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4. 結制示衆, 5. 示衆, 6. 解制示衆

碧雲 2016. 3. 9. 22:50
 結制示眾4. 결제에 대중에게 보임
大限은 九旬이요 小限은 七日이니 긴 기한은 구십일이고 
짧은 기한은 칠일이다.
麤中有細하고 細中有密하며 거친 가운데 미세한 것이 있고 
미세한 가운데 세밀한 것이 있다.
密密無間하야 纖塵不立이니라 세밀하고 세밀하니 빈틈이 없어서 
가는 티끌도 성립할 수 없다.
正恁時하야 銀山鐵壁이라 다만 이 때에는 
은산철벽(銀山鐵壁)이 막혀서 
進則無門이요 退之則失하리라 나아가도 문이 없고 
물러나도 잃어버리게 된다.
如墮萬丈深坑에 만약에 만 길이나 되는 깊은 구덩이에 떨어져
四面이 懸崖荊棘이라도 사면이 깎아지른 절벽 가시나무이더라도 
切須猛烈英雄은 아주 맹렬한 영웅은 
直要翻身跳出이니 곧 몸을 돌이켜 뛰어나오려 한다.
若還一念遲疑인댄 만약 한 생각이라도 망설이고 의심하면 
佛亦救不得하리라 부처도 또한 너를 구제하지 못할 것이다.
此是最上玄門이니 이것이 가장 높고 깊은 오묘한 관문이니 
普請大家著力이어다 널리 청하건대 여러분들은 여기에 힘을 붙이라.
山僧은 雖則不管 閑非越例나 내가 비록 그릇된 것을 막는 데에
상례를 넘어서는 것을 관계치 않지만 
與諸人으로 通箇消息호리라 여러분에게 소식을 알려주겠다.
[○@…][○@(:/.)][○@∴]。
 示眾5. 대중에게 보임
皮穿肉爛하고 筋斷骨折하며 살가죽이 터지고 살이 문드러지며
힘줄이 끊어지고 뼈가 부서지며
具無礙辯하야 橫說豎說이라도 걸림없는 변재를 갖추어 
자유자재히 말하더라도
若謂向上一關인댄 향상일관(向上一關)에서 말하자면 
敢保老兄未徹이라호리라 감히 당신이 철저하지 못하다 하겠다.
直須虛空粉碎하고 大海枯竭하며 바로 허공을 분쇄하고 
대해를 고갈시키며
透頂透底하야 內外澄澈이어다 머리에서 바닥까지 꿰뚫어 
안팎을 맑게 하라.
正恁時라도 猶是眼中著屑이니라 바로 이러한 때라도 
오히려 눈에 가루가 들어간 것과 같다.
大眾은 且道하라 대중은 말해보라.
如何是到家底句오 어떤 것이 집에 이른 소식인가?
泥牛喫鐵棒하니 金剛迸出血이로다 진흙소가 쇠방망이를 맞으니 
금강이 피를 뿜는다!
若論此事인댄 만약 이 일을 논하자면 
如大火聚 烈亘天하야 큰 불덩어리가 치열하게 타올라 
하늘까지 뻗쳐서
曾無少間이라 일찍이 작은 틈도 없는 것과 같다.
世間所有之物을 悉皆投至라도 세간의 물건을 다 던지더라도 
猶如片雪이 點著便消하리니 오히려 조각 눈이 떨어지면 
바로 녹아버리는 것과 같으니
爭容毫末이리요 어찌 털끝을 용납하겠는가?
若能恁提持하면 만약 이렇게 공부할 수 있다면
剋日之功을 萬不失一이어니와 정한 기한의 공력을 
만에 하나도 잃지 않겠지만 
儻不然者인댄 縱經塵劫이라도 만약 그렇지 못하면 
비록 진겁(塵劫)의 긴 세월을 지내더라도
徒受勞矣리라 한갓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海底泥牛銜月走어늘 바다 밑 진흙소는 달을 물고 달려가는데 
巖前石虎抱兒眠이로다 바위 앞 돌 호랑이는 아이 안고 잠들었도다!
鐵蛇鑽入金剛眼이어늘 쇠 뱀은 금강의 눈을 뚫고 들어가고 
崑崙騎象鷺牽이로다 곤륜산이 코끼리를 타니 백로가 끌고 가도다!
*(禪家의 宗門異類라 말로 표현했으되 지혜로는 미칠 수 없는 것이니 굳이 뜻을 헤아리려 하지 말라.)
此四句內에 이 네 구절 안에 
有一句能殺能活하며 능히 죽이고 능히 살리는 한 구절이 있어서 
能縱能奪하나니 능히 놓아주고 능히 빼앗으니 
若檢點得出인댄 만약 이것을 점검해 낼 수 있다면 
許汝一生參學事畢하리라 한 평생 수행한 일을 마쳤다고 허락하리라.
若論此事인댄 만약에 이 일을 논의한다면 
譬如人家屋簷頭에 비유하건대 사람의 집 처마 끝에 
一堆榼[+(天/韭)]相似하야한 무더기 거름과 같다.
從朝至暮히 雨打風吹호대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내리고 바람 불어도 
直是無人覷著하나니 곧 아무도 돌아보는 사람이 없어서 
殊不知有一所無盡寶藏이 특히 한 곳에 한량없는 보배가 
蘊在其中이로다 그 속에 쌓여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
若也拾得하면 百劫千生에 만약에 이를 얻으면 백겁과 천생에  
取之無盡하며 用之無竭하리니 가져도 다함이 없고 써도 모자람이 없다.
須知此藏 不從外來라 모름지기 이 보배창고가 
밖에서 온 것이 아니라 
皆從諸人의 一箇信字上發生이니라 그대들 하나의 믿음이라는 글자 위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若信得及인댄 決不相誤어니와 만약에 믿음이 온전하면 
결코 서로 속이지 않지만
若信不及이면 縱經塵劫이라도 만약 믿음이 온전치 못하면 
비록 진겁의 세월을 지내도 
亦無是處니라 역시 옳은 곳이 없게 된다.
普請諸人하노니 便恁信去하야 널리 수행하는 이들에게 청하노니 
곧 이렇게 믿어서 
做箇貧窮乞兒어다 가난한 거지 아이를 면하라.
且道하라 또 말해보라! 
此藏은 即今在甚處오 이 보배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良久云)(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기를)
不入虎穴이면 爭得虎子리요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어찌 호랑이 새끼를 잡겠는가?
 解制示眾6. 해제에 대중에게 보임
九旬을 把定繩頭하야 구십 일 동안 화두를 잡아 정(定)하여 
不容絲毫走作하고 조금도 법도에 어긋남을 용납하지 않고 
直得箇箇皮穿骨露하야 다만 살가죽이 터지고 뼈가 드러나 
七零八落이라도 일곱 번이고 여덟 번을 떨어지더라도 
冷眼看來인댄 싸늘한 눈으로 본다면 
正謂掘地討天이라 꼭 땅을 파고 하늘을 찾는 것이라 말하겠다.
千錯萬錯이로다 천 가지 만 가지로 잘못 되었다.
今日에 到者裏하야는 오늘 여기에  
不免放開一線하노니 한 가닥 길을 열어 놓을 수밖에 없으니 
彼此無拘無束하야 피차 구속됨이 없이 
東西南北에 任運騰騰하며 동서남북으로 움직이는 대로 자유롭게  
天上人間에 逍遙快樂이어다 천상과 인간에 노닐며 즐기라.
然雖如是나 且道하라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으나, 또 말해보라.
忽遇鑊湯爐炭劍樹刀山하야는 갑자기 펄펄 끓는 가마솥과 활활 타는 화로와 
칼 나무와 칼 산을 만나서는,  
未審커라 如何棲泊고 알 수 없도다! 어떻게 머물 것인가?
(良久云)惡하시다 (한참 말이 없다가 이르기를) 악!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