答直翁居士書 | 27. 직옹 거사(直翁居士)에게 답하는 글 |
來書置問이 皆是辨論學人의 | 보내온 편지에서 질문한 것은 |
모두 학인(學人)들이 | |
用工上 疑惑處로니 當為決之하야 | 공부하는데 의혹이 있는 곳을 |
가려서 말한 것이니, 당연히 이를 해결하여 | |
俾晚學初機로 趣向無滯호리라 | 만학(晩學)과 초기(初機)들로 하여금 |
취향하는 데 걸림이 없게 하겠다. | |
問平常心이 是道아 | ‘평상심(平常心)이 도인가? |
無心이 是道아하니 | 무심(無心)이 도인가?’를 물었는데 |
此平常心無心之語 成卻多少人하며 | 이 평상심과 무심이라는 말이 |
몇 사람이나 성취시켰으며 | |
誤卻多少人이어뇨 | 몇 사람이나 그르쳤는가? |
往往에 不知泥中有刺하고 | 가끔 진흙 가운데 가시가 있으며 |
笑裏有刀者는 何啻如掉棒打月과 | 웃음 속에 칼이 있는 것을 모르는 자는 |
어찌 몽둥이를 휘둘러 달을 때리며 | |
接竹點天이리요 | 대나무를 가지고 하늘에 |
점을 찍으려는 것과 같을 뿐이겠는가? | |
古人이 答一言半句호대 | 옛사람이 일언반구(一言半句)로 대답하되 |
如揮吹毛利刃하야 | '날카로운 취모검(吹毛劍)을 휘둘러 |
直欲便要斷人命根이라하니 | 사람의 목숨을 끊으려는 것과 같다' 하였다. |
若是箇皮下有血底인댄 | 만약 가죽 아래에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면 |
直下承當하야 更無擬議어다 | 곧바로 깨달아서 |
다시는 헤아려 논의함이 없어야 한다. | |
若撞著箇不知痛痒底인댄 | 만약 아픈 것과 가려운 것을 |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 |
縱饒髑髏遍地라도 | 비록 해골이 땅에 두루 가득하더라도 |
也乾沒星子事리라 | 또한 말라서 별만한 작은 일도 없을 것이다. |
又如石中藏玉하야 | 또 돌 가운데 옥을 감춘 것과 같아서 |
識者는 知有連城之璧이어니와 | 식견이 있는 사람은 여러 성(城)과 |
바꿀 수 있는 옥이 들어 있음을 알지만 | |
不識者는 只作一塊頑石視之하나니 | 식견이 없는 사람은 |
다만 한 개의 돌덩어리로만 본다. | |
大抵要見古人立地處인댄 | 대개 고인의 입각처(立脚處)를 보려고 하면 |
不可向語句上著到니라 | 어구상(語句上)에서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
且道하라 既不在語句上인댄 | 또 말하라. |
이미 어구(語句)에 있지 않다면 | |
畢竟在甚處著到리요 | 어느 곳에서 찾아야 하는가? |
【圖】若向者裏薦得하면 | 만약 이 속에서 깨달으면[舛得] |
便知此事 不假修治하리라 | 곧 이 일은 닦고 다스림을 |
빌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
如身使臂하며 如臂使拳하야 | 몸이 팔을 사용하는 것과 같고 |
팔이 주먹을 쓰는 것과 같아서 | |
極是成現이며 極是省力이리니 | 지극히 나타나 있으며 |
지극히 힘을 덜게 된다. | |
但信得及이라사 便是니라 | 다만 믿음이 충만해야 곧 옳다. |
何待瞠眉豎目하며 | 어찌 눈을 부릅뜨고 눈썹을 치겨세우며 |
做模打㨾하야 看箇一字리요 | 모양을 만들어서 |
한 글자 보기를 기다리겠는가? | |
儻或不然인댄 | 만약 혹 그렇지 못하다면 |
古云호대 莫道無心云是道하라 | 고인(古人)이 말하기를, |
'무심(無心)을 일러 도라고 하지 말라. | |
無心猶隔一重關이라하니 | 무심도 오히려 한 겹의 |
관문이 막혀 있다'고 하였으나 | |
何止一重이리요 | 어찌 한 겹에 그치겠는가? |
更須知有百千萬重在니라 | 다시 백천만 겹이 가려져 있음을 |
반드시 알아야 한다. | |
苟不發憤志精進하야 下一段死工夫면 | 진실로 발분의 뜻으로 정진하여 |
한 번 죽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 |
豈於木石之有異乎아 | 어찌 목석과 다르겠는가? |
凡做工夫하야 到極則處하면 | 무릇 공부를 하여 |
지극한 데[極則處]에 이르면 | |
必須自然入於無心三昧하리니 | 반드시 자연스럽게 |
무심삼매(無心三昧)에 들어갈 것이니 | |
卻與前之無心으로 天地相遼리라 | 그 전의 무심과는 |
하늘과 땅만큼 서로 다를 것이다. | |
老胡云 心如墻壁라하시며 | 노호(老胡)가 말하되 |
'마음이 장벽과 같아야 한다.'고 하시며, | |
夫子는 三月忘味하시고 | 부자(夫子)가 석 달 동안 맛을 잊었으며 |
顏回는 終日如愚하며 | 안회(顔回)는 종일 어리석은 것 같았으며 |
賈島는 取捨推敲하니 | 가도(賈島)는 퇴고(推敲)를 취하고 버리니 |
此等이 即是無心之類也니라 | 이런 일들이 곧 무심(無心)의 종류이다. |
到者裏하야는 能舉所舉와 | 이 안에 이르러서는 |
드는 주관과 들리는 객관[能擧所擧], | |
能疑所疑 雙忘雙泯하며 | 의심의 주관과 의심의 객관[能疑所疑]이 |
둘 다 없어지고 둘 다 사라지며 | |
無無亦無하리니 | 없음이 없다는 것도 또한 없어진다. |
香嚴聞聲과 靈雲見色과 | 향엄(香嚴)스님이 소리를 들은 것과 |
영운(靈雲)스님의 견색(見色)과 | |
玄沙蹴指와 長慶卷簾이 | 현사(玄沙)스님의 축지(蹴指)와 |
장경(長慶)스님의 권렴(卷簾)이 | |
莫不皆由此無心而悟也니라 | 다 이 무심으로 말미암아 |
깨달은 것 아님이 없다. | |
到者裏하야는 | 이 속에 이르러서는 |
設有毫氂待悟心이 生하며 | 설사 털끝만큼이라도 |
깨닫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생기거나 | |
纖塵精進念이 起하면 | 조금이라도 정진하려는 생각이 일어나면 |
即是偷心이 未息이며 | 이것이 곧 훔치는 마음이 쉬지 않은 것이며 |
能所未忘이나 此之一病은 | 주관과 객관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니 |
이 하나의 병은 | |
悉是障道之端也니라 | 다 도(道)를 막는 발단(發端)이다. |
若要契悟真空하야 | 만약 진공(眞空)에 계합하고 깨달아서 |
親到古人地位인댄 必須真正하야 | 옛사람의 지위에 몸소 이르고자 한다면 |
반드시 진실하고 바르게 해서 | |
至於無心三昧라사 始得다 | 무심삼매에 이르러야 비로소 옳다. |
然이나 此無心을 汝譬頗明이어니와 | 그러나 이 무심을 너에게 |
깨우쳐 준 것이 자못 분명하지만 | |
吾復以偈證之호리라 | 내가 다시 게송으로 증명하겠다. |
不得者箇면 爭得那箇리요 | 이것을 얻지 못하면 어찌 저것을 얻겠는가? |
既得那箇하야는 忘卻者箇니라 | 이미 저것을 얻고서는 이것을 잊느니라. |
然雖如是나 更須知道 |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더라도 |
다시 모름지기 | |
者箇那箇 總是假箇니라 | 이것과 저것은 다 가짜라고 알아야 한다. |
的的真底는 聻이니 | 분명하고 진실한 것은 ‘적(聻)’이다. |
咄! 陽燄空華로다 | 돌(咄)! 아지랑이와 허공 꽃이다. |
通仰山老和尚疑嗣書 | 28. 앙산(仰山)노화상이 |
법 이음을 의심하는 것을 풀어 드리는 편지 | |
昔年敗闕을 親曾剖露師前이러니 | 지난날 패궐(敗闕)을 |
몸소 스승님 앞에 자세히 보여 드렸었는데 | |
今日重疑하실새 | 오늘 거듭 의심하시므로 |
不免從頭拈出하노이다 | 처음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
某甲이 十五歲에 出家하고 | 저는 열다섯 살에 출가하여 |
十六에 為僧하고 | 열여섯 살에 승려가 되었고 |
十八에 習教하고 | 열여덟 살에 교(敎)를 익혔습니다. |
二十에 更衣 入淨慈하야 | 스무 살에 옷을 갈아입고 |
정자사(淨慈寺)에 들어가 | |
立三年死限하고 學禪호려하야 | 삼 년의 죽을 기한을 정하고 |
선(禪)을 배우려고 | |
請益。斷橋和尚호니 | 단교(斷橋)화상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
令參箇生從何來며 | ‘태어날 때에는 어디로부터 오며 |
死從何去오하야시늘 |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를 참구하게 하셨으나 |
意分兩路하야 心不歸一하며 | 뜻이 두 갈래로 나누어져서 |
마음이 하나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 |
又不曾得他의 說做工夫處分曉하야 | 또한 일찍이 그 분이 설명한 공부법이 |
분명하지 않았는데 | |
看看擔閣 一年有餘호니 | 어느덧 일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가니 |
每日에 只如箇迷路人相似러이다 | 매일 다만 길을 잃은 사람과 같았습니다. |
那時에 因被三年限逼하야 | 그때 삼 년 기한이 닥쳐옴으로 |
正在煩惱中이러니 | 다만 번뇌 가운데 있었습니다. |
忽見台州淨兄호니 | 문득 태주(台州) 정형(淨兄)을 만났는데 |
說雪巖和尚이 當問你의 做工夫하시니 | ‘설암(雪巖)화상이 항상 |
너의 공부하는 것을 묻는데 | |
何不去一轉고하야늘 | 어찌 한 번 가지 않는가?’라고 하였습니다. |
於是에 欣然懷香하고 | 이에 기뻐서 향을 품고 |
詣北澗塔頭하야 請益할새 | 북간탑(北磵塔)에 나아가 법을 청했습니다. |
方問訊插香에 | 바야흐로 향을 꽂고 안부를 물으려 하는데 |
被一頓痛拳打出하시고 | 한 방의 주먹으로 아프게 때려 쫓아내시고 |
即關卻門하야 一路垂淚하고 | 곧 문을 닫아버리셔서 길에서 눈물을 흘리고 |
回至僧堂호이다 | 승당(僧堂)에 되돌아왔습니다. |
次日粥罷에 復上하야 | 다음날 아침 공양이 끝나고 다시 올라가서 |
始得親近하사오니 | 비로소 친견할 수 있었습니다. |
即問已前做處어시늘 | 곧 이전의 공부하던 곳을 물으시거늘 |
某甲이 一一供吐호니 | 제가 일일이 바쳐 말씀드리니 |
當下에 便得勦除日前所積之病하시고 | 그 자리에서 문득 그 전에 쌓은 병을 |
끊어 제거해 버리시고 | |
卻令看箇無字어시늘 | 도리어 저로 하여금 |
무자(無字)를 참구하게 하셨습니다. | |
從頭開發하야 做工夫一遍호니 | 처음부터 개발(開發)하여 한 번 공부를 하니 |
如暗得燈하고 如懸得救라 | 깜깜한 데서 등불을 얻은 것 같았고 |
매달린 곳에서 구원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 |
自此로 方解用工處호이다 | 이로부터 공부하는 법을 알았습니다. |
又令日日上來一轉호대 | 또 (저로) 하여금 |
매일매일 한 번씩 올라오게 하여 | |
要見用工次第를 | 공부하는 차제(次第) 보기를 |
如人이 行路에 | 사람이 길을 감에 |
日日要見工程이니 | 매일매일 일정을 보듯이 하셔서 |
不可今日也恁麼하며 | 오늘도 이럭저럭하고 |
明日也恁麼라하더이다 | 내일도 이럭저럭하는 것을 |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 |
每日纔見入來하시고 | 매일 들어오는 것을 보시면 |
便問今日工夫는 如何오하사 | 문득 금일 공부는 어떠한가 물으시어 |
因見說得有緒면 | 말에 실마리가 있어 보이면 |
後竟不問做處하시고 | 그 뒤에는 공부한 것을 묻지 않으셨습니다. |
一入門에 便問 阿誰與你로 | 한번은 문에 들어감에 문득 물으시기를, |
‘누가 너와 더불어 | |
拖者死屍來오하사 | 이 죽은 송장을 끌고 왔는가?’ 하시며 |
聲未絕에 便以痛拳으로 打出하사 | 소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
곧 아픈 주먹으로 때려 쫓아내셨습니다. | |
每日에 但只恁麼問하시고 | 다만 매일 이렇게 물으시고 |
恁麼打하시니 | 이렇게 때리시니 |
正被逼拶하야 有些涯際호이다 | 정히 핍박을 입어서 |
조그마한 애제(涯際)가 있었습니다. | |
值老和尚의 赴南明請하사와 | 남명사(南明寺)로 부임하라는 요청으로 |
臨行에 囑云하사대 | 노화상께서 떠나실 때에 |
부촉(咐囑)하여 이르시기를, | |
我去入院了코 | ‘내가 원(院)에 들어가고 나서 |
卻令人으로 來取你라하시고 | 사람을 시켜 너를 데리고 오겠다’ 하시고 |
後竟絕消息이어늘 | 그 뒤에 마침내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
即與常州澤兄으로 | 곧 상주(常州)의 택형(澤兄)과 더불어 |
結伴同往하려하야 | 도반(道伴)을 맺어 같이 가려고 |
至王家橋俗親處하야 整頓行裝호니 | 왕가교(王家橋)의 속가(俗家)에 이르러 |
행장을 정돈했는데 | |
不期에 俗親이 | 느닷없이 속가의 아버지께서 |
念某甲等의 年幼하고 | 우리들이 나이 어리고 |
又不曾涉途라하야 | 또 초행길이라 염려하여 |
行李度牒을 總被收卻호니 | 걸망과 도첩(度牒)을 빼앗으셨습니다. |
時는 二月初에 | 이때가 이월 초였습니다. |
諸方掛搭에 皆不可討일새 | 제방에 입방할 곳을 다 찾지 못해서 |
不免挑包上徑山하야 | 보자기를 가지고 경산(徑山)에 올라가 |
二月半에 歸堂호이다 | 이월 보름에 선당(禪堂)에 돌아감을 |
면치 못했습니다. | |
忽於次月十六夜 夢中에 | 문득 다음 달 십육일 밤 꿈에 |
忽憶斷橋和尚의 堂中所舉。 | 단교화상이 방안에서 들어 준 |
萬法歸一 |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니 |
一歸何處話호니 |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하는 |
화두(話頭)가 기억났습니다. | |
自此로 疑情이 頓發에 | 이로부터 의정(疑情)이 갑자기 일어나서 |
打成一片하야 | 한 덩어리를 이루어 |
直得東西不辨하며 | 바로 동서를 분별하지 못하며 |
寢食俱忘호이다 | 자고 먹는 것도 잊었습니다. |
至第六日하야 辰巳間에 | 제 육일에 이르러 |
진(辰)시와 사(巳)시 사이에 | |
在廊下行이라가 | 낭하(廊下)에서 경행(經行)하다가 |
見眾僧이 堂內出하고 | 여러 대중들이 승당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
不覺에 輥於隊中하야 |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무리 속에 섞여 |
至三塔閣上하야 諷經이라가 | 삼탑각사(三塔閣寺)에 올라가 |
독경을 하다가 | |
抬頭하야 忽睹五祖演和尚의 | 머리를 들어서 문득 |
오조연화상(五祖演和尙)의 | |
真贊 末後兩句云호대 | 진영찬(眞影贊) 끝 두 글귀에 이르기를, |
百年三萬六千朝에 | ‘백년 삼만 육천 아침에 |
返覆元來是這漢하고 | 반복하는 것이 원래 이놈이다.’라는 글을 보고 |
日前被老和尚 所問 | 일전에 노화상(老和尙)이 물으신 |
拖死屍句子를 驀然打破호니 | ‘죽은 송장 끌고 다니는 놈이 |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바로 타파하니, | |
直得魂飛膽喪하야 絕後再甦호이다 | 곧 혼이 나가고 쓸개가 떨어져 |
끊어진 뒤에 다시 소생했습니다. | |
何啻如放下百二十斤擔子리닛고 | 어찌 일백이십 근의 짐을 |
내려놓은 것과 같을 뿐이었겠습니까? | |
乃是辛酉三月廿二 | 이때가 신유년 삼월 이십이일 |
少林忌日也러이다 | 소림 달마스님의 기일(忌日)이었습니다. |
其年이 恰廿四歲니 | 그때 나이가 마침 스물 네 살이라 |
滿三年限이라 | 삼 년의 기한을 채웠습니다. |
便欲造南明求決이나 | 문득 남명사(南明寺)에 나아가 |
점검을 받고자 했으나 | |
那堪逼夏리닛고 | 핍박하는 여름을 어찌 견뎠겠습니까? |
諸鄉人도 亦不容이러이다 | 여러 향인(鄕人)들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
直至解夏코사 方到南明하야 | 바로 여름이 지나감에 |
바야흐로 남명사(南明寺)에 이르러 | |
納一場敗闕호니 | 하나의 패궐(敗闕)을 드렸습니다. |
室中에 雖則累蒙鍛煉하야 | 방장실(方丈室)에서 |
비록 누차 단련함을 입어 | |
明得公案코는 | 밝게 공안을 터득하고는 |
亦不受人瞞이나 及乎開口하야는 | 또한 남의 속임을 받지 않게 되었으나 |
입을 여는데 미쳐서는 | |
心下又覺得渾了하야 | 마음이 또한 혼돈(渾敦)함을 알았습니다. |
於日用中에 尚不得自由호미 | 일용 가운데 오히려 자유를 얻지 못함이 |
如欠人債相似라 | 남의 빚을 지고 |
갚을 돈이 모자라는 것과 같았습니다. | |
正欲在彼하야 終身侍奉이러니 | 다만 거기 머물며 |
종신토록 시봉(侍奉)을 하고자 했더니 | |
不料同行澤兄으로 有他山之行일새 | 뜻밖에 택형(澤兄)과 동행하여 |
다른 산에 가는 일이 있어서 | |
遽違座下호이다 | 급히 좌하(座下)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
至乙丑年하야 | 을축년(乙丑年)이 되어 |
老和尚이 在道場하사 | 노화상이 도량(道場)에서 |
作掛牌時에 | 방부를 받는 때에 |
又得依附하야 隨侍하야 | 또 의탁함을 얻어서 따라가 모시고 |
赴天寧할새 | 천영사(天寧寺)에 가다가 |
中間에 因被詰問하사오니 | 중간에 힐문(詰問)함을 입었습니다. |
日間浩浩時에 | '낮에 일상생활[活活]할 때에 |
還作得主麼아 | 도리어 주인이 되는가?” |
答云。作得主호이다 | 대답해 말씀드리기를 |
'주인이 됩니다.' | |
又問。睡夢中에 作得主麼아 | 또 물으시기를 |
'꿈 속에서 주인이 되는가?' | |
答云。作得主호이다 | 대답해 말씀드리기를 |
'주인이 됩니다.' | |
又問。正睡著時에 | 또 물으시기를 |
'정히 잠 들었을 때 | |
無夢無想하며 無見無聞커니 | 꿈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
보는 것도 없고 듣는 것도 없으면 | |
主在甚麼處오하야시늘 | 주인은 어느 곳에 있는가?' 하셨는데 |
到者裏하야는 直得無言可對하며 | 여기서는 바로 가히 대답할 말이 없고 |
無理可伸이러이다 | 가히 펼칠 이치가 없었습니다. |
和尚이 卻囑云 從今日去로 | 화상이 부촉(咐囑)해 말씀하시기를 |
"금일부터는 | |
也不要你의 學佛學法하며 | 또한 너는 불교를 배우고 |
법을 배우려 하지 말며, | |
也不要你의 窮古窮今하노니 | 또한 너는 옛 것과 지금 것을 궁구하려 하지 말라. |
但只飢來喫飯하며 困來打眠하고 | 다만 배고프면 밥을 먹고 |
곤하면 잠을 자다가, | |
纔眠覺來에 卻抖擻精神호대 | 잠을 깨거든 곧 정신을 차려서 |
我者一覺。主人公은 畢竟在甚處하야 | ‘나의 깨어 있는 한 주인공은 |
필경 어느 곳에서 | |
安身立命고하라하야시늘 | 안심입명(安心立命)하는가?’ |
라고 하라" 하셨습니다. | |
雖信得及하야 遵守此語나 | 비록 믿음이 충만하여 |
이 말을 준수하였으나 | |
柰資質이 遲鈍하야 | 자질이 느리고 둔하여 |
轉見難明하리잇고 | 점점 밝히기 어려움을 어찌 하겠습니까? |
遂有龍鬚之行할새 | 드디어 용수사(龍鬚寺)에 갈 때 |
即自誓云호대 | 곧 스스로 맹세하여 이르기를 |
拚一生하야 做箇癡獃漢이언정 | ‘일생을 버려서 어리석은 놈이 될지언정 |
定要見者一著子明白호리라하더니 | 반드시 이 일착자(一着子)를 |
명백히 밝히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 |
經及五年하야 一日에 寓庵宿이라가 | 오 년을 지나서 |
하루는 암자에서 자다가 | |
睡覺에 正疑此事러니 | 잠에서 깨어 다만 이 일을 의심했더니 |
忽同宿道友推枕子하야 墮地作聲에 | 홀연히 같이 자던 도우가 목침을 밀어 |
땅에 떨어져 소리가 남에 | |
驀然打破疑團호니 | 문득 의단(疑團)이 깨어지니 |
如在網羅中跳出이러이다 | 그물 안에서 뛰어 나온 것과 같았습니다. |
追憶日前에 所疑。 | 일전에 의심했던 |
佛祖의 誵訛公案과 | 부처와 조사의 거짓 공안과 |
古今差別因緣호니 | 고금의 차별 인연을 미루어 생각해 보니, |
恰如泗州에 見大聖하며 | 흡사 사주(泗州)에서 대성(大聖)을 만나고 |
遠客이 還故鄉하야 | 멀리 갔던 나그네가 |
고향에 돌아 온 것과 같아서 | |
元來只是舊時人이라 | 원래 다만 이 옛날 사람이며 |
不改舊時行履處이러이다 | 옛날 행동하던 것을 고치지 않았습니다. |
自此로 安邦定國하며 天下太平하야 | 이로부터 나라가 편안하고 안정되며 |
천하가 태평하여 | |
一念無為에 十方坐斷호이다 | 한 생각이 무위(無爲)함에 |
시방을 앉아서 끊었습니다. | |
如上所供은 並是詣實이오니 | 위와 같이 말씀드린 것은 다 진실이오니 |
伏望尊慈는 特垂詳覽하소서 | 엎드려 바라옵건대 존자(尊慈)께서는 |
특별히 자상한 보살핌을 내려 주십시오. | |
室中三關 | 29. 방장실의 세 관문 |
杲日이 當空에 無所不照어늘 | 밝은 해가 공중에 떠올라 |
비치지 않는 곳이 없으나 | |
因甚하야 被片雲遮卻고 | 무엇 때문에 |
한 조각 구름에 차단되는가? | |
人人이 有箇影子하야 | 사람사람이 그림자가 있어 |
寸步不離호대 因甚踏不著고 | 조금도 떠나지 않으나 |
무엇 때문에 밟지 못하는가? | |
盡大地是箇火坑이라 | 온 대지가 이 불구덩인데 |
得何三昧하야사 不被燒卻고 | 어떤 삼매를 얻어야 불타지 않겠는가? |
高峰禪要(終) | 고봉 선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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