或問호대 古人得旨之後에 |
객승이 물었다. |
혹문 고인득지지후 |
"옛 사람들은 종지를 얻은 뒤에 |
或孤峯獨宿커나 或埀手入廛하고 |
고봉(孤峯)에 머물거나 |
혹고봉독숙 혹수수입전 |
혹은 시장바닥에 들어가 포교하기도 하고 |
或兼擅化權커나 或單提正令하며 |
제멋대로 교화의 방편을 펼치기도 하고 |
혹겸천화권 혹단제정령 |
불조(佛祖)의 정령(正令)만을 제시하기도 하고 |
或子籌盈室커나 或不遇一人하며 |
문전 가득히 제자들을 제접하기도 하고 |
혹자주영실 혹불우일인 |
아무도 만나지 않기도 하고 |
或泯絶無聞커나 或聲喧宇宙하며 |
자취를 끊고 은거하기도 하고 |
혹민절무문 혹성훤우주 |
명성이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하고 |
或親嬰世難커나 或身染沉痾하니 |
직접 세상의 환란에 뛰어들기도 하고 |
혹친영세난 혹신염침아 |
고질병에 걸리기도 했는데, |
雖同趨少室之門이로되 |
모두가 달마스님의 제자들인데도 |
수동추소실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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而各蹈世間之路者는 何也닛고 |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것은 |
이각도세간지로자 하야 |
무엇 때문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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幻曰 言乎同者는 |
이렇게 대답했다. |
환왈 언호동자 |
"'같다'고 말하는 것은 |
同悟達磨直指之眞實自心也요 |
"달마스님이 직지(直指)하신 참된 자심(自心)을 |
동오달마직지지진실자심야 |
다같이 깨달았다는 것이고, |
言乎異者는 |
'다르다'고 말한 것은 |
언호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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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於各稟三世之虛幻緣業也니라 |
각각 받은 삼세의 허환(虛幻)으로 맺어진 업이 |
이어각품삼세지허환연업야 |
다르다는 것이니라. |
以報緣觀之면 |
업보의 연에 따라 살펴보면 |
이보연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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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樂寂而孤峯獨宿也요 |
그저 고요함을 즐기기 위해서 |
비락적이고봉독숙야 |
고봉에 홀로 머무른 것도 아니고 |
非愛閙而人廛垂手也며 |
그저 시끄러운 것이 좋아서 |
비애료이인전수수야 |
시장통에 들어가 교화한 것도 아니며, |
擅化權而非涉異也요 |
제멋대로 교화의 방편을 베풀었다 해서 |
천화권이비섭이야 |
이단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
提正令而非專門也며 |
불조의 정령만을 제시했다 해서 |
제정령이비전문야 |
전문(專門)인 것도 아니며, |
雖弟子滿門非苟合也요 |
비록 제자가 문전에 가득하다 해서 |
수제자만문비구합야 |
구차히 세속에 영합한 것도 아니고 |
雖形影相弔非絶物也며 |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다 해서 |
수형영상조비절물야 |
외물(外物)을 끊은 것도 아니며, |
其畢世無聞非尙隱也요 |
세상 사람들이 아무도 모른다 해서 |
기필세무문비상은야 |
고상히 은거한 것도 아니고 |
其聲喧宇宙非搆顯也니 |
명성이 우주를 떠들썩하게 했다 해서 |
기성훤우주비구현야 |
자랑할 것도 아니니 |
至若榮枯禍福 一本乎報緣이니라 |
영고화복(榮枯禍福)을 살펴보면 |
지약영고화복 일본호보연 |
하나같이 과보로 연한 것이니라. |
以金剛正眼으로 視之컨댄 |
금강정안(金剛正眼)으로 보면 |
이금강정안 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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特不翅飛埃之過目耳이어늘 |
세상 일이란 작은 티끌이 날아서 |
특불시비애지과목이 |
눈귀를 스치는 것과 별다르지 않는데 |
安能動其愛憎取捨之念哉아 |
어찌 그런 애증취사(愛憎取捨)의 |
안능동기애증취사지념재 |
쓸데없는 생각을 내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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所以로 龍門이 謂報緣虛幻이어늘 |
그래서 용문사(龍門寺) 청원(淸遠)스님은 |
소이 용문 위보연허환 |
'업보의 연은 헛개비에 불과한데 |
豈可强爲리오하고 |
어찌 무엇을 억지로 하겠는가.' 하셨고, |
기가강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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演祖가 謂萬般存此道언만 |
동산 연조(演祖)스님은 |
연조위만반존차도 |
'모든 것에 이 도가 들어있는데 |
一味信前緣이로다하니 |
하나같이 과거의 인연만을 믿는다,' 하셨다. |
일미신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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苟不有至理鑑之면 |
실로 어떤 지극한 이치로 살피지 않는다면 |
구불유지리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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則不能無惑於世相之浮沉也니라 |
세상사의 부침(浮沈)에 |
즉불능무혹어세상지부침야 |
미혹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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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목 중봉(天目中峰; 1263~1323)스님의 광록(廣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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