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무문관 제42칙] 여자출정(女子出定)

碧雲 2022. 1. 28. 08:25
[제42칙] 여자출정(女子出定) _여인이 선정에서 깨어나다 

 

世尊昔因文殊至諸佛集處。

值諸佛各還本處。
惟有一女人。
近彼佛坐入於三昧。
文殊乃白佛。
云何女人得近佛坐。
而我不得。
佛告文殊。
汝但覺此女。
令從三昧起。汝自問之。
文殊遶女人三匝。
鳴指一下。
乃托至梵天。
盡其神力。而不能出。
세존께서 과거 부처님들과 함께 계신 자리에
문수보살이 옴으로 인해
부처님들은 각기 본처로 돌아가시고
오직 한 여인만이 남아서
그 부처님들 곁에 앉은 채로 삼매에 들어 있었는지라
문수가 이내 부처님께 여쭈었다.
"왜 이 여인은 저 부처님들 곁에 앉을 수 있고,
저는 그렇지 못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고하시되,
"네가 다만 이 여인을 깨워
삼매로부터 일어나게 해서 직접 물어보거라." 하시니,
문수가 여인의 주위를 세 번 돈 다음
한 차례 명지(鳴指*)를 하고
이내 받쳐 올려 범천(梵天)에 이르도록
그 신력(神力)을 다 했으나 깨어나게 할 수 없었다. 
世尊云。假使百千文殊
亦出此女人定不得。
下方過一十二億河沙國土。
有罔明菩薩。
能出此女人定。
須臾罔明大士從地湧出。
禮拜世尊。世尊勅罔明。
却至女人前。鳴指一下。
女人於是從定而出。
세존께서 "가사 백천의 문수일지라도
이 여인을 선정에서 깨어나게 하지 못하려니와,
하방으로 12억 항하사의 국토를 지난 곳에 있는
망명(罔明)보살이라면
능히 이 여인을 정에서 깨어나게 할 것이니라." 하시자,
순식간[須臾]에 망명보살이 땅에서 솟구쳐 나와
세존께 절을 올리매, 세존께서 망명에게 명하시니,
뒤돌아 여인 앞으로 가서 한 번 명지(鳴指)하자,
여인이 이에 정으로부터 깨어났다. 

*鳴指; 두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내다.

 

無門曰。
釋迦老子做者一場雜劇。
不通小小。
且道文殊是七佛之師。
因甚出女人定不得。
罔明初地菩薩。為甚却出得。
若向者裏。見得親切。
業識忙忙那伽大定。
무문(無門)이 말했다.
석가 노인네가 이 일장(一場)의 잡극(雜劇*) 벌린 것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不通小小*].
자, 말해보라. 문수는 칠불(七佛)의 스승이거늘
어째서 여인을 정(定)에서 깨어나게 하지 못한 것이며,
망명은 초지(初地)보살인데 어떻게 가능했겠는가?
그 속을 향해 견(見)이 가까워지면[親切]
업식(業識*)이 나가대정(那伽大定*)으로 급히 다가가리라. 

*雜劇; ①宋代에 行해지던 익살맞은 諷刺劇 ②난잡하고 저속한 연극.
*不通小小; 不通은 통하지 않다, 잘 모르다, 융통성이 없다는 것이요,
    小小는 작고 작다, 매우 작다는 것이니, '모르는 사람이 극히 적다'는 말이다.
*業識; ①業相, 業相識. 根本無明의 惑에 의해 本心을 始動하는 것,
    즉 有情의 流轉하는 根本識. 起信論에서의 '阿梨耶識 중의 自體分'에 상당한다.
    ②隨業識. 業緣에서 생기는 識. '十二支' 중의 '識支'
*忙忙; 急迫한 모양새.
*那伽大定; 那伽(nāga)定. 몸이 龍으로 변해 深淵에서 들어가는 禪定.
長壽를 保全하고, 彌勒의 出世를 영접하기 위해 願力으로 那伽定에 들어간다.
那伽(nāga)는 ①龍, 象, 無罪, 不來의 뜻. 부처나 아라한을 위대한 나가[摩訶那伽]라 칭하여
큰 위력의 작용[用]이 있음에 비유한다.
   ②彌勒이 成道할 때의 菩提樹, 즉 龍華樹 또는 龍華菩提樹를 말한다. [佛光大辭典] 

 

頌曰。 게송으로 
 出得出不得 渠儂得自由

 神頭并鬼面 敗闕當風流

 깨어나게 하든 못하든
 그들의 자유지만
 기이하고 특별한 것[神頭鬼面*]은
 실패로 몰아감[敗闕*]으로 풍류(風流) 삼은 것이다.

*거농(渠儂); 그, 그들.
*神頭鬼面; 귀신 머리 귀신 얼굴, 즉 기이하고 특이한 것. 

*敗闕; 문수를 몰아넣은 실패의 구덩이

 

교만하지 말라! 

문수가 '저 여인도 앉았는데 나는 왜?' 하는 교만심을 가졌는지라 

부처님께서 초지보살을 등장시켜 그 못된 버릇을 고쳐주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