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巖錄

벽암록(碧巖錄) 제36칙 장사(長沙) 방초락화(芳草落花)

碧雲 2022. 12. 26. 10:29

 추호의 도리(道理)나 계교(計較)를 짓지 않고 춘의(春意)인양 머뭄도 머물 곳도 없이
자유분방히 살아가는 것이 부질없이 가을 이슬처럼 연잎을 적시려는 것보다 낫다.

圜悟克勤之頌:
「落花芳草如鋪錦,
滿目春光入畫圖;
門外相逢親切處,
也勝秋露滴芙蕖。」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방초락화(芳草落花)를 송(頌)하여
  「낙화(落花) 방초(芳草)가 비단처럼 깔리고
  눈 가득히 봄빛이 그림 속으로 들어오니,
  문 밖에서 가까이 해야 할 것들을 만나는 것이
  가을 이슬이 연꽃 적시느니보다야 낫다.」 하였다.
 【三六】舉。 【제36칙】 장사(長沙)의 방초(芳草)와 낙화(落花)

 

   長沙。一日遊山。
   歸至門首
   (今日一日。只管落草。
   前頭也是落草。後頭也是落草)
   首座問。和尚什麼處去來
   (也要勘過這老漢。
   頭過新羅)
   沙云。遊山來
   (不可落草。敗缺不少。
   草裏漢)
   首座云。到什麼處來
   (拶。
   若有所至未免落草。
   相牽入火坑)
   沙云。始隨芳草去。
   又逐落花回
   (漏逗不少。
   元來只在荊棘林裏坐)
   장사(長沙*)가 하루는 유산(遊山)하고
   돌아와 문 앞에 당도하자,
   (오늘 하루만 낙초<落草>라는데
   처음부터 낙초였고 끝도 낙초다.)
   수좌가 "스님, 어디 갔다 오십니까?" 물었다.
   (이 늙은이를 감과<勘過>하고자 했으나
   시작부터 멀리 빗나갔다.)
   "유산(遊山)하고 왔다."
   (낙초해서는 안 될 것을 적잖게 잘못했으니,
   초리한<草裏漢*>이로다.)
   "어디 갔다 오셨냐구요."
   (윽박질렀다.
   만약 간 곳이 있다면 낙초이기를 면치 못하리니,
   서로 끌어당기며 불구덩이로 들어가는구나.)
   "방초(芳草)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가
   또 낙화(落花)를 쫓아 돌아왔다."
   (누두<漏逗>가 적지 않구나.
   원래 가시덤불 속에 앉아 있었다.)
   座云。大似春意
   (相隨來也。將錯就錯。
   一手抬一手搦)
   沙云。也勝秋露滴芙蕖
   (土上加泥。
   前箭猶輕後箭深
   有什麼了期)
   雪竇著語云。
   謝答話
   (一火弄泥團漢。
   三箇一狀領過)。
   수좌가 "꼭 봄기운[春意] 같네요." 하니, 
   (서로 쫓아서 착오를 가지고 착오로 나아가고,
   한 손으로는 치켜세우고 한 손으로는 짓누른다.)
   장사는 "이슬이 연꽃 적시는 것보다야 낫지." 하였다.
   (흙 위에 진흙 바르는 격이다.
   앞 화살은 오히려 가볍고 뒷 화살이 깊어서야
   무슨 마칠 기약이 있겠느냐?)
   설두(雪竇)가 착어(著語)하되,
   "대답해주셔서 고맙소." 하였다.
   (한 패거리 흙장난 하는 놈<一火弄泥團漢*>이니,
   세 사람을 일장령과<一狀領過*>하겠다.)。

*長沙; 湖南長沙景岑招賢禪師(南泉願法嗣) 南嶽下三世
*草裏漢; 풀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자. 제2의문(第二義門)에 빠진 자.
*一手抬一手搦; 일수대일수날(一手擡一手捺), 일수추일수예(一手推一手拽).
한 편으로는 부추기고(抬;밀고[推]) 또 한 편으로는 억압하고(搦;끌어당기고[拽]) 하여
수행승(修行僧)을 지도하는 선사의 자유자재한 기법(機法)을 형용하는 말.[佛光大辭典]
*芙蕖; 연꽃의 다른 이름. 부용(芙蓉).
*一火弄泥團漢; 한 패거리[一火]의 어린애 흙장난하는 것 같은 놈.
 '무지몽매(無知蒙昧)한 놈'이라 비웃는 말이다.
*一狀領過; 한 소장(訴狀)에 적시하여 죄상을 묻다. 

 

長沙鹿苑招賢大師。
法嗣南泉。
與趙州紫胡輩同時。
機鋒敏捷。
有人問教。便與說教。
要頌便與頌。
爾若要作家相見。
便與爾作家相見。
仰山尋常機鋒。最為第一。
一日同長沙翫月次。
仰山指月云。
人人盡有這箇。
只是用不得。
沙云恰是。
便倩爾用那。
仰山云。爾試用看。
沙一踏踏倒
仰山起云。
師叔一似箇大蟲。
後來人號為岑大蟲。
장사(長沙) 녹원(鹿苑)의 초현(招賢)대사는
남전(南泉)의 법을 이었으니,
조주(趙州), 자호(紫胡*) 무리와 같은 시대 사람인데,
기봉(機鋒)이 민첩하여
누가 교(教)를 물으면 곧 교를 설해 주고,
송(頌)을 요구하면 쉽게 송해 주고,
그가 만약 작가를 만나고자 하면
곧 작가로서 그를 만나 주었다.
앙산(仰山*)은 보통 기봉이 제일 높다고 하는데,
하루는 장사(長沙)와 함께 달 구경을 하던 차에
앙산이 달을 카리키며 말했다.
"사람마다 다 저런 것이 있는데
다만 이것이 쓰여지지 않습니다."
"그와 같다면[恰是]
곧 너에게 부탁하겠는데 한 번 써보겠느냐?"
"사숙께서 써보십시요."
장사가 발로 차서 한 번에 넘어뜨려버리자,
앙산이 일어나서
"사숙이 꼭 대충(大蟲;老虎) 같습니다." 하였기에
후에 와서 사람들이 잠대충(岑大蟲)이라 불렀다. 

*紫胡; 子湖. 衢州子湖巖利蹤禪師(馬祖_南泉願 法嗣) 南嶽下三世
*仰山; 袁州仰山慧寂通智禪師(馬祖_百丈懷_溈山祐 法嗣) 南嶽下四世

因一日遊山歸。
首座亦是他會下人。
便問和尚什麼處去來。
沙云。遊山來。
座云。到什麼處去來。
沙云。始隨芳草去。
又逐落花回。
須是坐斷十方底人始得。
古人出入未嘗不以此事為念。

看他賓主互換。
當機直截。
各不相饒。
既是遊山。
為什麼卻問道。到什麼處去來。
若是如今禪和子。
便道到夾山亭來。
하루는 유산(遊山)하고 돌아옴으로 인해
수좌도 그의 회하(會下) 사람인지라
"화상은 어디 갔다 오십니까?" 하고 여쭈자,
장사는 "유산(遊山)하고 온다." 하였고,
수좌가 "어디 갔다 오셨냐구요." 하니,
장사는 "시작은 방초(芳草)를 쫓아 갔다가
또 낙화(落花)를 따라 돌아왔다." 하였는데,
반드시 시방을 좌단한 그런 사람이라야 하거니와,
고인은 출입(出入)함에 그 일(출입한다는 자체)을
결코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의 빈주호환(賓主互換*)을 보건대
때를 당하여 곧바로 절단해버리고
저마다 용서[相饒]하지 않았다.
기왕 유산(遊山)했다는데
왜 굳이 '어디 갔다 오셨느냐'고 물었겠는가?
요즘의 선화자(禪和子;참선인)와 같았다면
협산정(夾山亭*)에 갔다 왔다고 했을 것이다. 

*賓主互換; 學人과 師家의 처지를 자유로이 드나들며 교화하는 기법.
*夾山亭; 협산의 정자. 즉 실제로 다녀 온 구체적 장소를 말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看他古人。
無絲毫道理計較。
亦無住著處。
所以道。始隨芳草去。
又逐落花回。
首座便隨他意向他道。
大似春意。
沙云。也勝秋露滴芙蕖。
雪竇云。謝答語。
代末後語也。也落兩邊。
畢竟不在這兩邊。
저 고인을 살피건대
실터럭 만큼의 도리(道理)나 계교(計較)가 없고,
머물러 집착하는 곳도 없는지라
그래서 '시작은 방초를 쫓아 갔다가
다시 낙화 따라 돌아왔다'고 하였는데,
수좌가 곧 그의 뜻을 쫓아서
 '꼭 봄기운 같네요'라고 하니,
장사가 '가을이슬 연꽃 적시는 것보다 낫다' 하였고,
설두가 '답하신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하여
끝말을 대신했으니, 양변(兩邊)에 떨어지기야 했으나
필경 그런 양변에 있지 않다. 
昔有張拙秀才。
看千佛名經。
乃問百千諸佛。但聞其名。
未審居何國土。
還化物也無。
沙云。黃鶴樓崔顥題詩後。
秀才曾題也未。
拙云。未曾題。
沙云。得閑題取一篇也好。

岑大蟲平生為人。
直得珠回玉轉。
要人當面便會。
옛날에 장졸수재(張拙秀才*)가
《천불명경(千佛名經*)》을 보고서
이내 묻기를, "그 많은 부처 이름만 들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국토에 사시며,
중생 교화를 하시기는 합니까?" 하자,
장사가 "황학루(黃鶴樓)에 최호(崔顥*)가 시를 쓴 뒤로
수재(秀才)가 추가로 쓰지[曾題] 않았는가?"
"증제(曾題)하지 못했습니다."
"한가할 때 한 편(篇)을 취해서
써보는 것이 좋겠네." 하였으니,
잠대충(岑大蟲)이 평생 사람을 위함에
주옥(珠玉) 굴리는 솜씨를 얻었는지라
당면하여 사람을 알고자 하면 곧 알았던 것이다. 

*張拙秀才; 31칙 註 참조.
*千佛名經; 過去莊嚴劫千佛名經, 現在賢劫千佛名經,
未來星宿劫千佛名經, 각 1卷으로 구성된 《三劫三千佛名經》의 약칭.
*崔顥(704-754); 唐代의 詩人. 시 1권이 전해지며,
黃鶴樓에 남긴 시 〈登黃鶴樓〉로 유명하다. 

   「昔人已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
   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晴川歷歷漢陽樹,
   芳草萋萋鸚鵡洲。
   日暮鄉關何處是?
   煙波江上使人愁。」
「옛 사람은 이미 황학(黃鶴)을 타고 날아가고
이 땅에 공허하게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흰구름만 천 년을 공허하게 떠도네.
맑은 강물에는 은행나무(漢陽樹;銀杏樹)가 뚜렷하고,
방초(芳草)는 앵무주(鸚鵡洲)에 무성하건만
해질녘의 고향은 어디메인가?
강 위의 자욱한 안개가 수심에 잠기게 하는구나.」

*昔人; 전설 속의 선인(仙人) 자안(子安)이 황학산에서 황학을 타고 등선(登仙)했다 한다.

 

頌云。 송(頌)
 大地絕纖埃
   (豁開戶牖當軒者誰。
   盡少這箇不得。天下太平)
  何人眼不開
   (頂門上放大光明始得。
   撒土撒沙作什麼)
 始隨芳草去
   (漏逗不少。
   不是一回落草。
   賴值前頭已道了)
 又逐落花回
   (處處全真。且喜歸來。
   腳下泥深三尺)
 온 천지에 작은 티끌마저 끊어지거든
   (창문을 활짝 열었는데 집에만 있는 자는 누군가?
   그것을 없애거나 줄이지 못하고 천하태평이로구나.)
  어떤 사람인들 안목이 열리지 않으리오?
   (정문<頂門>으로 대광명을 놓아야 할 것을
   흙모래나 뿌려서 무엇하겠느냐?)
 시작은 방초(芳草)를 쫓아 갔다가
   (누두가 적지 않거니와,
   이것이 한 번의 낙초<落草>가 아니라는 것은
   다행히 앞머리에서 이왕 말해 두었다.)
 다시 낙화(落花) 따라 돌아왔다니,
   (곳곳이 온전한 진풍경인데 돌아왔다니 다행이지만
   발바닥에 진흙 두께가 석 자로구나.)
  羸鶴翹寒木
   (左之右之。
   添一句更有許多閑事在)
 狂猿嘯古臺
   (卻因新著力。
   添一句也不得。減一句也不得)
 長沙無限意
   (便打。末後一句道什麼。
   一坑埋卻。墮在鬼窟裏。
   咄。草裏漢。賊過後張弓。
   更不可放過)
  여윈 학은 차가운 나무 위를 발돋음하고
   (좌지우지<左之右之*>한 데에다
   한 구절을 다시 보태니 쓸데없는 일이 많다.)
 미친 원숭이는 옛 그자리에서 운다는구나.
   (새로 힘을 써서는 도리어
   1구를 보태기도 어렵고 빼기도 어렵다.)
 장사(長沙)의 무한(無限)한 뜻이여! 
   (갑자기 후려치고서, 마지막 1구는 무엇을 말하는가?
   한 구덩이에 묻힌 것이요, 귀신굴 속에 떨어진 것이다.
   쯧쯧! 초리한<草裏漢>이 도적 떠난 뒤에 활 당겼으니,
   더는 봐줄 수 없다.)

*左之右之; 제 마음대로 처리하거나 다룬다는 뜻으로
「방초 따라 갔다가(左之) 낙화 따라 돌아왔다(右之)」를 의미한다.
*閑事; 쓸데없는 일.

 

且道這公案。
與仰山問僧。近離甚處。
僧云廬山。
仰云。曾到五老峰麼。
僧云。不曾到。
仰云。闍黎不曾遊山。
辨緇素看。是同是別。
到這裏。
須是機關盡意識忘。
山河大地。草芥人畜。
無些子滲漏。
若不如此。古人謂之
猶在勝妙境界。
자 말해보라. 이 공안은
앙산(仰山)이 중에게 "근래 어디에 있었는가?" 묻자,
"여산(廬山)에 있었습니다."
"오로봉(五老峰)에 가봤는가?"
"가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은 유산(遊山)한 적이 없구나."한 것과 더불어
흑백을 가려서 보자면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이 속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기관(機關)이 다하고 의식(意識)이 사라져서
산하대지(山河大地)나 초개(草芥)와 인축(人畜) 위에
조그만치의 삼루(滲漏)도 없어야 하겠으나,
설사 이와 같지 못하더라도 고인은
 '오히려 승묘(勝妙)한 경계에 있는 것이다' 하였다. 
不見雲門道。
直得山河大地。無纖毫過患。
猶為轉物。不見一切色。
始是半提。
更須知有全提時節向上一竅。

始解穩坐。
若透得。
依舊山是山水是水。
各住自位。
各當本體。
如大拍盲人相似。
보지 못했는가? 운문(雲門)이 말하기를,
"산하대지가 실터럭 만큼의 허물마저 없어지고
도리어 구르는 물건이 되어 일체의 색(色)을 보지 않아야
비로소 이것이 절반의 제기[半提]인 것이요,
반드시 또 온전히 제기[全提*]하는 시절이 있어서
향상일규(向上一竅*)를 안다면
비로소 온좌(穩坐*)를 이해할 것이거니와,
만약 투철히 얻으면
의구(依舊)히 산은 산, 물은 물이어서
저마다 자기의 위치에 머물고,
각각 본체(本體)에 자리잡으리니,
마치 대박맹인(大拍盲人*)과 같을 것이다." 하였다. 

*全提; (宗門의 綱要를)온전히 제기(提起)하다.
*向上一竅; 向上의 결정적 要因.
*穩坐; 바깥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든지 관계하지 않고
해묵은 규범에 비추어 일을 처리하면서 비상한 침착함으로
마음을 가라앉혀 자기 본연의 위치에 은거(穩居)하는 것.
*大拍盲人; 눈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일체를 환히 아는 맹인. 

趙州道。
雞鳴丑。
愁見起來還漏逗。
裙子褊衫箇也無。
袈裟形相些些有。
褌無襠褲無口。

頭上青灰三五斗。
本為修行利濟人。
誰知翻成不唧𠺕。
若得真實到這境界。
何人眼不開。
一任七顛八倒。
一切處都是這境界。
都是這時節。
十方無壁落。
四面亦無門。
所以道。始隨芳草去。
又逐落花回。
雪竇不妨巧
只去他左邊貼一句。
右邊貼一句。
一似一首詩相似。
조주(趙州)가 말했다. (〈趙州十二時歌〉 중 丑時歌)
「축시(丑時)에 닭이 울거든
근심으로 일어나니 오히려 그르친 것이로다.
군자(裙子*)나 편삼(褊衫*)이라 할 것도 없고,
가사(袈裟) 형태만 쪼금 남은 것이
속바지[褌]는 허리부분[襠*]이 없고,
겉바지[褲]는 끼워넣는 부분[口]이 없으며,
머리 위에는 청회(青灰*)가 열다섯 말[斗]이니,
본래 수행해서 사람을 이익하고 구제하려 했건만
도리어 부즉류(不唧𠺕*)가 될 줄 누가 알았으리오.」
만약 진실로 이런 경계에 이른다면
어떤 사람인들 눈이 열리지 않겠는가?
자유분방히 튀는 대로[七顛八倒] 맡겨둔다면
어떤 상황에서나 다 그 경계(境界),
그 시절(時節)일 것이요,
시방(十方)에 창문[壁落]도 필요 없고,
사면(四面)에 문(門)도 필요치 않을 것이라서
그래서 "시작은 방초를 쫓아 갔다가
다시 낙화 따라 돌아왔다."고 한 것이다.
설두가 교묘하여 마지 않기에
다만 그의 좌변으로 가서 1구(句)를 보태고
우변에 1구를 붙였는데,
하나로 어우러져 한 수(首)의 시(詩)와 같다. 

*裙子; 통치마.
*褊衫; 우측 어께가 드러나도록 좌측 어께에서 우측 옆구리로 비스듬히 걸쳐입는 가사.
*褌; 짧은 속바지. 잠방이.  *褲; 겉바지.  *襠; 다리를 끼우는 양쪽을 연결하는 부위.
*青灰; 灰塵, 塵土. [百度百科]
*不唧𠺕; 唧𠺕는 秀와 就의 反切語이니, 不唧𠺕는 不秀不就,
즉 '뛰어나지도 성취하지도 못할 둔한 놈'이라는 뜻이다. [佛學大辭典]
*壁落; 창호(窗戶).

羸鶴翹寒木。
狂猿嘯古臺。
雪竇引到這裏。自覺漏逗。
驀云。長沙無限意。
咄。如作夢卻醒相似。
雪竇雖下一喝。未得勦絕。
若是山僧即不然。
長沙無限意。
掘地更深埋。
 '여윈 학은 한목(寒木)에 올라 앉고
미친 원숭이는 고대(古臺)에서 운다' 하니,
설두가 이 속에 끌려 들어 실수를 깨닫고
느닷없이 '장사의 무한한 뜻이여!' 하였는데,
쯧쯧! 마치 꿈 꾸다가 깬 듯하여
설두가 1할(喝)을 했으되 초절(勦絕)을 얻지 못했거니와,
만약 나[山僧]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고
 '장사의 무한한 뜻이여,
땅을 파고 다시 깊이 묻노라' 하리라.

*勦絕; 소멸(消滅). 멸절(滅絕). 修行이 究極의 境地에 들어가 모든 差別相이 끊어진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