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限示眾 |
8. 기한을 정해서 대중에게 보임 |
|
|
五陰山中에 魔強法弱하야 |
오음(五陰)산 속 마군은 강하고 방법은 약해서 |
戰之不勝인댄 休擬議著하고 |
싸워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
|
따져볼 것 없이 |
寶劍全提하야 莫問生殺하고 |
보검을 온전히 휘둘러서 |
|
살리고 죽이기를 묻지 말며 |
奮不顧身하야 星飛火撒이어다 |
분발하여 몸을 돌보지 말아서 |
|
별이 날고 불길이 퍼지듯이 하라. |
有功者는 賞하고 無功者는 罰호리라 |
공 있는 자는 상을 주고 |
|
공 없는 자는 벌할 것이다. |
賞罰이 既已分明인댄 |
상벌이 기왕 분명하다면 |
且道하라 今日喫棒底上座는 |
말해보라. 오늘 몽둥이 맞은 상좌는 |
是賞耶아 是罰耶아 |
상 받은 것인가, 벌 받은 것인가? |
若向者裏하야 緇素得出하면 |
만일 이 속에서 검고 흰 것을 가려낸다면 |
便見興化於大覺棒下에 |
대각의 몽둥이 아래서 일어난 |
悟喫棒底消息하리라 |
몽둥이 맞고 깨달은 소식을 볼 것이다. |
|
|
|
|
示眾 |
9. 대중에게 보임 |
|
|
參禪에 若要剋日成功인댄 |
참선을 정한 기일 안에 성공하려면 |
如墮千尺井底相似하야 |
천 자 깊이의 우물 바닥에 떨어진 것처럼 |
從朝至暮 從暮至朝히 |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아침까지 |
千思想萬思量이 |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이 |
單單只是箇求出之心이라 |
오직 다만 나가기만 구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
究竟決無二念이니 |
구경에는 결코 두 생각이 없으니 |
誠能如是施工하야 |
진실로 이와 같이 공부하여 |
或三日 或五日 或七日에 |
혹 삼일이나 오일, 혹은 칠일 만에 |
若不徹去면 |
깨치지 못한다면 |
西峰은 今日에 犯大妄語라 |
나는 오늘 큰 망어를 범한 것이라 |
永墮拔舌犁耕하리라 |
영원히 혀를 뽑아 밭을 가는 |
|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
有時熱鬨閧하며 |
어느 때는 불같이 뜨겁고 |
有時冷冰冰하며 |
어느 때는 얼음같이 차가우며, |
有時如牽驢入井하며 |
어느 때는 노새를 끌고 |
|
우물에 들어가듯 하고, |
有時如順水張帆하나니 |
어느 때는 물따라 돛을 펼친 것과 같다. |
因此四魔 更相殘害하야 |
이 네 가지 마군이 다시 서로 |
|
죽이고 해침으로 인해 |
致使學人으로 忘家失業이라 |
학인들이 집을 잃고 가업을 잃게 한다. |
西峰은 今日에 略施一計하야 |
나는 오늘 한 계책을 베풀어 |
要與諸人으로 掃蹤滅跡호리라 |
여러 사람들과 함께 종적을 쓸어 없애겠다. |
(良久云)捷하시다 |
(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되) |
|
'첩(捷)!' 하였다. |
|
|
兄弟家 成十年二十年토록 |
형제 문중이 십 년 이십 년이 되도록 |
撥草瞻風호되 不見佛性하고 |
풀 헤치고 바람 맞았으나 불성을 보지 못하고 |
往往에 皆謂被昏沈掉舉之所籠罩라하니 |
종종 혼침과 도거(掉舉)의
그물에 |
|
갇혔다고 말하지만 |
殊不知只者昏沈掉舉四字 |
오히려 그 혼침과 도거의 네 글자 |
當體即是佛性이로다 |
당체가 곧 불성임을 알지 못한다. |
堪嗟라 迷人은 不了하야 |
한심하도다! 혼미한 사람은 알지 못하고 |
妄自執法為病이라 |
허망하게도 스스로 법에 집착하는 병을 만들고 |
以病攻病하야 致使佛性으로 |
병으로 병을 다스려 불성을 |
愈求愈遠하며 轉急轉遲하나니 |
구하면 구할 수록 더 멀어지고 |
|
급하면 급할 수록 더 늦어지게 하니 |
設使一箇半箇나 回光返照하야 |
설사 한 개 반 개라도 회광반조하여 |
直下知非하야 廓然藥病兩忘하고 |
곧바로 그릇된 것을 알아서 |
|
확연히 약과 병을 둘 다 잊고 |
眼睛露出하야 洞明達磨單傳하며 |
눈을 부릅뜨고 달마의 단전(單傳)을 환히 밝히며 |
徹見本來佛性이라도 |
본래의 불상을 투철히 보더라도 |
若據西峰의 點檢將來인댄 |
만약 나의 점검에 의하면 |
猶是生死岸頭事라 |
오히려 이것이 생사언덕의 일이다. |
若曰向上一路인댄 |
만약 향상일로(向上一路)를 말하자면 |
須知更在青山外니라 |
모름지기 청산(青山) 밖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
|
|
若論此事인댄 正如逆水撐船하야 |
만약 이 일을 논한다면 |
|
정히 물을 거슬러 배를 저어가는 것 같아서 |
上得一篙에 退去十篙하고 |
위로 한 삿대 저으면 |
|
뒤로 열 삿대 물러나고 |
上得十篙에 退去百篙하야 |
위로 열 삿대 저으면 |
|
뒤로 백 삿대 물러나며, |
愈撐愈退라 退之又退하야 |
저으면 저을수록 더 뒤로 물러나고 |
|
물러나고 또 물러나서 |
直饒退到大洋海底라도 掇轉船頭하야 |
넉넉잡아 큰 바다에 이르게 되더라도 |
|
뱃머리를 잡아 돌려서 |
決欲又要向彼中撐上하리라 |
결단코 또 저 위로 저어가려 하는 것이 중요하다. |
若具者般操志인댄 即是到家消息이라 |
만일 이런 지조를 가졌다면 |
|
이것이 곧 집에 이른 소식인 것이라 |
如人上山에 各自努力이니라 |
사람이 산에 오르는 것이 |
|
각자의 노력에 달린 것과 같다. |
|
|
此事의 的實用工切處는 |
이 일에서 확실히 공부하는 간절한 자리는 |
正如搭對相撲相似하야 |
정히 마주잡고 서로 씨름하는 것과 같아서 |
纔有絲毫畏懼心과 纖塵差別念을 |
조금이라도 두려운 마음이나 차별한 마음을 |
蘊于胸中이면 何止十撲九輸리요 |
가슴 속에 가지고 있으면 |
|
어찌 열 번 싸워 아홉 번 지는 데 그치겠는가? |
未著交時에 性命이 已屬他人了也니라 |
싸워보기도 전에 목숨이 이미 |
|
남의 것이 되고 만다. |
若是鐵眼銅睛인댄 憤憤悱悱하야 |
만약 이것이 쇠 눈에 구리 눈동자라면 |
|
답답하고 말이 통하지 않아서 |
直要一拳打碎하며 一口吞卻이니 |
바로 한 주먹에 때려 부수고 |
|
한 입에 삼켜버려야 한다. |
假使喪身失命하야 |
가사 몸과 목숨을 잃고 |
以至千生萬劫이라도 心亦不忘이니라 |
천 생 만 겁에 이르더라도 |
|
마음은 또한 잊지 말아햐 한다. |
諸上座 果能如是知非하며 |
여러 상좌가 과연 이와 같이 그릇된 것을 알고 |
果能如是著鞭하면 |
과연 이와 같이 채찍을 쓴다면 |
剋日成功을 斷無疑矣리니 |
정한 기일 내에 성공할 것이 |
|
단정코 의심항 여지가 없을 것이니 |
勉之勉之어다 |
힘쓰고 힘쓰라. |
|
|
|
|
晚參 |
10. 저녁 법문 |
|
|
參須實參하며 悟須實悟인댄 |
참구는 모름지기 진실하게 참구하고 |
|
깨닫기는 모름지기 진실하게 깨닫는다면 |
動轉施為에 輝今耀古어니와 |
모든 행동거지에서 고금에 빛이 날 것이지만 |
若是操心이 不正하며 |
만약 이 마음가짐이 바르지 않고 |
悟處 不真하야 粧粧點點하며 |
깨달음이 참되지 못하며 |
|
거짓으로 꾸미고 꿰맞춰 모아서 |
鬥鬥飣飣하야 被人輕輕拶著인댄 |
사람들을 업신여겨 핍박하는 것이라면 |
未免喚燈籠하야 作露柱하리라 |
등롱(燈籠)을 노주(露柱)라 하는 잘못을 |
|
면치 못하리라. |
且道하라 如何是實參實悟底消息고 |
말해보라. 어떤 것이 진실하게 참구하고 |
|
진실하게 깨닫는 소식인가? |
(良久云) |
(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기를) |
南山에 起雲하야 北山에 下雨로다 |
남산에서 구름이 일어 북산에 비를 내리도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