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칙] 수산죽비(首山竹篦) _수산스님의 죽비 |
首山和尚。拈竹篦示眾云。 汝等諸人若喚作竹篦則觸。 不喚作竹篦則背。 汝諸人且道。喚作甚麼。 |
수산(首山*)화상이 죽비(竹篦*)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며 "여러분들이 만약 죽비라고 부른 즉 저촉되고, 죽비라고 부르지 않은 즉 위배된다면, 여러분은 말해보라. 무어라 부르겠는가?" 하였다. |
*首山; 汝州首山省念禪師(風穴延沼 法嗣)
〈五燈會元〉卷第十一 汝州葉縣 廣教院 歸省禪師(首山省念<926-993> 法嗣) 章에
「首山선사를 참례하였더니, 수산이 하루는 죽비를 들고 물으셨다.
"죽비라 부르면 저촉되고[觸], 죽비라 부르지 않으면 위배된다[背]. 무어라 부르겠느냐?"
歸省선사는 죽비를 가져다 땅에 던져버리고서 "이것이 무엇입니까?" 하니,
수산이 "허튼 소리![瞎]" 하셨다. 이에 귀성은 활연히 돈오(頓悟)하였다.
(參首山。山一日舉竹篦。問曰。喚作竹篦即觸。不喚作竹篦即背。喚作甚麼。
師掣得擲地上曰。是甚麼。山曰。瞎。師於言下。豁然頓悟。)」고 하였다.
*竹篦; 竹篦子. 禪林의 師家에서 學人을 지도할 때 대개 이 물건을 손에 들어
학인을 지적하고 깨우치게 하고자 사용하는 도구.
無門曰。 喚作竹篦則觸。不喚作竹篦則背。 不得有語。不得無語。 速道速道。 |
무문(無門)이 말했다. "죽비라 부른 즉 저촉되고, 죽비라 부르지 않은 즉 위배되며, 말이 있어도 안되고, 말이 없어도 안된다. 빨리 말해라, 빨리 말해라!" |
頌曰。 | 게송으로 |
拈起竹篦 行殺活令 背觸交馳 佛祖乞命 |
죽비를 집어들고서 죽이고 살리는 명령을 행하여 위배와 저촉이 엇갈려 치달리니 불조(佛祖)도 목숨을 구걸해야 하리라. |
이 공안은 「喚」과 「不喚」, 「有語」와 「無語」 따위 양변의 관념에 얽매이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유사한 공안으로 「祖心背觸(黃龍祖心禪師의 背觸)」 즉 「觸背關」이 있는데,
隆興府黃龍祖心寶覺禪師<1025~1100>(黃龍慧南 法嗣) 章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선사께서는 방안에서 늘 주먹을 쥐어 보이면서 스님들에게 물었다.
"주먹이라 부른 즉 저촉되고, 주먹이라 부르지 않는 즉 위배된다. 무어라 부르겠느냐?"
(師室中常舉拳。問僧曰。喚作拳頭則觸。不喚作拳頭則背。喚作甚麼。)」〈五燈會元〉卷第十七
시대적 차이로 보아 이는 「수산죽비(首山竹篦)」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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