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31칙] 조주감파(趙州勘婆)

碧雲 2021. 10. 30. 15:47
[제31칙] 조주감파(趙州勘婆) _조주가 노파를 감과(勘過)하다.

 

趙州因僧問婆子。
臺山路向甚處去。
婆云。驀直去。
僧纔行三五步。婆云。
好箇師僧又恁麼去。
後有僧舉似州。州云。
待我去與爾勘過這婆子。
明日便去亦如是問。
婆亦如是答。
州歸謂眾曰。
臺山婆子我與爾勘破了也。
어떤 스님이 한 노파에게
"오대산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하고 묻자,
노파가 "똑바로 가시오." 하니,
그 스님이 서너발짝 가자마자 노파가
"저 중이 잘도[好] 또 그렇게 가는구나." 하였다.
후에 어느 스님이 조주에게 같은 말을 들추자, 조주는
"내가 가서 그 노파를 감과(勘過*)해 주어야겠구나." 하고서
다음날 가서 또 그렇게 물었더니,
노파가 역시 그렇게 답했다.
조주는 돌아와서 대중들에게 말했다.
"오대산 노파를 내가 너희에게 감파(勘破*)해 주었다." 

*待; 將要, 就要. ~해야 하다.
*勘過; 禪林用語. 살피고 시험하여 진상을 명백히 하다.
*勘破; 일의 옳고 그름[是非]을 감정(勘定)하다.  

 

無門曰。
婆子只解坐籌帷幄。
要且著賊。
不知趙州老人善用偷營劫塞之機。

又且無大人相。
撿點將來二俱有過。
且道那裏是趙州勘破婆子處。
무문(無門)이 말했다.
노파는 다만 좌주유악(坐籌帷幄*)할 줄만 알았거니와
도적이 붙을 것도 알았어야 했다.
조주 노인이 투영겁새(偷營劫塞*)의 기봉(機峰)을
그렇게 잘 쓸 줄 몰랐고,
(조주는) 또 아무래도[且] 대인(大人)의 모습은 없었으니,
점검해 보면 두 사람 다 허물이 있다.
자, 말해보라. 어느 속이 조주가 노파를 감파한 곳인가? 

*坐籌帷幄; 군의 장막에 편안히 앉아 책략을 꾸미다. 運籌帷幄.
*偷營劫塞; 적의 군영(軍營)을 기습하여 요새를 빼앗다. 

 

頌曰。 게송으로, 
 問既一般 答亦相似

 飯裏有砂   泥中有刺

 질문이 기왕 같고
 답 또한 비슷하여,
 밥 속에 모래가 있고
  진흙 속에 가시가 있다. 

 

노파의 「驀直去(똑바로 가시오)」는 '佛道를 구함에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라'는 의미였으나,
저 중이 노파의 말만을 쫓아 그대로 향하니 노파가 "또 그렇게만 가는구나." 하였는데,
대중이 의아해 하니, 조주가 가서 확인하여 노파를 대중들 앞에 인정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