翠嵓芝 선사는 “大小 趙州가 다만 自救할 수 있겠다."고 拈古했다.
【六四】舉 | 【제64칙】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이다. |
南泉復舉前話。問趙州 (也須是同心同意始得。 同道者方知) 州便脫草鞋。 於頭上戴出 (不免拖泥帶水) 南泉云。子若在。 恰救得貓兒 (唱拍相隨。 知音者少。 將錯就錯)。 |
남전이 다시 앞 얘기를 들춰 조주에게 묻자, (반드시 동심동의<同心同意>라야 하고, 동도자<同道者>라야 바야흐로 안다.) 조주가 문득 짚신을 벗더니 머리에 이고 나가버렸다. (진흙탕에 물 더하기를 면치 못하리라.) 남전이 말했다. "자네가 있었더라면 합당히 고양이를 구했을 것을." (서로 노래하고 박자 맞추고 했으나 음을 아는 자가 적거니와, 착오를 가지고 착오로 나아갔다.)。 |
*拖泥帶水; ①깨친 뒤 중생제도를 위해 대중 속으로 뛰어드는 일에
비유하여 쓰기도 하고, ②말에 말을 섞으니 말만 무성하다 하여
구두선(口頭禪)을 배척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여기서는 ②의 뜻.
趙州乃南泉的子。 道頭會尾。 舉著便知落處。 南泉晚間復舉前話問趙州。 州是老作家。便脫草鞋。 於頭上戴出。 泉云。子若在卻救得貓兒。 且道真箇恁麼不恁麼。 南泉云。道得即不斬。 如擊石火似閃電光。 趙州便脫草鞋。 於頭上戴出。 他參活句。不參死句。 日日新時時新。 千聖移易一絲毫不得。 須是運出自己家珍。 方見他全機大用。 他道。我為法王於法自在。 |
조주는 바로 남전의 적자(的子)인지라 머리만 말해도 꼬리를 알고, 들추기만 하면 곧 낙처(落處)를 알았다. 남전이 늦은 시간에 다시 앞서의 얘기를 들춰 조주에게 물었는데, 조주 이 노작가(老作家)가 문득 짚신을 벗어 머리에 이고 나가버리니, 남전이 "자네가 있었더라면 고양이를 구했을 텐데."라고 하였다. 말해보라. 정말 그랬을까, 그렇지 못했을까. 남전이 '도득(道得)이면 베지 않겠다'고 한 것은 마치 石火 튀고 電光 번쩍이듯 했으나 조주가 곧 짚신을 벗어 머리에 이고 나가버렸으니, 그는 活句를 參하고 死句를 참하지 않은 것이다. 나날이 새롭고 때때로 새로워도 千聖은 추호도 移易해서는 안될 것이라 반드시 自己의 家珍을 運出해야만 비로소 그의 全機大用을 보려니와, 그가 '나는 法王이 되어 法에 自在하다'고 한 것이다. |
人多錯會道。 趙州權將草鞋。作貓兒。 有者道。 待他云道得即不斬。 便戴草鞋出去。 自是爾斬貓兒。 不干我事。 且得沒交涉。只是弄精魂。 殊不知。古人意。如天普蓋。 似地普擎。 他父子相投。機鋒相合。 那箇舉頭。他便會尾。 如今學者。不識古人轉處。 空去意路上卜度。 若要見。 但去他南泉趙州轉處便見好。 |
사람들은 흔히 錯會하여 趙州가 방편[權]으로 짚신을 고양이 삼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자들은 그가 '道得이면 곧 不斬하겠다'고 말하자마자 곧 짚신을 이고 나가버렸으니, 애초부터 당신이 고양이 베거나 말거나 내가 간여할 일이 아니다는 것이다고 하는데, 아무런 연관이 없는 弄精魂*일 뿐이거니와, 古人의 뜻이 하늘이 널리 덮어줌 같고 땅이 두루 받쳐줌과 같음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저 父子가 相投하고 機鋒이 相合한지라 한 쪽이 머리를 들추면 저 쪽이 꼬리를 안다. 如今의 學者들은 古人의 轉處를 인식하지 못하고 헛되이 意路 위로 복탁(卜度)해 가는데, 만일 보고자 한다면 다만 저 南泉과 趙州의 轉處로 가서 봐야 하리라. |
*弄精魂; 精神과 心思를 낭비하다.
頌云。 | 설두(雪竇)의 송(頌) |
公案圓來問趙州 (言猶在耳。 不消更斬。 喪車背後懸藥袋) 長安城裏任閑遊 (得恁麼快活。得恁麼自在。 信手拈來草。 不可不教爾恁麼去也) 草鞋頭戴無人會 (也有一箇半箇。 別是一家風。 明頭也合暗頭也合) 歸到家山即便休 (腳跟下好與三十棒。 且道過在什麼處。 只為爾無風起浪。 彼此放下 只恐不恁麼。 恁麼也太奇) |
公案이 굴러 趙州에게 물어 오자 (言이 아직 귀에 있다. 斬할 필요 없었거늘 상여 뒤에 약봉지 단 격이다.) 長安城 속을 한가히 노닐었다. (이러한 快活을 얻고 이러한 自在를 얻은 信手拈來草*라니. 네가 그렇게 가게 둘 수 없다.) 짚신 머리에 인 것은 아무도 모를지언정 (一箇나 半箇 있을 법도 한 어쩌면 한 집의 風俗이 明頭에도 맞고 暗頭에도 맞다.) 家山*으로 돌아가면 곧 쉼을 이루리라. (발꿈치 밑에 30棒을 주리라. 말해보라. 허물이 어느 곳에 있는가. 네게 바람 없는데 물결 일을킬 뿐이니 彼此에 놓아버려라. 다만 그렇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 그렇다면야 매우 기특한 일이다.) |
*信手拈來草; 극히 자유자재한 사람. 草는 民草의 뜻이고,
信手拈來는 손 가는 대로 가져오다. 극히 자연스러운 運筆에 비유한다.
*別是; ①其他 ②恐怕(半信半疑, 推測)
*家山; 家鄉. 본래면목에의 비유.
𡎺(側六切塞也) 磕(克盍切石聲同音榼) |
𡎺(側六切로 塞의 뜻이다) 磕(克盍切로 石聲이요 榼와 同音이다) |
公案圓來問趙州。 慶藏主道。如人結案相似。 八棒是八棒。十三是十三。 已斷了也。 卻拈來問趙州。 州是他屋裏人。 會南泉意旨。 他是透徹底人。 𡎺著磕著便轉。 具本分作家眼腦。 纔聞舉著。剔起便行。 |
「公案이 굴러 와 趙州에게 물었다」 했는데, 慶藏主는 '사람이 結案*하듯이 8棒은 8棒이고 13은 13이라고 단정해버렸다'고 하였다. (斬貓話를) 끄집어 내서 趙州에게 물었으나 조주는 그 집안 사람인지라 南泉의 意旨를 알았고, 그는 透徹한 사람인지라 便히 𡎺著磕著*하여 굴렀으며, 本分作家의 眼腦를 구비한지라 舉著을 들으면 눈썹 치켜 올리고 곧 行했다. |
*結案; 案件을 判決, 處理하여 終結시키다.
*𡎺著磕著; 막고𡎺 때리고磕 하다.
雪竇道。長安城裏任閑遊。 漏逗不少。 古人道。長安雖樂。 不是久居。 又云。長安甚鬧。 我國晏然也。 須是識機宜別休咎始得。 |
雪竇는 「長安城 안을 閑遊했다」고 했는데, 漏逗가 적지 않다. 古人이 이르되 '長安이 좋다지만 오래 살 곳이 아니다' 하였고, 또 '長安은 너무 시끄러운데 여기는 晏然하다'고도 하였으니, 모름지기 機宜를 알고 休咎를 분별해야 하리라. |
草鞋頭戴無人會。 戴草鞋處。這些子。 雖無許多事。 所以道。唯我能知。唯我能證。 方見得南泉趙州雪竇同得同用處。 且道而今作麼生會。 |
「짚신 머리에 인 것을 아는 사람이 없다」 했는데, 짚신을 인 곳은 이 조그마한 것이요, 다만 별 것이 없다. 그래서 오직 내가 알고 오직 내가 증득해야 비로소 南泉, 趙州, 雪竇의 同得 同用處를 보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자, 말해보라. 지금 어떻게 理會했는가? |
歸到家山即便休。 什麼處是家山。 他若不會。必不恁麼道。 他既會。 且道家山在什麼處。 便打。 |
「家山에 歸到한 즉 便休하리라」 했는데, 어느 곳이 家山인가. 그가 몰랐다면 필경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리니 그는 기왕 알았다. 말해보라. 家山이 어디에 있는가? 곧 후려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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