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22칙] 가섭의 찰간(迦葉剎竿)

碧雲 2021. 9. 14. 10:55

 

[무문관 제22칙 가섭의 찰간(迦葉剎竿)

 

迦葉因阿難問云。
世尊傳金襴袈裟外。
別傳何物。
葉喚云。阿難。難應諾。
葉云。倒却門前剎竿著。
아난(阿難)이 가섭(迦葉)에게
"세존께서 금란가사(金襴袈裟*)를 전하신 외에
따로 전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가섭이 "아난아!" 하고 부르매, 아난이 대답하자,
"문 앞의 찰간(剎竿*)을 쓰러뜨려버리거라." 하였다. 

아난은 가섭의 이 말 끝에 대오(大悟)하였다.
내가 쓰러뜨려야 할 찰간은 무엇인가?
*金襴袈裟; 釋尊께서 열반에 드실무렵 가섭에게 전하신 금실로 짠 황금빛 가사.
*剎竿; 긴 장대 끝에 金銅으로 만든 불꽃 형상의 寶珠를 달아 寺刹 앞에 세워놓은 것. 

 

無門曰。
若向者裏下得一轉語。
親切便見靈山一會儼然未散。

其或未然。
毘婆尸佛早留心。
直至而今不得妙。
무문(無門)이 이르되,
만약 이 속에서 일전어(一轉語*)를 하득(下得)하여
친절(親切)히 한다면, 문득 영산(靈山)의 회합(會合)이
엄연하여 아직 흩어지지 않았음을 보려니와,
혹 그렇지 못하다면,
비사시불(毘婆尸佛*) 때 일찌감치 마음을 두어
지금에 이르렀더라도 현묘(玄妙)함을 얻지 못하리라. 

*一轉語; 禪林用語. 미혹에 빠져있는 선학도를 開悟케 하는 師家의 결정적인 語句. 

*毘婆尸佛; 과거칠불 중 첫번째 부처님.

 

頌曰。 게송으로, 
 問處何如答處親
 幾人於此眼生筋
   兄呼弟應揚家醜
 不屬陰陽別是春
 물은 곳이 어찌 답한 곳의 친절함만 할 것이며,
 몇 사람이나 이것을 눈여겨 보겠는가?
   형이 부르매 아우가 답하여 가문의 추태를 보였으나
 음양(陰陽)에 속하지 않는 색다른 봄[生機]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