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句百非; ①四句는 통상 有, 無, 亦有亦無, 非有非無, 또는 긍정, 부정, 부분긍정 부분부정, 양자 모두 부정 같은 일반 논의형식이 되어지는 네 가지를 말하나, 선림에서는 대개 臨濟義玄의 四料簡, 즉 奪人不奪境, 奪境不奪人, 人境共奪, 人境共不奪이라 하기도 한다. ②百非는 '많은 수'라는 의미의 百에 否定을 뜻하는 非이니, '많은 수의 부정'을 말하니 《열반경》 21권의 「선남자야!涅槃의 體性은 非生非出、非實非虛、非作業生、 非是有漏有為之法、非聞非見、非墮非死、非別異相、亦非同相、非往非還、 非去來今、非一非多、非長非短、非圓非方、非尖非斜、 非有相非無相、非名非色、非因非果、非我我所,. . .」이라 하신 이것이 百非이다. |
垂示云。 | 수시(垂示) |
夫說法者。無說無示。 其聽法者。無聞無得。 說既無說無示。 爭如不說。 聽既無聞無得。 爭如不聽。 而無說又無聽。 卻較些子。 只如今諸人。聽山僧在這裏說。 作麼生免得此過。 具透關眼者。試舉看。 |
대저 法을 說한다는 것은 설함도 가리킴도 없고, 그 法을 듣는다는 것은 들음도 얻음도 없다. 說이 기왕 없고 說이 가리킴도 없다면 어찌 설하지 않음만 할 것이며, 들음이 기왕 없고 들음이 얻음도 없다면 어찌 듣지 않음만 하겠는가. 그러니 說하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 것이 오히려 나을 터인데 다만 지금 山僧이 설하는 것을 듣고 있는 여러분이라면 어찌해야 이 허물이 면해지겠는가. 꿰뚤어 보는 눈을 갖춘자는 한 번 이 예를 살펴보거라. |
【七三】舉。 | 【73칙】 馬祖대사의 四句百非 |
僧問馬大師。 離四句絕百非。 請師直指某甲西來意 (什麼處得這話頭來。 那裏得這消息) 馬師云。 我今日勞倦。不能為汝說。 問取智藏去 (退身三步蹉過也不知。 藏身露影。 不妨是這老漢推過。 與別人。) |
僧이 馬大師에게 여쭈었다。 "離四句絕百非*하고서 師께서 某甲에게 西來意*를 直指해보십시요." (어디서 이 話頭를 얻어 왔고 어느 속에서 이 消息을 얻었는가.) 馬師가 "내가 오늘 노곤하여 네게 말해줄 수 없으니 智藏*에게 가서 물어보거라." 하니, (세 걸음 몸을 빼고 잘못인 줄도 모르는가. 몸을 숨겨봐야 그림자가 드러나거늘 이 老漢이 허물 밀쳐내기를 마다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구나.) |
僧問智藏 (也須與他一拶。 蹉過也不知) 藏云。何不問和尚 (草裏焦尾大蟲出來也。道什麼。 直得草繩自縛。去死十分) 僧云。和尚教來問 (愛人處分。 前箭猶輕後箭深) 藏云。 我今日頭痛。不能為汝說。 問取海兄去 (不妨是八十四員善知識。 一樣患這般病痛) 僧問海兄 (轉與別人。抱贓叫屈) 海云。 我到這裏卻不會 (不用忉忉。 從教千古萬古黑漫漫) |
僧이 智藏에게 묻자, (반드시 그에게 一拶을 주어라。 蹉過한 줄도 모르니.) 藏은 "왜 큰스님께 여쭙지 않느냐" 하였다. (草裏의 焦尾大蟲*을 불러내서 무얼 말하리오. 새끼줄에 스스로 묶여 거의 죽었다.) 僧이 "큰스님이 스님에게 물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니, (남의 處分을 좋아하다니. 前箭이 오히려 기볍고 後箭이 깊다.) 藏은 "나는 오늘 머리가 아파 네게 말 못하겠으니, 海兄*에게 가서 물어보거라." 하였다. (84 인의 善知識도 어쩌지 못해 한결같이 이런 病痛을 앓는다.) 僧이 海兄에게 물으니 (다른 사람에게 포장규굴[抱贓叫屈*]을 떠넘겼다.) 海는 "나는 이 속에 이르러서는 알지 못한다" 하였다. (군말이 필요치 않다. 教를 쫓은 千古萬古가 어두움으로 가득하다.) |
僧舉似馬大師 (這僧卻有些子眼睛) 馬師云。藏頭白海頭黑 (寰中天子敕。塞外將軍令)。 |
僧이 馬大師께 이와 같은 사실을 아뢰자 (이 중이 오히려 조금은 眼目[眼睛]이 있다.) 馬師는 "藏의 머리는 희고, 海의 머리는 검구나" 하였다. (寰中天子敕, 塞外將軍令*이다.) |
*智藏; 虔州西堂智藏禪師(馬祖道一 法嗣) 南嶽下二世 *海兄; 百丈懷海禪師 *焦尾大蟲; 焦尾는 까맣게 탄 오동나무로 꼬리부분을 만든 東漢 채옹(蔡邕)의 名琴, 大蟲은 늙은 호랑이[老虎]의 別稱. *抱贓叫屈; 손에 장물을 쥐고서 억울함을 호소하다. 확실한 증거 앞에서 억지 변명을 하는 것을 비유한다. 선가에서는 제 마음에서 구하지 않으면서 찾지 못해 한탄하는 자에 비유하여 쓴다. *寰中天子敕 塞外將軍令; 나라 안에는 천자 칙령, 요새 밖은 장수의 군령이다. 《五燈會元卷第十二》 東京華嚴普孜禪師(浮山遠法嗣,南嶽下十一世) 章에 「曰。如何是主中主(主看主)。師曰。寰中天子勑。 曰。如何是主中賓(主看賓)。師曰。塞外將軍令。」라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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這箇公案。山僧舊日。 在成都參真覺。 覺云。只消看馬祖第一句。 自然一時理會得。 且道這僧。是會來問。 不會來問。 此問不妨深遠。 |
이 公案을 山僧이 옛날 成都에 있을 때 真覺*에게 여쭈었더니 覺이 "다만 馬祖의 第一句를 삭여 살핀다면 自然히 一時에 理會하여 얻을 것이다." 하였는데, 자 말해보라. 이것이 알면서 물어온 것인가 모르고서 물어온 것인가. 이 질문은 深遠해 마지 않다. |
*真覺; 瑞州黃檗惟勝真覺禪師(黃龍南 法嗣) 南嶽下十二世 | |
離四句者。 有。無。非有。非無。 非非有。非非無。 離此四句。絕其百非。 只管作道理。不識話頭。 討頭腦를 不見。 若是山僧。待馬祖道了。 也便與展坐具。禮三拜。 看他作麼生道。 當時馬祖。若見這僧來。 問離四句絕百非。 請師直指某甲西來意。 以拄杖劈脊便棒趕出。 看他省不省。 馬大師只管與他打葛藤。 以至這漢。當面蹉過。 更令去問智藏。 殊不知馬大師來風深辨。 |
離四句란 有, 無, 非有非無, 非非有非非無(亦有亦無)인데, 이 四句를 여의고 그 百非를 떠나 오로지 道理만 지어서는 話頭를 알지 못하는 것이라 아무리 머리를 싸매봐도 보지 못한다. 만일 山僧이었다면 馬祖의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坐具를 펼쳐 三拜를 올리고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살폈겠거니와, 當時에 (내가)馬祖여서 만약 이 僧이 와 묻되 "四句絕百非하고서 師께서 제게 西來意를 直指해보시오" 함을 보았다면 拄杖子로 등짝에다 몽둥이질하여 내쫓고서 그가 성찰하나 못하나 보았겠는데, 馬大師는 다만 오로지 그에게 葛藤만 일으켜 주었다. 이로써 이 자가 蹉過에 當面하기에 이르렀고, 다시 智藏에게 가서 묻게 했으니 별로 馬大師가 來風*을 깊이 헤아릴 줄 모른 것이다. |
*來風; 상대방의 능력이나 형편, 분위기. | |
這僧懞懂。走去問智藏。 藏云。何不問和尚。 僧云。和尚教來問。 看他這些子。拶著便轉。 更無閑暇處。 智藏云。我今日頭痛。 不能為汝說得。 問取海兄去。 這僧又去問海兄。 海兄云。我到這裏卻不會。 且道為什麼。一人道頭痛。 一人云不會。畢竟作麼生。 |
이 僧이 흐리멍텅한지라 달려가 智藏에게 묻자, 藏은 "왜 화상께 여쭙지 않느냐" 하매, 僧이 "화상께서 물어보라 하셨다" 하니, 그의 이 작음을 보아 건드리면 곧 구르는지라 다시 한가할 곳이 없다. 智藏이 "나는 오늘 머리가 아파 너에게 설해줄 수 없으니 海兄에게 가서 물어보거라" 하매 이 중이 또 가서 海兄에게 묻자 海兄이 "나는 이 속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모른다" 하였는데, 말해보라. 어째서 한 사람은 頭痛을 말하고, 한 사람은 모른다 한 것이며, 결국 어찌 한 것인가. |
這僧卻回來。舉似馬大師。 師云。藏頭白海頭黑。 若以解路卜度。 卻謂之相瞞。 有者道。只是相推過。 有者道。三箇總識他問頭。 所以不答。總是拍盲地。 一時將古人醍醐上味。 著毒藥在裏許。 所以馬祖道。 待汝一口吸盡西江水。 即向汝道。與此公案一般。 若會得藏頭白海頭黑。 便會西江水話。 這僧將一檐懞懂。 換得箇不安樂。 更勞他三人尊宿。入泥入水。 畢竟這僧不瞥地。 雖然一恁麼。這三箇宗師。 卻被箇擔板漢勘破。 |
이 중이 돌아와 이와 같음을 馬大師에게 들추자 마대사가 "藏의 머리는 희고 海의 머리는 검다" 했는데, 만일 이해해보려고 애쓴다면 도리어 서로를 속임이 되어버릴 것이다. 어떤 자는 "다만 이는 서로 허물을 떠넘긴 것"이다 하거나 어떤 자는 "세 사람 모두 그의 問頭를 알기에 그래서 답하지 않았다" 하는데, 모두가 깜깜이 처지에서 一時에 古人의 醍醐上味에다 毒藥을 넣어 안에 있게 하는 짓이다. 그래서 馬祖가 이르되, '네가 한 입에 西江의 물을 다 들이키기를 기다렸다가 곧 네게 말해주겠다'* 한 이 公案과 한가지이다. 만일 「藏頭白海頭黑」를 알게 된다면 곧 「西江水」 逸話를 알 것이다. 이 중이 절반의 깨달음[一檐懞懂*]으로 어떤 安樂치 못함과 바꿔 얻고서 다시 저 三人의 尊宿을 入泥入水하도록 괴롭혔으니, 畢竟 이 중은 흘끗 보지도 못한 것이다. 비록 다만 그러하더라도 이 세 宗師가 도리어 그 擔板漢에게 勘破 당했다. |
*待汝一口吸盡西江水 即向汝道; 《五燈會元 卷三 襄州居士龐蘊》章 ; 「後參馬祖,問曰:不與萬法為侶者是甚麼人? 祖曰:『待汝一口吸盡西江水,即向汝道。』 士於言下頓領玄旨。」. *一檐懞懂; 다 내려놓지 못하고 한 짐을 지고 있는 어정쩡함, 즉 절반쯤 해득하여 통한 듯하나 통하지 못한 흐리멍텅한 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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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今人只管去語言上。 作活計云。白是明頭合。 黑是暗頭合。 只管鑽研計較。 殊不知。古人一句截斷意根。 須是向正脈裏。 自看始得穩當。 所以道。末後一句。始到牢關。 把斷要津。不通凡聖。 |
요즘 사람들은 오로지 언어에만 매달려 요리조리 궁리하면서 '白은 현명한 머리에 해당하고, 黑은 아둔한 머리에 해당한다'고들 말하니 오로지 머리굴려 얻은 결과[鑽研計較]일 따름이거니와, 古人이 一句에 意根을 절단했음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모름지기 正脈 속을 향해 自看해야 비로소 穩當함을 얻으리라. 그래서 이르기를 '末後一句에 비로소 牢關에 이르러 要津을 깨부수면 凡聖으로 通하지 않는다' 한 것이다. |
《五燈會元 卷第六》 澧州洛浦山元安禪師 章; 「末後一句始到牢關。鎻斷要津。不通凡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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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論此事。 如當門按一口劍相似。 擬議則喪身失命。 又道。譬如擲劍揮空。 莫論及之不及。 但向八面玲瓏處會取。 不見古人道。這漆桶。 或云。野狐精。或云。瞎漢。 且道與一棒一喝。是同是別。 若知千差萬別。只是一般。 自然八面受敵。 要會藏頭白海頭黑麼。 五祖先師道。封后先生。 |
此事를 論하자면 마치 검을 만지작거리는 앞에 선 것과 같아서 머뭇대다가는 곧 喪身失命할 것이다. 또 이르되, '마치 劍을 던져 허공을 휘두르듯이 하여 미칠지 미치지 못할지를 論하지 말고 그저 八面의 玲瓏한 곳을 향해 會取하라' 하였다. 古人이 '이 漆桶아!'라고 하거나 或은 '野狐精' , 或은 '瞎漢'이라 하였음을 모르는가. 자 말해보라. 이것이 一棒 또는 一喝과 같은가 다른가. 千差萬別이 다만 한 가지임을 안다면 自然히 八面受敵*하리라. 「藏頭白海頭黑」을 알고자 하는가? 五祖 先師께서는 「封后先生*」이라고 하셨다. |
*一口; 한 자루. 口는 量詞로서 ①人數를 計算하는 單位 ②가축 數量을 計算하는 單位 ③器物의 數量을 計算하는 單位, 예: 「一口鋼刀」 *譬如擲劒揮空 莫論及之不及; 《五燈會元卷第三》 幽州盤山寶積禪師 章 : 「禪德아, 마치 擲劒揮空하듯 미치고 안 미치고를 따지지 말라。 이래야 空輪의 흔적도 없고 칼날의 이지러짐도 없다. 이럴 수만 있다면 心心에 知가 없을 것이라 온 心이 곧 佛이요, 온 佛이 곧 人이어서 人과 佛이 다르지 않으리니, 비로소 道가 된다.」 *八面受敵; ①功力이 深厚하여 어떠한 情況에도 맞설 수 있음을 이르는 말. ②벼루 아름. *封后先生; 禪林用語. 風后先生이라고도 하며 영리한 사람을 뜻한다. 封后는 오랜 옛날 사람으로 黃帝가 꿈에서 보고 훗날 찾아 宰相을 삼았다. 禪林에서는 能히 契機入理하는 「영리한 스님」에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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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竇頌云。 | 雪竇의 頌 |
藏頭白海頭黑 (半合半開。 一手抬一手搦。 金聲玉振) 明眼衲僧會不得 (更行腳三十年。 終是被人穿卻爾鼻孔。 山僧故是口似匾檐) 馬駒踏殺天下人 (叢林中也須是這老漢始得。 放出這老漢) 臨濟未是白拈賊 (癩兒牽伴。 直饒好手。也被人捉了也) 離四句絕百非 (道什麼。也須是自點檢看。 阿爺似阿爹) 天上人間唯我知 (用我作什麼。奪卻拄杖子。 或若無人無我無得無失。 將什麼知) |
「藏의 머리는 희고 海의 머리는 검다」니 (반 쪽은 닫고 반 쪽은 열며, 한 손으로 치켜 세우고 한 손으로는 짓눌렀다. 金과도 같은 말씀, 옥과도 같은 울림이다.) 눈 밝은 衲僧도 알지 못하겠네. (다시 30년을 行腳해도 끝내 남에게 네 콧구멍이 도리어 꿰임을 당할 것이다. 나는 원래 입이 편첨(匾檐*)과 같다.) 망아지가 天下人을 짓밟아버리니 (叢林에도 모름지기 이 老漢이라야 하리니, 이 老漢을 풀어 내놓거라.) 臨濟도 아직 白拈賊이 아니겠구나. (문둥이가 동무를 끌어 대는구나. 설혹 묘수라 하더라도 들켜버렸다.) 四句를 떠나 百非를 끊고서는 (무슨 말이냐. 그야말로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한다. 아야[阿爺;父親]가 아다[阿爹;父親]이다.) 天上과 人間에 오직 나만이 안다 ('나'를 써서 무엇하려느냐. 拄杖子를 뺏어버리겠다. 혹 無人無我요, 無得無失일 때는 무엇을 가져다 아느냐?) |
*匾檐; 납작한 처마. 양 입술이 굳게 닫힌 모양새. 말문을 닫음. *白拈賊; 벌건 대낮[白晝]에 많은 사람들 지켜보는 가운데 눈깜작할 사이 남의 물건을 훔치는[拈] 도적을 백념적이라 한다. 선림에서는 민첩한 機巧로 學人을 接引하는 宗師家에 빗대어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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藏頭白海頭黑。 且道意作麼生。 這些子。天下衲僧跳不出。 看他雪竇。後面合殺得好。 道直饒是明眼衲僧。 也會不得。這箇些子消息。 謂之神仙祕訣父子不傳。 釋迦老子。說一代時教。 末後單傳心印。 喚作金剛王寶劍。喚作正位。 恁麼葛藤。早是事不獲已。 古人略露些子鋒鋩。 若是透得底人。便乃七穿八穴。 得大自在。 若透不得。從前無悟入處。 轉說轉遠也。 |
「藏頭白海頭黑」 또 말해보라. 뜻이 무엇인가. 이 작은 것을 天下의 衲僧이 뛰어 넘지 못하는데 저 雪竇를 보니 뒷 부분에서의 合殺*이 훌륭했다. 설령 明眼衲僧이라 할지라도 또한 알지 못하는 이런 조그마한 消息을 일러 '神仙의 祕訣은 父子간에도 전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釋迦老子가 一代時教를 설하셨지만 末後에 오로지 心印만 전하신 것을 金剛王寶劍이라 하거나 正位라 하거니와 이러한 葛藤은 일찌감치 어찌 해볼 수 없는 일이다. 古人略露些子鋒鋩。 만약 透得한 사람이라면 이내 곧 七穿八穴하여 大自在를 얻으려니와, 만일 透得하지 못하면 깨달아 들어갈 수 없는 곳 앞에서 설명하면 할 수록 멀어지고 말 것이다. |
*合殺; ①舞樂의 끝을 한 음절로 맺어버리는 것. ②둘을 병합함으로써 끊어 없애버리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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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駒踏殺天下人。 西天般若多羅。讖達磨云。 震旦雖闊無別路。 要假兒孫腳下行。 金雞解銜一粒粟。 供養十方羅漢僧。 又六祖謂讓和尚曰。 向後佛法。從汝邊去。 已後出一馬駒。踏殺天下人。 厥後江西法嗣。布於天下。 時號馬祖焉。 達磨六祖。皆先讖馬祖。 看他作略。果然別。 只道藏頭白海頭黑。 便見踏殺天下人處。 只這一句黑白語 千人萬人咬不破。 |
「馬駒踏殺天下人」 西天 27祖 般若多羅께서 達磨에게 예언하시기를, '중국[震旦]이 비록 넓어도 다른 길이 없으니 兒孫을 통해(빌려) 腳下行해야 하리라. 金雞가 좁쌀 한 알 머금을 줄 알아 十方 羅漢僧을 供養하리라*' 하셨고, 또 六祖께서 懷讓和尚에게 이르시되 '向後에 佛法이 네 곁으로 갈 것이고, 已後에 한 馬駒가 나타나 天下人을 踏殺하리라.' 하셨는데, 그 후 江西(마조)가 法을 이어받아 天下에 펼쳤고 당시에 부르기를 馬祖라 하였으니, 達磨와 六祖가 모두 馬祖를 미리 예언했을 정도로 그의 꾀를 보면 果然 남달라서 다만 말한 '藏頭白海頭黑'에서 문득 天下人을 踏殺한 곳을 볼지어다. 다만 이 一句 '黑과 白'이라는 말은 千人萬人이 씹어도 맛을 알지 못한다. |
*震旦雖闊無別路~ ; 『祖庭事苑』 권8 般若多羅 章에 「이는 마조가 회양(懷讓)의 법을 얻을 인연을 예언한 것이다. ‘다른 길이 없다(無別路)’는 것은 길이 하나(道一), 즉 마조의 이름 道一을 뜻한다. ‘자손(兒孫)’이란 계승할 자손들이요, ‘발 밑으로 다닌다(脚下行)’함은 소위 ‘망아지 한 마리가 천하인을 밟아 죽인다(一馬駒子踏殺天下人也)’를 의미하며, ‘금닭이 좁쌀 한 알을 물었다’함은 회양 화상이 금주(金州) 사람이고, 닭은 때를 알아 울어서 잠에서 깨지 못한 자들을 깨우니 금닭이라 한 것이며, ‘나한승(羅漢僧)’은 마조가 漢州 시방현(什仿縣)에서 태어났고, 회양 선사에게서 법 음식[法食]의 공양을 받았기 때문이다.」고 해설하고 있다. *震旦; 중국의 별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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臨濟未是白拈賊。 臨濟一日示眾云。 赤肉團上有一無位真人。 常向汝等諸人面門出入。 未證據者看看。 時有僧出問。 如何是無位真人。 臨濟下禪床搊住云。 道道。僧無語。 濟托開云。 無位真人。是什麼乾屎橛。 雪峰後聞云。 臨濟大似白拈賊。 雪竇要與他臨濟相見。 觀馬祖機鋒。尤過於臨濟。 此正是白拈賊。 臨濟未是白拈。賊也。 |
「臨濟未是白拈賊」이라 함은 臨濟가 어느 날 示眾하여 이르기를, "赤肉團上에 한 無位真人이 있어 항상 너희 여러분의 面門을 出入하고 있으니 아직 證據하지 못한 者는 살피고 살피거라."고 하였다. 때에 어떤 중이 나서서 "무엇이 無位真人입니까?" 여쭙자, 臨濟가 禪床에서 내려오더니 움켜쥐고서 "말해라 말해라!" 하니, 중이 말하지 못하는지라 임제가 밀쳐버리고서 "無位真人은 무슨 마른 똥막대기인고?" 하였다. 설봉(雪峰)이 후에 듣고서 "臨濟는 白拈賊과 매우 흡사하다"고 하였기에 설두(雪竇)가 저 임제와 견주어 보려했더니 馬祖의 機鋒이 臨濟보다 더 뛰어남을 보고서 이것이 바로 白拈賊이요, 臨濟는 白拈賊이 미처 못되는구나 한 것이다. |
雪竇一時穿卻了也。 卻頌這僧道。 離四句絕百非。 天上人間唯我知。 且莫向鬼窟裏作活計。 古人云。問在答處。 答在問處。早是奇特。 爾作麼生。離得四句。 絕得百非。 雪竇道。此事唯我能知。 直饒三世諸佛。也覷不見。 既是獨自箇知。 諸人更上來求箇什麼。 大溈真如拈云。 這僧恁麼問。馬祖恁麼答。 離四句絕百非。 智藏海兄都不知。 要會麼。 不見道。馬駒踏殺天下人 搊(初尤切拘也)。 |
雪竇가 一時에 꿰뚫어버리고서 도리어 이 중을 頌해 이르기를, '離四句絕百非는 天上과 人間에서 오직 나만이 안다' 하였는데, 또 鬼窟 속을 향해 活計를 짓지 말라. 古人이 '질문은 답하는 곳에 있고, 답은 묻는 곳에 있다' 하니, 이는 일찌감치 奇特함이다. 너희가 어찌해야 四句가 여의어지고, 百非가 끊어지겠는가. 雪竇가 '이 일은 오직 나만이 알 수 있어서 설사 三世諸佛이 들여다 봐도 보지 못하리니, 기왕 이는 자기 자신만이 아는 것이다'고 하였거늘 여러분들이 (밖에서)더 이상 무엇을 구해 오겠는가. 대위진여(大溈真如)가 拈하여 이르되, '이 중이 그렇게 물으매 馬祖가 그렇게 답했건만 離四句絕百非를 智藏과 海兄이 전혀 모르다니.' 하였다. 알고자 하느냐? 모르는가. '망아지가 천하인을 밟아 죽였다'는 말을. 추(搊; 初尤切로 '잡을 구[拘]'~*움켜잡는 모양새)'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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