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32칙] 외도문불(外道問佛)

碧雲 2021. 11. 6. 10:42
[무문관 제32칙] 외도문불(外道問佛) _외도가 부처님께 묻다.

 

世尊因外道問。
不問有言。
不問無言。
世尊據座。
外道贊歎云。
世尊大慈大悲。開我迷雲。
令我得入。
乃具禮而去。
阿難尋問佛。
外道有何所證贊歎而去。
世尊云。如世良馬見鞭影而行。
세존께 어느 외도가
"말이 있음을 여쭙지 않고,
말이 없음도 여쭙지 않겠습니다." 하였는데,
세존께서 (말없이)자리에 굳게 앉아계시니,
외도가 찬탄하여 말하기를,
"세존께서는 대자대비로 제 미혹의 구름을 걷으시어
저로 하여금 (道에)들게 하셨나이다." 하고서
이내 예를 갖추고 떠났다.
아난이 이윽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외도가 무슨 증득한 바가 있길래 찬탄하고 갔나이까?"
세존께서는 "마치 세상의 좋은 말이
채찍 그림자만 보아도 달리는 것과 같으니라." 하셨다. 

 

無門曰。
阿難乃佛弟子。
宛不如外道見解。
且道外道與佛弟子相去多少。
무문(無門)이 말했다.
아난은 진정 부처님의 제자이지만
완연히 외도의 견해만 같지 못하다.
말해보라. 외도와 불제자는 서로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가?

*據座; 묵연히 앉아 있음.
 '유무(有無)의 양변을 여읜 불이(不二)의 진리는 語言을 떠나 있음'을 行으로 보이신 것이니,
《維摩經》 入不二法門品에서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어떤 것이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하고 묻자,
유마거사가 '묵연히 말이 없었던[默然無言]' 것은 이 부처님의 '거좌(據座)'를 쫓은 것이리라.
저 외도는 설명 없는 행만을 통해서 부처님의 뜻을 알았건만
아난은 도리어 알지 못하였으니 무문이 외도만 못하다고 꾸짖은 것이다. 

 

頌曰。 게송으로, 
 劍刃上行 氷稜上走

 不涉階梯   懸崖撒手

 칼날 위를 걷고
 얼음 서슬 위를 달리니,
 사다리를 건너지 않고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는 격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