삼계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가? |
이욕식삼계마 불리이금청법저심지 | 지금 법문을 듣고 있는 그 마음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라 |
儞一念心貪은 是欲界요 儞一念心瞋은 是色界며 | 그대들의 한 생각 탐내는 마음이 욕계(欲界)고, |
이일념심탐 시욕계 이일념심진 시색계 |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색계(色界)며, |
儞一念心癡는 是無色界라 是儞屋裏家具子니라 |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무색계(無色界)이며 |
이일념심치 시무색계 시이옥리가구자 | 바로 그대들의 집속에 있는 살림살이들인 것이다. |
三界不自道我是三界요 | 삼계가 스스로 ‘내가 바로 이 삼계요’라 |
삼계불자도아시삼계 | 말하는 것이 아니라 |
還是道流의 目前靈靈地照燭萬般하야 | 눈앞에서 아주 분명하게 만물을 비추어 보고 |
환시도류 목전영영지조촉만반 | |
酌度世界底人이 與三界安名하나니라 | 세계를 가늠하는 그 사람이 |
작탁세계저인 여삼계안명 | 삼계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
14-20 무명은 없다 | |
大德아 四大色身是無常이라 | “큰스님들이시여! 사대로 되어있는 |
대덕 사대색신시무상 | 이 몸뚱이는 덧없는 것이다. |
乃至脾胃肝膽과 髮毛爪齒도 | 비장과 위와 간과 쓸개와 머리카락과 |
내지비위간담 발모조치 | 털과 손톱과 이빨마저도 |
唯見諸法空相이니 | 오직 모든 것이 텅 비어있는 모양임을 보여줄 뿐이다. |
유견제법공상 | |
儞一念心歇得處를 喚作菩提樹요 |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
이일념심헐득처 환작보리수 | 쉰 곳을 보리수라하고, |
儞一念心不能歇得處를 喚作無明樹니라 | 한 생각 마음이 쉬지 못하는 곳을 무명수라 한다. |
이일념심부능헐득처 환작무명수 | |
無明無住處요 無明無始終이라 | 무명은 머무는 곳이 없으며, |
무명무주처 무명무시종 | 처음과 끝이 없다. |
儞若念念心歇不得하면 便上他無明樹하야 | 그대들이 만약 순간순간의 마음을 쉬지 못한다면 |
이약염념심헐부득 편상타무명수 | 곧 무명수 위에 올라가서 |
便入六道四生하야 披毛戴角이요 | 곧바로 사생육도에 들어가 |
편입육도사생 피모대각 | 털 나고 뿔 달린 짐승이 될 것이다. |
儞若歇得하면 便是淸淨身界니라 | 그대들이 만약 쉬기만 하면 |
이약헐득 편시청정신계 | 그대로가 곧 청정법신의 세계다. |
儞一念不生하면 便是上菩提樹라 | 그대들이 한 생각도 나지 않으면 |
이일념불생 편시상보리수 | 곧 보리수에 올라 |
三界神通變化하야 意生化身하야 | 삼계에서 신통변화 하여 |
삼계신통변화 의생화신 | 마음대로 화신의 몸을 나타내리라. |
法喜禪悅하며 身光自照니 | 그래서 법의 기쁨과 선의 즐거움[法喜禪悅]으로 |
법희선열 신광자조 | 몸의 광명이 저절로 빛날 것이다. |
思衣羅綺千重이요 思食百味具足하야 | 옷을 생각하면 비단 옷이 천 겹으로 걸쳐지고, |
사의나기천중 사식백미구족 | 밥을 생각하면 백가지 진수성찬이 그득히 차려지며, |
更無橫病이니라 菩提無住處라 | 다시는 뜻밖의 병에 걸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
갱무횡병 보리무주처 | 보리는 어떤 주처가 없다. |
是故로 無得者로다 | 그러므로 얻을 것도 없느니라.” |
시고 무득자 | |
14-21 보고 듣는 이가 누구인가 | |
道流야 大丈夫漢이 更疑箇什麽며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대장부한 갱의개십마 | 대장부가 또 무엇을 의심하는가? |
目前用處가 更是阿誰오 | 눈앞에서 작용하는 이가 다시 또 누구인가 |
목전용처 갱시옥수 | |
把得便用하야 莫著名字를 號爲玄旨니 | 잡히는 대로 쓰며 이름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
파득편용 막착명자 호위현지 | 심오한 뜻이다. |
與麽見得하면 勿嫌底法이니라 | 이와 같이 볼 수 있다면 싫어할 것이 없는 도리이다. |
여마견득 물혐저법 | 옛사람이 말하기를 |
古人云 心隨萬境轉이나 轉處實能幽라 | ‘마음은 만 가지 경계를 따라 흘러가지만 |
고인운 심수만경전 전처실능유 | 흘러가는 그 곳이 참으로 그윽하여라. |
隨流認得性하면 無喜亦無憂라하니라 | 마음이 흘러가는 그 곳을 따라 성품을 깨달으니 |
수류인득성 무희역무우라 |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도다.’라고 하였다.” |
14-22 주인과 객이 서로 보다 | |
道流야 如禪宗見解는 死活循然하니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여선종견해 사활순연 | 선종의 견해로는 삶과 죽음이 돌고 도는 것이니, |
參學之人이 大須子細어다 | 참선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자세히 살펴야 한다. |
참학지인 대수자세 | |
如主客相見할새 便有言論往來호대 或應物現形하며 | 주인과 손님이 서로 만나면 곧 말을 주고받는데. |
여주객상견 편유언론왕래 혹응물현형 | 혹은 사람에게 맞추어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고, |
或全體作用하며 或把機權喜怒하며 | 혹은 전체작용을 하기도 하며, |
혹전체작용 혹파기권희노 | 혹은 기연과 방편으로 기뻐하거나 성내기도 하며, |
或現半身하며 或乘獅子하며 或乘象王이니라 | 혹은 몸을 반쯤 나타내 보이기도 하며, |
혹현반신 혹승사자 혹승상왕 | 혹은 사자를 타기도 하고, 혹은 코끼리를 타기도 한다. |
如有眞正學人이 便喝하야 先拈出一箇膠盆子하면 | 만약 진정한 학인이 있어서 대뜸 ‘할’을 하여 |
여유진정학인 편할 선염출일개교분자 | 아교풀을 담은 단지를 하나 내놓으면 |
善知識이 不辨是境하고 便上他境上하야 作模作樣하면 | 선지식은 그것이 경계[미끼]인 줄 모르고 |
선지식 불변시경 편상타경상 작모작양 | 곧 그 경계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지어 낸다. |
學人便喝에 前人不肯放하나니 | 이것을 본 학인이 다시 ‘할’을 하여도 |
학인편할 전인불긍방 | 앞의 선지식은 이를 놓아버리려 하지 않는다. |
此是膏盲之病이라 不堪醫니 喚作客看主니라 | 이것은 의사도 고칠 수 없는 불치[膏盲]의 병이다. |
차시고맹지병 불감의 환작객간주 | 이런 경우를 ‘객이 주인을 본다[看破].’라고 한다. |
或是善知識이 不拈出物하고 隨學人問處하야 卽奪이라 | 혹은 선지식이 아무 것도 내놓지 않고 |
혹시선지식 불염출물 수학인문처 즉탈 | 학인이 물으면 묻는 대로 곧 빼앗아 버린다. |
學人被奪에 抵死不放하나니 此是主看客이니라 | 학인이 빼앗기고는 한사코 놓아버리려 하지 않으면 |
학인피탈 저사불방 차시주간객 | 이것을 ‘주인이 객을 간파한다.’라고 한다.” |
14-23 삿되고 바른 것을 알라 | |
或有學人이 應一箇淸淨境하야 出善知識前이어든 | 혹 어떤 학인이 일개 청정한 경계를 |
혹유학인 응일개청정경 출선지식전 | 선지식 앞에 내놓으면 |
善知識이 辨得是境하고 把得抛向坑裏하면 | 선지식이 그것이 경계인 줄을 알아차리고 |
선지식 변득시경 파득포향갱리 | 집어다가 구덩이 속에 던져버리면 |
學人言 大好善知識이로다 卽云 咄哉라 不識好惡로다 | 학인이 ‘참으로 훌륭한 선지식이십니다’라고 한다. |
학인언 대호선지식 즉운 돌재 불식호오 | 선지식은 '안됐구나 좋고 나쁜 것도 모르니'한다. |
學人便禮拜하나니 此喚作主看主니라 | 그러면 학인이 절을 하는데 |
학인편예배 차환작주간주 | 이것을 ‘주인이 주인을 간파한다.’고 한다. |
或有學人이 披枷帶鎖하야 出善知識前하면 | 혹 또 어떤 학인이 목에 칼을 쓰고 |
혹유학인 피가대쇄 출선지식전 | 발에 족쇄를 찬 채 선지식 앞에 나타나면, |
善知識이 更與安一重枷鎖라 學人歡喜하야 | 선지식이 그 위에다 다시 칼과 족쇄를 |
선지식 갱여안일중가쇄 학인환희 | 한 겹 더 씌워버리는데도 학인이 기뻐하여 |
彼此不辨하나니 呼爲客看客이니라 | 피차가 서로 분간하지 못하면, |
피차불변 호위객간객 | 이것을 ‘객이 객을 간파한다.’고 한다. |
大德아 山僧如是所擧는 | 큰스님들이시여, |
대덕 산승여시소거 | 산승이 이와 같이 예를 든 것은 |
皆是辨魔揀異하야 知其邪正이니라 | 모두가 마군과 이단을 가려내서 |
개시변마간이 지기사정 | 삿된 것과 바른 것을 알기 위해서이다.” |
14-24 신 값을 갚을 날이 있을 것이다 | |
道流야 寔情大難이요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식정대난 | 진실한 마음을 내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고 |
佛法幽玄이나 解得可可地니라 | 불법은 심오하지만 |
불법유현 해득가가지 | 알고 보면 별것이 아닌 당연한 일[可可]이다. |
山僧竟日에 與他說破나 學者總不在意하고 | 산승은 온 종일 그들로 더불어 설파해주지만 |
산승경일 여타설파 학자총불재의 | 공부하는 이들은 도대체 마음을 쓰지 않는다. |
千徧萬徧을 脚底踏過하야 黑沒焌地로다 | 천 번 만 번 밟고 다니면서도 도무지 깜깜하다. |
천변만변 각저답과 흑몰준지 | |
無一箇形段하야 歷歷孤明이언만 | 아무런 형체도 없으면서 밝고 뚜렷한 이것을 |
무일개형단 역력고명 | |
學人信不及하고 便向名句上生解하야 | 학인들은 믿지 못하고 |
학인신불급 편향명구상생해 | 명자와 글귀 위에서 이해하려 한다. |
年登半百토록 祇管傍家負死屍行하며 | 나이가 오십이 넘도록 |
연등반백 기관방가부사시행 | 단지 송장을 짊어지고 밖으로만 다니는구나. |
擔却擔子天下走하나니 索草鞋錢有日在로다 | 이렇게 짐을 지고 천하를 돌아다녔으니 |
담각담자천하주 색초혜전유일재 | 짚신 값을 받을 날이 있으리라.” |
14-25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을 다 쓴다 | |
大德아 山僧이 說向外無法하면 學人不會하고 | “큰스님들이시여! 산승이 밖에는 법이 없다고 말하면 |
대덕 산승 설향외무법 학인불회 | 공부하는 이들이 알아듣지 못하고 |
便卽向裏作解하야 便卽倚壁坐하며 舌拄上齶하고 | 곧 안으로 알음알이를 지어서 |
편즉향리작해 편즉의벽좌 설주상악 | 벽을 보고 앉아 혀를 입천장에 붙이고 |
湛然不動하야 取此爲是祖門佛法也하나니 大錯이로다 |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는 이것을 |
담연부동 취차위시조문불법야 대착 | 조사문중의 불법이라 여기는데 크게 잘못 아는 것이다. |
是儞若取不動淸淨境하야 爲是면 | 그대들이 만약 움직임이 없는 청정한 경계를 |
시이약취부동청정경 위시 | 옳다고 여긴다면 |
儞卽認他無明爲郞主라 古人云 | 그대들은 저 무명을 주인으로 잘못 아는 것이다. |
이즉인타무명위랑주 고인운 | 옛사람이 이르기를 |
湛湛黑暗深坑이 實可怖畏라하니 此之是也니라 | ‘깊고 깊어 캄캄한 구덩이는 참으로 무섭고 두렵다.’라고 |
담담흑암심갱 실가포외 차지시야 | 하였는데,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
儞若認他動者是면 一切艸木이 皆解動하니 | 그대들이 만약 움직이는 것을 오인해서 옳다고 한다면 |
이약인타동자시 일체초목 개해동 | 온갖 초목들도 다 움직일 줄 아니 |
應可是道也니라 | 그것도 응당 도이리라. |
응가시도야 | |
所以動者是風大요 不動者是地大니 | 그러므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의 성질이고 |
소이동자시풍대 부동자시지대 | 움직이지 않는 것은 땅의 성질이다. |
動與不動이 俱無自性이니라 |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이 |
동여부동 구무자성 | 모두 다 고정된 자성이 없다. |
儞若向動處捉他하면 他向不動處立하고 | 그대들이 만약 움직이는 곳에서 그것을 붙잡으려 하면 |
이약향동처착타 타향부동처립 | 그것은 움직이지 않는 곳에 서 있다. |
儞若向不動處捉他하면 他向動處立하나니 | 또 그대들이 만약 움직이지 않는 곳에서 |
이약향부동처착타 타향동처립 | 그것을 붙잡으려 하면 그것은 움직이는 곳에 서 있다. |
譬如潛泉魚가 鼓波而自躍이니라 | 비유하자면 마치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
비여잠천어 고파이자약 | 물결을 치면서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 |
大德아 動與不動은 是二種境이니 | 큰스님들이시여,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이 |
대덕 동여부동 시이종경 | 두 가지 경계이다. |
還是無依道人은 用動用不動하나니라 | 의지함이 없는 도인[無依道人]이라야 |
환시무의도인 용동용불동 | 움직임도 쓰고 움직이지 않음도 쓴다.” |
14-26 삼종근기로 판단한다 | |
如諸方學人來하면 山僧此間은 作三種根器斷이라 | “제방의 학인들이 찾아오면 |
여제방학인래 산승차간 작삼종근기단 | 산승은 여기서 세 가지의 근기로 그들을 판단한다. |
如中下根器來하면 我便奪其境而不除其法하고 | 중하근기가 오면 나는 곧 경계만 빼앗고 |
여중하근기래 아편탈기경이불제기법 | 그 법을 없애지 않는다. |
或中上根器來하면 我便境法을 俱奪하고 | 혹 중상근기가 오면 |
혹중상근기래 아편경법 구탈 | 나는 곧 경계와 법을 함께 빼앗는다. |
如上上根器來하면 我便境法人을 俱不奪하고 | 만약 상상의 근기가 오면 |
여상상근기래 아편경법인 구불탈 | 나는 곧 경계와 법과 사람을 다 빼앗지 않는다. |
如有出格見解人來하면 | 만약 격을 벗어난 뛰어난 견해를 가진 사람이 오면 |
여유출객견해인래 | |
山僧此間은 便全體作用하야 不歷根器니라 | 나는 여기서 곧 전체작용을 나타내어 |
산승차간 편전체작용 불역근기 | 근기를 따지지 않는다. |
大德아 到這裏하야 學人著力處니라 | 큰스님들이여, 여기에 이르게 되면 |
대덕 도자리 학인착력처 | 공부하는 이가 힘을 한껏 써야 한다. |
不通風하며 石火電光도 卽過了也니라 | 바람도 통하지 않고 |
불통풍 석화전광 즉과료야 | 전광석화까지도 곧 지나가 버린다. |
學人이 若眼定動하면 卽沒交涉이니 | 학인이 만약 눈만 깜박여도 |
학인 약안정동 즉몰교섭 | 곧 교섭이 없어진다. |
疑心卽差요 動念卽乖라 | 마음으로 헤아리려 하면 곧 틀리며, |
의심즉차 동념즉괴 | 생각을 움직였다 하면 바로 어긋나 버린다. |
有人解者하면 不離目前이니라 | 그러나 아는 사람은 눈앞을 여의지 않을 것이다. |
유인해자 불리목전 | |
大德아 儞擔鉢囊屎擔子하고 傍家走하야 求佛求法하니 | 큰스님들이여, 그대들은 바랑에 똥짐을 짊어지고 |
대덕 이담발낭시담자 방가주 구불구법 | 옆으로 내달리며 부처를 구하고 법을 구하는데, |
卽今與?馳求底를 儞還識渠麽아 | 지금 그렇게 구하는 바로 그 사람이 |
즉금여마치구저 이환식거마 | 누구인지 그대들은 아는가? |
活鱍鱍地하야 祇是勿根株라 擁不聚하며 撥不散하야 | 활발발하게 작용하지만 그 뿌리가 없으니 |
활발발지 기시물근주 옹불취 발불산 | 움켜잡아도 모이지 않고 펼쳐도 흩어지지가 않는다. |
求著卽轉遠이니 不求면 還在目前하야 | 구할수록 더욱 멀어지고, |
구착즉전원 불구 환재목전 | 구하지 않으면 도리어 눈앞에 있다. |
靈音屬耳어니 若人不信하면 | 신령스런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데 |
영음속이 약인불신 | 만약 이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면 |
徒勞百年이니라 | 백년 세월을 헛수고만 할 뿐이다.” |
도로백년 | |
14-27 모두다 놓아버려라 | |
道流야 一刹那間에 便入華藏世界하며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일찰나간 편입화장세계 | 한 찰나 사이에 연화장 세계에 들어가고 |
入毘盧遮那國土하며 入解說國土하며 | 비로자나불의 국토에도 들어가며 |
입비로자나국토 입해설국토 | 해탈국토에도 들어가고 |
入神通國土하며 入淸淨國土하며 入法界하며 | 신통국토에도 들어가고 청정국토에도 들어간다. |
입신통국토 입청정국토 입법계 | 법계에도 들어가며 |
入穢入淨하며 入凡入聖하며 | 깨끗한 곳에도 들어가고 더러운 곳에도 들어간다. |
입예입정 입범입성 | 범부의 세계에도 들어가고 성인의 세계에도 들어가며, |
入餓鬼畜生이나 處處討覓尋하야도 | 아귀ㆍ축생의 세계에도 들어간다. |
입아귀축생 처처토멱심 | 그러나 곳곳마다 찾고 찾아보아도 |
皆不見有生有死하고 唯有空名이로다 | 아무 곳에도 생사가 있음을 보지 못하고 |
개불견유성유사 유유공명 | 허망한 이름만 있을 뿐이다. |
幻化空花를 不勞把捉이니 | 환영이며 허깨비며 헛꽃인 것을 |
환화공화 불노파착 | 애써서 붙잡으려 하지 말고 |
得失是非를 一時放却하라 | 이득과 손실과 옳고 그름을 |
득실시비 일시방각 | 일시에 모두다 놓아버려라.” |
14-28 전통과 계보가 있어야 한다 | |
道流야 山僧佛法은 的的相承하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산승의 불법은 |
도류 산승불법 적적상승 | 확실하고 분명한 선문의 정통을 계승한 것이다. |
從麻谷和尙과 丹霞和尙과 道一和尙과 | 위로부터 내려온 마곡 화상과 |
종마곡화상 단하화상 도일화상 | 단하 화상과 도일 화상과 |
廬山與石鞏和尙하야 一路行徧天下하나 | 여산 화상과 석공 화상은 |
여산여석공화상 일로행변천하 | 한 길로 조사선의 가풍을 천하에 두루 폈는데 |
無人信得하고 盡皆起謗이로다 | 아무도 믿지 않고 모두들 비방만 하고 있다. |
무인신득 진개기방 | |
如道一和尙用處는 純一無雜이라 | 예컨대 도일 화상이 법을 쓴 것은 |
여도일화상용처 순일무잡 | 매우 순수하여 잡티가 없었다. |
學人三百五百이 盡皆不見他意요 | 그 분에게 도를 배우던 3백에서 5백이나 되는 |
학인삼백오백 진개불견타의 | 학인들은 모두 다 화상의 뜻을 보지 못하였다. |
如廬山和尙은 自在眞正하니 | 여산 화상은 자재하시고 참되고 바른 분이었다. |
여여산화상 자재진정 | |
順逆用處를 學人不測涯際하고 悉皆忙然이요 | 순으로 혹은 역으로 법을 쓰는 것을 학인들이 |
순역용처 학인불측애제 실개망연 | 그 경계를 측량하지 못하고 모두 다 갈팡질팡하였다. |
如丹霞和尙은 翫珠隱顯하야 | 단하화상은 구슬을 굴리는 솜씨가 자유자재하여 |
여단하화상 완주은현 |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
學人來者가 皆悉被罵요 | 찾아오는 학인들마다 모두 꾸지람을 들었다. |
학인래자 개실피매 | |
如痲谷用處는 苦如黃蘗하야 皆近不得이요 | 마곡 화상이 법을 쓰는 것은 그 쓰기가 소태나무와 |
여마곡용처 고여황벽 개근부득 | 같아서 모두들 가까이하지 못하였다. |
如石鞏用處는 向箭頭上覓人하니 來者皆懼로다 | 또 석공화상이 법을 쓰는 것은 화살 끝에서 사람을 |
여석공용처 향전두상멱인 내자개구 | 찾는 것이어서 오는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였던 것이다.” |
14-29 옷 입은 것에 속지 말라 1 | |
如山僧今日用處는 眞正成壞하며 翫弄神變하야 | “산승이 오늘날 법을 쓰는 것은 진정으로 만들기도 하고 |
여산승금일용처 진정성괴 완농신변 | 부수기도 가지고 놀기도 하고 신통변화를 부리기도 한다. |
入一切境호대 隨處無事하야 境不能換이니라 | 일체경계에 들어가지만 가는 곳마다 |
입일체경 수처무사 경불능환 | 아무 일없어서 경계가 나를 빼앗지 못한다. |
但有來求者하면 我卽便出看渠하나 渠不識我일새 | 누가 찾아와서 구하는 이가 있으면 나는 곧바로 |
단유래구자 아즉편출간거 거불식아 | 그를 알아보지만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
我便著數般衣하면 學人生解하야 | 그래서 내가 곧 몇 가지 옷을 입어 보이면 |
아편착수반의 학인생해 | 학인들은 알음알이를 내어 |
一向入我言句하나니 苦哉라 | 한결같이 나의 말 속으로 끌려 들어오고 마니 슬픈 일이다. |
일향입아언구 고재 | |
瞎禿子無眼人이 把我著底衣하야 | 눈멀고 머리 깎은 중이거나 안목 없는 사람들이 |
할독자무안인 파아착저의 | 내가 입은 옷을 가지고 |
認靑黃赤白이로다 我脫却하고 入淸淨境中하면 | 푸르거나 누르거나 붉거나 흰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 |
인청황적백 아탈각 입청정경중 | 내가 옷을 벗어버리고 텅 빈 경계에 들어가면 |
學人一見하고 便生忻欲타가 我又脫却하면 | 학인은 한번 보고 기꺼운 생각을 낸다. |
학인일견 편생흔욕타 아우탈각 | 또 내가 다시 벗어버리면 |
學人失心하야 忙然狂走하야 言我無衣로다 | 마음 둘 바를 몰라 바쁘게 달아나면서 |
학인실심 망연광주 언아무의 | 나에게 옷이 없다고 말한다. |
我卽向渠道호대 儞識我著衣底人否아하면 | 내가 그들에게 ‘그대는 내가 옷을 입는 |
아즉향거도 이식아착의저인부 | 그 사람을 아는가?“라고 물으면, |
忽儞回頭하야 認我了也로다 | 홀연히 머리를 돌려 버리고 나를 잘못 알고 만다.” |
홀이회두 인아요야 | |
14-30 옷 입은 것에 속지 말라 2 | |
大德아 儞莫認衣하라 | “대덕이여! |
대덕 이막인의 | 그대들은 옷을 잘못 알지 말라. |
衣不能動이요 人能著衣하나니 | 옷은 제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
의불능동 인능착의 | 사람이 능히 옷을 입을 수 있다. |
有箇淸淨衣하며 有箇無生衣와 菩提衣와 涅槃衣하며 | 청정한 옷이 있고, 생사가 없는 옷이 있으며 |
유개청정의 유개무생의 보리의 열반의 | 보리의 옷과 열반의 옷이 있으며, |
有祖衣有佛衣니라 | 조사의 옷과 부처의 옷도 있다. |
유조의유불의 | |
大德아 但有聲名文句하야 皆悉是衣變이라 | 큰스님들이여! 다만 소리와 명칭과 문구로만 있을 뿐 |
대덕 단유성명문구 개실시의변 | 모든 것은 옷에 따라 변화하는 것들이다. |
從臍輪氣海中鼓激하야 牙齒敲磕하야 | 배꼽 아래 단전으로부터 울려 나와서 |
종제륜기해중고격 아치고개 | 이빨이 딱딱 부딪쳐 |
成其句義니 明知是幻化니라 | 그 글귀와 의미를 이루는 것이니, |
성기구의 명지시환화 | 이것은 분명히 환화임을 알아야 한다. |
大德아 外發聲語業하며 內表心所法하고 | 큰스님들이여! 밖으로 소리 내어 말을 하고 |
대덕 외발성어업 내표심소법 | 안으로 마음먹은 것을 표현하며 |
以思有念은 皆悉是衣니 | 생각으로 헤아리는 것은 모두가 옷에 지나지 않는다. |
이사유념 개실시의 | |
儞祇麽認他著底衣爲實解하면 | 그대들이 그렇게 걸치고 있는 옷을 오인하여 |
이기마인타착저의위실해 | 실다운 견해라고 여기다면 |
縱經塵劫하야도 祇是衣通이라 | 한량없는 세월을 보내더라도 |
종경진겁 기시의통 | 다만 옷에 대해서만 통달할 뿐이다. |
三界循環하야 輪廻生死하나니 不如無事니라 | 삼계에 돌고 돌며 생사에 윤회하게 되니 |
삼계순환 윤회생사 불여무사 | 차라리 아무 일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다. |
相逢不相識하고 共語不知名리로다 | 서로 만나도 알아보지 못하고 함께 이야기해도 |
상봉불상식 공어부지명 | 상대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격이다.” |
14-31 명자를 잘못 알고 있다 | |
今時學人不得은 蓋爲認名字爲解니라 | “오늘날 학인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대개가 |
금시학인부득 개위인명자위해 | 이름과 문자를 잘못 알아서 알음알이를 내기 때문이다. |
大策子上에 抄死老漢語하야 三重五重으로 複子裏하야 | 큰 공책에다가 죽은 노인들의 말씀을 베껴 가지고 |
대책자상 초사노환어 삼중오중 복자리 | 세 겹 다섯 겹 보자기에 싸서 |
不敎人見하고 道是玄旨라하야 |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고 |
불교인견 도시현지 | 그것을 오묘한 이치라 하며, |
以爲保重하나니 大錯이로다 | 애지중지하는데 아주 잘못된 일이다. |
이위보중 대착 | |
瞎屢生이여 儞向枯骨上하야 覓什麽汁고 | 눈멀고 어리석은 바보들아! 그대들은 말라빠진 |
할루생 이향고골상 멱십마즙 | 뼈다귀에서 무슨 국물을 찾고 있는가? |
有一般不識好惡하야 向敎中하야 |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 어떤 무리들이 있어서 경전을 |
유일반불식호오 향교중 | |
取意度商量하야 成於句義하나니 | 자기 나름대로 이리저리 따져서 의미를 만들어낸다. |
취의탁상량 성어구의 | |
如把屎塊子하야 向口裏含了라가 吐過與別人하며 | 이것은 마치 똥 덩어리를 입 속에 넣었다가 |
여파시괴자 향구리함요 토과여별인 | 다시 뱉어서 다른 사람에게 먹여주는 것과도 같다. |
猶如俗人이 打傳口令相似하야 一生虛過로다 | 또 속인들이 비밀한 말을 입에서 입으로 |
유여속인 타전구령상사 일생허과 | 전하는 것과 같으니 일생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다. |
也道我出家라하나 被他問著佛法하면 | 그러면서 ‘나는 출가한 사람이다.’라고 떠벌리지만 |
야도아출가 피타문착불법 | 불법에 대해서 질문을 받으면 |
便卽杜口無詞하야 眼似漆突하며 | 입을 꾹 다물고 한마디도 못한다. |
편즉두구무사 안사칠돌 | 멀끄미 쳐다보는 눈은 새까만 굴뚝같고 |
口如楄擔하니라 | 입은 서까래를 건 것 같구나. |
구여편담 | |
如此之類는 逢彌勒出世호대 移置他方世界하야 | 이와 같은 무리들은 미륵 부처님이 나오시더라도 |
여차지류 봉미륵출세 이치타방세계 | 다른 세계로 옮겨가서 |
寄地獄受苦니라 | 지옥에 살면서 고통을 받을 것이다.” |
기지옥수고 | |
14-32 참 부처는 형상이 없다 | |
大德아 儞波波地往諸方하야 | “큰스님들이여! |
대덕 이파파지왕제방 | 그대들은 바쁘게 제방을 쏘다니며 |
覓什麽物하야 踏儞脚板濶고 | 무엇을 구하느라고 |
멱십마물 답이각판활 |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다녔는가? |
無佛可求며 無道可成이며 無法可得이니라 | 부처는 구할 수 없고, 도는 이룰 수 없으며, |
무불가구 무도가성 무법가득 | 법은 얻을 것이 없다. |
外求有相佛하면 與汝不相似니 | 밖으로 형상이 있는 부처를 구한다면 |
외구유상불 여여불상사 | 그대들과는 닮지 않은 것이다. |
欲識汝本心인댄 非合亦非離로다 | 그대들의 본래 마음을 알고자 하는가? |
욕식여본심 비합역비리 |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떠나있는 것도 아니다. |
道流야 眞佛無形이요 眞道無體요 眞法無相이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참된 부처는 형상이 없고, |
도류 진불무형 진도무체 진법무상 | 참된 도는 실체가 없으며, 참된 법은 모양이 없다. |
三法混融하야 和合一處니 | 이 세 가지 법이 섞이고 융통하여 |
삼법혼융 화합일처 | 한 곳에 화합한 것이니, |
旣辨不得을 喚作忙忙業識衆生이니라 | 이러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것을 |
기변부득 환작망망업식중생 | 망망한 업식중생이라고 한다.” |
14-33 眞佛 眞法 眞道 | |
問 如何是眞佛眞法眞道오 乞垂開示하소서 | “무엇이 참 부처며, 참 법이며, |
문 여하시진불진법진도 걸수개시 | 참된 도인지 비옵건대 가르쳐 주십시오. |
師云 佛者는 心淸淨是요 法者는 心光明是요 | 부처란 마음이 청정한 것이고, |
사운 불자 심청정시 법자 심광명시 | 법이란 마음이 밝은 것이며, |
道者는 處處無礙淨光是라 | 도란 어디에나 걸림이 없는 깨끗한 빛이다. |
도자 처처무애정광시 | |
三卽一이니 皆是空名而無實有니라 | 이 셋이 곧 하나이니 |
삼즉일 개시공명이무실유 | 모두가 헛이름일 뿐,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니다. |
如眞正學道人은 念念心不間斷이라 | 진정한 도를 지어가는 사람이라면 |
여진정학도인 염념심불간단 | 순간순간 마음에 틈새가 없어야 한다. |
自達磨大師가 從西土來로 祇是覓箇不受人或底人이니 | 달마 대사께서 인도에서 오신 것은 |
자달마대사 종서토래 기시멱개불수인혹저인 | 다만 남에게 속지 않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으니 |
後遇二祖하야 一言便了하고 | 후에 2조 혜가스님을 만났는데 |
후우이조 일언편요 | 2조께서 한마디 말에 곧 깨달으시고 |
始知從前虛用功夫니라 | 비로소 종전의 공부가 헛된 것이었음을 |
시지종전허용공부 | 알게 되었던 것이다. |
山僧今日見處는 與祖佛不別하니 | 산승의 금일의 견해는 |
산승금일견처 여조불불별 | 조사나 부처와 다르지 않다. |
若第一句中得하면 與祖佛爲師요 | 만약 제 일구에서 깨달으면 |
약제일구중득 여조불위사 | 조사와 부처의 스승이 되고 |
若第二句中得하면 與人天爲師요 | 만약 제 이구에서 깨달으면 |
약제이구중득 여인천위사 | 인간과 천상계의 스승이 되며 |
若第三句中得하면 自救不了니라 | 만약 제 삼구에서 깨달으면 |
약제삼구중득 자구불요 | 자기 자신도 구제하지 못할 것이다.” |
14-34 몸과 마음이 부처와 다르지 않다 | |
問 如何是西來意오 | “달마 대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은 무엇입니까?” |
문 여하시서래의 | |
師云 若有意하면 自救不了니라 | “만약 뜻이 있었다면 |
사운 약유의 자구불요 | 자기 자신도 구제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
云旣無意인댄 云何二祖得法고 | “이미 뜻이 없었다면 2조께서는 |
운기무의 운하이조득법 | 어떻게 법을 얻었습니까?” |
師云 得者是不得이니라 | “얻었다는 것은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
사운 득자시불득 | |
云旣若不得인댄 云何是不得底意오 | “이미 만약 얻지 못했다면 |
운기약부득 운하시불득저의 | 어떤 것이 얻지 못했다는 뜻입니까?” |
師云 爲儞向一切處하야 馳求心不能歇일새 | “그대들은 모든 곳을 향하여 |
사운 위이향일체처 치구심불능헐 | 치달려 구하는 마음을 쉬지 못하므로 |
所以로 祖師言 咄哉丈夫여 將頭覓頭라하니라 | 달마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애닯다. 장부들아! |
소이 조사언 돌재장부 장두멱두라 | 머리가 있는데 또 머리를 찾는구나.’하신 것이다. |
儞言下에 便自回光返照하야 | 그대들은 말끝에서 |
이언하 편자회광반조 | 곧 스스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돌아보아라. |
更不別求하고 知身心與祖佛不別하야 | 더 이상 다른 데서 찾지 말고 |
갱불별구 지신심여조불불별 | 이 몸과 마음이 할아버지 부처와 다르지 않음을 알아서 |
當下無事하면 方名得法이니라 | 당장에 아무 일 없게 되면 |
당하무사 방명득법 | 바야흐로 법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다.” |
14-35 밥값을 갚을 날이 있으리라 | |
大德아 山僧今時에 事不獲已하야 | “큰스님들이시여! 산승이 오늘 부득이 |
대덕 산승금시 사불획이 | |
話度說出許多不在淨하니 儞且莫錯하라 | 쓸데없는 더러운 소리를 많이 하고 있는데 |
화도설출허다부재정 이차막착 | 그대들은 착각하지 말라. |
據我見處하면 實無許多般道理요 | 내가 보기에는 실로 이처럼 허다한 도리는 없다. |
거아견처 실무허다반도리 | |
要用便用하고 不用便休니라 | 작용하게 되면 곧 작용하고 |
요용편용 불용편휴 | 작용하지 않으면 곧 쉰다. |
祇如諸方이 說六度萬行하야 以爲佛法하나 | 다만 제방에서는 육도만행을 |
기여제방 설육도만행 이위불법 | 부처님의 법이라고 말하지만 |
我道是莊嚴門佛事門이요 非是佛法이니라 | 나는 그것을 장엄하는 것이고 |
아도시장엄문불사문 비시불법이 | 불사를 짓는 일이지 불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
乃至持齋持戒하며 擎油不氵閃하야도 |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재계를 지키고 계행을 가지며, |
내지지재지계 경유불섬 | 기름 찬 그릇 출렁거리지 않도록 신중히 행동하더라도 |
道眼不明하면 盡須抵債하야 | 도를 보는 안목이 밝지 못하면 |
도안불명 진수저채 | 모두가 빚을 지지 않을 수 없으니 |
索飯錢有日在니라 | 밥값을 갚을 날이 있을 것이다. |
색반전유일재 | |
何故如此오 入道不通理하면 復身還信施하나니 | 어째서 그런가. 불도에 들어와서 이치를 통하지 못하면, |
하고여차 입도불통리 복신환신시 | 몸을 바꾸어 신도들의 시줏밥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
長者八十一에 其樹不生耳라하니라 | 그래서 장자가 81살이 되자 그의 집에 있는 나무에서 |
장자팔십일 기수불생이 | 비로소 버섯이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이다.” |
14-36 도인은 자취가 없다 | |
乃至孤峯獨宿하며 一食卯齋하며 長坐不臥하며 | “외로운 산봉우리에 혼자 살며 |
내지고봉독숙 일식묘재 장좌불와 | 아침 한 끼만 공양을 하고 눕지도 않고 앉아서 |
六時行道하여도 皆是造業底人이요 | 밤낮으로 도를 닦는다 하여도 |
육시행도 개시조업저인 | 모두 다 업을 짓는 사람들이다. |
乃至頭目髓腦와 國城妻子와 | 머리와 눈과 골수와 뇌를 보시하고, |
내지두목수뇌 국성처자 | 나라와 성곽과 아내와 자식을 보시하고, |
象馬七珍을 盡皆捨施하야도 | 코끼리와 말과 일곱 가지 값진 보물들을 |
상마칠진 진개사시 | 모조리 다 기꺼이 보시하더라도 |
如是等見은 皆是苦身心故로 還招苦果하나니 | 이와 같은 견해는 모두가 몸과 마음을 괴롭히기 때문에 |
여시등견 개시고신심고 환초고과 | 괴로운 과보를 다시 불러오는 것이다. |
不如無事하야 純一無雜이니라 | 차라리 아무 일도 없이 |
불여무사 순일무잡 | 순일하여 잡스런 것이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다. |
乃至十至滿心菩薩도 皆求此道流蹤跡하나 | 또 십지에 오른 보살조차도 |
내지십지만심보살 개구차도류종적 | 모두 이 도인들의 자취를 찾으려 하나 |
了不可得이니 | 마침내 찾을 수 없으니 |
요불가득 | |
所以로 諸天歡喜하며 地神捧足하야 | 그러므로 모든 천신들이 기뻐하고 |
소이 제천환희 지신봉족 | 지신들이 그의 발을 받들어 모시며, |
十方諸佛이 無不稱歎하나니 緣何如此오 |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이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다. |
시방제불 무불칭탄 연하여차 | 어째서 그런가? |
爲今聽法道人이 用處無蹤跡일새니라 | 지금 법문을 듣고 있는 도인이 작용하는 그 곳에는 |
위금청법도인 용처무종적 | 아무런 자취가 없기 때문이다.” |
14-37 대통지승불 | |
問 大通智勝佛이 十劫坐道場호대 佛法不現前이라 | “대통지승 부처님께서 십 겁 동안 |
문 대통지승불 십겁좌도량 불법불현전 | 도량에 앉아 계셨지만 불법이 나타나지 않아서 |
不得成佛道라하니 未審此意如何오 乞師指示하소서 | 불도를 이루지 못하였다고 하는데 |
불득성불도 미심차의여하 걸사지시 | 그 뜻이 무엇입니까? 스님께서 지시하여 주십시오.” |
師云 大通者는 是自己於處處에 | “대통이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어디에서나 |
사운 대통자 시자기어처처 | |
達其萬法無性無相을 名爲大通이요 | 만법은 성품과 모양이 없음을 통달하는 것을 |
달기만법무성무상 명위대통 | 대통이라 한다. |
智勝者는 於一切處不疑하야 | 지승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의혹이 없어서 |
지승자 어일체처불의 | |
不得一法을 名爲智勝이요 | 한 가지 법도 얻을 것이 없음을 지승이라 한다. |
부득일법 명위지승 | |
佛者는 心淸淨光明이 透徹法界를 得名爲佛이요 | 부처란 마음의 청정한 광명이 |
불자 심청정광명 투철법계 득명위불 | 온 법계를 꿰뚫어 비추는 것을 부처라 한다. |
十劫坐道場者는 十波羅蜜是요 | 십 겁 동안 도량에 앉았다고 하는 것은 |
십겁좌도량자 십바라밀시 | 십바라밀을 닦은 것이다. |
佛法不現前者는 佛本不生이며 | 불법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는 것은 |
불법불현전자 불본불생 | 부처란 본래 생기는 것이 아니고 |
法本不滅이라 云何更有現前이리요 | 법은 본래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 |
법본불멸 운하갱유현전 | 거기서 무엇이 이루어지겠는가? |
不得成佛道者는 佛不應更作佛이니 | 불도를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
부득성불도자 불불응갱작불 | 부처가 다시 부처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
古人云 佛尙在世間호대 而不染世間法이라하니라 | 그러므로 옛사람이 ‘부처님은 항상 세간에 계시면서도 |
고인운 불상재세간 이불염세간법 | 세간의 법에 물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
14-38 마음 따라 모든 법이 생기고 소멸한다 | |
道流야 儞欲得作佛인댄 莫隨萬物하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이 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
도류 이욕득작불 막수만물 | 일체 만물을 따라가지 말아라. |
心生種種法生하고 心滅種種法滅이라 | 마음이 생겨나면 갖가지 법이 생겨나고 |
심생종종법생 심멸종종법멸 | 마음이 없어지면 갖가지 법이 없어진다. |
一心不生하면 萬法無咎니라 | 한 마음이 생겨나지 않으면 만법에 허물이 없다. |
일심불생 만법무구 | |
世與出世에 無佛無法하야 | 세간이든 출세간이든 |
세여출세 무불무법 | 부처도 없고 법도 없으며 |
亦不現前하며 亦不曾失이니라 | 나타난 적도 없고 |
역불현전 역불증실 | 일찍이 잃어버린 일도 없다. |
設有者라도 皆是名言章句라 | 설혹 부처와 법이 있다 하더라도 |
설유자 개시명언장구 | 그것은 모두가 명칭과 말과 문장일 뿐이다. |
接引小兒하는 施設藥病이요 | 어린아이들을 달래고 |
접인소아 시설약병 | 병에 따라 약을 쓰는 것과 같다. |
表顯名句니 且名句不自名句라 | 표현이 이름과 문구이라 |
표현명구 차명구불자명구 | 그 이름과 문구도 스스로 이름과 문구가 아니고 |
還是耳目前昭昭靈靈하야 | 도리어 그대들 눈앞에서 아주 밝고 분명하게 |
환시이목전소소영영 | |
鑑覺聞知照燭底가 安一切名句니라 | 느끼고 듣고 알며 비쳐보는 그 것이 |
감각문지조촉저 안일체명구 | 모든 이름과 문구를 붙이는 것이다..” |
14-39 오무간업 | |
大德아 造五無間業하야사 方得解脫이니라 | “대덕들이여! 무간지옥에 떨어질 다섯 가지 업을 지어야 |
대덕아 조오무간업 방득해탈 | 바야흐로 해탈하게 되느니라.” |
問 如何是五無間業고 | “무엇이 다섯 무간업입니까?” |
문 여하시오무간업 | |
師云 殺父害母하며 出佛身血하며 | “아버지를 죽이는 것과 어머니를 해치는 것과 |
사운 살부해모 출불신혈 |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과 |
破和合僧하며 焚燒經像等이 此是五無間業이니라 | 화합 승단을 깨뜨리는 것과 |
파화합승 분소경상등 차시오무간업 | 경전과 불상을 불사르고 깨뜨리는 것이 오무간업이다." |
云 如何是父오 | “무엇이 아버지입니까?” |
운 여하시부 | |
師云 無明是父니 儞一念心이 求起滅處不得하야 | “무명이 아버지다.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
사운 무명시부 이일념심 구기멸처부득 |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는 곳을 찾을 수 없어 |
如響應空하야 隨處無事를 名爲殺父니라 | 마치 허공에 메아리가 울리는 것 같고 어디를 가나 |
여향응공 수처무사 명위살부 | 일이 없는 것이 아버지를 죽인 것이니라.” |
云 如何是母오 | “무엇이 어머니입니까?” |
운 여하시모 | |
師云 貪愛爲母니 儞一念心이 入欲界中하야 | “탐내고 애착하는 것이 어머니이다. |
사운 탐애위모 이일념심 입욕계중 |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욕계에 들어가 |
求其貪愛하나 唯見諸法空相하야 | 그 탐내고 애착하는 것을 찾아보아도 |
구기탐애 유견제법공상 | 오직 모든 법은 공한 모양임을 볼 뿐이고 |
處處無著을 名爲害母니라 |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 어머니를 해친 것이니라.” |
처처무작 명위해모 | |
云 如何是出佛身血고 | “무엇이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입니까?” |
운 여하시출불신혈 | |
師云 儞向淸淨法界中하야 無一念心生解하고 | “그대들이 청정한 법계에서 |
사운 이향청정법계중 무일념심생해 | 한 생각 마음에 알음알이를 내지 않고 |
便處處黑暗이 是出佛身血이니라 | 어디에서든 캄캄한 것이 |
편처처흑암 시출불신혈 |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이니라.” |
云 如何是破和合僧고 | “무엇이 화합승단을 깨뜨리는 것입니까?” |
운 여하시파화합승 | |
師云 儞一念心이 正達煩惱結使하야 |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
사운 이일념심 정달번뇌결사 | 번뇌의 속박을 바르게 통달하여 |
如空無所依가 是破和合僧이니라 | 마치 허공이 의지하는 바가 없는 것 같은 것이 |
여공무소의 시파화합승 | 화합승단을 깨뜨린 것이니라.” |
云 如何是焚燒經像고 | “무엇이 경전과 불상을 불사르는 것입니까?” |
운 여하시분소경상 | |
師云 見因緣空心空法空하야 一念決定斷하야 | “인연이 비고 마음이 비고 법이 비었음을 보아서 |
사운 견인연공심공법공 일념결정단 | 한 생각에 결정코 끊어서 |
逈然無事가 便是焚燒經像이니라 | 초연히 일이 없는 것이 |
형연무사 편시분소경상 | 경전과 불상을 불사르는 것이니라.” |
14-40 산승의 말도 취하지 말라 | |
大德아 若如是達得하면 免被他凡聖名礙니라 | “큰스님들이시여! 만약 이와 같이 통달한다면 |
대덕 약여시달득 면피타범성명애 | 범부다 성인이다 하는 이름에 구애되지 않을 것이다. |
儞一念心이 祇向空拳指上生實解하며 |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
이일념심 지향공권지상생실해 | 빈주먹 속에서 무엇인가 있다는 생각을 낸다. |
根境法中虛捏怪하야 | 또 육근과 육진의 법에서 |
근경법중허날괴 | 공연히 없는 것을 만들어 내어 괴이한 짓을 하여 |
自輕而退屈言하되 我是凡夫요 他是聖人이라하니 | 스스로를 가볍게 여기고 뒷걸음질치면서 |
자경이퇴굴언 아시범부 타시성인 | ‘나는 범부고 저분은 성인이시다.’라고 한다. |
禿屢生이여 有甚死急하야 | 이 머리 깎은 바보들아! |
독누생 유삼사급 | 무엇이 그리 다급하여 |
披他獅子皮하야 却作野干鳴고 | 사자의 가죽을 쓰고 |
피타사자피 각작야간명 | 여우의 울음소리를 내는가? |
大丈夫漢이 不作丈夫氣息하야 | 대장부 사나이가 |
대장부한 불작장부기식 | 장부의 기개를 펴지 못하고 |
自家屋裏物을 不肯信하고 | 자기 집안의 보물을 믿으려 하지 않고 |
자가옥리물 불긍신 | |
祇麽向外覓하야 上他古人閒名句하야 | 단지 바깥으로만 찾아다닌다. |
기마향외멱 상타고인한명구 | 옛사람들이 만든 부질없는 명칭과 문구에만 사로잡혀 |
倚陰博陽하야 不能特達이라 | 이리저리 이 말에 의지하고 저 말에 의지하여 |
의음박양 불능특달 | 분명하게 통달하지 못한다. |
逢境便緣하며 逢塵便執하야 | 경계를 만나면 곧 거기에 반연하고 |
봉경편연 봉진편집 | 육진을 만나면 곧 또 집착한다. |
觸處或起하야 自無准定이로다 | 닿는 곳마다 미혹을 일으켜서 |
촉처혹기 자무준정 | 스스로 정해진 기준이 없다. |
道流야 莫取山僧說處하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막취산승설처 | 산승이 말하는 것도 취하지 말라. |
何故오 說無憑據하야 | 왜냐? 내 말에도 아무런 근거와 의지할 데가 없다. |
하고 설무빙거 | |
一期閒圖畵虛空이요 如彩畵像等喩니라 | 잠깐 허공에 대고 그림을 그린 것이다. |
일기한도화허공 여채화상등유 | 또 남이 그린 그림이나 형상에 채색을 입히는 것과 같다.” |
14-41 부처를 찾으면 부처를 잃을 것이다 | |
道流야 莫將佛爲究竟하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막장불위구경 | 부처를 최고의 경지라고 여기지 말라. |
我見猶如厠孔이요 | 내 견해로는 그것이 마치 화장실의 변기와 같은 것이다. |
아견유여측공 | |
菩薩羅漢은 盡是枷鎖며 縛人底物이니 | 보살과 나한은 모두 다 목에다 씌우는 칼과 |
보살나한 진시가쇄 박인저물 | 발을 묶는 족쇄와 같이 사람은 결박하는 물건들이다. |
所以로 文殊仗劍하야 殺於瞿曇하며 | 그러므로 문수는 긴 칼을 비껴들고 |
소이 문수장검 살어구담 | 고오타마 부처님을 죽이려 했고, |
鴦掘持刀하야 害於釋氏니라 | 앙굴리마라는 단도를 가지고 |
앙굴지도 해어석씨 | 석가모니를 해치려한 것이다. |
道流야 無佛可得이니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무불가득 | 부처란 얻을 것이 없는 것이다. |
乃至三乘五性과 圓頓敎迹은 | 삼승과 오성과 원돈교의 자취마저도 |
내지삼승오성 원돈교적 | |
皆是一期藥病相治요 竝無實法이니라 | 모두다 그때그때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이지 |
개시일기약병상치 병무실법 | 실다운 법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
設有라도 皆是相似表顯이요 路布文字니 | 설혹 있다 하더라도 모두가 가까운 개념으로 |
설유 개시상사표현 노포문자 | 설명하기 위해 설정한 문자로서 |
差排하야 且如是說이니라 | 알맞게 배열하여 그처럼 말 한 것이다. |
차배 차여시설 | |
道流야 有一般禿子하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유일반독자 | 어떤 머리 깎은 사람들이 있어서 |
便向裏許著功하야 擬求出世之法하니 錯了也라 | 곧 그러한 것이 공을 들여서 |
편향리허착공 의구출세지법 착요야 | 출세간법을 구하려고 하니 그것은 잘못이다. |
若人求佛하면 是人失佛이요 |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를 구한다면 |
약인구불 시인실불 | 그 사람은 부처를 잃고 |
若人求道하면 是人失道요 | 도를 구한다면 도를 잃을 것이며, |
약인구도 시인실도 | |
若人求祖하면 是人失祖니라 | 만약 조사를 구한다면 조사를 잃을 것이다." |
약인구조 시인실조 | |
14-42 주리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잔다 | |
大德아 莫錯하라 我且不取儞解經論하며 | “큰스님들이여! 착각하지 말라. |
대덕 막착 아차불취이해경론 | 나는 그대들이 경논을 잘 안다는 것을 높이 사지 않으며 |
我亦不取儞國王大臣하며 | 나는 또 그대들이 국왕이나 |
아역불취이국왕대신 | 대신이라 하더라도 높이 사지 않는다. |
我亦不取儞辯似懸河하며 | 나는 또 그대들이 폭포수처럼 |
아역불취이변사현하 | 유창한 말솜씨를 가졌더라도 높이 사지 않는다. |
我亦不取儞聰明智慧하고 | 나는 또 그대들이 총명하고 |
아역불취이총명지혜 | 지혜롭다 하더라도 높이 사지 않는다. |
唯要儞眞正見解니라 | 오직 그대들이 진정한 안목을 가지기를 바랄 뿐이다. |
유요이진정견해 | |
道流야 設解得百本經論하여도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설해득백본경론 | 설사 백 권의 경과 논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
不如一箇無事底阿師니 | 일개 일 없는 스님만 같지 못하니 |
불여일개무사저아사 | |
儞解得하면 卽輕蔑他人하야 | 그대들이 그런 것들을 안다 하더라도 |
이해득 즉경멸타인 | 곧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여 |
勝負修羅와 人我無明이 長地獄業이니라 | 승부를 다투는 아수라가 될 뿐이고 나와 남을 분별하는 |
승부수라 인아무명 장지옥업 | 무명 번뇌로 지옥의 업을 기를 뿐이다. |
如善星比丘가 解十二分敎호되 生身陷地獄하야 | 예컨대 선성비구가 십이분교를 잘 알면서도 |
여선성비구 해십이분교 생신함지옥 | 산 채로 지옥에 떨어져서 |
大地不容하니 不如無事休歇去니라 | 대지도 용납하지 않으니 |
대지불용 불여무사휴헐거 | 차라리 아무 일 없이 쉬느니만 못하였다. |
飢來喫飯이요 睡來合眼이라 |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
기래긱반 수래합안 | 잠이 오면 눈을 감으면 된다. |
愚人笑我나 智乃知焉이로다 | 어리석은 사람은 나를 보고 비웃겠지만 |
우인소아 지내지언 | 지혜로운 사람은 알 것이다. |
道流야 莫向文字中求니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도류 막향문자중구 | 문자 속에서 찾지 말라. |
心動疲勞하고 吸冷氣無益하니 | 마음이 움직이면 피곤하고 |
심동피로 흡냉기무익 | 찬 기운을 마시면 좋을 것이 없으니 |
不如一念緣起無生하야 | 차라리 한 생각 인연으로 일어난 법이 |
불여일념연기무생 | 본래 생멸이 없음을 깨달아 |
超出三乘勸學菩薩이니라 | 삼승의 방편 학설을 공부하는 보살들을 |
초출삼승권학보살 | 뛰어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
14-43 철퇴를 맞을 날이 있으리라 | |
大德아 莫因循過日하라 | “큰스님들이시여! |
대덕 막인순과일 | 그럭저럭 세월만 보내지 말라. |
山僧往日 未有見處時에 黑漫漫地라 | 산승이 지난날 견처가 없었을 때는 |
산승왕일 미유견처시 흑만만지 | 도무지 캄캄하고 답답하였다. |
光陰을 不可空過니 腹熱心忙하야 奔波訪道하야 | 세월을 헛되이 보낼 수 없어 속은 타고 |
광음 불가공과 복열심망 분파방도 | 마음은 바빠 분주히 도를 물으러 다녔다. |
後還得力하야 始到今日하야 共道流如是話度니라 | 그런 뒤에 힘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오늘에 이르러 |
후환득력 시도금일 공도류여시화도 | 같이 도 닦는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
勸諸道流하노니 莫爲衣食하라 | 도를 닦는 그대들에게 권하노니 |
권제도류 막위의식 | 옷과 밥을 생각하지 말라. |
看世界易過하며 善知識難遇니 | 세월은 쉽게 지나가고 선지식은 만나기 어려워 |
간세계이과 선지식난우 | |
如優曇華가 時一現耳니라 | 우담바라 꽃이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다. |
여우담화 시일현이 | |
儞諸方이 聞道有箇臨濟老漢하고 | 그대들 제방에서는 |
이제방 문도유개임제노한 | 임제라는 늙은이가 있다는 말을 듣고 |
出來便擬問難하야 敎語不得타가 | 이곳으로 오자 곧 어려운 질문을 하여 |
출래편의문난 교어부득타 | 말문이 막히게 하려고 한다. |
被山僧全體作用하야 學人空開得眼이나 | 그러다가 산승의 완전한 활용을 당하고 나서는 |
피산승전체작용 학인공개득안 | 그 학인은 부질없이 눈만 동그랗게 뜨고 |
口總動不得하고 懵然不知以何答我하니 | 입도 열지 못하며 멍청하여 |
구총동부득 몽연부지이하답아 | 어떻게 대답할지를 모른다. |
我向伊道호되 龍象蹴踏은 非驢所堪이로다 |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큰 코끼리가 밟는 곳은 |
아향이도 용상축답 비려소감 | 나귀 따위가 갈 곳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
儞諸處에 祇指胸點肋하야 道我解禪解道하나 | 그대들 제방에서는 가슴을 치고 옆구리를 치면서 |
이제처 지지흉점늑 도아해선해도 | ‘나는 선을 알고 도를 안다.’고 하여 으시대지만, |
三箇兩箇가 到這裏하야 不奈何하니 | 두 사람이건 세 사람이건 |
삼개양개 도자리 불내하 | 여기에 와서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구나. |
咄哉라 儞將這箇身心하야 到處簸兩片皮하야 | 애달프다. 그대들은 이 훌륭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
돌재 이장자개신심 도처파양편피 | 가는 곳마다 두 조각 입술을 나불대면서 |
誑謼閭閻하니 喫鐵棒有日在로다 |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있으니 |
광하여염 긱철방유일재 | 철퇴를 얻어맞을 날이 있을 것이다. |
非出家兒요 盡向阿修羅界攝이니라 | 출가한 사람이라 할 수 없으며 |
비출가아 진향아수라계섭 | 모두 아수라의 세계에 빠지게 될 것이다.” |
14-44 의심하지 말라 | |
夫如至理之道는 非諍論而求激揚이며 | “대저 지극한 도는 논쟁을 하여 |
부여지리지도 비쟁논이구격양 | 높이 드러내는 것이 아니며 |
鏗鏘以摧外道니라 至於佛祖相承하야는 | 큰 소리를 쳐서 외도를 꺾는 것도 아니다. |
견장이최외도 지어불조상승 | 불조가 면면이 서로 이어오는 것조차 |
更無別意요 設有言敎라도 | 무슨 별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요 |
갱무별의 설유언교 | 설혹 부처님의 말씀과 가르침이 있다 하더라도 |
落在化儀三乘五性人天仁果니라 | 교화하는 법도에 따른 삼승과 오성과 |
낙재화의삼승오성인천인과 | 인천인과의 가르침에 떨어져 있을 뿐이다. |
如圓頓之敎는 又且不然하야 | 그러나 원교 돈교는 또한 그런 것이 아니다. |
여원돈지교 우차불연 | |
善財童子가 皆不求過니라 | 선재동자도 남김없이 법을 구하고 |
선재동자 개불구과 | 선지식을 찾는 일을 마치지는 못하였다.” |
大德아 莫錯用心하라 如大海不停死屍니라 | “큰스님들이여! 마음을 잘못 쓰지 말라. |
대덕 막착용심 여대해부정사시 | 마치 큰 바다가 시체를 그냥 머물러 두지 않듯 하니라. |
祇麽擔却하야 擬天下走하나니 | 그렇게 한 짐 잔뜩 짊어지고 천하를 돌아다니니, |
기마담각 의천하주 | |
自起見障하야 以礙於心이라 | 스스로 견해의 장애를 일으켜 마음을 막는 것이다. |
자기견장 이애어심 | |
日上無雲하니 麗天普照요 | 해가 뜨고 구름 한 점 없으니 |
일상무운 여천보조 | 아름다운 하늘에 온통 햇빛이 비치고 |
眼中無翳하니 空裏無花로다 | 눈에 병이 없으니 허공에 꽃이 없다. |
안중무예 공리무화 | |
道流야 儞欲得如法이면 但莫生疑하라 |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이 법답게 되기를 |
도류 이욕득여법 단막생의 | 바란다면 오직 의심을 내지 말아라. |
展則彌綸法界하고 收則絲髮不立하야 | 펼치면 온 법계를 싸고도 남고 |
전즉미륜법계 수즉사발불입 | 거두면 실 끝도 세울 데가 없다. |
歷歷孤明하야 未曾欠少니라 | 뚜렷하고 호젓이 밝아 |
역역고명 미증흠소 | 일찍이 조금도 모자란 적이 없었다. |
眼不見耳不聞이니 喚作什麽物고 | 눈으로도 볼 수도 없고 귀로도 들을 수도 없으니 |
안불견이불문 환작십마물 |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겠는가? |
古人云 說似一物이라도 則不中이라하니 | 옛사람이 이르기를 |
고인운 설사일물 즉부중 | ‘설사 한 물건이라 하여도 맞지 않다.’하였다. |
儞但自家看하라 更有什麽오 | 그대들은 다만 자기 스스로를 보아라. |
이단자가간 갱유십마 | 더 이상 무엇이 있겠는가? |
說亦無盡이니 各自著力하고 珍重하라 | 설명한다 해도 끝이 없다. |
설역무진 각자착력 진중 | 각자가 힘껏 노력하여라. 편히 쉬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