示眾 | 2. 대중에게 보임 |
三世諸佛과 歷代祖師가 | 삼세제불과 역대 조사께서 |
留下하신 一言半句는 | 물려주신 한 마디 말과 반 구절 글귀는 |
惟務眾生이 超越三界하야 | 오직 중생이 삼계를 초월하여 |
斷生死流니 | 생사의 흐름을 끊을 수 있도록 |
일러주신 것이니 | |
故로 云 為一大事因緣하야 | 그래서 일대사인연을 위해 |
出現於世라하니라 |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하신 것이다. |
若論此一大事인댄 | 만약 이 일대사를 논한다면 |
如馬前相撲하며 | 달리는 말 앞에서 서로 싸우고 |
又如電光影裏에 穿針相似하야 | 또 번개 불빛 아래서 |
바늘귀를 꿰는 것과 유사하여 | |
無你思量解會處하며 | 네가 생각해서 알음알이로 알 수 없고 |
無你計較分別處라 | 계교하여 분별할 수도 없다. |
所以道호대 | 그러므로 말하기를, |
此法은 非思量分別之所能解라하시니라 | 이 법은 생각하고 따져서 |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 |
是故로 世尊이 於靈山會上에 | 이 때문에 세존께서 영산회상에서 |
臨末梢頭하사 | 마지막 법문에 나아가셔서 |
將三百六十骨節과 八萬四千毛竅하사 | 삼백육십 골절과 팔만사천 털구멍을 |
盡底掀翻하시니 | 밑바닥까지 다 뒤집어 보여주셨다. |
雖有百萬眾이 圍繞나 | 비록 백만 대중이 둘러 앉아 있었으나 |
承當者는 惟迦葉一人而已라 | 깨달은 사람은 오직 가섭 한 사람 뿐이었다. |
信知此事는 決非草草로다 | 진실로 이 일은 결단코 소홀히 |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
若要的實明證인댄 | 만약 확실하고 밝게 깨달으려면 |
須開特達懷하고 發丈夫志하야 | 모름지기 특별히 뛰어난 마음을 열고 |
대장부의 뜻을 발휘해야 한다. | |
將從前惡知惡解와 | 그 전의 나쁜 지식과 견해, |
奇言妙句와 禪道佛法과 | 기이한 말과 교묘한 글귀, |
선도(禪道)와 불법, | |
盡平生의 眼裏所見底와 | 평생동안 눈으로 본 것과 |
耳裏所聞底하야 | 귀로 들은 것을 가지고 |
莫顧危亡得失과 人我是非와 | 위급함과 죽음, 득과 실, |
남과 나, 옳음과 그름, | |
到與不到와 徹與不徹하고 | 도달함과 도달하지 못함, |
투철하고 투철하지 못함을 돌아보지 말고 | |
發大忿怒하야 奮金剛利刃하야 | 큰 분심을 발휘하여 |
금강의 예리한 칼을 휘둘러 | |
如斬一握絲에 | 마치 한 묶음의 실을 끊을 때 |
一斬一切斷호대 | 단칼에 일체를 끊어서 |
一斷之後에 更不相續하니라 | 한 번 끊은 뒤에는 |
다시 서로 이어지지 않듯이 해야 한다. | |
直得胸次中에 空勞勞地하며 | 곧 마음 속이 텅 비어 |
虛豁豁地하야 蕩蕩然하고 | 시원하게 확 트이고 넓으며 |
無絲毫許滯礙하야 | 실낱만큼도 걸리고 막힘이 없어서 |
更無一法可當情호미 | 다시는 한가지도 닥칠 정(情)이 없음이 |
與初生으로 無異하야 | 갓난아이와 다르지 않게 되니 |
喫茶不知茶하고 喫飯不知飯하며 | 차를 마셔도 마시는 줄을 알지 못하고 |
밥을 먹어도 먹는 줄 모르며 | |
行不知行하고 坐不知坐하야 | 가도 가는 줄 알지 못하고 |
앉아도 앉은 줄을 알지 못한다. | |
情識이 頓淨하고 計較都忘호미 | 정식(情識)이 순식간에 깨끗해지고 |
헤아리고 비교하는 일이 다 사라짐이 | |
恰如箇有氣底死人相似하며 | 흡사 숨 붙은 죽은 사람과 같으며, |
又如泥塑木雕底相似하리라 | 또 흙으로 빚은 소상(塑像)이나 |
다듬어 만든 나뭇조각과 같아질 것이다. | |
到者裏하야는 驀然腳蹉手跌하야 | 여기에 이르러서는 |
문득 다리와 손이 미끄러져서 | |
心華頓發에 洞照十方호미 | 지혜의 빛이 문득 나와 |
시방세계를 환하게 비추는 것이 | |
如杲日이 麗天하며 | 밝은 해가 하늘에 더오른 것과 같으며 |
又如明鏡이 當臺하야 | 또 밝은 거울이 받침대에 놓인 것과 같아서 |
不越一念하고 頓成正覺하리라 | 한 생각도 어긋나지 않고 |
문 득 정각을 이루리라. | |
非惟明此一大事라 | 오직 이 일대사를 밝힐 뿐만 아니라 |
從上若佛若祖의 一切差別因緣을 | 위로 부처님과 조사의 일체 차별 인연을 |
悉皆透頂透底하며 |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게 된다. |
佛法世法을 打成一片하야 | 불법과 세간법이 하나가 되어 |
騰騰任運하고 任運騰騰하며 | 자유자재하여 움직임에 맡기고, |
움직임에 맡겨 자유자재하며, | |
灑灑落落하고 乾乾淨淨하야 | 깨끗하고 깨끗하며, 정결하고 정결해서 |
做一箇無為無事出格真道人也리니 | 함이 없고 일이 없는 |
격식을 뛰어넘은 참다운 도인이 될 것이다. | |
恁麼出世一番하야사 | 이렇게 한 번 세상을 벗어나야 |
方曰不負平生參學之志願耳리라 | 마침내 평생 동안 수행하고 배운 뜻과 소원을 |
저버리지 않았다고 말하겠다. | |
若是此念이 輕微하며 | 만약에 이 생각이 가볍고 미미하여 |
志不猛利하야 | 뜻이 맹렬하고 날카롭지 않아서 |
猥猥獕獕 | 삽살개처럼 어지러우며 |
魍魍魎魎하야 | 귀신처럼 어둠에 빠져 |
今日也恁麼하며 明日也恁麼인댄 | 오늘도 이러하고 내일도 이러하게 지나가면 |
設使三十年二十年用工이라도 | 설사 20년, 30년 동안 공을 들이더라도 |
一如水浸石頭相似하야 | 물이 돌을 적시는 것과 같아져서 |
看看逗到臘月三十日하야는 | 어느덧 죽는 날에 이르러서는 |
十箇有五雙이 懡㦬而去하야 | 열 가운데 다섯 쌍이 부끄럽게 떠나가서 |
致令晚學初機로 | 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과 |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 |
不生敬慕하리니 |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
내지 못하게 할 것이다. | |
似者般底漢이 到高峰門下하며 | 이와 같은 놈들이 나의 문하에 온다면 |
打殺萬萬千千인달 有甚麼罪過리요 | 만 명 천 명을 때려 죽인들 |
무슨 죄가 있겠는가? | |
今日我之一眾은 | 오늘 우리 대중들은 |
莫不皆是俊鷹快鷂며 如龍若虎라 | 다 뛰어난 매와 새매, |
용과 범 같지 않은 사람이 없어서 | |
舉一明三이며 目機銖兩이리니 | 한 가지를 말해 주면 셋을 알고, |
눈으로는 미세한 무게를 짐작하련만 | |
豈肯作者般體態하야 兀兀度時리요 | 어찌 이 모양으로 |
우두커니 세월만 보내겠는가? | |
然雖如是나 正恁麼時에 | 그러나 비록 이와 같지만 |
畢竟喚甚麼하야 作一大事오 | 꼭 이러한 때에 |
필경에 무엇을 일대사라 하겠는가? | |
若也道得이라도 與汝三十拄杖하고 | 만약 알아 맞추더라도 |
주장자로 너를 서른 번 때리고 | |
若道不得이라도 亦與三十拄杖하리라 | 만약 말하지 못하더라도 |
역시 주장자로 서른 번 때리겠다. | |
何故오 | 이것이 무슨 이유인가? |
(卓主丈一下云) | (주장자를 높이 들었다가 |
한 번 내리치며 말하되,) | |
高峰門下에 賞罰이 分明하니라 | 나의 문하에는 상벌이 분명하다. |
予假此來로 | 나는 이것을 빌려온 이래 |
二十四年을 常在病中하야 | 24년 동안 항상 병이 있어 |
求醫服藥에 歷盡萬般艱苦호니 | 의원을 찾고 약을 복용하느라 |
온갖 고초를 겪었다. | |
爭知病在膏肓에 無藥可療리요 | 어찌 병이 고황(膏肓)에 들어가 |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겠는가? | |
後至雙徑이라가 | 그 뒤에 쌍경사에 갔다가 |
夢中에 服斷橋和尚所授之丹하고 | 꿈속에 단교화상이 주신 약을 먹고 |
至第六日하야 | 6일 째에 이르러 |
不期觸發仰山老和尚의 所中之毒호니 | 기약없이 앙산 노화상께로부터 |
맞은 독이 촉발되니 | |
直得魂飛膽喪하야 絕後再甦라 | 곧 혼백이 날고 흩어져 |
끊어진 뒤에 다시 소생했다. | |
當時에 便覺四大輕安호미 | 당시에 몸이 가볍고 편안하기는 |
如放下百二十斤一條檐子相似일러니라 | 120근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음을 |
문득 알았다. | |
今將此丹하야 普施大眾하노니 | 이제 이 약을 대중에게 널리 보시하니 |
汝等服之인댄 | 그대들이 이것을 복용하려면 |
先將六情六識 四大五蘊과 | 먼저 육정육식(六情六識)과 |
사대오온(四大五蘊)과 | |
山河大地 萬象森羅하야 | 산하대지와 삼라만상을 가져다 |
總鎔作一箇疑團하야 頓在目前하면 | 다 녹여서 하나의 의심덩어리를 만들어 |
이것을 문득 눈앞에 있게 하면 | |
不假一鎗一旗라도 | 창과 깃발을 빌리지 않고라도 |
靜悄悄地 便似箇清平世界하리라 | 고요함이 문득 평화로운 세계와 같으리라. |
如是行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 이렇게 다녀도 다만 이 의심 덩어리이고 |
坐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 앉아도 이 의심 덩어리이며, |
著衣喫飯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 옷을 입고 밥을 먹어도, |
屙屎放尿也에도 只是箇疑團이며 | 대소변을 보아도 다만 이 의심 덩어리여서 |
以至見聞覺知히 總只是箇疑團이라 | 견문각지에 이르기까지 |
모두가 다만 이 의심 덩어리라 | |
疑來疑去에 疑至省力處하면 |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서 |
의심이 줄어들기에 이르면 | |
便是得力處니 | 이것이 문득 힘을 얻는 곳이다. |
不疑自疑하며 | 의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의심되고 |
不舉自舉하야 | 들지 않아도 화두가 저절로 들려서 |
從朝至暮히 | 아침부터 저녁까지 |
粘頭綴尾하야 打成一片호대 | 꼬리를 물고 계속하여 |
한 덩어리를 이루면 | |
無絲毫縫罅하야 撼亦不動하고 | 추호의 틈새도 없어서 |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고 | |
趁亦不去하며 | 쫓아도 나가지 않으며 |
昭昭靈靈하야 常現在前호미 | 밝고 신령하게 항상 앞에 나타나는 것이 |
如順水流舟하야 全不犯手하리라 | 마치 물 흐름을 따르는 쪽배와 같아서 |
온전하여 손 쓸 일이 없으리라. | |
只此便是得力底時節也니라 | 다만 이것이 힘을 얻는 시절이다. |
更須愨其正念하라 | 모름지기 그 정념(正念)에 다시 정성을 기울여 |
慎無二心하며 展轉磨光하고 | 두 마음이 없도록 삼가하고 |
더욱 지혜의 광명을 연마하며 | |
展轉淘汰하야 窮玄盡奧하고 | 더욱 깨끗이 씻어내며 |
현묘한 이치를 궁구하여 | |
至極至微하야 向一毫頭上安身하야 | 지극히 미세한 데에 이르고 |
한 털끝 위를 향해 몸을 눕혀서 | |
孤孤迥迥 卓卓巍巍하야 | 외롭고 멀며 우뚝하고 높아서 |
不動不搖 無來無去하며 | 움직이지도 흔들리지도 않고 |
옴도 감도 없으며, | |
一念不生하야 前後際斷하면 |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앞뒤가 끊어지면 |
從茲로 塵勞頓息하고 | 이로부터 번뇌가 순식간에 쉬어지고 |
昏散이 勦除하야 行亦不知行하고 | 혼침과 산란이 끊어져서 |
가도 가는 줄 모르고 | |
坐亦不知坐하며 寒亦不知寒하고 | 앉아도 앉은 줄 모르며 |
추워도 추운 줄 모르고 | |
熱亦不知熱하며 | 더워도 더운 줄 모르며 |
喫茶不知茶하고 喫飯不知飯하야 | 차를 마셔도 차 마시는 줄 모르고 |
밥을 먹어도 밥 먹는 줄을 몰라서 | |
終日獃憃憃地 恰似箇泥塑木雕底하리니 | 종일 멍청한 지경이라 |
흡사 진흙이나 나무로 만든 상 같으리라. | |
故로 謂墻壁無殊라하니라 | 그러므로 장벽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
纔有者境界現前하면 | 이러한 경계가 나타나면 |
即是到家之消息也라 | 이것이 곧 집에 이르는 소식이라 |
決定去地不遠也요 | 가야할 곳이 결코 멀지 않은 것이요 |
巴得搆也며 撮得著也니 |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며 |
거머쥐어 잡은 것이니, | |
只待時刻而已라 | 다만 때를 새겨 기다리면 된다. |
又卻不得見恁麼說하고 | 또 도리어 이런 말에 |
起一念精進心求之하며 | 한 순간 정진할 마음을 일으켜 구하지 말고 |
又卻不得將心待之하며 | 도리어 마음 써 기다리지 말며, |
又卻不得要一念縱之하며 | 도리어 한 순간도 놓지 말며, |
又卻不得要一念棄之하고 | 도리어 한 순간도 버리려 하지 말며, |
直須堅凝正念하야 以悟為則이어다 | 다만 모름지기 정념을 굳게 지켜서 |
깨달음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 |
當此之際하면 有八萬四千魔軍이 | 이 때가 되면 팔만사천의 마군이 |
在汝六根門頭伺候하야 | 너의 육근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
所有一切奇異殊勝 | 그들의 온갖 기이함과 수승함과 |
善惡應驗之事를 | 선하고 악함을 경험하게 될 일들을 |
隨汝心設하며 隨汝心生하며 | 네 마음을 따라 마련하고 |
네 마음을 따라 일으키고 | |
隨汝心求하며 隨汝心現하야 | 네 마음을 따라 구하고 |
네 마음을 따라 나타내서 | |
凡有所欲을 無不遂之하리라 | 무릇 하고자 하는 것을 |
이루지 못함이 없게 된다. | |
汝若瞥起毫釐差別心하며 | 네가 만약 추호라도 차별한 마음을 일으키고 |
擬生纖塵妄想念하면 | 조금이라도 망녕된 상념을 일으키면 |
即便墮他圈樻하며 | 곧 저 마군의 집에 떨어지고 |
即便被他作主하며 | 곧 저 마군들이 주인이 되며, |
即便聽他指揮하야 | 곧 저들의 지휘를 받게 되어 |
便乃口說魔話하며 | 곧 입으로는 마군의 말을 하고 |
心行魔行하야 | 마음으로는 마군의 행동을 하여 |
反誹他非하고 | 도리어 다른 사람을 그르다고 비방하고 |
自譽真道하리라 | 스스로 참된 도라고 자랑할 것이다. |
般若正因이 從茲永泯하며 | 지혜의 바른 인자가 |
이로부터 영원히 없어지며 | |
菩提種子 不復生芽하야 | 진리의 씨앗에 다시 싹이 나지 않아서 |
劫劫生生에 常為伴侶하리라 | 영원한 세월에 항상 마군의 짝이 될 것이다. |
當知此諸魔境이 | 이러한 여러 마군의 경계가 |
皆從自心所起며 | 다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며 |
自心所生이라 | 자기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
心若不起면 爭如之何리요 | 마음이 만약 일어나지 않는다면 |
어찌 그렇겠는가? | |
天台云 汝之伎倆은 有盡이어니와 | 천태(天台)스님이 말하기를 |
'너의 기량은 다함이 있지만 | |
我之不采는 無窮이라하니 | 내가 취하지 않음은 다함이 없다.'고 하였다. |
誠哉라 是言也여 | 진실하도다, 이 말이여! |
但只要一切處에 | 다만 일체의 상황에서 |
放教冷冰冰地去하며 | 놓아버려서 차기가 얼음 같고 |
平妥妥地去하며 純清絕點去하며 | 평온하고 순수하고 깨끗해져서 |
一念萬年去호대 如箇守屍鬼子하야 | 한 생각이 만 년이 되는 것이 |
마치 시신을 지키는 귀신같아서 | |
守來守去에 | 지켜 오고 지켜 가다가 |
疑團子欻然爆地一聲하면 | 의심 덩어리가 홀연히 한 소리 내며 깨어지면 |
管取驚天動地하리니 | 반드시 하늘을 놀라게 하고 |
땅을 움직일 것이다. | |
勉之勉之어다 | 힘쓰고 힘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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