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26칙] 이승권렴(二僧卷簾) _두 스님이 발[簾]을 말아올리다.

碧雲 2021. 9. 25. 09:45
[제26칙] 이승권렴(二僧卷簾) _두 스님이 발[簾]을 말아올리다.

 

清涼大法眼。
因僧齋前上參。
眼以手指簾。
時有二僧。同去卷簾。
眼曰。
一得一失。
청량(清涼) 대법안(大法眼*)선사는
어떤 스님이 제(齋*) 전에 참(參)하러 온지라 
손으로 발[簾]을 가리키니,
이에 두 스님이 함께 발을 말아올렸는데, 
법안선사가 말했다.
"하나를 얻으니 하나를 잃는구나." 

*法眼(885~958); 金陵清涼院文益禪師(漳州羅漢院桂琛禪師法嗣). 法眼宗의 開祖.
俗姓은 魯, 長慶慧稜에게서 修學하였으나 오랫동안 契合치 못하다가
우연히 漳州에서 羅漢桂琛을 만나 그의 法을 承嗣하였다. 大法眼은 그의 시호(諡號).
*齋; 원래는 鳥脯沙陀(upavasatha)로 清淨의 뜻인데, 후에 「齋」 혹은 「時」의 뜻으로 바뀌었다.
過午不食 즉 「정오가 지나면 먹지 않는다」는 의미의 「때 맞춰 먹는 식사」를 말한다.
齋戒는 이것을 지키는 계율이기도 하다.
*參; 參謁, 參尋, 參學, 參究의 뜻이니, 학인이 스승을 찾아뵙고 도를 여쭙는 일을 말한다.
또 대중이 모여 坐禪, 說法, 念誦하는 것도 參이라 하니,
아침 升堂을 조참(早參)이라 하고, 저녁 念誦을 만참(晚參)이라 하며,
그리고 그 밖의 시간에 설법하는 것을 소참(小參)이라 한다. 

*一得一失; 이 공안의 주제이다. 〈하나[발,簾]를 잃으면 하나[밝은 빛]를 얻는다〉
또는 〈말이 없어도 발을 말아올린 결과를 얻었다〉.
 拈得鼻孔失卻口(콧구멍을 얻으면 입을 잃는다)와 같은 의미로서
「수행자가 言句에의 집착을 끊고서 本來面目을 얻는 것」에 비유하는 선림용어이다.
콧구멍(鼻孔)은 숨을 쉬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니, 수행인에게는 本來面目과 같은 것이다. 

 

無門曰。
且道是誰得誰失。
若向者裏著得一隻眼。
便知清涼國師敗闕處。
然雖如是。
切忌向得失裏商量。
무문(無門)이 이르되,
말해보라. 누가 얻고 누가 잃었는가?
만일 이 속에서 일척안(一隻眼*)을 얻으면
문득 청량국사(清涼國師)의 실패한 곳을 알 것이다.
비록 그렇다지만
절대 득실(得失)을 따져 상량(商量)하지는 말라. 

*一隻眼; 頂門眼. 이마에 붙어 있는 제3의 눈, 즉 真實하게 正見하는 慧眼을 말한다. 

 

「清涼國師의 敗闕處」는 어느 곳일까?
얻고 잃었다 하나 실로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
그러나 그렇듯 말한 것은 학인을 깨우치기 위한 부득이한 방편이었으니,
이러한 방편상의 부득이한 실패를 누두(漏逗)라 한다. 

 

頌曰。 게송으로, 
 卷起明明徹太空
 太空猶未合吾宗
   爭似從空都放下
 綿綿密密不通風
 말아올리니 밝고 밝아서 태허공이 뚜렷하나
 태허공도 나의 종지(宗旨)에 부합하지 않거니와
   어찌 공(空)으로부터 다 내려놓아서
 바람도 통하지 못하게 면밀히 함만 하리오. 

비우려는 마음마저도 철저히 비워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