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12. 示衆, 13. 結制示衆, 14. 示衆

碧雲 2016. 3. 9. 22:57
 示眾12. 대중에게 보임
兄弟家 十年二十年으로 以至一生히 형제 문중이 십 년 이십 년에서 일생에 이르도록 
世忘緣하고 單明此事호대 세상의 허망한 인연을 끊고 
이 일 을 밝혔으나
不透脫者는 病在於何오 뚫고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병이 어디에 있는가?
本分衲僧은 試拈出看하라 본분 납승들은 시험하여 잡아내 보라.
莫是宿無靈骨 숙세에 신령한 됨됨이가 없는 것은 아닌가?
莫是不遇明師 밝은 스승을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닌가?
莫是一暴十寒 한 번 볕 쬐고 열 번 차게 한 것은 아닌가?
莫是根劣志微 근기가 열등하고 의지가 미약한 것은 아닌가?
莫是沒塵勞 진로(塵勞)에 빠진 것은 아닌가?
莫是沈空滯寂 공적에 빠져 걸린 것은 아닌가?
莫是雜毒入心 잡다한 독이 마음에 들어간 것은 아닌가?
莫是時節未至 시절이 아직 이르지 않은 것은 아닌가?
莫是不疑言句 화두를 의심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莫是未得謂得未證謂證 얻지 못하고 얻었다 하고 
증득하지 못하고 증득했다 하는 것은 아닌가?
若論膏肓之疾인댄 總不在者裏니라 만약 근본적인 병을 논하자면 
모두 그 안에 있지 않다.
不在者裏인댄 畢竟在甚處오 기왕 그 안에 있지 않다면 
필경 어디에 있는가?
咄 三條椽下 七尺單前이로다 쯧! 앉아 있는 바로 그자리다!
(三條椽下 七尺單前) 
若論此事인댄 如登一座高山相似하니 만약 이 일을 논한다면 
하나의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三面은 平夷하야 頃刻可上이라 삼면은 평이하여 한 순간에 오를 수 있어서  
極是劣力이며 極是利便이어니와 극히 힘이 덜 들고 극히 편리하거니와 
若曰回光返照하야 點檢將來인댄 만약 회광반조하여 점검해 보면 
依前兩片皮며 귀는 여전히 두 조각 가죽이며,
牙齒依舊一具骨이라 이빨은 여전히 한 틀의 뼈이니 
有甚交涉이며 有甚用處리요 무슨 상관이 있으며 무슨 쓸 데가 있겠는가?
若是拏雲攫霧底漢子인댄 만약 구름을 잡고 안개를 움켜쥐는 
수행인이라면 
決定不墮者野狐窟中하야 결정코 저 여우굴에 떨어져 
埋沒自己靈光하고 자기의 신령한 빛을 매몰시키지 말고 
辜負出家本志하며  출가한 본 뜻을 저버리지 말라.
直向那一面懸崖峭壁無棲泊處하야 곧바로 한 면이 깎아지른 낭떠러지 절벽 
발 붙일 수 없는 곳을 향해 
立超佛越祖心하며 辦久久無變志하야 불조를 뛰어 넘겠다는 마음을 세우고 
오래오래 변함없는 뜻을 갖추어서 
不問上與不上 得與不得하고 오르고 못 오르고, 얻고 못 얻고를 묻지 말고
今日也命跳하며 오늘도 목숨바쳐 뛰어 오르고 
明日也命跳하야 내일도 목숨바쳐 뛰어 올라서 
跳來跳去에 跳到人法俱忘하며 뛰어 오고 뛰어 감에 사람과 법을 다 잊고 
心識路하야 마음의 길이 끊어지는 데에 이르러 
驀然踏翻大地하며 撞破虛空하면 문득 대지를 밟아 뒤엎고 허공을 쳐부수면 
元來山即自己며 自己即山이리니 원래 산이 자기요 자기가 곧 산인 것이라  
山與自己도 猶是冤家니라 산과 더불어 자기도 오히려 원수의 집이다.
若要究竟衲僧의 向上巴鼻인댄 만약 납승의 향상파비(向上巴鼻)에  
구경하고자 한다면 
直須和座颺在他方世界하야사 始得다 모름지기 앉은 자리조차 타방세계로 
날려버려야 비로소 옳다.
一二三四와 四三二一이 1,2,3,4와 4,3,2,1이 
鉤鎖連環하야 銀山鐵壁이라 갈고리와 자물쇠가 고리사슬처럼 이어져서 
은산철벽(銀山鐵壁)이다. 
覷得破跳得出하면 엿보아 타파(打破)해 버리고 뛰어서 벗어나면 
大千沙界海中漚요 대천사계(大千沙界)가 바다 가운데 거품이고 
一切聖賢이 如電拂이니라 일체의 성현이 번갯불 치는 것과 같다. 
若是覷不破跳不出인댄 만약 엿보아 타파하지 못하고 
뛰어 벗어나지 못하면 
切須翻天覆地하며 離巢越窟하고 간절히 하늘을 뒤엎고 땅을 뒤엎어 
소굴을 벗어나고 
便就一歸何處上하야 문득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라는 
화두에 나아가 
東擊西敲하며 橫拷豎逼하야 동쪽으로 치고 서쪽에서 두드리며 
종횡으로 핍박(逼迫)해서 
逼來逼去에 핍박해 가고 핍박해 옴에 
逼到無棲泊不柰何處하야 핍박하여 멈추지도 못하고 
어찌할 수도 없는 곳에 이르러 
誠須重加猛利하야 翻身一擲하면 진실로 거듭 더욱 맹리하게 
몸을 한번 뒤집어 던지면 
土塊泥團이 悉皆成佛이니라 흙 덩어리와 진흙 무더기도 
다 성불(成佛)할 것이다. 
若是不하며 만약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며 
半進半出을 蛇인댄 반은 들어오고 반은 나가기를 
뱀이 두꺼비 삼키는 것과 같이 하면 
西峰은 敢道驢年이라사 나는 당나귀 해가 되어야 
始得다호리라 비로소 옳다고 감히 말하겠다.
 結制示眾13. 결제에 대중에게 보임
(以拂子)∴와 三하고 (불자拂子를 가지고) ∴과 三을 그리시고 
大眾은 還會 대중은 알겠는가? 
若也會得인댄 만약 알았다면 
如來禪祖師禪과 栗棘蓬金剛圈과 여래선(禪)과 조사선, 
율극봉(栗棘蓬)과 금강권(金剛圈), 
五位偏正과 三要三玄을 오의편정(五位偏正), 
삼요(三要)와 삼현(三玄)을 
無不貫하며 無不窮源하리니 꿰뚫지 못할 것이 없으며 
근원을 궁구하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到者裏하야는 說甚長期短期며 이 속에 이르러서야 
무슨 장기(長期)와 단기(短期)를 말하며 
空觀假觀이리요 공관(空觀)과 가관(假觀)을 말하겠는가? 
得念失念이 無非解脫이며 생각을 얻음과 생각을 잃음이 
해탈 아님이 없으며 
成法破法이 皆名涅槃이니라 법을 이룸과 법을 깨뜨림이 다 열반이다. 
若也不會인댄 汝等一眾이 만약에 알지 못한다면 너희들 한 무리가 
是各各齎糧裹糝하고 發大心來라 기왕 저마다 양식을 싸들고 
큰마음을 내서 왔으니 
九十日中 十二時內에 90일 가운데 열두 시간 안에 
切切偲偲하며 兢兢業業하야 간절하고 자세하며 삼가고 두려워 하여 
莫問到與不到와 得與不得하고 도달함과 도달하지 못함, 
얻음과 얻지 못함을 묻지 말고 
牢絆草鞋하며 緊著頭하야 짚신을 끌어매고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 
如冰稜上行과 劍刃上走하야 얼음 모서리 위를 가고 
칼날 위를 달려가듯이 하여 
捨命忘形하고 但恁去니라 목숨을 버리고 몸을 잊고 
다만 이렇게 가야 한다. 
纔到水窮雲盡處와 煙消火滅時하면 겨우 물이 끝나고 구름이 다한 곳과 
연기가 사라지고 불이 꺼진 때에 이르면 
驀然踏著本地風光하야 문득 본지풍광(本地風光)을 밟아서 
管取超佛越祖하리라 반드시 부처와 조사를 뛰어 넘을 것이다. 
直饒恁悟去라도 猶是法身邊事라 바로 넉넉히 이와 같이 깨달아 가더라도 
오히려 법신(法身)의 변두리 일이다. 
若曰法身向上事인댄 未夢見在니 만약 법신향상(法身向上)의 일을 말하자면 
꿈에 본 것도 없으니 
何故오 欲窮千里目인댄무슨 까닭인가? 천리를 다 보고자 한다면 
更上一層樓니라 다시 누각 한 층을 더 올라가야 된다. 
 示眾14. 대중에게 보임
若論參禪之要인댄 만약 참선의 요점을 논한다면 
不可執蒲團工夫하야 자리[蒲團]에 집착하는 것으로 공부를 삼아 
墮於昏沈散亂中하며 혼침(昏沈)하고 산란한 가운데 떨어지고 
落在輕安寂靜裏하야 경안하고 적정한 속에 떨어져 있으면서 
總皆不覺不知니 아무것도 느끼지도 알지도 못해서는 안 되리니  
非唯虛喪光陰이라 오로지 헛되이 세월 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難消施主供養이리라 시주(施主)의 공양을 소화하기도 어렵다. 
一朝眼光落地之時에 하루아침에 눈빛이 땅에 떨어질 때에 
畢竟將何所靠오 필경 무엇에 의지할 것인가? 
山僧이 昔年在眾에 내가 옛날 대중들 속에서 
除二時粥飯하고 不曾上蒲團하야 두 끼 음식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찍이 자리에 앉은 적이 없이 
只是從朝至暮하며 東行西行하야 다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되  
步步不離하며 心心無間하야 걸음걸음 떠나지 않고 
마음과 마음이 끊어짐이 없게 하여 
如是經及三載호대 이와 같이 삼 년을 지내기를 
曾無一念懈怠心이라가 일찍이 한 순간도 해태한 마음이 없다가 
一日에 驀然踏著自家底호니 하루는 문득 자기 집에 이르러 보니 
元來寸步不曾移러니라 원래 한 발도 이동해 있지 않았었다. 
昏沈掉와 喜怒哀樂이 혼침도거(昏沈掉擧)와 희로애락이 
即是如佛性이며 智慧解脫이언만은 곧 이 진여불성(眞如佛性)이며 
지혜해탈이건만 
只緣不遇斯人하야 다만 이 사람을 만나지 못한 연으로 
醍醐上味 翻成毒藥이로다 제호(醍醐)의 좋은 맛이 도리어 독약이 되었다. 
靈利漢이 假饒直下知非하야 영리한 사람이 가령 곧바로 잘못을 알아 
全身擔荷라도 正好朝打三千하고 온몸으로 메고 가더라도 
정히 좋게 아침에 삼천 대를 때리고 
暮打八百이니 何故오 저녁에 팔백 대를 때릴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豈不見道아 知之一字 眾禍之門이니라 이런 말을 듣지 못했는가? 
 ‘알 지(知)자 한 자(字)가 모든 재앙의 문이다.' 
若論此事인댄 만약 이 일을 논한다면 
如蚊子 上鐵牛相似하니 모기가 쇠로 된 소에 오르는 것과 같다. 
更不問如何若何하고 다시 어떤가를 묻지 않고 
便向下觜不得處하야 命하고 문득 주둥이를 내릴 수 없는 곳을 향하여 
생명을 버리고 
一鑽和身透入이니라 한 번 뚫어서 온몸이 뚫고 들어가야 한다. 
正恁時에 정히 이러한 때에는 
如處百千萬億香水海中하야 백천만억의 항수해(香水海) 속에 있는 듯이   
取之無盡하며 用之無竭이어니와 가져도 다함이 없고 써도 마르지 않으려니와 
設使志不堅心不一하야 설사 뜻이 견고하지 못하고 
마음이 한결같지 않아서 
悠悠漾漾하며 東飛西飛인댄 일없이 세월만 보내며 동서로 다니기만 한다면 
飛到非想非非想天이라도 넉넉히 너희가 날아서 
비비상천(非非想天)에 이르더라도 
依舊只是箇餓蚊子리라 옛날과 같이 다만 이 굶은 모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