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쌀을 가리다 | |
黃蘗이 因入廚次에 問飯頭호되 作什麽오 | “황벽 스님께서 부엌에 들어갔을 때, |
황벽 인입주차 문반두 작십마 | 공양주에게 물었다. “무얼 하느냐?” |
飯頭云, 揀衆僧米니다 黃蘗云, 一日喫多少오 | “대중 스님들이 먹을 쌀을 가리고 있습니다.” |
반두운, 간중승미 황벽운, 일일긱다소 | “하루에 얼마나 먹느냐?” |
飯頭云, 二石五니다 黃蘗云, 莫太多麽아 | “두 섬 닷 말을 먹습니다.” |
반두운, 이석오 황벽운, 막태다마 | “너무 많지 않느냐?” |
飯頭云, 猶恐少在니다 黃蘗便打하다 | “오히려 적을까 싶습니다.” |
반두운, 유공소재 황벽편타 | 그러자 황벽 스님이 때렸다.” |
飯頭却擧似師한대 | “공양주가 이 일을 임제스님에게 말씀드리니, |
반두각거사사 | |
師云, 我爲汝勘這老漢호리라 | 임제스님이 “내가 그대를 위해 |
사운, 아위여감자노한 | 이 늙은이를 점검해 보리라.”하였다. |
纔到侍立次에 黃蘗擧前話어늘 | 곧바로 가서 황벽스님을 뵈니 |
재도시림차 황벽거전화 | 황벽스님이 앞의 이야기를 먼저 하였다. |
師云, 飯頭不會하니 請和尙은 | 임제스님이 황벽스님께, |
사운, 반두불회 청화상 | “공양주가 알지 못하니 스님께서 |
代一轉語하소서하고 師便問 莫太多麽아 | 대신 한 말씀 하십시오.”하고는 |
대일전어 사편문 막태다마 | “너무 많지 않습니까?” 하며 여쭈었다. |
黃蘗云, 何不道來日에 更喫一頓고 | “내일 한 번 더 먹는다고 왜 말하지 못하느냐?” |
황벽운, 하부도래일 갱긱일돈 | |
師云, 說什麽來日고 卽今便喫하소서 | “무엇 때문에 내일을 말씀하십니까? |
사운, 설십마래일 즉금편긱 | 지금 잡수십시오.”하고 |
道了便掌하니 | 곧 황벽스님을 손바닥으로 쳤다. |
도료편장 | |
黃蘗云, 這風顚漢이 又來這裏捋虎鬚로다 | 황벽스님께서 “이 미친놈이 |
황벽운, 자풍전한 우래자리날호수 | 또 여기 와서 호랑이 수염을 뽑는구나.”하셨다. |
師便喝하고 出去하니라 | 그러자 임제 스님이 “할!”하시고 나가 버렸다. |
사편할 출거 | |
後潙山이 問仰山호되 此二尊宿意作麽生고 | 뒷날 위산스님께서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
후위산 문앙산 차이존숙의자마생 | “이 두 존숙들의 참뜻이 무엇이겠는가?” |
仰山云, 和尙作麽生고 | “화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앙산운, 화상자마생 | |
潙山云, 養子에 方知父慈니라 | “자식을 길러봐야 부모의 사랑을 아는 것이다.” |
위산운, 양자 방지부자 | |
仰山云, 不然하니다 潙山云, 子又作麽生고 | “그렇지 않습니다.” |
앙산운, 불연 위산운, 자우자마생 | “그럼 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
仰山云, 大似勾賊破家니다 | “도적을 집에 두었다가 |
앙산운, 대사구적파가 | 집안을 망처 놓은 것과 흡사합니다.” |
2. 불자(拂子)를 세우다 | |
師問僧호되 什麽處來오 | 임제스님이 한 스님에게 |
사문승 십마처래 | “어디서 오는가?”라고 물었다. |
僧便喝이어늘 師便揖坐하니 | 그 스님이 “할!”을 하므로 임제스님이 |
승편할 사편읍좌 | 허리를 공손히 굽히며 앉게 하였다. |
僧擬議라 師便打하다 | 그러자 그 스님이 머뭇거리므로 그대로 후려쳤다. |
승의의 사편타 | |
師見僧來하고 便竪起拂子하니 | 임제스님이 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
사견승래 편수기불자 | 곧 불자를 세우시니, |
僧禮拜한대 師便打하니라 | 그 스님이 절을 하였는데 임제스님은 그대로 후려쳤다. |
승예배 사편타 | |
又見僧來하고 亦竪起拂子하니 | 또 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
우견승래 역수기불자 | 마찬가지로 불자를 세우시니, |
僧不顧어늘 師亦打하니라 | 그 스님이 본 체도 하지 않았는데 |
승불고 사역타 | 임제스님이 이번에도 후려쳤다. |
3. 보화(普化)스님과 극부(克符)스님 | |
師見普化하고 乃云, | 스님께서 보화스님에게 말씀하셨다. |
사견보화 내운, | |
我在南方하야 馳書到潙山時에 | “내가 남방에 있으면서 황벽 스님의 편지를 전하려고 |
아재남방 치서도위산시 | 위산에 도착했을 때 |
知儞先在此住하야 待我來하니라 | 그대가 먼저 이곳에 와서 |
지이선재차주 대아래 |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乃我來하야 得汝佐贊이라 | 그래서 내가 이곳에 와서 |
내아래 득여좌찬 | 그대의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
我今에 欲建立黃蘗宗旨하노니 | 내가 이제 황벽의 종지를 세우고자 하니 |
아금 욕건립황벽종지 | |
汝切須爲我成褫하라 普化珍重下去하다 | 그대는 반드시 나를 위해서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
여절수위아성치 보화진중하거 | ”보화스님은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
克符後至어늘 師亦如是道하니 | 뒤에 극부스님이 오자 |
극부후지 사역여시도 | 스님은 마찬가지로 말씀 하셨고 |
符亦珍重下去하니라 | 극부 스님 역시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
부역진중하거 | |
三日後에 普化却上問訊云, | 삼일 후에 보화 스님은 |
삼일후 보화각상문신운, | 다시 올라와서 문안드리며 여쭈었다. |
和尙前日에 道甚麽오 師拈棒便打下다 | “스님께서는 전날에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
화상전일 도심마 사염방편타하 | 스님께서 주장자를 들고서 바로 내리치셨다. |
又三日에 克符亦上하야 問訊乃問호되 | 또 삼일 후에 극부 스님이 올라와서 |
우삼일 극부역상 문신내문 | 문안드리며 여쭈기를 |
和尙이 前日打普化하니 作什麽오 | “스님께서 전날 보화스님을 |
화상 전일타보화 작십마 | 주장자로 내리치셨다고 하는데 어찌 된 일입니까?” |
師亦拈棒打下하니라 | 스님께서는 역시 주장자로 내리치셨다. |
사역염방타하 | |
4. 보화스님이 밥상을 엎어버리다 | |
師一日에 同普化하야 赴施主家齋次에 | 스님께서 하루는 보화스님과 함께 |
사일일 동보화 부시주가재차 | 시주의 집에서 재를 올리는데 참석하신 자리에서 |
師問, 毛呑巨海하고 芥納須彌하니 | 물으시기를 “'터럭 하나가 온 바다를 삼키고 |
사문, 모탄거해 개납수미 | 겨자씨 한 알에 수미산을 담는다'하는데 |
爲是神通妙用가 本體如然가 | 이것은 신통하고 오묘한 작용인가? |
위시신통묘용 본체여연 | 아니면 근본 바탕이 그렇기 때문인가?” |
普化踏倒飯牀한대 | 그러자 보화스님이 공양을 차린 상을 |
보화답도반상 | 걷어차 엎어버렸다. |
師云, 太麤生이로다 | 스님께서 “몹시 거칠구나!”하니 |
사운, 태추생 | |
普化云, 這裏是什麽所在관대 說麤說細오 | 보화스님이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곳이길래 |
보화운, 자리시십마소재 설추설세 | 거칠다 세밀하다 하시오?”하였다. |
師來日에 又同普化赴齋하야 | 임제 스님이 다음날 또 보화스님과 함께 |
사래일 우동보화부재 | 재에 참석하여 물었다. |
問, 今日供養이 何似昨日고 | “오늘 공양은 어제에 비해 어떤가?” |
문, 금일공양 하사작일 | |
普化依前踏倒飯牀한대 | 보화스님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
보화의전답도반상 | 공양 상을 발로 차 엎어버리자 |
師云, 得卽得이니 太麤生이로다 | 스님께서 “얻은 건 얻었으되 몹시 거칠구나.”하셨다. |
사운, 득즉득 태추생 | |
普化云, 瞎漢아 佛法說什麽麤細오 | 보화스님이, “이 눈 먼 작자야! 불법을 무슨 |
보화운, 할한 불법설십마추세 | 거칠다느니 세밀하다느니 하는가?”하였다. |
師乃吐舌하니라 | 스님께서 혀를 내둘렀다. |
사내토설 | |
5. 도적놈아 도적놈아 | |
師一日에 與河陽과 木塔長老로 | 스님께서 하루는 하양장로와 |
사일일 여하양 목탑장로 | 목탑장로와 함께 |
同在僧堂地爐內坐하야 | 승당의 화로 앞에 앉아서 말씀하셨다. |
동재승당지노내좌 | |
因說普化每日에 在街市하야 掣風掣顚하니 | “보화가 매일 길거리에서 |
인설보화매일 재가시 경풍경전 | 미치광이 짓을 하는데 |
知他是凡是聖가 | 도대체 그가 범부인가요, 성인인가요?” |
지타시범시성 | |
言猶未了에 普化入來어늘 師便問, |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보화 스님이 들어오자 |
언유미료 보화입래 사편문, | 스님께서 보화 스님에게 바로 물었다. |
汝是凡是聖가 | “그대는 범부인가, 성인인가?” |
여시범시성 | |
普化云, 汝且道하라 我是凡是聖가 師便喝하니 | “그대가 먼저 말씀해보시오. 내가 범부입니까? |
보화운, 여차도 아시범시성 사편할 | 성인입니까?” 스님께서 “할!”을 하니 |
普化以手指云, 河陽新婦子요 木塔老婆禪이요 | 보화스님이 손으로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
보화이수지운, 하양신부자 목탑노파선 | “하양은 새색시 선(禪)이고, 목탑은 노파선인데, |
臨濟小厮兒라 却具一隻眼이로다 | 꼬마 임제가 오히려 외짝 눈(마혜수라의 천안)을 |
임제소시아 각구일척안 | 갖추었구나."라고 하였다. |
師云, 這賊아 普化云, 賊賊하고 便出去하다 | 스님께서 “이 도적놈아!”하시니 |
사운, 자적 보화운, 적적 편출거 | 보화스님이 “도적놈아! 도적놈아!”하면서 나가 버렸다. |
6. 보화스님의 나귀 울음소리 | |
一日은 普化在僧堂前하야 喫生菜어늘 | 하루는 보화 스님이 승당 앞에서 생채를 먹고 있는데 |
일일 보화재승당전 긱생채 | |
師見云, 大似一頭驢로다 | 스님께서 보시고 “꼭 한 마리의 나귀 같구나.”하셨다. |
사견운, 대사일두여 | |
普化便作驢鳴한대 | 이에 보화스님이 나귀 울음소리를 내자 |
보화편작여명 | |
師云, 這賊아 普化云 賊賊하고 便出去하니다 | 스님께서 “이 도적놈아!”하니 |
사운, 자적 보화운 적적 편출거 | 보화스님이 “도적놈아! 도적놈아!”하면서 나가버렸다. |
7. 보화스님의 거리행각 | |
因普化가 常於街市搖鈴云, | 보화 스님은 항상 거리에서 요령을 흔들며 말하였다. |
인보화 상어가시요령운, | |
明頭來明頭打하고 暗頭來暗頭打하며 | “밝음으로 오면 밝음으로 치고, |
명두래명두타 암두래암두타 | 어두움으로 오면 어두움으로 치며, |
四方八面來旋風打하고 虛空來連架打하노라 | 사방팔면으로 오면 회오리바람처럼 치고, |
사방팔면래선풍타 허공래연가타 | 허공으로 오면 도리깨질로 연거푸 친다.” |
師令侍者去하야 纔見如是道하고 | 스님께서 시자를 보내시며 |
사령시자거 재견여시도 | “보화스님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거든 |
便把住云, 總不與麽來時如何오 | 바로 움켜잡고 ‘그처럼 오지 않을 때는 |
편파주운, 총불여마래시여하 | 어쩌실 겁니까?’하고 물어보라.”하셨다. |
普化托開云, 來日에 大悲院裏有齋니라 | 그대로 하자 보화스님은 시자를 밀쳐 버리면서 |
보화탁개운, 내일 대비원리유재 | “내일 대비원에서 재가 있느니라.”고 하였다. |
侍者回擧似師한대 | 시자가 돌아와 말씀드리니 |
시자회거사사 | |
師云, 我從來로 疑著這漢이로다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사운, 아종래 의착자한 | “나는 벌써부터 그를 의심해 왔다.” |
8. 일 없다고 말하지 말라 | |
有一老宿이 參師할새 未曾人事하고 | 어떤 한 노스님이 스님을 찾아뵙고 |
유일노숙 참사 미증인사 | 인사도 나누기 전에 |
便問, 禮拜卽是아 不禮拜卽是아 | “절을 해야겠습니까? |
편문, 예배즉시 불예배즉시 | 절을 하지 않아야겠습니까?”라고 물었다. |
師便喝한대 老宿便禮拜라 | 스님께서 “할!” 하므로 |
사편할 노숙편예배 | 그 노스님이 곧바로 절을 하였다. |
師云, 好箇草賊이로다 | 스님께서 “정말 좀도둑이로다.”하였다. |
사운, 호개초적 | |
老宿云, 賊賊하고 便出去하니 | 그러자 노스님이 |
노숙운, 적적 편출거 | “도둑놈아! 도둑놈아!”하고 나가버리니 |
師云, 莫道無事호니라 | 스님께서 “일 없다고 말하지 |
사운, 막도무사 | 않는 것이 좋네”라고 하셨다. |
首座侍立次에 師云, 還有過也無아 | 수좌가 스님을 모시고 서 있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
수좌시립차 사운, 환유과야무 | "허물이 있느냐?" |
首座云, 有니라 | "있습니다." |
수좌운, 유 | |
師云, 賓家有過아 主家有過아 | "손님 쪽에 있느냐, 주인 쪽에 있느냐?" |
사운, 빈가유과 주가유과 | |
首座云, 二俱有過니라 | "양쪽 다 있습니다." |
수좌운, 이구유과 | |
師云, 過在什麽處오 首座便出去하니 | "허물이 어디에 있느냐?" |
사운, 과재십마처 수좌편출거 | 수좌가 그냥 나가버리니 |
師云, 莫道無事好니라 | 스님께서 "일이 없다고 |
사운, 막도무사호 |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하셨다. |
後有僧擧似南泉한대 | 후에 어떤 스님이 |
후유승거사남전 | 이를 남전스님에게 말씀드리니 |
南泉云, 官馬相踏이로다 | 남천스님이 말했다. |
남전운, 관마상답 | "관마끼리 서로 차고 밟는 격이다." |
9. 병영(兵營)에 가다 | |
師 因入軍營赴齋할새 門首에 見員僚하고 | 스님께서 군영에 재가 있어서 초청을 받아 갔을 때, |
사 인입군영부재 문수 견원요 | 문 앞에서 군인을 만나자 |
師指露柱問호대 是凡是聖가 | 천막 기둥을 가리키며 물으셨다. |
사지노주문 시범시성 | "이것이 범부인가, 성인인가?" |
員僚無語어늘 師打露柱云, 直饒道得이라도 |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노주를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
원요무어 사타노주운, 직요도득 | "말을 해낸다 하더라도 |
也祇是箇木橛이라하고 便入去하니라 | 역시 한낱 나무토막일 뿐이다."하시고는 |
야기시개목궐 편입거 | 들어가버리셨다. |
10. 원주와 별좌를 점검 | |
師 問院主 什麽處來오 | 스님께서 원주에게 물었다. |
사 문원주 십마처래 | “어디 갔다 오느냐?” |
主云, 州中糶黃米去來니다 | “주(州)의 부청에 현미를 팔러 갔다 옵니다.” |
주운, 주중조황미거래 | |
師云, 糶得盡麽아 主云, 糶得盡이니다 | “그래 다 팔았느냐?” |
사운, 조득진마 주운, 조득진 | “예. 다 팔았습니다.” |
師以杖으로 面前에 畵一畵云, | 스님께서 주장자로 |
사이장 면전 획일획운, | 원주의 앞에다 한 획을 그으시면서 |
還糶得這箇麽아 主便喝한대 | “그래, 이것도 팔 수 있느냐?”하셨다. |
환조득자개마 주편할 | 원주가 곧 “할!”을 하므로 |
師便打하다 典座至어늘 師擧前話한대 | 스님께서 그대로 후려 갈겼다. |
사편타 전좌지 사거전화 | 전좌가 오자 스님께서 앞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니 |
典座云, 院主不會和尙意니다 | 전좌가 “원주는 스님의 뜻을 몰랐습니다.”하였다. |
전좌운, 원주불회화상의 | |
師云, 儞作麽生고 典座便禮拜한대 | “그럼 네 생각은 어떠냐?”하시니 |
사운, 이작마생 전좌편예배 | 전좌가 절을 하였는데 |
師亦打하니라 | 스님께서 그도 역시 후려쳤다. |
사역타 | |
11. 시자 낙보(樂普)스님의 점검 | |
有座主하야 來相看次에 | 어느 좌주가 찾아와 서로 인사를 나눈 다음에 |
유좌주 내상간차 | |
師問, 座主야 講何經論고 | 스님께서 물으셨다. |
사문, 좌주 강하경론 | "좌주는 무슨 경론을 강하는가?" |
主云, 某甲荒虛하야 粗習百法論이니다 | "저는 아는 것이 모자라서 |
주운, 모갑황허 조습백법론 | 그저 백법론을 대강 익혔을 뿐입니다." |
師云, 有一人은 於三乘十二分敎에 明得하고 | "한 사람은 3승 12분교에 통달하였고, |
사운, 유일인 어삼승십이분교 명득 | |
有一人은 於三乘十二分敎에 明不得하니 | 한 사람은 3승 12분교에 통달하지 못하였다면 |
유일인 어삼승십이분교 명부득 | |
是同是別가 | 이것이 같은가, 다른가?" |
시동시별 | |
主云, 明得卽同이요 明不得卽別이니다 | "통달했다면 같겠지만 |
주운, 명득즉동 명불득즉별 | 통달하지 못했다면 다릅니다." |
樂普爲侍者하야 在師後立云, | 그때 낙보스님이 시자로 있었는데 |
낙보위시자 재사후립운, | 스님 모시고 뒤에 서 있다가 말했다. |
座主야 這裏是什麽所在관대 說同說別고 | "좌주여! 여기가 어디라고 |
좌주 자리시십마소재 설동설별 | 같다느니 다르다느니 하는가?" |
師回首問侍者호대 汝又作麽生고 | 스님께서 고개를 돌려 시자에게 물으셨다. |
사회수문시자 여우자마생 | "그래 너는 어떻다고 보느냐?" |
侍者便喝하다 | 시자가 "할!"하였다. |
시자편할 | |
師送座主回來하야 遂問侍者호되 | 스님께서 좌주를 보내고 오시어 시자에게 물으셨다. |
사송좌주회래 수문시자 | |
適來是汝喝老僧가 | "아까는 나를 보고 고함을 쳤느냐?" |
적래시여할노승 | |
侍者云, 是니다 師便打하니라 | "그렇습니다." |
시자운, 시 사편타 | 스님께서 그대로 후려치셨다. |
12. 덕산스님을 점검 | |
師聞, 第二代德山이 垂示云, | 스님께서 제2대 덕산스님이 |
사문, 제이대덕산 수시운, | 대중에게 법문을 하면서 |
道得也三十棒이요 道不得也三十棒이니라 | “대답을 해도 30방, 대답을 못해도 30방이다.” |
도득야삼십방 도불득야삼십방 | 라고 한다는 소문을 들으시고 |
師令樂普去問호되 道得爲什麽하야 也三十棒고 | 낙보스님을 보내면서, "'대답을 했는데도 |
사령낙보거문 도득위십마 야삼십방 | 어찌하여 몽둥이 30방입니까?' 라고 물어보아라. |
待伊打汝하야 接住棒送一送하야 | 그가 만약 너를 때리면 |
대이타여 접주방송일송 | 그 몽둥이를 잡아 던져버려라. |
看他作麽生하라 | 그리고 그가 어찌하는가를 보아라.” |
간타자마생 | 하고 시키셨다. |
普到彼하야 如敎而問한대 德山便打어늘 | 낙보스님이 그 곳에 도착하여 시킨 대로 물으니, |
보도피 여교이문 덕산편타 | 덕산스님이 곧 후려치므로 |
普接住送一送하니 德山便歸方丈이라 | 몽둥이를 붙잡고 던져버리니 |
보접주송일송 덕산편귀방장 | 덕산스님이 곧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
普回擧似師한대 師云, 我從來로 疑著這漢이로다 | 낙보스님이 돌아와 스님께 그대로 말씀드리니, |
보회거사사 사운, 아종래 의착자한 | “나는 이전부터 그 자를 의심하고 있었다. |
雖然如是나 汝還見德山麽아 普擬議하니 | 그건 그렇다 치고 너는 덕산을 보았느냐?” |
수연여시 여환견덕산마 보의의 | 낙보스님이 머뭇거리자 |
師便打하다 | 스님께서 곧 후려치셨다. |
사편타 | |
13. 왕상시(王常侍)를 점검 | |
王常侍가 一日訪師하야 | 하루는 부주(府主) 왕상시가 방문하여 |
왕상시 일일방사 | |
同師於僧堂前看할새 乃問 | 승당 앞에서 스님을 뵙고 여쭈었다. |
동사어승당전간 내문 | |
這一堂僧이 還看經麽아 | “이 승당에 계시는 스님들은 경을 보십니까?” |
자일당승 환간경마 | |
師云, 不看經이니라 侍云, 還學禪麽아 | “경을 보지 않습니다.” |
사운, 불간경 시운, 환학선마 | “그렇다면 선을 배웁니까?” |
師云, 不學禪이니라 | “선도 배우지 않습니다.” |
사운, 불학선 | |
侍云, 經又不看하며 禪又不學하고 | “경도 보지 않고 선도 배우지 않는다면 |
시운, 경우불간 선우불학 | |
畢竟作箇什麽오 | 결국 무얼 합니까?” |
필경작개십마 | |
師云, 總敎伊成佛作祖去니라 | “모든 사람들이 다 부처가 되고 |
사운, 총교이성불작조거 | 조사가 되게 합니다.” |
侍云, 金屑雖貴나 落眼成翳하니 又作麽生고 | “금가루가 비록 귀하기는 하나 눈에 들어가면 |
시운, 금설수귀 낙안성예 우자마생 | 병이 된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師云, 將爲儞是箇俗漢이로다 | “그대를 일개 속인으로만 여겼느니라.” |
사운, 장위이시개속한 | |
14. 행산(杏山)스님의 노지백우(露地白牛) | 露地白牛~ 법화경의 '一佛乘', 최상승의 가르침 |
師問杏山, 如何是露地白牛오 | 스님께서 행산스님에게 물었다. |
사문행산, 여하시노지백우 | “무엇이 넓은 땅의 흰 소인가?” |
山云, 吽吽한대 師云, 啞那아 | 행산스님이 “움머, 움머!”하자, |
산운, 우우 사운, 아나 | 스님께서 “벙어리인가?”하셨다. |
山云, 長老作麽生고 師云, 這畜生아하니라 | “노스님께서는 어떻게 하십니까?”하니 |
산운, 장노자마생 사운, 자축생 | “이놈의 축생아!”하셨다. |
15. 방(俸)과 할(喝) | |
師問樂普云, 從上來로 一人行棒하고 | 스님께서 낙보스님에게 물었다. |
사문낙보운, 종상래 일인행방 | “예로부터 한 사람은 방을 쓰고 |
一人行喝하니 阿那箇親고 | 한 사람은 할을 썼는데 누가 친절한가?” |
일인행할 아나개친 | |
普云, 總不親이니다 | “둘 다 친절하지 못합니다.” |
보운, 총불친 | |
師云, 親處作麽生고 普便喝하니 師乃打하다 | “그럼 친절한 것은 어떤 것인가?” |
사운, 친처자마생 보편할 사내타 | 낙보스님이 “할!”을 하자 스님께서 후려치셨다. |
16. 손을 펼쳐 보이다 | |
師見僧來하고 展開兩手한대 僧無語어늘 | 스님께서 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
사견승래 전개양수 승무어 | 두 손을 펼쳐 보였는데. 그 스님이 아무런 대꾸가 없자 |
師云會麽아 云不會니다 | “알겠는가?” 하시니 |
사운회마 운불회 | “모르겠습니다.” 하므로 |
師云, 渾崙擘不開하니 與汝兩文錢하노라 | “곤륜산을 쪼갤 수 없으니 (꽉 막혀있으니) |
사운, 혼윤벽불개 여여양문전 | 그대에게 노자돈이나 두어 푼 주겠노라.”하셨다. |
17. 대각(大覺)스님이 참례하다 | |
大覺到參에 師擧起拂字하니 大覺敷坐具라 | 대각스님이 와서 뵙자 스님께서 불자를 세우시니 |
대각도참 사거기불자 대각부좌구 | 대각스님이 좌구를 폈다. |
師躑下拂子한대 大覺收坐具하고 入僧堂하다 | 스님께서 불자를 던져버리시니 |
사척하불자 대각수좌구 입승당 | 대각스님이 좌구를 거두고 승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
衆僧云, 這僧은 莫是和尙親故아 | 대중들이 “이 스님은 큰스님의 친구이신가. |
중승운, 자승 막시화상친고 | |
不禮拜하고 又不喫棒이로다 | 절도 안 하고 또 얻어 맞지도 않는구나.”하였다. |
불예배 우불긱방 | |
師聞令喚覺하니 覺出이라 | 스님께서 이 말을 듣고 대각스님을 불러오게 하였다. |
사문영환각 각출 | 대각스님이 나오자 |
師云, 大衆道호되 汝未參長老라 | “대중들이 말하기를 그대가 아직 |
사운, 대중도 여미참장노 | 이 늙은이를 참례하지 않았다고들 하네.”하셨다. |
覺云, 不審고 便自歸衆하니라 | 그러자 대각스님이 “안녕하십니까?”하고는 |
각운, 불심 편자귀중 | 곧 대중 속으로 돌아가버렸다. |
18. 조주(趙州)스님이 참례하다 | |
趙州行脚時에 參師할새 遇師洗脚次하야 | 조주스님이 행각할 때 스님을 찾아 뵈었다. |
조주행각시 참사 우사세각차 | 마침 스님께서 발을 씻고 계셨는데 |
州便問, 如何是祖師西來意오 | 조주스님이 물었다. |
주편문, 여하시조사서래의 | "조사께서 서쪽으로부터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 |
師云, 恰値老僧洗脚이로다 | "마침 내가 발을 씻고 있는 중이오." |
사운, 흡치노승세각 | |
州近前作聽勢어늘 | 조주스님이 다가가 들으려 하는 시늉을 하자 |
주근전작청세 | |
師云, 更要弟二杓惡水潑在니라 州便下去하다 | 스님께서 "두 번째 구정물 세례를 퍼부어야 겠군" 하셨다. |
사운, 갱요제이표악수발재 주편하거 | 그러자 조주스님께서 내려가버렸다. |
19. 정상좌(定上座)가 참례하다 | |
有定上座하야 到參問, 如何是佛法大意오 | 정상좌가 스님을 찾아뵙고 여쭈었다. |
유정상좌 도참문, 여하시불법대의 |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
師下繩床하야 擒住與一掌하고 便托開하니 | 스님께서 승상(繩床)에서 내려오시어 |
사하승상 금주여일장 편탁개 | 멱살을 쥐고 뺨을 갈기며 밀쳐버리셨다. |
定佇立이라 傍僧云, | 정상좌가 멍하여 우두커니 서 있으니 |
정저립 방승운, | 곁에서 있던 스님이 말하기를 |
定上座야 何不禮拜에 忽然大悟하니라 | "정상좌여! 왜 절을 올리지 않는가?" 하니 |
정상좌 하불예배 홀연대오 | 정상좌가 홀연히 크게 깨우쳤다. |
20. 마곡(麻谷)스님이 참례하다 | |
麻谷到參하야 敷坐具問, | 마곡스님이 스님을 찾아뵙고 좌구를 펴며 물었다. |
마곡도참 부좌구문, | |
十二面觀音이 阿那面正고 | "십이면 관음보살은 어느 얼굴이 진짜 얼굴입니까?" |
십이면관음 아나면정 | |
師下繩牀하야 一手收坐具하고 一手搊麻谷云, | 스님께서 승상에서 내려와 한 손으로는 좌구를 거두고 |
사하승상 일수수좌구 일수추마곡운, | 한 손으로는 마곡 스님을 붙잡으며, |
十二面觀音이 向什麽處去也오 | "십이면 관음보살은 어디로 갔는가?" 하셨다. |
십이면관음 향십마처거야 | |
麻谷轉身하야 擬坐繩牀이라 師拈拄杖打한대 | 마곡스님이 몸을 돌려 스님의 승상에 앉으려 하므로 |
마곡전신 의좌승상 사염주장타 | 스님께서 주장자를 들어 후려치시자 |
麻谷接却하야 相捉入方丈하니라 | 마곡스님이 이를 받아 쥐고 |
마곡접각 상착입방장 | 서로 붙잡고 방장실로 들어가셨다. |
21. 4할 (四喝) | |
師問僧호대 有時一喝은 如金剛王寶劍이요 |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
사문승 유시일할 여금강왕보검 | "어떤 할은 금강왕의 보배 칼 같고, |
有時一喝은 如踞地金毛獅子요 | 어던 할은 땅에 웅크리고 앉은 |
유시일할 여거지금모사자 | 금빛 털사자 같으며 |
有時一喝은 如探竿影草요 | 어떤 할은 어부의 고기 찾는 장대와 |
유시일할 여탐간영초 | 그림자 풀 같고 |
有時一喝은 不作一喝用이니 汝作麽生會오 | 어떤 할은 할로서의 작용을 못하는데 |
유시일할 부작일할용 여자마생회 | 그대는 어떻게 알고 있는가?" |
僧擬議한대 師便喝하다 |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
승의의 사편할 | 스님께서 할! 하셨다. |
22. 한 비구니의 할(喝) | |
師問一尼호대 善來아 惡來아 | 스님께서 한 비구니에게 물으셨다. |
사문일니 선래 악래 | "잘 왔는가, 잘 못 왔는가?" |
尼便喝하니 | 비구니가 할! 하자 |
니편할 | |
師拈棒云, 更道更道하라 | 스님께서 주장자를 집어들고 말씀하셨다. |
사염방운, 갱도갱도 | 다시 말해 보아라, 다시 말해!" |
尼又喝이어늘 師便打하다 | 비구니가 할! 하자 스님께서 그대로 후려치셨다. |
니우할 사편타 | |
23. 용아(龍牙)스님의 선판(禪版) | |
龍牙問, 如何是祖師西來意오 | 용아스님이 스님께 여쭈었다. |
용아문, 여하시조사서래의 | "무엇이 조사께서 서역으로부터 오신 뜻입니까?" |
師云, 與我過禪版來하라 | "나에게 선판을 갖다 주게." |
사운, 여아과선판래 | |
牙便過禪版與師한대 師接得便打라 | 용아스님이 바로 선판을 가져다 드리자, |
아편과선판여사 사접득편타 | 스님께서 받아서 그대로 후려치시니 |
牙云, 打卽任打나 要且無祖師意로다 | 용아스님이 말했다. "치기는 마음대로 치십시요만 |
아운, 타즉임타 요차무조사의 | 결국 조사의 뜻은 없습니다." |
牙後到翠微하야 問如何是祖師西來意오 | 용아스님이 후에 취미(翠微)스님에게 가서 물었다. |
아후도취미 문여하시조사서래의 | "무엇이 조사께서 서역으로부터 오신 뜻입니까?" |
微云, 與我過蒲團來하라 | 취미스님이 "나에게 포단을 갖다 주게." 하였다. |
미운, 여아과포단래 | |
牙便過蒲團與翠微한대 翠微接得便打라 | 용아스님은 바로 포단을 가져다 취미스님에게 드리자 |
아편과포단여취미 취미접득편타 | 취미스님은 받아 들고 그대로 후려치니 |
牙云, 打卽任打니 要且無祖師意로다 | 용아스님이 말했다. "치기는 마음대로 치십시요만 |
아운, 타즉임타 요차무조사의 | 결국 조사의 뜻은 없습니다." |
牙住院後에 有僧이 入室請益云, | 용아스님이 주지로 있게 된 후에 |
아주원후 유승 입실청익운, | 어떤 스님이 조실에 들어와 법문을 청하며 말했다. |
和尙行脚時에 參二尊宿因緣을 還肯他也無아 | "스님께서 행각하실 때 두 큰 스님을 |
화상행각시 참이존숙인연 환긍타야무 | 찾아뵈었던 일에 있어서 두 분을 인정하십니까?" |
牙云, 肯卽深肯이나 要且無祖師意로다 | 용아스님이 말하기를 "인정하기는 깊이 인정하지만 |
아운, 긍즉심긍 요차무조사의 | 결국 조사의 뜻은 없었네." 하였다. |
24. 경산(徑山)스님의 오백 대중 | |
徑山有五百衆호대 少人參請이어늘 | 경산문하에 5백 대중이 있었으나 |
경산유오백중 소인참청 | 조실에 들어 법을 묻는 사람은 없었다. |
黃蘗令師로 到徑山하고 乃謂師曰, | 그래서 황벽스님께서 |
황벽영사 도경산 내위사왈, | 스님을 경산에 보내시며 말씀하셨다. |
汝到彼作麽生고 | “그대는 거기에 가서 어떻게 하겠느냐?” |
여도피자마생 | |
師云, 某甲到彼하야 自由方便이니다 | “제가 거기에 가면 저절로 방편이 있겠지요.” |
사운, 모갑도피 자유방편 | |
師到徑山하야 裝腰上法堂하야 見徑山하니 | 스님께서 경산에 이르러 행장도 풀지 않은 채 |
사도경산 장요상법당 견경산 | 법당으로 올라가 경산스님을 보았다. |
徑山方擧頭라 師便喝한대 | 경산스님이 막 고개를 들려고 하는데 |
경산방거두 사편할 | 스님께서 ‘할!’ 하셨다. |
徑山擬開口어늘 師拂袖便行하다 | 경산스님이 무어라고 말하려 하자. |
경산의개구 사불수편행 | 스님께서는 소매를 떨치고 나가버렸다. |
尋有僧問徑山호대 | 뒤이어 어떤 스님이 경산스님에게 물었다. |
심유승문경산 | |
這僧適來에 有什麽言句관대 便喝和尙이닛고 | “아까 왔던 그 스님은 무슨 문답을 나누었길래 |
자승적래 유십마언구 편할화상 | 스님에게 대뜸 ‘할!’을 했습니까?” |
徑山云, 這僧從黃蘗會裡來하니 | "그 스님은 황벽스님 회하에서 왔는데 |
경산운, 자승종황벽회리래 | |
儞要知麽아 且問取他하라 | 너는 그를 알고자 하느냐? |
이요지마 차문취타 | 그렇거든 그에게 직접 묻도록 해라." |
徑山五百衆이 太半分散하니라 | 그리고 난 후 경산의 5백 명 대중이 |
경산오백중 태반분산 | 절반 이상 흩어져버렸다. |
25. 보화(普化)스님의 전신탈거 | |
普化一日 於街市中에 就人乞直裰하니 | 보화 스님이 어느 날 거리에 나가 |
보화일일 어가시중 취인걸직철 | 사람들에게 장삼[直裰]한 벌을 달라고 하였다. |
人皆與之호대 普化俱不要라 | 사람들이 매번 장삼을 주었으나 |
인개여지 보화구불요 | 보화 스님은 그 때마다 필요없다고 하였다. |
師令院主로 買棺一具하고 普化歸來에 | 스님께서 원주를 시켜 관을 하나 사오게 하고 |
사령원주 매관일구 보화귀래 | 보화스님이 돌아오자 말씀하셨다. |
師云, 我與汝做得箇直裰了也로다 | “내 그대를 위해 장삼을 장만해 두었네.” |
사운, 아여여주득개직철요야 | |
普化便自擔去하야 繞街市叫云, | 보화스님은 곧 그것을 짊어지고 나가서 |
보화편자담거 요가시규운, | 온 거리를 돌면서 외쳐댔다. |
臨濟與我做直裰了也니 我往東門遷化去하리라 | “임제스님이 나에게 장삼을 만들어 주셨다. |
임제여아주직철요야 아왕동문천화거 | 나는 동문으로 가서 세상을 떠나리라.” |
市人競隨看之하니 | 사람들이 너도 나도 따라가서 보니 |
시인경수간지 | |
普化云, 我今日未요 來日往南門遷化去하리라 | 보화 스님이, “오늘은 가지 않겠다. |
보화운, 아금일미 내일왕남문천화거 | 내일 남문에서 세상을 떠나리라.” 하였다. |
如是三日하니 人皆不信이라 | 이렇게 사흘을 하니 |
여시삼일 인개불신 | 사람들이 아무도 믿지 않았다. |
至第四日하야 無人隨看이어늘 | 나흘째 되던 날은 |
지제사일 무인수간 | 따라와서 보려는 사람이 없었다. |
獨出城外하야 自入棺內하야 | 혼자 성 밖으로 나가 |
독출성외 자입관내 | 스스로 관 속에 들어가서 |
倩路行人釘之하니라 | 길가는 행인에게 관 뚜껑에 못을 치게 하였다. |
청로행인정지 | |
卽時傳布하야 市人이 競往開棺하니 | 삽시간에 말이 퍼져서 시내 사람들이 쫓아가서 |
즉시전포 시인 경왕개관 | 관을 열어 보았는데 |
乃見全身脫去하고 祇聞空中鈴響이 | 몸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
내견전신탈거 기문공중영향 | 다만 공중에서 요령소리만 |
隱隱而去하니라 | 은은히 울릴 뿐이었다. |
은은이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