除夜小參 | 섣달 그믐날 밤의 좌담 |
生死事大하고 | 생사(生死)의 일은 크고 |
無常迅速이라 | 무상(無常)은 신속하다. |
生不知來處하야 | 태어나도 온 곳을 알지 못하니 |
謂之生大요 | 생(生)이 크다 하고, |
死不知去處하야 | 죽어도 가는 곳을 모르니 |
謂之死大니 | 사(死)가 크다 한다. |
只者生死一大事가 | 다만 이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가 |
乃是參禪學道之喉襟이며 | 마침내 참선하고 도(道) 배우는 사람들의 |
중요한 과제이며 | |
成佛作祖之管轄이라 | 부처가 되고 조사가되는 관할(管轄)이다. |
三世如來와 恒沙諸佛이 | 삼세의 여래와 항하사 같은 부처님들이 |
千變萬化하사 | 천 번 변하고 만 번 화(化)하여 |
出現世間도 | 세간에 출현하신 것도 |
蓋為此生死一大事之本源이며 | 대개가 이 생사일대사의 |
본원(本源)을 밝히기 위함이며 | |
西天四七과 唐土二三과 | 서천(西天)의 28 조사와 중국의 6 조사와 |
以至天下老和尚히 | 천하의 노화상에 이르기까지 |
出沒卷舒하고 | 태어나고 죽고, 오므리고 펴며, |
逆行順化도 | 역(逆)으로 행하고 순(順)으로 교화함도 |
亦為此一大事之本源이며 | 역시 그 일대사의 본원을 밝히기 위함이며, |
諸方禪衲이 不憚勞苦하야 | 모든 스님들이 노고를 마다하지 않고 |
三十年 二十年을 撥草瞻風하고 | 30년 20년 동안 풀을 헤치고 바람 맞으며 |
磨褌擦褲도 | 옷이 닳도록 돌아다니는 것도 |
亦為此一大事之本源이며 | 역시 그 일대사의 본원을 위해서이며, |
汝等諸人이 發心出家하고 | 너희 모두가 발심출가(發心出家)하고 |
發心行腳하며 | 발심행각(發心行脚)하며 |
發心來見高峰하야 | 발심하여 와서 나[高峰]를 보고 |
晝三夜三 眉毛廝結도 | 밤낮으로 열심히 수행하는 것도 |
亦為此一大事之本源이며 | 역시 그 일대사의 본원을 위해서이며, |
四生六道 千劫萬劫에 | 사생육도(四生六道)를 천만 겁 동안 |
改頭換面하고 受苦受辛도 | 윤회[改頭換面]하면서 괴로움을 받는 것도 |
亦是迷此一大事之本源이며 | 역시 그 일대사의 본원을 위해서이다. |
吾佛世尊이 | 우리 부처님 세존께서 |
捨金輪王位하시고 | 금륜(金輪)의 왕위를 버리시고 |
雪山六年苦行이시라가 | 설산에서 6년 동안 고행하시다가 |
夜半見明星悟道도 | 밤중에 명성(明星)을 보시고 도를 깨달으심도 |
亦是悟者一大事之本源이시며 | 역시 그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으신 것이며, |
達磨大師가 入此土來하사 | 달마대사가 이땅에 오시어 |
少林面壁九載시어늘 | 소림굴에서 9년 동안 면벽(面壁)을 하시는데 |
神光斷臂하고 | 신광(神光)이 팔을 끊고 |
於覓心不可得處에 | 마음을 찾아도 얻지 못한 자리에서 |
打失鼻孔도 | 콧구멍을 잃어버린 것(1)도 |
亦是悟者一大事之本源이며 | 그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은 것이며, |
臨濟遭黃檗 | 임제(臨濟)스님이 황벽(黃檗)스님의 |
六十痛棒하고 | 60 방의 아픈 몽둥이를 맞고,(2) |
向大愚肋下還拳도 | 대우(大愚)스님의 옆구리에 주먹을 날린 것(3)도 |
亦是悟者一大事之本源이며 | 그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은 것이며, |
靈雲桃花와 | 영운(靈雲)스님의 복숭아꽃(4)과 |
香嚴擊竹과 | 향엄(香嚴)스님이 대나무를 친 것(5)과 |
長慶卷簾과 | 장경(長慶)스님이 주렴(珠簾)을 걷은 것(6)과 |
玄沙[祝/土]指며 | 현사(玄沙)스님이 발로 돌뿌리를 걷어찬 것(7)과 |
乃至從上知識의 有契有證이 | 위로부터 선지식이 계합하고 증득하여 |
利生接物도 | 중생을 이롭게 하고 가르치는 일[提接]에 이르기까지 |
總不出悟者一大事之本源이니라 | 모두가 그 일대사의 본원을 깨달은 것에서 |
벗어나지 않는다. | |
多見兄弟家호니 | 흔히 보건대 형제 문중들이 |
雖曰入此一門이나 | 비록 이 한 문(門)에 들어 왔다고 말하나 |
往往不知學道之本源하야 | 가끔 도를 배우는 본원을 알지 못하여 |
不能奮其志하고 | 그 의지를 분발할 수 없어서 |
因循度日하야 | 그럭저럭 날을 보내고서 |
今來未免葛藤이라 | 이제 와서 갈등을 면치 못하고 있다. |
引如上佛祖 | 그래서 위로 부처와 조사들의 |
入道之因 及悟道之由하야 | 도에 들어간 원인과 도를 깨달은 연유를 인용해 |
以為標格하고 晚學初機로 | 이로써 기준을 삼고 늦게 배우고 처음 시작하는 |
方堪趣向하노니 | 사람들을 바야흐로 견디고 향하여 나아가게 하는데, |
且道하라 如何趣向고 | 자, 말해보라. 어떻게 향하여 나아갈 것인가? |
(1)光曰 我心未寧 | 신광이 말했다. "제 마음이 편치 않으니 |
乞師與安 | 스님께서 편안하게 해주십시요." |
師曰 |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
將心來 與汝安 | "그 마음을 가져오너라. 내 편안히 해주마." |
曰覓心了不可得 | "마음을 찾아봤으나 얻을 수 없습니다." |
師曰 我與汝安心竟 | "내가 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
「景德傳燈錄」 卷第三 | 「경덕전등록」 제3권 중에서 |
(2)師初在黃蘗會下하야 | 스님께서 처음 황벽 스님의 회하에 있을 때 |
行業純一이어늘 | 모든 행동거지가 순일하였다. |
首座乃歎曰 | 수좌 목주(睦州)스님이 찬탄하여 말했다. |
雖是後生이니 與衆有異로다 | “비록 후배이긴 하나 대중과는 다른 데가 있다.” |
遂問 | 그리고는 물었다. |
上座在此多少時오 | “스님은 여기에 있은 지 얼마나 되는가?” |
師云 三年이니다 | “3년 됩니다.” |
首座云 曾參問也無아 | “참문한 적이 있는가?” |
師云 不曾參問이니 | “참문하지 못했습니다. |
不知問箇什麽니다 | 무엇을 물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首座云 汝何不去問堂頭和尙을 | “조실스님을 찾아뵙고 ‘무엇이 불법의 |
如何是佛法的的大意오 | 정확한 뜻입니까?’하고 왜 묻지 않는가?” |
師便去問이러니 | 그래서 스님은 가서 바로 가서 여쭈었는데 |
聲未絶에 黃蘗便打러라 |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황벽스님께서 대뜸 후려치셨다. |
師下來에 首座云 | 스님이 내려오자 수좌스님이 물었다. |
問話作麽生고 | “법을 물으러 갔던 일은 어찌 되었는가?” |
師云 某甲問聲未絶에 | “내가 묻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
和尙便打하니 | 큰스님께서 느닷없이 때리시니 |
某甲不會니다 |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
首座云 但更去問하라 | “그렇지만 다시 가서 묻도록 하게.” |
師又去問이러니 | 스님이 다시 가서 물으니, |
黃蘗又打하니 | 황벽 스님이 또 후려치셨다. |
如是三度發問하고 三度被打러라 | 이렇게 세 번 묻고, 세 번 맞았다 |
[三度發問 三度被打] | |
師來白首座云 | 스님이 돌아와서 수좌에게 말했다. |
幸蒙慈悲하야 | “다행히 자비하심을 입어서 |
令某甲問訊和尙하야 | 제가 큰스님께 가서 불법을 물었는데 |
三度發問에 三度被打니다 | 세 번 질문하고, 세 번 맞았습니다. |
自恨障緣으로 不領深旨하니 | 업장 두꺼워 깊은 뜻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
今且辭去하노이다 | 스스로 한스러워 이제 떠나려고 합니다.” |
首座云 汝若去時에는 | “그대가 만약 떠날 때에는 |
須辭和尙去하라 | 큰 스님께 꼭 하직 인사는 드리고 가게." |
師禮拜退러라 | 스님은 인사하고 물러났다. |
首座先到和尙處云 | 수좌스님이 먼저 |
황벽스님의 처소에 가서 말씀드렸다. | |
問話底後生이 | “법을 물으러 왔던 후배가 |
甚是如法하니 | 대단히 여법(如法)합니다. |
若來辭時에는 | 만약 와서 하직 인사를 드리거든 |
方便接他하소서 | 방편으로 그를 이끌어 주십시오. |
向後穿鑿하면 | 앞으로 잘 다듬으면 |
成一株代樹하야 | 한 그루의 큰 나무가 되어 |
與天下人作廕凉去在리이다 | 천하 사람들에게 |
시원한 그늘을 드리울 것입니다.” | |
師去辭러니 | 스님이 가서 하직인사를 드리니 |
黃蘗云 | 황벽 스님이 말씀하셨다. |
不得往別處去요 |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
汝向高安灘頭大愚處去하라 | 너는 고안 여울가의 |
대우스님 처소로 가도록 하여라. | |
必爲汝說하리라 | 반드시 너를 위하여 말해 줄 것이다.” |
(3)師到大愚한대 大愚問 | 스님이 대우스님에게 이르자 대우스님이 물었다. |
什麽處來오 | “어디서 왔는가?” |
師云 黃蘗處來니다 | “황벽스님의 처소에서 왔습니다.” |
大愚云 黃蘗有何言句오 | “황벽 스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던가?” |
師云 某甲이 三度問佛法的的大意라가 | “제가 불법의 정확한 대의(大意)를 여쭈었다가 |
三度被打어니와 | 세 번 얻어맞았는데 |
不知某甲有過無過하오이다 | 저에게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
大愚云 黃蘗與麽老婆하야 | “황벽 스님이 그대가 철곤(徹困)을 얻게 하기 위해 |
爲汝得徹困이어늘 | 그토록 노파심을 기울였거늘 |
更來這裏하야 問有過無過아 | 여기까지 와서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는가?” |
師於言下에 大悟云 | 스님은 그 말끝에 크게 깨닫아 |
元來黃蘗佛法이 無多子니다 | “황벽스님의 불법이 별 것아니구먼.” 하였다. |
大愚搊住云 | 대우 스님이 멱살을 움켜쥐며, |
這尿牀鬼子야 | “이 오줌싸개 같은 놈아! |
適來道有過無過러니 | 방금 허물이 있느니 없느니 하더니 |
如今却道호대 黃蘗佛法이 | 이제 와서는 도리어 황벽스님의 불법이 |
無多子라하니 | 별 것이 아니라 하니 |
儞見箇什麽道理고 | 그래 너는 무슨 도리를 보았느냐? |
速道速道하라 | 빨리 말해봐라, 빨리!” 하였다. |
師於大愚脅下에 | 이에 스님이 대우스님의 옆구리를 |
築三拳한대 | 주먹으로 세 번 쥐어박았다. |
大愚托開云 | 대우스님이 스님을 밀쳐 버리면서 말했다. |
汝師黃蘗이라 | “네 스승은 황벽이다. |
非干我事니라 | 내가 간여할 일아 아니다.” |
「臨濟錄」 中 | 「임제록」 중에서 |
(4)福州靈雲志勤禪師는 | 복주의 영운지근선사는 |
本州長溪人也라 | 본주의 장계 사람이다. |
初在潙山하야 因桃華悟道하고 | 처음 위산에서 복숭아꽃으로 인해 깨닫고 |
有偈曰 | 한 게송으로 말했다. |
三十來年尋劍客이라가 | 「삼십년 동안 검객 찾아다니다 |
幾逢落葉이며 幾抽枝런가 | 낙엽은 몇 번 지고 가지는 몇 번 움텄던가 |
自從一見桃華後하야 | 복숭아꽃 한 번 본 뒤로부터 |
直至如今更不疑로다 | 곧바로 다시 의심없는 지금에 이르렀네.」 |
「景德傳燈錄」 卷第一一 | 「경덕전등록」 제11권 중에서 |
(5)一日因山中하야 芟除草木이라가 | 하루는 산중에서 풀과 나무를 베다가 |
以瓦䃯으로 擊竹作聲한대 | 기왓장으로 대나무를 쳐서 소리를 냈는데 |
俄失笑間하며 | 갑자기 웃음이 새어 나왔고 |
廓然惺悟니라 | 그 때 확연히 깨달았다. |
「景德傳燈錄」 卷第一一 | 「경덕전등록」 제11권 중에서 |
(5)장경스님은 좌선 중에 주렴을 걷다가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깨달았다. | |
(6)世傳玄沙不出嶺 | 세전(世傳)에 현사(玄沙)는 고개를 벗어나지 않고 |
保壽不渡河 | 보수(保壽)는 강을 건너지 않았다. |
因蹶傷足指 | (돌을) 차서 발가락을 다쳤다. |
歎曰 | 탄식하기를 |
是身非有痛自何來 | "이 몸은 있는 것이 아닌데 고통은 어디서 오지? |
是身是苦 畢竟無生 | 이 몸 이 고통은 필경 생(生)이 없다. |
休休 | 쉬어라 쉬어! |
達磨不來東土 | 달마는 중국에 오지 않았고 |
二祖不往西天 | 2조(二祖 僧璨)는 인도에 가지 않았다." 하고 |
遂迴復因閱楞嚴而發明 | 이윽고 돌아와 다시 능엄경을 보다가 깨달으니 |
故應機捷敏與修多羅合 | 그래서 기틀에 응하여 민첩함이 경전에 부합하였다. |
至與雪峯徵詰 | 설봉(雪峯)이 불러 꾸짖어 힐난했으나 |
亦當仁不讓 | 또한 인(仁)에 있어서는 양보하지 않았다. |
峯曰 | 설봉이 말했다. |
備頭陀再來人也 | "비두타(備頭陀)가 다시 온 사람이다." |
「從容錄」 卷第五 | 「종용록」 제5권 중에서 |
不見가 古人道호대 | 보지 못했는가? 옛사람이 말하기를, |
若要脫生死인댄 | '생사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
須透祖師關이니 | 반드시 조사의 관문을 뚫어야 한다.'고 했으니 |
畢竟將甚麼作關고 | 필경 무엇을 관문이라 하겠는가? |
喚作竹篦則觸이요 | 죽비(竹篦)라고 말하면 곧 저촉되고 |
不喚作竹篦則背니 | 죽비라고 말하지 않으면 위배되니 |
不得有語요 不得無語라 | 말할 수도 없고 말하지 않을 수도 없다. |
若向者裏하야 | 만약 이 속을 향해 |
著得一隻眼覷得破하고 | 외눈(8)을 얻어 타파할 틈을 노리고 |
轉得身하야 通得氣하면 | 몸을 굴려 기가 통[轉身自在]하게 되면 |
無關不透하고 | 뚫지 못할 관문이 없고 |
無法不通하야 | 통달하지 못할 법이 없어서 |
頭頭示現하고 | 낱낱이 나타나 보이고 |
物物全彰하야 | 물물(物物)이 온전히 드러나서 |
無邊剎境에 | 끝없는 세계에서 |
自他不隔於毫端하며 | 나와 남이 털끝만큼도 간격이 없으며 |
十世古今의 始終이 | 십세고금(十世古今)의 시종(始終)이 |
不離於當念하리라 | 지금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9) |
所以로 水潦和尚이 | 그런 까닭에 수료화상(水潦和尚)이 |
見馬大師하야 | 마대사(馬大師)를 만나 |
禮拜起擬伸問間에 | 예배하고 일어나서 헤아려 질문하려는 순간 |
被馬祖攔胸一踏하고 | 마조대사에게 가슴을 잡혀 한 번 밟히고 |
踏倒起來하야 | 밟혀 넘어졌다가 일어나서 |
呵呵大笑云 | 하하! 웃으며 말하기를, |
百千法門의 無量妙義가 | "백천 가지 법문의 한량없는 미묘한 뜻이 |
總向一毫頭上 | 모두 한 털끝 위로 향하는데 |
識得根源去라하고 | 그 근원이 가는 곳을 알았다."(10) 했고 |
德山見龍潭하고 | 덕산(德山)스님이 용담(龍潭)스님을 만나 |
向吹滅紙燭處하야 | 지촉(紙燭)을 불어 끄는 자리에서 |
豁然大悟하고 | 활연히 크게 깨닫고(11) |
次日遂將疏鈔하야 | 다음날 「금강경소초(疏抄)」(12)를 가져다 |
於法堂上爇云 | 법당 위에서 불사르며 말하기를 |
窮諸玄辯이 | "더할 나위 없는 모든 심오한 말도 |
若一毫置於大虛요 | 큰 허공에 털 한가닥 두는 것과 같고 |
竭世樞機가 | 온 세상의 아무리 중요한 것[樞機]도 |
似一滴投於巨壑이라하니 | 큰 하천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했으니 |
到者裏하야는 | 이에 이르러서 |
有甚麼禪道可參이며 | 무슨 선도(禪道)를 참구할 것이 있고, |
有甚麼佛法可學이며 | 무슨 불법(佛法)을 배울 것이 있으며, |
有甚麼生死可脫이며 | 무슨 생사(生死)를 벗어날 것이 있고, |
有甚麼涅槃可證이리요 | 무슨 열반(涅槃)을 증득할 것이 있겠는가? |
騰騰任運하고 |
등등임운(騰騰任運)하고 |
任運騰騰하면 | 임운등등(任運騰騰)하면 |
臘月三十日到來에 | 납월 30일이 도래함에 |
管取得大自在하야 | 반드시 대자재(大自在)를 얻어서 |
去住自由하리라 | 가고 머뭄이 자유로우리라. |
故云 | 그러므로 이르기를 |
自從認得曹溪路하야 | "조계(曹溪)의 길을 인득(認得)한 뒤로부터 |
了知生死不相干이라하시니라 | 생사가 서로 간예(干預)하지 않음을 |
분명히 알았다."(13)고 했다. | |
然雖如是나 | 그러나 비록 그렇다 치고 |
(豎拂子云) | (불자를 세우고 이르기를) |
且道하라 | 또 말해보라. |
者箇는 是生耶아 是死耶아 | 이것은 살았는가, 죽었는가? |
若也道得인댄 | 만약 말 한다면 문득 부처 없는 곳을 향해 |
便可向無佛處稱尊하며 | 가히 부처라고 일컬으면서 |
無法處說法이리라 | 법이 없는 곳을 향해 설법할 것이다. |
其或未然인댄 | 혹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
山僧이 不懼羞慚하고 | 내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
更與諸人으로 | 다시 여러분들에게 |
露箇消息호리라 | 소식을 드러내 보이겠다. |
(以拂子作釣魚勢云) | (불자로 고기낚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
夜冷魚潛空下釣여 | 밤은 차고 고기는 잠겼는데 |
공연히 낚시를 드리움이여! | |
不如收卷過殘年이로다 | 거두어 들이고 |
남은 해를 보내는 것만 같지 못하도다!(14) | |
(8)主客을 초월한 눈 | |
(9)시공(時空)을 초월한 것 | |
(10)洪州水老和尙 初問馬祖 | 홍주(洪州) 수료화상이 처음 마조스님에게 묻기를, |
如何是西來的的意 |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분명한 뜻이 무엇입니까?" 하자 |
祖乃當胸蹋倒 | 이에 마조스님이 가슴을 차서 넘어뜨려버렸다. |
師大悟 | 수로화상이 크게 깨닫고 |
起來撫掌呵呵大笑云 | 일어나 손뼉을 치며 껄껄 웃으면서 |
大奇 百千三昧無量妙義 | "참 신기하구나! 백천의 삼매와 무량한 묘의(妙義)가 |
只向一毛頭上便識得根原去 | 다만 한 털끝 위로 향하는 그 근원을 문득 알았다." 하고는 |
便禮拜而退 | 예배하고 물러갔다. |
師住後告衆云 | 수로화상이 뒤에 대중에게 이르기를, |
自從一喫馬師蹋 | "마조대사에게 한 번 차이고부터 |
直至如今笑不休 | 곧바로 지금처럼 웃음이 그치지 않게 되었다." 했다. |
「景德傳燈錄」 卷第八 | 「경덕전등록」 제8권 중에서 |
(11)因造龍潭信禪師問答 | 용담(龍潭)선사와 주고 받은 문답이 |
皆一語而已에 | 모두 한 마디 말 뿐이어서 |
師卽時辭去 | 덕산(德山)스님은 곧 인사하고 떠나려 했는데 |
龍潭留之 | 용담스님의 만류하시니 |
一夕於室外默坐 | 하룻 밤을 밖에서 묵묵히 앉아 있었다. |
龍問 何不歸來 | 용담스님이 "왜 돌아가지 않는가?" 물으시니 |
師對曰 黑龍 | 덕산스님이 "어둡습니다." |
乃點燭與師 | 그러자 용담스님은 등불을 붙여서 주었다. |
師擬接 | 덕산스님이 받으려 하자 |
龍便吹滅 | 용담스님이 훅 불어 꺼버렸다. |
師乃禮拜 | 덕산스님이 이에 절을 하였다. |
龍曰 見什麽 | 용담스님이 "무엇을 보았는가?" 하고 묻자 |
曰 從今向去不疑 | 덕산스님이 "지금부터는 천하가 노스님 혀끝임을 |
天下老和尙舌頭也 |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
至明日便發 | 날이 밝자 바로 떠났다. |
「景德傳燈錄」 卷第一五 | 「경덕전등록」 제15권 중에서 |
(12)청룡사(靑龍寺)의 도인(道氤)이 현종의 칙명을 받아 지은 금강경소(金剛經疏), 청룡소(靑龍疏)라고도 한다. | |
(13)遊江海涉山川 | 강과 바다를 다니고 산과 개천을 건너며 |
尋師訪道爲參禪 | 스승 찾고 도 구함이 참선이더니 |
自從認得曹溪路 | 조계의 길 알고서부터는 |
了知生死不相干 | 생사가 서로 간예(干預)하지 않음을 알았네. |
「景德傳燈錄」 卷第三十 | 「경덕전등록」 제30권 중에서 |
(14)중생을 교화해도 깨닫는 자가 없으니 그만 둔다는 뜻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라 | |
타니대수(拖泥带水; 일처리가 명쾌하지 못함)에 대한 거부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일이다. | |
復舉호대 北禪分歲는 | 다시 말해서 북선(北禪)의 제야[過歲]에는 |
烹露地白牛하고 | 들판[露地]의 흰 소를 삶고(15) |
百味珍羞가 悉皆具足이어니와 | 백 가지 귀한 음식을 다 갖추어 넉넉하였는데 |
高峰分歲는 雖則百孔千瘡이나 | 나의 과세는 비록 흠결 투성이라 하나 |
也要將無作有하니 | 무(無)로 유(有)를 만들어야 하니 |
細切嶺頭雲하고 | 고갯마루의 구름을 잘게 썰고 |
薄批潭底月하야 | 못 속의 달을 얇게 저며서 |
尖新堆飣하며 | 최신식 음식을 만들어 쌓고 |
出格安排하야 | 격식을 떠나서 골고루 나누어 |
要使箇箇로 盈腸塞腹하고 | 각자의 빈 창자와 배를 채우게 하고 |
人人으로 永絕飢虛하노니 | 모든 사람의 기근과 허기를 |
영원히 끊어버리겠다. | |
且道하라 | 자, 말해보라. |
與古人으로 是同가 是別가 | 옛사람과 더불어 이것이 같은가, 다른가? |
舌頭具眼底는 試辨看하라 | 혀끝에 눈 있는 사람은 시험삼아 말해보라. |
(15)除夕示衆曰 | 제야에 대중들에게 말하기를, |
年窮歲盡 | "해가 다 지나갔으나 |
無可與大衆分歲 | 대중과 더불어 송구영신할 것 없다. |
老僧烹一頭露地白牛 | 내가 한 마리 들판의 흰소를 삶고 |
炊土田米飯 | 밭에 불 때어 쌀밥 짓고 |
煮菜根 燒榾柮火 | 나물 데쳐서 나무등걸로 화톳불 피워 놓고 |
與大衆圍爐 唱歸田樂 | 대중들과 둘러앉아 귀향의 노래를 부르겠다. |
何以如此 | 어째서 이러한가? |
免得倚他門戶 傍他牆 | 다른 문호에 의지하거나 남의 집 담장을 기웃거리지 않게 |
致使時人喚作郎 | 그 때의 사람들이 주인장이라 부르도록 그냥 두겠다." |
下座 |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
「續傳燈錄」 卷第二 | 「속전등록」 제2권 중에서 |
高峯和尙 「禪要」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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