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序, 跋

碧雲 2016. 3. 9. 22:42
高峰和禪要고봉(高峰)화상 선요(禪要)
              고우 스님 역
高峰和禪要序고봉화상 선요 서(序)
參禪은 雖以不立文字하며 참선이 비록 문자를 세우지 않고  
不假修證으로 宗이나

굳이 닦아 증득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종지(宗旨)를 삼는다지만
然이나 可參則必有要하니 기왕 참구하려면 필요한 것이 있으니,
要者는 何오 그 요체가 무엇이겠는가?
如網之有綱하야 衣之有領하야 그물에는 벼릿줄이 있고
옷에는 옷깃이 있는 것과 같아서 
使人一而徑得其直遂者가 是也라 사람이 한 번에 곧바로 
그것을 다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니라. 
萬目이 非不網也나 만 개의 그물눈이 그물 아닌 것은 아니나
捨綱目이면 網必不張이요 벼릿줄을 버려두고 그물눈을 잡아들면 
그물은 필경 펴지지 않을 것이요
萬縷 非不衣也나 만 개의 실오라기가 옷 아닌 것이 아니나
遺領縷면 衣必不振이니라 옷깃은 놔두고 실오라기만 잡으면
옷은 필경 펴지지 않을 것이니라.
永嘉 云호대 摘葉尋枝는 영가(永嘉)스님은 "잎 따고 가지 찾는 일은
我不能이라하니 나는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枝與葉은 非要요 가지와 잎은 요긴한 것이 아니요
根本이라사 固要也어늘 근본이라야 참으로 중요한 것인데
學者 復昧其根本이로다 배우는 이들은 그 근본을 알지 못한다.
鵝湖云호대 要在當人能擇上이라하니 아호(鵝湖)는 "요점은 당연히 본인이 좋은 것을 
선택하는 데 있다."라고 하였다.
擇善而從이 可也어늘 좋은 것을 가려서 따르는 것이 옳으련만 
學者 往往에 差決擇於發하야 배우는 이들은 왕왕  
출발에서부터 선택을 잘못하여 
終適越而北轅이로다 남쪽 월나라로 가려면서 
수레 채를 끝내 북쪽으로 향한다.
乃至從上祖師의 遺編이 山積이라 위로부터 조사들이 남긴 책이 산적해 있는데
一話一言이 固無非綱領이로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확고히 강령이 아닌 것이 없다,
柰何世降聖遠에 情日滋하야 성인이 오셨던 때와 멀어졌다고는 하나
세상이 어찌하여 인정이 날로 더 거짓되고
心意識이 有以蠱蝕之라 심의식(心意識)이 좀먹어서 
則視綱領하야 目縷者 벼릿줄과 옷깃[綱領]을 
그물눈과 실오라기로 삼아 보는 자들이 
蓋摠摠矣리요 어찌 이다지도 많은가?
我師高峰和 우리 스승 고봉화상이 
自雙峰으로 而西峰히 쌍봉(雙峰)에서 서봉사(西峰寺)에 오시기까지
二十餘年을 念此之故로 20여년 동안 이 점을 염려하신 까닭에
不獲已하사 示人剋的하시니 부득이 사람들에게 새겨야 할 것을 보이시니, 
如神藥이 刀圭而起死하고 마치 신통한 약이 극히 적은 분량으로도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
靈符 點畫而驅邪라 영험한 부적의 한 점 한 획이 
요사한 것을 몰아내는 것과 같기에 
故로 有探其奇方秘하야 그러므로 기이한 처방과 신비한 주문을 찾아
將以學徒綱領者러라 배우는 사람이 강령을 삼을 수 있게 하였다.
或이 曰獲禽은 在目이요 不在綱이며 어떤 사람이 물었다.
"새를 잡는 것은 그물눈이지 벼릿줄이 아니며,
禦寒은 在縷라 不在領이니 추위를 막는 것은 실오라기지 옷깃이 아니다.
八萬四千法門이 門門可入이라 팔만 사천 가지 일체 가르침이 
낱낱이 다 들어갈 수 있는 문이니 
目與縷는 果非要耶아 그렇다면 그물눈과 실오라기도 요체가 아닌가?"
將應之曰 이에 곧 대답했다.
世尊法門이 信廣大無邊이니 세존의 법문은 참으로 광대무변하지만  
顧乃設方便狹小一門하야 돌아보면 마침내 방편의 좁고 작은 
하나의 문을 마련하시어 
使諸子로 出火宅而入大乘하시니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불난 집을 벗어나 
대승의 가르침에 들게 하셨으니 
是는 攝目縷하야 綱領耳니라 이것은 그물눈과 실오라기를 아우러서 
강령으로 삼으신 것이다.
然則綱耶아 目耶아 그렇다면 이것이 벼릿줄인가, 그물눈인가?
領耶아 縷耶아 要耶아 非要耶아 옷깃인가, 실오라기인가? 
요체인가, 요체가 아닌가?
未具頂門正眼인댄 정상의 바른 안목을 갖춘 사람이 아니면
未可以易言也니라 쉽게 말할 수 없다.
喬祖 預西峰法席以來로 교조(喬祖)가 서봉(西峰)스님의 
법석에 참석한 이래 
每抄集示徒法語之切於參決者하야참구하기를 결심한 이들에게 내리신 
 절실한 법어들을 매번 베껴 모아서 
名之曰禪要라하니 이를 선요(禪要)라 이름 붙였으니 
久欲與有志者로 共之러라 참선에 뜻을 둔 사람들이  
오래 함께 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一日에 似姑蘇永中上人하니 하루는 고소(姑蘇)산 
영중사에 계신 스님께 보여드렸더니, 
欣然欲募緣鋟梓하야 그 스님이 기꺼이 인연을 모아 
목판에 새기고자 하였다.
且俾喬祖之序하라하야늘 그가 나에게 서문을 써달라 하기에  
喬祖 已承命하고 復告之曰 내가 기왕에 부탁을 받고 다시 말하기를, 
師別有一要語 在綱領外하야 "고봉스님의 특별한 하나의 요긴한 말씀은 
강령 밖에 있어서 
藏之虛空骨中하니 허공의 뼈 속에 감춰진 것이라  
兄欲鋟하고 我欲序 皆不能일새 형께서 목판에 새기고 
나는 서문을 쓰고자 하나 다 불가능합니다.
俟他日에 更作一番揭露하노라 차라리 다른 날 다시 한 번 
거론하기를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했다. 
至元甲午重九日天目參學지원 갑오 9월 9일 천목산에서 공부를 배운 
直翁洪喬祖謹書。직옹 홍교조가 삼가 쓰다.
禪要跋선요 발(跋)
古靈은 以閱經으로 鑽故紙하고 고령신찬(古靈神贊)선사는 경전 읽는 것을 
묵은 종이 뚫는 것이라 했고,
輪扁은 以讀書로 味糟粕이라하니 윤편(輪扁)은 책 읽는 것을 
술지게미나 맛보는 것으로 여겼다.
良以道는 不可以言語文字求也일새니라 참다운 도는 문자로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然이나 道無方하고 體無形하니 그러나 도는 방소가 없고 
본체는 모양이 없으니 
似非言語文字면 何從而明之리요 언어와 문자가 아니면 무엇으로 밝히겠는가?
是以로 吾佛世尊이 이 때문에 우리 부처님 세존께서는 
雖隨機化誘 曲成密庸하사  근기에 따라 교화하시며   
도리어 자주 사용하시어 
而不能不談十二部法하시며 12부의 가르침을 말씀하지 않을 수 없으셨고, 
達磨西來하사 雖不立文字하시나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오시어 
비록 문자를 세우지 않으셨다 하나 
而授受之際에 口傳面命하시니 주고 받는 지경에서는  
입으로 전하고 대면하여 명하셨으니  
亦不能以忘言이시니라 이 또한 말을 떠날 수 없었던 것이다.
蓋道는 雖不在於言語文字나 대개 도는 언어와 문자에 있지 않으나 
實不離於言語文字요  실제 말과 글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다.
特精微之旨는 具於辭說之表라 특별히 정밀하고 미세한 뜻은 
말의 바깥에 갖추어져 있어서 
未易窺睹로다 쉽게 엿볼 수가 없다.
世之學者 往往에 沈著於語下하야 세상의 배우는 사람들이 가끔 말에 빠져 
不能體會其精微하며 그 정미로움을 체득해 알지 못하며
徒觀標月之指하고 不覿當天之月이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고 
하늘에 뜬 달은 보지 못한다.
遂以言語文字로 礙하야 말과 글이 장애 되는 것을 보고 
致俾古靈輪扁으로 고령선사와 윤편으로 하여금   
激而故紙糟粕之譏로다 격하여 '옛 종이를 뚫는다, 술지게미를 
맛본다'고 기롱하게 한 것이다.
然이나 言語文字는 그러나 말과 문자가 
正所以發明心華하야 模寫道妙어니 바로 심화(心華)를 발명하고 
도의 오묘함을 본떠 그릴 수 있는 것이니 
初何嘗礙道哉리요 처음부터 어찌 도를 장애한다고만 하겠는가?
高峰和의 說法이 如雲如雨커늘 고봉스님의 설법이 구름 같고 비 같은데 
直翁洪君 撮其奇秘하야 직옹홍군(直翁洪君)이 그 기밀한 것을 모아
名曰禪要라하고 선요라 이름하고, 
永中上人이 從而鋟梓하야 영중사 스님이 목판에 새겨서 
以廣其傳하니 널리 그것을 전하니 
網而得綱이며 그물을 들어 벼릿줄을 얻은 것이며,
裘而振領이라 옷을 끌어 옷깃을 잡은 것이다.
將俾學者로 因法語之要하야 장차 배우는 이들로 하여금 
가르침의 요점에 기인하여 
以會道體之全하니 도의 온전한 본체를 알게 했으니 
其開後學之心이 可謂篤矣로다 후학을 열어주려는 마음이 
가히 돈독하다 할 만하다. 
學者 於此에 果能優游以求之하며 배우는 사람이 여기서 
끝까지 안락하게 공부하고 
厭沃以趨之하면 촉촉히 적셔 비옥해지도록 추구해 간다면 
渙然永釋하고 怡然理順하리니 환연(渙然)하게 영원히 풀려서 
쾌히 이치에 순응하게 되리라.
則工夫次第와 進趣操略을 공부의 차례와 나아가는 방법을 
老師 已和盤托出하사 悉在此書矣라 고봉스님께서 이미 밥상까지 다 내 주셔서
모든 것이 이 책 안에 있다.
特患學者 未能猛烈承當耳로다 다만 배우는 사람이 열심히 하지 않아서 
승당하지 못할까 근심할 뿐이다.
吁라 扁鵲方中에 具有靈藥하니 아! 편작의 처방전에는 
신령한 약이 갖추어져 있으니 
或名神丹이며 或名無憂散이라 이를 혹 신단이라 하거나 
혹은 무우산이라고도 한다.
回生起死。功在那하니 죽었다가 살아나는 공이 찰나에 있다.
具眼目하니는 著精神 盡心力하야 안목 있는 사람이 
정신을 쏟고 마음을 다해서 
汲汲而求之하면 未有不得者리라 부지런히 구하면 
얻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老師之言이 豈欺汝也리요 고봉선사의 말씀이 어찌 그대를 속이겠는가?
學者 無錯認古靈輪扁之言 배우는 사람이 
삼가 고령과 윤편의 말을 잘못 알거나 
而忘老師 諄諄之誨하면 고봉스님의 거듭된 가르침을 잊지 않으면 
庶幾直翁永中이 功不虛施하며 아마 직옹과 영중의 공력이 
헛되이 베푼 것이 되지 않을 것이며
亦使觀語錄 而得發明者로 어록을 보고 발명을 얻는 사람은   
不專美於前矣리라 예전에 좋아하던 것을 전념하지 못하리라.
         至元甲午十月哉生魄。지원 갑오년에 시월 재생백에 
  參學苕淨明朱穎遠謹跋참학 청소 정명 주영원이 삼가 발문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