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24칙] 이각어언(離却語言) _언어를 떠나서

碧雲 2021. 9. 24. 11:36
[제24칙] 이각어언(離却語言) _언어를 떠나서 

 

風穴和尚。因僧問。
語默涉離微。

如何通不犯。
穴云。
長憶江南三月裏。
鷓鴣啼處百花香。
풍혈(風穴)화상에게 어느 스님이 물었다.
"말을 해도 침묵을 해도
법성(法性)의 체(體)와 용(用)에 걸린다면
어떻게 범하지 않고 통합니까?"
풍혈화상이 말했다.
  「강남의 3월을 오래도록 기억하거든
  자고(鷓鴣) 우는 곳에 백화(百花)가 향기롭다.」 

*風穴; 汝州風穴延沼禪師(南院顒禪師法嗣)
*離微; 法性의 體는 모든 相을 여의어 寂滅無餘하니 이를 「離」라 하고,
法性의 用은 微妙不可思議하니 이를 「微」라 한다. 離는 涅槃이요, 微는 般若이다. 

「"언어로도 침묵으로도 법성(法性)에 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통할 수 있겠습니까?"

"강남(江南)의 봄소식을 오래 탐구하다보면 자고 울고 백화가 피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無門曰。
風穴機如掣電。
得路便行。
爭奈坐前人舌頭不斷。
若向者裏見得親切。
自有出身之路。
且離却語言三昧。道將一句來。
무문(無門)이 이르되,
풍혈(風穴)의 기(機)가 번갯불 번쩍하듯이
길을 찾자마자 나아갔으나,
옛사람의 혀끝에 앉아 끊어내지 못함을 어찌 하겠는가?
그러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스스로 몸 빠져나갈 길이 있다.
자, 언어삼매[語言三昧*]를 떠나서 한 마디 해 보라. 

*語言三昧; 《法華經》 妙音品의 「解一切眾生語言三昧」에서 유래한 말로서
體言[文法]에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藥王品에서는 「語言陀羅尼」라 표현하셨는데,
이는 用言[敍述]에 나아가는 것이다. 

「풍혈이 옛사람의 시귀라도 인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漏逗] 

그러나 잘 살펴보면 그 안에 통할 방도가 있으니, 한 번 찾아내 보여라.」

頌曰。 게송으로 
 不露風骨句 未語先分付

 進步口喃喃 知君大罔措
 풍골구(風骨*)를 쓰지 않고서
 말에 앞서 이미 분부(分付)했거늘
 입으로 나불대기를 계속하다가는
 그대가 크게 망조(罔措*)할 줄 알라. 

*風骨; 풍채(風采)와 골격(骨格) 있는 어구. 

*罔措; 罔知所措. 매우 급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