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18. 示衆, 19. 解制示衆, 20. 示衆

碧雲 2016. 3. 9. 23:02
 示眾18. 대중에게 보임
良醫治病에 先究其根하나니 훌륭한 의원은 병을 다스릴 때 
먼저 그 근원을 찾아낸다. 
纔得其根이면 無病不治리라 곧 그 근원을 알기만 하면 
치료하지 못할 병이 없을 것이다. 
禪和子 成十年二十年토록 선 수행을 하는 사람[禪和子]이 
십 년 이십 년이 되도록 
篤信守一호대 돈독하게 믿고 하나를 지켜 나가지만 
不明生死者는 蓋不究其根이니라 생사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대개 그 근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須知人我는 即生死之根이요 남과 나[人我]가 곧 생사의 뿌리이고, 
生死는 即人我之葉이라 생사는 곧 남과 나의 
잎[葉]임을 모름지기 알아야 한다. 
要去其葉인댄 必先除根이니 그 잎을 제거하고자 하면 
반드시 그 뿌리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 
除已면 其葉이 何存이리요 뿌리가 이미 제거되면 
그 잎이 어디에 존재하겠는가? 
然雖如是나 爭知此根이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으나 
어찌 이 뿌리가 
從曠大劫來로 栽培深固리요 광대한 겁 이래로 깊고 단단히 
재배되어 왔음을 알겠는가? 
若非鼎拔山之力인댄 만약에 솥을 들고 산을 뽑는 힘이 아니면 
卒難勦除라 끝내 끊어 없애기가 어렵다. 
未免借拄杖子威光하야 주장자의 위광(威光)을 빌려 
諸人出熱去也니라 특별히 여러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하게 하기를 면치 못하리라. 
(卓主丈一下하고 喝一喝云)(주장자를 한 번 내리고 
한 번 할喝하여 이르기를) 
勞而無功이로다 노력을 해도 공이 없도다!
若論此事의 的的用工인댄 만약 이 일에서 
확실히 공부하는 것을 논하자면 
正如獄中當死罪人이 정히 감옥 속에서 사형 당할 죄인이 
忽遇獄子의 醉酒睡著하야 갑자기 옥졸이 술에 취해 
잠에 떨어짐을 만나서 
敲枷打鎖하고 連夜奔逃호대 목의 칼과 족쇄를 때려 부수고 
밤을 이어 달아나되, 
於路에 雖多毒龍猛虎라도 길에 비록 지독한 용과 
사나운 호랑이가 많더라도 
一往直前하야 了無所畏니 한결같이 곧바로 앞으로만 달려가서 
끝내 두려울 것이 없는 것과 같다. 
何故오 只一箇切字니라 무슨 까닭인가? 
다만 이 하나의 절(切)자 때문이다. 
用工之際에 果能有此切心이면 공부를 할 때 
과연 이 간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管取百發百中하리라 반드시 백발백중할 것이다. 
即今에 莫有中底 지금 적중한 사람이 있지 않은가? 
(以拂子擊禪床一下云)(불자로 선상을 한 번 치고 이르기를) 
有差에 天地懸隔이니라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면 
하늘과 땅만큼 벌어지게 될 것이다.
 
(拈主丈云)(주장자를 잡고 이르기를) 
到者裏하야는 이 속에 이르러서는 
人法俱忘하고 心識路이라 사람과 법이 다 없어지고 
심식(心識)의 길이 끊어진다. 
步則大海騰波하고 걸음을 옮기면 대해(大海)가 파도를 일으키고 
彈指則須彌岌하며 손가락을 퉁기면 수미산이 높이 솟으며 
泥團土塊 放大光明하고 진흙 덩어리가 큰 광명을 내고 
瓠子冬瓜 熾然常說하리라 박과 겨울 참외가 치열하게 설법을 한다. 
然雖如是나 若到西峰門下인댄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으나 
만약 나의 문하에 오면 
未免臂長袖短하야 露出一이리라 팔은 길고 소매는 짧아서 
팔 하나가 노출되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다.
直須廓頂門正眼하야 모름지기 정수리의 바른 눈을 넓혀서 
覷破空劫已前自己가 공겁(空劫)이전 자기가 
與今幻化色身으로 無二無別이니라 지금 환화(幻化) 색신(色身)과 
둘이 아니어서 다름이 없음을 보아야 한다. 
且道하라 如何是空劫已前自己오 또 말하라. 
어떤 것이 공겁 이전의 자기인가? 
[漸/耳]하고 (卓主丈一下云) ‘적()!’ 하고 
(주장자를 한 번 내리고 이르기를) 
金剛이 喫鐵棒하니 금강이 쇠몽둥이를 맞으니 
泥牛眼出血이로다 진흙 소 눈에 피가 난다!
 解制示眾19. 해제에 대중에게 보임
若論此事인댄 無尊無卑하며 만약 이 일을 논할 것 같으면 
존귀함도 없고 비천함도 없으며 
無老無少하며 無男無女하며 늙음도 없고 젊음도 없으며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으며 
無利無鈍이니 영리함도 없고 우둔함도 없다. 
故我世尊이 於正覺山前 臘月八夜에 그러므로 우리 세존께서 
정각산(正覺山)앞에서 12월 8일 밤에 
見明星悟道하시고 명성(明星)을 보시고 도를 깨치시어 
乃言 奇哉라 眾生이여 이내 말씀하시기를 
“기이하도다! 중생이여! 
具有如來智慧德相이라하시며 모두 여래 지혜와 
덕상(德相)을 갖추고 있구나!” 하시며
又云 心佛及眾生이 또 이르시기를,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是三無差別이라하시며 이 셋이 차별이 없다.”고 하시며
又云 是法이 平等하야 또 이르시기를, “이 법은 평등해서 
無有高下라하시니 높고 낮음이 없다”고 하셨다. 
無差別하며 亦無高下인댄 기왕 차별이 없고 또 고하(高下)가 없다면 
從上佛祖와 古今知識과 위로 불조(佛祖)와 고금 선지식으로부터 
乃至天下老和 천하의 노화상(老和尙)에 이르기까지 
有契有證하며 有遲有速하며 계합(契合)함이 있고 증득함이 있으며 
더딘 것이 있고 빠른 것이 있으며 
有難有易는 畢竟如何오 어려움이 있으며 쉬움이 있는 것은 
필경 무엇 때문인가? 
譬如諸人이 在此하야 비유하자면 여러 사람이 여기에 있어서 
各各有箇家業이어든 제각기 개개의 가업(家業)이 있는데 
驀然一日에 回光返照하야 문득 어느 날 회광반조하여 
思憶還源호대 본원(本源)에 돌아가기를 생각하지만 
或有經年而到者하며 혹 해를 지나서 도달하는 사람이 있고, 
或有經月而到者하며 혹 달을 지나서 도달하는 사람이 있고, 
或有經日而到者하며 혹 날을 지나서 도달하는 사람이 있고, 
或有頃刻而到者하며 혹 경각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으며, 
又有至死而不到者하니 또 죽도록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다. 
蓋離家有遠近之殊故로 대개 집을 떠난 거리의 차이 때문에 
到有遲速難易之別이니라 도달함에 더딤과 빠름, 
쉬움과 어려움의 차이가 있다.
然雖如是나 中間에 有箇漢子는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지만 
그 가운데 어떤 한 사람은 
無家業可歸며 無禪道可學이며 가업(家業)에도 가히 돌아갈 것이 없고 
선도(禪道)도 가히 배울 것이 없으며 
無生死可脫이며 無涅槃可證이라 생사(生死)도 가히 벗어날 것이 없으며 
열반도 가히 증득할 것이 없어서 
終日騰騰任運하며 任運騰騰하나니라 종일토록 자유자재하여 움직임에 맡기며 
움직임에 맡겨 자유자재하다. 
若也點檢得出인댄 만약 점검(點檢)해 보건대 
釋迦彌勒이 與瓶挈이라도 석가와 미륵이 그를 위해   
병과 바루를 들어주더라도 
亦不分外어니와 또한 분수 밖의 일이 되지 않는다. 
苟或不然인댄 진실로 혹 그러하지 못할 것 같으면
(以拂子擊禪床兩下喝兩喝云)(불자로 선상을 두 번 치고 
두 번 할을 하고 이르기를) 
若到諸方이어든 切忌錯어다 만약 어디로 가더라도 간절히 잘못 들지 말라.
 示眾20. 대중에게 보임
若論此一段奇特之事인댄 만약 이 한 가지 
기특한 일을 논할 것 같으면 
人人이 本具하며 箇箇圓成하니 사람사람이 본래 갖추었으며 
개인 개인이 원만히 이루어져 있으니 
如握拳展掌하니라 주먹을 쥐었다가 손을 펴는 것과 같아서 
渾不犯纖毫之力이언만은 전혀 털끝만큼의 힘도 들지 않는다. 
心猿이 擾擾하고 다만 심원(心猿)이 어지럽고 
意馬 喧喧하야 의마(意馬)가 시끄러워서 
恣縱三毒無明하며 삼독무명(三毒無明)을 제멋대로 행하며 
妄執人我等相이 망령되게 인상, 아상 등에 집착하는 것은 
如水澆冰에 愈加濃厚하야 마치 물을 얼음에 뿌리면 
얼음이 더욱 두꺼워지는 것처럼   
障卻自己靈光하야 자기의 신령한 빛을 막아서 
決定無由得現이니라 결정코 나타내질 이유가 없다.
若是生鐵鑄就底漢子 的實要明인댄 만약 생철로 된 놈이 
분명하게 밝히고자 한다면 
亦非造次니라 역시 조급해 할 것이 아니다. 
直須發大志立大願하야 곧 모름지기 큰 뜻을 발하고 
큰 원을 세워서 
殺卻心猿意馬하며 심원(心猿)과 의마(意馬)를 죽이며 
斷除妄想塵勞하고 망상 번뇌를 끊어 제거하고 
如在急水灘頭泊舟相似하야 물살 빠른 여울에 배를 정박하듯이 하여 
不顧危亡得失과 人我是非하고 위망득실(危亡得失)과 
인아시비(人我是非)를 돌아보지 않고 
忘寢忘餐하며 慮하야 잠자고 밥 먹는 것을 잊으며 
생각과 생각을 끊어서 
晝三夜三에 心心相次하며 밤낮으로 마음과 마음이 서로 연속하며 
念念相續하야 생각과 생각이 서로 이어지게 하며,  
頭하며 咬定牙關하고 다리를 굳게 딛고 어금니를 굳게 물고 
牢牢把定繩頭하야 밧줄을 굳게 잡아서 
更不容絲毫走作이니라 다시는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해야 한다. 
假使有人이 取頭하며 가령 어떤 사람이 너의 머리를 가져가고 
手足하며 剜你心肝하야 너의 손발을 자르며 
심장과 간장을 깎아서 
乃至命終이라도 誠不可捨니 목숨이 끊어지더라도 
진실로 버려서는 안 된다. 
到者裏하야사 이 속에 이르러야 
方有少分做工夫氣味하리라 공부할 기미가 조금 있게 된다.
嗟乎末法에 去聖時遙하야 아! 말법시대에 
성인 계시던 당시와 멀어져서 
多有一等泛泛之流 많은 하나 같이 평범한 많은 무리들이  
竟不信有悟門하고 필경 깨달음의 문이 있음을 믿지 않고  
但只向者邊穿鑿하며 단지 이 끝에서 천착(穿鑿)하고 
那邊計較하나니 저 끝에서 계교(計較)하거니와  
直饒計較得成하며 穿鑿得就라도 넉넉히 계교하여 이룩하고 
천착하여 성취하더라도 
眼光落地時에 還用得著也無아 안광이 땅에 떨어질 때  
어찌 쓸모가 있겠는가? 
若用得著인댄 만약 쓸모가 있다면 
世尊의 雪山六年과 세존의 설산 육년 고행과 
達磨少林九載와 달마대사의 소림굴 구 년 면벽과 
長慶의 坐破七箇蒲團과 장경(長慶)스님의 
앉아서 방석 일곱 개를 떨어뜨린 것과 
香林의 四十年에 方成一片과 향림(香林)스님의 
사십 년에 바야흐로 한 덩어리를 이룬 것과  
趙州의 三十年에 不雜用心은 조주스님이 삼십 년 동안 
잡되게 마음을 쓰지 않은 것이   
何須討許多生受喫이리요 어찌 허다한 논란을 겪어야 했겠는가? 
更有一等漢子 다시 하나 같은 놈들이 있어서 
成十年二十年토록 用工호대 십 년 이십 년이 되도록 공부를 하되 
不曾有箇入處者는 일찍이 개뿔도 들어간 곳이 없는 사람이 
他宿無靈骨하야 단지 숙세에 영골(靈骨)이 별로 없어서 
志不堅固하고 半信半疑하며 뜻이 견고하지 못하고 반신반의하며 
或起或倒하야 弄來弄去에 혹 일어나고 혹 넘어져서 
희롱(戱弄)해 가오 희롱해 감에 
世情은 轉轉純熟하고 세속의 정(情)은 점점 깊어가고 
道念은 漸漸生疏하야 도(道)의 생각은 점점 생소해져서 
十二時中에 難有一箇時辰이라도 열두 때 가운데 한 때라도 잡아 정하여 
把捉得定하야 打成一片하나니 한 덩어리로 만들기가 어렵다. 
似者般底는 直饒弄到彌勒下生이라도 이와 같은 자는 곧 넉넉히 희롱하여 
미륵불이 하생(下生) 하더라도 
也有甚交涉이리요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若是正本色行高士인댄 만약 진정한 본면목의 행각하는 수행자라면 
不肯胡亂하고 함부로 행동하기를 용납하지 않고 
打頭에 便要尋箇作家하야 처음부터 반드시 선지식을 찾아 
纔聞著一言半句하고 일언반구(一言半句)라도 들어서 
更不擬議하야 다시는 시비하여 논하지 않는다.  
直下便恁信得及하며 곧바로 이런 믿음을 가져서   
作得主 把得定하야 주재(主宰)를 짓고 잡아 정하여 
孤迥迥峭巍巍하며 홀로 아득하고 높이 우뚝하며 
淨裸裸赤灑灑하야 깨끗하기는 옷 벗은 것 같고[淨裸裸] 
분명하기는 물 뿌린 것 같아서[赤灑灑] 
更不問危亡得失하고 다시는 위망(危亡)과 득실(得失)을 묻지 않는다. 
只恁睚將去하면 다만 이렇게 정진(精進)해 가면 
驀然繩斷喫하고 문득 줄이 끊기고 뒤집어지며 
後再甦하야 끊어진 뒤에 다시 살아나서 
看他本地風光하리니 그의 본지풍광을 볼 것이니 
何處에 更覓佛矣리요 어느 곳에서 다시 부처를 찾을 것인가?
又有一偈하야 似大眾하노라 또 한 게송을 가지고 대중에게 들어 보이겠다. 
急水灘頭泊小舟하야 물살 빠른 여울에 작은 배를 대어
切須牢把者繩頭어다 간절히 이 줄을 굳게 잡으라
驀然繩斷難迴避하면 문득 줄이 끊어지고 회피하기 어려우면
直得通身血迸流하리라 바로 온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리.
萬法歸一一何歸를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를 
只貴惺惺著意疑니 다만 성성(惺惺)하게 뜻을 붙여서 
의심해 가는 것이 귀하네.
疑到情忘心處하면 의심하여 세정(世情) 사라지고 
마음 끊어지는 곳에 이르면 
金烏夜半徹天飛리라 금 까마귀 한밤중에 하늘을 사무쳐 날아가리.
若窮此事의 用工極際인댄 만약 이 일을 수행하는 극칙(極則)을 
다하고자 한다면 
正如空裏栽花하며 마치 허공 속에 꽃을 재배하며 
水中撈月이라 물속의 달을 건지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直是無下手處하며 이것이 곧 네가 손 볼 곳이 없는 것이며 
用心處하나니 네가 마음을 쓸 곳이 없는 것이니 
往往에 纔遇者境界現前하야는 종종 겨우 이런 경계가 나타나더라도  
十箇有五雙이 打退鼓하나니 열에 다섯 쌍은 후퇴의 북을 치고마니. 
殊不知正是到家底消息이로다 다만 이것이 정히 집에 도달한 소식임을 
알지 못한 것이다. 
若是孟八漢인댄 만약 이 맹팔랑(孟八郞)이라면 
便就下手不得處 用心不及時하야 문득 손을 볼 수 없는 곳과 
마음을 쓸 수 없는 때에 나아가서 
猶如關羽 百萬軍中에 오히려 관우(關羽)가 백만 대군 가운데 
不顧得喪하고 直取良이니라 죽기를 돌보지 않고 
곧바로 안량(顔良)의 목을 취하듯이 한다. 
誠有如是操略과 如是猛利인댄 진실로  같은 재주와 지략과 
이 같은 용맹함과 영리함이 있다면 
管取彈指收功하며 반드시 손가락 퉁기는 사이에 공을 거두고 
那成聖이리라 찰나 간에 성인이 될 것이다.  
若不然者인댄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參到彌勒下生이라도 넉넉히 너희가 참선해서 
미륵부처가 하생할 때가 되더라도 
也只是箇張上座리라 다만 이는 장상좌(長上座)일 것이다. 
臘月三十日이 時節看看至하니 납월 30일(죽을 날)이 빠르게 다가올 것이니 
露柱與燈籠은 休更打睡어다 대중(노주,등롱)은 다시 잠에 떨어지지 말라. 
覿面當機提하며 얼굴을 보고 근기에 맞게 가르치고[提接] 
當機覿面覷니 배우는 납자(衲子)는 
선지식의 얼굴을 보고 간파해야 한다. 
驀然觸瞎眼睛하면 문득 눈동자를 찔러 눈을 멀게 하면 
照顧爛泥裏有刺하리라무른 진흙 속에 가시가 들어 있음을 
비추어 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