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혜남(黃龍慧南) 선사는 「生緣」, 「佛手」, 「驢腳」의 세 가지에 관한 질문으로
학인을 접인(接引)하였다 하는 바,
본인이 해득하기로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생연이 있다' 함은
업보(業報)와 윤회(輪迴)라는 인연법(因緣法)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요,
'내 손은 왜 부처의 손과 같은가?'는
누구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어서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다는 것이며,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와 함께 가는가?'는
교화중생(敎化衆生)의 대승(大乘)정신을 뜻하는 듯하다.
南禪師問隆慶閑禪師云。 人人有箇生緣。 上座生緣在什麼處。 閑云。早晨喫白粥。 至晚又覺饑。 又問。我手何似佛手。 閑云。月下弄琵琶。 又問。我脚何似驢脚。 閑云。鷺鷥立雪非同色。 黃龍每以此三轉語。 垂問學者。 多不契其旨。 而南州居士潘興嗣延之。 常問其故。 龍云。已過關者。掉臂徑去。 安知有關吏。 從關吏問可否。 此未過關者。 復自頌云。 |
남(南;慧南)선사가 융경한(隆慶閑*)선사에게 물었다. "사람마다 어떤 생연(生緣*)이 있다는데, 상좌의 생연은 어디에 있었느냐?" "아침 일찍 흰죽 먹고나면 저녁 늦게는 또 배가 고팠습니다." "내 손이 왜 부처님 손 같겠느냐?" "달빛 아래서 비파를 놀리시니까요." "내 다리는 왜 나귀다리 같겠느냐?" "해오라기[鷺鷥]가 눈 위에 섰으니 색이 같을 수 없지요." 황룡은 매번 이 삼전어(三轉語)로써 학인들에게 내려 물었는데, 대개가 그 취지에 계합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주(南州)거사 반흥(潘興)은 법을 이은 뒤에도 항상 그 까닭을 물었는지라 황룡은 "이미 관문을 통과했거든 팔 흔들고 가면 되지, 관문지기가 있나 알아보고 관문지기에게 통과해도 되는가 물어본다면 이는 아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하고서, 다시 송(頌)하여 말했다. |
我手何似佛手。 禪人直下薦取。 不動干戈道出。 當處超佛越祖。 |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참선하는 사람이 곧바로 천득(薦得)하여 흔들림 없이 맞서 싸워나갈 수 있다면 그 자리에서 불조(佛祖)를 초월하리라. |
我脚驢脚並行。 步步踏著無生。 會得雲收月皎。 方知此道縱橫。 |
내 다리는 나귀다리와 나란히 걸음걸음 무생(無生)을 밟아가거니와, 회득(會得)하면 구름 걷히고 달이 밝아져서 바야흐로 이 도(道)의 전모(全貌;縱橫)를 알리라. |
生緣有路人皆委。 水母何曾離得蝦。 但得日頭東畔出。 誰能更喫趙州茶。 |
생연에는 길이 있거늘 사람들은 다 포기하거니와, 물이라는 어미가 언제 새우 품기를 버린 적 있던가? 해가 동쪽 물가에 떠오르게만 된다면 누가 다시 조주(趙州)의 차를 마시겠는가? |
(蘆山旻古佛語錄云。 昔見廣辨首座 收南禪師親筆三關頌。 諷誦無遺。 近見諸方語錄。不全。 又多訛舛。故茲注破)。 |
(노산민<蘆山旻*> 고불<古佛>은 어록에 이르되, 「저번에 보니, 광변<廣辨>수좌는 혜남선사의 친필 삼관송(三關頌)을 취해 남김없이 읊조리더니, 요즘에 보니, 제방(諸方)의 어록이 온전치 못하고, 착오도 많은지라 그래서 더욱 주파(注破)하더라」) 하였다. |
어록에는 뒤이어 「총송(總頌)」으로
「연(緣)이 끊어진 곳에 이르러 나귀 다리를 펴고 (至緣斷處伸驢脚)
나귀 다리를 폈을 때 부처의 손이 열리나니, (驢脚伸時佛手開)
오호(五湖;세상)에 보은하기 위해 참학(參學)하거든 (為報五湖參學者)
삼관(三關)을 낱낱이 꿰뚫어 갈지어다. (三關一一透將來)」라 하였다.
*隆慶閑; 吉州仁山隆慶院慶閑禪師(黃龍慧南 法嗣; 南嶽下十二世)
*生緣; 태어나게 된 인연.
*喫趙州茶; 조주로부터 '차나 마시게.'라고 무시당하는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蘆山旻古佛; 江州圓通道旻圓機禪師(黃龍慧南_東林常總_泐潭應乾 法嗣; 南嶽下十四世)
真淨文頌 | 진정문(真淨文*)의 송(頌) |
我手何似佛手。 翻覆誰辨好醜。 若是師子之兒。 野干謾為開口。 |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거대한 변화거늘 뉘라서 곱고 추함을 판별하리오. 만약 사자 새끼였더라면 들개들이 깔보고 짖어댔으리라. |
我脚何似驢脚。 隱顯千差萬錯。 豁開金剛眼睛。 看取目前善惡。 |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은연중에 천차만별이 드러나나니, 금강안정(金剛眼睛*)을 활짝 열어 눈 앞의 선악(善惡;能不能)을 살펴 취할지어다. |
人人有箇生緣處。 認著依然還失路。 長空雲破月華明。 東西南北從君去。 |
사람마다 어떤 생연처(生緣處)가 있다는데 의연(依然*)하리라 여겼다가는 도리어 길을 잃거니와, 드넓은 하늘 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밝아져야 동서남북을 그대 마음대로 가게 된다네. |
*真淨文; 真淨克文. 隆興府寶峯克文雲庵真淨禪師(黃龍慧南 法嗣; 南嶽下十二世)
*翻覆; (동)전복하다. 뒤집히다. 몸을 뒤척이다. (명) 거대하고 철저한 변화.
*金剛眼睛; 강하고 예리하여 본래면목을 통찰할 수 있는 눈동자.
*認著依然; 예전대로일 것이라고 알다. 즉 '다음 생에도 인간으로 태어날 줄 안다면'.
景福順(蜀人嗣南禪師) | 경복순(景福順)(혜남의 법을 이어받은 촉인<蜀人>) |
長江雲散水滔滔。 忽爾狂風浪便高。 不識漁家玄妙意。 却於浪裏颭風濤。 |
장강<長江>에 구름 흩어지면 물이 도도히 흐르고, 홀연히 바람이 사납게 불면 물결이 곧 높아지건만 어부들은 그 현묘한 뜻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풍랑 속에서 풍파(風波)에 시달리는구나. |
南海波斯入大唐。 有人別寶便商量。 或時遇賤或時貴。 日到西峯影漸長。 |
남해(南海)의 파사(波斯*)가 당나라에 들어와 사람의 어떤 색다른 보배를 문득 상량(商量)하니, 천인도 만나고, 귀인도 만나서 해가 서편에 기울고 그림자가 길어지네. |
(黃龍老和尚。有箇生緣語。 山僧承嗣伊。 今日為君舉。為君舉猫兒。 偏解捉老鼠)。 |
(황룡 노화상에게 한 생연어<生緣語>가 있어 산승이 그를 승사<承嗣>했거니와, 오늘 그대에게 들려주고 그대에게 고양이를 천거했으니, 깊이 헤아려 쥐를 잡을지어다.)。 |
*南海波斯; 南海는 수미산 남쪽 바다, 波斯는 페르시아인.
수미산 남쪽 페르시아란 남천축국 사람, 즉 달마대사를 의미한다.
南堂靜(名道興蜀人嗣五祖) |
남당정(南堂靜*)(이름은 도흥<道興>, 촉인<蜀人>이며, 오조<五祖>를 승사했다.) |
我手何似佛手。 爐鞴鉗鎚掃帚。 曾烹紫磨金身。 光射七星牛斗。 |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용광로에서 엄격히 단련하고 쓸어내서 일찍이 자마금신(紫磨金身*)을 익혔으니, 빛이 칠성우두(七星牛斗*)를 쏜다네. |
我脚何似驢脚。 白刃紅旗閃爍。 坐斷百戰場中。 妙用六韜三略。 |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시퍼런 칼날에 홍기(紅旗*)를 번쩍이고 백 가지 전쟁터를 좌단(坐斷)하여 육도삼략(六韜三略*)을 오묘히 운용한다네. |
人人有箇生緣。 視聽俯仰折旋。 頂戴寰中日月。 懷藏閫外威權。 |
사람마다 그의 생연처(生緣處)가 있거늘 위 아래로 보고 듣고 구비구비 돌면서 온 세상과 일월(日月)을 머리에 이고 나라 밖의 위력과 권세를 마음에 품는구나. |
*爐鞴; 용광로.
*鉗鎚; ①鉗錘, 칼[項鎖]과 철추. ②삭발 ③一鉗一錘, 엄격한 훈련에 비유하는 말.
*掃帚; 빗자루. 마당비.
*紫磨金; 질 좋은 상등급 황금.
*七星牛斗; 七星은 북두칠성, 牛斗는 28수(宿) 중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白刃; 시퍼런 칼날. 뽑아든 칼.
*紅旗; 승리의 붉은 깃발. 승자에게 주는 깃발.
*六韜三略; 중국 고대의 중요한 군사적 전략을 수록한 병법서.
*折旋; 曲行(구비구비 돌아 가다). 전신(轉身). 윤회.
*寰中; 천하. 온 세상. *閫外; 국외. 성밖. 변방.
圓悟勤 | 원오극근(圓悟克勤) |
我手何似佛手。 隨分拈花折柳。 忽然撞著頭蛇。 未免遭他一口。 |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분수에 따라 염화(拈花*)하고 절류(折柳*)하니 갑자기 뱀이 머리를 맞고 잡히게 되면 그의 한 입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네. |
我脚何似驢脚。 趙州石橋略彴。 忽然築起皮毬。 崩倒三山五嶽。 |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조주의 석교(石橋)와 약작(略彴*)인지라 홀연히 피구(皮毬;가죽 공)를 쌓아 일으키기도 하고, 3산5악(三山五嶽*)을 꺾어뜨리기도 한다. |
人人有箇生緣。 蹲身無地鑽研。 若也眼皮迸綻。 累他桶底踢穿。 |
사람마다 어떤 생연처(生緣處)가 있다는데 틀어박혀도 연구해 낼 여지가 없다. 만약 눈꺼풀이 터지고 그의 칠통 바닥을 거듭 차서 뚫린다면 모를까. |
*拈花折柳; 염화(拈花)는 부처님이 가섭에게 꽃을 꺾어들어 보이신 일이요,
절류(折柳)는 옛날 사람들이 이별할 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서로 주던 풍속이니,
여기서는 '거두고[收] 놓아주고[放]'를 의미한다.
*趙州石橋略彴; 약작(略彴;掠彴)은 외나무 다리.
〈조주어록(趙州和尚語錄)〉중권에
「어떤 중이 조주에게 "오랫동안 조주의 돌다리[石橋]를 그리워해 왔는데,
외나무다리[掠彴;略彴]만 보입니다." 하였다.
조주가 "선생은 약작(掠彴)만 보이고 조주의 석교는 안 보이는가?" 하자,
그 중이 "어떤 것이 조주의 석교입니까?" 하니,
조주가 "이리 오게, 이리 오게." 하였다.
또 다른 중이 "오래 조주의 석교가 그리웠는데, 약작만 보입니다." 하니,
"선생은 약작(掠彴)만 보이고 조주의 석교는 안 보이는가?"
"어떤 것이 석교입니까?"
조주는 "나귀도 건네고 말도 건넨다." 하였다.
(問久響趙州石橋到來 只見掠彴子 師云闍梨只見掠彴子不見趙州石橋
云如何是趙州石橋 師云過來過來。
又僧問久響趙州石橋到來只見掠彴子 師云你只見掠彴子不見趙州石橋
云如何是石橋 師云度驢度馬。)」
*三山五嶽; 三山은 전설 속의 三神山:蓬萊, 瀛洲, 方丈.
五嶽은 泰山, 衡山, 華山, 恆山, 嵩山.
*蹲身; 쪼그려 앉다. (집에)틀어박히다.
*迸綻; (깁은 곳이)터지다. *踢穿; 발로 차서 뚫다.
湛堂準 | 담당준(湛堂準*) |
我手佛手。十八十九。 雲散月圓。癡人夜走。 |
내 손이나 부처의 손이 거기서 거기[十八十九]라서 구름 걷히고 달 밝으면 어리석은 놈도 야밤에 달린다네. |
我脚驢脚。放過一著。 龐公笊籬。清平木杓。 |
내 다리가 나귀다리라는데, 한 수 봐주겠다. 방공(龐公*)의 조리[笊籬*]요, 청평(清平*)의 표주박[木杓*]이다. |
人人生緣。北律南禪。 道吾舞笏。華亭撐船。 |
사람사람이 연(緣)으로 생기는지라 북방은 율종(律宗)이요, 남방은 선종(禪宗)이며, 도오(道吾)는 무홀(舞笏*)하고, 화정(華亭)은 탱선(撐船*)한다네. |
*湛堂準; 隆興府泐潭湛堂文準禪師(黃龍慧南_真淨克文 法嗣; 南嶽下十三世)
*笊籬; 조리. 유루(有漏). *木杓; 표주박. 무루(無漏).
당신은 유루여서 아직 진정한 보살의 무루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
*龐公; 龐居士. 襄州居士龐蘊(馬祖道一 法嗣; 南嶽下二世)
「원화(元和)년에 북으로 양한(襄漢)을 다니며 곳곳에서 거주하였는데,
영조(靈照)라는 여인이 늘 죽[鬻;粥]을 대조리[竹漉籬;笊籬]로 건져 조석(朝夕)으로 공양하니,
방거사가 게송으로 말했다.
"마음도 그러하고 경계도 그러하여 실(實)도 없고 허(虛)도 없거니와,
있어도 관계치 않고 없어도 구애되지 아니하니, 현성(賢聖)이 아니라 일을 마친 범부로다.
쉽고 또 쉽구나. 이 오온(五蘊)에 진실한 지혜가 있다니.
시방세계가 일승(一乘)으로 동일하거늘 무상법신(無相法身)에 어찌 둘이 있으리오.
번뇌를 버려서 보리(菩提)에 들어간다는 것은 부처 자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일진대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고 죽기를 다해야 비로소 살 수 있다는 그 안의 뜻을 알겠노라."
(元和中。北遊襄漢。隨處而居。有女名靈照。常鬻竹漉籬以供朝夕。
士有偈曰。心如境亦如。無實亦無虗。有亦不管。無亦不拘。不是賢聖。了事凡夫。
易復易。即此五蘊有真智。十方世界一乘同。無相法身豈有二。
若捨煩惱入菩提。不知何方有佛地。護生須是殺。殺盡始安居。會得箇中意。)」
*清平; 鄂州清平山安樂院令遵禪師(翠微無學 法嗣; 青原下四世)
「"어떤 것이 청평(清平)의 가풍(家風)입니까?" "반죽 하나로 찐빵 세 개를 만드느니라"
"선(禪)이란 무엇입니까?"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꼬리를 머리에 대려는 것이다"
"무엇이 유루(有漏)입니까?" "조리[笊籬]니라"
"무루(無漏)는 무엇입니까?" "표주박[木杓]이다" 하였다.
(問。如何是清平家風。師曰。一斗麫作三箇蒸餅。
問。如何是禪。師曰。猢猻上樹尾連顛。
問。如何是有漏。師曰。笊籬。曰。如何是無漏。師曰。木杓。)」
*道吾舞笏; 道吾(769~835)는 襄州關南道吾和尚(馬祖道一_鹽官齊安_關南道常 法嗣; 南嶽下四世).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가 무엇입니까?" 여쭈면,
간(簡;笏)으로 읍(揖)하면서 "예!" 하거나,
어떤 때는 목검을 어께에 매고 춤을 추기[舞]도 했다.
(僧問。如何是祖師西來意。師以簡揖曰。喏。有時執木劒。橫肩上作舞。)」
*笏; 원래는 대신들이 천자를 뵐 때 손에 메모용으로 들었던 나무 또는 대나무로 된 판(版).
선림에서는 師家에서 學人을 지도할 때 쓰는 길이 38센치 남짓의 등뼈처럼 생긴 것을 말하며,
이 홀을 쳐서 구절의 뜻을 강조하기도 하고, 주장자처럼 학인을 때려
망념이나 집착을 버리게 하는 용도로 쓰인다.
*撐船; 장삿대를 짚어서 배를 띄우는 일.
*華亭; 秀州華亭船子德誠禪師(石頭希遷_藥山惟儼 法嗣; 青原下三世)
「절개와 지조가 높고, 도량이 보통이 아니었다.
약산(藥山)의 인가를 받고 도오(道吾), 운암(雲巖)과 동도(同道)로 교분을 나누다가
헤어지기에 이르러 두 동지(同志)에게 "그대들은 각각 일방으로 가서
약산(藥山)의 종지(宗旨)를 건립할 천부적 소질이 있으니,
산수(山水)만을 즐기며 낙으로 달래서는 할 바가 아니네.
훗날 내가 있는 곳을 알게 되거나 영리한 좌주(座主)를 만나거든
사람을 보내거나 새겨서[雕琢] 평생의 소득을 건네 줌으로써
선사(先師)의 은혜에 보답하게나." 하였다.
이윽고 헤어져서 수주(秀州) 화정(華亭)에 이르러 작은 배 하나 띄우고
인연 따라 날을 보내며 사방의 왕래객들은 접했으니,
아무도 그의 고준함을 몰랐기에 호를 선자화상(船子和尚)이라 하였다.
(節操高邈。度量不羣。自印心於藥山。與道吾。雲巖為同道交。
洎離藥山。乃謂二同志曰。
公等應各據一方。建立藥山宗旨。予率性疎野。唯好山水。樂情自遣。無所能也。
他後知我所止之處。若遇靈利座主。指一人來。或堪雕琢。將授生平所得。以報先師之恩。
遂分擕。至秀州華亭。泛一小舟。隨緣度日。以接四方往來之者。
時人莫知其高蹈。因號船子和尚。)」
海印信 | 해인신(海印信*) |
我手佛手。誰人不有。 直下分明。何須狂走。 |
내 손 부처 손이 누군엔들 없으리오. 곧바로 분명하건만 왜 꼭 미친듯이 달려가야만 하는가? |
我脚驢脚。高低踏著。 雨過苔青。雲開日爍。 |
내 다리 나귀 다리가 높게도 낮게도 밟아지거든 비가 지나가 이끼가 푸르러지고 구름이 걷혀서 해가 빛나리라. |
問爾生緣。處處不疑。 直語心無病。誰論是與非。 |
그대에게 생연(生緣)을 묻거든 어디서나 주저하지 말라. 곧바로 마음에 병이 없노라 말해주면 누가 맞다 틀렸다를 논하리오. |
*海印信; 蘇州定慧院超信海印禪師(汾陽善昭_琅邪慧覺 法嗣; 南嶽下十一世)
萬庵 | 만암(萬庵) |
我手何似佛手。 不用思前算後。 世間多少癡人。 只是隨人背走。 |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앞뒤를 헤아려 봐야 소용 없거니와, 세간에는 얼마나 어리석은 이들이 많던가? 다만 남이 업는 대로 따라 가는 것이라네. |
我脚何似驢脚。 擬議遭他毒藥。 又見白衣拜相。 從前更無官爵。 |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요리조리 궁리하다가는 그의 독약을 만나게 되려니와, 또 평민[白衣]이 재상이 되는 것을 보면 이전부터 더이상의 관작(官爵)이 없었다네. |
人人有箇生緣。 桑梓人物駢闐。 借問東隣西舍。 西天十萬八千。 |
사람마다 어떤 생연처(生緣處)가 있어서 상재(桑梓*)에 사람과 물건이 한데 모여 있지만 동토(東土)와 서천(西天)의 가깝고 벌어짐을 묻는다면 서천은 10만 8천리다네. |
*桑梓; 옛날 집 앞뒤에 심은 뽕나무와 가래나무. 고향(故鄕)에의 비유.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고향에 계신 어비이'를 지칭한다.
*西天十萬八千; 천축은 동토에서 10만 8천리로 멀리 있다는 뜻.
韶州靈瑞和尚은 "서래의(西來意)는 무엇입니까?" 하니, "10만8천리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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