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무문관 7칙 조주세발(趙州洗鉢) _조주스님의 발우 씻기

碧雲 2021. 5. 3. 10:43

趙州洗鉢

趙州因僧問。某甲乍入叢林。乞師指示。州云。喫粥了也未。
僧云。喫粥了也。州云。洗鉢盂去。其僧有省。

 

조주세발(趙州洗鉢) _조주스님의 발우 씻기

 

조주선사에게 어느 스님이 물었다.
"제가 총림(叢林)에 갓 들어왔기에 대사의 가르침을 구합니다."
"밥은 먹었느냐?"
"예, 먹었습니다."
"발우(鉢盂)나 씻거라."
그 스님은 깨달은 바가 있었다.

 

無門曰。

趙州開口見膽。露出心肝者僧聽事不真。喚鐘作甕。

 

무문(無門)이 이르노라.
조주(趙州)가 입을 열어 쓸개를 보이고 심장과 간을 드러내주었건만,
저 중은 참뜻을 모르고 종을 항아리다 하고 있구나.

 

*喚鐘作甕; 종을 항아리다 한다는 것은 동문서답(東問西答)하고 있다는 뜻.

 

頌曰。

 只為分明極 翻令所得遲

 早知燈是火 飯熟已多時

 

게송으로,

 다만 분명함이 지나쳐도 도리어 얻는 바를 더디게 한다. 

 일찍 등(燈)이 불인 줄 알았더라면 밥 익은지 오래였으련만…

 

禪家의 밥은 선열식(禪悅食)을 말한다.

"밥은 먹었느냐?"는 학인의 기량을 알아보고자 던지는 질문이다.
"먹었다" "안 먹었다." "먹을 것이 없었다." "화상께서는 드셨습니까?" ...
어떻게 답해야 좋았을까? 이것이 이 공안의 주제이다.
雲門匡真禪師廣錄卷中에 운문선사는

「말해보라. 지시(指示)가 있었는가, 없었는가?
있었다면 그에게 무엇을 말했으며, 없었다면 저 중이 어떻게 깨달은 것인가?
(且道有指示無指示。若道有指示。向他道什麼。若道無指示。者僧何得悟去。)」 하였다.
大慧普覺禪師는 「조주와 저 중은 운문이 아니었으면 평생 굴욕을 당했을 것이다.
오늘날 제방(諸方)에는 '발우씻는[洗鉢盂] 이야기'를 다 회료(會了)했다고 하는
일종의 눈먼자들이 왕왕 있다.(趙州與這僧。若不得雲門。一生受屈。
而今諸方有一種瞎漢。往往盡作洗鉢盂話會了。)」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