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勘辨 | 3. 감변 |
(1). | |
西堂百丈南泉 侍祖翫月次 祖曰 | 서당지장, 백장회해, 남전보원스님이 마조스님을 모시고 |
서당백장남전 시조완월차 조왈 |
달구경을 하던 차에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正恁麽時如何 西堂云 正好供養 | "바로 지금같은 땐 무얼 했으면 좋겠는가?" |
정임마시여하 서당운 정호공양 | 서당스님은 "공양하기에 딱 좋군요" 하였고, |
百丈云 正好脩行 南泉拂袖便去 | 백장스님은 "수행하기에 좋겠습니다" 하였다. |
백장운 정호수행 남전불수변거 | 남전스님이 소매를 뿌리치면서 그냥 가 버리자, |
祖云 經入藏 | 마조스님이 말씀하셨다. |
조운 경입장 | "경(經)은 장(藏:서당)으로 들어가고, |
禪歸海 唯有普願 獨超物外 | 선(禪)은 바다(海:백장)로 돌아가는데, |
선귀해 유유보원 독초물외 | 보원(普願:남전)만이 사물 밖으로 벗어났구나." |
【西堂藏百丈海南泉願】 | [서당장 백장해 남전원] |
(2). | |
南泉爲衆僧行粥次 祖問 桶裡是甚麽 | 남전스님이 대중에게 죽을 돌리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
남전위중승행죽차 조문 통리시심마 | "통 속은 무엇이냐?" |
泉曰 這老漢合取口 作麽語話 祖便休 | "닥치거라. 이 늙은이야! 무슨 말이냐." |
전왈 저노한합취구 작마어화 조변휴 | 스님께서는 그만 두셨다. |
(3). | |
百丈問 如何是佛旨趣 | 백장스님이 물었다. |
백장문 여하시불지취 | "무엇이 부처님의 근본 뜻입니까?" |
祖云 正是汝放身命處 | "바로 지금 그대가 신명을 놀리는 자리라네." |
조운 정시여방신명처 | |
(4). | |
大珠初參祖 祖問曰 從何處來 | 대주 혜해(大珠慧海)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자 |
대주초참조 조문왈 종하처래 |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오느냐?" |
曰越州大雲寺來 祖曰 來此擬須何事 | "월주(越州) 대운사(大雲寺)에서 옵니다." |
왈월주대운사래 조왈 내차의수하사 | "여기에 와서 무엇을 구하려 하느냐." |
曰來求佛法 祖曰 自家寶藏不顧 | "불법을 구하려 합니다." |
왈내구불법 조왈 자가보장불원 | "자기의 보배창고(寶藏)는 살피지 않고서 |
抛家散走作什麽 我這裡 一物也無 求甚麽佛法 | 집을 버리고 사방으로 치달려 무엇하려느냐. |
포가산주작십마 아저리 일물야무 구심마불법 | 여기 나에게는 아무 것도 없다. 무슨 불법을 구하겠느냐?" |
珠遂禮拜 問曰阿那箇 是慧海自家寶藏 | 대주스님은 드디어 절하고 물었다. |
주수예배 문왈아나개 시혜해자가보장 | "무엇이 저 혜해(慧海)의 보배창고입니까?" |
祖曰 卽今問我者 是汝寶藏 一切具足 | "바로 지금 나에게 묻는 그것이 그대의 보배창고이다. |
조왈 즉금문아자 시여보장 일체구족 | 그것은 일체를 다 갖추었으므로 |
更無欠少 使用自在 何假向外求覓 |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작용이 자유 자재한데 |
갱무흠소 사용자재 하가향외구멱 | 어찌 밖에서 구할 필요가 있겠느냐?" |
珠於言下 自識本心 不由知覺 踊躍禮謝 | 대주스님은 말끝에 본래 마음은 깨달음에 연유하지 |
주어언하 자식본심 불유지각 용약례사 | 않음을 스스로 알고 뛸듯이 기뻐하며 절을 올렸다. |
師事六載 後歸 自撰頓悟入道要門論一卷 | 6년을 섬긴 뒤에 돌아가 |
사사육재 후귀 자찬돈오입도요문론일권 |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門論)」1권을 지었는데, |
祖見之 告衆云 越州有大珠 | 스님께서 보시고 대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
조견지 고중운 월주유대주 | "월주에 큰 구슬(大珠)이 있는데 |
圓明光透自在 無遮障處也 | 뚜렷하고 밝은 광채가 자재하게 사무쳐 |
원명광투자재 무차장처야 | 두루 막히는 곳이 없구나." |
(5). | |
泐潭法會禪師 問祖云 如何是西來祖師意 | 늑담 법회(늑潭法會)스님이 물었다. |
륵담법회선사 문조운 여하시서래조사의 |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祖曰低聲 近前來 | 스님께서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
조왈저성 근전래 | "이리 가까이 오게." |
會便近前 祖打一摑云 | 법회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가자 |
회편근전 조타일괵운 | 한 대 후려치면서 말씀하셨다. |
六耳不同謀 來日來 | "셋이서는 함께 역모를 꾸미지 않는 법이라네, |
육이부동모 내일래 | 내일 찾아오게." |
會至來日 猶入法堂云 請和尙道 | 법회스님은 다음날 다시 법당으로 들어가서 말하였다. |
회지래일 유입법덩운 청화상도 | "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 |
祖云 且去 待老漢上堂時出來 與汝證明 | "우선은 돌아가고 내가 상당할 때를 기다렸다가 나오게. |
조운 차거 대노한상당시출래 여여증명 | 그대에게 증명해 주겠네." |
會乃悟云 謝大衆證明 | 법회스님은 여기서 깨닫고 말하였다. |
회내오 운사대중증명 | "대중의 증명에 감사합니다.." |
乃繞法堂一幣 便去 | 그리고는 법당을 한 바퀴 돌더니 가버렸다. |
내요법당일폐 변거 | |
(6). | |
泐潭惟建禪師 一日在法堂後坐禪 | 늑담 유건스님이 |
늑담유건선사 일일재법당후좌선 | 하루는 법당 뒤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다. |
祖見之 乃吹建耳兩吹 | 스님이 보시고는 그의 귀에 입을 대고 |
조견지 내취건이양취 | 두 차례 훅하고 불자 |
建起定見是祖 卻復入定 | 유건스님은 선정에서 일어나 스님임을 알고는 |
건기정견시조 각부입정 | 다시 선정에 들었다. |
祖歸方丈 令侍者 持一碗茶與建 | 스님은 방장실로 돌아가 |
조귀방장 영시자 지일완차여건 | 시자더러 차 한 그릇을 갖다주게 하였는데, |
建不顧 便自歸堂 | 유건스님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큰 방으로 가버렸다. |
건불고 변자귀당 | |
(7). | |
石鞏慧藏禪師 本以弋獵爲務 惡見沙門 | 석공 혜장(石鞏慧藏)스님은 출가 전에 |
석공혜장선사 본이익렵위무 오견사문 | 본래 사냥을 일삼았으며 사문을 싫어하였다. |
因逐群鹿 從祖菴前過 祖乃迎之 藏問 | 한번은 사슴떼를 쫏다가 마침 스님의 암자 앞을 |
인수군록 종조암전과 조내영지 장문 | 지나게 되었다. 스님이 그를 맞이하자 그는 물었다. |
和尙見鹿過否 祖曰 汝是何人 | "스님은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지요?" |
화상견록과부 조왈 여시하인 | "그대는 무얼하는 사람이냐?" |
曰獵者 祖曰 汝解射否 | "사냥꾼입니다." |
왈렵자 조왈 여해사부 | "활을 쏠 줄 아는가?" |
曰解射 祖曰 汝一箭射幾箇 | "쏠 줄 압니다." |
왈해사 조왈 여일전사기개 |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를 잡는냐?" |
曰一箭射一箇 祖曰 汝不解射 | "한 발로 한 마리를 잡습니다." |
왈일전사일개 조왈 여불해사 | "활을 쏠 줄 모르는구나." |
曰和尙解射否 祖曰 解射 | "스님께선 활을 쏠 줄 아십니까?" |
왈화상해사부 조왈 해사 | "쏠 줄 알지." |
曰和尙一箭射幾箇 曰一箭射一群 | "스님께서는 화살 한 발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
왈화상일전사기개 왈일전사일군 | "한 발로 한 떼를 다 잡는다네." |
曰彼此是命 何用射他一群 | "저놈들도 생명입니다. |
왈피차시명 하용사타일군 | 무엇 때문에 한 떼나 잡겠습니까?" |
祖曰 汝旣知如是 何不自射 | "그대가 그런 줄 안다면 |
조왈 여기지여시 하불자사 | 왜 스스로를 쏘지 않느냐?" |
曰若敎某甲自射 卽無下手處 祖曰 | "저더러 스스로 쏘라 하신다면 쏘아야 할지 |
왈약교모갑자사 즉무하수처 조왈 |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호통을 치셨다. |
這漢 嚝劫無明煩惱 今日頓息 藏當時毁棄弓箭 | "이놈! 광겁의 무명번뇌를 오늘 단박 쉬도록 하라." |
저한 광겁무명번뇌 금일돈식 장당시훼기궁전 | 혜장은 그 자리에서 활과 화살을 꺾어버리고 |
自以刀截髮 投祖出家 | 스스로 칼로 머리카락을 자르더니 |
자이도절발 투조출가 | 스님께 출가하였다. |
一日在廚作務次 祖問曰 作什麽 | 하루는 부엌에서 일을 하는데 스님께서 물으셨다. |
일일재주작무차 조문왈 작십마 | "무얼 하느냐?" |
曰牧牛 祖曰 作麽生牧 | "소를 칩니다." |
왈목우 조왈 작마생목 | "어떻게 치는데?" |
曰一迴入草去 便把鼻孔拽來 | "한 차례 풀밭으로 들어가면 |
왈일회입초거 변파비공예래 | 바로 콧구멍을 꿰어 끌고옵니다." |
祖曰 子眞牧牛 | "그야말로 소를 잘 먹이는구나." |
조왈 자진목우 | |
(8). | |
僧問祖 云 | 한 스님이 마조스님께 여쭈어 말하였다. |
승문조 운 | |
請和尙離四句絶百非 直指某甲西來意 | "스님께선 4구백비(四句百非)를 쓰지 말고 |
청화상이사구절백비 직지모갑서래의 |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장 지적해주십시오." |
祖云 我今日無心情 汝去問取智藏 | "오늘은 생각 없으니 그대는 |
조운 아금일무심정 여거문취지장 | 지장(智藏)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
其僧乃問藏 藏云 汝何不問取和尙 | 그리하여 지장스님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
기승내문장 장운 여하불문취화상 | "너는 왜 큰스님께 묻지 않고 그러느냐?" |
僧云 和尙令某甲問上座 藏以手摩頭云 | "스님께서 저더러 스님(上座)께 가서 물으라 하셨습니다." |
승운 화상령모갑문상좌 장이수마두운 | 그러자 지장스님은 손으로 머리를 어루만지더니 말하였다. |
今日頭痛 汝去問海師兄 | "오늘은 머리가 아프다. |
금일두통 여거문회사형 | 그러나 회해 사형에게 가서 묻도록 하라." |
其僧又去問海 海云 我這裡卻不會 | 그리하여 다시 회해(懷海)스님에게 가서 물었더니 |
기승우거문회 회운 아저리각불회 | "나도 잘 모르는 일인데." 하였다. |
僧乃擧似祖 祖云 藏頭白 海頭黑 | 그 스님이 이리하여 마조스님께 말씀드렸더니 |
승내거사조 조운 장두백 회두흑 | "지장의 머리는 하얗고 회해의 머리는 검구나." 하셨다. |
(9). | |
麻谷寶徹禪師 一日隨祖行次 問 如何是大涅槃 | 마곡 보철스님이 하루는 스님을 수행하면서 물었다. |
마곡보철선사 일일수조행차 문 여하시대열반 | "무엇이 대열반입니까?" |
祖云 急 徹云 急箇什麽 | "급하다." |
조운 급 철운 급개십마 | "무엇이 급하다는 말입니까?" |
祖云 看水 | "저 물을 보아라." |
조운 간수 | |
(10). | |
大梅山法常禪師 初參祖 問 如何是佛 | 대매산 법상(法常:752-839)스님이 처음 참례하고 |
대매산법상선사 초참조 문 여하시불 |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
祖云 卽心是佛 常卽大悟 後居大梅山 | "바로 마음이 부처다(卽心卽佛)." |
조운 즉심시불 상즉대오 후거대매산 | 법상스님은 그 자리에서 깨닫고는 그 후 대매산에 머물렀다. |
祖聞師住山 乃令一僧到問云 | 스님은 법상스님이 산에 머문다는 소문을 듣고는 |
조문사주산 내령일승도문운 | 한 스님을 시켜 찾아가 묻게 하였다. |
和尙見馬師 得箇什麽 便住此山 | "스님께선 마조스님을 뵙고 무엇을 얻었기에 |
화상견마조 득개십마 변주차산 | 갑자기 이 산에 머무십니까?" |
常云 馬師向我道 卽心是佛 我便向這裡住 | "마조스님께서 나에게 '바로 마음이 부처다' 하셨다네. |
상운 마사향아도 즉심시불 아변향저리주 | 그래서 여기에 머문다네." |
僧云 馬師近日佛法又別 常云 作麽生別 | "마조스님 법문은 요즈음 또 달라졌습니다." |
승운 마사근일불법우별 상운 작마생별 | "어떻게 달라졌는가?" |
僧云 近日又道 非心非佛 | "요즈음은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 |
승운 근일우도 비심비불 | 라고 하십니다." |
常云 這老漢惑亂人 未有了日 任汝非心非佛 | "이 늙은이가 끝도 없이 사람을 혼돈시키는구나. |
승운 저노한혹란인 미유료일 임여비심비불 | 너는 네맘대로 비심비불(非心非佛)해라. |
我只管卽心卽佛 其僧回擧似祖 | 나는 오직 즉심즉불(卽心卽佛)일 뿐이다." |
아저관즉심즉불 기승회거사조 | 그 스님이 돌아와 말씀드렸더니 |
祖云 梅子熟也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조운 매자숙야 | "매실(梅實)이 익었구나." |
(11). | |
汾州無業禪師參祖 | 분주 무업(汾州無業:780-821)스님이 스님을 참례하였다. |
분주무업선사참조 | |
祖睹其狀貌瑰偉 語音如鐘 | 스님께서는 그의 훤출한 용모와 |
조도기상모괴위 어음여종 | 종소리같이 우렁찬 목소리를 보고는 |
乃曰 巍巍佛堂 其中無佛 | 이렇게 말씀하셨다. |
내왈 외외불당 기중무불 | "높고 높은 법당(佛堂)이나 그 속에 부처가 없구나." |
業 禮跪而問曰 三乘文學 粗窮其旨 | 무업스님이 절하고 끓어앉아서 물었다. |
업 예궤이문왈 삼승문학 조궁기지 | "3승(三乘) 교학은 그 이론을 대략 공부하였습니다. |
常聞禪門卽心是佛 實未能了 | 그런데 선문(禪門)에서는 항상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니, |
상문선문즉심시불 실미능료 | 정말 모르겠습니다." |
祖曰 只未了底心卽是 更無別物 | "알지 못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지, |
조왈 지미료저심즉시 갱무별물 | 그밖에 다른 것은 없다네." |
業又問 如何是祖師西來密傳心印 | 무업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찾아와 |
업우문 여하시조사서래밀전심인 | 가만히 전수하신 심인(心印)입니까?" |
祖曰 大德正鬧在 且去別時來 | "그대는 정말 소란을 피우는군. |
조왈 대덕정료재 차거별시래 | 우선 갔다가 뒤에 찾아오게." |
業 出 祖召曰 大德 | 무업스님이 나가는 차에 스님께서 불렀다. |
업 출 조소왈 대덕 | "여보게!" |
業迴首 祖云 是什麽 | 무업스님이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업회수 조운 시십마 | "이게 무엇인가?" |
業便領悟禮拜 祖云 這鈍漢 禮拜作麽 | 무업스님이 딱 깨닫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업변령오예배 조운 저둔한 예배작마 | "이 둔한 놈아! 절은 해서 무엇하느냐?" |
(12). | |
鄧隱峰辭祖 祖曰 甚處去 | 등은봉(鄧隱峯)스님이 스님을 하직하자 |
등은봉사조 조왈 심처거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려느냐?" |
云石頭去 | "석두(石頭)스님에게 가렵니다." |
운석두거 | |
祖曰 石頭路滑 | "석두로 가는 길은 미끄럽네." |
조왈 석두로활 | |
云竿木隨身 逢場作戱 | "장대나무를 짚고 가다가 |
운간목수신 봉장작희 | 장터를 만나면 한바탕 놀다 가겠습니다." |
便去 纔到石頭 乃遶禪蛆一 振錫一下 問 | 바로 떠나 석두스님에게 도착하자마자 |
변거 재도석두 내요선저일 진석일하 문 | 선상을 한 바퀴 돌더니 지팡이로 한번 내려치고 물었다. |
是何宗旨 | "무슨 소식인고?" |
시하종지 | |
頭曰 蒼天蒼天 峰無語 卻回擧似祖 | 그러자 석두스님은, "아이고, 아이고!" 하였다. |
두왈 창천창천 본무어 각회거사조 | 등은봉스님은 말이 막혔다. 돌아와서 말씀드렸더니 |
祖曰 汝更去 見他道蒼天蒼天 汝便噓兩聲 | 마조스님은, "그대는 다시 가서 그가 '아이고, 아이고' |
조왈 여갱거 견타도창천창천 여변허양성 | 하거든 '허.허(噓)'하고 두 번 소리를 내거라." |
峰又去 一依前問 頭乃噓兩聲 | 등은봉스님이 다시 가서 앞서 했던 그대로 물었더니 |
봉우거 일의전문 두내허양성 | 석두스님은 이에 "허허" 하고 두 번 소리를 내었다. |
峰又無語 歸擧似祖 | 등은봉스님은 이번에도 말이 막혔다. |
봉우무어 귀거사조 | 돌아와 말씀드렸더니 스님께서 말하였다. |
祖曰 向汝道石頭路滑 | "석두로 가는 길은 미끄럽다 하지 않았더냐?" |
조왈 향여도석두로활 | |
(13). | |
峰 一日推土車次 祖展脚在路上坐 | 등은봉스님이 하루는 흙 나르는 수레를 미는데 |
봉 일일추토차차 조전각재로상좌 | 스님은 다리를 쭉펴고 길바닥에 앉아 있었다. |
峰云 請師收足 | "스님, 다리 좀 오무리세요." |
봉운 청사수족 | |
祖云 巳展不收 | "이미 폈으니 오무릴 수 없네." |
조운 이전불수 | |
峰云 巳進不退 | "이미 가고 있으니 물러나지 못합니다." |
봉운 이진불퇴 | |
乃推車碾過 祖脚損 | 이리하여 수레바퀴를 굴리며 지나가다가 |
내추차년과 조각손 | 스님의 다리를 다치게 했다. |
歸法堂 執斧子云 | 스님께서는 법당으로 돌아와 도끼를 집어들고 말하였다. |
귀법당 집부자운 | |
適來碾損老僧脚底出來 | "조금전에 바퀴를 굴려 |
적래년손노승각저출래 | 내 다리를 다치게 한 놈은 나오너라." |
峰便出 於祖前引頸 祖乃置斧 | 등은봉스님이 나와 스님 앞에 목을 쓱 빼자 |
봉변출 어조전인경 조내치부 | 스님은 도끼를 치웠다. |
(14). | |
石臼和尙初參祖 祖問 什麽處來 | 석구(石臼)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자 |
석구화상초참조 조문 십마처래 |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오는가?" |
臼云 烏臼來 | "오구(烏臼)스님에게서 옵니다." |
구운 오구래 | |
祖云 烏臼近日有何言句 | "오구는 요즈음 어떤 법문을 하던가?" |
조운 오구근일유하언구 | |
臼云 幾人於此茫然在 | "여기서 몇 사람이나 아득해(茫然) 있습니까?" |
구운 기인어차멍연재 | |
祖云 茫然且置 悄然一句作麽生 | "아득함은 우선 그만두고 |
조운 망연차치 초연일구작마생 | 간단한(悄然) 한마디는 무엇이더냐?" |
臼乃近前三步 祖云 | 석구스님이 이에 세 걸음 앞으로 다가가자 |
구내근전삼보 조운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我有七棒 寄打烏臼 還甘否 | "내가 오구를 일곱 대 때릴 일이 있는데 |
아유칠봉 기타오구 환감부 | 그대는 기꺼이 받겠는가?" |
臼云 和尙先喫 某甲後甘 卻迴烏臼 | "스님께서 먼저 맞으십시오. |
구운 화상선끽 모갑후감 각회오구 | 그런 뒤에 기꺼이 오구스님에게 둘려드리겠습니다." |
(15). | |
亮座主參祖 祖問曰 | 양좌주(亮座主)가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
양좌주참조 조문왈 | |
見說座主大講得經論 是否 | "좌주는 경론(經論)을 훌륭히 강의해 낸다고 들었는데 |
견설좌주대강득경론 시부 | 그런가?" |
亮云 不敢 | "부끄럽습니다." |
양운 불감 | |
祖曰 將甚麽講 | "무얼 가지고 강의하는가?" |
조왈 장심마강 | |
亮云 將心講 | "마음으로 강의합니다." |
양운 장심강 | |
祖曰 心如工伎兒 意如和伎者 | "마음(心)은 재주부리는 광대같고, |
조왈 심여공기아 의여화기자 | 의식(意)은 광대놀이에 장단을 맞추는 자와 같은데 |
爭解得經 | 그것으로 어떻게 경을 알 수 있겠는가?" |
쟁해득경 | |
亮抗聲云 心旣講不得 虛空莫講得麽 | 양좌주는 언성을 높혔다. |
양항성운 심기강부득 허공막강득마 | "마음이 강의하지 못한다면 허공이 강의합니까?" |
祖曰 是虛空講得 亮不肯 便出 | "오히려 허공이 강의할 수 있지." |
조왈 시허공강득 양불긍 변출 | 양좌주는 수긍하지 않고 그냥 나가버렸다. |
將下階 祖召云 座主 | 계단을 내려가려하는데 스님께서 |
장하계 조소운 좌주 | "좌주!" 하고 불렀다. |
亮回首 豁然大悟 便禮拜 祖曰 | 양좌주는 머리를 돌리는 순간 활연대오하고 |
양회수 활연대오 변예배 조왈 | 바로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這鈍根阿師 禮拜作麽 | "이 둔한 중아! 절은 해서 무얼 하느냐?" |
저둔근아사 예배작마 | |
亮歸寺 告聽衆曰 某甲所講經論 謂無人及得 | 양좌주는 절로 되돌아가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
양귀사 고청중왈 모갑소강경론 위무인급득 | "나의 논간은 남이 따를 수 없다 하였더니, |
今日被馬大師一問 平生工夫 冰消瓦解 | 오늘에야 마조대사에게 한 번 질문을 받고서 |
금일피마대사일문 평생공부 빙소와해 | 평생했던 공부가 얼음 녹듯 하였다." |
徑入西山 更無蹤跡 | 그리고는 서산(西山)으로 들어가 |
경입서산 갱무종적 | 다시는 종적이 없었다. |
(16). | |
洪州水老和尙初參祖 問 如何是西來的的意 | 홍주 수노(水老)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고 물었다. |
홍주수노화상초참조 문 여하시서래적적의 |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분명한 뜻입니까?" |
祖云 禮拜著 | "절 한번 하라" |
조운 예배저 | |
老纔禮拜 祖便與一蹋 | 수노스님이 절하자마자 |
노재예배 조변여일탑 | 스님게서 별안간 한 번 걷어찼다. |
老大悟 起來撫掌呵呵大笑云 | 여기서 수노스님은 크게 깨닫고 일어나면서 손뼉을 치고 |
노대오 기래무장가가대소운 | "하하" 웃고는 말하였다. |
也大奇 也大奇 百千三昧 無量玅義 | "그 것 참 신통하고나 신통해 |
야대기 야대기 백천삼매 무량묘의 | 백천삼매와 한량없는 묘한 이치를 |
只向一毛頭上 便識得根源去 | 털끌 하나에서 그 근원을 알아버렸도다." |
지향일모두상 변식득근원거 | |
便禮拜而退 後告衆云 | 그리고는 절하고 물러났다. |
변예배이퇴 후고중운 | 그 뒤 대중에게 말하였다. |
自從一喫馬師蹋 直至如今笑不休 | "마조스님에게 한 번 채인 뒤로 |
자종일끽마조탑 직지여금소불휴 | 지금까지 웃음이 그치질 않는구나." |
(17). | |
龐居士問祖云 不與萬法爲侶者 是甚麽人 | 방거사(龐居士)가 스님께 물었다. |
방거사문조운 불여만법위려자 시심마인 | "만법에게 짝이 되어주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
祖曰 待汝一口吸盡西江水 卽向汝道 | "그대가 한 입에 서강(西江)의 물을 다 마시면 |
조왈 대여일구흡진서강수 즉향여도 | 그때 가서 말해주겠소." |
又問祖云 不昧本來人 請師高著眼 | 다시 방거사가 물었다. "본래인을 어둡게 하지 말고 |
우문조운 불매본래인 청사고저안 | 스님께서는 눈을 높이 뜨십시오." |
祖直下 士云 一種沒絃琴 唯師彈得玅 | 스님께서 눈을 아래로 흘깃 하자 거사가 말하였다. |
조직하 사운 일종몰현금 유사탄득묘 | "일등가는 줄 없는 거문고를 스님만이 오묘하게 뜯는군요." |
師直上 士乃作禮 祖歸方丈 士隨後入曰 | 스님께서 이번에는 위로 흘깃 보자 거사는 절을 하였다. |
사직상 사내작례 조귀방장 사수후입왈 | 스님께서 방장실로 돌아가자 거사는 뒤따르면서 말하였다. |
適來弄巧成拙 又問 | "조금전엔 잘난 체하다가 창피를 당했습니다." |
적래농교성졸 우문 |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
如水無筋骨 能勝萬斛舟 此理如何 | "물을 근육은 뼈도 없으나 만 섬 실은 배를 |
여수무근골 능승만곡주 차리여하 | 이길 수 있습니다. 이 이치가 어떻습니까?" |
祖曰 這裡無水亦無舟 說甚麽筋骨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에는 물도 없고 배도 없는데 |
조왈 저리무수역무주 설심마근골 | 무슨 근육과 뼈를 말하는가?" |
(18). | |
僧問 和尙爲甚麽說卽心卽佛 |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
승문 화상위심마설즉심즉불 | 마음이 곧 부처'라 말씀하십니까?" |
祖曰 爲止小兒啼 | "어린 아이의 울음을 달래려고 그러네." |
조알 위지소아제 | |
曰 啼止時如何 | "울음을 그쳤을 땐 어떻게 하시렵니까?" |
왈 제지시여하 | |
祖曰 非心非佛 |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지(非心非佛)." |
조왈 비심비불 | |
曰 除此二種人來 如何指示 | "이 둘 아닌 다른 사람이 찾아오면 |
왈 제차이종인래 여하지시 | 어떻게 지도하시렵니까?" |
祖曰 向伊道不是物 |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 주겠네." |
조왈 향이도불시물 | |
曰 忽遇其中人來時如何 | "그 가운데서 홀연히 누군가 찾아온다면 |
왈 홀우기중인래시여하 | 어찌하시렵니까?" |
祖曰 且敎伊體會大道 | "무엇보다도 큰 도를 체득하게 해주겠네." |
조왈 차교이체회대도 | |
(19). | |
問 如何是西來意 | 어떤 스님이 물었다. |
문 여하시서래의 |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祖曰 卽今是甚麽意 | "바로 그대의 뜻은 어떤가?" |
조왈 즉금시심마의 | |
(20). | |
僧問 如何得合道 | 어떤 스님이 물었다. |
승문 여하득합도 | "어떻게 해도 도에 계합하겠습니까?" |
祖曰 我早不合道 | "나는 아직 도에 계합하지 못하였다." |
조왈 아조불합도 | |
問 如何西來意 祖便打曰 |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문 여하서래의 조변타왈 | 스님께서는 별안간 후려치면서 말씀하셨다. |
我若不打汝 諸方笑我也 | "그대를 후려치지 않는다면 제방에서 나를 비웃겠지." |
아약불타여 제방소아야 | |
(21). | |
有小師耽源 行脚回 於祖前畫箇圓相 就上拜了立 | 탐원산에 젊은 스님 하나가 있었는데 행각하고 돌아와 |
유소사탐원 행각회 어조전화개원상 취상배료입 | 스님 앞에서 원상(圓相)을 그리고 그 위에 절하고 서자 |
祖曰 汝莫欲作佛否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조왈 여막욕작불부 | "그대는 부처가 되고 싶지 않은가?" |
曰 某甲不解捏目* | "저는 눈을 비빌 줄 모릅니다." |
왈 모갑불해날목 | |
祖曰 吾不如汝 小師不對 | "내가 졌다." |
조왈 오불여여 소사불대 | 젊은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
* 눈을 부비면 멀쩡하게 보이던 것이 겹쳐 보이는데 본심에서 망상 일으키는 것을 비유한다. | |
(22). | |
有僧 於祖前 作四畫 上一畫長 下三畫短 | 한 스님이 스님 앞에다 하나는 길게, |
유승 어조전 작사획 상일획장 하삼획단 | 셋은 짧게 네 획을 긋고는 말하였다. |
曰 不得道一畫長三畫短 離四句絶百非 請和尙答某甲 | "하나는 길고 셋은 짧다고 해서는 안됩니다. |
왈 부득도일획장삼획단 이사구절백비 청화상답모갑 | 4구백비(四句百非)를 떠나 대답해 주십시오." |
祖乃畫地一畫曰 不得道長短 答汝了也 | 그러자 스님께서는 땅에 금 하나를 획 긋고 말씀하셨다. |
조내획지일획왈 부득도장단 답여료야 | "길다 짧다 말하진 못한다. 그대에게 답변을 끝냈다." |
(23). | |
祖 令僧馳畫 與徑山欽和尙 | 스님께서 한 스님을 시켜 |
조 영승치화 여경산흠화상 | 경산 법흠(徑山法欽:714-792)스님에게 글을 보냈는데 |
書中畫一圓相 徑山纔開見 索筆 於中著一點 | 글 속에는 일원상(一圓相)이 그러져 있었다. |
서중화일원상 경산재개견 색필 어중착일점 | 경산스님은 뜯자마자 붓을 찾아 가운데 한 점을 찍었다. |
後有僧 擧似忠國師 國師云 | 그 뒤 어떤 스님이 혜충국사(慧忠國師: ?-775)에게 |
후유승 거사충국사 국사운 | 이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국사는 말하였다. |
欽師 猶被馬師惑 | "법흠스님이 오히려 마조대사에게 속았구나." |
흠사 유피마사혹 | |
(24). | |
有講僧來問曰 未審 禪宗傳持何法 | 한 강사(講師)가 찾아와서 물었다. |
유강승래문 미심 선종전지하법 | "선조에서는 어떤 법을 전수합니까?" |
祖卻問曰 座主傳持何法 | 스님게서 되물었다. |
조각문왈 좌주전지하법 | "강사는 어떤 법을 전해 주는가?" |
主曰 講得經論二十餘本 | "외람되게도 20여본(本)의 경론을 강의합니다." |
주왈 강득경론이십여본 | |
祖曰 莫是獅子兒否 主曰 不敢 | "그렇다면 사자(獅子)가 아닌가." |
조왈 막시사자아부 주왈 불감 |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
祖作噓噓聲 主曰 此是法 | "스님께서 "어흠!"하고 소리를 내자 강사가 말하였다. |
조작허허성 주왈 차시법 | "이것이 법이군요." |
祖曰 是甚麽法 主曰 獅子出窟法 | "무슨 법인가?" |
조왈 시심마법 주왈 사자출굴법 | "사자가 굴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
祖乃默然 主曰 此亦是法 | 스님께서 잠자코 있자 강사가 말하였다. |
조내묵연 주왈 차역시법 | "이것도 법이군요" |
祖曰 是甚麽法 主曰 獅子在窟法 | "무슨 법인가" |
조왈 시심마법 주왈 사자재굴법 | "사자가 굴 속에 있는 법입니다." |
祖曰 不出不入 是甚麽法 | "나오지도 않고 들어앉지도 않는 것은 무슨 법인가?" |
조왈 불출불입 시심마법 | |
主無對 遂辭出門 祖召曰 座主 | 강사는 대꾸가 없었다. 마침내 하직하고 문을 나오는데 |
주무대 수사출문 조소왈 좌주 | 스님께서 "좌주여!"하고 불렀다. |
主回首 祖曰 是甚麽 | 강사가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주회수 조왈 시심마 | "이게 무엇인가?" |
主亦無對 祖曰 這鈍根阿師 | 강사가 역시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는 |
주역무대 조왈 저둔근아사 | "이 둔한 중아!" 하셨다. |
(25). | |
洪州廉使問曰 喫酒肉卽是 不喫卽是 | 홍주(洪州) 염사(廉使)가 물었다. |
홍주염사문왈 끽주육즉시 불끽즉시 | "술과 고기를 먹어야 옳습니까, 먹지 않아야 옳습니까?" |
祖曰 若喫是中丞祿 不喫是中丞福 | "먹는 것은 그대의 국록(國祿)이며, |
조왈 약끽시중승록 불끽시중승복 | 먹지 않는 것은 그대의 불복(佛福)이네." |
(26). | |
藥山惟儼禪師 初參石頭 便問 | 약산 유엄(藥山惟儼:745-828)스님이 |
약산유엄선사 초참석두 변문 | 처음 석두스님을 참례한 한 자리에서 물었다. |
三乘十二分敎 某甲粗知 | "3승 12분교(三乘十二分校)라면 제가 대략은 압니다. |
삼승십이분교 모갑조지 | |
常聞南方直指人心見性成佛 實未明了 | 남방에서는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 한다는 소문은 |
상문남방직지인심견성성불 실미명료 | 늘 들었는데 정말 알지 못하겠습니다. |
伏望和尙慈悲指示 | 엎드려 바라오니 스님께선 자비로 가르쳐 주십시오." |
복망화상자비지시 | |
頭曰 恁麽也不得 不恁麽也不得 | 석두스님이 말하였다. |
두왈 임마야부득 불임마야부득 | "이렇게 해도 안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안되며, |
恁麽不恁麽總不得 子作麽生 | 이렇게 하거나 이렇게 하지 않거나 둘다 안된다. |
임마불임마총부득 자작마생 | 자 어떻게 하겠는가?" |
山罔措 頭曰 | 약산스님이 어찌할 바를 모르자 석두스님이 말하였다. |
산망조 두왈 | |
子因緣不在此 且往馬大師處去 | "그대의 인연은 여기에 있질 않으니 |
자인연부재차 차왕마대사처거 | 그만 마조스님의 처소로 가보게." |
山稟命 恭禮祖 仍伸前問 | 약산스님이 명을 받들어 스님께 공손히 절을 하고는 |
산품명 공례조 잉신전문 | 앞에 물었던 것을 그대로 묻자 |
祖曰 我有時敎伊揚眉瞬目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어느 때는 |
조왈 아유시교이양미순목 | 그에게 눈썹을 드날리고 눈을 깜작이게 하며, |
有時不敎伊揚眉瞬目 | 어느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
유시불교이양미순목 | |
有時揚眉瞬目者是 有時揚眉瞬目者不是 子作麽生 | 어느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고 |
유시양미순목자시 유시양미순목자불시 자작마생 | 어떤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 그대는 어떠한가?" |
山於言下契悟 便禮拜 祖曰 見甚道理便禮拜 | 약산스님이 말끝에 깨치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였다. |
산어언하계오 변예배 조왈 견심도리변예배 |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나에게 절을 하느냐?" |
山曰 某甲在石頭處 如蚊子上銕牛 | "제가 석두스님 처서에서는 |
산왈 모갑재석두처 여문자상철우 | 무쇠소 등에 달라붙은 모기와도 같았습니다." |
祖曰 汝旣如是 善自護持 | "그대가 그렇게 되었다면 잘 간직하게." |
조왈 여기여시 선자호지 | |
侍奉三年 一日祖問之曰 子近日見處作麽生 | 그 뒤 3년 동안 시봉 하였는데 하루는 스님께서 물으셨다. |
시봉삼년 일일조문지왈 자근일견처작마생 | "그대는 요사이 견처(見處)가 어떠한가?" |
山曰 皮膚脫落盡 唯有一眞實 | "껍데기는 다 벗겨지고 알맹이 하나만 남았을 뿐입니다." |
산왈 피부탈락진 유유일진실 | |
祖曰 子之所得 可謂協於心體 布於四肢 | "그대의 경지의 마음(心體)이 순조로와 |
조왈 자지소득 가위협어심체 포어사지 | 사지(四肢)까지 편안하다 하겠다. |
旣然如是 將三條篾來 束取 皮* 隨處住山去 | 기왕 그렇다면 왜 세 가닥 대테(篾)로 아랫배를 조르고 |
기연여시 장삼조멸래 속취 피 수처주산거 | 아무데나 가서 주지살이를 하지 않는가?" |
山曰 某甲又是何人 敢言住山 | "제가 무어라고 감히 주지노릇한다 하겠습니까?" |
산왈 모갑우시하인 감언주산 | |
祖曰 不然 未有常行而不住 未有常住而不行 | "그렇지 않다네. 항상 다니기만 하고 머물지 말라는 법 없고, |
조왈 불연 미유상행이불주 미유상주이불행 | 항상 다니기만 하고 다니지 말라는 법도 없다네. |
欲益無所益 欲爲無所爲 | 이익되게 하고 싶어도 이익될 것이 없고, |
욕익무소익 욕위무소위 | 위하려 하나 위할 것도 없다네. |
宜作舟航 無久住此山 乃辭祖 | 마땅히 배(船)를 만들어야지. 이 산에 오래 머물지 말게." |
의작주항 무구주차산 내사조 | 이리하여 약산스님은 스님을 하직하였다. |
* 중국의 한 은사는 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 뱃속이 터질까 걱정하여 대나무테로 배를 싸고 다녔다. | |
여기서는 공부가 완숙된 경계를 말한다. | |
(27). | |
丹霞天然禪師再參祖 | 단하 천연(丹霞天然:739-824)스님이 |
단하천연선사재참조 | 두번째 스님을 참례하러 왔을 때 였다. |
未參禮 便入僧堂內 騎聖僧頸而坐 | 아직 참례하기도 전에 바로 큰 방에 들어가 |
미참례 변입승당내 기성승경이좌 | 나한상의 목을 말타듯 타고 앉았다. |
時大衆驚愕 遽報祖 祖躬入堂視之曰 | 그러자 대중들이 경악하여 급히 스님께 아뢰었다. |
시대중경악 거보조 조궁입당시지왈 | 스님께서 몸소 방으로 들어가 그를 살펴시고 말씀하셨다. |
我子天然 霞卽下地 禮拜曰 | "천진한(天然) 내 아들이로군." |
아자천연 하즉하지 예배왈 | 단하 스님은 즉시 땅으로 내려와 절하며 |
謝師賜法號 因名天然 | "대사께서 법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였는데 |
사사사법호 인명천연 | 이 인연으로 '천연(天然)'이라 이름하였다. |
(28). | |
潭州慧朗禪師初參祖 祖問 汝來何求 | 담주 혜랑(慧郞)스님이 처음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
담주혜랑선사초참조 조문 여래하구 | "그대는 찾아와서 무엇을 구하느냐?" |
曰 求佛知見 |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구합니다." |
왈 구불지견 | |
祖曰 佛無知見 知見乃魔耳 汝自何來 | "부처님에게는 지견이 없다. 지견은 마군일 뿐이다. |
조왈 불무지견 지견내마이 여자하래 | 그대는 어디서 왔느냐?" |
曰 南嶽來 | "남악(南嶽)에서 왔습니다." |
왈 남악래 | |
曰 汝從南嶽來 未識曹溪心要 | "그대가 남악에서 오긴 했으나 |
왈 여종남악래 미식조계심요 | 아직 조계의 심요(心要)를 모르는구나. |
汝速歸彼 不宜他往 | 속히 그 곳으로 되돌아가야지 |
여속귀피 불의타주 | 다른 데로 가서는 안된다." |
(29). | |
祖問僧 什麽處來 |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
조문승 십마처래 | "어디서 왔느냐?" |
云 湖南來 | "호남에서 왔습니다." |
운 호남래 | |
祖云 東湖水滿也未 | "동정호(洞庭湖)에는 물이 가득찼더냐?" |
조운 동호수만야미 | |
云 未 | "아닙니다." |
운 미 | |
祖云 許多時雨水尙未滿 | "때맞은 비가 그렇게나 내렸는데도 |
조운 허다시우수상미만 | 아직 가득 차지 않았다니..." |
【道吾云 滿也 雲岩云 湛湛也】 | 도오(道吾)스님은 "가득찼다"하였고, |
운암(雲岩)스님은 "담담하다"하였으며, | |
【洞山云 甚麽劫中曾欠少】 | 동산(洞山)은 "어느 겁(劫)엔들 |
모자란 적이 있었으랴" 하였다. | |
스님 밑에서 친히 법을 이어받은 제자 중에 88명이 세상에 알려졌고, | |
숨어서 지낸 이는 그 수효를 알 수 없었다. | |
스님 성품은 인자하고 모습은 준수하였으며, | |
발바닥에는 두개의 고리 무뉘가 있고, 머리에는 가마가 셋이 있었다. | |
설법하며 세상에 머무르기 40여 년 동안에 도를 닦는 무리가 천 명이었다. | |
스님께서 정원(貞元) 4년, 무진(戊辰) 2월1일에 입적하니, | |
탑은 늑담(늑潭)의 보봉산(寶峯山)에 있다. | |
칙명으로 대적선사 대장엄지탑(大寂禪師大藏嚴之塔)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 |
배상(裵相)이 액(額)을 썼고, 좌승상(左丞相) 호득흥(護得興)이 비문을 지었다. | |
정수(淨修)선사가 송했다. | |
馬師道一 行全金石 | 마조 도일(馬祖道一)선사는 |
마조도일 행전금석 | 돌처럼 쇠처럼 완전하게 수행하여 |
悟本超然 尋枝勞役 | 근본을 깨달아 초탈했으니 |
오본초연 심지로역 | 곁가지를 찾으면 헛수고만 할 뿐이다. |
久定身心 一時抛擲 | 오래 정을 닦던 몸과 마음을 |
구정신심 일시포척 | 한꺼번에 내던져버리고 |
大化南昌 寒松天尺 | 남창(南昌)에서 크게 교화를 펴시니 |
대화남창 한송천척 | 싸늘한 소나무가 천척(千尺)이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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