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聖이 「修行으로 證悟하여 束縛에서 解脫한 사람[透網金鱗]」은
그 뒤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以何為食] 묻자,
雪峰은 解脫하면 스스로 알 것이니[待汝出網來 向汝道]
나는 상관치 않겠다[老僧住持事繁]고 하였고,
雪竇는 어디에도 장애됨이 없이 자유분방하게[休云滯水;七穿八穴]
중생의 무지몽매를 용감히 타파하여[振鬣擺尾;攙鼓奪旗]
세간을 크게 변화시켜야 한다[搖乾蕩坤]고 하고 있다.
垂示云。 | 수시(垂示) |
七穿八穴。攙鼓奪旗。 百匝千重。瞻前顧後。 踞虎頭收虎尾。 未是作家。 牛頭沒馬頭回。 亦未為奇特。 且道過量底人來時如何。 試舉看。 |
칠천팔혈(七穿八穴*)하여 참고탈기(攙鼓奪旗*)하기도 하고, 백잡천중(百匝千重*)을 첨전고후(瞻前顧後*)하기도 하거니와, 호두(虎頭)에 앉아 호미(虎尾)를 거두어서는 작가(作家)가 아닌 것이요, 우두(牛頭)로 사라졌다가 마두(馬頭)로 돌아와도 또한 기특할 것이 못된다. 말해보라. 과한 역량(力量)의 사람이 왔을 때는 어찌 할지. 예를 들어 살펴보자. |
*七穿八穴; ①지리멸렬. 산산히 흩어지다. ②自在하여 通達無礙함.
七縱八橫, 七花八裂, 七通八達, 七顛八倒, 七支八節, 七零八落, 七凹八凸와 類似한 用語.
*攙鼓奪旗; 북을 찟고 기를 빼앗다. 용감히 싸우는 모습을 형용하는 말.
*百匝千重; 끝없이 겹겹으로 에워쌓여 불투명한 정황.
*瞻前顧後; ①신중히 앞뒤를 살피다. ②너무 앞뒤를 재느라 결단하지 못함.
*牛頭沒馬頭回; 順逆出沒을 自在히 한다는 뜻으로
一句截斷, 如擊石火, 似閃電光와 같은 師家의 신출귀몰한 수완에 비유하는 말이다.
【四九】舉。 | 【제49칙】 삼성(三聖)의 이하위식(以何為食) |
三聖問雪峰。 透網金鱗 未審以何為食 (不妨縱橫自在。 此問太高生。 爾合只自知。何必更問) 峰云。待汝出網來。 向汝道 (減人多少聲價。 作家宗師天然自在) 聖云。一千五百人善知識。 話頭也不識 (迅雷霹靂可殺驚群。 一任𨁝跳) 峰云。老僧住持事繁 (不在勝負。放過一著。 此語最毒)。 |
삼성(三聖*)이 설봉(雪峰)에게 물어 "그물을 벗어난 금물고기는 무엇으로 먹이를 삼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자, (종횡으로 자재하여 마지않으나 이 질문은 너무 높이 갔다. 네 스스로 알아야만 하거늘 왜 꼭 물어야 했는가?) 설봉이 "자네가 그물에서 나오거든 말해주겠네." 하니, (사람의 많고 적은 성가<聲價>를 감소시켰다. 본연의 그대로 작가종사<作家宗師>로다.) 삼성이 "천오백 인을 거느린 선지식이 화두(話頭)도 모르는군요." 하매, (날벼락이 가히 군중을 너무 놀라게 하는구나. 날뛰도록 맡겨두겠다.) 설봉은 "내가 주지하는 일로 바쁘다네." 하였다. (이기고 지는 데에 있지 않고 한 수를 봐주었으니, 이 말이 가장 독했다.) |
*雪峰; 福州雪峰義存禪師(德山宣鑒法嗣) 青原下五世(822~908)
*三聖; 鎮州三聖院慧然禪師(臨濟義玄法嗣) 南嶽下五世(未詳)
雪峰三聖。 雖然一出一入一挨一拶。 未分勝負在。 且道這二尊宿具什麼眼目。 三聖自臨濟受訣。 遍歷諸方。 皆以高賓待之。 |
설봉(雪峰)과 삼성(三聖)이 비록 이렇게 일출일입(一出一入)하고 일애일찰(一挨一拶)하였으나 누가 이기고 지고는 나뉘어 있지 않다. 말해보라. 이 두 존숙(尊宿)이 어떤 안목을 갖췄는가. 삼성은 스스로 임제(臨濟)에게 요결(要訣)을 받고 제방(諸方)을 두루 다니면서 모든 사람들로부터 고빈(高賓)으로 대접받았다. |
看他致箇問端。 多少人摸索不著。 且不涉理性佛法。 卻問道。透網金鱗 以何為食。 且道他意作麼生。 透網金鱗尋常 既不食他香餌。 不知以什麼為食。 雪峰是作家匹似閑。 只以一二分酬他。 卻向他道。 待汝出網來。向汝道。 |
그가 던진 이 질문을 살펴보건대 다소의 사람이 모색(摸索)하지 못한다. 우선 불법(佛法)을 이성(理性)으로 접근하지 않고 도리어 '그물을 벗어난 물고기는 무엇으로 먹이를 삼느냐'고 물었는데 말해보라. 그의 뜻이 무엇이겠는가? 통상 투망금린(透網金鱗)은 기왕 그 향이(香餌*)를 먹지 않을 것이니 무엇으로 먹이를 삼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설봉은 필사한(匹似閑*)의 작가인지라 다만 그에게 일이분(一二分;적은 분량)으로 답하여 도리어 그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그물에서 나오거든 말해 주겠다' 하였다. |
*香餌; 냄새 좋은 미끼.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재물 따위에 비유하는 말.
*匹似閑; 중요시 하거나 상관할 바도 없는
汾陽謂之呈解問。 洞下謂之借事問。 須是超倫絕類得大受用。 頂門有眼方謂之透網金鱗。 爭奈雪峰是作家。 不妨減人聲價。 卻云。待汝出網來。 向汝道。看他兩家。 把定封疆。壁立萬仞。 若不是三聖。 只此一句便去不得。 爭奈三聖亦是作家。 方解向他道。 一千五百人善知識。 話頭也不識。雪峰卻道。 老僧住持事繁。 此語得恁麼頑慢。 他作家相見。一擒一縱。 逢強即弱。遇賤即貴。 爾若作勝負會。 未夢見雪峰在。 |
분양(汾陽)은 이를 일러 정해문(呈解問)이라 하고, 조동(曹洞) 하에서는 차사문(借事問)이라 한다. 반드시 초륜절류(超倫絕類*)를 크게 얻어야 수용하고 정문(頂門)에 눈이 있어야 비로소 투망금린이라 하거니와, 설봉(雪峰)은 어쩔 수 없는 작가인지라 사람의 성가(聲價)를 깎아내리기를 마다하지 않고 도리어 답하여 "네가 그물을 벗어나거든 말해주겠다"고 하였으니, 저 양가(兩家)를 보건대 경계를 굳게 고수하는 오를 수 없는 절벽이었다. 만약 삼성(三聖)이 아니었다면 다만 이 1구(一句)를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겠지만 삼성도 작가임을 어쩌겠는가. 바야흐로 그에게 풀어 말하기를 '천오백 인을 거느리는 선지식이 화두(話頭)도 모른다'고 하자, 설봉(雪峰)은 도리어 '노승(老僧)이 주지(住持)하는 일로 바쁘다' 하였으니, 이 말은 그렇듯 억세고 교만했다. 저 작가가 서로 만나 일금일종(一擒一縱)하되 강함을 만난 즉 약하고, 천함을 만난 즉 귀했지만 너희가 만약 이기고 지고를 가려서 알려한다면 꿈에도 설봉(雪峰)을 보지 못할 것이다. |
*呈解問 : 學人이 自己의 見解를 밝히고 師家의 指導를 請求하는 問法.
*借事問 : 學人이 譬喻나 事例를 들어 請益하는 問法. 汾陽은 「借問」이라 한다.
*超倫絕類; 같은 무리 가운데 비할 바 없이 뛰어난 사람.
*把定封疆; 固守疆界。국경(자기의 경계)을 고수하다.
경계(境界)에 흔들리지 않도록 정(定)을 굳게 함.
看他二人。 最初孤危峭峻。 末後二俱死郎當。 且道還有得失勝負麼。 他作家酬唱。必不如此。 三聖在臨濟作院主。 臨濟遷化垂示云。 吾去後不得滅吾正法眼藏。 三聖出云。 爭敢滅卻和尚正法眼藏。 濟云。已後有人問爾。 作麼生。三聖便喝。 濟云。誰知吾正法眼藏。 向這瞎驢邊滅卻三聖便禮拜。 他是臨濟真子。 方敢如此酬唱。 雪竇末後。只頌透網金鱗。 顯他作家相見處。 頌云。 |
저 두 사람을 보건대 맨 처음에는 고위초준(孤危峭峻)하였다가 끝에서는 둘 모두 사낭당(死郎當*)이었거니와 말해보라. 득실과 승부가 있는가? 저 작가의 수창(酬唱)이 반드시 이와 같지는 않았다. 삼성(三聖)이 임제(臨濟)의 원주(院主)로 있을 때 임제가 천화(遷化)에 임해 수시하기를 "내가 떠난 뒤 나의 정법안장이 멸하지 않게 하거라." 하자, 삼성(三聖)이 나서서 말했다. "어찌 감히 화상의 정법안장을 소멸시키겠습니까." 임제가 "이후에 누가 네게 묻거든 어찌 하겠느냐?" 하니, 삼성이 곧 할(喝)! 하였다. 임제가 "나의 정법안장이 이 할려(瞎驢*) 쪽을 향해 소멸해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자, 삼성이 곧 예배했다. 그는 임제의 진정한 제자였기에 바야흐로 이렇게 감히 수창(酬唱)했던 것이다. 설두가 마지막에 투망금린(透網金鱗)만을 송(頌)하여 저 작가들이 서로 본 곳을 드러냈다. 송(頌)해 이르되, |
*死郎當; 「郎當」은 ①옷이 몸에 맞지 않아 헐렁함.
②초라하게 되다, 의기소침해지다. ③피곤하고 지친 모양.
④(나이)가량, 쯤, 정도. ⑤형구(刑具).
「死郎當」은 死漢, 死蝦蟆, 死蛇와 유사한 뜻으로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한 사람, 또는 空寂한 곳에 빠져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瞎驢; 눈먼 나귀. 「어리석은 자」에의 비유.
透網金鱗 (千兵易得。一將難求。 何似生。千聖不奈何) 休云滯水 (向他雲外立。活潑潑地。 且莫鈍置好) 搖乾蕩坤 (作家作家。未是他奇特處。 放出又何妨) 振鬣擺尾 (誰敢辨端倪。 做得箇伎倆。賣弄出來。 不妨驚群) |
그물을 벗어난 금물고기여! (1천 병사 얻기는 쉬워도 한 장수 구하기는 어렵다. 어째서 그런가. 1천 성인도 어찌지 못해서이다.) 체수(滯水*)를 말하지 말고 (저 구름 밖을 향해 서서 활발하기 그지없으니, 우선 구박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건곤(乾坤)을 뒤흔들며 (작가 작가인지라 그에게는 특별한 일도 아니거늘 방출한들 또 무슨 방애되겠는가.) 지느러미 꼬리를 흔들지어다. (누가 감히 자초지종[端倪]을 알겠는가. 저런 기량을 지어 얻고서 자랑스레 나서다니, 군중을 놀라게 하여 마지않는구나.) |
千尺鯨噴洪浪飛 (轉過那邊去。不妨奇特。 盡大地人一口吞盡) 一聲雷震清飆起 (有眼有耳。如聾如盲。 誰不悚然) 清飆起 (在什麼處咄) 天上人間知幾幾 (雪峰牢把陣頭。 三聖牢把陣腳。 撒土撒沙作什麼。 打云爾在什麼處) |
천 척(尺) 고래가 홍랑(洪浪)을 뿜어 날리니 (저 편을 지나 굴러갔으니 기특하여 마지 않다. 온 대지 사람을 한 입에 다 삼켜버렸다.) 한 소리 우레를 진동시켜 청표(清飆)를 일으켰거늘 (눈이 있고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 같고 맹인 같으리니, 누군들 오싹하지 않겠는가.) 신선한 바람[清飆]이 일어났음을 (어디에 있더냐? 돌<咄*>!) 천상(天上)과 인간에 몇몇이나 알까. (설봉은 진두(陣頭)를 굳게 잡고, 삼성은 진각(陣脚)을 굳게 붙들고서 토사(土沙)를 뿌려서 어쩌자는 것인가? 무릎을 치며 "너는 어느 곳에 있느냐?") |
*滯水; 물길을 막다. 정체된 물(고인 물).
*何似生; 의문사(疑問詞)로 「자마생(作麼生)」과 같은 말.[佛學大辭典]
①何似라고도 하며 「여하(如何)」의 뜻.
②「어떤 물건과 같은가」의 뜻. [佛光大辭典]
*鈍置; =鈍致. [動] 고통스럽게 하다. 구박하다. 학대하다. 괴롭히다.
[名] 괴로움. 고통. 시달림.
*咄; ①꾸짖는 소리 ②탄식 또는 놀람을 나타내는 소리
透網金鱗。休云滯水。 五祖道只此一句頌了也。 既是透網金鱗。豈居滯水。 必在洪波浩渺 白浪滔天處。 且道二六時中。以何為食。 諸人且向三條椽下七尺單前。 試定當看雪竇道。 此事隨分拈弄。 如金鱗之類。振鬣擺尾時。 直得乾坤動搖。 |
'투망금린이여! 고인물[滯水]을 말하지 말라' 오조(五祖)는 다만 이 1구로 송해 마쳤다고 하였는데 기왕 투망금린이라면 어찌 고인물에서 살겠는가. 반드시 거대한 파도가 일고 흰 물결이 하늘에 닿는 곳에 있으려니와, 말해보라. 12시(時) 동안 무엇으로 먹이를 삼을 것인지. 여러분은 우선 삼조연하(三條椽下)의 칠척단전(七尺單前)을 향해 시험삼아 설두의 말을 꼭 살펴서 이 일을 분수에 따라 가지고 놀기를 물고기가 지느러미와 꼬리를 흔들듯이 할 때 곧바로 건곤(乾坤)이 동요하게 되리라. |
千尺鯨噴洪浪飛。 此頌三聖道一千五百人善知識。 話頭也不識。 如鯨噴洪浪相似。 一聲雷震清飆起。 頌雪峰道老僧住持事繁。 如一聲雷震清飆起相似。 大綱頌他兩箇俱是作家。 清飆起。 天上人間知幾幾。 且道這一句落在什麼處。 飆者風也。 當清飆起時。 天上人間。能有幾人知。 |
'천 척 고래가 홍랑을 뿜어 날린다' 하였는데, 이는 삼성의 '천오백 인을 거느린다는 선지식이 화두도 모르냐'는 말이 '고래가 홍랑을 분출하듯 하였다'고 송한 것이며, '한 소리 우레를 진동하매 청표가 인다'는 설봉의 '노승이 주지하는 일로 바쁘다'는 말은 '마치 한 소리 우레를 진동하매 신선한 바람이 이는 것과 같다'고 송한 것이니, 대강은 저 두 사람이 모두 작가임을 송한 것이다. '청표가 일어났음을 천상과 인간에 몇몇이나 알까' 하였는데, 자 말해보라. 이 1구는 어느 곳에 떨어져 있는가? 표(飆)란 풍(風)이니 신선한 바람이 일어났을 때를 당하여 천상과 인간에 몇이나 아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
*三條椽下七尺單前; 승당 내 자기 이름을 써 붙인 좌상(座床)을 單位라 한다.
가로가 석 자인데 그 위로 서까래 세 개가 있기 때문에 '새 서까래 밑[三條椽下]'이라 하며,
그 밑에서 좌선하는 자를 '삼조연하객(三條椽下客)'이라 한다.
또 상(床) 세로는 6자인데 그 앞의 명판 넓이 1자를 더해 칠척단전(七尺單前)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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