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선(一指禪;一指頭禪) | |
남악 회양(南嶽懷讓) 선사 제 4세손 천룡화상(天龍和尚) 법사(法嗣;法孫)인 | |
송(宋)나라 시대 무주(婺州) 금화산(金華山) 구지화상(俱胝和尚)이 | |
'한 손가락을 세워[豎立一指]' 보이므로써 학인(學人)을 화도(化導)하였다 하여 | |
구지일지(俱胝一指) 또는 구지수지(俱胝豎指)라고도 불리우는 선가(禪家)의 공안(公案)이다. | |
기록을 통해 살펴보자. | |
景德傳燈錄卷第十一 | 경덕전등록 제11권 |
懷讓禪師第四世上八十九人中 | 회양선사 4세 상의 89인 중 |
天龍和尚法嗣 | 천룡화상 법사(法嗣;法系,法孫) |
婺州金華山俱胝和尚 | 무주 금화산 구지화상 편 |
初住庵。有尼名實際。 | 애초에 암자에 살았는데, 실제(實際)라는 비구니가 |
到庵戴笠子執錫繞師三匝云。 | 삿갓 쓰고 석장((錫杖)을 두드리며 와서 대사를 세 번 돈 다음 |
道得即拈下笠子。 | “도득즉(道得即)*이면 삿갓을 벗겠습니다.” 하고 |
三問。師皆無對。尼便去。 | 세 번을 말했으나 대사의 답이 없자 비구니가 가려 하는데, |
師曰。日勢稍晚且留一宿。 | 대사가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밤 묵어 가게나.” 하니, |
尼曰。道得即宿。 | 비구니가 “도득즉(道得即)이면 묵어 가겠습니다.” 하였다. |
師又無對。尼去後歎曰。 | 대사는 또 대답을 못하고서 중이 가버린 뒤에 탄식하기를, |
我雖處丈夫之形。而無丈夫之氣。 | “나는 모양새는 장부라지만 장부의 기개가 없구나.” 하고서 |
擬棄庵往諸方參尋。 | 암자를 버리고 제방(諸方)으로 참문을 떠날까 하였는데, |
其夜山神告曰。不須離此山。 | 그 밤에 산신이 나타나 “이 산을 떠나지 말거라. |
將有大菩薩來為和尚說法也。 | 곧 큰 보살이 와서 화상에게 설법해 줄 것이다.” 하였다. |
果旬日天龍和尚到庵。 | 과연 열흘 뒤에 천룡화상이 암자에 왔다. |
師乃迎禮具陳前事。 | 대사가 영접하여 절하고 앞의 일을 자세히 애기하자, |
天龍豎一指而示之。 | 천룡스님이 한 손가락을 세워서 보이니[豎一指而示之]*, |
師當下大悟。 | 대사가 거기에서 크게 깨달았다. |
自此凡有參學僧到。 | 이로부터 참문(參問)하는 학승(學僧)이 올 때마다 |
師唯舉一指無別提唱。 | 대사는 한 손가락을 세울 뿐 달리 제창하는 일이 없었다. |
有一童子於外被人詰曰。 | 데리고 있던 한 동자가 밖에서 사람들이 |
和尚說何法要。 | “화상은 법요(法要)를 어떻게 설하시는가?” 하고 놀리자, |
童子豎起指頭。 | 동자는 손가락 끝을 세워 보이고 |
歸而舉似師。 | 돌아와서 들춰 그 대로 대사에게 말하자, |
師以刀斷其指頭。 | 대사가 칼로 그의 손가락 끝을 잘라버렸다. |
童子叫喚走出。 | 동자는 절규하며 밖으로 달아나다가 |
師召一聲。童子回首。 | 대사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는데, |
師卻豎起指頭。 | 대사가 손가락 끝을 세워 보였다. |
童子豁然領解。 | 이에 동자가 활연히 깨달았다. |
師將順世。謂眾曰。 | 대사가 세상을 뜰 즈음에 대중에게 |
吾得天龍一指頭禪一生用不盡。 | “내가 천룡의 일지두선(一指頭禪)을 얻고서 |
일생 동안 썼으되 다하지 못했다.” 하고서 | |
言訖示滅。 | 말을 마치자 멸도해 보였다. |
*道得即 ; '말에 즉(即)함이 있다', 또는 '도를 얻어 펼침[道得]이 즉하다'. 즉하다는 것은 '이치에 맞다, 온당하다, 근거가 있다'. 따라서 여승이 "이치에 합당한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묵어 가겠습니다." 한 것이다. *豎一指而示之 ; 언어와 문자가 끊어진 자리를 행으로 보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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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 |
(長慶代眾云。美食不中飽人喫。 | (장경(長慶)스님은 대중 대신에 “맛있는 음식도 |
배부른 사람 즐기는 것에 속하지 않는다” 하였고, | |
玄沙云。我當時若見。 | 현사(玄沙)스님은 "내가 당시에 봤다면 |
拗折指頭。 | (구지의)손가락을 꺾어버렸을 것이다." 하였으며, |
玄覺云。且道。 | 현각(玄覺)스님은 "말해보라. |
玄沙恁麼道意作麼生。 | 현사(玄沙)가 그렇게 말한 뜻은 무엇인가?" 하였고, |
雲居錫云。 | 운거석(雲居錫;雲居淸錫) 선사는 |
只如玄沙恁麼道。肯伊不肯伊。 | "현사가 그리 말한 것은 긍정인가, 불긍정인가? |
若肯何言拗折指頭。 | 긍정이라면 왜 손가락을 꺾어버린다 했으며, |
若不肯俱胝過在什麼處。 | 불긍정이라면 구지의 허물이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하였고, |
先曹山云。 | 조산 본적(曹山本寂;840~901,조동종 2조) 선사는 |
俱胝承當處鹵莽。 | "구지의 승당처(承當處)*는 거친 갯펄이다. |
只認得一機一境一種。 | 다만 한 기틀, 한 경계, 한 씨앗을 얻었으니, |
是拍手拊掌是他西園奇怪。 | 박수쳐 줄 일이거나 남의 집 뜰의 기괴한 일이다." 하였다. |
玄覺又云。 | 현각스님은 또 말했다. |
且道俱胝還悟也未。 | "말해보라. 구지는 깨달은 것인가? |
若悟為什麼道承當處莽鹵。 | 깨달았다면 왜 승당처(承當處)*를 거친 갯펄이라 한 것안가? |
若不悟又道用一指頭禪不盡。 | 깨닫지 못했다면 또 말해보라. 일지두선 쓰기를 다 하지 못한 것인가? |
且道曹山意旨在什麼處)。 | 또 말해보라. 조산(曹山)의 뜻은 아디에 있는가?" ) |
*承當處 ; 이어받아 담당하는 곳[承受擔當處] | |
또 설두(雪竇)스님은 역대 전등조사들의 행적 가운데 100가지 공안을 택하고 평창하여 '설두송고(雪竇頌古)'에 담았고, 원오(圜悟)스님은 설두스님의 100칙과 시를 인용하고 거기에 수시(垂示)와 착어(著語), 평창(評唱)을 붙여 '벽암록(碧巖錄)'으로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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