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峰和尚禪要

고봉화상 선요 _ 27. 答直翁居士書, 28. 通仰山老和尚疑嗣書, 29. 室中三關

碧雲 2016. 3. 9. 23:09
   答直翁居士書27. 직옹 거사(直翁居士)에게 답하는 글
來書置問이 皆是辨論學人의 보내온 편지에서 질문한 것은 
모두 학인(學人)들이 
用工上 疑惑處로니 當決之하야 공부하는데 의혹이 있는 곳을 
가려서 말한 것이니, 당연히 이를 해결하여 
學初機로 趣向無滯호리라 만학(晩學)과 초기(初機)들로 하여금 
취향하는 데 걸림이 없게 하겠다.
問平常心이 是道아  ‘평상심(平常心)이 도인가? 
無心이 是道아하니  무심(無心)이 도인가?’를 물었는데 
此平常心無心之語 成卻多少人하며 이 평상심과 무심이라는 말이 
몇 사람이나 성취시켰으며 
誤卻多少人이어뇨 몇 사람이나 그르쳤는가?
往往에 不知泥中有刺하고 가끔 진흙 가운데 가시가 있으며 
笑裏有刀者는 何啻如掉棒打月과 웃음 속에 칼이 있는 것을 모르는 자는 
어찌 몽둥이를 휘둘러 달을 때리며 
接竹點天이리요 대나무를 가지고 하늘에 
점을 찍으려는 것과 같을 뿐이겠는가? 
古人이 答一言半句호대 옛사람이 일언반구(一言半句)로 대답하되 
如揮吹毛利刃하야  '날카로운 취모검(吹毛劍)을 휘둘러 
直欲便要斷人命根이라하니 사람의 목숨을 끊으려는 것과 같다' 하였다. 
若是箇皮下有血底인댄 만약 가죽 아래에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면 
直下承當하야 更無擬議어다 곧바로 깨달아서 
다시는 헤아려 논의함이 없어야 한다. 
若撞著箇不知痛痒底인댄 만약 아픈 것과 가려운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縱饒髑髏遍地라도 비록 해골이 땅에 두루 가득하더라도 
也乾沒星子事리라 또한 말라서 별만한 작은 일도 없을 것이다. 
又如石中藏玉하야 또 돌 가운데 옥을 감춘 것과 같아서 
識者는 知有連城之璧이어니와 식견이 있는 사람은 여러 성(城)과 
바꿀 수 있는 옥이 들어 있음을 알지만 
不識者는 只作一塊頑石視之하나니 식견이 없는 사람은 
다만 한 개의 돌덩어리로만 본다. 
大抵要見古人立地處인댄 대개 고인의 입각처(立脚處)를 보려고 하면 
不可向語句上著到니라 어구상(語句上)에서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且道하라 不在語句上인댄 또 말하라. 
이미 어구(語句)에 있지 않다면 
畢竟在甚處著到리요 어느 곳에서 찾아야 하는가?
【圖】若向者裏薦得하면 만약 이 속에서 깨달으면[舛得] 
便知此事 不假修治하리라 곧 이 일은 닦고 다스림을 
빌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如身使臂하며 如臂使拳하야 몸이 팔을 사용하는 것과 같고 
팔이 주먹을 쓰는 것과 같아서 
極是成現이며 極是省力이리니 지극히 나타나 있으며 
지극히 힘을 덜게 된다. 
但信得及이라사 便是니라 다만 믿음이 충만해야 곧 옳다. 
何待瞠眉豎目하며 어찌 눈을 부릅뜨고 눈썹을 치겨세우며 
做模打㨾하야 看箇一字리요 모양을 만들어서 
한 글자 보기를 기다리겠는가?
儻或不然인댄 만약 혹 그렇지 못하다면 
古云호대 莫道無心云是道하라 고인(古人)이 말하기를, 
 '무심(無心)을 일러 도라고 하지 말라. 
無心猶隔一重關이라하니 무심도 오히려 한 겹의 
관문이 막혀 있다'고 하였으나 
何止一重이리요 어찌 한 겹에 그치겠는가? 
更須知有百千萬重在니라 다시 백천만 겹이 가려져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苟不發憤志精進하야 下一段死工夫면 진실로 발분의 뜻으로 정진하여 
한 번 죽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豈於木石之有異乎아 어찌 목석과 다르겠는가? 
凡做工夫하야 到極則處하면 무릇 공부를 하여 
지극한 데[極則處]에 이르면 
必須自然入於無心三昧하리니 반드시 자연스럽게 
무심삼매(無心三昧)에 들어갈 것이니 
卻與前之無心으로 天地相遼리라 그 전의 무심과는 
하늘과 땅만큼 서로 다를 것이다. 
老胡云 心如墻壁라하시며 노호(老胡)가 말하되 
 '마음이 장벽과 같아야 한다.'고 하시며, 
夫子는 三月忘味하시고 부자(夫子)가 석 달 동안 맛을 잊었으며 
回는 終日如愚하며 안회(顔回)는 종일 어리석은 것 같았으며 
賈島는 取捨推敲하니 가도(賈島)는 퇴고(推敲)를 취하고 버리니 
此等이 即是無心之類也니라 이런 일들이 곧 무심(無心)의 종류이다. 
到者裏하야는 能 이 안에 이르러서는 
드는 주관과 들리는 객관[能擧所擧], 
能疑所疑 雙忘雙泯하며 의심의 주관과 의심의 객관[能疑所疑]이 
둘 다 없어지고 둘 다 사라지며 
無無亦無하리니 없음이 없다는 것도 또한 없어진다. 
香嚴聞聲과 靈雲見色과 향엄(香嚴)스님이 소리를 들은 것과 
영운(靈雲)스님의 견색(見色)과 
玄沙蹴指와 長慶卷簾이 현사(玄沙)스님의 축지(蹴指)와 
장경(長慶)스님의 권렴(卷簾)이 
莫不皆由此無心而悟也니라 다 이 무심으로 말미암아 
깨달은 것 아님이 없다. 
到者裏하야는 이 속에 이르러서는 
設有毫待悟心이 生하며 설사 털끝만큼이라도 
깨닫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생기거나 
纖塵精進念이 起하면 조금이라도 정진하려는 생각이 일어나면 
即是心이 未息이며 이것이 곧 훔치는 마음이 쉬지 않은 것이며 
能所未忘이나 此之一病은 주관과 객관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니 
이 하나의 병은 
悉是障道之端也니라 다 도(道)를 막는 발단(發端)이다. 
若要契悟空하야 만약 진공(眞空)에 계합하고 깨달아서 
親到古人地位인댄 必須正하야 옛사람의 지위에 몸소 이르고자 한다면 
반드시 진실하고 바르게 해서 
至於無心三昧라사 始得다 무심삼매에 이르러야 비로소 옳다. 
然이나 此無心을 汝譬頗明이어니와 그러나 이 무심을 너에게 
깨우쳐 준 것이 자못 분명하지만 
吾復以偈證之호리라 내가 다시 게송으로 증명하겠다. 
不得者箇면 爭得那箇리요 이것을 얻지 못하면 어찌 저것을 얻겠는가?
得那箇하야는 忘卻者箇니라 이미 저것을 얻고서는 이것을 잊느니라.
然雖如是나 更須知道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더라도 
다시 모름지기 
者箇那箇 總是假箇니라 이것과 저것은 다 가짜라고 알아야 한다. 
的的底는 이니 분명하고 진실한 것은 ‘적()’이다. 
咄! 陽空華로다 돌(咄)! 아지랑이와 허공 꽃이다. 
  通仰山老和疑嗣書28. 앙산(仰山)노화상이
법 이음을 의심하는 것을 풀어 드리는 편지
昔年敗闕을 親曾剖露師前이러니 지난날 패궐(敗闕)을 
몸소 스승님 앞에 자세히 보여 드렸었는데 
今日重疑하실새 오늘 거듭 의심하시므로 
不免從頭拈出하노이다 처음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某甲이 十五歲에 出家하고 저는 열다섯 살에 출가하여 
十六에 僧하고 열여섯 살에 승려가 되었고 
十八에 習하고 열여덟 살에 교(敎)를 익혔습니다. 
二十에 更衣 入淨慈하야 스무 살에 옷을 갈아입고 
정자사(淨慈寺)에 들어가 
立三年死限하고 學禪호려하야 삼 년의 죽을 기한을 정하고 
선(禪)을 배우려고 
請益。斷橋和호니 단교(斷橋)화상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令參箇生從何來며  ‘태어날 때에는 어디로부터 오며 
死從何去오하야시늘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를 참구하게 하셨으나 
意分兩路하야 心不歸一하며 뜻이 두 갈래로 나누어져서 
마음이 하나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又不曾得他의 說做工夫處分曉하야 또한 일찍이 그 분이 설명한 공부법이 
분명하지 않았는데 
看看擔閣 一年有餘호니 어느덧 일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가니 
每日에 只如箇迷路人相似러이다 매일 다만 길을 잃은 사람과 같았습니다. 
那時에 因被三年限逼하야 그때 삼 년 기한이 닥쳐옴으로 
正在煩惱中이러니 다만 번뇌 가운데 있었습니다. 
忽見台州淨兄호니 문득 태주(台州) 정형(淨兄)을 만났는데
說雪巖和이 當問의 做工夫하시니  ‘설암(雪巖)화상이 항상 
너의 공부하는 것을 묻는데 
何不去一轉고하야늘 어찌 한 번 가지 않는가?’라고 하였습니다. 
於是에 欣然懷香하고 이에 기뻐서 향을 품고 
詣北澗塔頭하야 請益할새 북간탑(北磵塔)에 나아가 법을 청했습니다. 
方問訊香에 바야흐로 향을 꽂고 안부를 물으려 하는데 
被一頓痛拳打出하시고 한 방의 주먹으로 아프게 때려 쫓아내시고 
即關卻門하야 一路垂淚하고 곧 문을 닫아버리셔서 길에서 눈물을 흘리고 
回至僧堂호이다 승당(僧堂)에 되돌아왔습니다. 
次日粥罷에 復上하야 다음날 아침 공양이 끝나고 다시 올라가서 
始得親近하사오니 비로소 친견할 수 있었습니다. 
即問已前做處어시늘 곧 이전의 공부하던 곳을 물으시거늘 
某甲이 一一供吐호니 제가 일일이 바쳐 말씀드리니 
當下에 便得勦除日前所積之病하시고 그 자리에서 문득 그 전에 쌓은 병을 
끊어 제거해 버리시고 
卻令看箇無字어시늘 도리어 저로 하여금 
무자(無字)를 참구하게 하셨습니다. 
從頭開發하야 做工夫一遍호니 처음부터 개발(開發)하여 한 번 공부를 하니 
如暗得燈하고 如懸得救라 깜깜한 데서 등불을 얻은 것 같았고 
매달린 곳에서 구원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自此로 方解用工處호이다 이로부터 공부하는 법을 알았습니다. 
又令日日上來一轉호대 또 (저로) 하여금 
매일매일 한 번씩 올라오게 하여 
要見用工次第를 공부하는 차제(次第) 보기를 
如人이 行路에 사람이 길을 감에  
日日要見工程이니 매일매일 일정을 보듯이 하셔서 
不可今日也恁하며 오늘도 이럭저럭하고 
明日也恁라하더이다 내일도 이럭저럭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每日纔見入來하시고 매일 들어오는 것을 보시면 
便問今日工夫는 如何오하사 문득 금일 공부는 어떠한가 물으시어 
因見說得有 말에 실마리가 있어 보이면  
後竟不問做處하시고 그 뒤에는 공부한 것을 묻지 않으셨습니다.
一入門에 便問 阿誰與 한번은 문에 들어감에 문득 물으시기를,
 ‘누가 너와 더불어 
拖者死屍來오하사 이 죽은 송장을 끌고 왔는가?’ 하시며 
聲未에 便以痛拳으로 打出하사 소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곧 아픈 주먹으로 때려 쫓아내셨습니다. 
每日에 但只恁問하시고 다만 매일 이렇게 물으시고 
打하시니 이렇게 때리시니 
正被逼拶하야 有些涯際호이다 정히 핍박을 입어서 
조그마한 애제(涯際)가 있었습니다. 
老和의 赴南明請하사와 남명사(南明寺)로 부임하라는 요청으로 
臨行에 囑云하사대 노화상께서 떠나실 때에 
부촉(咐囑)하여 이르시기를,
我去入院了코  ‘내가 원(院)에 들어가고 나서 
卻令人으로 來取라하시고 사람을 시켜 너를 데리고 오겠다’ 하시고 
後竟消息이어늘 그 뒤에 마침내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即與常州澤兄으로 곧 상주(常州)의 택형(澤兄)과 더불어 
結伴同往하려하야 도반(道伴)을 맺어 같이 가려고 
至王家橋俗親處하야 整頓行裝호니 왕가교(王家橋)의 속가(俗家)에 이르러 
행장을 정돈했는데 
不期에 俗親이 느닷없이 속가의 아버지께서 
念某甲等의 年幼하고 우리들이 나이 어리고 
又不曾涉途라하야 또 초행길이라 염려하여 
行李度牒을 總被收卻호니 걸망과 도첩(度牒)을 빼앗으셨습니다.
時는 二月初에 이때가 이월 초였습니다. 
諸方掛搭에 皆不可討일새 제방에 입방할 곳을 다 찾지 못해서 
不免挑包上徑山하야 보자기를 가지고 경산(徑山)에 올라가 
二月半에 歸堂호이다 이월 보름에 선당(禪堂)에 돌아감을 
면치 못했습니다. 
忽於次月十六夜 夢中에 문득 다음 달 십육일 밤 꿈에 
忽憶斷橋和의 堂中所단교화상이 방안에서 들어 준
萬法歸一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니 
一歸何處話호니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하는 
화두(話頭)가 기억났습니다. 
自此로 疑情이 頓發에 이로부터 의정(疑情)이 갑자기 일어나서 
打成一片하야 한 덩어리를 이루어 
直得東西不辨하며 바로 동서를 분별하지 못하며 
寢食俱忘호이다 자고 먹는 것도 잊었습니다. 
至第六日하야 辰巳間에 제 육일에 이르러 
진(辰)시와 사(巳)시 사이에 
在廊下行이라가 낭하(廊下)에서 경행(經行)하다가 
見眾僧이 堂內出하고 여러 대중들이 승당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不覺에 於隊中하야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무리 속에 섞여 
至三塔閣上하야 諷經이라가 삼탑각사(三塔閣寺)에 올라가 
독경을 하다가 
抬頭하야 忽睹五祖演和 머리를 들어서 문득 
오조연화상(五祖演和尙)의 
末後兩句云호대  진영찬(眞影贊) 끝 두 글귀에 이르기를,
百年三萬六千朝에  ‘백년 삼만 육천 아침에 
返覆元來是這漢하고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놈이다.’라는 글을 보고 
日前被老和 所問 일전에 노화상(老和尙)이 물으신
拖死屍句子를 驀然打破호니  ‘죽은 송장 끌고 다니는 놈이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바로 타파하니, 
直得魂飛膽喪하야 後再甦호이다 곧 혼이 나가고 쓸개가 떨어져 
끊어진 뒤에 다시 소생했습니다. 
何啻如放下百二十斤擔子리닛고 어찌 일백이십 근의 짐을 
내려놓은 것과 같을 뿐이었겠습니까? 
乃是辛酉三月廿二 이때가 신유년 삼월 이십이일 
少林忌日也러이다 소림 달마스님의 기일(忌日)이었습니다. 
其年이 恰廿四歲니 그때 나이가 마침 스물 네 살이라 
滿三年限이라  삼 년의 기한을 채웠습니다. 
便欲造南明求決이나 문득 남명사(南明寺)에 나아가 
점검을 받고자 했으나 
那堪逼夏리닛고 핍박하는 여름을 어찌 견뎠겠습니까? 
人도 亦不容이러이다 여러 향인(鄕人)들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直至解夏코사 方到南明하야 바로 여름이 지나감에 
바야흐로 남명사(南明寺)에 이르러 
納一場敗闕호니 하나의 패궐(敗闕)을 드렸습니다. 
室中에 雖則累蒙鍛煉하야 방장실(方丈室)에서 
비록 누차 단련함을 입어 
明得公案코는 밝게 공안을 터득하고는 
亦不受人瞞이나 及乎開口하야는또한 남의 속임을 받지 않게 되었으나 
입을 여는데 미쳐서는 
心下又覺得渾了하야 마음이 또한 혼돈(渾敦)함을 알았습니다. 
於日用中에 不得自由호미 일용 가운데 오히려 자유를 얻지 못함이 
如欠人債相似라 남의 빚을 지고 
갚을 돈이 모자라는 것과 같았습니다. 
正欲在彼하야 終身侍奉이러니 다만 거기 머물며 
종신토록 시봉(侍奉)을 하고자 했더니 
不料同行澤兄으로 有他山之行일새 뜻밖에 택형(澤兄)과 동행하여 
다른 산에 가는 일이 있어서 
遽違座下호이다 급히 좌하(座下)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至乙丑年하야 을축년(乙丑年)이 되어 
老和이 在道場하사 노화상이 도량(道場)에서 
作掛牌時에 방부를 받는 때에 
又得依附하야 隨侍하야또 의탁함을 얻어서 따라가 모시고 
赴天寧할새 천영사(天寧寺)에 가다가 
中間에 因被詰問하사오니 중간에 힐문(詰問)함을 입었습니다. 
日間浩浩時에  '낮에 일상생활[活活]할 때에 
還作得主 도리어 주인이 되는가?”
答云。作得主호이다 대답해 말씀드리기를 
 '주인이 됩니다.'
又問。睡夢中에 作得主 또 물으시기를 
 '꿈 속에서 주인이 되는가?'
答云。作得主호이다 대답해 말씀드리기를
 '주인이 됩니다.'
又問。正睡著時에 또 물으시기를 
 '정히 잠 들었을 때 
無夢無想하며 無見無聞커니 꿈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보는 것도 없고 듣는 것도 없으면 
主在甚處오하야시늘 주인은 어느 곳에 있는가?' 하셨는데 
到者裏하야는 直得無言可對하며 여기서는 바로 가히 대답할 말이 없고 
無理可伸이러이다 가히 펼칠 이치가 없었습니다.
이 卻囑云 從今日去로 화상이 부촉(咐囑)해 말씀하시기를 
"금일부터는 
也不要의 學佛學法하며 또한 너는 불교를 배우고 
법을 배우려 하지 말며, 
也不要의 窮古窮今하노니 또한 너는 옛 것과 지금 것을 궁구하려 하지 말라. 
但只飢來喫飯하며 困來打眠하고 다만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곤하면 잠을 자다가, 
纔眠覺來에 卻抖精神호대 잠을 깨거든 곧 정신을 차려서
我者一覺。主人公은 畢竟在甚處하야  ‘나의 깨어 있는 한 주인공은 
필경 어느 곳에서 
安身立命고하라하야시늘안심입명(安心立命)하는가?’
라고 하라" 하셨습니다.
雖信得及하야 遵守此語나 비록 믿음이 충만하여 
이 말을 준수하였으나 
柰資質이 遲鈍하야 자질이 느리고 둔하여 
轉見難明하리잇고 점점 밝히기 어려움을 어찌 하겠습니까?
遂有龍鬚之行할새 드디어 용수사(龍鬚寺)에 갈 때 
即自誓云호대 곧 스스로 맹세하여 이르기를
一生하야 做箇癡獃漢이언정  ‘일생을 버려서 어리석은 놈이 될지언정 
定要見者一著子明白호리라하더니 반드시 이 일착자(一着子)를 
명백히 밝히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經及五年하야 一日에 寓庵宿이라가 오 년을 지나서 
하루는 암자에서 자다가 
睡覺에 正疑此事러니 잠에서 깨어 다만 이 일을 의심했더니 
忽同宿道友推枕子하야 墮地作聲에 홀연히 같이 자던 도우가 목침을 밀어 
땅에 떨어져 소리가 남에 
驀然打破疑團호니 문득 의단(疑團)이 깨어지니 
如在網羅中跳出이러이다 그물 안에서 뛰어 나온 것과 같았습니다. 
追憶日前에 所疑。일전에 의심했던 
佛祖의 訛公案과 부처와 조사의 거짓 공안과 
古今差別因緣호니 고금의 차별 인연을 미루어 생각해 보니, 
恰如泗州에 見大聖하며 흡사 사주(泗州)에서 대성(大聖)을 만나고 
遠客이 還故하야 멀리 갔던 나그네가 
고향에 돌아 온 것과 같아서 
元來只是舊時人이라 원래 다만 이 옛날 사람이며 
不改舊時行履處이러이다 옛날 행동하던 것을 고치지 않았습니다. 
自此로 安邦定國하며 天下太平하야 이로부터 나라가 편안하고 안정되며 
천하가 태평하여 
一念無에 十方坐斷호이다 한 생각이 무위(無爲)함에 
시방을 앉아서 끊었습니다. 
如上所供은 並是詣實이오니 위와 같이 말씀드린 것은 다 진실이오니 
伏望尊慈는 特垂詳覽하소서 엎드려 바라옵건대 존자(尊慈)께서는 
특별히 자상한 보살핌을 내려 주십시오.
  室中三關29. 방장실의 세 관문
杲日이 當空에 無所不照어늘 밝은 해가 공중에 떠올라 
비치지 않는 곳이 없으나
因甚하야 被片雲遮卻고 무엇 때문에 
한 조각 구름에 차단되는가?
人人이 有箇影子하야 사람사람이 그림자가 있어 
寸步不離호대 因甚踏不著고 조금도 떠나지 않으나
무엇 때문에 밟지 못하는가?
盡大地是箇火坑이라 온 대지가 이 불구덩인데
得何三昧하야사 不被燒卻고 어떤 삼매를 얻어야 불타지 않겠는가?
高峰禪要(終)고봉 선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