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무문관 제40칙] 적도정병(趯倒淨瓶) _위산스님이 물병을 걷어차다

碧雲 2022. 1. 12. 10:20
[제40칙] 적도정병(趯倒淨瓶) _정병(淨瓶*)을 걷어차 넘어뜨리다. 

 

溈山和尚。始在百丈會中。
充典座。
百丈將選大溈主人。
乃請同首座。對眾下語。
出格者可往。
百丈遂拈淨瓶。置地上。
設問云。
不得喚作淨瓶。汝喚作甚麼。
首座乃云。不可喚作木? 。
也百丈却問於山。
山乃趯倒淨瓶而去。
百丈笑云。
第一座輪却山子。
也因命之為開山。
위산(溈山) 화상이 백장(百丈)의 회중(會中)에서
전좌(典座)직을 맡아 있을 때,
백장이 대위산(大溈山) 주지를 선정함에
수좌(首座*)와 함께 불러 대중 앞에서 하어(下語)케 하여
적격자(適格者)를 보내려 하였다.
백장이 정병(淨瓶)을 가져다 땅 위에 놓고서
물음을 이렇게 설정했다.
「정병이라 불러서는 안된다면 너는 어찌 하겠느냐?」
수좌는 "나무토막이라고도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백장이 다시 위산에게 묻자,
위산은 이내 정병을 발로 걷어차버렸다.
백장은 웃으면서
"제1좌[首座]가 위산[山子]에게 뒤졌구나." 하고서
그로 인해 개산(開山*)하도록 명하였다. 

*淨瓶; 軍遲, 捃稚迦(Kuṇḍikā). 佛家에서 손 씻을 때 쓸 물을 담은 병.
*典座; 禪林에서 大眾의 床座와 재죽(齋粥; 齋는 午食, 粥은 朝餐) 등의 잡일을 주관하는 직분.
*首座; 전등록 9권 위산 편에 '華林和尙'이라고만 나올 뿐 더 이상의 기록이 없다.
*開山; 당시에 사원을 대개 산에 지었으므로 절 세우는 일이 개산이지만,
한 종파를 창건하는 일도 개산이라 한다. 

 

無門曰。
溈山一期之勇。
爭奈跳百丈圈圚不出。
檢點將來。
便重不便輕。
何故[斬/耳]。脫得盤頭。
擔起鐵枷。
무문(無門)이 말했다.
위산(溈山)이 일기지용(一期之勇*)으로
백장의 권궤(圈圚*)를 뛰어넘지 못함을 어찌 하랴만,
장래(將來)를 점검(檢點) 받음에
그저 중(重)히 여기고 가벼히 여기지 않았거늘,
어찌[何故] 반두(盤頭*)를 벗겨
철가(鐵枷*)를 씌우지 않으리오[斬/耳]? 

*一期之勇; 平生의 力量.
*圈圚; 圈繢, 捲繢, 棬䙡, 綣繢. 원래는 圈套나 一定한 格式(定格), 術計를 말하나
선림에서는 '學人을 接引하는 솜씨'를 말한다.
*[斬/耳]; ?, 부적 적(聻)의 와자(訛字). 의문문[何故] 끝에 써서 의문의 어기(語氣)를 나타내는
「呢」字와 같은 의미로 쓰였으니, 「不」로 해석함이 옳을 듯.
*盤頭를 벗겨 鐵枷 씌우다; 盤頭는 공양간에서 일할 때 머리에 둘둘말아서 쓰는 두건이요,
鐵枷는 목에 씌우는 칼, 쇠고랑이니, '전좌(典座)를 그만두게 하고 중책을 맡긴다'는 뜻이다. 

 

頌曰。 게송으로 
 颺下笟籬并木杓
 當陽一突絕周遮
 百丈重關攔不住
 脚尖趯出佛如麻
 조리[笟籬]와 바가지[木杓]를 팽개치고서
 면전에서 한 번 드리받아 천하인의 혀를 끊어버리고
 백장의 겹겹 관란(關攔*)마저도 쓰러뜨렸으니
 발끝에서 무수한 부처가 튀어 나왔구나.  

*颺; 날리다, 일다. *笟籬; 대 조리, *木杓; 표주박, 바가지.
*周遮; ①遮掩, 遮蔽 ②話多的樣子(말 많은 모양새) ③周圍
*關攔; 관문을 막아 세운 창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