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用語及要言

고령개배(古靈揩背; 고령스님의 등 때밀기)

碧雲 2020. 3. 16. 08:13
고령개배(古靈揩背)
당대(唐代) 고령신찬(古靈神贊)선사가 개오(開悟)한 뒤에 그의 선기(禪機)를 드러낸
선종(禪宗)의 공안(公案)이다.
[복주(福州) 고령신찬(古靈神贊) 선사]
복주 대중사(大中寺)에서 수업(受業)하였는데,
뒤에 행각(行脚)하다 백장(百丈)선사를 만나 개오(開悟)하고 돌아오니,
본래의 스승이 "너는 나를 떠나 밖에서 무슨 사업을 얻었느냐?" 하고 묻자,
"무(無)사업이었으니, 가서 일하게 해주십시요." 하였다.
하루는 목욕하던 스승이 때를 밀어라 하자, 대사가 등을 밀면서
"불당(佛堂)은 좋은데, 부처가 거룩하지 못하구나." 하였다.
이에 스승이 고개를 돌려 노려보자,
대사는 "부처가 거룩하지는 못하지만 빛은 내는구나." 하였다.
스승이 또 하루는 창가에서 경전을 보고 있는데, 벌이 창호지에 몸을 던져 나가려 하니,
대사가 그것을 보고, "세계가 저다지도 광활하건만 나가지 못하는구나.
엉뚱한 옛 종이만 뚫고 있으니, 당나귀가 해만 보내네." 하고서, 이윽고 게송을 읊었다.
「텅빈 문[空門]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창에만 몸을 던지니 참 어리석도다.
백년을 두고 옛 종이를 뚫은들 어느 날이 머리 내밀 때이겠는가?」
스승이 경전을 놓고 물었다. "네가 행각나서서 누구를 만났느냐?
내가 전후를 보건대 네 하는 말이 이상하다."
"제가 백장화상으로부터 어떤 쉼터[歇處]에 대한 가르침을 입었으니,
이제 그 자비하신 덕에 보답려는 것일 뿐입니다." 하였다.
스승이 이를 치제(致齋) 때 대중에게 알리고 대사에게 설법을 청하니,
대사가 법좌에 올라 백장문풍(百丈門風)을 드높여,
 "신령한 빛[佛性]은 홀로 찬란하여 근진(根塵)에서 철저히 벗어난 것이니,    
그 진상(
真常
)을 온전히 드러내되 문자에 얽매이지 말라. 
심성(心性)은 물듦이 없어서 본래 스스로 원만하니,  
다만 망연(妄緣)을 떠나면 곧 여여(如如)한 부처니라." 하였다.
본래의 스승은 말끝에 감응하여 깨닫고,
"어느 때에 노승에게 지극한 가르침으로 본분사를 마치게 해 주시겠습니까?" 하고서,
뒤에 스승은 고령선사에게 가서 종도(宗徒)와 함께 생활하였다.
*
常 ;
實常住한 法
입적할 무렵 머리와 수염 깎고 목욕하고서 종을 울리면서 대중에게 고했다.
"그대들은 소리없는 삼매[無聲三昧]를 아는가?" 대중들이 "모릅니다." 하자,
"그대들은 잘 들으라. 따로 생각하지 말지어다[莫別思惟]." 하였다.
대중들은 어렴풋이 깨달았다.
대사가 엄연히 입적하니, 고령산에 답을 모셨다. <오등회원 제4권>
福州古靈神贊禪師
本州大中寺受業。後行脚遇百丈開悟。却回受業。本師問曰。汝離吾在外。得何事業。曰。並無事業。遂遣執役。
一日。因澡身命師去垢。師乃拊背曰。好所佛堂而佛不聖。本師回首視之。師曰。佛雖不聖。且能放光。
本師又一日在
下看經。蜂子投紙求出。師覩之曰。世界如許廣
不肯出。鑽他故紙驢年去。遂有偈曰。
空門不肯出。投窓也大癡。百年鑽故紙。何日出頭時。
本師置經。問曰。汝行脚遇何人。吾前後見汝發言異常。師曰。某甲蒙百丈和
指箇歇處。今欲報慈德耳。
本師於是告眾致齋。請師說法。師乃登座。
唱百丈門風曰。
靈光獨耀。迥脫根塵。體露
常。不拘文字。心性無染。本自圓成。但離妄緣。即如如佛。
本師於言下感悟曰。何期垂老得聞極則事。師後住古靈。聚徒數載。
臨遷化。剃浴聲鐘告眾曰。汝等諸人。還識無聲三昧否。眾曰。不識。師曰。汝等靜聽。莫別思惟。眾皆側聆。
師儼然順寂。塔存本山。<五燈會元卷四>
福州古靈神贊禪師。
本州大中寺受業後。行腳遇百丈開悟。卻迴本寺。受業師問曰。汝離吾在外得何事業。
曰並無事業。遂遣執役。一日因澡身。命師去垢。師乃拊背曰。好所佛殿而佛不聖。
其師。迴首視之師曰。佛雖不聖且能放光。其師又一日在窗下看經。蜂子投窗紙求出。
師睹之曰。世界如許廣闊不肯出。鑽他故紙驢年去得。其師置經問曰。汝行腳遇何人。
吾前後見汝發言異常。師曰。某甲蒙百丈和尚指箇歇處。今欲報慈德耳。
其師於是告眾致齋。請師說法。師登座舉唱百丈門風。乃曰。靈光獨耀迥脫根塵。
體露真常不拘文字。心性無染本自圓成。但離妄緣即如如佛。其師於言下感悟曰。
何期垂老得聞極則事。師後住古靈聚徒數載。臨遷化剃沐聲鍾。
告眾曰。汝等諸人還識無聲三昧否。眾曰。不識。師曰。汝等靜聽莫別思惟眾皆側聆。
師儼然順寂。塔存本山焉。<景德傳燈錄卷第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