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用語及要言

일지선(一指禪;一指頭禪)

碧雲 2020. 2. 26. 22:41

 

일지선(一指禪;一指頭禪)  
   
남악 회양(南嶽懷讓) 선사 제 4세손 천룡화상(天龍和尚) 법사(法嗣;法孫)인 
송(宋)나라 시대 무주(婺州) 금화산(金華山) 구지화상(俱胝和尚)이 
 '한 손가락을 세워[豎立一指]' 보이므로써 학인(學人)을 화도(化導)하였다 하여 
구지일지(俱胝一指) 또는 구지수지(俱胝豎指)라고도 불리우는 선가(禪家)의 공안(公案)이다. 
기록을 통해 살펴보자. 
   
景德傳燈錄卷第十一 경덕전등록 제11권 
懷讓禪師第四世上八十九人中  회양선사 4세 상의 89인 중 
天龍和尚法嗣 천룡화상 법사(法嗣;法系,法孫)
婺州金華山俱胝和尚  무주 금화산 구지화상 편
   
初住庵。有尼名實際。 애초에 암자에 살았는데, 실제(實際)라는 비구니가  
到庵戴笠子執錫繞師三匝云。 삿갓 쓰고 석장((錫杖)을 두드리며 와서 대사를 세 번 돈 다음 
道得即拈下笠子。  도득즉(道得即)*이면 삿갓을 벗겠습니다.” 하고   
三問。師皆無對。尼便去。 세 번을 말했으나 대사의 답이 없자 비구니가 가려 하는데,  
師曰。日勢稍晚且留一宿。 대사가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밤 묵어 가게나.” 하니, 
尼曰。道得即宿。 비구니가 “도득즉(道得即)이면 묵어 가겠습니다.” 하였다.  
師又無對。尼去後歎曰。 대사는 또 대답을 못하고서 중이 가버린 뒤에 탄식하기를, 
我雖處丈夫之形。而無丈夫之氣。  “나는 모양새는 장부라지만 장부의 기개가 없구나.” 하고서 
擬棄庵往諸方參尋。 암자를 버리고 제방(諸方)으로 참문을 떠날까 하였는데, 
其夜山神告曰。不須離此山。 그 밤에 산신이 나타나 “이 산을 떠나지 말거라. 
將有大菩薩來為和尚說法也。 곧 큰 보살이 와서 화상에게 설법해 줄 것이다.” 하였다. 
果旬日天龍和尚到庵。 과연 열흘 뒤에 천룡화상이 암자에 왔다.  
師乃迎禮具陳前事。 대사가 영접하여 절하고 앞의 일을 자세히 애기하자, 
天龍豎一指而示之。 천룡스님이 한 손가락을 세워서 보이니[豎一指而示之]*, 
師當下大悟。 대사가 거기에서 크게 깨달았다. 
自此凡有參學僧到。 이로부터 참문(參問)하는 학승(學僧)이 올 때마다 
師唯舉一指無別提唱。 대사는 한 손가락을 세울 뿐 달리 제창하는 일이 없었다. 
有一童子於外被人詰曰。 데리고 있던 한 동자가 밖에서 사람들이    
和尚說何法要。 “화상은 법요(法要)를 어떻게 설하시는가?” 하고 놀리자,  
童子豎起指頭。 동자는 손가락 끝을 세워 보이고 
歸而舉似師。 돌아와서 들춰 그 대로 대사에게 말하자, 
師以刀斷其指頭。 대사가 칼로 그의 손가락 끝을 잘라버렸다.  
童子叫喚走出。 동자는 절규하며 밖으로 달아나다가  
師召一聲。童子回首。 대사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는데, 
師卻豎起指頭。 대사가 손가락 끝을 세워 보였다. 
童子豁然領解。 이에 동자가 활연히 깨달았다.
師將順世。謂眾曰。 대사가 세상을 뜰 즈음에 대중에게 
吾得天龍一指頭禪一生用不盡。  “내가 천룡의 일지두선(一指頭禪)을 얻고서 
  일생 동안 썼으되 다하지 못했다.” 하고서 
言訖示滅。 말을 마치자 멸도해 보였다.
*道得即 ; '말에 즉(即)함이 있다', 또는 '도를 얻어 펼침[道得]이 즉하다'.
즉하다는 것은 '이치에 맞다, 온당하다, 근거가 있다'.
따라서 여승이 "이치에 합당한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묵어 가겠습니다." 한 것이다.
*豎一指而示之 ; 언어와 문자가 끊어진 자리를 행으로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長慶代眾云。美食不中飽人喫。 (장경(長慶)스님은 대중 대신에 “맛있는 음식도 
  배부른 사람 즐기는 것에 속하지 않는다” 하였고, 
玄沙云。我當時若見。 현사(玄沙)스님은 "내가 당시에 봤다면 
拗折指頭。 (구지의)손가락을 꺾어버렸을 것이다." 하였으며, 
玄覺云。且道。 현각(玄覺)스님은 "말해보라.
玄沙恁麼道意作麼生。 현사(玄沙)가 그렇게 말한 뜻은 무엇인가?" 하였고, 
雲居錫云。 운거석(雲居錫;雲居淸錫) 선사는 
只如玄沙恁麼道。肯伊不肯伊。  "현사가 그리 말한 것은 긍정인가, 불긍정인가? 
若肯何言拗折指頭。 긍정이라면 왜 손가락을 꺾어버린다 했으며, 
若不肯俱胝過在什麼處。 불긍정이라면 구지의 허물이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하였고, 
先曹山云。 조산 본적(曹山本寂;840~901,조동종 2조) 선사는  
俱胝承當處鹵莽。  "구지의 승당처(承當處)*는 거친 갯펄이다.  
只認得一機一境一種。 다만 한 기틀, 한 경계, 한 씨앗을 얻었으니, 
是拍手拊掌是他西園奇怪。 박수쳐 줄 일이거나 남의 집 뜰의 기괴한 일이다." 하였다. 
玄覺又云。 현각스님은 또 말했다.  
且道俱胝還悟也未。  "말해보라. 구지는 깨달은 것인가?  
若悟為什麼道承當處莽鹵。 깨달았다면 왜 승당처(承當處)*를 거친 갯펄이라 한 것안가? 
若不悟又道用一指頭禪不盡。 깨닫지 못했다면 또 말해보라. 일지두선 쓰기를 다 하지 못한 것인가? 
且道曹山意旨在什麼處)。 또 말해보라. 조산(曹山)의 뜻은 아디에 있는가?" )
*承當處 ; 이어받아 담당하는 곳[承受擔當處] 
   
 또 설두(雪竇)스님은 역대 전등조사들의 행적 가운데 100가지 공안을 택하고 평창하여
 '설두송고(雪竇頌古)'에 담았고, 원오(圜悟)스님은 설두스님의 100칙과 시를 인용하고
거기에 수시(垂示)와 착어(著語), 평창(評唱)을 붙여 '벽암록(碧巖錄)'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