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33

별난 제주 여행

지난 가을 처조카 내외가 제주에 숙소를 잡아 두었으니 오시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급히 항공권을 예약하고 떠났다. 처조카가 이모부를 이토록 배려한다는게 좀처럼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 조카는 학업을 마치고 첫 발령을 서울로 받아 부산서 올라 온 뒤로 결혼하기까지 줄곧 우리집에서 동거했기에 서로 남다른 정이 있다. 성품이 좋아서이기도 하다.

잡동사니 2024.01.05

산에 머무는 것이 좋다[居山好]

〈종감법림(宗鑑法林)권62〉 운거홍각(雲居道膺弘覺)선사 장(章)에 「어느 중이 운거에게 "승가(僧家)가 필경 어찌해야 합니까?" 여쭈니, 홍각선사는 "산에 머무는 것이 좋다." 하였다. 그 중이 예배하고 일어서자 "네가 어떻게 알아들었느냐?" 하니, 그 중이 "승가는 필경 선악(善惡), 생사(生死)와 역순(逆順)하는 경계에서 그 마음이 산처럼 부동(不動)해야 하겠습니다." 하자, 운거가 한 방(棒) 후려치고서 "앞선 성인을 저버렸다가는 내 후손을 잃는 법이다." 하였다. 다시 옆에 있던 중에게 "너는 어떻게 이해했느냐?" 물으니, 그 중이 예배하고 일어나서 "승가는 필경 산에 머물러 눈으로 검고 누런[天地] 색을 보지 않고, 귀로는 사죽(絲竹;絃管)의 소리를 듣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자, 홍각은 "앞..

잡동사니 2022.11.16

독서의 계절이 또...

渴讀即不渴 독서에 목마른 즉 갈증이 없고 飢讀即不飢 독서에 굶주린 즉 배고프지 않다. 鯨吞海水盡 고래가 바닷물 다 삼켜버리거든 露出珊瑚枝 산호 가지가 드러나려니와 海神知貴不知價 바다 신은 귀한 줄 알아도 값은 모르니 留向人間光照 머물러 인간들에게 빛을 비추게 되리라 河南鄧縣 白崖山黨子谷 長壽寺의 石壁에 쓰여있는 唐代詩人 盧公(795?~835)의 詩句란다. 좋지 않은가? 바깥 출입이 부자유한 이 가을에...

잡동사니 2021.09.15

집값

"내집 시세는 5억 정도인데 전세 4억2천에 놓았다. 그런데 요즘 전세 구하기가 힘들어서 전세가 5억은 나갈거라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집값은 6억 정도 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집값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 정책 입안한다는 자들이 집값 상승의 근본원인을 모르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집값 상승의 근본원인은 전세자금대출이다. 집값 상승을 막으려면 당장 전세자금을 전액 회수하고 제도를 철폐해야 한다. 무주택 서민을 돕겠답시고 그 변칙을 시장에 가하므로써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전셋돈 모자라는 사람은 월세를 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시장논리인데, 정부가 그 질서를 깨뜨리는 바람에 너나나나 할 것 없이 전세만 얻으려 하니 전셋값이 폭등하고, 그 오른 전세값이 다시 집값을 떠밀어 올리..

잡동사니 2020.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