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15. 端陽示衆, 16. 示衆, 17. 示理通上人

碧雲 2016. 3. 9. 23:00
 端陽示眾15. 단오에 대중에게 보임
三十年來에 橫草不拈하며 삼십 년 동안 누운 풀[橫草]도 잡지 않고 
豎草不踏하고 선 풀[竪草]도 밟지 않고 
單單只合得一服快活無憂散호니 다만 쾌활(快活)한 무우산(無憂散)을 
한 번 복용했더니 
其藥이 雖微나 奏功이 極大라 그 약이 비록 작았으나 
나타난 효험은 지극히 컸다. 
不問佛病祖病과 心病禪病과 부처라는 병[佛病]과 조사라는 병[祖病], 
마음병[心病]과 선병[禪病], 
凡病聖病과 生病死病과 범부라는 병[凡病]과 성인이라는 병[聖病], 
생병(生病)과 사병(死病), 
是病非病하고 옳다는 병[是病], 그르다는 병[非病]을 불문하고 
除禪和子의 一種毛病之外에 선객(禪客)의 한 터럭 병[毛病)만을 제외하고는 
聞者見者 無不靈驗이니라 듣거나 보는 자가 
영험(靈驗)을 얻지 못함이 없었다. 
且喚甚하야 作毛病고 또 무엇을 일러 터럭 병[毛病]이라고 하는가? 
(良久云)(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기를) 
各請歸堂하야 點檢看하라 각자 돌아가서 점검해 보라.
 示眾16. 대중에게 보임
若謂著實參禪인댄 만약 착실(着實)한 참선을 말하자면 
決須具足三要니라 결정코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第一要는 有大信根이니 첫 번째 요소는 큰 믿음의 뿌리이니  
明知此事 如靠一座須彌山이요 이 일은 하나의 수미산을 의지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第二要는 有大憤志니 두 번째 요소는 큰 분지(憤志)이니 
如遇殺父冤讎하야 아버지 죽인 원수를 만나서 
直欲便與一刀兩段이요 곧바로 한 칼에 두 동강을 내려는 것과 같다. 
第三要는 有大疑情이니 세 번째 요소는 큰 의정(疑情)이니 
如暗地에 做了一件極事하야 암암리에 한 건의 극히 중요한 일을 해 마치고 
正在欲露未露之時니라 꼭 드러내고자 하나 드러내지 못할 때와 같다. 
十二時中에 果能具此三要인댄 열두 때 안에 과연 이 세 요소를 
갖출 수 있다면 
管取剋日功成하야 반드시 기한 내에 성공하여 
不怕甕中走鱉이어니와 옹기 속 자라 달아날까 두려워하지 않겠거니와 
苟闕其一인댄 진실로 그 하나라도 빠지면 
譬如折足之鼎이 終成廢器니라 비유컨대 다리 부러진 솥이 
결국 못 쓰는 도구가 되는 것과 같다. 
然雖如是나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으나 
落在西峰坑子裏하야는 나의 구덩이 속에 떨어져 있으니 
也不得不救로다 咄하노라 또한 건지지 않을 수 없다.  돌(咄)!
(拈主丈云)(주장자를 잡고 이르기를 ) 
者一著子를 從上佛祖 求之호대 이 일착자(一着子)를 
위로 부처와 조사가 구하고자    
雖歷千魔萬難과 萬死千生이라도 비록 천 가지 마구니와 만 가지 어려움, 
만 번 죽음과 천 번의 태어남을 겪었지만 
如水東流하야 不到滄溟하야는 물이 동쪽으로 흘러 바다에 도달하지 않고는 
決定不止시니 결정코 그치지 아니하는 것과 같았으니, 
以此推之컨댄 大不容易로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면 
크게 용이(容易)하지 않다. 
若要點鐵成金하야 與千聖同域인댄 만약 쇠붙이에 점을 찍어 금을 만들어서 
모든 성인들과 경지가 같아지려 한다면 
豈淺識小見者의 所能擬議리요 어찌 얕은 지식과 좁은 소견을 가진 자가 
능히 헤아리고 논의할 바이겠는가? 
直須具鼎拔山力과 곧바로 모름지기 솥을 들고 산을 뽑는 힘과 
包天括地量과 斬釘截鐵機와 하늘을 덮고 땅을 싸는 국량(局量)과 
못을 끊고 쇠를 자르는 기틀과 
打鳳羅龍手니라 봉황을 치고 용을 잡는 수단을 갖추어야 한다. 
果有如是操略인댄 과연 이와 같은 지조와 지략이 있다면 
主丈으로 助以發機호리라 주장자로 도와서 기틀을 발휘하게 하겠다. 
(卓一下云)(주장자를 한 번 내리고) 
有意氣時에 添意氣로다 의기(意氣)기 있을 때 의기를 더해 준다. 
(又卓一下云)(또 주장자를 내리고 이르기를) 
不風流處에 也風流로다 풍류하지 않는 곳에 또한 풍류한다. 
若是跛鱉盲龜인댄 만약에 다리를 저는 자라와 눈먼 거북이라면 
止跳得一跳兩跳에 다만 뛰기를 한 번 뛰고 두 번 뛰어 
伎倆이 已盡하리니 기량이 이미 다할 것이니 
西峰門下에 總用不著이로다 나의 문하에서는 다 쓰더라도 소용이 없다. 
(度主丈喚侍者云)(시자를 불러 주장자를 건네주고 이르기를) 
送在師子巖頭하야 사자암(師子巖)에 보내서 
一任東湧西沒케하라 동쪽으로 솟고 서쪽으로 빠지는 데 맡겨두라.
若論此事의 正用工인댄 만약 이 일에서 참으로 바르게 
공부하는 것을 논한다면 
決定不在行住坐臥處하며 결정코 행주좌와 하는 데에 있지 않고, 
決定不在著衣喫飯處하며 결정코 옷 입고 밥 먹는 데 있지 않고, 
決定不在屎放尿處하며 결정코 똥 누고 오줌 누는 데 있지 않고, 
決定不在語默動靜處니라 결정코 어묵동정(語默動靜)하는 데 있지 않다. 
然如是인댄 畢竟在甚處오 [漸/耳]。기왕 그러하기가 이와 같다면 
필경 어느 곳에 있는가? “적!”
若向者裏하야 知得落處인댄 만약 이 속에서 낙처(落處)를 안다면 
便見未出母胎에 已自行了也며 모태(母胎)에서 나오기 전에 
이미 스스로 행각(行脚)하였고, 
已自來見高峰了也며 이미 스스로 와서 나를 만났으며, 
已自心空及第了也며 이미 스스로 마음이 비어서 급제(及第)했으며 
已自接物利生了也어니와 이미 스스로 중생을 접하여 
이롭게 했음을 문득 볼 것이다. 
設使無明垢重하야 不覺不知인댄 설사 무명(無明)의 때가 두꺼워 
깨닫지도 알지도 못한다면 
未免先以定으로 動하고 먼저 정(定)으로 움직이고 
後以智로 拔이니라 뒤에 지혜로 뽑아내기를 면치 못할 것이다. 
(良久喝一喝云)(한참 말이 없다가 한 번 할喝하고 이르기를) 
一隊無孔鐵槌로다 한 무데기 구멍 없는 쇠망치로다. 
 示理通上人17. 이통상인(理通上人)에게 보임
大抵學人이 打頭不遇本分作家하야 대개 배우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본분작가(本分作家)를 만나지 못하고 
十年二十年을 者邊那邊에 십 년 이십 년을 이곳 저곳에서 
或參或學 或傳或記호대 혹 참구(參究)하고 혹 배우고 
혹은 전달하고 혹은 기록하여 
殘羹餿飯 惡知惡覺을 남은 국과 쉰 밥, 
나쁜 지식과 나쁜 알음알이를 
尖尖滿滿히 築一肚皮호대 불룩하고 가득하게 
뱃가죽 속에 쌓은 것이 
正如箇臭糟相似하니 꼭 냄새나는 술찌기를 담은 병과 같다. 
若遇箇有鼻孔底 聞著인댄 만약 콧구멍을 가진 사람이 
이 냄새를 맡으면 
未免惡心嘔吐하리라 속이 뒤틀려 구토를 면치 못할 것이다. 
到者裏하야 設要知非悔過하야 이 속에 이르러 
만약 그릇됨을 알고 잘못을 참회하여 
別立生涯인댄 별도로 생애를 세우고자 한다면 
直須盡底傾出 모름지기 바닥까지 다 기울여 쏟아내고 
三回四回하며 洗七番八番。세 번 네 번 거듭하여  
일곱 번 여덟 번을 씻어서  
泡去乾乾淨淨하야 말리고 말려서 깨끗하게 하여 
無一點氣息하야사 한 점의 흔적도 없게 하여야 
般若靈丹을 方堪趣向이어니와 반야(般若)의 신령한 약에 
바야흐로 취향해 나아갈 것이다. 
若是忽忽草草하야 打不乾인댄 만약 바쁘게 대강대강하여 
제거하고 말리지 못하면 
縱盛上品醍醐라도 비록 좋은 제호(醍醐)를 가득 담더라도 
亦未免變作一惡水리라 또한 한 병의 더러운 물로 바뀌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다. 
且道하라 利害 在甚處오 또 말하라. 
이익과 손해가 어디에 있는가? 
咄 毒氣深入이로다 돌(咄)! 독한 기운이 깊이 침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