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般涅槃經卷第二十
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제20권
북량(北涼)국 천축삼장 담무참(曇無讖) 역
◎梵行品第八之六
8-6. 범행품(梵行品)
爾時世尊,在雙樹間見阿闍世悶絕躄地,即告大眾:
「我今當為是王住世至無量劫,不入涅槃。」
그때 세존께서 사라쌍수 사이에 아사세(阿闍世)왕이 기절하여
땅에 쓰러진 것을 보시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이 왕을 위해 무량 겁 동안 세상에 머물러 열반에 들지 않겠노라.」
迦葉菩薩白佛言:「世尊!如來當為無量眾生不入涅槃,何故獨為阿闍世王?」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무량한 중생을 위해 열반에 드시지 마셔야 하올 터인데,
어째서 아사세왕만을 위한다고 하시나이까?」
佛言:「善男子!是大眾中,無有一人謂我畢定入於涅槃,阿闍世王定謂我當畢竟永滅,
是故悶絕,自投於地。善男子!如我所言,為阿闍世不入涅槃。如是密義,汝未能解。
何以故?我言為者,一切凡夫。阿闍世者,普及一切造五逆者。
又復為者,即是一切有為眾生。我終不為無為眾生而住於世。何以故?夫無為者,非眾生也。
阿闍世者,即是具足煩惱等者。又復為者,即是不見佛性眾生。若見佛性,我終不為久住於世。
何以故?見佛性者,非眾生也。阿闍世者,即是一切未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又復為者,即是阿難、迦葉二眾。阿闍世者,即是阿闍世王、後宮妃后,及王舍城一切婦女。
又復為者,名為佛性。言阿闍者,名為不生,世者名怨,以不生佛性故,
則煩惱怨生,煩惱怨生故,不見佛性;以不生煩惱故,則見佛性,以見佛性故,
則得安住大般涅槃。是名不生,是故名為為阿闍世。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대중 가운데는 내가 필경 열반에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아사세왕은 내가 필경 영멸(永滅)할 것이 틀림없다 여겼기에 기절하여 땅에 쓰러진 것이다.
선남자야! 내가 '아사세를 위해 열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 바 숨은 뜻을
네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말한 '위한다'는 것은 일체의 범부이고,
'아사세'란 오역죄를 지은 모든 사람을 말한 것이며,
또 '위한다'는 것은 곧 '유위(有為)의 모든 중생'을 말한 것이요,
나는 결코 무위(無為)의 중생을 위해 세상에 있지 않다. 왜냐하면,
무위자(無為者)는 중생이 아니기 때문이며, '아사세'란 번뇌 따위를 구족한 자이다.
또 '위한다'는 것은 곧 불성(佛性)을 보지 못한 중생이니,
만일 불성을 보았다면 나는 결코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위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불성을 본 자는 중생이 아니기 때문이며,
'아사세'란 곧 일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지 못한 자이니라.
또 '위한다'는 것은 곧 아난(阿難)과 가섭(迦葉)의 두 중생이요,
'아사세'란 아사세왕과 후궁의 왕비 왕후, 그리고 왕사성의 모든 부녀들이니라.
또 '위한다'는 것은 불성을 말하는 것이요, '아사(Ajāta)'란 '내지 못함[不生]'을 이른 것이며,
세(śatru)는 원수[怨]을 말하나니, 불성을 내지 못하기에 번뇌라는 원수가 생기고,
번뇌라는 원수로 인해 불성을 보지 못하는 것이요,
번뇌가 생기지 않음으로써 곧 불성을 보아 대반열반에 안주하게 되기 때문이니,
이것을 '내지 못한다'고 하거니와, 그래서 이를 '아사세를 위한다'고 한 것이니라.
善男子! 阿闍世者,名不生,不生者名涅槃,世名世法,為者名不污,以世八法所不污故,
無量無邊阿僧祇劫不入涅槃。是故我言,為阿闍世,無量億劫不入涅槃。
善男子!如來密語不可思議,佛法、眾僧亦不可思議,菩薩摩訶薩亦不可思議,
大涅槃經亦不可思議。」
선남자야! '아사세'란 불생(不生)이요, 내지 못하는 것은 열반이며,
세(世)는 세간법[世法]을 말하고, 위한다는 것은 씻어내지 않음[不污]이니
세간의 팔법[世八法*]을 씻어내지 못하는 까닭에
무량무변한 아승지 겁에도 열반에 들지 못하는 것이라
그래서 내가 '아사세를 위해 무량 억 겁을 열반에 들지 않겠다'고 한 것이니라.
선남자야! 여래의 밀어(密語)는 불가사의하고, 불법(佛法)과 승중(僧眾)도 불가사의하며,
보살마하살도 또한 불가사의하고, 대열반경도 불가사의하느니라.」
*世八法; 세간의 여덟 가지 풍조[八風]. 즉 이익(利), 손해(衰), 불명예(毁), 명예(譽),
칭찬(稱), 비방(譏), 괴로움(苦), 즐거움(樂).
爾時世尊,大悲導師,為阿闍世王,入月愛三昧。入三昧已,放大光明,
其光清涼,往照王身,身瘡即愈,欝蒸除滅。王覺瘡愈,身體清涼,語耆婆言:
「曾聞人說,劫將欲盡三月竝現,當是之時一切眾生患苦悉除。
時既未至,此光何來照觸吾身,瘡苦除愈,身得安樂?」
이때 세존 대비의 도사[大悲導師]께서 아사세왕을 위해 월애삼매(月愛三昧*)에 드셨다.
삼매에 드시어 대광명을 놓으시니, 그 빛이 청량(清涼)하게 왕의 몸을 비추자
몸의 부스럼이 곧 치유되고 우울증이 사라졌다.
왕은 부스럼이 낫고 몸이 개운함을 느끼자 지바(耆婆)에게 말했다.
「내가 일찍이 듣기로는 겁(劫)이 다하려 할 무렵 세 개의 달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그 때를 당하면 일체중생의 우환과 고통이 다 없어진다더니, 그때가 오지 않았건만
이 광명은 어디서 와서 내 몸을 비추어 부스럼과 고통이 나아 없어지게 하고
몸을 안락하게 하는가?」
*月愛三昧; 여섯 가지의 뜻이 있다.
①月光이 모든 우발라꽃을 피우듯이, 이 삼매는 일체중생의 善心을 피워낸다.
②月光이 길 가는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듯이,
이 삼매는 涅槃道를 修習하는 자들을 환희케 한다.
③매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의 月光은 形色과 光明이 점차 늘어나듯이,
이 三昧도 초발심자의 선근을 점차 늘게 하여 大般涅槃을 구족하기에 이르게 한다.
④매월 16일부터 30일까지의 月光은 形色이 점차 줄어들듯이,
이 三昧의 光明을 비춰 없애야 할 번뇌도 점차 줄어든다.
⑤如盛熱時常思月光即除鬱熱,此三昧能令眾生除貪惱熱。
⑥如滿月為眾星之王, 有甘露味使人愛樂, 此三昧亦為諸善之王, 有甘露味而為一切眾生愛樂。
因此名為月愛三昧。
耆婆答言:「此非劫盡三月竝照,亦非火日、星宿、藥草、寶珠天光。」
지바가 대답했다. 「이것은 겁이 다해 세 개의 달이 함께 비추는 것도 아니고,
불타는 해도 별도 약초도 보배구슬도 하늘 빛도 아니옵니다.」
王又問言:「此光若非三月竝照、寶珠明者,為是誰光?」
왕이 또 물었다. 「이 광명이 세 개의 달이 한꺼번에 비치는 것도
보배 구슬의 밝음도 아니라면 누구의 광명인가?」
「大王當知,是天中天所放光明,是光無根無有邊際,非熱非冷、非常非滅、
非色非無色、非相非無相、非青非黃、非赤非白。
欲度眾生,故使可見、有相可說,有根、有邊、有熱有冷、青黃赤白。
大王!是光雖爾,實不可說、不可覩見,乃至無有青黃赤白。」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소서. 이것은 하늘 중의 하늘이 놓는 광명이라
이 빛은 근본이 없고 끝도 없으며, 더운 것도 찬 것도 아니고,
항상함도 멸함도 아니며, 색도 무색도 아니고, 상(相)도 무상(無相)도 아니며,
푸른 것도 누런 것도 아니고, 붉은 것도 흰 것도 아닙니다.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여 볼 수 있도록 상(相)이 있고, 설명할 수 있는 근본이 있고,
끝[邊]이 있고, 열(熱)과 냉(冷), 청황적백(青黃赤白)이 있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 빛이 비록 그렇다지만 실로 말할 수 없고, 볼 수 없으며,
나아가 청황적백까지도 없나이다.」
王言:「耆婆!彼天中天,以何因緣放斯光明?」
왕이 말했다. 「지바여! 그 천중천(天中天)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이 광명을 놓으시는가?」
「大王!今是瑞相將為大王。以王先言,世無良醫療治身心,
故放此光,先治王身,然後治心。」
「대왕이시여! 지금 이 상서로운 모습은 대왕을 위한 것이니,
대왕께서 세간에 심신을 치료할 의원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에 이 광명을 놓으시어
우선 왕의 몸을 치료하고, 그런 뒤에 마음을 다스리시려는 것입니다.」
王言:「耆婆!如來世尊亦見念耶?」
왕이 말했다. 「지바여! 여래 세존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마음에 두고 계시는가?」
耆婆答言:「譬如一人而有七子,是七子中一子遇病,父母之心非不平等,然於病子心則偏多。
大王!如來亦爾,於諸眾生非不平等,然於罪者心則偏重,於放逸者佛則慈念,
不放逸者心則放捨。何等名為不放逸者?謂六住菩薩。
大王!諸佛世尊於諸眾生,不觀種姓、老少中年、貧富、時節、日月星宿、
工巧、下賤、僮僕婢使,惟觀眾生有善心者,若有善心則便慈念。
大王當知,如是瑞相,即是如來入月愛三昧所放光明。」
지바가 대답했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에게 일곱 아들이 있는데,
일곱 아들 중 한 아들이 병이 나면, 부모 마음이 평등치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병난 아들에게 보다 더 마음이 치우치듯이, 대왕이시여! 여래도 그러하시어
모든 중생에게 평등치 않으신 것은 아니지만 죄를 진 자에게 마음이 더욱 치우치시고,
방일한 자는 부처님께서 자비로 염려하시며, 방일하지 않은 자는 마음을 놓으시거니와,
방일하지 않은 자란 누구이겠나이까? 6주(六住;現前地)보살을 말합니다.
대왕이시여! 제불세존께서는 모든 중생에 대해 종성(種姓)이나 늙고 젊음, 빈부(貧富),
시절(時節), 일월성숙(日月星宿), 기술[工巧]이나, 천한 사람, 하인, 종을 가리지 아니 하시고,
오로지 선한 마음이 있는지만 보시어 선심이 있으면 곧 자비로 유념하십니다.
대왕은 마땅히 아소서. 이 상서로움은 여래께서 월애삼매에 드시어 놓으시는 삼매입니다.」
王即問言:「何等名為月愛三昧?」
왕이 곧 물었다. 「어떤 것을 월애삼매(月愛三昧)라 하는가?」
耆婆答言:「譬如月光,能令一切優鉢羅花開敷鮮明;
月愛三昧亦復如是,能令眾生善心開敷,是故名為月愛三昧。
大王!譬如月光能令一切行路之人心生歡喜;
月愛三昧亦復如是,能令修習涅槃道者心生歡喜,是故復名月愛三昧。
大王!譬如月光,從初一日至十五日,形色光明,漸漸增長;
月愛三昧亦復如是,令初發心諸善根本漸漸增長,乃至具足大般涅槃,是故復名月愛三昧。
大王!譬如月光,從十六日至三十日,形色光明漸漸損減;
月愛三昧亦復如是,光所照處,所有煩惱能令漸滅,是故復名月愛三昧。
大王!譬如盛熱之時,一切眾生常思月光,月光既照,欝熱即除;月愛三昧亦復如是,
能令眾生除貪惱熱。大王!譬如滿月,眾星中王、為甘露味,一切眾生之所愛樂;
月愛三昧亦復如是,諸善中王為甘露味,一切眾生之所愛樂,是故復名月愛三昧。」
지바가 대답했다. 「비유컨대, 달빛[月光]이 우발라 꽃들을 선명히 피어나게 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선심을 피어나게 하니, 그래서 월애삼매라 하옵고,
대왕이시여! 마치 월광(月光)이 길을 가는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열반의 도를 수습(修習)하는 이들을 기쁘게 하니,
그래서 월애삼매라 하오며, 대왕이시여! 마치 월광이 초하루부터 보름까지는
형색(形色)과 광명이 점점 늘어나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令초발심한 모든 선(善)의 근본을 점점 늘게하여 대반열반을 구족하기에 이르게 하니,
그래서 월애삼매라 하옵고, 대왕이시여! 마치 월광이 열엿세부터 그믐까지는
형색과 광명이 점점 줄어들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빛을 비춰야 할 곳과
거기에 있는 번뇌가 점점 줄어드니, 그래서 월애삼매라 하오며,
대왕이시여! 마치 한창 무더울 때면 일체중생은 항상 달빛이 그립고,
달빛이 기왕 비치면 찌는듯하던 더위가 곧 사라지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탐욕과 번뇌의 열기를 사라지게 하고, 대왕이시여! 마치 보름달이
별들 중에 왕이자 감로의 맛이 되어 일체중생의 사랑을 받듯이,
월애삼매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선(善) 중의 왕이자 감로의 맛이 되어
일체중생의 사랑을 받으니, 그래서 월애삼매라 하나이다.」
王言:「我聞如來不與惡人同止坐起、語言談論,猶如大海不宿死屍、
如鴛鴦鳥不住圊廁、釋提桓因不與鬼住、鳩翅羅鳥不棲枯樹;
如來亦爾,我當云何而得往見?設其見者,我身將不陷入地耶?
我觀如來,寧近醉象、師子虎狼、猛火絕焰,終不近於重惡之人。
是故我今思忖是已,當有何心往見如來?」
왕이 말했다. 「내가 듣건대, 여래께서는 나쁜 사람과 함께 있거나 앉고 서지도
말하지도 담론하지도 아니 하시니, 마치 바다가 시체를 묵히지 않고,
원앙이 뒷간에 살지 않고, 석제환인이 귀신과 함께 머물지 않고,
구시라(鳩翅羅)새가 죽은 나무에 깃들지 않는 것처럼 여래께서도 그러하시다 하던데,
내가 어떻게 가서 뵐 것이며, 설사 만나뵌다 해도 내 몸이 장차 땅속으로 빠져들지 않겠는가?
내가 보건대 여래께서 차라리 술 취한 코끼리나 사자 호랑이나 맹렬한 불길 속을 가까이
할지언정 결코 몹시 악한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실 것이라,
그 때문에 내가 그렇게 미루어 헤아렸거니와, 어떤 마음으로 가서 여래를 뵈야 하겠는가?」
耆婆答言:「大王!譬如渴人,速赴清泉,飢者求食,怖者求救,病求良醫,
熱求蔭涼,寒者求火,王今求佛亦應如是。大王!如來尚為一闡提等演說法要,
何況大王非一闡提,而當不蒙慈悲救濟?」
지바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마치 목마른 사람은 빨리 맑은 샘으로 달려가고,
배고프면 밥을 찾고, 두려우면 구원을 청하고, 병들면 의원을 찾고,
더우면 서늘한 그늘을 찾고, 추우면 불을 원하듯이,
대왕께서 지금 부처님을 찾으시는 것도 그렇게 하셔야 하나이다.
대왕이시여! 여래는 일천제 등을 위해서도 법요를 연설하시거니와,
하물며 대왕께서는 일천제가 아니신데, 어찌 자비로운 구제를 받지 못하겠나이까?」
王言:「耆婆!我昔曾聞,一闡提者不信不聞、不能觀察、不得義理,何故如來而為說法?」
왕이 말했다. 「지바여! 내가 일찍이 듣건대, 일천제란 믿지도 듣지도 않고,
관찰하지도 못하고, 뜻도 이치도 얻지 못한다고 하던데, 어째서 여래께서는 설법을 하시는가?」
耆婆答言:「大王!譬如有人,身遇重病,是人夜夢昇一柱殿,服蘇油脂及以塗身,
臥灰食灰,攀上枯樹,或與獼猴遊行坐臥、沈水沒泥,墮墜樓殿、高山、樹木,
象馬牛羊,身著青黃赤黑色衣,喜笑歌舞,或見烏鷲狐狸之屬,齒髮墮落,
裸形枕狗臥糞穢中,復與亡者行住坐起,携手食噉,毒蛇滿路而從中過,
或復夢與被髮女人共相抱持,多羅樹葉以為衣服,乘壞驢車正南而遊。
是人夢已,心生愁惱,以愁惱故,身病踰增,以病增故,諸家親屬遣使命醫。
所可遣使,形體缺短,根不具足,頭蒙塵土,著弊壞衣,載故壞車,語彼醫言:『速疾上車。』
지바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중병이 걸렸는데,
이 사람이 꿈에 일주전(一柱殿)에 올라가서 소(蘇)와 기름을 먹고 또 몸에 바르기도 하고,
재에 눕고 재를 먹기도 하고, 고목 위에 올라가 원숭이와 함께 다니고 앉고 눕기도 하고,
물 속이나 진창에 빠지기도 하고, 누각이나 높은 산, 나무, 코끼리 말 소 양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몸에 청황적흑색 옷을 입고 기쁘게 웃으며 노래하고 춤추기도 하며,
혹은 까마귀 독수리 여우 살쾡이 따위를 보기도 하고, 이와 머리카락이 빠지고,
발가벗은 채 개를 베고 오물 속에 누워있기도 하고,
또 죽은 사람과 다니고 앉고 서있기도 하고, 손잡고 음식을 먹기도 하고,
독사가 가득한 길 속을 지나가기도 하고, 혹은 또 산발한 여인과 서로 껴안기도 하고,
다라나무 잎으로 옷을 삼기도 하고, 부서진 나귀 수레를 타고 남쪽으로 가기도 하였더이다.
이 사람이 꿈을 꾸고서 마음에 근심이 생겼는지라 병이 더욱 심해지고,
병이 심해지니 친족들이 사람을 보내 의원을 찾게 하였는데,
심부름 보낸 사람이 체구는 작고 불구자이고 머리에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헤진 옷을 입고 낡고 부숴진 수레를 타고 가서 의원에게 『빨리 수레에 타십시요.』 하니,
爾時良醫即自思惟:『今見是使,相貌不吉,當知病者難可療治。』
復作是念:『使雖不吉,當復占日,為可治不?
若四日、六日、八日、十二日、十四日,如是日者,病亦難治。』
復作是念:『日雖不吉,當復占星,為可治不?
若是火星、金星、昴星、閻羅王星、濕星、滿星,如是星時,病亦難治。』
復作是念:『星雖不吉,復當觀時,若是秋時、冬時,
及日入時、夜半時、月入時,當知是病亦難可治。』
復作是言:『如是眾相,雖復不吉或定不定,當觀病人,
若有福德皆可療治,若無福德,雖吉何益。』
이에 의원이 생각하기를, 『심부름꾼의 모양새가 좋지 못한 것으로 보아
병자를 치료하기 어려움을 알겠구나.』 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심부름꾼은 비록 좋지 못하지만, 병을 고칠 수 있는 날짜를 점쳐봐야 하지 않겠는가?
곧 4일 6일 8일 12일 14일 이런 날은 병을 치료하기 어렵겠구나.』 하였고, 또 생각하기를,
『날짜는 비록 불길하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별점은 쳐봐야 하지 않겠는가?
만일 화성 금성 묘성(昴星) 염라왕성 습성(濕星) 만성(滿星) 이런 별이 있을 때는
병을 고치기 어렵겠구나.』 하였고, 또 생각하기를,
『별은 비록 불길하더라도 다시 때를 봐야겠다. 만일 가을이나 겨울, 그리고 해가 질 때나
한밤중이나 달이 질 때는 이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알겠구나.』 하였고,
또 생각하기를, 『이런 여러 가지가 비록 불길하지만 꼭 그렇거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병자를 봐서 만약 복덕이 있다면 치료할 수 있겠지만,
복덕이 없다면 비록 길한들 무슨 이익이겠는가?』 하였나이다.
思惟是已,尋與使俱,在路復念:『若彼病者,有長壽相則可療治,短壽相者則不可治。』
即於前路見二小兒,相牽鬪諍,捉頭拔髮,瓦石刀杖共相撩打,見人持火自然殄滅,
或見有人斫伐樹木,或復見人手曳皮革隨路而行,或見道路有遺落物,或見有人執持空器,
或見沙門獨行無侶,復見虎狼烏鷲野狐,見是事已,復作是念:
『所遣使人,乃至道路所見諸相,悉皆不祥,當知病者定難療治。』
復作是念:『我若不往,則非良師,如其往者,不可救療。』
復更念言:『如是眾相,雖復不祥,且當捨置,往至病所。』
思惟是已,復於前路,聞如是聲,所謂亡失、死喪、崩破、壞折、剝脫、墮墜、
焚燒、不來、不可療治、不能拔濟。
復聞南方有飛鳥聲,所謂烏鷲、舍利鳥聲,若狗、若鼠、野狐、兔猪,
聞是聲已,復作是念:『當知病者,難可療治。』
이렇게 생각하고서 이윽고 심부름꾼과 함께 길을 가면서 다시 생각하기를,
『저 병자가 장수할 상이면 치료할 수 있고, 단명할 상이면 치료할 수 없으리라.』 하자,
가던 길에서 두 아이들이 서로 싸우는데 머리를 붙들고
머리카락을 뽑고 돌과 칼과 몽둥이로 상대를 때리는 것을 보았고,
또 어떤 사람이 가진 불이 저절로 꺼지는 것도 보고, 어떤 사람이 나무를 베는 것도 보고,
어떤 사람이 가죽을 끌고 길을 따라 가는 것도 보고, 혹은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도 보고,
혹 어떤 사람이 빈 그릇을 들고 잇는 것도 보고, 사문이 짝이 없이 혼자 가는 것도 보고,
혹은 호랑이, 이리, 까마귀, 독수리, 여우도 보았는데, 이런 일을 보고서 또 생각하기를,
『보낸 심부름꾼이나 길에서 보는 모든 것들이 다 상서롭지 못하니,
병자를 정녕 치료하기 어려움을 알겠구나.』 하였나이다.
다시 『내가 가지 않은 즉 좋은 의원이 못되고, 가더라도 치료할 수 없으리라.』 하고,
다시 『이렇게 여러 상황이 비록 상서롭지 못하지만 제쳐두고 병자에게 가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때, 가던 길에서 '잃었다, 죽었다, 무너졌다, 꺾어졌다, 벗겨져나갔다,
떨어졌다, 타버렸다, 오지 않는다, 치료할 수 없다, 구제할 수 없다' 하는 소리가 들렸고,
또 남쪽에서 까마귀, 독수리, 사리조(舍利鳥) 같은 새 소리와
개, 쥐, 여우, 토끼, 돼지 소리가 들렸으니, 이런 소리를 듣고서 다시
『병자는 치료하기 어려움을 알겠구나』 하고 생각했나이다.
「爾時即入病人舍宅,見彼病人數寒數熱、骨節疼痛、目赤流淚、耳聲聞外、咽喉結痛、
舌上裂破、其色正黑、頭不自勝、體枯無汗、大小便利擁隔不通、身卒肥大、紅赤異常、
語聲不均或麁或細、舉體班駮、異色青黃、其腹脹滿、言語不了。
醫見是已,問瞻病言:『病者昨來意志云何?』
答言:『大師!其人本來敬信三寶及以諸天,今者變異,敬信情息。
本憙惠施今者慳悋,本性少食今則過多,本性弊惡今則和善,
本性慈孝恭敬父母今於父母無恭敬心。』
醫聞是已,即前嗅之,優鉢羅香、沈水雜香、畢迦多香、多伽羅香、多摩羅跋香、
欝金香、栴檀香,炙肉臭、蒱桃酒臭、燒筋骨臭、魚臭、糞臭,知香臭已,
即前觸身,覺身細軟,猶如繒綿、劫貝娑花,或硬如石、或冷如氷、或熱如火、或澁如沙。
爾時良醫見如是等種種相已,定知病者必死不疑,然不定言是人當死,語瞻病者:
『吾今劇務,明當更來,隨其所須,恣意勿遮。』
即便還家。明日使到,復語使言:『我事未訖,兼未合藥。』
智者當知,如是病者,必死不疑。
「이때 곧 병자의 집에 들어가서 그 병자를 보니, 수시로 찼다 더웠다 하고,
뼈마디가 쑤시고, 벌건 눈에 진물이 나고, 귀 우는 소리가 밖에서 들리고, 목구멍이 아프고,
혓바닥이 갈라져 까맣고, 머리를 스스로 이기지 못하고, 몸이 말라 땀이 없고,
대소변이 막혀 통하지 못하고, 몸이 갑자기 붓고 이상하게 빨갛고,
말소리가 고르지 못해 굵었다 가늘었다 하고, 온몸에 푸르고 붉은 반점이 있고,
배는 부풀었고, 말이 분명치 못한데다가, 또 의원이 간병하는 이에게
『병자는 요즘 의지(意志)가 어떠한가?』 하고 물으니,
『대사여! 그 사람은 본래 삼보와 하늘을 공경하여 믿었으나 지금은 변하여
정식(情息)을 믿으며, 본래 베풀기를 좋아하였으나 지금은 인색하고,
본래 소식(少食)하던 성품이 지금은 과다해졌으며, 본래 성품이 폐악(弊惡)하였는데
지금은 온화하고 선하며, 본래 성품이 효성스러워서 부모를 공경하였으나
지금은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하거든,
의원이 이 말을 듣고 바로 앞에서 냄새를 맡아보면, 우발라향(優鉢羅香)과 침수향(沈水香),
필가다향(畢迦多香;觸香), 다가라향(多伽羅香;根香), 다마라발향(多摩羅跋香;藿香),
울금향(鬱金香), 전단향(栴檀香)과 고기 굽는 냄새, 포도주 냄새, 뼈 타는 냄새,
생선 냄새, 똥 냄새가 났는데, 냄새를 맡자 곧바로 몸이 부드러워 마치 비단솜이나
겁패사(劫貝娑)꽃 같기도 하였고, 혹은 돌처럼 단단하기도 하고, 얼음처럼 차기도 하고,
불처럼 뜨겁기도 하고, 모래처럼 껄끄럽기도 하니,
의원은 이러한 갖가지 모습들을 보고 병자가 의심할 나위 없이 꼭 죽을 것을 알지만,
정히 죽는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간병인에게 『내가 지금 몹시 급한 일이 있어서
내일 다시 올 터이니, 그의 요구를 말리지 말고 뜻대로 해 주어라.』 하고 가버렸고,
다음날 심부름꾼이 보내면 또 말하기를, 『내 일도 덜 끝났고, 약도 덜 되었다.』고 한다면,
지혜있는 자라면 이런 병자는 필경 죽을 것이 틀림없는 줄 알 것이옵니다.
*劫貝娑; 迦波羅(kappāsa), 棉의 一種
「大王!世尊亦爾,於一闡提輩,善知根性而為說法。
何以故?若不為說,一切凡夫當言如來無大慈悲,有慈悲者名一切智,
若無慈悲,云何說言一切智人?是故如來為一闡提而演說法。
大王!如來世尊見諸病者,常施法藥,病者不服,非如來咎。
大王!一闡提輩分別有二:一者得現在善根,二者得後世善根。
如來善知一闡提輩能於現在得善根者,則為說法;
後世得者,亦為說法,今雖無益,作後世因。是故如來為一闡提演說法要。
一闡提者復有二種:一者利根,二者中根。利根之人於現在世能得善根,
中根之人後世則得,諸佛世尊不空說法。
大王!譬如淨人,墜墮圊廁,有善知識見而愍之,尋前捉髮而拔出之。
諸佛如來亦復如是,見諸眾生墮三惡道,方便救濟令得出離,是故如來為一闡提而演說法。」
「대왕이시여! 세존께서도 그렇듯 일천제 무리의 근성을 잘 알시어 법을 설하십니다.
왜냐하면 만일 설하지 않으신다면 모든 범부들이 '여래는 대자비가 없거니와,
자비가 있어야 일체지(一切智)라 할 터인데, 자비가 없다면
어떻게 일체지인(一切智人)이라 하겠는가?' 할 것이기 때문이오라,
그래서 여래는 일천제를 위해 법을 연설하시는 것이옵니다.
대왕이시여! 여래 세존께서 병자를 보시면 항상 법약(法藥)을 주시건만
병자가 먹지 않는 것은 여래의 허물이 아니옵니다.
대왕이시여! 일천제 무리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현재에 선근을 얻는 자요, 둘째는 후세에 선근을 얻는 자입니다.
여래께서는 일천제 무리를 잘 아시어 능히 현재에 선근을 얻을 자에게 법을 설하시지만,
후세에 얻을 자에게도 법을 설하시는 것은 지금은 비록 이익이 없더라도
후세의 인(因)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여래께서 일천제에게도 법요를 설하시는 것이옵니다.
일천제에 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영리한 근기요, 둘째는 중간 근기입니다.
영리한 근기인 사람은 현재세에 선근을 얻을 수 있고,
중간 근기인 사람은 후세에 얻을 것이라 제불세존의 설법이 헛되지 않는 것이옵니다.
대왕이시여! 비유컨대 어느 정인(淨人*)이 뒷간에 빠졌을 때,
선지식이 보거든 측은히 여겨 마침내 머리카락을 붙잡아 끌어내듯이,
제불여래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이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진 것을 보시거든
방편으로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시려는 까닭에 일천제에게도 법을 연설하시는 것이옵니다.」
*淨人; 절에서 스님들의 시중을 드는 사람.
王語耆婆:「若使如來審如是者,明當選擇良日吉星,然後乃往。」
왕이 지바에게 말했다. 「만일 여래가 참으로 그러하시다면 내일 길일을 택해서 가보겠노라.」
耆婆白王:「大王!如來法中,無有選擇良日吉星。
大王!如重病人猶不看日、時節、吉凶,惟求良醫。
王今病重,求佛良醫,不應選擇良時好日。
大王!如栴檀火及芛蘭火,二俱燒相,無有異也,吉日凶日,亦復如是。
若到佛所,俱得滅罪,惟願大王今日速往。」
지바가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여래의 법 가운데 길일을 택할 것이 없나이다.
대왕이시여! 중병에 든 사람이 날짜나 시절, 길흉을 가리지 않고
오직 영의(良醫)만을 구하듯이, 대왕께서는 지금 병이 중하시니,
부처님이라는 양의를 구하실 일이지 좋은 때 좋은 날을 택하실 때가 아니옵니다.
대왕이시여! 전단(栴檀) 불이나 순란(芛蘭) 불이나 타는 모양은 다름이 없듯이,
길일과 흉일도 그와 같나이다. 부처님께 가시기만 하면 죄가 다 소멸케 될 것이오니,
바라옵건대 대왕께서는 오늘 속히 가시옵소서.」
爾時大王即命一臣名曰吉祥,而告之言:
「大臣當知,吾今欲往佛世尊所,速辦供養所須之具。」
이에 대왕이 길상(吉祥)이라는 신하에게 명하였다.
「그대는 내가 지금 부처님 세존께 갈 터이니, 빨리 필요한 공양물을 마련하거라.」
臣言:「大王!善哉,善哉!所須供具一切悉有。」
그 신하가 말했다. 「대왕이시여! 참으로 잘 하셨나이다. 필요한 공양물은 다 있나이다.」
阿闍世王與其夫人,嚴駕車乘一萬二千,姝壯大象其數五萬,一一象上各載三人,
齎持幡蓋、花香、伎樂、種種供具,無不備足,導從馬騎有十八萬,
摩伽陀國所有人民尋從王者,其數足滿五十八萬。
아사세왕은 부인과 함께 하였는데, 수레가 1만 2천이요, 건장한 코끼리가 5만이었으며,
낱낱 코끼리에 세 사람씩 타고, 깃발과 일산, 향과 꽃, 기악(伎樂), 갖가지 공양물을
부족함이 없이 휴대하였고, 따르는 기마(騎馬)가 18만이며,
마가타국 백성으로서 왕을 따라가는 자가 족히 58만이었다.
爾時拘尸那城所有大眾滿十二由旬,悉皆遙見阿闍世王與其眷屬尋路而來。
爾時佛告諸大眾言:「一切眾生為阿耨多羅三藐三菩提近因緣者,莫先善友。
何以故?阿闍世王若不隨順耆婆語者,來月七日必定命終墮阿鼻獄,是故近因莫若善友。」
이때 12유순에 가득한 구시나성의 대중들이 모두 아사세왕과 그 권속들이
길을 찾아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있었는데, 그때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워지는 인연은 선우(善友)에 우선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아사세왕이 만일 지바의 말을 따르지 않았더라면
내달 7일에는 필경 목숨을 마치고 아비지옥에 떨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가까운 인연은 좋은 벗[善友]만한 것이 없느니라.」
阿闍世王復於前路聞舍婆提毘流離王乘船入海遇火而死,瞿伽離比丘生身入地至阿鼻獄,
須那剎多作種種惡到於佛所眾罪得滅,聞是語已語耆婆言:
「吾今雖聞如是二語,猶未審定。汝來耆婆!吾欲與汝同載一象,設我當入阿鼻地獄,
冀汝捉持不令我墮。何以故?吾昔曾聞得道之人不入地獄。」
아사세왕은 또 길을 가다가 사바제(舍婆提*)의 비유리왕(毘流離王*)은
배를 타고 바다에 갔다가 화재를 만나 죽었고,
구가리(瞿伽離*) 비구는 산 채로 땅에 들어가 아비지옥에 갔지만,
수나찰다(須那刹多*)는 갖가지 악을 짓고도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모든 죄가 소멸되었다는 말을 듣고서 지바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이런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으나 결정하지 못하겠도다.
그대가 오라 지바여! 내가 그대와 같이 한 코끼리를 타리니,
만약 내가 아비지옥에 들어가게 되거든 그대가 붙잡아 들어가지 않게 하라.
왜냐하면 내가 득도한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舍婆提; 舍衛
*毘流離王; 《琉璃王經》에 「비유리왕이 舍夷[釋迦족 여인의 別稱]에게 저지른 악행을 보시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저 유리왕의 방자한 마음이 비길데 없이 악독하여
죄가 이렇듯 치성하니, 칠일 뒤에 지옥 불이 태워 죽여서 현세에 지은 죄보를 현세에 받으리라" 하셨다.
대사(大使)가 상주한 예언이 괴이하게도 부처님 말씀과 같았는지라 왕은 크게 두려워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불을 피하고자 하였으나, 바다에 머물기를 7일이 다하자
물 속에서 저절로 불이 솟아 배와 왕을 태우니, 한꺼번에 재로 사라졌다.」고 하였다.
*瞿伽離(Kokālika); 提婆達多의 弟子. 紅蓮.
*須那刹多(Sunakṣatra); 善星. 釋尊이 太子이셨을 때 낳으신 세 아들(羅睺羅,優婆摩那,須那刹多) 중 하나.
爾時佛告諸大眾言:「阿闍世王猶有疑心,我今當為作決定心。」
그때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고하셨다.
「아사세왕이 의심하고만 있으니, 내가 이제 결정한 마음을 짓게 하리라.」
爾時會中有一菩薩,名持一切,白佛言:「世尊!如佛先說,一切諸法皆無定相,
所謂色無定相,乃至涅槃亦無定相,如來今者云何而言,為阿闍世作決定心?」
그때 회중에 있던 지일체(持一切)라는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예전에 말씀하시기를 '일체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어서
색(色)도 정한 모양이 없고 나아가 열반까지도 정한 모양이 없다'고 하셨는데,
여래께서 지금은 어찌하여 아사세왕에게 결정한 마음을 짓게 한다 하시나이까?」
佛言:「善哉,善哉!善男子!我今定為阿闍世王作決定心。何以故?
若王疑心可破壞者,當知諸法無有定相,是故我為阿闍世王作決定心,當知是心為無決定。
善男子!若彼王心是決定者,王之逆罪云何可壞?
以無定相,其罪可壞,是故我為阿闍世王作決定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장하도다! 선남자야!
내가 이제 정녕 아사세왕에게 결정한 마음을 짓게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왕의 의심이 가히 깨뜨려진다면 모든 법에 정한 모습이 없음을 알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아사세왕에게 결정한 마음을 짓게 한다는 것이니,
이 마음이란 결정함이 없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저 왕의 마음이 결정한 것이라면 왕의 역죄를 어떻게 깨뜨릴 수 있겠느냐?
정한 모양이 없기에 그 죄를 깨뜨릴 수 있는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아사세왕에게 결정한 마음을 짓게 한다는 것이니라.」
爾時大王即到娑羅雙樹間,至於佛所,仰瞻如來三十二相、八十種好,猶如微妙真金之山。
爾時世尊出八種聲告言:「大王。」時阿闍世左右顧視,
「此大眾中誰是大王?我既罪戾,又無福德,如來不應稱為大王。」
爾時如來即復喚言:「阿闍世大王。」
그때 대왕이 사라쌍수 사이로 부처님께 가서 여래의 32상, 80종호가
마치 미묘한 진금의 산과 같음을 보았다.
이때 세존께서 여덟 가지 음성으로 「대왕이여.」 하고 부르시니,
이에 아사세가 좌우를 돌아보며 「이 대중 가운데 누가 대왕인가?
나는 기왕 죄를 지어 어그러졌고 또 복덕도 없으니,
여래께서 나를 대왕이라 부르지는 않으셨으리라.」 하였는데,
이때 여래께서 다시 「아사세 대왕이여.」 부르셨다.
時王聞已,心大歡喜,即作是言:「如來今日顧命語言,真知如來於諸眾生,
大悲憐愍,等無差別。」白佛言:「世尊!我今疑心永無遺餘,定知如來真是眾生無上大師。」
왕이 듣고서 크게 기뻐하며 「여래께서 오늘의 고명(顧命)하신 말씀으로 여래께서는
모든 중생에게 대비로 연민하심이 똑같아서 차별없이 없음을 진정 알겠나이다.」 하고서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의심을 남김없이 사라졌으니,
정히 여래께서는 참으로 중생의 더없이 높은 대사이신 줄을 알겠나이다.」 하였다.
爾時迦葉菩薩語持一切菩薩言:「如來已為阿闍世王作決定心。」
이때 가섭보살이 지일체(持一切)보살에게 말했다.
「여래께서는 이미 아사세왕에게 결정한 마음을 짓게 하셨습니다.」
爾時阿闍世王即白佛言:「世尊!假使我今得與梵王釋提桓因坐起飲食,猶不欣悅;
得遇如來一言顧命,深以欣慶。」
爾時阿闍世王,即以所持幡蓋、香花、伎樂供養,前禮佛足,右遶三匝,禮敬畢已,却坐一面。
그때 아사세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사 제가 지금 범천왕이나
석제환인과 함께 앉고 일어나고 음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기쁘지 않으려니와,
여래의 한 마디 고명(顧命)을 만나니 몹시 기쁘옵나이다.」
이때 아사세왕이 가져온 번개(幡蓋)와 향화(香花), 기악(伎樂)으로 공양드리고,
부처님 앞에서 발에 예배하고 우로 세 번 돌고서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爾時佛告阿闍世王言:「大王!今當為汝說正法要,汝當一心,諦聽!諦聽!
凡夫常當繫心觀身,有二十事:一、所謂我,此身中空,無無漏,二、無諸善根本,
三、我此生死未得調順,四、墮墜深坑無處不畏,五、以何方便得見佛性,
六、云何修定得見佛性,七、生死常苦無常我淨,八、八難之難難得遠離,
九、恒為怨家之所追逐,十、無有一法能遮諸有,十一、於三惡趣未得解脫,
十二、具足種種諸惡邪見,十三、亦未造立度五逆津,十四、生死無際未得其邊,
十五、不作諸業不得果報,十六、無有我作他人受果,十七、不作樂因終無樂果,
十八、若有造業果終不失,十九、因無明生亦因而死,二十、去來現在常行放逸。
大王!凡夫之人常於此身,當作如是二十種觀。作是觀已不樂生死,不樂生死則得正觀。
爾時次第觀心生相、住相、滅相;次第觀心生住滅相,定、慧、進、戒,亦復如是;
觀生住滅已,知心相乃至戒相,終不作惡,無有死畏、三惡道畏。
若不繫心觀察如是二十事者,心則放逸,無惡不造。」
그때 부처님께서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제 그대에게
정법의 요강(要綱)을 설하리니, 그대는 일심으로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시오!
범부가 마음을 기울이고 몸을 살펴야할 스무 가지 일이 있으니,
하나는 나[我]라는 이 몸 가운데는 공하여 무루(無漏)일 것도 없다는 것이요,
둘은 모든 선(善)의 근본도 없다는 것이며,
셋은 나의 이 생사(生死)가 아직 가탈없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것이고,
넷은 깊은 떨어질 구덩이마다 두렵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이며,
다섯은 어떤 방편으로써 불성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이며,
여섯은 어떻게 선정을 닦아야 불성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이며,
일곱은 생사는 항상 고(苦)라서 상(常), 아(我), 정(淨)이 없다는 것이요,
여덟은 팔난(八難)의 어려움이 여의기 어렵다는 것이고,
아홉은 항상 원수가 따라다닌다는 것이며,
열은 제유(諸有)를 차단할 어떠한 법도 없다는 것이요,
열하나는 삼악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고,
열둘은 갖가지 악(惡)과 사견(邪見)을 구족하였다는 것이며,
열셋은 오역(五逆)에서 제도할 방법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며,
열넷은 생사(生死)는 한계가 없어 그 끝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며,
열다섯은 아무런 업을 짓지 않는다면 과보를 얻지 않는다는 것이며,
열여섯은 내가 지은 것을 타인이 과보 받는 일은 없다는 것이요,
열일곱은 낙의 인(因)을 짓지 않고서는 결코 낙의 과보가 없다는 것이며,
열여덟은 지은 업이 있으면 과보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열아홉은 무명(無明)으로 인해 낳고 또한 그 인으로 죽는다는 것이며,
스물은 과거와 미래, 현재에 항상 방일을 행한다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범부들은 이 몸에 대해 이와 같은 스무 가지 관찰을 해야 합니다.
이 관찰을 하면 생사를 좋아하지 않게 될 것이며,
생사를 좋아하지 않으면 곧 정관(正觀)을 얻을 것이니,
이때 차례대로 마음의 나는 모양, 머무는 모양,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고,
차례대로 마음의 생(生), 주(住), 멸(滅)하는 상(相)을 관찰하고
선정[定], 지혜[慧], 정진, 계율도 그와 같이 하여,
생(生), 주(住), 멸(滅)을 관찰함으로써 마음의 모양에서 계율의 모양까지를 알게 되면
결코 악을 짓지 않고, 죽음의 두려움과 삼악도의 두려움이 없을 것이지만,
만약 마음을 기울여 이러한 스무 가지 일를 관찰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곧 방일하여 짓지 못할 악이 없게 될 것입니다.」
*八難; ①在地獄難 ②在餓鬼難 ③在畜生難 ④在鬱單越(北拘盧洲)難 ⑤在長壽天難
⑥在聾盲瘖啞難 ⑦在世智辨聰難 ⑧生在佛前佛後難~앞뒤 두 부처님 사이의 佛法이 없는 곳.
阿闍世言:「如我解佛所說義者,我從昔來,初未曾觀是二十事,故造眾惡,造眾惡故,
則有死畏、三惡道畏。世尊!自我招殃,造茲重惡,父王無辜,橫加逆害。
是二十事設觀不觀,必定當墮阿鼻地獄。」
아사세왕이 말했다. 「제가 부처님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저는 지금까지 애초에 이런 스무 가지 일을 관찰한 적이 없었기에 여러 악을 지었고,
여러 악을 지음으로써 죽음의 두려움과 삼악도의 두려움이 있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재앙을 자초하고 몹시 중한 악을 지었고, 부왕은 무고하시건만
멋대로 역해(逆害)를 가했으니, 이 스무 가지를 관찰했거나 안했거나 간에
필경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佛告大王:「一切諸法性相無常、無有決定,王云何言,必定當墮阿鼻地獄?」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제법의 성상(性相)이 무상하고 결정함이 없거늘,
왕은 어찌하여 필경 아비지옥에 떨어진다고 하는가?」
阿闍世王白佛言:「世尊!若一切法無定相者,我之殺罪亦應不定;
若殺定者,一切諸法則非不定。」
아사세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일체법이 정한 모양이 없다면
저의 살생한 죄 또한 정해지지 않았어야 하거니와,
만일 살생이 정해진 것이라면 일체제법인 즉 정해진 바가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佛言:「大王!善哉,善哉!諸佛世尊說一切法悉無定相,王復能知殺亦不定,
是故當知殺無定相。大王!如汝所言,先父無辜橫加逆害者,何者是父?
但於假名眾生五陰,妄生父想。於十二入、十八界中,何者是父?
若色是父,四陰應非;若四是父,色亦應非。
若色非色合為父者,無有是處。何以故?色與非色,性無合故。
大王!凡夫眾生於是色陰妄生父想,如是色陰亦不可害。
何以故?色有十種,是十種中,唯色一種,可見可持、可稱可量、可牽可縛。
雖可見縛,其性不住,以不住故不可得見、不可捉持、不可稱量、不可牽縛。
色相如是,云何可殺?若色是父,可殺可害、獲罪報者;餘九應非。
若九非者,則應無罪。大王!色有三種:過去、未來、現在。過去、現在則不可害。
何以故?過去過去故,現在念念滅故;遮未來故名之為殺。
如是一色,或有可殺,或不可殺,有殺不殺,色則不定。
若色不定殺亦不定,殺不定故報亦不定。云何說言定入地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참으로 그렇습니다.
제불세존께서 일체법은 정한 모양이 없다고 하셨거니와,
왕께서 살생 또한 정해지지 않았음을 아실 수 있을 것이니,
그러므로 살생은 정한 모양이 없음을 아셔야 합니다.
대왕이여! 그대가 부왕은 무고한데 멋대로 역해하였다고 하였는데,
어떤 것이 부친입니까? 단지 거짓 이름을 붙인 중생의 오음(五陰)에게
부친이라는 허망한 생각을 내는 것일 뿐입니다.
12입(入)이나 18계(界) 가운데 어떤 것이 부친입니까?
만일 색(色)이 부친이라면 다른 4음은 부친이 아닐 것이요,
만일 4음이 부친이라면 색은 또 부친이 아닐 것이며,
색과 색 아닌 것이 합하여 부친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색과 비색(非色)은 성품이 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범부 중생이 색음에 부친이라는 허망한 생각을 내더라도
그러한 색음도 해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색에는 열 가지가 있거니와,
이 열 가지 중에 다만 색 한 가지만을 보고 잡을 수 있고, 헤아릴 수 있고,
끌수도 묶을 수도 있어서 비록 보기도 하고 묶을 수도 있다지만
그 성품이 머물지 아니하니, 머물지 않기 때문에 볼 수도 잡을 수도 없고,
칭량할 수도 없고, 끌거나 묶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색의 모양이 이러한데 어떻게 살해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색이 부친이고, 살해하거나 해칠 수 있어서 죄보를 받는 것이라면,
나머지 아홉 가지는 그런 것이 아니어야 하고,
아홉 가지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죄도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색은 세 가지가 있어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색이거니와,
과거와 현재의 색은 해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과거는 지나갔기 때문이요, 현재는 순간순간 멸하기 때문이며,
미래의 색을 차단하는 까닭에 살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하나의 색이 죽일 수 있는 것이 있고, 혹은 죽일 수 없는 것도 있고,
죽이기도 죽이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 있어서 색은 일정치 못하거니와,
만일 색이 일정치 못하다면 살해 또한 일정치 못할 것이요,
살해가 일정치 못하면 과보 또한 일정치 못할 터인데,
어째서 필경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씀하십니까?
「大王!一切眾生所作罪業凡有二種:一者輕,二者重。
若心口作,則名為輕;身口心作,則名為重。
大王!心念口說,身不作者,所得報輕。大王!昔日口不勅殺,但言削足。
大王!若勅侍臣立斬王首,坐時乃斬猶不得罪,況王不勅云何得罪?
王若得罪,諸佛世尊亦應得罪。
何以故?汝父先王頻婆娑羅,常於諸佛種諸善根,是故今日得居王位。
諸佛若不受其供養則不為王,若不為王,汝則不得為國生害。
若汝殺父當有罪者,我等諸佛亦應有罪。若諸佛世尊無有罪者,汝獨云何而得罪耶?
大王!頻婆娑羅往有惡心,於毘富羅山遊行獵鹿,周遍壙野悉無所得,
唯見一仙五通具足,見已即生瞋恚惡心:『我今遊獵所以不得,正坐此人。』
驅逐令去,即勅左右而令殺之。其人臨終,生瞋惡心,退失神通,而作誓言:
『我實無辜,汝以心口,橫加戮害,我於來世亦當如是,還以心口而害於汝。』
時王聞已,即生悔心,供養死屍。是王如是尚得輕受,不墮地獄;
況王不爾,而當地獄受果報耶?先王自作還自受之,云何令王而得殺罪?
如王所言,父王無辜者。大王!云何言無?夫有罪者則有罪報,無惡業者則無罪報。
汝父先王若無辜罪,云何有報?頻婆娑羅於現世中,亦得善果及以惡果,
是故先王亦復不定,以不定故殺亦不定,殺不定故,云何而言定入地獄?
「대왕이여! 일체중생이 짓는 죄업에 두 가지가 있어 첫째는 가벼운 것이요,
둘째는 무거운 것인데, 마음과 입으로 지은 것인 즉 가볍고,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것은 무겁거니와, 대왕이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였으되
몸으로 짓지 않는다면 얻는 과보가 가볍습니다.
대왕이여! 지난 날 입으로 죽이라고 신하에게 명하지 않고 발을 자르라고만 했을 뿐더러,
대왕이여! 만일 신하에게 세워놓고 부왕의 머리를 베라고 명했는데
앉았을 때 베었더라도 오히려 죄가 되지 않으려니와,
하물며 왕께서 베라고 명하지 않았으니 어찌 죄를 얻겠습니까?
왕께서 죄를 얻는다면 제불세존도 또한 죄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대의 부친인 선왕 빈바사라(頻婆娑羅)께서는
늘 부처님들께 선근을 심으신 까닭에 오늘날 왕위에 오르셨는데,
부처님들께서 만일 그의 공양을 받지 않으셨더라면 왕이 되지 못하셨을 것이며,
왕이 되지 못하셨다면 그대도 나라에 해를 끼치게 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대가 부왕을 살해하여 죄가 있다면 우리 부처님들도 죄가 있어야 하고,
만일 제불세존께서 죄가 없으시다면 그대 혼자만 어찌 죄를 얻겠습니까?
대왕이여! 빈바사라왕도 과거에 악한 마음이 있었으니,
비부라(毘富羅)산을 다니며 광야 주변을 다 사냥해도 소득이 없고,
다만 오신통을 갖춘 한 신선만 보았는데, 보자마자 성내는 악한 마음으로
『내가 지금 사냥다녀도 소득이 없는 것은 바로 이 사람이 앉아 있어서이다. 』 하며,
쫓아내고 곧 좌우를 명하여 죽이게 하였습니다.
그 사람이 죽을 때 성내는 악한 마음을 낸지라 신통을 잃고서 맹세하기를,
『나는 실로 무고하거늘 네가 멋대로 마음과 입으로 나를 죽였으니,
미래세에 나 또한 그렇게 마음과 입으로 너를 해쳐 돌려 주겠다.』 하니,
그때 왕이 듣고서 곧 뉘우치고 시신에 공양하였습니다.
이 왕이 그리하여 가벼운 과보를 받아 지옥에는 떨어지지 않았거니와,
하물며 왕께서는 그렇지도 않으셨는데, 어찌 지옥에 떨어지는 과보를 받겠습니까?
선왕은 스스로 지은 것을 스스로 돌려 받은 것이거늘,
어떻게 왕께서 살생의 죄를 얻게 하겠습니까?
왕께서는 부왕이 무고하다 하셨는데, 대왕이여! 어찌 허물이 없다고 하십니까?
죄가 있으면 곧 죄의 과보가 있고, 악업이 없으면 죄보가 없는 법이오.
그대의 부친 선왕께서 무고하셨다면 어찌 과보가 있겠습니까?
빈바사라왕은 현세에 선과(善果)와 악과(惡果)를 얻으셨으니,
그 때문에 선왕 또한 일정하지 못하셨고, 일정치 못함으로써 살해 또한 결정치 못하니,
결정치 않은 살해로 인해 어떻게 꼭 지옥에 들어간다고 하겠습니까?
「大王!眾生狂惑凡有四種:一者貪狂,二者藥狂,三者呪狂,四者本業緣狂。
大王!我弟子中有是四狂,雖多作惡,我終不記是人犯戒。
是人所作,不至三惡,若還得心,亦不言犯。王本貪國,逆害父王,貪狂心作,云何得罪?
大王!如人酒醉,逆害其母,既醒寤已,心生悔恨,當知是業亦不得報。
王今貪醉,非本心作,若非本心,云何得罪?
大王!譬如幻師,四衢道頭,幻作種種男女、象馬、瓔珞、衣服,愚癡之人謂為真實,
有智之人知非真有。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大王!譬如山間響聲,愚癡之人謂之實聲,有智之人知其非真。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大王!如人有怨,詐來親附,愚癡之人謂為實親,智者了達乃知虛詐。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大王!如人執鏡,自見面像,愚癡之人謂為真面,智者了達知其非真。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大王!如熱時炎,愚癡之人謂之是水,智者了達知其非水。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大王!如乾闥婆城,愚癡之人謂為真實,智者了達知其非真。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大王!如人夢中受五欲樂,愚癡之人謂之為實,智者了達知其非真。
殺亦如是,凡夫謂實,諸佛世尊知其非真。
「대왕이여! 미친 중생에는 네 가지가 있어서 첫째는 탐욕으로 미치는 것,
둘째는 약으로 미치는 것, 셋째는 주술로 미치는 것,
넷째는 본래의 업연(業緣)으로 미치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나의 제자 중에 이 네 가지로 미친 자들은
비록 많은 악업을 짓더라도 나는 결코 이 사람이 계를 범했다고 여기지도 않고,
이 사람이 지은 바로 삼악도에 이르지도 않을 뿐더러
만일 정신이 돌아오더라도 범했던 것을 탓하지 않거니와,
왕께서는 본래 나라를 탐하여 부왕을 역해하였으니,
탐욕으로 미친 마음이 지은 것이거늘, 어찌 죄를 얻겠습니까?
대왕이여! 마치 사람이 술에 취해 모친을 죽이고서 깨어서는 마음으로 회한(悔恨)한다면,
이런 업으로는 죄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왕은 지금 탐욕에 취해 있고 본심으로 지은 것이 아니며,
만약 본심이 아니라면 어찌 죄를 얻겠습니까?
대왕이여! 또 마술사가 네거리 모퉁이에서 환술로 갖가지 남녀나 상마(象馬),
영락, 의복 따위를 만들어 내면 어리석은 사람들은 진실인 줄 알지만
지혜있는 사람은 진실로 있는 것이 아님을 알듯이, 죽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그것이 진실이 아님을 아십니다.
대왕이여! 비유컨대 산간의 메아리를 어리석은 사람은 진실한 소리라 하지만
지혜있는 사람은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알듯이,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아십니다.
대왕이여! 마치 원한 있는 사람이 거짓 친한 척 다가오면
어리석은 사람은 진실로 친한 줄 알지만 지혜로운 자는 결국 거짓임을 알아차리듯이,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진실이 아님을 아십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거울을 들고 제 얼굴을 볼 때 어리석은 사람은 진짜 얼굴인 줄 알지만
지혜로운 자는 진짜가 아님을 알아차리듯이,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아십니다.
대왕이여! 무더운 날의 아지랑이를 어리석은 사람은 물이다고 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그것이 물이 아님을 알듯이,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아십니다.
대왕이여! 마치 건달바성(乾闥婆城)을 어리석은 사람은 진실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진실이 아님을 알듯이,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아십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꿈 속에서 오욕락을 누렸을 때 어리석은 사람은 진실로 알지만
지혜로운 자는 진실이 아님을 알듯이,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진실인 줄 알지만 제불세존은 그것이 참이 아님을 아십니다.
「大王!殺法、殺業、殺者、殺果及以解脫,我皆了之,則無有罪。王雖知殺,云何有罪?
大王!譬如有人,主知典酒,如其不飲,則亦不醉,雖復知火,亦不燒然。
王亦如是,雖復知殺,云何有罪?
大王!有諸眾生,於日出時作種種罪,於月出時復行劫盜,日月不出則不作罪;
雖因日月令其作罪,然此日月實不得罪。殺亦如是,雖復因王,王實無罪。
大王!如王宮中,常勅屠羊,心初無懼。云何於父,獨生懼心?
雖復人畜尊卑差別,寶命畏死,二俱無異。何故於羊,心輕無懼?於父先王,生重憂苦?
大王!世間之人是愛僮僕,不得自在,為愛所使,而行殺害,設有果報乃是愛罪。
王不自在,當有何咎?大王!譬如涅槃,非有非無,而亦是有。
殺亦如是,雖非有非無,而亦是有。慚愧之人則為非有,無慚愧者則為非無;
受果報者名之為有,空見之人則為非有;有見之人則為非無,有有見者亦名為有。
何以故?有有見者得果報故,無有見者則無果報;常見之人則為非有,無常見者則為非無。
常常見者不得為無,何以故?常常見者,有惡業果故,是故常常見者,不得為無。
以是義故,雖非有無,而亦是有。
「대왕이여! 살생 방법이나 살생한 업, 살생한 자, 살생의 결과와 거기서의 해탈을
내가 다 알고 있거니와, 죄가 없습니다.
왕께서 비록 살해한 것으로 안다 하더라도 어찌 죄가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마치 어떤 사람이 술을 맡아 관리하지만 마시지 않으면 취하지 않고,
비록 불을 알고 있더라도 태워지지 않는 것처럼, 왕도 그와 같아서
비록 살해한 것으로 안다고 하여 어찌 죄가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어느 중생이 해가 떠 있을 때는 온갖 죄를 짓고, 달이 떴을 때는 도둑질 하고,
해도 달도 없을 때는 죄를 짓지 않는다면, 비록 해와 달이 그를 죄짓게 한다지만
이 해와 달은 실로 죄가 없듯이, 살인도 그와 같아서
비록 왕 때문이었더라도 왕께서는 실로 죄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왕께서는 궁중에서 늘 양을 잡게 하되 애초에 두려운 마음이 없으시면서
어째서 부친에게만 두려운 마음을 내십니까?
비록 사람과 짐승이 존귀와 비천의 차별이 있지만 목숨을 귀중히 여기고
죽음을 두려워 하는 두 가지는 다름이 없는데,
어째서 양에게는 마음이 가볍고 두려움이 없으시며,
부친인 선왕에게는 그리도 근심으로 괴로워 하십니까?
대왕이여! 세상 사람들은 애욕의 종이라 자재하지 못하니, 애욕이 시키는 대로
살해를 행하는 것이라서 설사 과보가 있더라도 결국 애욕의 죄인 것이거니와,
왕께서도 자재하지 못하신데 무슨 허물이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마치 열반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되 또한 있듯이,
살해도 그러하여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또한 있는 것입니다.
부끄러워 하는 사람인 즉 있지 않지만,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자는 없지 않으니,
과보를 받는 자들은 '있다[有]'고들 하거니와,
비었다고 보는[空見] 사람에게는 있지 않지만, 있다고 보는[有見] 사람에게는 없지 않아서
유견(有見)을 가진 자들도 '있다[有]'고 하는데, 왜냐하면
유견(有見)을 가진 자들은 과보를 얻고, 유견(有見)이 없는 자들은 과보도 없으며,
항상하다고 보는[常見] 사람에게는 있지 않고,
무상하다고 보는[無常見] 자는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늘 상견(常見)인 자[常常見者*]는 없게 되지 않는데, 왜냐하면 상상견자(常常見者)는
악업(惡業)의 과보가 있기 때문이니, 그래서 상상견자는 없게 되지 않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비록 유(有)도 무(無)도 아니되 또한 이것이 유(有)인 것입니다.
*常常見者는 항상을 꾀하는[計常] 사람이니 惡果가 없지 않다. [寶亮]
「大王!夫眾生者,名出入息,斷出入息,故名為殺,諸佛隨俗,亦說為殺。
大王!色是無常,色之因緣亦是無常,從無常因生,色云何常?
乃至識是無常,識之因緣亦是無常,從無常因生,識云何常?
以無常故苦,以苦故空,以空故無我,若是無常、苦、空、無我,為何所殺?
殺無常者得常涅槃,殺苦得樂,殺空得實,殺於無我而得真我。
大王!若殺無常、苦、空、無我者,則與我同。
我亦殺於無常、苦、空無我,不入地獄,汝云何入?」
「대왕이여! 대저 중생이란 '숨 쉬는 것'이라 숨 쉬는 것을 끊어버린 까닭에
죽였다고 하거니와, 제불께서도 세간의 풍속을 따라서 죽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색은 무상하고 색의 인연도 무상한 것이니, 무상한 인(因)에서 난 색이
어찌 항상할 것이며, 나아가 식(識)까지가 무상하고 식(識)의 인연도 무상한 것이니,
무상한 인에서 생긴 식(識)인들 어찌 항상하겠습니까?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괴로운[苦] 것이요, 괴롭기 때문에 공(空)한 것이며,
공하기 때문에 무아(無我)인 것이거니와,
만일 중생이 무상(無常)과 고(苦), 공(空), 무아(無我)라면 죽인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무상(無常)을 죽이면 항상한 열반을 얻고, 고(苦)를 죽이면 낙(樂)을 얻고,
공(空)을 죽이면 실(實)을 얻고, 무아(無我)를 죽이면 진아(真我)를 얻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일 무상(無常)과 고(苦), 공(空), 무아(無我)를 죽인 즉 나와 같아질 터인데,
나 역시 무상, 고, 공, 무아를 죽여 지옥에 들어가지 않거니와, 그대가 어찌 들어가리오?」
爾時阿闍世王,如佛所說觀色乃至觀識,作是觀已,即白佛言:
「世尊!我今始知色是無常乃至識是無常;我本若能如是知者,則不作罪。
世尊!我昔曾聞,諸佛世尊常為眾生而作父母。雖聞是語,猶未審定,今則定知。
世尊!我亦曾聞,須彌山王四寶所成,所謂金、銀、琉璃、頗梨;
若有眾鳥隨所集處,則同其色。雖聞是言,亦不審定。
我今來至佛須彌山,則與同色,與同色者,則知諸法無常、苦、空、無我。
世尊!我見世間,從芛蘭子生芛蘭樹,不見芛蘭生栴檀樹,
我今始見從芛蘭子生栴檀樹,芛蘭子者我身是也,栴檀樹者即是我心、無根、信也。
無根者,我初不知恭敬如來,不信法、僧,是名無根。
世尊!我若不遇如來世尊,當於無量阿僧祇劫在大地獄受無量苦;
我今見佛,以是見佛所得功德,破壞眾生所有一切煩惱惡心。」
그때 아사세왕이 부처님 말씀대로 색(色)에서 식(識)까지를 관찰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비로소 색에서 나아가 식까지가 무상함을 알았거니와,
제가 본래 그러한 것을 알았더라면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일찍이 제불세존께서는 항상 중생을 위해 부모가 되어주신다 들었거니와,
비록 그런 말을 들었으되 결정치 못하더니 이제야 정히 알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또 듣건대 수미산이 네 가지 보배인 소위 금, 은, 유리, 파리로 이루어졌으나,
새들이 모이는 곳을 따르자면 그 색(色)이 같다고 하였거니와,
비록 그러한 말을 들었으되 또한 결정치 못하더니,
제가 이제와서야 부처님과 수미산이 더불어 같은 색이며, 더불어 색이 같다는 것은
제법(諸法)이 무상하고 고(苦), 공(空), 무아(無我)임을 알기에 이르렀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간에서 이란(伊蘭;芛蘭) 씨에서는 이란나무가 나는 것은 보고,
이란 씨에서 전단나무가 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나
이제야 비로소 이란의 씨에서 전단나무가 나는 것을 보았거니와,
이란의 씨란 곧 저의 몸이고 전단나무란 곧 제 마음의 근본없는 믿음이온데,
근본이 없다는 것은 저는 애초에 여래를 공경할 줄 몰랐고,
법(法)과 승(僧)도 믿지 않았으니, 이것을 근본이 없다고 한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여래 세존을 만나지 못하였더라면 무량 아승지겁 동안
큰 지옥에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아야 했을 터인데, 제가 이제 부처님을 만났으니,
이 부처님을 만나 얻은 공덕으로써 중생들의 모든 번뇌와 악한 마음을 쳐부수겠나이다.」
佛言:「大王!善哉,善哉!我今知汝必能破壞眾生惡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참으로 장하십니다.
나는 이제 그대가 필경 중생의 악한 마음을 능히 파괴하실 것을 믿습니다.」
「世尊!若我審能破壞眾生諸惡心者,使我常在阿鼻地獄,
無量劫中為諸眾生受大苦惱,不以為苦。」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마침내 중생의 모든 악심을 파괴할 수 있다면,
설사 제가 아비지옥에서 무량한 겁 동안 늘 중생들을 위해 큰 고뇌를 받더라도
고통으로 여기지 않겠나이다.」
爾時摩伽陀國無量人民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以如是等無量人民發大心故,阿闍世王所有重罪即得微薄。
王及夫人、後宮婇女,悉皆同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그때 마가타국의 무량한 백성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으며,
이와 같은 무량한 백성들이 큰 마음을 내었기에 아사세왕의 중죄가 곧 경미해졌고,
왕과 부인, 후궁, 채녀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다.
爾時阿闍世王語耆婆言:「耆婆!我今未死已得天身,捨於短命而得長命,捨無常身而得常身,
令諸眾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即是天身、長命、常身,即是一切諸佛弟子。」
說是語已,即以種種寶幢、幡蓋、香花瓔珞、微妙伎樂而供養佛,復以偈頌而讚歎言:
이때 아사세왕이 지바에게 말했다. 「지바여! 나는 지금 죽기 전에 이미 하늘의 몸을 얻었고,
짧은 목숨을 버리고 긴 목숨을 얻었으며, 무상한 몸을 버리고 항상한 몸을 얻어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으니,
이 하늘의 몸이요, 긴 목숨이며, 항상한 몸이 곧 일체제불의 제자이리라.」
이렇게 말하고서 갖가지 보배 당(幢)과 번(幡), 일산, 향과 꽃, 영락, 미묘한 기악(伎樂)으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했다.
「實語甚微妙, 善巧於句義,
甚深祕密藏, 為眾故顯示。
진실하신 말씀 심히 미묘하고, 구절의 뜻은 선교(善巧)하온데
심오하고 비밀한 법장을 중생을 위하사 드러내 보이시네.
所有廣博言, 為眾故略說,
具足如是言, 善能療眾生。
지니신 드넓으신 말씀을 중생을 위하사 약설(略說)하시니
구족하신 이와 같은 말씀으로 중생을 잘 치료하신다네.
若有諸眾生, 得聞是語者,
若信及不信, 定知是佛說。
만일 어떤 중생이든지 이 말씀을 들으면
믿거나 믿지 않거나 간에 부처님의 말씀임을 정녕 알리라.
諸佛常軟語, 為眾故說麁,
麁語及軟語, 皆歸第一義。
是故我今者, 歸依於世尊。
제불은 늘 부드럽게 말씀하시나 중생을 위해서는 거친 말씀도 하시거니와
거친 말씀이나 부드러운 말씀이 모두 제일의(第一義)로 돌아가기에
그러므로 내가 지금에 세존께 귀의한다네.
如來語一味, 猶如大海水,
是名第一諦, 故無無義語。
여래의 말씀 한 맛인 것이 마치 바닷물과 같은지라
이를 일러 제일의라 하거니와, 그래서 의미 없는 말씀이 없다네.
如來今所說, 種種無量法,
男女大小聞, 同獲第一義。
여래께서 지금 말씀하신 여러가지 한량없는 법을
남녀노소가 듣기만 하면 다같이 제일의를 얻는다네.
無因亦無果, 無生及無滅,
是名大涅槃, 聞者破諸果。
인(因)도 없고 과(果)도 없고, 생(生)도 없고 멸(滅)도 없는
이것을 일러 대열반이라 하나니, 들은 자는 모든 과(果)를 깨뜨리리라.
如來為一切, 常作慈父母,
當知諸眾生, 皆是如來子,
世尊大慈悲, 為眾故苦行。
여래는 일체를 위해 늘 자애로운 부모가 되시니,
마땅히 알라. 모든 중생은 다 여래의 자녀이거니와,
세존께서는 대자비로 중생을 위해 고행하셨느니라.
如人著鬼魅, 狂亂多所作,
我今得見佛, 所得三業善,
願以此功德, 迴向無上道。
사람이 귀신 들리면 미쳐 날뛰며 별짓을 다 하거니와,
나는 지금 부처님을 뵙고서 선(善)한 삼업(三業)을 얻었는 바
원컨대 이 공덕으로 위없는 도(道)에 회향하여지이다.
我今所供養, 佛法及眾僧,
願以此功德, 三寶常在世。
제가 지금 부처님과 법(法)과 스님들께 공양드리는 바
원컨대 이 공덕으로써 삼보가 세간에 상주하여지이다.
我今所當得, 種種諸功德,
願以此破壞, 眾生四種魔。
제가 이제 갖가지 공덕을 얻은 바 되었으니,
원컨대 그 공덕으로 중생의 네 가지 마(魔)를 파괴하게 하여지이다.
我遇惡知識, 造作三世罪,
今於佛前悔, 願後更莫造。
제가 악지식(惡知識)을 만나 삼세에 죄를 지었으나
이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오니, 이후에 다시 짓지 않게 하여지이다.
願諸眾生等, 悉發菩提心,
繫心常思念, 十方一切佛。
원컨대 모든 중생이 다같이 보리심을 발하고
마음 기울여 늘 시방의 일체제불을 생각하게 하여지이다.
復願諸眾生, 永破諸煩惱,
了了見佛性, 猶如妙德等。」
또 원컨대 모든 중생이 모든 번뇌를 영원히 깨드리고
부처의 성품을 요요히 보아서[了了見*] 문수보살과 같아지이다.
*了了見; 頓悟入道要門論에 「體寂湛然,無有去來,不離世流,世流不能流,
坦然自在,即是了了見也。」라 하였다.
爾時世尊讚阿闍世王:「善哉,善哉!若有人能發菩提心,當知是人則為莊嚴諸佛大眾。
大王!汝昔已於毘婆尸佛初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從是已來至我出世,
於其中間未曾墮於地獄受苦。大王當知,菩提之心乃有如是無量果報。
大王!從今已往常當勤修菩提之心。何以故?從是因緣,當得消滅無量惡故。」
그러자 세존께서 아사세왕을 칭찬하셨다.
「대왕이여! 참으로 옳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보리심을 발할 수 있다면
이 사람은 곧 모든 부처님 대중을 장엄하는 것임 아셔야 합니다.
대왕이여! 그대는 옛적에 이미 비바시불(毘婆尸佛)께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그때부터 내가 세상에 나올 때까지
그 사이에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을 받은 적이 없었으니,
대왕이여! 보리의 마음은 결국 이렇게 한량없는 과보가 있음을 아셔야 하거니와,
대왕이여! 이제부터는 항상 보리의 마음을 힘써 닦으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인연으로 한량없는 죄악이 소멸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爾時阿闍世王,及摩伽陀舉國人民從座而起,繞佛三匝,辭退還宮。
이에 아사세왕과 마가타 온 나라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감사드리며 궁으로 돌아갔다.
이 범행품에서 菩薩이 닦아야 할 梵行에 대해 설하셨다.
먼저 菩薩이 七善法에 머물면 梵行을 구족할 수 있다 하셨고,
다음으로 慈悲喜捨 四無量心의 梵行을, 다시 菩薩이 四無礙를 얻지만 無所得이다 하셨고,
또 「本無今有」의 偈義를 다시 설명하시고, 三乘과 一乘, 常과 無常 등의 의미를,
또 부처님 설하신 법을 菩薩이 지견각(知見覺)할 수 있는 것은 六念處에 연유한다 하셨다.
다음에 阿闍世王이 부처님께 귀의하게 된 因緣과 마음을 찾고 몸을 관하는
20가지 일을 통해 阿闍世王으로 하여금 菩提心을 발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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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行品者如雜花說。
천행품(天行品)은 화엄경 말씀[雜花說]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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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般涅槃經嬰兒行品第九
9. 영아행품(嬰兒行品)
「善男子!云何名嬰兒行?善男子!不能起住、來去、語言,是名嬰兒。
如來亦爾,不能起者,如來終不起諸法相;不能住者,如來不著一切諸法;
不能來者,如來身行無有動搖;不能去者,如來已到大般涅槃;
不能語者,如來雖為一切眾生演說諸法,實無所說。何以故?有所說者,名有為法。
如來世尊非是有為,是故無說。又無語者,猶如嬰兒,語言未了,雖復有語,實亦無語。
如來亦爾,語未了者,即是諸佛祕密之言,雖有所說,眾生不解,故名無語。
「선남자야! 어떤 것을 어린 아이의 행[嬰兒行]이라 하겠느냐?
선남자야! 일어나지도 머물지도 오고 가지도 말하지도 못하니,
이를 영아(嬰兒)라 하거니와, 여래도 그러하여
일어날 수 없음은 여래는 결코 제법의 상(相)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요,
머물지 못한다는 것은 여래는 일체제법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오지 못한다는 것은 여래의 몸과 행은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요,
가지 못한다는 것은 여래는 이미 대반열반에 이르렀다는 것이며,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여래가 일체중생을 위해 법을 연설하되 실로 설한 바가 없다는 것인데,
왜냐하면, 설한 것이 있다면 유위법(有為法)이라 할 것이기 때문이거니와,
여래 세존은 유위(有為)가 아니니, 그래서 설함이 없다는 것이니라.
또 말이 없다는 것은 마치 어린 아이의 말은 분명치 못하여
비록 말이 있으되 또한 실로 말이 없는 것이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말에 요달하지 못하는 것이 곧 이 제불의 비밀한 말씀이라
비록 말씀하신 바가 있으되 중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므로 말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又嬰兒者,名物不一、未知正語,雖名物不一、未知正語,非不因此而得識物。
如來亦爾,一切眾生方類各異,所言不同,如來方便隨而說之,亦令一切因而得解。
又嬰兒者,能說大字。如來亦爾,說於大字,所謂婆啝,啝者有為,婆者無為,是名嬰兒。
啝者名為無常,婆者名為有常,如來說常,眾生聞已,為常法故,斷於無常,是名嬰兒行。
또 영아란 이름과 형상이 한 가지가 아니어서 정확한 단어를 모르거니와,
비록 이름과 형상이 하나가 아니라 정확한 단어를 모르더라도
그로 인해 형상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듯이,
여래도 그러하시어 일체중생의 종류가 각각 다르고 말하는 바도 같지 않건만
여래는 방편으로 쫓아 설하시어 모두로 하여금 그로 인하여 알게 하시니라.
또 영아는 큰 자[大字*]로 말하듯이, 여래도 그러하시어
큰 자, 소위 바와 화(婆啝*)로 말씀하시나니, 화(啝)는 유위(有為)요,
바(婆)는 무위(無為)이거니와, 이것을 영아(嬰兒)라 하며,
화(啝)는 무상(無常)이라 하고 바(婆)는 유상(有常)이라고 하며,
여래가 항상함[常]을 설하시거든 중생들이 듣고서 항상한 법을 위해 무상함을 끊으니,
이를 일러 영아행(嬰兒行)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을 영아에 비유하여 설명한 단락이다.
*大字; 언어의 기본 모음이나 자음.
*婆와 啝; 어린아이가 내는 두 가지 소리를 범어 Devanagari 자음에 비유하여 설명하신 것.
바(婆ब;bā)는 부처님의 십력~無為, 有常. 화(和व;va)는 법비[法雨], 경서(經書)~有為, 無常
又嬰兒者,不知苦樂、晝夜、父母。菩薩摩訶薩亦復如是,為眾生故,
不知苦樂、無晝夜想,於諸眾生其心平等,故無父母親踈等相。
又嬰兒者,不能造作大小諸事。菩薩摩訶薩亦復如是,菩薩不造生死作業,是名不作。
大事者即五逆也,菩薩摩訶薩終不造作五逆重罪;
小事者即二乘心,菩薩終不退菩提心,而作聲聞辟支佛乘。
또 영아는 고락(苦樂)과 주야(晝夜), 부모를 알지 못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러하여
중생을 위하는 까닭에 고락을 모르고 주야를 가리지 않거니와,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평등하기에 아버지, 어머니, 친하다, 멀다와 같은 모양이 없느니라.
또 영아는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하지 못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러하여
생사를 짓는 업을 만들지 않나니, 이를 일러 '짓지 않는다[不作]'고 하느니라.
큰 일이란 오역죄이니, 보살마하살은 결코 오역의 중죄를 짓지 않고,
작은 일이란 이승(二乘)의 마음이니, 보살은 결코 보리심에서 물러서거나
성문 벽지불승을 짓지 않느니라.
이 단락에서는 보살을 어린아이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又嬰兒行者,如彼嬰兒啼哭之時,父母即以楊樹黃葉,而語之言:
『莫啼莫啼,我與汝金。』嬰兒見已生真金想,便止不啼,然此楊葉實非金也。
木牛木馬、木男木女,嬰兒見已,亦復生於男女等想,即止不啼,實非男女。
以作如是男女想故,名曰嬰兒。
如來亦爾,若有眾生欲造眾惡,如來為說三十三天常樂我淨、端正自恣、
於妙宮殿受五欲樂、六根所對無非是樂。
眾生聞有如是樂故,心生貪樂,止不為惡,勤作三十三天善業。
實是生死無常、無樂、無我、無淨,為度眾生,方便說言常樂我淨。
또 영아행이란 마치 어린아이[嬰兒*]가 울 때 부모가 버드나무 노란 잎[楊樹黃葉*]을 가지고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내가 너에게 금을 줄테니.』 하거든, 어린아이가 보고서
진금(真金*)이라 생각하고 곧 울음을 그치지만 이 버들잎은 실로 금이 아니며,
목우목마(木牛木馬*), 목남목녀(木男木女*)도 어린아이가 보고는
또한 남녀라고 생각하여 곧 울음[啼哭*]을 그치게 되나니,
실로 남녀가 아니건만 이렇듯 남녀라는 생각을 짓기 때문에 어린아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여래도 그러하시어, 만일 어느 중생이 악업을 지으려 하거든,
여래는 33천의 상락아정(常樂我淨)과 단정하고 자유로움과 아름다운 궁전에서
오욕락을 누리는 일과 육근(六根)으로 대하는 바가 낙 아닌 것이 없다고 말하거니와,
중생들은 이러한 낙에 대해 들음으로써 낙을 탐하는 마음에 악업을 짓기를 그만 두고
33천의 선업을 힘써 짓게 될 것이라, 실로 이 생사가 무상(無常), 무락(無樂), 무아(無我),
무정(無淨)하건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상락아정이라 말하는 것이니라.
이 단락에서는 眾生을 어린아이에 비유하고 있다.
*楊樹黃葉는 人天乘四果, 金은 실로 무상한 33천의 낙, 真金은 진실한 상락아정,
牛馬는 一乘, 男女는 중생, 啼哭은 惡業짓기.
又嬰兒者,若有眾生厭生死時,如來則為說於二乘,然實無有二乘之實,
以二乘故知生死過,見涅槃樂。以是見故,則能自知,有斷、不斷,有真、不真,
有修、不修,有得、不得。
또 영아라는 것은 만약 어떤 중생이 생사를 싫어할 때라면
여래는 이승(二乘)을 설하지만 그러나 실로 이승(二乘)은 진실함은 없거니와,
이 이승(二乘) 때문에 생사의 허물을 알고 열반의 낙을 보는 것이요,
이승(二乘)들의 견해 때문에 끊을 것과 끊지 않을 것, 참된 것과 참되지 못한 것,
닦을 것과 닦지 않을 것, 얻을 것과 얻지 못할 것을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니라.
「善男子!如彼嬰兒於非金中而生金想,如來亦爾,於不淨中而為說淨,
如來已得第一義故則無虛妄。如彼嬰兒,於非牛馬作牛馬想,若有眾生於非道中作真道想,
如來亦說非道為道,非道之中實無有道,以能生道微因緣故,說非道為道。
如彼嬰兒於木男女生男女想,如來亦爾,知非眾生說眾生想,而實無有眾生相也。
若佛如來說無眾生,一切眾生則墮邪見,是故如來說有眾生。
於眾生中作眾生想者,則不能破眾生相也;若於眾生破眾生相者,是則能得大般涅槃,
以得如是大涅槃故,止不啼哭,是名嬰兒行。
善男子!若有男女受持讀誦、書寫解說是五行者,當知是人必定當得如是五行。」
「선남자야! 저 어린아이가 금(金*) 아닌 것에 금이라는 생각을 내듯이,
여래도 그러하시어 깨끗하지 못한 가운데서 깨끗함을 설하시지만
여래는 제일의(第一義)를 미미 얻으신 까닭에 허망하지 않느니라.
마치 저 어린아이가 우마(牛馬*) 아닌 것을 소와 말이라고 생각하듯이,
만일 어느 중생이 도(道)가 아닌 것을 도라고 생각하거든,
여래도 또한 도가 아닌 것을 도라고 말씀하시거니와,
도 아닌 가운데는 실로 도가 없지만 도에 대한 작은 인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도가 아닌 것을 도라고 하시는 것이니라.
마치 저 어린아이가 나무로 된 남녀[木男女*]를 남자와 여자라고 생각하듯이,
여래도 그러하시어 중생이 아닌 줄 아시지만 중생이라 생각하고 말씀하시거니와,
실로 중생이라는 상(相)은 없느니라.
그러나 만약 여래가 중생이 없다고 하면 일체중생이 사견(邪見)에 떨어질 것이라
그래서 여래는 중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중생에게 중생이라는 생각을 지으면 중생상(眾生相)을 깨뜨릴 수 없거니와,
중생에 대해 중생상(眾生相)을 깨뜨리는 이것이 곧 대반열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며,
이와 같은 대열반을 얻음으로써 울음[啼哭*]을 그치는 것을 영아행(嬰兒行)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어느 선남자 선여인이 이 다섯 가지 행[五行]을 수지독송(受持讀誦)하고
서사해설(書寫解說)한다면 이 사람은 그 오행(五行)을 반드시 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迦葉菩薩白佛言:「世尊!如我解佛所說義者,我亦定當得是五行。」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저도 또한 이 오행(五行)을 꼭 얻게 된다는 것이겠나이다.」
佛言:「善男子!不獨汝得如是五行,今此會中九十三萬人亦同於汝,得是五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유독 너만이 이런 오행을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회중의 구십삼만의 사람들도 너와 같이 이 오행을 얻을 것이니라.」
大般涅槃經卷第二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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