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28칙] 구향룡담(久響龍潭)

碧雲 2021. 10. 20. 06:24
[제28칙] 구향룡담(久響龍潭) _오래 전부터 용담(龍潭)을 들어왔다

이 公案은 吹滅紙燭(지촉을 불어 끄다), 또는 龍潭紙燈, 龍潭滅燭이라 하기도 한다. 

 

龍潭因德山請益抵夜。
潭云。夜深子何不下去。
山遂珍重揭簾而出。

見外面黑却回云。
外面黑。
潭乃點紙燭度與。
山擬接。
潭便吹滅。
山於此忽然有省。便作禮。
潭云。子見箇甚麼道理。
山云。某甲從今日去。
不疑天下老和尚舌頭。
也至明日龍潭陞堂云。
可中有箇漢。牙如劍樹。
口似血盆。
一棒打不回頭。
他時異日向孤峯頂上立吾道在。
덕산(德山)이 용담(龍潭)에게 청익(請益)하다 밤이 되자,
용담이 말했다. "야심(夜深)한데 왜 내려가지 않느냐?"
덕산이 "안녕히 주무십시요[珍重]." 하고,
발을 쳐들고 나가려다가
밖을 보니 캄캄한지라 돌아서서
"밖이 캄캄합니다." 하였다.
용담이 이내 지촉(紙燭)에 불을 붙여 건네주니,
덕산이 받으려 하였는데,
용담이 갑자기 훅 불어서 꺼버렸다.
덕산은 이에 홀연히 깨달은 것이 있어서 곧 절을 올렸다.
용담이 "너는 무슨 도리(道理)를 보았느냐?" 하고 묻자,
덕산이 말했다. "저는 오늘부터
천하의 노화상(老和尚) 혀끝을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다음날 용담이 승당(陞堂)하여
"마침 이빨은 칼을 세워 놓은 것[劍樹] 같고,
입은 핏동이[血盆] 같으며,
한 방망이 후려쳐도 돌아보지도 않는 놈이 있어서
장래 다른 날 고봉정상(孤峯頂上)에서
나의 도(道)를 세우고 있을 것이다." 하였다.  
山遂取疏抄。
於法堂前將一炬火。提起云
窮諸玄辨。
若一毫致於太虛。
竭世樞機。
似一滴投於巨壑。
將疏抄便燒。於是禮辭。
덕산이 (금강경) 소초(疏抄)를 가져다
법당 앞에서 횃불을 치켜들고
"현묘한 분별을 궁구(窮究)하는 것이
태허(太虛)에 터럭 하나 놓는 것 같고,
세상의 추기(樞機*)를 다하더라도
거학(巨壑*)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하더니
소초를 불살라버리고 하직인사를 하였다. 

*혈분(血盆); 피가 줄줄 흘러넘치는 동이. 통상 '크고 넓게 벌린 입'을 형용한다.
*可中; 가령(假若,縱使), 마침(恰好),
*孤峯; 외로이 우뚝 솟은 봉우리.
*樞機; 문의 지도리[戶樞]와 발사장치 공이[弩牙]. 사물의 관건(關鍵)에의 비유.
*巨壑; ①大海 ②深淵大谷

 

無門曰。
德山未出關時。
心憤憤口悱悱。
得得來南方。
要滅却教外別傳之旨。
及到澧州路上。
問婆子買點心。
婆云。
大德車子內是甚麼文字。
山云。金剛經抄疏。
婆云。只如經中道。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未來心不可得。
大德要點那箇心。
德山被者一問。直得口似匾檐。
무문(無門)이 말했다.
덕산(德山) 아직 출관(出關*)하지 않았을 때
마음이 답답한데 말을 할 수 없었는지라
당당히 남방으로 가서
교외별전(教外別傳*)의 종지(宗旨)를 없애버리려 했다.
풍주(澧州) 노상(路上)에 이르러서
한 노파에게 점심(點心)을 사 먹을 수 있는지 묻자,
노파가 말했다.
"대덕(大德)의 수레에 있는 것은 무슨 책이요?"
"금강경초소(金剛經抄疏*)입니다."
"그 경 안에 과거심(過去心)도 얻을 수 없고,
현재심(現在心)도 미래심(未來心)도 얻을 수 없다 하였는데,
대덕은 어느 마음[心]에 점(點)을 찍으려 하오?"
덕산은 그 질문을 받고서 곧 입이 납짝해져버렸다. 
然雖如是。未肯向婆子句下死却。
遂問婆子。
近處有甚麼宗師。
婆云。五里外有龍潭和尚。
及到龍潭納盡敗闕。
可謂是前言不應後語。
龍潭大似憐兒不覺醜。
見他有些子火種。
郎忙將惡水。
驀頭一澆澆殺。
冷地看來一場好笑。
비록 그러하였으나 노파의 말에 기죽지 않은 듯이
이윽고 노파에게
"근처에 어떤 종사(宗師)가 계십니까?" 하고 묻자,
노파는 "5리(里) 밖에 용담(龍潭)화상이 있다오." 하였다.
급기야 용담을 찾아가 모든 패배를 받아들였으니,
가히 전에 했던 말과 뒤의 말이 맞지 않았다 하겠다.
용담은 어린아이를 가련히 여기듯 추함을 느끼지 않았고,
그에게 작은 불씨가 있음을 보고
황급히 좋지 못한 물[惡水]을 가져다
느닷없이 머리에 부어 꺼버렸으니,
냉정히 살펴보면 한바탕 좋게 웃을 일이다. 

*出關; ①변방 요새의 관문을 나서는 것.
②폐관수행(閉關修行)~문을 닫아 손님을 사절하고 은거하는 수행.
*心憤憤口悱悱; 憤憤은 번민(煩悶)을 표출하지 못하는 모양새(답답함),
悱悱는 억울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모양새.
*得得; ①특별히 ②(뚜벅 뚜벅)걷는 모양새
*教外別傳; 禪林用語。敎法 외에 따로 전하신 文字와 言語에 의하지 않고
곧바로 깨달음에 들어가는 길.
*抄疏; 疏抄. 註釋書.
*편첨(匾檐); 현판(懸板). 

 

頌曰。 게송으로, 
 聞名不如見面 見面不如聞名

 雖然救得鼻孔 爭奈瞎却眼睛

 이름을 듣는 것은 얼굴 보니만 못하고
 얼굴 보는 것은 이름 들으니만 못하다.
 비록 콧구멍[鼻孔*]은 구제받았으나
 눈알[眼睛]이 멀어버렸음을 어찌 하리요. 

*鼻孔; 修行人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 비유하는 용어로서 頂門, 眼睛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