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8. 立限示衆, 9. 示衆, 10. 晚參

碧雲 2016. 3. 9. 22:54
 立限示眾8. 기한을 정해서 대중에게 보임
五陰山中에 魔法弱하야 오음(五陰)산 속 마군은 강하고 방법은 약해서 
戰之不勝인댄 休擬議著하고 싸워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따져볼 것 없이 
寶劍全提하야 莫問生殺하고 보검을 온전히 휘둘러서 
살리고 죽이기를 묻지 말며 
奮不顧身하야 星飛火撒이어다 분발하여 몸을 돌보지 말아서 
별이 날고 불길이 퍼지듯이 하라.
有功者는 賞하고 無功者는 罰호리라 공 있는 자는 상을 주고 
공 없는 자는 벌할 것이다.
賞罰이 已分明인댄 상벌이 기왕 분명하다면 
且道하라 今日喫棒底上座는 말해보라. 오늘 몽둥이 맞은 상좌는 
是賞耶아 是罰耶아 상 받은 것인가, 벌 받은 것인가?
若向者裏하야 緇素得出하면 만일 이 속에서 검고 흰 것을 가려낸다면 
便見興化於大覺棒下에 대각의 몽둥이 아래서 일어난 
悟喫棒底消息하리라 몽둥이 맞고 깨달은 소식을 볼 것이다.
 示眾9. 대중에게 보임
參禪에 若要剋日成功인댄 참선을 정한 기일 안에 성공하려면 
如墮千尺井底相似하야 천 자 깊이의 우물 바닥에 떨어진 것처럼 
從朝至暮 從暮至朝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아침까지 
千思想萬思量이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이  
單單只是箇求出之心이라 오직 다만 나가기만 구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究竟決無二念이니 구경에는 결코 두 생각이 없으니 
誠能如是施工하야 진실로 이와 같이 공부하여 
或三日 或五日 或七日에 혹 삼일이나 오일, 혹은 칠일 만에 
若不徹去면 깨치지 못한다면 
西峰은 今日에 犯大妄語라 나는 오늘 큰 망어를 범한 것이라 
永墮拔舌犁耕하리라 영원히 혀를 뽑아 밭을 가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有時熱鬨하며 어느 때는 불같이 뜨겁고 
有時冷冰冰하며 어느 때는 얼음같이 차가우며,
有時如牽驢入井하며 어느 때는 노새를 끌고 
우물에 들어가듯 하고,
有時如順水張帆하나니 어느 때는 물따라 돛을 펼친 것과 같다.
因此四魔 更相殘害하야 이 네 가지 마군이 다시 서로 
죽이고 해침으로 인해 
致使學人으로 忘家失業이라 학인들이 집을 잃고 가업을 잃게 한다.
西峰은 今日에 略施一計하야 나는 오늘 한 계책을 베풀어 
要與諸人으로 掃蹤滅跡호리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종적을 쓸어 없애겠다.
(良久云)捷하시다 (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되)
 '첩(捷)!' 하였다.
兄弟家 成十年二十年토록 형제 문중이 십 년 이십 년이 되도록 
撥草瞻風호되 不見佛性하고 풀 헤치고 바람 맞았으나 불성을 보지 못하고 
往往에 皆謂被昏沈掉之所籠라하니 종종 혼침과 도거(掉)의 그물에 
갇혔다고 말하지만 
殊不知只者昏沈掉四字 오히려 그 혼침과 도거의 네 글자  
當體即是佛性이로다 당체가 곧 불성임을 알지 못한다. 
堪嗟라 迷人은 不了하야 한심하도다! 혼미한 사람은 알지 못하고 
妄自執法病이라 허망하게도 스스로 법에 집착하는 병을 만들고
以病攻病하야 致使佛性으로 병으로 병을 다스려 불성을 
愈求愈遠하며 轉急轉遲하나니 구하면 구할 수록 더 멀어지고 
급하면 급할 수록 더 늦어지게 하니 
設使一箇半箇나 回光返照하야 설사 한 개 반 개라도 회광반조하여 
直下知非하야 廓然藥病兩忘하고 곧바로 그릇된 것을 알아서 
확연히 약과 병을 둘 다 잊고 
眼睛露出하야 洞明達磨單傳하며 눈을 부릅뜨고 달마의 단전(單傳)을 환히 밝히며  
徹見本來佛性이라도 본래의 불상을 투철히 보더라도 
若據西峰의 點檢將來인댄 만약 나의 점검에 의하면 
猶是生死岸頭事라 오히려 이것이 생사언덕의 일이다.
若曰向上一路인댄 만약 향상일로(向上一路)를 말하자면 
須知更在山外니라 모름지기 청산(山) 밖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若論此事인댄 正如逆水撐船하야 만약 이 일을 논한다면 
정히 물을 거슬러 배를 저어가는 것 같아서 
上得一篙에 退去十篙하고 위로 한 삿대 저으면 
뒤로 열 삿대 물러나고 
上得十篙에 退去百篙하야 위로 열 삿대 저으면 
뒤로 백 삿대 물러나며,  
愈撐愈退라 退之又退하야 저으면 저을수록 더 뒤로 물러나고
물러나고 또 물러나서 
直饒退到大洋海底라도 掇轉船頭하야 넉넉잡아 큰 바다에 이르게 되더라도 
뱃머리를 잡아 돌려서 
決欲又要向彼中撐上하리라결단코 또 저 위로 저어가려 하는 것이 중요하다.
若具者般操志인댄 即是到家消息이라 만일 이런 지조를 가졌다면 
이것이 곧 집에 이른 소식인 것이라
如人上山에 各自努力이니라 사람이 산에 오르는 것이 
각자의 노력에 달린 것과 같다.
此事의 的實用工切處는 이 일에서 확실히 공부하는 간절한 자리는 
正如搭對相撲相似하야 정히 마주잡고 서로 씨름하는 것과 같아서 
纔有絲毫畏懼心과 纖塵差別念을 조금이라도 두려운 마음이나 차별한 마음을
蘊于胸中이면 何止十撲九輸리요 가슴 속에 가지고 있으면 
어찌 열 번 싸워 아홉 번 지는 데 그치겠는가? 
未著交時에 性命이 已屬他人了也니라 싸워보기도 전에 목숨이 이미 
남의 것이 되고 만다.
若是鐵眼銅睛인댄 憤憤悱悱하야 만약 이것이 쇠 눈에 구리 눈동자라면  
답답하고 말이 통하지 않아서 
直要一拳打碎하며 一口卻이니 바로 한 주먹에 때려 부수고 
한 입에 삼켜버려야 한다.
假使喪身失命하야 가사 몸과 목숨을 잃고  
以至千生萬劫이라도 心亦不忘이니라 천 생 만 겁에 이르더라도 
마음은 또한 잊지 말아햐 한다.
諸上座 果能如是知非하며 여러 상좌가 과연 이와 같이 그릇된 것을 알고
果能如是著鞭하면 과연 이와 같이 채찍을 쓴다면 
剋日成功을 斷無疑矣리니 정한 기일 내에 성공할 것이 
단정코 의심항 여지가 없을 것이니 
勉之勉之어다힘쓰고 힘쓰라.
 
 10. 저녁 법문 
參須實參하며 悟須實悟인댄 참구는 모름지기 진실하게 참구하고 
깨닫기는 모름지기 진실하게 깨닫는다면 
動轉施에 輝今耀古어니와 모든 행동거지에서 고금에 빛이 날 것이지만 
若是操心이 不正하며 만약 이 마음가짐이 바르지 않고 
悟處 不하야 粧粧點點하며 깨달음이 참되지 못하며 
거짓으로 꾸미고 꿰맞춰 모아서 
鬥鬥飣飣하야 被人輕輕拶著인댄 사람들을 업신여겨 핍박하는 것이라면 
未免喚燈籠하야 作露柱하리라 등롱(燈籠)을 노주(露柱)라 하는 잘못을 
면치 못하리라.
且道하라 如何是實參實悟底消息고 말해보라. 어떤 것이 진실하게 참구하고 
진실하게 깨닫는 소식인가? 
(良久云)(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기를)
南山에 起雲하야 北山에 下雨로다 남산에서 구름이 일어 북산에 비를 내리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