臨濟錄

임제록 2.上堂

碧雲 2015. 1. 10. 21:10

1-1 曲順人情 方登此座 인정따라 이 자리에 오르다
府主王常侍가 與諸官으로 請師陞座하니  하북부주 왕상시가 여러 관원들과 함께
부주왕상시   여제관    청사승좌         스님께 법좌에 올라 법문해 주시기를 청하니
師 上堂云하사대 山僧今日에 事不獲已하야  스님께서 상당하시어 말씀하셨다.
사 상당운     산승금일   사불획이     "내가 오늘 형편이 부득하여 
曲順人情하야 方登此座하나  인정을 따르다 보니 
곡순인정    방등차좌 바야흐로 이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若約祖宗門下하야 稱揚大事인댄  그러나 조사문중에서 
약약조종문하    칭양대사 일대사를 펴는 일이란
直是開口不得이라 無措足處니라  입만 뻥끗해도 틀리니,
직시개구부득    무이조족처 발 디딜 곳이라고는 아무데도 없다.
山僧此日에 以常侍堅請이니 那隱綱宗이리오  그러나 오늘 왕상시가 간절히 청하니 
산승차일   이상시견청    나은강종  내 어찌 근본 도리를 숨겨두겠는가.
還有作家戰將하야 直下에 展陣開旗麽아  자, 여기에 당장 진을 치고 깃발을 내걸며
환유작가전장    직하   전진개기마 싸워볼 만한 장수가 있는가?
對衆證據看하라 있다면 대중 앞에 증거를 보여라."
대중증거간     
1-2 佛法大意 불법의 대의
僧問 如何是佛法大意오 한 스님이 물었다.
승문  여하시불법대의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師便 喝한대 僧 禮拜어늘  스님께서 대뜸 할! 하시자
사변 할    승 예배 그 스님이 절을 하니
師云 這箇師僧이 却堪持論이로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운  자개사승   각감지론 "저 스님과는 그래도 법담을 나눌만 하구나."
1-3 三度發問 三度被打 세 번 물었다가 세 번 맞았다
問 師唱誰家曲이며 宗風嗣阿誰오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누구의 노래와 
문 사창수가곡    종풍사옥수 곡조를 부르시며, 어느 종풍을 이어받았습니까?"
師云 我在黃檗處하야  "나는 황벽스님 회하에서
사운 아재황벽처    
三度發問하야 三度被打니라  세 번 물었다가 세 번을 얻어 맞았다."
삼도발문    삼도피타
僧擬議한대 師便 喝하고 隨後打云 그 스님이 무어라고 하려는데
승의의    사변 할    수후타운  스님께서 할! 하고 후려친 후 말씀하셨다.
不可向虛空裏하야 釘去也니라 "허공에다 말뚝을 박아서는 안된다."
불가향허공이    정궐거야
1-4 荒草不曾鋤 잡초가 무성하다
有座主問 三乘十二分敎가 豈不是明佛性가  어떤 강주가 물었다. "삼승십이분교가
유좌주문 삼승십이분교  기불시명불성 어찌 불성을 밝힌 것이 아니겠습니까?"
師云 荒草不曾鋤로다  "우거진 수풀에 호미질한 적이 없다"
사운  황초부증서
主云 佛豈人也리오? "부처님께서 어찌 사람을 속이셨겠습니까?"
주운  불기잠인야
師云 佛在什麽處오?  "부처가 어디에 있느냐?"
사운  불재심마처
主無語어늘 師云 對常侍前하야  강주가 말이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주무어   사운  대상시전     "상시 앞에서 
擬瞞老僧이로다  이 노승을 속이려 하는구나.
의만노승
速退速退하라 妨他別人請問이니라 어서 물러가거라.
속퇴속퇴    방타별인청문 다른 사람 묻는 것까지 방해하겠다."
 
1-5 纔開口 早勿交涉也 입만 뻥끗해도 일대사와는 거리가 멀다
復云 此日法筵은 爲一大事故호니  다시 말씀하셨다. "오늘 이 법회는
부운  차일법연   위일대사고 일대사인연을 위한 것이니,
更有問話者麽아 速致問來하라  더 물을 자가 있느냐?
갱유문화자마   속치문래 빨리 나와 묻도록 하라.
纔開口하면 早勿交涉也니라  그런데 입만 뻥끗해도 
이재개구    조물교섭야  벌써 어긋나버리는 것이다.  
何以如此오 不見가 釋尊云  어째서 그런가? 보지 못하였는가?
하이여차   불견   석존운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法離文字며 不屬因不在緣故라하니라  법은 문자도 여의고, 인에도 속하지 않고 
법리문자   불속인부재연고 인연에도 있지 않다'하시지 않았던가? 
信不及일새 所以今日葛藤이라  그대들은 믿음이 모자라 
위이신불급    소이금일갈등 오늘 이러니저러니 하지만,
恐滯常侍與諸官員하야 昧他佛性이니  상시와 관원들의 불성을 막아서 
공체상시여제관원    매타불성 어둡게 할까 걱정이구나.
不如且退니라 喝 一喝云  그만 물러가는 것이 좋으리라."
불여차퇴    할 일할운   스님께서는 할! 하고 나서 말씀하셨다.
少信根人은 終無了日이로다  "믿음의 뿌리가 약한 자는 
소신근인   종무료일           끝내 깨칠 기약이 없다.
久立珍重하라 오래 서 있었으니 편히들 쉬어라."
구립진중
[ 一大事 因緣 ] = 開ㆍ示ㆍ悟ㆍ入ㆍ佛知見 ~ 부처님이 지혜를 열어주고 보여주고 
그것을 깨닫게 해주고 그 속에 들어가게 해주는 그 의무 때문에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셨다. 
2 正眼 2. 바른 눈 
師 因一日에 到河府한대  스님께서 하루는 하북부에 가니
사 인일일  도하부
府主王常侍가 請師陞座하니라  부주 왕상시가 스님께
부주왕상시  청사승좌 법좌에 올라 법문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時麻谷出問 大悲千手眼에  그때 마곡스님이 나서서 물었다.
시마곡출문 대비천수안 "대비관세음보살의 천수 천안 가운데
那箇是正眼고 어느 것이 진짜 눈입니까?"
나개시정안
師云 大悲千手眼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운 대비천수안 "대비관세음보살의 천수 천안 가운데
那箇是正眼고 速道速道하라  어느 것이 진짜 눈이냐? 
나개시정안  속도속도  빨리 말하라 빨리"
麻谷拽師下座하고 麻谷却坐하니  마곡스님이 스님을 법좌에서 끌어내리고
마곡예사하좌   마곡각좌 자기가 올라가 앉자
師近前云 不審이로다  스님께서 앞으로 가까이 가서
사근전운 불심 "안녕하셨습니까?" 하셨다.
麻谷擬議한대 師亦拽麻谷下座하고 師却坐라  마곡스님이 머뭇거리자 스님께서 역시 
마곡의의   사역예마곡하좌   사각좌 그를 법좌에서 끌어내리고 다시 앉으셨다.
麻谷便出去어늘 師便下座하니라 마곡스님이 휙 나가버리자
마곡변출거   사변하좌 스님께서도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3 無位眞人 3. 무위진인(無位眞人)
上堂云 赤肉團上에 有一無位眞人하야  상당하시어 말씀하셨다. 
상당운 적육단상  유일무위진인 "빨간 살덩이 위에 한 무위진인이 있어서
常從汝等諸人面門出入하나니  항상 그대들 모두의 얼굴로 드나드니
상종여등제인면문출입
未證據者는 看看하라  아직 확증을 잡지 못한 사람은 살펴보아라."
미증거자  간간       
時有僧出問 如何是無位眞人고 그때 한 스님이 나와 물었다.
시유승출문 여하시무위진인 "무엇이 무위진인입니까?"
師下禪牀把住云 道道하라  스님께서 선상 아래로 내려와 
사하선상파주운 도도 멱살을 잡고 말씀하셨다. "말해라, 말해!"
其僧擬議한대 師托開云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스님은 그를 
기승의의   사타개운 탁 놓아버리면서 말씀하시기를
無位眞人이 是什麽乾屎궐고하시고  "무위진인이라니 
무위진인  십마간시궐 무슨 마른 똥막대기 같은 소리냐?" 하고는
便歸方丈하다 방장실로 돌아가버리셨다.
변귀방장
4-1 喝 喝 喝 4-1. 할 할 할
上堂에 有僧出禮拜어늘 師便喝한대  스님께서 상당하시자 한 스님이 나와 절을 하니
상당   유승출례배    사변할 스님께서 별안간 할! 하셨다.
僧云 老和尙은 莫探頭好로다  그 스님이 "노스님께서는 
승운 노화상   막탐두호 사람을 떠보지 마십시요."하니
師云 道하라 落在什麽處오 스님께서 "네가 말해 보아라.
사운 이도    낙재삼마처       할이 어디에 떨어졌느냐?"하자
僧便喝하니라  그 스님이 대뜸 할! 하였다.
승변할
又有僧問 如何是佛法大意오 또 한 스님이 물었다.
우유승문 여하시불법대의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師便喝한대 僧禮拜어늘  스님께서 할! 하셨는데 그 스님이 절을하니
사변할    승예배 
師云 道하라 好喝也無아  스님께서 "네가 말해 보아라.
사운 이도    호할야무  좋은 할이 아니겠느냐?"
僧云 草賊大敗로다 師云 過在什麽處오  "초야의 도적이 크게 패하였습니다."
승운 초적대패    사운 과재삼마처 "내 허물이 어디에 있느냐?"
僧云 再犯不容이로다 師便喝하니라 "다시 범하시는 것은 용서치 않습니다."
승운 재범불용     사변할 스님께서 할! 하셨다.
4-2 賓主歷然 4-2. 손님과 주인이 분명히 있다.
是日에 兩堂首座相見하고 同時下喝하니  이 날 양쪽 선당의 수좌가 서로 만났는데
시일  양당수좌상견   동시하할     동시에 할! 하니
僧問師호대 還有賓主也無아  한 스님이 스님께 묻되
승문사    환유빈주야무 "도리어 손님과 주인이 있지 않습니까?"
師云 賓主歷然이로다  "손님과 주인이 분명히 있지." 하시고는
사운 빈주역연
師云 大衆아 要會臨濟賓主句인댄  "대중들이여! 
사운  대중  요회임제빈주구 손님과 주인에 관한 나의 법문을 알고자 한다면 
問取堂中二首座하라하고 便下座하다 선당의 두 수좌에게 묻도록 하라."
문취당중이수좌      변하좌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5 佛法大意 5. 불법의 대의
上堂에 僧問 如何是佛法大意오 상당하시자 한 스님이 물었다.
상당  승문 여하시불법대의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師竪起拂子하니라  스님께서 불자를 세워들자
사수기불자
僧便喝하니 師便打하다  그 스님이 별안간 할! 하므로
승변할    사변타 스님께서 난데없이 후려치셨다.
又僧問 如何是佛法大意오  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우승문  여하시불법대의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師亦竪起拂子한대 僧便喝이어늘  스님께서 역시 불자를 세워드셨는데 
사역수기불자    승변할 그 스님이 할! 하였다.
師亦喝하니 僧擬議어늘 師便打하니라  스님께서도 할! 하시니 그 스님이 머뭇거리거늘 
사역할    승의의    사변타 스님께서 그대로 후려치셨다.
師乃云 大衆아 夫爲法者는  그리고는 말씀하셨다.
사내운  대중  부위법자    "대중들이여! 무릇 법을 위하는 자는 
不避喪身失命이니  몸과 목숨 잃는 것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불피상신실명
我二十年에 在黃檗先師處하야  나는 20년 동안 황벽선사 회하에 있으면서
아이십년   재황벽선사처
三度問佛法的的大意라가 三度蒙他賜杖하야  세 차례 불법의 분명한 뜻을 물었다가
삼도문불법적적대의    삼도몽타사장 세 차례 다 몽둥이로 얻어 맞았으나,
如蒿枝拂著相似하니라  마치 쑥대로 살짝 스치는 것 같았다.
여고지불착상사
如今에 更思得一頓棒喫하니 誰人爲我行得고  지금 다시 한 차례 얻어 맞으려 하는데
여금   갱사득일돈방끽    수인위아행득 누가 나를 위해서 때려주겠느냐?"
時有僧出衆云 某甲行得이니다  그 때 한 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와 
시유승출중운   모갑행득 "제가 때려드리겠습니다." 하였다.
師拈棒與他한대 其僧擬接이어늘  스님이 몽둥이를 집어 건네주시려는데 
사염방여타    기승의접 그 스님이 받으려 하니 
師便打하다 스님께서 그대로 후려치셨다.
사변타
6-1 劍刃上事 6-1. 칼날 위의 일
上堂에 僧問 如何是劍刃上事오  상당하시자 한 스님이 물었다.
상당  승문  여하시검인상사 "어떤 것이 칼날 위의 일입니까?"
師云 禍事禍事로다  "위험하다. 위험해!"
사운  화사화사
僧擬議한대 師便打하다 그 스님이 의아해 하고 있는데
승의의   사변타 스님께서 그대로 후려치셨다.
6-2 沒溺深泉 6-2. 깊은 샘에 빠져버렸다
如石室行者가 踏碓忘却移脚은  한 스님이 물었다. "저 석실행자가 
문 지여석실행자   답대망각이각  방아를 밟다가 발 옮기는 것을 잊었다 하니
向什麽處去오 師云 沒溺深泉이니라    어디로 간 것입니까?"
향십마처거   사운 몰익심천  "깊은 샘 속에 빠져버렸다."
6-3 都來是錯 6-3. 모두가 잘못된 것이다.
師乃云 但有來者하면 不虧欠伊하야  스님이 이내 말씀하셨다.
사내운 단유래자     불휴흠이      "다만 오는 사람이 있기만 하면 어김없이 
總識伊來處로라  그 온 곳을 다 알아버린다.
총식이래처 
若與麽來하면 恰似失却이요  만약 그렇게 온다면 
약여마래     흡사실각      피할 틈새를 잃은 것과 같고, 
不與麽來하면 無繩自縛이니  그렇게 오지 않는다 해도
불여마래     무승자박  오랏줄 없이 스스로를 묶는 것이니
一切時中에 莫亂斟酌하라  항상 함부로 짐작하지 말라.
일체시중   막란짐작     
會與不會에 都來是錯이라  알거나 모르거나 모두가 그릇된 것이다.
회여불회   도래시착 
分明與麽道하야 一任天下人貶剝하노라  그러한 도리를 확실히 밝혀 
분명여마도     일임천하인폄박        천하 사람들의 비판에 맡기겠다. 
久立珍重하라  오래 서 있었다. 편히들 쉬어라."
구립진중 
7 進退兩難處 7. 진퇴양난처
上堂云 一人은 在孤峯頂上하야  상당하시어 말씀하셨다.
상당운 일인  재고봉정상    "한 사람은 외로운 산 봉우리에서 
無出身之路요  빠져나올 길이 없고,
무출신지로 
一人은 在十字街頭하야 亦無向背니  한 사람은 네거리에서 물러날 곳이 없다.
일인  재십자가두   역무향배   
那箇在前이며 那箇在後오  누가 앞에 있고, 누가 뒤에 있느냐?
나개재전   나개재후   
不作維摩詰하며 不作傅大士하노니  유마거사를 짓지도 말고,
부작유마힐   부작부대사        부대사를 짓지도 말라.
珍重하라  편히들 쉬어라."
진중 
8 人天供養 8. 인천의 공양을 받을 자
上堂云 有一人은 論劫在途中호대  상당하시어 말씀하시기를, 
상당운 유일인  논겁재도중    "한 사람은 오랜 세월을 길 가는 중이지만 
不離家舍하고  집을 떠나지 않았고,
불리가사     
有一人은 離家舍호대 不在途中하니  한 사람은 집을 떠났으나 
유일인  이가사   부재도중      길 가고 있지 않다면 
那箇合受人天供養고 便下座하다  누가 인간과 천상의 공양을 받을 만한가?"
나개합수인천공양  편하좌  하시고는 법좌에서 바로 내려오셨다.
9-1 三句 9. 삼구 삼현 삼요
上堂에 僧問 如何是第一句오  상당하시자 한 스님이 물었다.
상당  승문 여하시제일구  "무엇이 제1구입니까?"
師云 三要印開朱點窄[側]하고  "삼요인을 펼치니 붉은 점이 아련하고 
사운 삼요인개주점착[측]   
未容擬議主賓分이로다  시비를 논하기 전에 주객이 가려졌다."
미용의의주빈분 
問 如何是第二句오  "무엇이 제2구입니까?"
문 여하시제이구   
師云 妙解豈容無著問이며  "묘해가 어찌 무착의 물음을 허용할 것이며,
사운 묘해기용무착문   
漚和爭負截流機리오  화목과 분쟁에 빠져 
구화쟁부절유기      흐르는 기틀을 끊는 부담을 지겠는가."
問 如何是第三句오  "무엇이 제3구입니까?"
문 여하시제삼구 
師云 看取棚頭弄傀儡하라  "무대 위에서 노는 꼭두각시를 보아라. 
사운 간취붕두농괴뢰   
抽牽都來裏有人이로다  당겼다 놓았다 하는 것 모두가 
추견도래이유인  안에 있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一句 = 如人印空 
二句 = 如人印水 
三句 = 如人印泥 
9-2 三玄三要
師又云 一句語에 須具三玄門이요  또 말씀하셨다. "한 구의 말에는 모름지기 
사우운 일구어   수구삼현문  3현의 문이 갖추어 있고,
一玄門에 須具三要니 有權有用이라  한 현의 문에는 3요가 갖추어 있어서
일현문   수구삼요   유권유용  방편도 있고 작용도 있다.
汝等諸人은 作麽生會오 下座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알아 들었느냐?"
여등제인   자마생회   하좌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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