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巖錄

제 5 칙 설봉의 좁쌀 한 톨(雪峰粟米粒)

碧雲 2015. 6. 25. 14:24

第 5 則 - 雪峰粟米粒 (설봉속미립) 설봉의 좁쌀 한 톨
           雪峰盡大地, 雪峰大地撮來 
垂示云  원오극근 선사의 수시
  
大凡扶豎宗敎  무릇 근본이 되는 가르침을 펴려면 
須是英靈底漢  모름지기 영특한 자라야 하고,
有殺人不眨眼底手脚 사람을 죽이고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솜씨가 있어야
方可立地成佛  성불의 입지가 가능한 것이다. 
所以 照用同時 卷舒齊唱  그래서 비춤과 작용을 동시에 하고 
쥐고 펴기를 같이 하며
理事不二 權實並行  이론과 실제를 달리하지 않고  
방편과 진실을 병행하는 것인데
放過一著 建立第二義門   여기서 한 수 지나쳐   
다른 방책을 세워서   
直下截斷葛藤  곧바로 갈등을 끊는다는 것은
後學初機難爲湊泊  후학들이 기틀을 내리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昨日恁麽 事不獲已 

지난 날에야 일이 부득이했다지만 

今日又恁麽 罪過彌天  지금에도 그렇게 한다면  
죄가 하늘을 뚫는다.
若是明眼漢 一點謾他不得  만약 눈밝은 사람이라면 
한 점도 남을 속이는 일이 없으려니와 
其或未然 虎口裏橫身  그가 혹 그렇지 못하다면 
호랑이 입에 몸을 눕히는 것이라
不免喪身失命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다.
試擧看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本則〉
擧 雪峰示衆云  이런 얘기가 있다. 
설봉스님이 대중들에게 수시하기를,
盡大地撮來 如粟米粒大  "온 대지를 손가락으로 집어다가   
좁쌀 크기와 같게 하여  
抛向面前 漆桶不會  그것을 면전에 던지면 
칠통이 되어 깜깜해버린다.
打鼓普請看 북을 쳐서 널리 찾아보도록 해라."
〈頌〉
牛頭沒馬頭回 曹溪鏡裏絶塵埃  소머리 옥졸도 말머리 나찰도 물러가니
조계의 거울 속에는 티끌 하나 없구나 
打鼓看來君不見 百花春至爲誰開 북을 쳐 찾아보라 한들 그대 보지 못하는데
백화는 봄이 오면 누굴 위해 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