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巖錄

벽암록(碧巖錄) 제67칙 부대사(傅大士)의 강경경(講經竟;금강경 강설 끝내기)

碧雲 2024. 7. 8. 08:17
 【六七】舉。  【제67칙】 부대사(傅大士)의 강경(講經)
   梁武帝請傅大士講金剛經
   (達磨兄弟來也。
 魚行酒肆即不無。
   衲僧門下即不可。
   這老漢老老大大作這般去就)
   大士便於座上。揮案一下。
   便下座
   (直得火星迸散。
   似則似是則未是。
   不煩打葛藤)
   梁武帝가 傅大士에게 金剛經 강설을 청하자
   (達磨의 兄弟가 왔다는 것인데,
 어행주사<魚行酒肆*>가 없지 않지만
   衲僧의 門下에서는 不可하거늘
   이 늙은이가 이런 去就를 하다니.)
   大士가 곧 座上에서 案*을 한 번 휘두르고서
   곧 下座했다.
   (곧바로 불똥이 온통 튀었다.
   비슷하기는 비슷하나 옳기는 옳지 않다.
   번거롭게 言句에 얽히지 말라.)
   武帝愕然
   (兩回三度被人瞞。
   也教他摸索不著)
   誌公問。陛下還會麼
   (黨理不黨情。
   盵膊不向外。
   也好與三十棒)
   帝云。不會
   (可惜許)
   誌公云。
   大士講經竟
   (也須逐出國始得。
   當時和誌公。一時與趕出國。
   始是作家。
   兩箇漢同坑無異土)。
   武帝가 몹시 놀라워 하매
   (두 번 세 번 사람의 기만을 당하고서도
   그는 역시 摸索하지 못하는구나.)
   誌公이 "陛下는 아시겠습니까?" 하니
   (理의 편에 서고 情의 편에 서지 않았다.
   보건대 팔이 밖으로 굽지 않았으니
   또한 30棒을 주어야겠다.)
   무제가 "모르겠소." 하자
   (애석하다 하겠다.)
   誌公이 말했다.
   "大士의 금강경 강설이 끝났습니다."
   (그야말로 반드시 나라에서 逐出해야 한다.
   當時 誌公과 함께  一時에 내쫓았어야
   비로소 作家인 것이거늘
   두 사람이 同坑無異土*이다.)

 

*魚行酒肆; 酒肆은 술을 파는 거리 즉 주점가이니, '물고기가 주점가로 간다' 함은 
제 발로 死地에 들어간다는 것으로 「和光同塵」, 「拖泥帶水」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揮案; 案을 휘두르다. 案은 議提 또는 計畫 따위의 文件을 말하니, 
여기서는 「금강경 經卷」을 뜻한다. 
*黨理不黨情; 禪林用語。道理에 기초하고 人情을 좇지 않음을 말한다. 
禪林에서는 法에 의지하고 人情을 忘卻한다는 의미로 쓰인다.[佛光大辭典]
*盵; =看. 
*同坑無異土; 同一한 구덩이에 다른 흙이 없다. 즉 모든 중생이 다 평등하다는 뜻이다.

 

梁高祖武帝。蕭氏。
諱衍。字叔達。
立功業。以至受齊禪。
即位後。別註五經講議。
奉黃老甚篤。
而性至孝。
一日思得出世之法。
以報劬勞。
於是捨道事佛。
迺受菩薩戒。於婁約法師處。
披佛袈裟。
自講放光般若經。
以報父母。
時誌公大士。
以顯異惑眾。
繫於獄中。
誌公乃分身。
遊化城邑。
帝一日知之。
感悟極推重之。
誌公數行遮護。
隱顯逮不可測。
양(梁)의 고조(高祖)인 무제(武帝)는 소(蕭)씨로
휘(諱)는 연(衍), 자(字)는 숙달(叔達)이며,
공적을 세움으로써 제선(齊禪*) 받기에 이르렀다.
즉위한 뒤 5경(五經*)을 별주하고 강의하여
황노(黃老*)를 받듬이 두터웠으며
성품이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하루는 출세간의 법을 얻어
구로(劬勞*)에 보답하겠노라 생각하고서
이에 도교(道敎)를 버리고 불교를 섬겼다.
마침내 누약법사(婁約法師*) 처소에서 보살계를 받아
불가사(佛袈裟)를 입고서
스스로 방광반야경(放光般若經)을 강의함으로써
부모에게 보은하였다.
때에 지공대사(誌公大士)가
이적(異跡)을 드러내 대중을 유혹한다 하여
옥중에 같혔으나
지공이 이내 분신(分身)을 하여
성읍을 다니면서 교화를 지속하매
무제가 하루는 이를 알고서
감오(感悟)하여 추중(推重)하였으나
지공이 수 차례 차호(遮護*)해버리니
은현(隱顯*)을 종잡을 수 없었다. 

*齊禪; 평등한 위치로 禪讓함. 즉 제위를 선양함. 
*五經; 儒家에서 배우는 중요한 책 《易》, 《書》, 《詩》, 《禮》, 《春秋》의 五部經典. 
*黃老; 黃帝와 老子의 합칭.
*劬勞; 수고하다. 부지런하다. 
*婁約法師; 慧約(452~535). 俗姓은 婁(樓), 名은 靈璨, 字는 德素. 
智者寺의 開山祖師로 南朝 梁武帝의 國師였다. 
*遮護; 가로막고 보호하다. 
*隱顯; 사라짐(隱沒)과 나타남(顯現).

時婺州有大士者。居雲黃山。
手栽二樹。謂之雙林。
自稱當來善慧大士。
一日修書。命弟子。
上表聞於帝。
時朝廷以其無君臣之禮不受。
傅大士將入金陵城中賣魚。
時武帝或請誌公講金剛經。
誌公曰。貧道不能講。
市中有傅大士者。
能講此經。
帝下詔召之入禁中。
傅大士既至。於講座上。
揮案一下。便下座。
當時便與推轉。
免見一場狼籍。
卻被誌公云陛下還會麼。
帝云。不會。
誌公云。大士講經竟也。
是一人作頭。一人作尾。
때에 무주(婺州) 운황산(雲黃山)에 한 대사가 있어
손수 두 그루의 나무를 심고 쌍림(雙林)이라 이르며
자칭 당래(當來)의 선혜대사(善慧大士)라 하였는데
하루는 서신을 써서 제자더러
무제에게 표문(表聞)을 올리게 하였으나
당시 조정이 군신의 예가 없다 하여 받지 않자
부대사(傅大士)는 금릉성으로 생선 팔러 들어갔다.
때에 무제가 지공에게 金剛經 강의를 청하자
지공이 빈도(貧道)는 강의할 수 없고
市中에 傅大士란 자가 있어
이 경을 강의할 수 있다고 하매,
무제가 조서를 내려 금(禁;宮) 중에 들게 하니
傅大士가 기왕 講座上에 이르러
한 번 揮案*하고서 곧 下座했다.
當時에 곧 퇴전(推轉;퇴출)시켰더라면
한 바탕 낭패의 모습[狼籍]은 보이지 않았을 것을
도리어 誌公의 '陛下는 아시겠냐'는 물음에
帝가 '모르겠다' 하자
誌公이 '大士가 講經을 마쳤다'고 하였으니,
바로 一人이 시작하고 一人이 끝 맺은 것이다. 
誌公恁麼道。
還夢見傅大士麼。
一等是弄精魂。這箇就中奇特。
雖是死蛇。解弄也活。
既是講經為甚。
卻不大分為二。
一如尋常座主道。
金剛之體堅固。
物物不能壞。
利用故能摧萬物。
如此講說。
方喚作講經。
雖然如是。諸人殊不知。
誌公이 그렇게 말했으나
꿈에라도 傅大士를 보았겠는가?
일등가는 弄精魂지만 이런 것은 그 중 기특하며,
죽은 뱀일지라도 꿈틀거릴 줄 알면 산다.
기왕 이 講經은 위심(為甚:至極,無二)하여
도리어 둘로 크게 나뉘지 않았으나
尋常의 座主의 말과 一如하다.
金剛의 體가 堅固하여
그 어느 것도 부수지 못하고
이롭게 씀으로써 능히 萬物을 摧伏하는
이와 같은 講說이라야
비로소 講經이라 지어 부를 것이다.
비록 이와 같지만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傅大士只拈向上關捩子。
略露鋒鋩。教人知落處。
直截與爾。壁立萬仞。
恰好被誌公不識好惡。
卻云大士講經竟。
正是好心不得好報。
如美酒一盞。
卻被誌公以水攙過。
如一釜羹。
被誌公將一顆鼠糞污了。
且道既不是講經。
畢竟喚作什麼。
傅大士가 向上의 關捩子만 拈하고
鋒鋩을 슬쩍 드러내서 落處를 알도록
너희에게 直截해 주었으니 壁立萬仞하다.
마침 誌公이 好惡을 모른다며
도리어 '大士가 講經을 마쳤습니다' 했으니,
바로 이것이 好心이 好報를 얻지 못함이라
마치 美酒 한 잔이
誌公으로부터 물로 희석되어진 것과 같고,
한 국자의 국이
誌公으로부터 한 알의 쥐똥으로 더럽혀짐과 같다.
자 말해보라. 기왕 이것이 講經이 아니라면
畢竟 무엇이라고 해야겠는가? 

 

頌云。 雪竇의 頌
 不向雙林寄此身
   (只為他把不住。
   囊裏豈可藏錐)
 卻於梁土惹埃塵
   (若不入草。爭見端的。
   不風流處也風流)
 當時不得誌公老
   (作賊不須本。
   有牽伴底癩兒) 
   也是栖栖去國人
   (正好一狀領過。便打)
 雙林을 향해 이 몸을 寄託하지 않고
   (오직 그를 붙들지 못해서이다.
   낭<囊> 속에 어찌 송곳을 숨길 수 있겠는가.)
 도리어 梁土에 埃塵를 惹起했구나
   (入草하지 않고서 어찌 확실히 보리오?
   바람 불지 않는 곳에도 바람이 불었다.)
 當時에 誌公 늙은이를 얻지 못했다면
   (도적질에는 자본이 필요치 않거늘
   짝을 이끄는 그런 문둥이가 있다니.) 
   또한 쓸쓸히 나라를 떠났을 사람이다.
   (딱 좋은 一狀領過*로다. 무릎을 치다.)

*栖栖; ①불안한 모습. ②외롭고 쓸쓸한 모습. 
*一狀領過; 한 招狀으로 죄과를 인정케 하다. 
 語言을 떠나 곧바로 直入케 하는 길을 의미한다.

 

不向雙林寄此身。
卻於梁土惹埃塵。
傅大士與沒板齒老漢。
一般相逢。
達磨初到金陵。見武帝。
帝問。如何是聖諦第一義。
磨云。廓然無聖。
帝云。對朕者誰。
磨云。不識。
帝不契。
遂渡江至魏。
武帝舉問誌公。
公云。陛下還識此人否。
帝云。不識。
誌公云。此是觀音大士。
傳佛心印。
帝悔。遂遣使去取。

誌公云。
莫道陛下。發使去取。
合國人去。
他亦不回。
「雙林에 이 몸을 寄託하지 않고
도리어 梁土에 埃塵을 惹起했다」는 것은
傅大士와 몰판치노한(沒板齒老漢*)이
같이 서로 만났음이다.
達磨가 처음 金陵에 도착해 武帝를 뵙자
帝가 "무엇이 聖諦의 第一義입니까?" 물으니
磨는 "廓然하여 聖이 없습니다." 하였고,
帝가 "짐(朕)을 對한 자는 누굽니까?" 물으니
磨는 "알지 못합니다." 하였으나
帝가 계합(契合)하지 못하매
마침내 강을 건너 魏나라로 갔다.
武帝가 이 일을 들춰 誌公에게 묻자
公이 "폐하는 이 사람을 아십니까?" 물으매
帝가 "모르오." 하니,
誌公이 "이 분은 觀音大士로서
佛의 心印을 傳합니다." 하매
帝가 후회하고서
이윽고 사신을 보내 데려오려 하자
誌公이 말하기를
"폐하, 사신을 보내 取한다는 말씀 마십시요.
온 나라 사람이 가도
그 또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沒板齒老漢; 코뿔소를 板齒犀라 하는 것으로 보아 板齒는 코뿔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며, 
코뿔없는 늙은이란 저돌적이지 못하고 무덤덤한 사람, 즉 武帝에 비유하여 쓴 표현.

所以雪竇道。
當時不得誌公老。
也是栖栖去國人。
當時若不是誌公。
為傅大士出氣。
也須是趕出國去。
誌公既饒舌。
武帝卻被他熱瞞一上。
雪竇大意道。不須他來梁士。
講經揮案。所以道。
何不向雙林寄此身。
喫粥喫飯。隨分過時。
卻來梁士。
恁麼指注揮案一下。便下座。
便是他惹埃塵處。
그래서 雪竇가
當時에 誌公老가 없었다면
쓸쓸히 나라를 떠나갔을 사람이다 한 것은
當時에 만약 誌公이
傅大士를 위해 出氣하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나라에서 쫒겨났으련만
誌公이 기왕 요설(饒舌*)을 하매
武帝가 단번에 그의 열만(熱瞞*)을 입었다는 것이다.
雪竇가 말한 大意는 그가 梁士에 와서
講經揮案하지 말아야 했다는 것이라
그러므로 왜 雙林을 향해 몸을 寄託하여
喫粥喫飯하며 분수에 맞게 시간을 보내지 않고
도리어 梁士로 와서
이렇듯 한바탕 揮案해 보이고서 바로 下座해버린
곧 이것이 그가 埃塵을 惹起한 곳이라는 것이다.  

*饒舌;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다. 수다 떨다. 
*熱瞞; 매운 속임수. 공허하고 황당무계한 얘기.

既是要殊勝。則目視雲霄。
上不見有佛。
下不見有眾生。
若論出世邊事。
不免灰頭土面。
將無作有。
將有作無。
將是作非。將麤作細。
魚行酒肆。橫拈倒用。
教一切人明此箇事。
若不恁麼放行。
直到彌勒下生。
也無一箇半箇。
傅大士既是拖泥帶水。
賴是有知音。
若不得誌公老。
幾乎趕出國了。
且道即今在什麼處。
기왕 殊勝하려거든 곧 시야를 넓혀서[目視雲霄*]
위로는 부처가 있음을 보지 않고
아래로 眾生이 있음을 보지 말야야 한다는 것인데,
만약 出世間 편에서 일을 논하자면
灰頭土面*이지 않을 수 없다.
無를 가져다 有를 짓고
有를 가져다 無를 지으며,
是로 非를 짓고 麤로 細를 지으면서
魚行酒肆하고 橫拈倒用*하여
一切人으로 하여금 이 일을 밝히게 해야 하거니와
만약 그렇듯 放行치 않았다가는
彌勒이 下生하기에 바로 이르러도
그야말로 (明此事人이)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傅大士는 기왕 拖泥帶水한 것이고,
다행인 것은 知音이 있었다는 것이다.
만일 誌公老를 얻지 못했더라면
거의 내몰려 出國했을 것이다.
자 말해보라. 지금 어디에 있겠는가? 

*目視雲霄; 雲霄는 높은 하늘이니, 시야가 광활함을 형용하는 말. 
*灰頭土面; 온 얼굴에 흙먼지가 잔뜩 묻은 모습. 
선림에서는 悟道 후에 중생제도를 위해 자신이 더럽혀지는 것을 무릅쓰고 
먼지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을 말하니, 
和光同塵이나 拖泥帶水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橫拈倒用; 師家가 學人을 지도할 때 能히 收放을 縱橫하고, 
自由自在히 靈活運用하는 方法을 橫拈豎放 또는 橫拈倒用이라 稱한다.〔枯崖漫錄卷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