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天眼目

황룡3관(黃龍三關)_황룡선사의 세 관문

碧雲 2022. 11. 20. 15:15

황룡혜남(黃龍慧南) 선사는 「生緣」, 「佛手」, 「驢腳」의 세 가지에 관한 질문으로
학인을 접인(接引)하였다 하는 바,
본인이 해득하기로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생연이 있다' 함은
업보(業報)와 윤회(輪迴)라는 인연법(因緣法)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요,
 '내 손은 왜 부처의 손과 같은가?'는
누구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어서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다는 것이며,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와 함께 가는가?'는
교화중생(敎化衆生)의 대승(大乘)정신을 뜻하는 듯하다. 

 南禪師問隆慶閑禪師云。
人人有箇生緣。
上座生緣在什麼處。
閑云。早晨喫白粥。
至晚又覺饑。
又問。我手何似佛手。
閑云。月下弄琵琶。
又問。我脚何似驢脚。
閑云。鷺鷥立雪非同色。
黃龍每以此三轉語。
垂問學者。
多不契其旨。
而南州居士潘興嗣延之。
常問其故。
龍云。已過關者。掉臂徑去。
安知有關吏。
從關吏問可否。
此未過關者。
復自頌云。
 남(南;慧南)선사가 융경한(隆慶閑*)선사에게 물었다.
"사람마다 어떤 생연(生緣*)이 있다는데,
상좌의 생연은 어디에 있었느냐?"
"아침 일찍 흰죽 먹고나면
저녁 늦게는 또 배가 고팠습니다."
"내 손이 왜 부처님 손 같겠느냐?"
"달빛 아래서 비파를 놀리시니까요."
"내 다리는 왜 나귀다리 같겠느냐?"
"해오라기[鷺鷥]가 눈 위에 섰으니 색이 같을 수 없지요."
황룡은 매번 이 삼전어(三轉語)로써
학인들에게 내려 물었는데,
대개가 그 취지에 계합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주(南州)거사 반흥(潘興)은 법을 이은 뒤에도
항상 그 까닭을 물었는지라
황룡은 "이미 관문을 통과했거든 팔 흔들고 가면 되지,
관문지기가 있나 알아보고
관문지기에게 통과해도 되는가 물어본다면
이는 아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하고서,
다시 송(頌)하여 말했다. 
 我手何似佛手。
禪人直下薦取。
不動干戈道出。
當處超佛越祖。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참선하는 사람이 곧바로 천득(薦得)하여
  흔들림 없이 맞서 싸워나갈 수 있다면
  그 자리에서 불조(佛祖)를 초월하리라. 
 我脚驢脚並行。
步步踏著無生。
會得雲收月皎。
方知此道縱橫。
  내 다리는 나귀다리와 나란히
  걸음걸음 무생(無生)을 밟아가거니와,
  회득(會得)하면 구름 걷히고 달이 밝아져서
  바야흐로 이 도(道)의 전모(全貌;縱橫)를 알리라. 
 生緣有路人皆委。
水母何曾離得蝦。
但得日頭東畔出。
誰能更喫趙州茶。
  생연에는 길이 있거늘 사람들은 다 포기하거니와,
  물이라는 어미가 언제 새우 품기를 버린 적 있던가?
  해가 동쪽 물가에 떠오르게만 된다면
  누가 다시 조주(趙州)의 차를 마시겠는가? 
 (蘆山旻古佛語錄云。
昔見廣辨首座
收南禪師親筆三關頌。
諷誦無遺。
近見諸方語錄。不全。
又多訛舛。故茲注破)。
 (노산민<蘆山旻*> 고불<古佛>은 어록에 이르되,
「저번에 보니, 광변<廣辨>수좌는
혜남선사의 친필 삼관송(三關頌)을 취해
남김없이 읊조리더니,
요즘에 보니, 제방(諸方)의 어록이 온전치 못하고,
착오도 많은지라 그래서 더욱 주파(注破)하더라」) 하였다.

어록에는 뒤이어 「총송(總頌)」으로
  「연(緣)이 끊어진 곳에 이르러 나귀 다리를 펴고 (至緣斷處伸驢脚)
  나귀 다리를 폈을 때 부처의 손이 열리나니, (驢脚伸時佛手開)
  오호(五湖;세상)에 보은하기 위해 참학(參學)하거든 (為報五湖參學者)
  삼관(三關)을 낱낱이 꿰뚫어 갈지어다. (三關一一透將來)」라 하였다. 

 

*隆慶閑; 吉州仁山隆慶院慶閑禪師(黃龍慧南 法嗣; 南嶽下十二世)
*生緣; 태어나게 된 인연.
*喫趙州茶; 조주로부터 '차나 마시게.'라고 무시당하는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蘆山旻古佛; 江州圓通道旻圓機禪師(黃龍慧南_東林常總_泐潭應乾 法嗣; 南嶽下十四世)

 

真淨文頌 진정문(真淨文*)의 송(頌)
我手何似佛手。
翻覆誰辨好醜。
若是師子之兒。
野干謾為開口。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거대한 변화거늘 뉘라서 곱고 추함을 판별하리오.
  만약 사자 새끼였더라면
  들개들이 깔보고 짖어댔으리라. 
我脚何似驢脚。
隱顯千差萬錯。
豁開金剛眼睛。
看取目前善惡。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은연중에 천차만별이 드러나나니,
  금강안정(金剛眼睛*)을 활짝 열어
  눈 앞의 선악(善惡;能不能)을 살펴 취할지어다. 
人人有箇生緣處。
認著依然還失路。
長空雲破月華明。
東西南北從君去。
  사람마다 어떤 생연처(生緣處)가 있다는데
  의연(依然*)하리라 여겼다가는 도리어 길을 잃거니와,
  드넓은 하늘 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밝아져야
  동서남북을 그대 마음대로 가게 된다네. 

*真淨文; 真淨克文. 隆興府寶峯克文雲庵真淨禪師(黃龍慧南 法嗣; 南嶽下十二世)
*翻覆; (동)전복하다. 뒤집히다. 몸을 뒤척이다. (명) 거대하고 철저한 변화.
*金剛眼睛; 강하고 예리하여 본래면목을 통찰할 수 있는 눈동자.
*認著依然; 예전대로일 것이라고 알다. 즉 '다음 생에도 인간으로 태어날 줄 안다면'. 

 

景福順(蜀人嗣南禪師) 경복순(景福順)(혜남의 법을 이어받은 촉인<蜀人>)
長江雲散水滔滔。
忽爾狂風浪便高。
不識漁家玄妙意。
却於浪裏颭風濤。
  장강<長江>에 구름 흩어지면 물이 도도히 흐르고,
  홀연히 바람이 사납게 불면 물결이 곧 높아지건만
  어부들은 그 현묘한 뜻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풍랑 속에서 풍파(風波)에 시달리는구나. 
南海波斯入大唐。
有人別寶便商量。
或時遇賤或時貴。
日到西峯影漸長。
  남해(南海)의 파사(波斯*)가 당나라에 들어와
  사람의 어떤 색다른 보배를 문득 상량(商量)하니,
  천인도 만나고, 귀인도 만나서
  해가 서편에 기울고 그림자가 길어지네. 
  (黃龍老和尚。有箇生緣語。
山僧承嗣伊。
今日為君舉。為君舉猫兒。
偏解捉老鼠)。
  (황룡 노화상에게 한 생연어<生緣語>가 있어
산승이 그를 승사<承嗣>했거니와,
오늘 그대에게 들려주고 그대에게 고양이를 천거했으니,
깊이 헤아려 쥐를 잡을지어다.)。

*南海波斯; 南海는 수미산 남쪽 바다, 波斯는 페르시아인.
수미산 남쪽 페르시아란 남천축국 사람, 즉 달마대사를 의미한다.  

 

南堂靜(名道興蜀人嗣五祖)

남당정(南堂靜*)(이름은 도흥<道興>,
촉인<蜀人>이며, 오조<五祖>를 승사했다.)
我手何似佛手。
爐鞴鉗鎚掃帚。
曾烹紫磨金身。
光射七星牛斗。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용광로에서 엄격히 단련하고 쓸어내서
  일찍이 자마금신(紫磨金身*)을 익혔으니,
  빛이 칠성우두(七星牛斗*)를 쏜다네. 
我脚何似驢脚。
白刃紅旗閃爍。
坐斷百戰場中。
妙用六韜三略。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시퍼런 칼날에 홍기(紅旗*)를 번쩍이고
  백 가지 전쟁터를 좌단(坐斷)하여
  육도삼략(六韜三略*)을 오묘히 운용한다네. 
人人有箇生緣。
視聽俯仰折旋。
頂戴寰中日月。
懷藏閫外威權。
  사람마다 그의 생연처(生緣處)가 있거늘
  위 아래로 보고 듣고 구비구비 돌면서
  온 세상과 일월(日月)을 머리에 이고
  나라 밖의 위력과 권세를 마음에 품는구나. 

*爐鞴; 용광로.
*鉗鎚; ①鉗錘, 칼[項鎖]과 철추. ②삭발 ③一鉗一錘, 엄격한 훈련에 비유하는 말.
*掃帚; 빗자루. 마당비.
*紫磨金; 질 좋은 상등급 황금.
*七星牛斗; 七星은 북두칠성, 牛斗는 28수(宿) 중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白刃; 시퍼런 칼날. 뽑아든 칼.
*紅旗; 승리의 붉은 깃발. 승자에게 주는 깃발.
*六韜三略; 중국 고대의 중요한 군사적 전략을 수록한 병법서.
*折旋; 曲行(구비구비 돌아 가다). 전신(轉身). 윤회.
*寰中; 천하. 온 세상.   *閫外; 국외. 성밖. 변방. 

 

圓悟勤 원오극근(圓悟克勤)
我手何似佛手。
隨分拈花折柳。
忽然撞著頭蛇。
未免遭他一口。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분수에 따라 염화(拈花*)하고 절류(折柳*)하니
  갑자기 뱀이 머리를 맞고 잡히게 되면
  그의 한 입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네. 
我脚何似驢脚。
趙州石橋略彴。
忽然築起皮毬。
崩倒三山五嶽。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조주의 석교(石橋)와 약작(略彴*)인지라
  홀연히 피구(皮毬;가죽 공)를 쌓아 일으키기도 하고,
  3산5악(三山五嶽*)을 꺾어뜨리기도 한다. 
人人有箇生緣。
蹲身無地鑽研。
若也眼皮迸綻。
累他桶底踢穿。
  사람마다 어떤 생연처(生緣處)가 있다는데
  틀어박혀도 연구해 낼 여지가 없다.
  만약 눈꺼풀이 터지고
  그의 칠통 바닥을 거듭 차서 뚫린다면 모를까. 

*拈花折柳; 염화(拈花)는 부처님이 가섭에게 꽃을 꺾어들어 보이신 일이요,
절류(折柳)는 옛날 사람들이 이별할 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서로 주던 풍속이니,
여기서는 '거두고[收] 놓아주고[放]'를 의미한다. 

*趙州石橋略彴; 약작(略彴;掠彴)은 외나무 다리.
〈조주어록(趙州和尚語錄)〉중권에
 「어떤 중이 조주에게 "오랫동안 조주의 돌다리[石橋]를 그리워해 왔는데,
외나무다리[掠彴;略彴]만 보입니다." 하였다.
조주가 "선생은 약작(掠彴)만 보이고 조주의 석교는 안 보이는가?" 하자,
그 중이 "어떤 것이 조주의 석교입니까?" 하니,
조주가 "이리 오게, 이리 오게." 하였다.
 또 다른 중이 "오래 조주의 석교가 그리웠는데, 약작만 보입니다." 하니,
"선생은 약작(掠彴)만 보이고 조주의 석교는 안 보이는가?"
"어떤 것이 석교입니까?"
조주는 "나귀도 건네고 말도 건넨다." 하였다.
(問久響趙州石橋到來 只見掠彴子 師云闍梨只見掠彴子不見趙州石橋
云如何是趙州石橋 師云過來過來。
又僧問久響趙州石橋到來只見掠彴子 師云你只見掠彴子不見趙州石橋
云如何是石橋 師云度驢度馬。)」

*三山五嶽; 三山은 전설 속의 三神山:蓬萊, 瀛洲, 方丈.
五嶽은 泰山, 衡山, 華山, 恆山, 嵩山.
*蹲身; 쪼그려 앉다. (집에)틀어박히다.
*迸綻; (깁은 곳이)터지다.   *踢穿; 발로 차서 뚫다. 

 

湛堂準 담당준(湛堂準*)
我手佛手。十八十九。
雲散月圓。癡人夜走。

  내 손이나 부처의 손이 거기서 거기[十八十九]라서
  구름 걷히고 달 밝으면
  어리석은 놈도 야밤에 달린다네. 
我脚驢脚。放過一著。
龐公笊籬。清平木杓。

  내 다리가 나귀다리라는데, 한 수 봐주겠다.
  방공(龐公*)의 조리[笊籬*]요,
  청평(清平*)의 표주박[木杓*]이다.
人人生緣。北律南禪。

道吾舞笏。華亭撐船。

  사람사람이 연(緣)으로 생기는지라
  북방은 율종(律宗)이요, 남방은 선종(禪宗)이며,
  도오(道吾)는 무홀(舞笏*)하고,
  화정(華亭)은 탱선(撐船*)한다네. 

*湛堂準; 隆興府泐潭湛堂文準禪師(黃龍慧南_真淨克文 法嗣; 南嶽下十三世)
*笊籬; 조리. 유루(有漏).  *木杓; 표주박. 무루(無漏).
당신은 유루여서 아직 진정한 보살의 무루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  

*龐公; 龐居士. 襄州居士龐蘊(馬祖道一 法嗣; 南嶽下二世)
「원화(元和)년에 북으로 양한(襄漢)을 다니며 곳곳에서 거주하였는데,
영조(靈照)라는 여인이 늘 죽[鬻;粥]을 대조리[竹漉籬;笊籬]로 건져 조석(朝夕)으로 공양하니,
방거사가 게송으로 말했다.
"마음도 그러하고 경계도 그러하여 실(實)도 없고 허(虛)도 없거니와,
있어도 관계치 않고 없어도 구애되지 아니하니, 현성(賢聖)이 아니라 일을 마친 범부로다.
쉽고 또 쉽구나. 이 오온(五蘊)에 진실한 지혜가 있다니.
시방세계가 일승(一乘)으로 동일하거늘 무상법신(無相法身)에 어찌 둘이 있으리오.
번뇌를 버려서 보리(菩提)에 들어간다는 것은 부처 자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일진대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고 죽기를 다해야 비로소 살 수 있다는 그 안의 뜻을 알겠노라."
(元和中。北遊襄漢。隨處而居。有女名靈照。常鬻竹漉籬以供朝夕。
士有偈曰。心如境亦如。無實亦無虗。有亦不管。無亦不拘。不是賢聖。了事凡夫。
易復易。即此五蘊有真智。十方世界一乘同。無相法身豈有二。
若捨煩惱入菩提。不知何方有佛地。護生須是殺。殺盡始安居。會得箇中意。)」

*清平; 鄂州清平山安樂院令遵禪師(翠微無學 法嗣; 青原下四世)
「"어떤 것이 청평(清平)의 가풍(家風)입니까?"  "반죽 하나로 찐빵 세 개를 만드느니라"
"선(禪)이란 무엇입니까?"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꼬리를 머리에 대려는 것이다"
"무엇이 유루(有漏)입니까?" "조리[笊籬]니라"
"무루(無漏)는 무엇입니까?" "표주박[木杓]이다" 하였다.
(問。如何是清平家風。師曰。一斗麫作三箇蒸餅。
問。如何是禪。師曰。猢猻上樹尾連顛。
問。如何是有漏。師曰。笊籬。曰。如何是無漏。師曰。木杓。)」

*道吾舞笏; 道吾(769~835)는 襄州關南道吾和尚(馬祖道一_鹽官齊安_關南道常 法嗣; 南嶽下四世).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가 무엇입니까?" 여쭈면,
간(簡;笏)으로 읍(揖)하면서 "예!" 하거나,
어떤 때는 목검을 어께에 매고 춤을 추기[舞]도 했다.
(僧問。如何是祖師西來意。師以簡揖曰。喏。有時執木劒。橫肩上作舞。)」
*笏; 원래는 대신들이 천자를 뵐 때 손에 메모용으로 들었던 나무 또는 대나무로 된 판(版).
선림에서는 師家에서 學人을 지도할 때 쓰는 길이 38센치 남짓의 등뼈처럼 생긴 것을 말하며,
이 홀을 쳐서 구절의 뜻을 강조하기도 하고, 주장자처럼 학인을 때려
망념이나 집착을 버리게 하는 용도로 쓰인다. 

*撐船; 장삿대를 짚어서 배를 띄우는 일. 

*華亭; 秀州華亭船子德誠禪師(石頭希遷_藥山惟儼 法嗣; 青原下三世)
「절개와 지조가 높고, 도량이 보통이 아니었다.
약산(藥山)의 인가를 받고 도오(道吾), 운암(雲巖)과 동도(同道)로 교분을 나누다가
헤어지기에 이르러 두 동지(同志)에게 "그대들은 각각 일방으로 가서
약산(藥山)의 종지(宗旨)를 건립할 천부적 소질이 있으니,
산수(山水)만을 즐기며 낙으로 달래서는 할 바가 아니네.
훗날 내가 있는 곳을 알게 되거나 영리한 좌주(座主)를 만나거든
사람을 보내거나 새겨서[雕琢] 평생의 소득을 건네 줌으로써
선사(先師)의 은혜에 보답하게나." 하였다.
이윽고 헤어져서 수주(秀州) 화정(華亭)에 이르러 작은 배 하나 띄우고
인연 따라 날을 보내며 사방의 왕래객들은 접했으니,
아무도 그의 고준함을 몰랐기에 호를 선자화상(船子和尚)이라 하였다.
(節操高邈。度量不羣。自印心於藥山。與道吾。雲巖為同道交。
洎離藥山。乃謂二同志曰。
公等應各據一方。建立藥山宗旨。予率性疎野。唯好山水。樂情自遣。無所能也。
他後知我所止之處。若遇靈利座主。指一人來。或堪雕琢。將授生平所得。以報先師之恩。
遂分擕。至秀州華亭。泛一小舟。隨緣度日。以接四方往來之者。
時人莫知其高蹈。因號船子和尚。)」

 

海印信 해인신(海印信*)
我手佛手。誰人不有。
直下分明。何須狂走。

  내 손 부처 손이 누군엔들 없으리오.
  곧바로 분명하건만
  왜 꼭 미친듯이 달려가야만 하는가? 
我脚驢脚。高低踏著。
雨過苔青。雲開日爍。

  내 다리 나귀 다리가 높게도 낮게도 밟아지거든
  비가 지나가 이끼가 푸르러지고
  구름이 걷혀서 해가 빛나리라. 
問爾生緣。處處不疑。
直語心無病。誰論是與非。

  그대에게 생연(生緣)을 묻거든 어디서나 주저하지 말라.
  곧바로 마음에 병이 없노라 말해주면
  누가 맞다 틀렸다를 논하리오. 

*海印信; 蘇州定慧院超信海印禪師(汾陽善昭_琅邪慧覺 法嗣; 南嶽下十一世)

 

萬庵 만암(萬庵)
我手何似佛手。
不用思前算後。
世間多少癡人。
只是隨人背走。
  내 손은 왜 부처님 손 같은가?
  앞뒤를 헤아려 봐야 소용 없거니와,
  세간에는 얼마나 어리석은 이들이 많던가?
  다만 남이 업는 대로 따라 가는 것이라네. 
我脚何似驢脚。
擬議遭他毒藥。
又見白衣拜相。
從前更無官爵。
  내 다리는 왜 나귀 다리 같은가?
  요리조리 궁리하다가는 그의 독약을 만나게 되려니와,
  또 평민[白衣]이 재상이 되는 것을 보면
  이전부터 더이상의 관작(官爵)이 없었다네. 
人人有箇生緣。
桑梓人物駢闐。
借問東隣西舍。
西天十萬八千。
  사람마다 어떤 생연처(生緣處)가 있어서
  상재(桑梓*)에 사람과 물건이 한데 모여 있지만
  동토(東土)와 서천(西天)의 가깝고 벌어짐을 묻는다면
  서천은 10만 8천리다네. 

*桑梓; 옛날 집 앞뒤에 심은 뽕나무와 가래나무. 고향(故鄕)에의 비유.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고향에 계신 어비이'를 지칭한다.
*西天十萬八千; 천축은 동토에서 10만 8천리로 멀리 있다는 뜻.
韶州靈瑞和尚은 "서래의(西來意)는 무엇입니까?" 하니, "10만8천리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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