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미래의 자화상

碧雲 2016. 10. 24. 05:37


언제였던가,
여름에 부산 처가에 갔다가
동서 형님네랑 해변에 앉아서
담소하고 있었는데,
처형이 갑자기
"제부는 다시 태어나도
우리 '요니'랑 다시 살고 싶냐'고 물었다.
그때 나는 거침없이 그렇다고 답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몇 해가 또 지났을까
그때의 그 이야기가 다시 나왔는데
그날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아내랑 처형이 놀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
우리 요니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는 다시 인간에 태어난다면
삭발하고 부처님 따라갈거야."
놀랐던 요니,
서운하지만 받아들이는 듯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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