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勘庵主
趙州到一庵主處問。有麼有麼 主竪起拳頭。州云。水淺。不是泊舡處。便行。
又到一庵主處云。有麼有麼 主亦竪起拳頭。州云。能縱能奪能殺能活。便作禮。
주감암주(州勘庵主) _조주(趙州)가 암주(庵主)를 시험해보다
조주(趙州)가 한 암주(庵主)의 처소에 이르러 "계십니까? 계십니까?" 하자,
암주가 주먹을 세워 보였다[竪起拳頭*].
조주는 "물이 얕아서 배 댈 곳이 못되는구나." 하고서 곧 가버렸다.
또 한 암주의 처소에 이르러 "계십니까? 계십니까?" 하자,
그 암주도 주먹을 세워 보였는데,
조주는 "능종능탈(能縱能奪*)이요, 능살능활(能殺能活*)이로다!" 하고서, 곧 절했다.
*竪起拳頭; 臨濟宗의 師家에서 學人을 指導하는데 쓰는 濟宗八大勢 중
呈似大勢(비슷한 것으로 대신하여 제시하는 형세)에 속한다.
<濟宗八大勢>
①天真大勢; 방편을 쓰지 않고 자연 그대로[無作]에 맡기는 것.
②祕密大勢; 말로 하지 않고 암시해주는 기법.
③平常大勢; 평상시의 동작을 통해 본성진여를 들여다보게 하는 기법.
④直示大勢; 직접 '即心是佛'과 같은 요지로 상대에게 보여주는 기법.
⑤呈似大勢; 언어와 문자를 쓰지않고 신변의 불자(拂子)나 주장자, 주먹 등으로써
大道를 대신하여 보여주는 기법.
⑥收放大勢; 把住, 放行 같은 一收一放을 운용하는 기법.
⑦權設大勢; 임시방편을 쓰는 기법.
⑧省悟大勢; 불자(拂子)나 주먹, 방(棒), 할(喝) 등의 기법으로 당하에 開悟케 하는 것.
*能縱能奪 能殺能活; 놓아주고 붙들고, 죽이고 살리기를 자유롭게 하다.
無門曰。
一般竪起拳頭。為甚麼。肯一箇不肯一箇。且道。誵訛在甚處。
若向者裏。下得一轉語。便見趙州舌頭無骨。扶起放倒得大自在。
雖然如是。爭奈趙州却被二庵主勘破。
若道二庵主有優劣。未具參學眼。若道無優劣。亦未具參學眼。
무문(無門)이 이르되,
주먹을 세워 보인 것은 마찬가지[一般]인데,
어째서 한 쪽은 긍정하고 또 한 쪽은 부정하였을까.
말해보라. 효와(誵訛*)가 어디에 있는지.
만일 그 속을 향해 일전어(一轉語*)를 기꺼이 할 수 있다면,
문득 조주의 혀끝에 뼈가 없어서 붙잡아 세우고[扶起] 넘어뜨리기[放倒]를
크게 자유로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조주가 도리어 저 두 암주에게 감파(勘破*) 당한 것을 어찌 하리오.
만약 두 암주에게 우열(優劣)이 있다고 말한다면 참학(參學)할 안목이 없는 것이요,
또 우열이 없다고 말하더라도 참학할 안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誵訛; =淆訛. 뒤섞이고 그릇됨.
*一轉語; 心機一轉의 한마디 말.
禪林에서는 迷惑의 경계를 頓然히 開悟케 하는 格外의 一句를 말한다.
三句가 되면 三轉語라 하는데, 벽암록 13칙의 巴陵三轉語, 96칙의 趙州三轉語가 그것이다.
巴陵선사의 三轉語는 「如何是道?明眼人落井。如何是吹毛劍?珊瑚枝枝撐著月。
如何是提婆宗?銀碗裹盛雪。」
趙州선사의 三轉語는 「金佛不渡爐,木佛不渡火,泥佛不渡水。」이다.
*勘破; 자세히 따져 분석하는 것.
거꾸로 감파당했다 함은 부처[優]와 중생[劣]이 따로 없음을 간과하고
공연한 짓을 하여 상대에게 속만 보였다는 뜻이다.
頌曰。
眼流星 機掣電
殺人刀 活人劍
게송으로,
안목은 유성(流星) 같고 기틀은 번쩍하는 전광 같으니
살인도(殺人刀*)요, 활인검(活人劍*)이로다.
*殺人刀 活人劍; 禪林用語. 죽이고 살리기를 자재히 하는 지도기법.
強奪하고 不許하는 지도방식을 殺人刀라 하고, 給與, 允容하는 방식을 活人劍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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