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西馬祖道一禪師語錄

마조도일선사어록(江西馬祖道一禪師語錄) 3. 勘辨

碧雲 2013. 6. 5. 11:39

3. 勘辨 3. 감변
(1).
西堂百丈南泉 侍祖翫月次 祖曰  서당지장, 백장회해, 남전보원스님이 마조스님을 모시고 

서당백장남전 시조완월차 조왈

달구경을 하던 차에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正恁麽時如何  西堂云 正好供養  "바로 지금같은 땐 무얼 했으면 좋겠는가?"
정임마시여하  서당운 정호공양 서당스님은 "공양하기에 딱 좋군요" 하였고,
百丈云 正好脩行 南泉拂袖便去   백장스님은 "수행하기에 좋겠습니다" 하였다.
백장운 정호수행  남전불수변거 남전스님이 소매를 뿌리치면서 그냥 가 버리자, 
祖云 經入藏  마조스님이 말씀하셨다.
조운 경입장 "경(經)은 장(藏:서당)으로 들어가고, 
禪歸海 唯有普願 獨超物外  선(禪)은 바다(海:백장)로 돌아가는데, 
선귀해 유유보원 독초물외 보원(普願:남전)만이 사물 밖으로 벗어났구나."
【西堂藏百丈海南泉願】  [서당장 백장해 남전원]
(2). 
南泉爲衆僧行粥次  祖問 桶裡是甚麽   남전스님이 대중에게 죽을 돌리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남전위중승행죽차  조문 통리시심마 "통 속은 무엇이냐?"
泉曰 這老漢合取口 作麽語話  祖便休    "닥치거라. 이 늙은이야! 무슨 말이냐."
전왈 저노한합취구 작마어화  조변휴 스님께서는 그만 두셨다.
(3).
百丈問 如何是佛旨趣   백장스님이 물었다. 
백장문 여하시불지취 "무엇이 부처님의 근본 뜻입니까?"
祖云 正是汝放身命處   "바로 지금 그대가 신명을 놀리는 자리라네."
조운 정시여방신명처
(4).
大珠初參祖 祖問曰 從何處來  대주 혜해(大珠慧海)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자 
대주초참조 조문왈 종하처래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오느냐?"
曰越州大雲寺來  祖曰 來此擬須何事  "월주(越州) 대운사(大雲寺)에서 옵니다."
왈월주대운사래  조왈 내차의수하사 "여기에 와서 무엇을 구하려 하느냐."
曰來求佛法 祖曰 自家寶藏不顧   "불법을 구하려 합니다."
왈내구불법 조왈 자가보장불원 "자기의 보배창고(寶藏)는 살피지 않고서 
抛家散走作什麽 我這裡 一物也無 求甚麽佛法   집을 버리고 사방으로 치달려 무엇하려느냐. 
포가산주작십마 아저리 일물야무 구심마불법 여기 나에게는 아무 것도 없다. 무슨 불법을 구하겠느냐?"
珠遂禮拜 問曰阿那箇 是慧海自家寶藏  대주스님은 드디어 절하고 물었다.
주수예배 문왈아나개 시혜해자가보장 "무엇이 저 혜해(慧海)의 보배창고입니까?"
祖曰 卽今問我者 是汝寶藏 一切具足  "바로 지금 나에게 묻는 그것이 그대의 보배창고이다. 
조왈 즉금문아자 시여보장 일체구족 그것은 일체를 다 갖추었으므로 
更無欠少 使用自在 何假向外求覓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작용이 자유 자재한데 
갱무흠소 사용자재 하가향외구멱 어찌 밖에서 구할 필요가 있겠느냐?"
珠於言下 自識本心 不由知覺 踊躍禮謝   대주스님은 말끝에 본래 마음은 깨달음에 연유하지 
주어언하 자식본심 불유지각 용약례사 않음을 스스로 알고 뛸듯이 기뻐하며 절을 올렸다.
師事六載 後歸 自撰頓悟入道要門論一卷  6년을 섬긴 뒤에 돌아가 
사사육재 후귀 자찬돈오입도요문론일권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門論)」1권을 지었는데, 
祖見之 告衆云 越州有大珠  스님께서 보시고 대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견지 고중운 월주유대주 "월주에 큰 구슬(大珠)이 있는데 
圓明光透自在 無遮障處也   뚜렷하고 밝은 광채가 자재하게 사무쳐 
원명광투자재 무차장처야 두루 막히는 곳이 없구나."
(5).
泐潭法會禪師 問祖云 如何是西來祖師意  늑담 법회(늑潭法會)스님이 물었다.
륵담법회선사 문조운 여하시서래조사의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祖曰低聲 近前來  스님께서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조왈저성 근전래 "이리 가까이 오게."
會便近前 祖打一  법회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가자 
회편근전 조타일괵운 한 대 후려치면서 말씀하셨다.
六耳不同謀 來日來    "셋이서는 함께 역모를 꾸미지 않는 법이라네, 
육이부동모 내일래 내일 찾아오게."
會至來日 猶入法堂云 請和尙道  법회스님은 다음날 다시 법당으로 들어가서 말하였다.
회지래일 유입법덩운 청화상도 "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祖云 且去 待老漢上堂時出來 與汝證明  "우선은 돌아가고 내가 상당할 때를 기다렸다가 나오게. 
조운 차거 대노한상당시출래 여여증명 그대에게 증명해 주겠네."
會乃悟云 謝大衆證明   법회스님은 여기서 깨닫고 말하였다.
회내오 운사대중증명 "대중의 증명에 감사합니다.."
乃繞法堂一幣  便去   그리고는 법당을 한 바퀴 돌더니 가버렸다.
내요법당일폐  변거
(6).
泐潭惟建禪師 一日在法堂後坐禪  늑담 유건스님이 
늑담유건선사 일일재법당후좌선 하루는 법당 뒤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祖見之 乃吹建耳兩吹    스님이 보시고는 그의 귀에 입을 대고 
조견지 내취건이양취 두 차례 훅하고 불자 
建起定見是祖 卻復入定  유건스님은 선정에서 일어나 스님임을 알고는 
건기정견시조 각부입정 다시 선정에 들었다.
祖歸方丈 令侍者 持一碗茶與建   스님은 방장실로 돌아가 
조귀방장 영시자 지일완차여건 시자더러 차 한 그릇을 갖다주게 하였는데, 
建不顧 便自歸堂   유건스님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큰 방으로 가버렸다.
건불고 변자귀당
(7).
石鞏慧藏禪師 本以弋獵爲務 惡見沙門   석공 혜장(石鞏慧藏)스님은 출가 전에 
석공혜장선사 본이익렵위무 오견사문 본래 사냥을 일삼았으며 사문을 싫어하였다. 
因逐群鹿 從祖菴前過 祖乃迎之 藏問  한번은 사슴떼를 쫏다가 마침 스님의 암자 앞을 
인수군록 종조암전과 조내영지  장문 지나게 되었다. 스님이 그를 맞이하자 그는 물었다. 
和尙見鹿過否 祖曰 汝是何人     "스님은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지요?"
화상견록과부 조왈 여시하인 "그대는 무얼하는 사람이냐?"
曰獵者  祖曰 汝解射否   "사냥꾼입니다."
왈렵자  조왈 여해사부 "활을 쏠 줄 아는가?"
曰解射  祖曰 汝一箭射幾箇    "쏠 줄 압니다."
왈해사  조왈 여일전사기개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를 잡는냐?"
曰一箭射一箇  祖曰 汝不解射   "한 발로 한 마리를 잡습니다."
왈일전사일개  조왈 여불해사 "활을 쏠 줄 모르는구나."
曰和尙解射否  祖曰 解射   "스님께선 활을 쏠 줄 아십니까?"
왈화상해사부  조왈 해사 "쏠 줄 알지."
曰和尙一箭射幾箇  曰一箭射一群   "스님께서는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왈화상일전사기개  왈일전사일군 "한 발로 한 떼를 다 잡는다네."
曰彼此是命 何用射他一群   "저놈들도 생명입니다. 
왈피차시명 하용사타일군 무엇 때문에 한 떼나 잡겠습니까?"
祖曰 汝旣知如是 何不自射    "그대가 그런 줄 안다면 
조왈 여기지여시 하불자사 왜 스스로를 쏘지 않느냐?"
曰若敎某甲自射 卽無下手處  祖曰    "저더러 스스로 쏘라 하신다면 쏘아야 할지 
왈약교모갑자사 즉무하수처  조왈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호통을 치셨다.
這漢 劫無明煩惱 今日頓息 藏當時毁棄弓箭  "이놈! 광겁의 무명번뇌를 오늘 단박 쉬도록 하라."
저한 광겁무명번뇌 금일돈식 장당시훼기궁전 혜장은 그 자리에서 활과 화살을 꺾어버리고 
自以刀截髮 投祖出家  스스로 칼로 머리카락을 자르더니 
자이도절발 투조출가 스님께 출가하였다.
一日在廚作務次 祖問曰 作什麽  하루는 부엌에서 일을 하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일일재주작무차 조문왈 작십마 "무얼 하느냐?"
曰牧牛  祖曰 作麽生牧   "소를 칩니다."
왈목우  조왈 작마생목 "어떻게 치는데?"
曰一迴入草去 便把鼻孔拽來  "한 차례 풀밭으로 들어가면 
왈일회입초거 변파비공예래 바로 콧구멍을 꿰어 끌고옵니다."
祖曰 子眞牧牛   "그야말로 소를 잘 먹이는구나."
조왈 자진목우
(8).
僧問祖 云  한 스님이 마조스님께 여쭈어 말하였다.
승문조 운
請和尙離四句絶百非 直指某甲西來意   "스님께선 4구백비(四句百非)를 쓰지 말고 
청화상이사구절백비 직지모갑서래의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장 지적해주십시오."
祖云 我今日無心情 汝去問取智藏  "오늘은 생각 없으니 그대는 
조운 아금일무심정 여거문취지장 지장(智藏)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其僧乃問藏 藏云 汝何不問取和尙  그리하여 지장스님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기승내문장 장운 여하불문취화상 "너는 왜 큰스님께 묻지 않고 그러느냐?"
僧云 和尙令某甲問上座  藏以手摩頭云   "스님께서 저더러 스님(上座)께 가서 물으라 하셨습니다."
승운 화상령모갑문상좌  장이수마두운 그러자 지장스님은 손으로 머리를 어루만지더니 말하였다.
今日頭痛 汝去問海師兄   "오늘은 머리가 아프다. 
금일두통 여거문회사형 그러나 회해 사형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其僧又去問海  海云 我這裡卻不會   그리하여 다시 회해(懷海)스님에게 가서 물었더니 
기승우거문회  회운 아저리각불회 "나도 잘 모르는 일인데." 하였다.
僧乃擧似祖 祖云 藏頭白 海頭黑   그 스님이 이리하여 마조스님께 말씀드렸더니 
승내거사조 조운 장두백 회두흑 "지장의 머리는 하얗고 회해의 머리는 검구나." 하셨다.
(9).
麻谷寶徹禪師 一日隨祖行次 問 如何是大涅槃   마곡 보철스님이 하루는 스님을 수행하면서 물었다.
마곡보철선사 일일수조행차 문 여하시대열반 "무엇이 대열반입니까?"
祖云 急 徹云 急箇什麽   "급하다."
조운 급 철운 급개십마 "무엇이 급하다는 말입니까?"
祖云 看水   "저 물을 보아라."
조운 간수
(10).
大梅山法常禪師 初參祖 問 如何是佛   대매산 법상(法常:752-839)스님이 처음 참례하고 
대매산법상선사 초참조 문 여하시불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祖云 卽心是佛 常卽大悟 後居大梅山  "바로 마음이 부처다(卽心卽佛)."
조운 즉심시불 상즉대오 후거대매산 법상스님은 그 자리에서 깨닫고는 그 후 대매산에 머물렀다.
祖聞師住山 乃令一僧到問云  스님은 법상스님이 산에 머문다는 소문을 듣고는 
조문사주산 내령일승도문운 한 스님을 시켜 찾아가 묻게 하였다.
和尙見馬師 得箇什麽 便住此山  "스님께선 마조스님을 뵙고 무엇을 얻었기에 
화상견마조 득개십마 변주차산 갑자기 이 산에 머무십니까?"
常云 馬師向我道 卽心是佛 我便向這裡住  "마조스님께서 나에게 '바로 마음이 부처다' 하셨다네. 
상운 마사향아도 즉심시불 아변향저리주 그래서 여기에 머문다네."
僧云 馬師近日佛法又別 常云 作麽生別  "마조스님 법문은 요즈음 또 달라졌습니다."
승운 마사근일불법우별 상운 작마생별 "어떻게 달라졌는가?"
僧云 近日又道 非心非佛  "요즈음은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
승운 근일우도 비심비불 라고 하십니다."
常云 這老漢惑亂人 未有了日 任汝非心非佛   "이 늙은이가 끝도 없이 사람을 혼돈시키는구나. 
승운 저노한혹란인 미유료일 임여비심비불 너는 네맘대로 비심비불(非心非佛)해라. 
我只管卽心卽佛 其僧回擧似祖   나는 오직 즉심즉불(卽心卽佛)일 뿐이다."
아저관즉심즉불 기승회거사조 그 스님이 돌아와 말씀드렸더니 
祖云 梅子熟也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조운 매자숙야 "매실(梅實)이 익었구나."
(11).
汾州無業禪師參祖   분주 무업(汾州無業:780-821)스님이 스님을 참례하였다.
분주무업선사참조 
祖睹其狀貌瑰偉 語音如鐘   스님께서는 그의 훤출한 용모와 
조도기상모괴위 어음여종 종소리같이 우렁찬 목소리를 보고는 
乃曰 巍巍佛堂 其中無佛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왈 외외불당 기중무불 "높고 높은 법당(佛堂)이나 그 속에 부처가 없구나."
業 禮跪而問曰 三乘文學 粗窮其旨  무업스님이 절하고 끓어앉아서 물었다.
업 예궤이문왈 삼승문학 조궁기지 "3승(三乘) 교학은 그 이론을 대략 공부하였습니다. 
常聞禪門卽心是佛 實未能了    그런데 선문(禪門)에서는 항상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니, 
상문선문즉심시불 실미능료 정말 모르겠습니다."
祖曰 只未了底心卽是 更無別物   "알지 못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지, 
조왈 지미료저심즉시 갱무별물 그밖에 다른 것은 없다네."
業又問 如何是祖師西來密傳心印  무업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찾아와 
업우문 여하시조사서래밀전심인 가만히 전수하신 심인(心印)입니까?"
祖曰 大德正鬧在 且去別時來  "그대는 정말 소란을 피우는군. 
조왈 대덕정료재 차거별시래 우선 갔다가 뒤에 찾아오게."
業 出 祖召曰 大德  무업스님이 나가는 차에 스님께서 불렀다.
업 출 조소왈 대덕 "여보게!"
業迴首 祖云 是什麽  무업스님이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업회수 조운 시십마 "이게 무엇인가?"
業便領悟禮拜 祖云 這鈍漢 禮拜作麽   무업스님이 딱 깨닫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업변령오예배 조운 저둔한 예배작마 "이 둔한 놈아! 절은 해서 무엇하느냐?"
(12).
鄧隱峰辭祖 祖曰 甚處去  등은봉(鄧隱峯)스님이 스님을 하직하자 
등은봉사조 조왈 심처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려느냐?"
云石頭去  "석두(石頭)스님에게 가렵니다."
운석두거
祖曰 石頭路滑   "석두로 가는 길은 미끄럽네."
조왈 석두로활
云竿木隨身 逢場作戱  "장대나무를 짚고 가다가 
운간목수신 봉장작희 장터를 만나면 한바탕 놀다 가겠습니다."
便去 纔到石頭 乃遶禪蛆一 振錫一下 問  바로 떠나 석두스님에게 도착하자마자 
변거 재도석두 내요선저일 진석일하 문 선상을 한 바퀴 돌더니 지팡이로 한번 내려치고 물었다.
是何宗旨  "무슨 소식인고?"
시하종지
頭曰 蒼天蒼天 峰無語 卻回擧似祖   그러자 석두스님은, "아이고, 아이고!" 하였다.
두왈 창천창천 본무어 각회거사조 등은봉스님은 말이 막혔다. 돌아와서 말씀드렸더니 
祖曰 汝更去 見他道蒼天蒼天 汝便噓兩聲   마조스님은, "그대는 다시 가서 그가 '아이고, 아이고' 
조왈 여갱거 견타도창천창천 여변허양성 하거든 '허.허(噓)'하고 두 번 소리를 내거라."
峰又去 一依前問 頭乃噓兩聲  등은봉스님이 다시 가서 앞서 했던 그대로 물었더니 
봉우거 일의전문 두내허양성 석두스님은 이에 "허허" 하고 두 번 소리를 내었다.
峰又無語 歸擧似祖   등은봉스님은 이번에도 말이 막혔다. 
봉우무어 귀거사조 돌아와 말씀드렸더니 스님께서 말하였다.
祖曰 向汝道石頭路滑   "석두로 가는 길은 미끄럽다 하지 않았더냐?"
조왈 향여도석두로활
(13). 
峰 一日推土車次 祖展脚在路上坐  등은봉스님이 하루는 흙 나르는 수레를 미는데 
봉 일일추토차차 조전각재로상좌 스님은 다리를 쭉펴고 길바닥에 앉아 있었다.
峰云 請師收足   "스님, 다리 좀 오무리세요."
봉운 청사수족
祖云 巳展不收  "이미 폈으니 오무릴 수 없네."
조운 이전불수
峰云 巳進不退  "이미 가고 있으니 물러나지 못합니다."
봉운 이진불퇴
乃推車碾過 祖脚損   이리하여 수레바퀴를 굴리며 지나가다가 
내추차년과 조각손 스님의 다리를 다치게 했다.
歸法堂 執斧子云  스님께서는 법당으로 돌아와 도끼를 집어들고 말하였다.
귀법당 집부자운
適來碾損老僧脚底出來  "조금전에 바퀴를 굴려 
적래년손노승각저출래 내 다리를 다치게 한 놈은 나오너라."
峰便出 於祖前引頸 祖乃置斧   등은봉스님이 나와 스님 앞에 목을 쓱 빼자 
봉변출 어조전인경 조내치부 스님은 도끼를 치웠다.
(14).
石臼和尙初參祖 祖問 什麽處來   석구(石臼)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자 
석구화상초참조 조문 십마처래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오는가?"
臼云 烏臼來  "오구(烏臼)스님에게서 옵니다."
구운 오구래
祖云 烏臼近日有何言句  "오구는 요즈음 어떤 법문을 하던가?"
조운 오구근일유하언구
臼云 幾人於此茫然在  "여기서 몇 사람이나 아득해(茫然) 있습니까?"
구운 기인어차멍연재
祖云 茫然且置 悄然一句作麽生  "아득함은 우선 그만두고 
조운 망연차치 초연일구작마생 간단한(悄然) 한마디는 무엇이더냐?"
臼乃近前三步 祖云   석구스님이 이에 세 걸음 앞으로 다가가자 
구내근전삼보 조운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我有七棒 寄打烏臼 還甘否  "내가 오구를 일곱 대 때릴 일이 있는데 
아유칠봉 기타오구 환감부 그대는 기꺼이 받겠는가?"
臼云 和尙先喫 某甲後甘 卻迴烏臼   "스님께서 먼저 맞으십시오. 
구운 화상선끽 모갑후감 각회오구 그런 뒤에 기꺼이 오구스님에게 둘려드리겠습니다."
(15). 
亮座主參祖 祖問曰  양좌주(亮座主)가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양좌주참조 조문왈
見說座主大講得經論 是否 "좌주는 경론(經論)을 훌륭히 강의해 낸다고 들었는데 
견설좌주대강득경론 시부 그런가?"
亮云 不敢  "부끄럽습니다."
양운 불감
祖曰 將甚麽講  "무얼 가지고 강의하는가?"
조왈 장심마강
亮云 將心講  "마음으로 강의합니다."
양운 장심강
祖曰 心如工伎兒 意如和伎者  "마음(心)은 재주부리는 광대같고, 
조왈 심여공기아 의여화기자 의식(意)은 광대놀이에 장단을 맞추는 자와 같은데
爭解得經  그것으로 어떻게 경을 알 수 있겠는가?"
쟁해득경
亮抗聲云 心旣講不得 虛空莫講得麽  양좌주는 언성을 높혔다.
양항성운 심기강부득 허공막강득마 "마음이 강의하지 못한다면 허공이 강의합니까?"
祖曰 是虛空講得 亮不肯 便出  "오히려 허공이 강의할 수 있지."
조왈 시허공강득 양불긍 변출 양좌주는 수긍하지 않고 그냥 나가버렸다. 
將下階 祖召云 座主  계단을 내려가려하는데 스님께서 
장하계 조소운 좌주 "좌주!" 하고 불렀다.
亮回首 豁然大悟 便禮拜 祖曰   양좌주는 머리를 돌리는 순간 활연대오하고 
양회수 활연대오 변예배 조왈 바로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這鈍根阿師 禮拜作麽  "이 둔한 중아! 절은 해서 무얼 하느냐?"
저둔근아사 예배작마
亮歸寺 告聽衆曰 某甲所講經論 謂無人及得  양좌주는 절로 되돌아가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양귀사 고청중왈 모갑소강경론 위무인급득 "나의 논간은 남이 따를 수 없다 하였더니, 
今日被馬大師一問 平生工夫 冰消瓦解  오늘에야 마조대사에게 한 번 질문을 받고서 
금일피마대사일문 평생공부 빙소와해 평생했던 공부가 얼음 녹듯 하였다."
徑入西山 更無蹤跡   그리고는 서산(西山)으로 들어가 
경입서산 갱무종적 다시는 종적이 없었다.
(16).
洪州水老和尙初參祖 問 如何是西來的的意  홍주 수노(水老)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고 물었다.
홍주수노화상초참조 문 여하시서래적적의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분명한 뜻입니까?"
祖云 禮拜著  "절 한번 하라"
조운 예배저
老纔禮拜 祖便與一  수노스님이 절하자마자 
노재예배 조변여일탑 스님게서 별안간 한 번 걷어찼다. 
老大悟 起來撫掌呵呵大笑云  여기서 수노스님은 크게 깨닫고 일어나면서 손뼉을 치고 
노대오 기래무장가가대소운 "하하" 웃고는 말하였다.
也大奇 也大奇 百千三昧 無量   "그 것 참 신통하고나 신통해
야대기 야대기 백천삼매 무량묘의 백천삼매와 한량없는 묘한 이치를 
只向一毛頭上 便識得根源去  털끌 하나에서 그 근원을 알아버렸도다."
지향일모두상 변식득근원거
便禮拜而退 後告衆云   그리고는 절하고 물러났다. 
변예배이퇴 후고중운 그 뒤 대중에게 말하였다.
自從一喫馬師 直至如今笑不休   "마조스님에게 한 번 채인 뒤로 
자종일끽마조탑 직지여금소불휴 지금까지 웃음이 그치질 않는구나."
 
(17).
龐居士問祖云 不與萬法爲侶者 是甚麽人  방거사(龐居士)가 스님께 물었다.
방거사문조운 불여만법위려자 시심마인 "만법에게 짝이 되어주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祖曰 待汝一口吸盡西江水 卽向汝道  "그대가 한 입에 서강(西江)의 물을 다 마시면 
조왈 대여일구흡진서강수 즉향여도 그때 가서 말해주겠소."
又問祖云 不昧本來人 請師高著眼  다시 방거사가 물었다. "본래인을 어둡게 하지 말고 
우문조운 불매본래인 청사고저안 스님께서는 눈을 높이 뜨십시오."
祖直下  士云 一種沒絃琴 唯師彈得  스님께서 눈을 아래로 흘깃 하자 거사가 말하였다.
조직하  사운 일종몰현금 유사탄득묘 "일등가는 줄 없는 거문고를 스님만이 오묘하게 뜯는군요."
師直上  士乃作禮 祖歸方丈 士隨後入曰   스님께서 이번에는 위로 흘깃 보자 거사는 절을 하였다.
사직상  사내작례 조귀방장 사수후입왈 스님께서 방장실로 돌아가자 거사는 뒤따르면서 말하였다.
適來弄巧成拙 又問  "조금전엔 잘난 체하다가 창피를 당했습니다."
적래농교성졸 우문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如水無筋骨 能勝萬斛舟 此理如何  "물을 근육은 뼈도 없으나 만 섬 실은 배를 
여수무근골 능승만곡주 차리여하 이길 수 있습니다. 이 이치가 어떻습니까?"
祖曰 這裡無水亦無舟 說甚麽筋骨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에는 물도 없고 배도 없는데 
조왈 저리무수역무주 설심마근골 무슨 근육과 뼈를 말하는가?"
(18).
僧問 和尙爲甚麽說卽心卽佛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승문 화상위심마설즉심즉불 마음이 곧 부처'라 말씀하십니까?"
祖曰 爲止小兒啼   "어린 아이의 울음을 달래려고 그러네."
조알 위지소아제
曰 啼止時如何  "울음을 그쳤을 땐 어떻게 하시렵니까?"
왈 제지시여하
祖曰 非心非佛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지(非心非佛)."
조왈 비심비불
曰 除此二種人來 如何指示  "이 둘 아닌 다른 사람이 찾아오면 
왈 제차이종인래 여하지시 어떻게 지도하시렵니까?"
祖曰 向伊道不是物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 주겠네."
조왈 향이도불시물
曰 忽遇其中人來時如何   "그 가운데서 홀연히 누군가 찾아온다면 
왈 홀우기중인래시여하 어찌하시렵니까?"
祖曰 且敎伊體會大道   "무엇보다도 큰 도를 체득하게 해주겠네."
조왈 차교이체회대도
(19).
問 如何是西來意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문 여하시서래의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祖曰 卽今是甚麽意   "바로 그대의 뜻은 어떤가?"
조왈 즉금시심마의
(20).
僧問 如何得合道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승문 여하득합도 "어떻게 해도 도에 계합하겠습니까?"
祖曰 我早不合道   "나는 아직 도에 계합하지 못하였다."
조왈 아조불합도
問 如何西來意 祖便打曰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문 여하서래의 조변타왈 스님께서는 별안간 후려치면서 말씀하셨다.
我若不打汝 諸方笑我也   "그대를 후려치지 않는다면 제방에서 나를 비웃겠지."
아약불타여 제방소아야
(21).
有小師耽源 行脚回 於祖前畫箇圓相 就上拜了立   탐원산에 젊은 스님 하나가 있었는데 행각하고 돌아와 
유소사탐원 행각회 어조전화개원상 취상배료입 스님 앞에서 원상(圓相)을 그리고 그 위에 절하고 서자  
祖曰 汝莫欲作佛否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조왈 여막욕작불부 "그대는 부처가 되고 싶지 않은가?"
曰 某甲不解捏目* "저는 눈을 비빌 줄 모릅니다."
왈 모갑불해날목
祖曰 吾不如汝 小師不對  "내가 졌다."
조왈 오불여여 소사불대 젊은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 눈을 부비면 멀쩡하게 보이던 것이 겹쳐 보이는데 본심에서 망상 일으키는 것을 비유한다.
(22).
有僧 於祖前 作四畫 上一畫長 下三畫短   한 스님이 스님 앞에다 하나는 길게, 
유승 어조전 작사획 상일획장 하삼획단 셋은 짧게 네 획을 긋고는 말하였다.
曰 不得道一畫長三畫短 離四句絶百非 請和尙答某甲   "하나는 길고 셋은 짧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왈 부득도일획장삼획단 이사구절백비 청화상답모갑 4구백비(四句百非)를 떠나 대답해 주십시오."
祖乃畫地一畫曰 不得道長短 答汝了也   그러자 스님께서는 땅에 금 하나를 획 긋고 말씀하셨다.
조내획지일획왈 부득도장단 답여료야 "길다 짧다 말하진 못한다. 그대에게 답변을 끝냈다."
(23).
祖 令僧馳畫 與徑山欽和尙  스님께서 한 스님을 시켜 
조 영승치화 여경산흠화상 경산 법흠(徑山法欽:714-792)스님에게 글을 보냈는데 
書中畫一圓相 徑山纔開見 索筆 於中著一點  글 속에는 일원상(一圓相)이 그러져 있었다.  
서중화일원상 경산재개견 색필 어중착일점 경산스님은 뜯자마자 붓을 찾아 가운데 한 점을 찍었다.
後有僧 擧似忠國師 國師云   그 뒤 어떤 스님이 혜충국사(慧忠國師: ?-775)에게 
후유승 거사충국사 국사운 이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국사는 말하였다.
欽師 猶被馬師惑   "법흠스님이 오히려 마조대사에게 속았구나."
흠사 유피마사혹
(24).
有講僧來問曰 未審 禪宗傳持何法  한 강사(講師)가 찾아와서 물었다.
유강승래문 미심 선종전지하법 "선조에서는 어떤 법을 전수합니까?"
祖卻問曰 座主傳持何法  스님게서 되물었다.
조각문왈 좌주전지하법 "강사는 어떤 법을 전해 주는가?"
主曰 講得經論二十餘本   "외람되게도 20여본(本)의 경론을 강의합니다."
주왈 강득경론이십여본
祖曰 莫是獅子兒否 主曰 不敢  "그렇다면 사자(獅子)가 아닌가."
조왈 막시사자아부 주왈 불감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祖作噓噓聲 主曰 此是法    "스님께서 "어흠!"하고 소리를 내자 강사가 말하였다.
조작허허성 주왈 차시법 "이것이 법이군요."
祖曰 是甚麽法 主曰 獅子出窟法 "무슨 법인가?"
조왈 시심마법 주왈 사자출굴법 "사자가 굴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祖乃默然 主曰 此亦是法   스님께서 잠자코 있자 강사가 말하였다.
조내묵연 주왈 차역시법 "이것도 법이군요"
祖曰 是甚麽法 主曰 獅子在窟法  "무슨 법인가"
조왈 시심마법 주왈 사자재굴법 "사자가 굴 속에 있는 법입니다."
祖曰 不出不入 是甚麽法  "나오지도 않고 들어앉지도 않는 것은 무슨 법인가?"
조왈 불출불입 시심마법
主無對 遂辭出門 祖召曰 座主  강사는 대꾸가 없었다. 마침내 하직하고 문을 나오는데 
주무대 수사출문 조소왈 좌주 스님께서 "좌주여!"하고 불렀다. 
主回首 祖曰 是甚麽  강사가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주회수 조왈 시심마 "이게 무엇인가?"
主亦無對 祖曰 這鈍根阿師   강사가 역시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는 
주역무대 조왈 저둔근아사 "이 둔한 중아!" 하셨다.
(25).
洪州廉使問曰 喫酒肉卽是 不喫卽是    홍주(洪州) 염사(廉使)가 물었다.
홍주염사문왈 끽주육즉시 불끽즉시 "술과 고기를 먹어야 옳습니까, 먹지 않아야 옳습니까?"
祖曰 若喫是中丞祿 不喫是中丞福   "먹는 것은 그대의 국록(國祿)이며, 
조왈 약끽시중승록 불끽시중승복 먹지 않는 것은 그대의 불복(佛福)이네."
(26).
藥山惟儼禪師 初參石頭 便問  약산 유엄(藥山惟儼:745-828)스님이 
약산유엄선사 초참석두 변문 처음 석두스님을 참례한 한 자리에서 물었다.
三乘十二分敎 某甲粗知  "3승 12분교(三乘十二分校)라면 제가 대략은 압니다. 
삼승십이분교 모갑조지
常聞南方直指人心見性成佛 實未明了   남방에서는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 한다는 소문은 
상문남방직지인심견성성불 실미명료 늘 들었는데 정말 알지 못하겠습니다. 
伏望和尙慈悲指示  엎드려 바라오니 스님께선 자비로 가르쳐 주십시오."
복망화상자비지시
頭曰 恁麽也不得 不恁麽也不得   석두스님이 말하였다.
두왈 임마야부득 불임마야부득 "이렇게 해도 안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안되며, 
恁麽不恁麽總不得 子作麽生  이렇게 하거나 이렇게 하지 않거나 둘다 안된다. 
임마불임마총부득 자작마생 자 어떻게 하겠는가?"
山罔措 頭曰  약산스님이 어찌할 바를 모르자 석두스님이 말하였다.
산망조 두왈
子因緣不在此 且往馬大師處去  "그대의 인연은 여기에 있질 않으니 
자인연부재차 차왕마대사처거 그만 마조스님의 처소로 가보게."
山稟命 恭禮祖 仍伸前問  약산스님이 명을 받들어 스님께 공손히 절을 하고는 
산품명 공례조 잉신전문 앞에 물었던 것을 그대로 묻자 
祖曰 我有時敎伊揚眉瞬目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어느 때는 
조왈 아유시교이양미순목  그에게 눈썹을 드날리고 눈을 깜작이게 하며, 
有時不敎伊揚眉瞬目   어느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유시불교이양미순목
有時揚眉瞬目者是 有時揚眉瞬目者不是 子作麽生   어느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고 
유시양미순목자시 유시양미순목자불시 자작마생 어떤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 그대는 어떠한가?"
山於言下契悟 便禮拜 祖曰 見甚道理便禮拜   약산스님이 말끝에 깨치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였다.
산어언하계오 변예배 조왈 견심도리변예배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나에게 절을 하느냐?"
山曰 某甲在石頭處 如蚊子上銕牛  "제가 석두스님 처서에서는 
산왈 모갑재석두처 여문자상철우 무쇠소 등에 달라붙은 모기와도 같았습니다."
祖曰 汝旣如是 善自護持  "그대가 그렇게 되었다면 잘 간직하게."
조왈 여기여시 선자호지
侍奉三年 一日祖問之曰 子近日見處作麽生  그 뒤 3년 동안 시봉 하였는데 하루는 스님께서 물으셨다.
시봉삼년 일일조문지왈 자근일견처작마생 "그대는 요사이 견처(見處)가 어떠한가?"
山曰 皮膚脫落盡 唯有一眞實    "껍데기는 다 벗겨지고 알맹이 하나만 남았을 뿐입니다."
산왈 피부탈락진 유유일진실
祖曰 子之所得 可謂協於心體 布於四肢  "그대의 경지의 마음(心體)이 순조로와 
조왈 자지소득 가위협어심체 포어사지 사지(四肢)까지 편안하다 하겠다. 
旣然如是 將三條篾來 束取 皮* 隨處住山去  기왕 그렇다면 왜 세 가닥 대테(篾)로 아랫배를 조르고 
기연여시 장삼조멸래 속취 피 수처주산거 아무데나 가서 주지살이를 하지 않는가?"
山曰 某甲又是何人 敢言住山   "제가 무어라고 감히 주지노릇한다 하겠습니까?"
산왈 모갑우시하인 감언주산
祖曰 不然 未有常行而不住 未有常住而不行   "그렇지 않다네. 항상 다니기만 하고 머물지 말라는 법 없고, 
조왈 불연 미유상행이불주 미유상주이불행 항상 다니기만 하고 다니지 말라는 법도 없다네. 
欲益無所益 欲爲無所爲  이익되게 하고 싶어도 이익될 것이 없고, 
욕익무소익 욕위무소위 위하려 하나 위할 것도 없다네. 
宜作舟航 無久住此山 乃辭祖 마땅히 배(船)를 만들어야지. 이 산에 오래 머물지 말게."
의작주항 무구주차산 내사조 이리하여 약산스님은 스님을 하직하였다.
* 중국의 한 은사는 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 뱃속이 터질까 걱정하여 대나무테로 배를 싸고 다녔다. 
  여기서는 공부가 완숙된 경계를 말한다.   
(27).
丹霞天然禪師再參祖  단하 천연(丹霞天然:739-824)스님이 
단하천연선사재참조 두번째 스님을 참례하러 왔을 때 였다. 
未參禮 便入僧堂內 騎聖僧頸而坐 아직 참례하기도 전에 바로 큰 방에 들어가 
미참례 변입승당내 기성승경이좌 나한상의 목을 말타듯 타고 앉았다. 
時大衆驚愕 遽報祖 祖躬入堂視之曰   그러자 대중들이 경악하여 급히 스님께 아뢰었다. 
시대중경악 거보조 조궁입당시지왈 스님께서 몸소 방으로 들어가 그를 살펴시고 말씀하셨다.
我子天然 霞卽下地 禮拜曰  "천진한(天然) 내 아들이로군."
아자천연 하즉하지 예배왈 단하 스님은 즉시 땅으로 내려와 절하며 
謝師賜法號 因名天然   "대사께서 법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였는데 
사사사법호 인명천연 이 인연으로 '천연(天然)'이라 이름하였다.
(28).
潭州慧朗禪師初參祖 祖問 汝來何求   담주 혜랑(慧郞)스님이 처음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담주혜랑선사초참조 조문 여래하구 "그대는 찾아와서 무엇을 구하느냐?"
曰 求佛知見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구합니다."
왈 구불지견
祖曰 佛無知見 知見乃魔耳 汝自何來  "부처님에게는 지견이 없다. 지견은 마군일 뿐이다. 
조왈 불무지견 지견내마이 여자하래 그대는 어디서 왔느냐?"
曰 南嶽來   "남악(南嶽)에서 왔습니다."
왈 남악래
曰 汝從南嶽來 未識曹溪心要  "그대가 남악에서 오긴 했으나 
왈 여종남악래 미식조계심요 아직 조계의 심요(心要)를 모르는구나. 
汝速歸彼 不宜他往   속히 그 곳으로 되돌아가야지 
여속귀피 불의타주 다른 데로 가서는 안된다."
(29).
祖問僧 什麽處來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조문승 십마처래 "어디서 왔느냐?"
云 湖南來  "호남에서 왔습니다."
운 호남래
祖云 東湖水滿也未   "동정호(洞庭湖)에는 물이 가득찼더냐?"
조운 동호수만야미
云 未  "아닙니다."
운 미
祖云 許多時雨水尙未滿 "때맞은 비가 그렇게나 내렸는데도 
조운 허다시우수상미만 아직 가득 차지 않았다니..."
【道吾云 滿也 雲岩云 湛湛也】 도오(道吾)스님은 "가득찼다"하였고, 
운암(雲岩)스님은 "담담하다"하였으며, 
【洞山云 甚麽劫中曾欠少】   동산(洞山)은 "어느 겁(劫)엔들 
모자란 적이 있었으랴" 하였다.
스님 밑에서 친히 법을 이어받은 제자 중에 88명이 세상에 알려졌고, 
숨어서 지낸 이는 그 수효를 알 수 없었다.
스님 성품은 인자하고 모습은 준수하였으며, 
발바닥에는 두개의 고리 무뉘가 있고, 머리에는 가마가 셋이 있었다.  
설법하며 세상에 머무르기 40여 년 동안에 도를 닦는 무리가 천 명이었다.
스님께서 정원(貞元) 4년, 무진(戊辰) 2월1일에 입적하니, 
탑은 늑담(늑潭)의 보봉산(寶峯山)에 있다. 
칙명으로 대적선사 대장엄지탑(大寂禪師大藏嚴之塔)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배상(裵相)이 액(額)을 썼고, 좌승상(左丞相) 호득흥(護得興)이 비문을 지었다.
정수(淨修)선사가 송했다.
   馬師道一 行全金石   마조 도일(馬祖道一)선사는
   마조도일 행전금석   돌처럼 쇠처럼 완전하게 수행하여
   悟本超然 尋枝勞役   근본을 깨달아 초탈했으니
   오본초연 심지로역   곁가지를 찾으면 헛수고만 할 뿐이다.
   久定身心 一時抛擲   오래 정을 닦던 몸과 마음을
   구정신심 일시포척   한꺼번에 내던져버리고
   大化南昌 寒松天尺   남창(南昌)에서 크게 교화를 펴시니
   대화남창 한송천척   싸늘한 소나무가 천척(千尺)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