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巖錄

벽암록(碧巖錄) 제66칙 암두(巖頭)의 수황소검(收黃巢劍)

碧雲 2024. 3. 22. 07:31

 劍을 收得했거든 陷虎之機를 발휘하여 死活을 自在히 할 수 있어야 한다. 
黃巢之亂이 지났으니 劍을 收得했느냐는 물음에 收得했노라 하니, 
목을 들이밀자 스님의 목이 떨어졌다 했다. 
이 중은 과연 劍을 收得했을까? 
동일한 질문에 鹽平僧은 말없이 손으로 땅을 가리켰다. 
이 두 사례에서 省察이 있어야 한다. 

 

垂示云。 수시(垂示) 
當機覿面。提陷虎之機。
正按傍提。布擒賊之略。
明合暗合。雙放雙收解弄死蛇。
還他作者。
機를 正面으로 當하여는 陷虎之機*를 提起하고
正按傍提*한 擒賊之略*을 펼치면서
明合暗合*하고 雙放雙收*하여 解弄死蛇*한다면
그를 作者로 돌린다(작가라 부른다).

*陷虎之機; 범을 공격하여 陷沒시키는 機.
*正按傍提; 禪林用語。正按은 검을 쥐고 상대를 향해 正面으로 向함이요, 
傍提는 側面으로 突進함을 말하니,
이로써 學人을 接化하는 師家의 機法이 변화무쌍함에 비유하여 쓴다. 
때로는 正面으로 攻擊하여 直下에 第一義諦를 提示하기도 하고, 
때로는 側面奇襲의 方式을 체택하여 학인을 正道로 이끌기도 한다는 것.
*明合暗合; 明에도 附合하고 暗에도 附合하다. 
*雙放雙收; 때로는 完全肯定하고 때로는 完全否定하는 師家의 기법.
놓아주고(放) 붙들고(收)를 雙으로 행함을 의미한다. 
*解弄死蛇; 죽은 뱀(死蛇; 어리석은 자)을 가지고 놀줄 알다.

 

 【六六】舉。  【제66칙】 황소(黃巢)의 검 거두어 얻기
   巖頭問僧什麼處來
   (未開口時納敗缺了也。
   穿過髑髏。
 要知來處也不難)
   僧云。西京來
   (果然一箇小賊)
   頭云。黃巢過後。還收得劍麼
   (平生不曾做草賊。
   不懼頭落。
   便恁麼問。好大膽)
   僧云。收得
   (敗也。未識轉身處。
   茅廣漢如麻似粟)
   巖頭引頸近前云。㘞
   (也須識機宜始得。
   陷虎之機。是什麼心行)
   僧云。師頭落也
   (只見錐頭利。
   不見鑿頭方。
   識甚好惡。著也)
   巖頭呵呵大笑
  (盡天下衲僧不奈何。
   欺殺天下人。
 尋這老漢頭落處不得)
   巖頭가 중에게 "어디서 왔느냐?" 묻자,
   (입 열기도 전에 실패를 용납했다.
   해골을 뚫고 지나간지라<穿過髑髏*>
 온 곳을 알기 어렵지 않다.)
   중이 "西京에서 왔습니다." 하였다.
   (果然 하나의 小賊이구나.)
   "黃巢* 지나간 뒤에 劍을 거두어 얻었느냐?" 하니,
   (平生 草賊*질 한 적이 없는지라
   머리 떨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곧 이렇게 물었으니 매우 대담하다.)
   "거두어 얻었습니다." 하매,
   (졌다. 轉身處를 알지 못하는구나.
   茅廣漢*이 麻 같고 粟 같다.)
   巖頭가 목을 가까이 느러뜨려 디밀며 "자!" 하자,
   (모름지기 機宜를 알아야 하거늘
   陷虎之機라니 이 무슨 心行이냐.)
   중이 "스님 머리가 떨어졌습니다." 하였다.
   (송곳 끝이 예리한 것만 보고
   끌 끝 모난 것은 보지 못하니,
   무슨 好惡을 알리오. 드러났다.)
   巖頭는 하하 크게 웃었다.
  (온 天下의 衲僧이 어찌하지 못한다.
   天下人을 너무 속이니
 이 老漢의 頭落處를 찾지 못하리라.)
   僧後到雪峰
   (依前顢頇懞懂。
   這僧往往十分納敗缺去)
   峰問。什麼處來
   (不可不說來處。
   也要勘過)
   僧云。巖頭來
   (果然納敗缺)
   峰云。有何言句
   (舉得不免喫棒)
   僧舉前話
   (便好趕出)
   雪峰打三十棒趕出
   (雖然斬釘截鐵。
   因甚只打三十棒。
   拄杖子也未到折在。
   且未是本分。
   何故朝打三千暮打八百。

   若不是同參。
   爭辨端的。
   雖然如是。
   且道雪峰巖頭落在什麼處)。
   중이 후에 雪峰에 이르자
   (여전히 흐리멍텅하여
   이 僧이 왕왕 敗缺을 온전히 바친다.)
   설봉이 "어디서 왔느냐?" 하였다.
   (온 곳을 말하지 않을 수 없고
   勘過가 필요하기도 하다.)
   "巖頭에서 왔습니다."
   (과연 敗缺을 바치는구나.)
   "무슨 言句가 있었는가?" 하매,
   (들췄다가는 喫棒을 면치 못하리라.)
   중이 앞서의 얘기를 들추니, 
   (곧 내쫓아야 한다.)
   雪峰이 30棒을 때려 쫓아냈다.
   (비록 그렇게 斬釘截鐵했다지만
   어째서 30棒만 때리는가.
   拄杖子가 아직 부러지지도 않아 있다면
   또한 本分이 아닌 것이니,
   왜냐하면 아침에 三千을 때리고,
   저녘에 八百을 때렸어야 했기 때문이거니와,
   만약 同參이 아니었다면
   어찌 端的*을 변별했으리오.
   비록 그렇듯 이와 같더라도
   말해보라. 雪峰과 巖頭는 어디에 떨어져 있는가.)

*巖頭; 鄂州巖頭全奯禪師(德山宣鑒 法嗣) 青原下五世
*黃巢; 私鹽商人이었던 그는 唐末 僖宗 때 山東에서 黃巢之亂을 일으켜 
가장 긴 亂中에 많은 人命이 살상하였고, 
이후 唐의 國力 쇠퇴와 멸망을 가속케 하였다. 
*穿過髑髏; 「모든 情識이 斷滅된 境地」를 이르는 禪林用語이나 
여기서는 상대의 속을 다 꿰뚫어 보고있다는 뜻.
*草賊; 산적. 비적.
*茅廣漢; 띠풀이 넓은 사람이란 쓸데 없는 말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

 

大凡挑囊負缽。撥草瞻風。
也須是具行腳眼始得。
這僧眼似流星。
也被巖頭勘破了一串穿卻。
當時若是箇漢。
或殺或活。舉著便用。
這僧砑郎當。卻道收得。
似恁麼行腳。
閻羅老子問爾。索飯錢在。
知他踏破多少草鞋。
直到雪峰。當時若有些子眼筋。
便解瞥地去。
豈不快哉。
這箇因緣。有節角誵訛處。
此事雖然無得失。
得失甚大。
雖然無揀擇。
到這裏。卻要具眼揀擇。
대체로 바랑 메고 발우 지고서 撥草瞻風*함에는
모름지기 行腳眼을 갖춰야 하거니와
이 중의 眼目이 流星 같을지언정
巖頭에 의해 한 꼬챙이로 꿰뚫려 勘破되어버렸다.
當時에 만약 어떤 놈(특출한 자)이었다면
殺이나 活을 舉著하면 곧 썼을 터인데
이 중이 砑郎當*이라 도리어 收得이라 말했으니,
이런 행각 같아서는
閻羅老子가 네게 물어 밥값을 찾을 것인지라
그가 얼마만큼의 짚신을 踏破했는지 알리라.
雪峰에 이르른 當時에는 적으나마 眼筋이 있어
곧 잠깐 살펴[瞥地;暫見]가서 해결했으니,
어찌 快哉치 않으리오?
이런 因緣에는 節角誵訛處*가 있거니와,
이 일이 비록 그렇듯 得失이 없고
得失이 매우 크기도 하다.
비록 그렇듯 揀擇이 없다지만
이 속에 이르러서는 도리어 具眼揀擇을 要한다. 

*撥草瞻風; 無明의 荒草를 撥除하고 佛祖의 玄風을 瞻望하다. 
*砑郞當; 訝郎當. 허술한 사람. 
訝는 의아해하다. 郎當은 ①(옷이)헐렁헐렁함. ②허술한 모양새 
*節角誵訛處; 문자의 꺾임이 모호한 곳. 꺾이고 복잡히 얽혀서 난해(難解)한 구석. 
節角은 文字의 꺾인 모서리. 誵訛는 混淆訛誤(헷갈리고 애매모호함). 

看他龍牙行腳時。
致箇問端。問德山。
學人仗鏌鎁劍。
擬取師頭時如何。
德山引頸近前云。㘞。
龍牙云。師頭落也。
山便歸方丈。
牙後舉似洞山。洞山云。
德山當時道什麼。
牙云。他無語。
洞山云。他無語則且置。
借我德山落底頭來看。
牙於言下大悟。
遂焚香遙望德山。
禮拜懺悔。
有僧傳到德山處。德山云。
洞山老漢。不識好惡。
這漢死來多少時也。
救得有什麼用處。
저 龍牙가 行腳할 때를 살펴보자면
하나의 問端을 던져 德山에게 묻되,
"學人이 鏌鎁劍을 가지고
선사의 머리를 취하려 할 때는 어찌 합니까?" 하자,
德山은 목을 가까이 내밀면서 "자!" 하니,
龍牙가 "스님의 목이 떨어졌습니다." 하매,
덕산이 곧 方丈으로 돌아갔다.
용아가 후에 이를 洞山에게 들추자, 洞山을
"德山이 當時에 무슨 말을 하더냐?" 하니,
용아가 "그는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하였다.
洞山이 "그가 말하지 않은 것은 차치하고
내게 德山의 떨어진 그 머리를 가져와 보거라." 하매
용아가 言下에 大悟하고서
이윽고 焚香하고 멀리 德山을 바라보며
禮拜하고 懺悔하였다.
어느 스님이 德山處에 이르러 傳하니, 德山은
"洞山 늙은이가 好惡을 모르는구나.
그 자가 죽은지 오래이거늘
救得해서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하였다. 
這箇公案。與龍牙底一般。
德山歸方丈。則暗中最妙。
巖頭大笑。他笑中有毒。
若有人辨得。天下橫行。
這僧當時若辨得出。
千古之下。免得檢責。
於巖頭門下。已是一場蹉過。
이 公案은 龍牙의 것과 一般이다.
德山이 方丈으로 돌아감은 곧 暗中의 最妙요,
巖頭가 大笑함은 그 笑中에 毒이 있거니와,
만일 누가 辨得하면 天下를 橫行하리라.
이 僧이 當時에 辨得해 냈더라면
千古之下에 檢責을 免했으련만
巖頭門下에서는 이왕 한바탕 蹉過했다. 
看他雪峰老人是同參。
便知落處。
也不與他說破。
只打三十棒趕出院。
可以光前絕後。
這箇是拈作家衲僧鼻孔。
為人底手段。
更不與他如之若何。
教他自悟去。
本分宗師為人。
有時籠罩。不教伊出頭。
有時放令死郎當地。
卻須有出身處。
大小大巖頭雪峰
倒被箇喫飯禪和勘破。
보건대 저 雪峰老人은 同參이라
곧 落處를 알았기에
또한 그에게 說破해 주지 않고
다만 三十棒을 때려 사원에서 쫓아냈으니,
가이 光前絕後*라 하겠다.
이런 것이 바로 作家衲僧의 鼻孔을 꿰어
사람을 위하는 저변의 수단으로서
더는 그에게 如之若何*를 주지 않고
그가 스스로 깨우쳐가게 하는 것이어니와,
本分宗師의 사람 위함에는
어느 때는 籠罩*하여 그를 出頭케 하고,
어느 때는 開放하여 死郎當地*로 하여금
도리어 반드시 出身處가 있게 하기도 하여
이렇게 큰 巖頭와 雪峰이
거꾸로 저 喫飯禪和*에게 勘破를 입기도 한다. 

*光前絕後; 空前絕後. 他人의 德行이나 成就가 古今을 超越했음을 稱頌하는 말. 
*如之若何; 如之何. 어찌하면 좋을까. 
*籠罩; 覆蓋(가리다. 덮다.)
*死郎當地; 죽음이 넉넉한 곳. 거의 죽은 곳. 

只如巖頭道。
黃巢過後還收得劍麼。
諸人且道。
這裏合下得什麼語。
免得他笑。
又免得雪峰行棒趕出。
這裏誵訛。
若不曾親證親悟。
縱使口頭快利。
至究竟透脫生死不得。
山僧尋常教人覷這機關轉處。

若擬議則遠之遠矣。
다만 巖頭의 말처럼
"黃巢 지나간 후에 劍을 收得했는가?" 묻는다면
여러분은 말해보라.
이 속에서 合當히 무슨 말을 下得*해야
그의 웃음을 면하겠으며,
또 雪峰의 棒을 때려 내쫓음을 면하겠는가?
이 속의 헷갈리고 애매한 구석[誵訛]을
만약 일찍이 몸소 證悟하지 못했다면
설령 口頭가 快利하더라도
究竟에 生死를 透脫함을 얻지 못하기에 이르리라.
山僧은 평상시 사람들에게
이 機關의 구르는 곳을 보라고 가르치거니와,
만약 주저한다면 곧 멀고 멀 뿐이다. 

*喫飯禪和; 밥(禪食) 먹는 禪學徒. 배우는 사람. 
*下得; 기꺼이 하다(舍得), 냉정하게 ~하다(忍心). 

不見投子問鹽平僧云。
黃巢過後。收得劍麼。
僧以手指地。
投子云。三十年弄馬騎。
今日卻被驢子撲。
看這僧。也不妨是箇作家。
也不道收得。也不道收不得。
與西京僧。如隔海在。
真如拈云。
他古人。一箇做頭。
一箇做尾定也。
보지 못했는가. 投子가 鹽平僧*에게 묻되
"黃巢가 지나간 후에 劍을 收得했는가?" 하니,
僧이 손으로 땅을 가리켰다.
投子는 "30年 동안 말을 희롱하여 타다가
오늘 도리어 나귀에게 차였구나." 하였다.
이 僧을 보건대 또한 어쩌지 못할 作家인지라
收得을 말하지도 않고 收不得을 말하지도 않았으니,
西京의 僧과는 바다 건너에 있는 것과 같다.
真如(大溈慕喆)가 拈하여 이르기를,
저 古人이 한 개는 머리를 만들고
하나는 꼬리를 만들어버렸다고 하였다. 

*鹽平僧(延平僧); 撫州疎山證禪師(疎山匡仁法嗣) 青原下六世
先師 疎山匡仁을 初參하여 得旨하고 後에 諸方을 遍歷하다가 
子를 參謁하니, 投子가 "어디서 왔느냐?" 물었다. 
"延平입니다." 
"劒을 얻어 가지고 왔느냐?" 
"얻어 왔습니다." 
이에 투자가 "老僧에게 보여 보거라." 하니, 
선사가 面前의 땅을 가리켰다. 
투자가 곧 그만 두었다. 
저녘 무렵에 투자가 侍者에게 "새로 왔던 중이 있느냐?" 물으니, 
"當時에 갔습니다." 하매, 
"30년 동안 말을 희롱하며 탔었는데 오늘 나귀에게 차였구나." 하였다.

 

雪竇頌云。 설두(雪竇)의 송(頌)
 黃巢過後曾收劍
   (孟八郎漢有什麼用處。
   只是錫刀子一口)
 大笑還應作者知
   (一子親得。能有機箇。
   不是渠儂爭得自由)
 三十山藤且輕恕
   (同條生同條死。
   朝三千暮八百。
   東家人死西家人助哀。
   卻與救得活)
 得便宜是落便宜
   (據款結案。
   悔不慎當初。
   也有些子)
 黃巢 지나간 뒤 일찍이 劍을 收得했는가.
   (孟八郎漢에게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그저 한 자루 주석<朱錫>칼일 뿐이다.)
 大笑는 응당 作者라야 알리라.
   (一子를 몸소 얻음이 몇 개나 있겠으며,
   그 사람<渠儂> 아니고서 어찌 自由를 얻으리오.)
 30 棒(山藤)은 다만 가벼운 용서요,
   (한 가지에서 살고 한 가지에서 죽으려면
   아침에 3천 저녘에 8백을 때려야 하거늘
   東家人이 죽자 西家人이 슬픔을 거들었으니
   도리어 구제해 주고 삶을 얻은 꼴이다.)
 便宜를 얻음이 곧 便宜에 떨어짐이로다.
   (據款結案이다.
   신중하지 못한 當初를 후회한다니
   또한 조금은 있다.)

 

黃巢過後曾收劍。
大笑還應作者知。
雪竇便頌這僧與巖頭大笑處。

這箇些子。
天下人摸索不著。
且道他笑箇什麼。
須是作家方知。
這笑中有權有實。
有照有用。有殺有活。
三十山藤且輕恕。
頌這僧後到雪峰面前。
這僧依舊莽鹵。
峰便據令而行。
打三十棒趕出。
且道為什麼卻如此。
爾要盡情會這話麼。
得便宜是落便宜。
「黃巢過後曾收劍。
大笑還應作者知。」는
雪竇가 이 僧에게 巖頭가 大笑해 준 곳을
頌한 것인데,
이런 조그마한 것을
天下人은 摸索하지 못한다.
말해보라. 그는 그 무엇을 웃었는가?
모름지기 作家라야 비로소 알리라.
이 웃음 속에 權이 있고 實이 있으며,
照가 있고 用이 있고, 殺이 있고 活이 있다.
「三十山藤且輕恕」는
이 僧이 후에 雪峰의 面前에 이르러서도
이 僧이 여전히 애매모호[莽鹵]하매
雪峰이 곧 令을 따라 行하여
30棒을 때려서 쫓아낸 것을 頌한 것이다.
말해보라. 어째서 도리어 이와 같았는지.
너희가要情을 다해 이 談話를 알고자 하는가?
便宜를 얻는 것이 바로 便宜에 빠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