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모르던 철부지가
큰 스님 만나 수계(受戒)의 은덕을 입은 것은
숙세의 인연이리라.
온화한 이웃 할아버지처럼 정다우셨던 큰 스님의 법어를 둘러본다.
-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
<얼마나 소탈하신 분이었던가.>
"노승이 얼마 전에 이번에 회갑을 맞게 된 보현수좌님하고 의논하기를,
"다른 사람들처럼 회갑날이다 해서 많은 음식으로 잔치나 하고 그저
지내버리기보다는, 내 생각에 세상사람들이 극락가기를 원하나
극락이 어떻게 생긴 줄도 모르고, 극락을 말씀하신 석가세존이나
아미타불이나 또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등 성현의 내력은 잘 모르면서
극락만 가겠다는 것이 헛수고만 될 것 같으니, 환갑을 기념해 이상 4대 성인의
수도성불하시던 인연사의 내력과 아미타불 48원(願)의 뜻을 번역출판하여
여러분께 법보시 겅양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마침 보현수좌님이 대단히 기뻐하셨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노승 묵담이 음력 4월부터 6월 보름께까지 병석에서
정신이 흐린 몸에도 주야를 불구하고 붓을 들어 필기를 한 끝에, 여러가지
경전에 기재된 바가 각각으로 다른 4대 성인의 내력과 아미타불 48원에 대해
두 가지 점을 유의해서 책으로 꾸려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두 가지 걱정된 바는 무엇인가, 첫째는 부처님 뜻에 어긋날까 두려운
마음이요, 그 다음은 세상사람들이 자기는 아니하면서도 남이 하는 일을
비판하기를 좋아하는지라 혹시나 비판을 받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경전에 한 가지로만 말씀이 기록되었다면 그다지 복잡할 것이 없으나
경전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 중간을 기록하기 위해서 어느 경전에
있다는 것까지 기록하다 보니 두 달 이상을 매일 붓을 잡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운이 떨어져 병은 아주 복잡하게 되었고, 내가 인쇄소에 다니지 못하고
사람을 시켜서 내왕을 하게 된 바, 인쇄소 주인이 불교를 믿는다 해서 더욱
반갑게 알았더니 오히려 편집에 그릇된 점이 많게 되어서 십여 일간을
교정하느라 경을 쳤으나 책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야 부처님 말씀에 '내 마음이라는 것도 망령된 것이니,
믿지 말라'는 말씀을 철저히 느끼고 한탄했습니다. 인쇄가 깨끗하게 되지
못한 것은 인쇄소가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고 해서 믿은 것이 실수요, 또
내가 아프다고 다른 사람 시킨 것 등 모든 것이 이 묵담의 허물입니다.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책을 펴 보십시요. 인쇄는 정갈하게 되지 못하였으나
교정을 열심히 해 틀린 곳은 없을 것입니다."
현대고승 법어집 9 묵담 큰스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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