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2. 시중(示衆)

碧雲 2016. 3. 9. 22:46
  示眾2. 대중에게 보임
三世諸佛과 歷代祖師가 삼세제불과 역대 조사께서 
留下하신 一言半句는 물려주신 한 마디 말과 반 구절 글귀는
惟務眾生이 超越三界하야 오직 중생이 삼계를 초월하여 
斷生死流니 생사의 흐름을 끊을 수 있도록 
일러주신 것이니 
故로 云 一大事因緣하야 그래서 일대사인연을 위해
出現於世라하니라이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하신 것이다.
若論此一大事인댄 만약 이 일대사를 논한다면 
如馬前相撲하며 달리는 말 앞에서 서로 싸우고 
又如電光影裏에 穿針相似하야 또 번개 불빛 아래서 
바늘귀를 꿰는 것과 유사하여 
思量解會處하며 네가 생각해서 알음알이로 알 수 없고 
計較分別處라 계교하여 분별할 수도 없다.
所以道호대 그러므로 말하기를,
此法은 非思量分別之所能解라하시니라 이 법은 생각하고 따져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是故로 世尊이 於靈山會上에 이 때문에 세존께서 영산회상에서
臨末梢頭하사 마지막 법문에 나아가셔서 
將三百六十骨節과 八萬四千毛竅하사 삼백육십 골절과 팔만사천 털구멍을 
盡底掀翻하시니 밑바닥까지 다 뒤집어 보여주셨다.
雖有百萬眾이 圍繞나 비록 백만 대중이 둘러 앉아 있었으나
承當者는 惟迦葉一人而已라 깨달은 사람은 오직 가섭 한 사람 뿐이었다.
信知此事는 決非草草로다 진실로 이 일은 결단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若要的實明證인댄 만약 확실하고 밝게 깨달으려면 
須開特達懷하고 發丈夫志하야 모름지기 특별히 뛰어난 마음을 열고 
대장부의 뜻을 발휘해야 한다.
將從前惡知惡解와 그 전의 나쁜 지식과 견해, 
奇言妙句와 禪道佛法과 기이한 말과 교묘한 글귀, 
선도(禪道)와 불법, 
盡平生의 眼裏所見底와 평생동안 눈으로 본 것과 
耳裏所聞底하야 귀로 들은 것을 가지고 
莫顧危亡得失과 人我是非와 위급함과 죽음, 득과 실, 
남과 나, 옳음과 그름, 
到與不到와 徹與不徹하고 도달함과 도달하지 못함, 
투철하고 투철하지 못함을 돌아보지 말고 
發大忿怒하야 奮金剛利刃하야 큰 분심을 발휘하여 
금강의 예리한 칼을 휘둘러 
如斬一握絲에 마치 한 묶음의 실을 끊을 때 
一斬一切斷호대 단칼에 일체를 끊어서 
一斷之後에 更不相續하니라 한 번 끊은 뒤에는 
다시 서로 이어지지 않듯이 해야 한다.
直得胸次中에 空勞勞地하며 곧 마음 속이 텅 비어
虛豁豁地하야 蕩蕩然하고 시원하게 확 트이고 넓으며 
無絲毫許滯礙하야 실낱만큼도 걸리고 막힘이 없어서 
更無一法可當情호미 다시는 한가지도 닥칠 정(情)이 없음이 
與初生으로 無異하야 갓난아이와 다르지 않게 되니 
喫茶不知茶하고 喫飯不知飯하며 차를 마셔도 마시는 줄을 알지 못하고
밥을 먹어도 먹는 줄 모르며
行不知行하고 坐不知坐하야 가도 가는 줄 알지 못하고 
앉아도 앉은 줄을 알지 못한다.
情識이 頓淨하고 計較都忘호미 정식(情識)이 순식간에 깨끗해지고 
헤아리고 비교하는 일이 다 사라짐이 
恰如箇有氣底死人相似하며 흡사 숨 붙은 죽은 사람과 같으며,
又如泥塑木雕底相似하리라 또 흙으로 빚은 소상(塑像)이나 
다듬어 만든 나뭇조각과 같아질 것이다.
到者裏하야는 驀然蹉手跌하야 여기에 이르러서는 
문득 다리와 손이 미끄러져서 
心華頓發에 洞照十方호미 지혜의 빛이 문득 나와 
시방세계를 환하게 비추는 것이 
如杲日이 麗天하며 밝은 해가 하늘에 더오른 것과 같으며
又如明鏡이 當臺하야 또 밝은 거울이 받침대에 놓인 것과 같아서
不越一念하고 頓成正覺하리라 한 생각도 어긋나지 않고 
문 득 정각을 이루리라.
非惟明此一大事라 오직 이 일대사를 밝힐 뿐만 아니라
從上若佛若祖의 一切差別因緣을 위로 부처님과 조사의 일체 차별 인연을 
悉皆透頂透底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게 된다.
佛法世法을 打成一片하야 불법과 세간법이 하나가 되어 
騰騰任運하고 任運騰騰하며 자유자재하여 움직임에 맡기고,
움직임에 맡겨 자유자재하며,
灑灑落落하고 乾乾淨淨하야 깨끗하고 깨끗하며, 정결하고 정결해서 
做一箇無無事出格道人也리니 함이 없고 일이 없는 
격식을 뛰어넘은 참다운 도인이 될 것이다.
出世一番하야사 이렇게 한 번 세상을 벗어나야
方曰不負平生參學之志願耳리라 마침내 평생 동안 수행하고 배운 뜻과 소원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말하겠다.
若是此念이 輕微하며 만약에 이 생각이 가볍고 미미하여
志不猛利하야 뜻이 맹렬하고 날카롭지 않아서 
猥猥獕獕삽살개처럼 어지러우며
魍魍魎魎하야 귀신처럼 어둠에 빠져 
今日也恁하며 明日也恁인댄 오늘도 이러하고 내일도 이러하게 지나가면
設使三十年二十年用工이라도 설사 20년, 30년 동안 공을 들이더라도 
一如水浸石頭相似하야 물이 돌을 적시는 것과 같아져서 
看看逗到臘月三十日하야는 어느덧 죽는 날에 이르러서는 
十箇有五雙이 㦬而去하야 열 가운데 다섯 쌍이 부끄럽게 떠나가서
致令學初機로  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과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不生敬慕하리니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내지 못하게 할 것이다.
似者般底漢이 到高峰門下하며 이와 같은 놈들이 나의 문하에 온다면 
打殺萬萬千千인달 有甚罪過리요 만 명 천 명을 때려 죽인들 
무슨 죄가 있겠는가?
今日我之一眾은 오늘 우리 대중들은 
莫不皆是俊鷹快鷂며 如龍若虎라다 뛰어난 매와 새매, 
 용과 범 같지 않은 사람이 없어서
一明三이며 目機銖兩이리니 한 가지를 말해 주면 셋을 알고,
눈으로는 미세한 무게를 짐작하련만  
豈肯作者般體態하야 兀兀度時리요 어찌 이 모양으로 
우두커니 세월만 보내겠는가?
然雖如是나 正恁時에 그러나 비록 이와 같지만 
畢竟喚甚하야 作一大事오 꼭 이러한 때에 
필경에 무엇을 일대사라 하겠는가?
若也道得이라도 與汝三十拄杖하고 만약 알아 맞추더라도 
주장자로 너를 서른 번 때리고 
若道不得이라도 亦與三十拄杖하리라 만약 말하지 못하더라도 
역시 주장자로 서른 번 때리겠다.
何故오 이것이 무슨 이유인가?
(卓主丈一下云)(주장자를 높이 들었다가 
한 번 내리치며 말하되,)
高峰門下에 賞罰이 分明하니라 나의 문하에는 상벌이 분명하다.
予假此來로 나는 이것을 빌려온 이래 
二十四年을 常在病中하야 24년 동안 항상 병이 있어 
求醫服藥에 歷盡萬般艱苦호니 의원을 찾고 약을 복용하느라 
온갖 고초를 겪었다.
爭知病在膏肓에 無藥可療리요 어찌 병이 고황(膏肓)에 들어가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겠는가?
後至雙徑이라가 그 뒤에 쌍경사에 갔다가 
夢中에 服斷橋和所授之丹하고 꿈속에 단교화상이 주신 약을 먹고 
至第六日하야 6일 째에 이르러 
不期觸發仰山老和의 所中之毒호니 기약없이 앙산 노화상께로부터 
맞은 독이 촉발되니
直得魂飛膽喪하야 後再甦라 곧 혼백이 날고 흩어져 
끊어진 뒤에 다시 소생했다.
當時에 便覺四大輕安호미 당시에 몸이 가볍고 편안하기는 
如放下百二十斤一條檐子相似일러니라120근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음을 
문득 알았다.
今將此丹하야 普施大眾하노니 이제 이 약을 대중에게 널리 보시하니 
汝等服之인댄 그대들이 이것을 복용하려면 
先將六情六識 四大五蘊과 먼저 육정육식(六情六識)과 
사대오온(四大五蘊)과 
山河大地 萬象森羅하야 산하대지와 삼라만상을 가져다 
總鎔作一箇疑團하야 頓在目前하면 다 녹여서 하나의 의심덩어리를 만들어 
이것을 문득 눈앞에 있게 하면 
不假一鎗一旗라도 창과 깃발을 빌리지 않고라도 
靜悄悄地 便似箇平世界하리라 고요함이 문득 평화로운 세계와 같으리라.
如是行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이렇게 다녀도 다만 이 의심 덩어리이고
坐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앉아도 이 의심 덩어리이며,
著衣喫飯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옷을 입고 밥을 먹어도,  
屎放尿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대소변을 보아도 다만 이 의심 덩어리여서 
以至見聞覺知히 總只是箇疑團이라 견문각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만 이 의심 덩어리라
疑來疑去에 疑至省力處하면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서 
의심이 줄어들기에 이르면 
便是得力處니 이것이 문득 힘을 얻는 곳이다.
不疑自疑하며 의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의심되고 
하야 들지 않아도 화두가 저절로 들려서
從朝至暮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粘頭綴尾하야 打成一片호대 꼬리를 물고 계속하여 
한 덩어리를 이루면 
無絲毫縫罅하야 撼亦不動하고 추호의 틈새도 없어서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고 
趁亦不去하며 쫓아도 나가지 않으며   
昭昭靈靈하야 常現在前호미 밝고 신령하게 항상 앞에 나타나는 것이
如順水流舟하야 全不犯手하리라 마치 물 흐름을 따르는 쪽배와 같아서 
온전하여 손 쓸 일이 없으리라.
只此便是得力底時節也니라 다만 이것이 힘을 얻는 시절이다.
更須其正念하라 모름지기 그 정념(正念)에 다시 정성을 기울여 
無二心하며 展轉磨光하고 두 마음이 없도록 삼가하고 
더욱 지혜의 광명을 연마하며
展轉淘汰하야 窮玄盡奧하고 더욱 깨끗이 씻어내며
현묘한 이치를 궁구하여 
至極至微하야 向一毫頭上安身하야 지극히 미세한 데에 이르고 
한 털끝 위를 향해 몸을 눕혀서 
孤孤迥迥 卓卓巍巍하야 외롭고 멀며 우뚝하고 높아서
不動不搖 無來無去하며 움직이지도 흔들리지도 않고
옴도 감도 없으며,
一念不生하야 前後際斷하면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앞뒤가 끊어지면
從茲로 塵勞頓息하고 이로부터 번뇌가 순식간에 쉬어지고 
昏散이 勦除하야 行亦不知行하고 혼침과 산란이 끊어져서 
가도 가는 줄 모르고 
坐亦不知坐하며 寒亦不知寒하고 앉아도 앉은 줄 모르며 
추워도 추운 줄 모르고 
熱亦不知熱하며 더워도 더운 줄 모르며 
喫茶不知茶하고 喫飯不知飯하야 차를 마셔도 차 마시는 줄 모르고
밥을 먹어도 밥 먹는 줄을 몰라서 
終日獃憃憃地 恰似箇泥塑木雕底하리니 종일 멍청한 지경이라 
흡사 진흙이나 나무로 만든 상 같으리라.
故로 謂墻壁無殊라하니라 그러므로 장벽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纔有者境界現前하면 이러한 경계가 나타나면 
即是到家之消息也라 이것이 곧 집에 이르는 소식이라 
決定去地不遠也요  가야할 곳이 결코 멀지 않은 것이요 
巴得搆也며 撮得著也니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며
거머쥐어 잡은 것이니,
只待時刻而已라 다만 때를 새겨 기다리면 된다.
又卻不得見恁說하고 또 도리어 이런 말에 
起一念精進心求之하며 한 순간 정진할 마음을 일으켜 구하지 말고 
又卻不得將心待之하며 도리어 마음 써 기다리지 말며,
又卻不得要一念縱之하며 도리어 한 순간도 놓지 말며,
又卻不得要一念棄之하고 도리어 한 순간도 버리려 하지 말며,
直須堅凝正念하야 以悟則이어다 다만 모름지기 정념을 굳게 지켜서 
깨달음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當此之際하면 有八萬四千魔軍이이 때가 되면 팔만사천의 마군이 
在汝六根門頭伺候하야  너의 육근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所有一切奇異殊勝 그들의 온갖 기이함과 수승함과  
善惡應驗之事를 선하고 악함을 경험하게 될 일들을 
隨汝心設하며 隨汝心生하며 네 마음을 따라 마련하고 
네 마음을 따라 일으키고
隨汝心求하며 隨汝心現하야 네 마음을 따라 구하고 
네 마음을 따라 나타내서
凡有所欲을 無不遂之하리라 무릇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지 못함이 없게 된다. 
汝若瞥起毫釐差別心하며 네가 만약 추호라도 차별한 마음을 일으키고
擬生纖塵妄想念하면 조금이라도 망녕된 상념을 일으키면
即便墮他圈樻하며 곧 저 마군의 집에 떨어지고  
即便被他作主하며 곧 저 마군들이 주인이 되며, 
即便聽他指揮하야 곧 저들의 지휘를 받게 되어 
便乃口說魔話하며 곧 입으로는 마군의 말을 하고 
心行魔行하야 마음으로는 마군의 행동을 하여 
反誹他非하고 도리어 다른 사람을 그르다고 비방하고 
自譽道하리라 스스로 참된 도라고 자랑할 것이다.
般若正因이 從茲永泯하며 지혜의 바른 인자가 
이로부터 영원히 없어지며 
菩提種子 不復生芽하야 진리의 씨앗에 다시 싹이 나지 않아서 
劫劫生生에 常伴侶하리라 영원한 세월에 항상 마군의 짝이 될 것이다.
當知此諸魔境이 이러한 여러 마군의 경계가 
皆從自心所起며 다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며 
自心所生이라 자기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心若不起면 爭如之何리요 마음이 만약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찌 그렇겠는가?
天台云 汝之伎倆은 有盡이어니와 천태(天台)스님이 말하기를 
 '너의 기량은 다함이 있지만 
我之不采는 無窮이라하니 내가 취하지 않음은 다함이 없다.'고 하였다.
誠哉라 是言也여 진실하도다, 이 말이여!
但只要一切處에 다만 일체의 상황에서 
冷冰冰地去하며 놓아버려서 차기가 얼음 같고 
平妥妥地去하며 純點去하며 평온하고 순수하고 깨끗해져서 
一念萬年去호대 如箇守屍鬼子하야 한 생각이 만 년이 되는 것이 
마치 시신을 지키는 귀신같아서 
守來守去에 지켜 오고 지켜 가다가 
疑團子欻然爆地一聲하면 의심 덩어리가 홀연히 한 소리 내며 깨어지면 
管取驚天動地하리니 반드시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일 것이다.
勉之勉之어다힘쓰고 힘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