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慧普覺禪師書(書狀)

대혜보각선사서 제 25권 [서장(書狀) ①]

碧雲 2016. 3. 20. 11:18
大慧普覺禪師書 卷第二十五대혜보각선사서 제 25권 [서장(書狀) ①]
 
宋徑山能仁禪院住持嗣法송나라 경산 능인선원 주지법통 
慧日禪師 臣蘊聞 上進 혜일선사 온문(普慈蘊聞)이 모아 올림 
答曾侍(天游)1. 증시랑(曾侍) 천유(天游)에의 답서
○(問書附)  ○(증시랑이 물어온 서한) 
開頃在長沙。개(開)가 잠시 장사(長沙)에 있을 때 
得圜悟老師書。원오(圜梧) 노스님의 서한을 받았는데  
稱公歲相從 스님을 일컬어 '늦은 나이에 같이 지내보니
所得甚是奇偉。얻은 바가 몹씨 기이하고 위대하다.' 하셨으나 
念之再三。생각만 거듭하다가 
今八年矣。이제 8년이 되었는데도 
常恨未獲親聞餘。惟切景仰。남은 꼬리라도 직접 얻어 듣지 못함을 
늘 한탄하며 오직 간절히 경앙해 왔습니다. 
開自幼年發心。저는 어렸을 때 발심하고 
參禮知識扣問此事。선지식을 참례하여 
 '그 일[此事]'에 대해 여쭙곤 했는데
弱冠之後。약관 후에는 
婚宦所役。곧 혼인하고 벼슬하는 일에 매달려 
用工夫不純。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고 
因循至今老矣。그럭저럭 이제 늙기에 이르렀으니 
未有所聞常自愧歎。아직도 듣지 못한 것이 
늘 스스로 부끄럽고 한탄스럽습니다.
然而立志發願。그러나 뜻을 세우고 발원하기는 
實不在淺淺知見之問。실로 얕은 지견에 있지 않기에 
不悟則已。 '깨닫지 못하면 그만 두겠지만
悟則須直到古人親證處깨달을 것이라면 모름지기 
옛사람이 몸소 증득한 곳에 곧바로 이르러 
大休歇之地。마침내 크게 쉴 곳을 삼으리라' 합니다.
此心雖未嘗一念退屈。이런 마음은 아직 한순간도 퇴굴한 적이 없으나
自覺工夫終未純一。스스로 공부가 결국 순일하지 못함을 깨달으니
可謂志願大而力量小也。지원(志願)은 크나 역량은 작다 하겠습니다.
向者。痛懇圜悟老師。지난 날 원오 노스님께 간절히 청했더니 
老師示以法語六段。노스님께서 법어 여섯 단락을 가르쳐주셨는데
其初直示此事。그 처음은 '그 일'을 곧바로 보이시고
雲門趙州放下著후에는 운문, 조주스님의 방하착(放下著)과
須彌山兩則因緣。수미산이라는 양칙(兩則)의 인연을 들어
令下鈍工。둔한 공부를 내려놓게 하시면서
常自覺。 '항상 스스로 거각(擧覺)하라. 
久久必有入處。오래 하다보면 반드시 들 곳이 있다.' 하신
老婆心切如此。노파심의 간절함이 이와 같건만
其奈鈍滯太甚。둔체(鈍滯)가 너무 심하니 어찌하겠습니까?
今幸私家塵緣都畢。지금은 다행히 집안의 잡다한 일들을 마무리하고 
閑居無他事。별다른 일 없이 한가하니
政在痛自鞭策以償初志。스스로를 통렬히 편책하기에 좋기에 
그로써 처음의 뜻에 보상하려 하건만
第恨未得親炙誨耳。다만 친히 내리시는 가르침을 
듣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
一生敗闕己一一呈似。일생의 잘못을 이미 낱낱이 말씀드렸기에 
必能洞照此心。반드시 이 마음을 통찰하셨으리니 
望委曲提警。바라건대 자세히 이끄시어 경책하소서.
日用當如何做工夫。일상생활에서 마땅히 어떻게 공부해야 
庶幾不涉他途。다른 길을 거의 밟지 않고
徑與本地相契也。본래의 자리에 계합해 가겠습니까?
如此說話。敗闕亦不少。이렇게 여쭙는 것도 잘못됨이 적지 않지만 
但方投誠自難隱逃。다만 마침내 성의를 비치는 것이며, 
스스로 은폐하기도 어려움이   
良可愍故。至扣。참으로 가련하기에 여쭙기에 이르렀나이다.
(1) 증시랑의 질문에 대한 답서 ①
及。서한을 받아보니 
自幼年至仕宦스스로 어려서부터 벼슬에 이르기까지는
參禮諸大宗匠。큰 선지식들을 참례하다가 
中間婚宦所役。중간에 과거보고 결혼하고 벼슬에 나아가고,
惡覺惡習所勝。또 나쁜 생각과 습관에 끌려 
未能純一做工夫。순일하게 공부할 수 없었으니  
以此大罪。그것을 큰 죄로 여긴다 하며,
又能痛念無常世間種種虛幻또 무상한 세간이 여러가지로 허망하여 
無一可樂。하나도 가히 즐길 것이 없음을 
가슴아프게 여기고 
專心欲究此一段大事因緣。전심하여 그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탐구하고자 한다 하니
甚愜病僧意。참으로 납승의 뜻에 맞습니다. 
既為士人仰祿生。그러나 기왕에 벼슬하는 사람이라 
녹을 받아 생활하고 
婚宦。과거치르고 결혼하고 벼슬하는 일도
世間所不能免者。세간에서는 면할 수 없는 것이요
亦非公之罪也。또한 귀공의 죄가 아닌데
以小罪而生大怖懼。작은 죄를 크게 두려워 하시니 
非無始曠大劫來무시이래로 광대한 겁 동안 
承事善知識참 선지식을 섬기며 
熏習般若種智之深。익힌 반야종지(般若種智)가 깊지 않다면 
焉能如此。어떻게 그럴 수가 있으리오?
而公所謂大罪者。귀공이 말하는 대죄라는 것은
聖賢亦不能免。성현도 면할 수 없는 것이며, 
但知虛幻非究竟法。다만 허망한 허깨비요 
구경의 법이 아닌 줄 알고  
能回心此箇門中。마음을 이러한 문으로 돌려서 
以般若智水。반야지혜의 물로 
滌除垢染之穢。더럽혀진 때를 씻어내고 
淨自居。스스로 청정히 머물며  
下去一刀兩段。부질없는 것들을 한 칼에 베어내   
更不起相續心足矣。다시 계속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족한 것이니 
不必思前念後也。굳이 앞뒤를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曰虛幻。기왕에 말한 허환(虛幻)이란 이치가
則作時亦幻。지을 때도 허깨비요
受時亦幻。知覺時亦幻。받을 때나 지각할 때도 허깨비이며,
迷倒時亦幻。미혹했을 때도 허깨비요
過去現在未來皆悉是幻。과거 현재 미래가 다 허깨비인 것이라
今日知非。금일에 참된 이치가 아님을 알고 
則以幻藥復治幻病。허깨비 약으로 허깨비 병을 치료하여
藥除。병이 낫고 약도 없어지면 
依前只是舊時人。예전대로 다만 그 때의 사람인 것이요 
若別有人有法。만일 달리 사람이 있고 법이 있다 한다면
則是邪魔外道見解也。그것은 삿된 마군이나 외도의 견해인 것이니 
公深思之。귀공은 깊이 생각해서 
但如此崖將去。다만 이와 같이 나아가되 
時時於靜勝中。시시때때로 고요하고 수승한 가운데서 
切不得忘了須彌山放下著兩則語수미산과 방하착의 양칙어를 절대 잊지 말고
但從下著實做將去。다만 당장 이 자리에서부터 
착실히 공부해 나아갈지언정 
己過者不須怖畏。자기의 허물을 모름지기 두려워 말고
亦不必思量。또 헤아릴 필요가 없는 것이니 
思量怖畏即障道矣。헤아리고 두려워하면 
곧 도에 장애가 될 것입니다.
但於諸佛前。發大誓願。다만 모든 부처님 앞에 큰 서원을 세워
願此心堅固。永不退失。 ‘제 마음이 견고하여 영원히 퇴보하지 않고, 
仗諸佛加被。모든 부처님의 가피에 의지하여 
遇善知識一言之下。선지식을 만나 일언지하에 
頓亡生死。몰록 생사를 여의고 
悟證無上正等菩提。무상정등보리를 깨달아 증득하여 
續佛慧命。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잇고  
以報諸佛莫大之恩。모든 부처님의 막대한 은혜에 
보답하기를 원하옵니다.’ 하여  
若如此則久久無有不悟之理。만약 이와 같이 오래오래 하면 
깨닫지 못할 이치가 없을 것입니다. 
不見善財童子從文殊發心。보지 못했습니까?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문수(文殊)를 쫓아 발심하고 
漸次南行過一百一十城。점차 남쪽으로 가며 110 개의 성을 지나면서 
參五十三善知識。53선지식을 참례하고 
末後於彌勒一彈指頃。마지막에 미륵(彌勒)에게서 일탄지경에 
頓亡前來諸善知識所得法門。문득 이전의 모든 선지식들에게서 
얻은 법문을 잊고 
復依彌勒思欲奉覲文殊。다시 미륵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문수를 친견하고 모시려 생각하자  
於是文殊遙伸右手。이에 문수보살이 멀리서 오른손을 펴서 
過一百一十由旬。110유순(由旬)을 건너  
按善財頂曰。선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기를,
善哉善哉。善男子。 '참으로 장하도다, 선남자여! 
若離信根。만약 믿음의 뿌리를 잃는다면  
心劣憂悔。마음이 열등하여 근심하고 후회하며 
功行不具。수행이 갖추어지지 못해 
退失精勤。정근이 퇴보하여 없어지니 
於一善根心生住著。하나의 선근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생겨 
於少功德便以足。조그만 공덕으로 곧 만족하고  
不能善巧發起行願。선교한 행원(行願)을 일으킬 수 없으며 
善知識之所攝護。선지식의 섭호(攝護)를 얻지 못하고   
乃至不能了知如是法性。나아가 이러한 법성(法性)과 
如是理趣。如是法門。이러한 이치와 이러한 법문과 
如是所行。如是境界。이러한 소행(所行)과 이러한 경계를 
요지할 수도 없으며 
若周遍知。若種種知。주변지(周遍知)나 종종지(種種知), 
若盡源底。若解了。진원저(盡源底), 해료(解了), 
若趣入。若解說。若分別。취입(趣入), 해설(解說), 분별(分別), 
若證知。若獲得。증지(證知), 획득(獲得)을 
皆悉不能。모두 알 수가 없느니라.' 
文殊如是宣示善財。문수가 이렇게 선재에게 가르쳐 보이니 
善財於言下成就阿僧祇法門。선재가 말끝에 아승지의 법문을 성취하여 
具足無量大智光明。무량한 대지혜의 광명을 구족하고 
入普賢門。보현의 문에 들어가 
於一念中悉見三千大千世界한 순간에 삼천대천세계
微塵數諸善知識。미진수의 모든 선지식을 뵙고 
悉皆親近。恭敬承事。다 친근하여 공경히 받들어 모시며 
受行其그분들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여 
得不忘念智。 莊嚴藏解脫。잊지 않는 염지[不忘念智]와
장엄장해탈(莊嚴藏解脫)을 얻어서 
以至入普賢毛孔보현(普賢)의 모공세계[毛孔刹]에 들어가 
於一毛孔行一步。한 모공에서 한 걸음을 걸어 
過不可說不可說佛微塵數世界。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의 세계를 지나 
與普賢等。보현과 더불어 동등하고 
諸佛等。모든 부처님과 동등하며 
等行等。세계도 같고 행(行)도 같고, 
及解脫自在悉皆同等。해탈자재(解脫自在)도 다 동등하여 
無二無別。둘이 없고 다름도 없었던 것이니, 
當恁時。마땅히 이러한 때에 이르러야 
始能回三毒三聚淨戒。비로소 삼독(三毒)을 돌이켜 
삼취정계(三聚淨戒)로 만들고, 
回六識六神通。육식(六識)을 돌이켜 
육신통(六神通)이 되게 하며 
回煩惱菩提。번뇌를 돌이켜 보리(菩提)로 만들며 
回無明大智。무명(無明)을 돌이켜 
대지혜기 되게 할 것이리다.
如上這一絡索。위에서와 같은 하나의 실마리[一絡索]는 
只在當人末後一念實而已。다만 본인의 마지막 한 순간 
진실함에 있었던 것이라. 
善財於彌勒彈指之間。선재동자는 미륵에게서 탄지간에 
能頓亡諸善知識所證三昧。모든 선지식들로부터 증득한 
삼매조차도 몰록 잊을 수 있었거늘 
況無始虛惡業習氣耶。하물며 무시이래의 허망하고 거짓된 
악업의 습관이겠습니까? 
若以前所作底罪만약 전에 지은 죄를 사실로 여기면, 
則現今目前境界。곧 지금 있는 눈 앞의 경계들이 
實有。모두 진실로 있는 셈이며, 
乃至官職富貴恩愛。나아가 관직, 부귀, 은애(恩愛)도 
悉皆是實。是實。모두 진실인 것이요, 기왕에 진실이라면  
則地獄天堂亦實。곧 지옥과 천당도 진실이며, 
煩惱無明亦實。번뇌 무명도 역시 진실이며, 
作業者亦實。업을 짓는 것도 진실이요, 
受報者亦實。과보를 받는 것도 진실이며, 
所證底法門亦實。증득한 법문도 또한 진실일 것이라 
若作這般見解。만약 이와 같은 견해를 짓는다면, 
則盡未來際。곧 미래세가 다하도록 
更無有人趣佛乘矣。다시는 아무도 불승(佛乘)에 
나아갈 자가 없을 것이요, 
三世諸佛諸代祖師。삼세제불과 역대조사들의 
種種方便。여러가지 방편들이 
妄語矣。도리어 거짓말이 될 것입니다.
承公發書時。듣자하니, 공이 서한을 보낼 때  
焚香對諸聖。모든 성인들 앞에 향을 사르고, 
及遙禮菴中而後遣。멀리 암자를 향해 예를 한 뒤에 
보냈다고 하더이다.  
公誠心至切如此。공의 성심(誠心)이 
이처럼 간절함에 이르렀으나 
相去雖不甚遠。서로 가기가 비록 심히 멀지 않는데도   
未得面言。아직 대면하여 말 나누지 못하고  
信意信手。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不覺忉怛如許。나도 몰래 널어놓은 수다가 이와 같습니다. 
雖若繁絮。비록 솜털 날리듯 무성하지만, 
亦出誠至之心。또한 정성 지극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요 
不敢以一言一字相欺。한마디 말, 한 글자도 
감히 서로를 속이지 않았으니, 
苟欺公則是自欺耳。만약 그대를 속인다면 
곧 자기를 속이는 것일 뿐입니다.
又記得。또 기억하건대, 
善財見最寂靜婆羅門。선재동자가 최적정바라문을 친견하여  
得誠語解脫。성어해탈(誠語解脫)을 얻고서  
過去現在未來諸佛菩薩。과거 현재 미래 모든 불보살들의 
於阿耨菩提。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無已退無現退無當退。이미 물러남이 없고, 현재 물러남이 없으며, 
미래에도 물러남이 없어서, 
凡有所求莫不成滿。무릇 구하는 바를 
원만히 이루지 못함이 없었던 것은 
皆由誠至所及也。모두가 정성이 지극함에 이르렀기 때문이라 
與竹椅蒲團侶。그대가 기왕 댓자리 창포방석[竹倚蒲團]으로 
반려를 삼았다고 하니, 
不異善財見最寂靜婆羅門。선재동자가 최적정바라문을 
만난 것과 다름이 없으며, 
又發雲門書。또 운문(雲門)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對諸聖遙禮而後遣。모든 성인을 대하여 
멀리서 예배한 뒤에 보냈다는 것은 
只要雲門信許。다만 운문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이니, 
此誠至之劇也。이러한 정성은 지극한 데 이른 것이리다. 
但相聽。只如此做工夫。단지 서로 알아야 할 것은  
다만 이와 같이 공부를 한다면  
將來於阿耨菩提成滿無疑矣。장래 아뇩보리를 원만히 이룰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又。(2) 다른 답서 ②
公處身富貴。공은 몸이 부귀한 곳에서 
而不富貴所折困。부귀가 꺾이는 곤란을 겪지 않았으니 
非夙植般若種智。일찍이 반야지혜종자를 심은 것이 아니라면 
焉能如是。어찌 그러할 수 있었으리오?  
但恐中忘此意。다만 두려운 것은 도중에 이러한 뜻을 잊고 
利根聰明所障。예리한 근기와 총명이 장애가 되어 
以有所得心在前頓放。어떤 알았다는 것 때문에  
마음을 앞에서 문득 놓아버리기에   
故不能於古人直截徑要處그래서 고인의 직절경요처(直截徑要處)에서 
一刀兩段直下休歇。한칼로 두 동강내고 
곧바로 쉬어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此病非獨賢士大夫。이 병은 유독 현명한 사대부 뿐만 아니라 
久參衲子亦然。오래 참구한 납자(衲子)들도 마찬가지여서    
多不肯退步就省力處做工夫。대개가 물러나서 힘 든 곳에 나아가 
공부하려 하지 않고, 
只以聰明意識計較思量。오로지 총명과 의식(意識), 
계교(計較)와 사량(思量)으로 
向外馳求。밖을 향해 치구하다가  
乍聞知識向聰明意識思量計較外선지식이 문득 총명, 의식이나 
사량과 계교를 벗어난  
示以本分草料。본분초료(本分草料)를 보여주면 
多是當面蹉過。대개는 그 자리를 그르쳐 지나가서 
將謂從上古德。 '예로부터 고덕(高德)들이  
有實法與人。사람에게 주는 진실한 법이 있는데  
如趙州放下著雲門須彌山之類是也。조주의 방하착이나 운문의 수미산과 같은 
종류가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합니다. 
巖頭曰。암두(巖頭)스님께서는 
卻物上。逐物下。 '경계를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고, 
경계를 쫓는 것은 좋지 못하다.' 하였으며 
又曰。또 말하되, 
大統綱宗。要須識句。 '큰 주류를 이루는 종지(宗旨)는 
반드시 구(句)를 알아야 되는데 
是句。어떤 것이 구(句)인가? 
百不思時喚作正句。온갖 것을 사량하지 않을 때를 
정구(正句)라고 하고, 
亦云居頂。또 거정(居頂)이라고도 하고, 
亦云得住。득주(得住)라고도 하고, 
亦云歷歷。역역(歷歷)이라고도 하고, 
亦云惺惺。성성(惺惺)이라고도 하며, 
亦云恁時。또 이러한 때(恁麽時)라고 한다.' 하였으니
將恁時等破一切是非。마침내 이러한 때라야 
모든 시비(是非)를 똑같이 파할 것이라 
纔恁便不恁이러한 것이 곧 그리되지 않는 것입니다.
是句亦鏟。옳은 글귀도 깎아버리고 
非句亦鏟。그른 글귀도 깎아버려서  
如一團火相似。마치 한 덩어리 불처럼 
觸著便燒。닿으면 곧 태워버린다면 
有甚向傍處。어디에 기댈 곳이 있으리까? 
今時士大夫。지금의 사대부들은  
多以思量計較窟宅。대개가 사량과 계교로 은신처를 삼고 
聞恁說話。이러한 말을 들으면 
便道莫落空否。곧 '공(空)에 떨어지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라고 말하니 
似舟未翻先自跳下水去。비유컨대 배가 뒤집히기도 전에 
스스로 먼저 물에 뛰어드는 것과 같아서    
此深可憐愍。이것이 참으로 연민스럽다 하리다. 
近至江西見呂居仁。근래 강서(江西)에 이르러 
여거인(呂居仁)을 만났더니 
居仁留心此段因緣甚久。거인은 이 단계의 인연에 
마음을 둔 것이 심히 오래되었으나 
亦深有此病。또한 그 병도 깊어 있더이다. 
渠豈不是聰明。그가 어찌 총명하지 않으리오만  
宗杲嘗問之曰。내가 일찍이 그에게 묻기를, 
公怕落空。 '그대가 공(空)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는데 
能知怕者是空耶。두려움을 아는 것은 공(空)한가, 
是不空耶。試道看。공하지 않는가? 한번 말해보시오.' 하였더니 
渠佇思欲計較祗對。그가 머뭇거리며 생각하여 
계교로만 대답하려 하기에 
當時便與一喝。그때 문득 할(喝)을 하였더니  
至今茫然。지금까지도 망연하여 
討巴鼻不著。근거[巴鼻]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此蓋以求悟證之心。이것은 모두 깨달아 증득하려는 마음을 
在前頓放。앞에서 문득 놓아버려서 
自作障難。스스로 장애의 어려움을 만드는 것이지  
非干別事。다른 것이 아닙니다. 
公試如此做工夫。그대가 시험삼아 이렇게 공부하여 
日久月深。일구월심(日久月深)하면 
自然築著磕著。자연히 축착개착(築著磕著)할 것입니다.
若欲將心待悟만약 마음으로 깨닫기를 기대하거나 
將心待休歇。마음이 쉬어지기를 기대한다면 
下參。지금부터 참구하여 
到彌勒下生。미륵불이 하생하실 때까지 해도 
亦不能得悟。깨달을 수 없을 것이요 
亦不能得休歇。또한 쉬어지지도 않을 것이며, 
轉加迷悶耳。점점 더 미혹하고 답답해질 뿐입니다.
平田和曰。평전(平田)화상은 
神光不昧。 '신광(神光)은 혼매하지 않은  
萬古徽猷。만고(萬古)에 표상이 되는 이치이니,
入此門來。이 문에 들어가는 데에는
莫存知解。알음알이[知解]를 두지 말라.' 하시고, 
又古德曰。또 고덕이 이르시되, 
此事不可以有心求。 '이 일은 유심(有心)으로 구할 수 없고, 
不可以無心得。무심(無心)으로도 얻을 수 없으며, 
不可以語言造。말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不可以寂默通。고요함으로도 통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此是第一等入泥入水。이것이 진흙에 들어가고 물에 들어가는 데에 
老婆說話。제일가는 노파심의 설화(說話)이건만 
往往參禪人。종종 참선하는 사람들은 
只恁念過。다만 그렇게 생각만 하고 지나쳐 
殊不子細。看是甚道理。특별히 이것이 어떤 도리인지 
자세히 살피지 않습니다. 
若是箇有筋骨底。만약에 근본이 있는 이라면 
聊聞著。들은 것에 힘입어 들춰내서 
直下將金剛王寶劍。곧바로 금강보검으로 
一截截斷此四路葛藤。한번에 베어 이 네 갈래 갈등을 
잘라 끊어버린다면 
則生死路頭亦斷。곧 생사의 길머리도 끊어지고, 
凡聖路頭亦斷。범부와 성인의 길머리도 끊어지며, 
計較思量亦斷。계교와 사량도 끊어지고, 
得失是非亦斷。득실(得失)과 시비(是非)도 끊어져서
當人跟下。그 사람의 발꿈치 밑에서 
淨裸裸赤灑灑沒可把。정라라 적려려하게 다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니 
豈不快哉。豈不暢哉。어찌 통쾌하지 않을 것이며,
어찌 후련하지 않겠습니까?
不見。보지 못했습니까?
昔日灌谿和初參臨濟。옛날에 관계(灌谿)화상이 
처음 임제(臨濟)선사를 참례했을 때 
濟見來便下繩床。임제선사가 그가 오는 것을 보고 
곧 법상에서 내려와 
驀胸擒住。갑자기 멱살을 잡으니 
灌谿便云。領領。관계화상이 곧 
 '알았습니다, 알았읍니다.' 하자, 
濟知其已徹。임제선사가 그가 이미 깨달았음을 아시고 
即便推出。곧 밀쳐내고 
更無言句與之商量。다시 무언구(無言句)를 주어 
헤아려 보게[商量]하니 
當恁時。이러한 때를 당하여 
灌谿如何思量計較祗對得。관계화상이 어찌 사량과 계교로
대할 수 있었으리오? 
古來幸有如此牓樣。예로부터 다행히 이러한 본보기가 있지만  
如今人總不將事。지금 사람들은 모두가 
그것으로 일을 삼지 않고  
麤心。다만 거칠은 마음[麤心]으로만 여깁니다. 
灌谿當初若有一點관계화상이 당초에 조금이라도 
待悟待證待休歇底心在前時。깨달아 증득하고 쉬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앞에 있었다면 
莫道被擒住便悟。 '멱살 잡히고 문득 깨달았다.'고 
말해서는 안될 것이니,  
便是縛卻手곧 손발을 묶고 
遶四天下拖一遭。사천하를 한 바퀴 돌아치더라도 
也不能得悟。깨달을 수 없고
也不能得休歇。쉬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尋常計較安排底是識情。늘 궁리하는 계교나 안배(安排)가  
바로 식정(識情)이요,
隨生死遷流底亦是識情。생사를 따라 흐르는 것도 식정이며,
怕怖惶底亦是識情。두려워하는 것도 식정이건만 
而今參學之人。不知是病。지금에 배우는 이들은 이 병을 알지 못하고 
只管在裏許。頭出頭沒。다만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는데 
中所謂隨識而行不隨智。교법에서 이른 바 식(識)을 쫓아 행하고
지혜를 쫓지 않은 것이라 
以故昧卻本地風光本來面目。그 때문에 본지풍광(本地風光)과 
본래면목(本來面目)이 어두어진 것이니, 
若或一時放得下。百不思量計較。혹 한 때라도 
온갖 사량 계교를 내려 놓아버리고   
忽然失腳蹋著鼻孔。문득 다리를 헛디뎌 콧구멍[鼻孔]을 밟으면 
即此識情。便是空妙智。이 식정이 문득 진공묘지(空妙智)인 것이라 
更無別智可得。다시 달리 얻을 지혜가 없는 것이며
若別有所得。別有所證。만약 달리 얻을 것이나 증득할 것이 있다면 
則又卻不是也。오히려 옳지 못할 것이니, 
如人迷時喚東作西。마치 어떤 사람이 혼미해 있을 때는 
동쪽이 서쪽이었다가 
及至悟時即西便是東。깨어났을 때에 이르러서는 서쪽이 동쪽이어서 
無別有東。달리 동쪽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空妙智。與太虛空齊壽。이 진공묘지는 태허공과 수명이 같거니  
只這太虛空中。다만 이 태허공 가운데 
還有一物礙得他否。어느 한 물건이 있어 장애하리오?
雖不受一物礙。비록 한 물건의 장애도 받지 않을 뿐더러   
而不妨諸物於空中往來。허공에 오가는 모든 물건을 
방해하지도 않으니   
空妙智亦然。이 진공묘지도 역시 그러하여 
生死凡聖垢染。생사와 범성(凡聖)과 번뇌가 
著一點不得。한 점 붙을 수 없습니다. 
雖著不得。비록 붙을 수 없으나 
而不礙生死凡聖於中往來。생사와 범성이 그 가운데 오고 감을 
장애하지 않으니  
如此信得及見得徹。이와 같이 믿고 꿰뚫어 본다면 
方是箇出生入死得大自在底漢。바야흐로 이것이 나고 죽음에 
대자재(大自在)를 얻은 사람이리다. 
始與趙州放下著雲門須彌山。비로소 조주(趙州)의 방하착과 
운문(雲門)의 수미산에 
有少分相應。약간의 상응함이 있으려니와 
若信不及放不下。만약 믿어지지 않아서 놓지 못한다면 
卻請擔取一座須彌山。오히려 청컨대 한 덩이 수미산을 짊어지고 
到處行。遇明眼人。도처를 행각(行脚)하다가  
눈 밝은 사람을 만나거든 
分明似。一笑。분명히 이것을 물어보십시요. 
일소(一笑)로다.
又。(3) 다른 답서 ③
老龐云。방(龐)거사가 말씀하기를, 
但願空諸所有。 '다만 가진 모든 것을 비우고 
切勿實諸所無。없는 것을 절대 채우지 말라.' 하셨으니, 
只了得這兩句。다만 이 두 구절을 깨달으면 
一生參學事畢。일생참학(一生參學)의 일을 마치게 되리다. 
今時有一種剃頭外道。오늘날 한 무리 머리 깎은 외도가 
自眼不明。자기 안목(眼目)도 밝지 못하면서 
只管人死狙地休去歇去。다만 사람들에게 ‘죽은 늑대[獦狚]처럼 
쉬고 또 쉬어라.’고 가르치니 
若如此休歇。만약 이와 같이 쉰다면  
到千佛出世。천불(千佛)이 세상에 오신다 해도 
也休歇不得。쉬어질 수 없고 
轉使心頭迷悶耳。점점 마음을 미민(迷悶)하게 할뿐이며, 
人隨緣管帶忘情默照。또 사람들에게 ‘인연따라 관대(管帶)하여
정(情)을 잊고 묵묵히 비추라.'고 가르치지만
照來照去帶來帶去。비추어 오고 비추어 가며, 
간직해 오고 간직해 가도  
轉加迷悶無有了期。점점 더욱 미민해져서  
마칠 기약이 없으리라. 
殊失祖師方便。특히 조사의 방편을 떠나 
錯指示人。사람들을 그릇되게 지시하여 
人一向虛生浪死。한결같이 헛되이 태어나 덧없이 죽게 하고,
人是事莫管。다시 '그런 일에 간여하지 말고 
但只恁歇去。다만 이렇게 쉬어가서 
歇得來情念不生。쉼이 얻어지면 정념(情念)이 생기지 않으며, 
到恁時。이러한 때에 이르러서는 
不是冥然無知。깜깜하거나 무지(無知)하지 않으리니 
直是惺惺歷歷。이것이 곧 성성력력(惺惺歷歷)이다.'고 가르치니,
這般底更是毒害。이러한 것들이 다시 해독(害毒)인지라 
瞎卻人眼。不是小事。사람의 눈을 멀게 하니 작은 일이 아닙니다. 
雲門尋常見此輩。나(雲門)는 평소에 이런 무리를 보면  
不把做人看待。기대할 만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自眼不明。그는 기왕 자기의 안목이 밝지 못한지라 
只管將冊子上語。다만 책에 있는 말을 가져다  
依樣人。그 틀에 의지해 사람들을 가르치니,
這箇作得。이것으로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若信著這般底。이런 사람을 믿어서는 
永劫參不得。영겁(永劫)을 참구해도 얻을 수 없으리다.
雲門尋常。不是不人坐禪나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좌선하되 
向靜處做工夫。고요한 곳에서 공부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此是應病與藥。그것은 병따라 약을 쓰는 것이요
實無恁指示人處。실로 사람들에게 그렇게 지시한 곳은 없습니다.
不見黃檗和云。보지 못했습니까? 황벽화상께서 말씀하기를,
我此禪宗。從上相承以來。 '우리 이 선종은 위로부터 이어내려온 이래 
不曾人求知求解。일찍이 사람들에게 지식이나 이해를 
구하지 말라 가르치고  
只云學道。다만 도를 배우라 하였다.' 하셨으니 
早是接引之辭。일찍이 사람을 이끌려는 말씀이었으나 
然道亦不可學。도라는 것이 또한 배울 수 없는 것이라 
情存學道。卻成迷道。도를 배우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도리어 도에 미혹하게 되리이다.   
道無方所。名大乘心。도에는 방소가 없으니   
대승심(大乘心)이라 하거니와 
此心不在內外中間。이 마음은 안이나 밖에 있지않고  
중간에도 있지 않아서   
實無方所。진실로 방소가 없습니다.
第一不得作知解。제일가는 것은 알음알이를 짓지 않는 것이라  
只是說汝而今情量處道。다만 그대에게 말하노니 
지금 마음의 사량처를 도로 삼아    
情量若盡心無方所。마음의 사량이 다해지고   
마음에 방소도 없어지면   
此道天本無名字。이것이 본래의 이름 없는 천진한 도이거니와,   
世人不識迷在情中。다만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해 
마음속에 미혹이 있으니 
所以諸佛出來。說破此事。그런 까닭에 제불(諸佛)이 출현하시어 
이 일을 설파하시고,  
恐爾不了。權立道名。그들이 알지 못할까 염려하시어   
방편으로 도라는 이름을 세우신 것이니  
不可守名而生解也。이름에 집착하여 
알음알이를 내서는 안될 것입니다. 
前來所說。앞서 말한 바  
瞎眼漢。錯指示人。눈먼 놈들이 사람들에게 잘못 가르쳐 준 것들은 
皆是認魚目作明殊。모두가 생선 눈깔을 진주라 하는 것이요, 
守名而生解者。이름에 집착하여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리다. 
人管帶。사람들에게 살펴 간직하라[管帶] 가르치니   
此是守目前鑑覺이것은 눈앞의 인식대상[鑑覺]에 집착하여 
而生解者。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 
人硬休去歇去。사람들에게 굳이 쉬어가고 쉬어가라 하는 것은
此是守忘懷空寂。감정을 떠난 공적(空寂)에 집착하여 
而生解者。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 
歇到無覺無知。쉼이 각(覺)도 지(知)도 없어지기에 이르면 
如土木瓦石相似。마치 토목(土木)이나 와석(瓦石) 같으련만  
當恁時。이러한 지경에도   
不是冥然無知。이것이 깜깜한 무지(無知)이거나 
又是錯認方便解縛語。또 방편으로 속박을 푸는 것을 
오인한 말이 아니다 하여
而生解者。알음알이를 내며,
人隨緣照顧。사람들에게 인연 따라 비추어 보라 가르치고  
惡覺現前。나쁜 각(覺)이 나타나지 말게 하라 가르치니,
這箇又是認著髑髏情識。이것은 또 촉루정식(髑髏情識)을 인식하고 집착하여 
而生解者。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
人但放曠任其自在사람들에게 '그저 놓아버리고 자유롭게 맡겨서 
莫管生心動念。생기는 마음 움직이는 생각에 개의치 말라. 
念起念滅本無實體。생각이 일어나고 멸하는 것이 본래 실체가 없다.
若執實。則生死心生矣。만일 집착하여 실체라 한다면 
곧 생사의 마음이 생긴다.'고 가르치니 
這箇又是守自然體究竟法。이것은 또 자연의 실체를 구경법을 삼아 
而生解者。알음알이를 내는 것입니다. 
如上諸病。非干學道人事。위와 같은 모든 병은 
모든 배우는 이들의 탓이 아니라
皆由瞎眼宗師錯指示耳。다 눈먼 종사(宗師)의 그릇된 가르침에 
연유한 것일 따름입니다.
既清淨自居。그대가 기왕 청정히 머물러 
存一片實堅固向道之心。도를 향한 한 조각 
진실하고 견고한 마음이 있다면 
莫管工夫純一不純一。공부가 순일하고 순일하지 못함에 개의치 말고 
但莫於古人言句上다만 옛 사람들의 언구(言句) 위에서 
只管如疊塔子相似。다만 탑을 쌓듯이  
一層了又一層。한 층 또 한 층 쌓아 올려야 할 것이요, 
枉用工夫無有了期。잘못 공부하면 마칠 기약이 없을 것이며,
但只存心於一處。오로지 한 곳에다 마음을 두면 
無有不得底。얻지 못할 것이 없으리니 
時節因緣到來。시절인연이 도래하면 
自然築著磕著。자연히 축착개착(築著磕著)하여 
噴地省去耳。분지성거(噴地省去)할 뿐이리이다.
不起一念。還有過也無。 '한 생각 일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허물이 어떤 허물이 없겠습니까?'
云須彌山。 '수미산이다.'
一物不將來時如何。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云放下著。 '방하착이니라.'
這裏疑不破。여기에 의심이 깨지지 않거든 
只在這裏參。다만 이 자리에서 참구할지언정 
更不必自生枝葉也。다시 스스로 지엽(枝葉)을 내지 말 것이니, 
若信得雲門及。만약 나를 믿는다면 
但恁參。다만 이렇게 참구할지언정  
別無佛法指示人。달리 사람에게 가르쳐 줄 불법이 없을 것이요,
若信不及。나를 믿지 못한다면 
一任江北江南問王老。강북이나 강북을 다니며 선지식에게 물어
一狐疑了一狐疑。한 번 의심하고 또 한 번 의심하기를 
일임하리이다.
又。(4) 다른 답서 ④
細讀來書。乃知。보내온 서신을 읽고 이내 알았는데
四威儀中無時間斷。행주좌와에 끊기는 일 없이 
公冗所奪。공무에 빼앗기지 않고 
於急流中常自猛省。급류 속을 스스로 맹렬히 살펴서
殊不放逸。달리 방일하지 않고 
道心愈久愈堅固。도의 마음이 오랠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하니
深愜鄙懷。비루한 마음에 심히 흡족합니다.
然世間塵勞。如火熾然。그러나 세간의 진로(塵勞)는 
불처럼 활활 타오르니 
何時是了。어느 때 끝나겠습니까?
正在鬧中。정히 소란스러운 가운데서도 
不得忘卻竹椅蒲團上事。댓자리 창포방석 위의 일을 망각하지 말고 
平昔留心靜勝處。평소에 마음을 고요하고 수승한 곳에 두어 
正要鬧中用。정히 소란한 가운데서 써야 하리다.
若鬧中不得力。만일 소란한 가운데서 힘을 얻지 못한다면 
卻似不曾在靜中做工夫一般。도리어 고요한 가운데 
공부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承有前緣駁雜받아보니 예전의 인연이 얽히고 설켜서 
今受此報之歎。지금 이런 과보를 받는다고 한탄한다 하니
獨不敢聞命。이것만은 감당치 못하겠습니다.
若動此念。則障道矣。그런 생각을 한다면 곧 도를 장애할 것입니다.
古德云。옛 큰 스님께서 
隨流認得性。 '흐름을 따르더라도 성품을 안다면 
無喜亦無憂。기뻐할 것도 근심할 것도 없다.' 하시고,
淨名云。유마거사[淨名]는 
譬如高原陸地不生蓮華。 '마치 고원이나 육지에서는 연꽃이 피지 않고 
卑濕淤泥乃生此華。비습(卑濕)한 진흙이라야 
이 꽃이 나는 것과 같다.' 하시며,
老胡示。부처님께서는 
如不守自性。 '진여(眞如)는 자성을 고수하지 않고 
隨緣成就一切事法。인연 따라 일체사법(一切事法)을 성취한다.' 하시고 
又云。또 말씀하시기를, 
隨緣赴感靡不周。 '인연 따라 두루 감응(感應)하지 않음이 없되  
而常處此。菩提座。항상 이 보리좌에 있다.'고 하셨거늘  
豈欺人哉。어찌 사람을 속이리요? 
若以靜處是。만약 고요한 곳으로 옳은 것을 삼고 
鬧處非。소란한 곳으로 그른 것을 삼는다면 
則是壞世間相。이것이 곧 세간상(世間相)을 부수고 
而求實相。실상(實相)을 찾는 것이요, 
離生滅而求寂滅。생멸(生滅)을 떠나 적멸(寂滅)을 구하는 것이며,   
好靜惡鬧時正好著力。고요함을 좋아하고 소란함을 미워할 때가 
정히 힘쓰기 좋을 것이라  
驀然鬧裏撞翻靜時消息。문득 소란한 속을 쳐서  
고요할 때의 소식으로 바꿀 수 있다면 
其力能勝竹椅蒲團上千萬億倍。그 힘이 댓자리 청포방석에 앚아 좌선하는 것보다 
천만억배 더 수승할 것이니, 
但相聽。決不相誤。따르기만 한다면 결코 그르치지 않으리이다.
又承。또 받아보니 
以老龐兩句。방거사의 두 구절로 
行住坐臥之銘箴。행주좌와에 새겨 경계할 것으로 삼는다 하니 
善不可加。더할 수 없이 좋습니다.
若正鬧時生厭惡。만약 정히 소란한 때를 싫어한다면  
則乃是自擾其心耳。마침내 이것은 자기 마음을 괴롭힐 뿐이니, 
若動念時只以老龐兩句提撕。만약 생각이 흔들릴 때  
다만 방거사의 두 구절로 떨쳐내면  
便是熱時一服涼散也。곧 더울 때에 청량산 하나 먹은 것 같으리다. 
公具決定信。是大智慧人。그대는 결정한 믿음을 깆추었으니 
큰 지혜인이요,
久做靜中工夫。오랫동안 고요한 가운데서 공부하였으니 
方敢說這般話。마침내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라 
於他人分上則不可。다른 사람의 처지에서는 불가한 것이리다. 
若向業識茫茫增上慢人前如此說。만약 업식(業識)이 망망한 
증상만인(增上慢人)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乃是添他惡業擔子。그에게 또 다른 악업의 짐만 더할 것입니다. 
禪門種種病痛。선문(禪門)의 갖가지 병통은 
已具前書。이미 앞에서 말씀드렸거니와 
不識。曾子細理會否。모르겠습니다만 
진작에 자세한 이치를 아시지 않았습니까?
又。(5) 다른 답서 ⑤
承諭。서한을 받아보니,
外息諸緣。內心無喘。밖으로 모든 반연을 쉬어버리고 
안으로 마음에 조급함이 없어야 
可以入道。是方便門。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곧 방편문인 것이라   
借方便門以入道則可。방편문을 빌려 
도에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나 
守方便而不捨則病。방편을 고수하여 버리지 못하면 
병이 된다고 하셨는데 
誠如來語。진실로 그 말과 같습니다. 
山野讀之不勝歡喜。내가 그것을 읽고 기쁨을 이기지 못해 
踊躍之至。춤을 출 지경이었습니다.
今諸方漆桶輩。지금 제방의 칠통(漆桶) 같은 무리들은 
守方便而不捨。방편만을 고수하여 버리지 못하고 
以實法指示人。진실한 법이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치니
以故瞎人眼不少。그 때문에 눈을 멀게 하는 일이 적지 않기에 
所以山野作辯邪正說以救之。그래서 나는 변사정설(辯邪正說)을 지어 
그들을 구제하였는데,
近世魔彊法弱。근세에는 마군은 강하고 법은 약하니  
以湛入合湛究竟者。맑은 것으로 맑은 데 합하여 들어가는 것으로
구경을 삼는 이들이 
不可勝數。헤아릴 수 없이 많고,
守方便不捨宗師者。방편을 고수하고 버리지 않는 것으로  
종사 노릇을 하는 자들도 
如麻似粟。삼대 같고 좁쌀 같이 많습니다.
山野近嘗與衲子輩。나는 요즈음 시험삼아 납자들과 함께 
此兩段。이 두 문제를 거론해 보았더니   
正如來書所說。不差一字。보내온 서신에서 말한 바와 똑 같아서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非左右留心般若中念念不間斷。좌우간에 마음이 반야 가운데서 
생각생각 간단없이 머문 것이 아니라면 
則不能洞曉從上諸聖諸異方便也。위로부터의 모든 성인마다 다른 여러 방편을
환히 꿰뚫어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公已捉著杷柄矣。그대는 이미 칼자루를 잡았으니 
得杷柄在手。기왕 칼자루가 손에 있는데 
何慮不捨方便門而入道耶。어찌하여 방편문을 버려서  
도에 들어가지 못할까를 염려하리요?
但只如此做工夫。다만 이렇게 공부하고, 
看經教并古人語錄。경전의 가르침과 고인의 어록에서  
種種差別言句。갖가지로 차별한 언구(言句)를 살피거나 하여
亦只如此做工夫。또 다만 이렇게 공부하고, 
如須彌山。放下著。수미산이나 방하착, 
狗子無佛性話。竹篦子話。 '개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나
 '죽비자(竹篦子)' 화두나
一口吸盡西江水話。 '양자강 물을 한 입에 다 마셔버린다'는 화두나
庭前柏樹子話。 '뜰 앞의 잣나무'라는 화두와 같이 
亦只如此做工夫。또 다만 이렇게 공부하여  
更不得別生異解달리 다른 견해를 내거나 
別求道理別作伎倆也。달리 도리(道理)를 구하거나 
달리 재주를 부리지 마십시요.
公能向急流中。그대가 능히 급류 속을 향해 
時時自如此提掇。수시로 자신을 이와 같이 이끌어 가는데도
道業若不成就。도업(道業)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則佛法無靈驗矣。불법에 영험이 없다는 것이리니, 
記取記取。기억하고 기억하십시요.
承夜夢焚香入山僧之室甚從容。서한을 받아보니,  '꿈에 분향하려고 
내 방에 들어갔더니 몹씨 조용했다' 하였는데
切不得作夢會。절대 꿈이라고 여기지 말고 
須知是入室。모름지기 진실로 방에 들어간 것으로 아십시요.
不見舍利弗問須菩提。보지 못했습니까? 
夢中說六波羅蜜。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묻기를,
與覺時同別。 '꿈 속에서 육바라밀을 설한 것이 
須菩提云。깨어났을 때와 같습니까, 다릅니까?' 하자 
此義幽深。吾不能說。 '이 이치는 심히 깊어서 나는 설명할 수 없다.
此會有彌勒大士。이 회상에 미륵보살이 계시니 
汝往彼問。咄漏逗不少。그대는 가서 그 분께 여쭈어 보라.' 하였으니,
쯧! 발뺌이 적지 않습니다.
雪竇云。설두(雪竇)스님이 말씀하시기를,
當時若不放過。 '당시에 지나치지 말고 
隨後與一뒤에서 한 방 질러서 
誰名彌勒。누가 미륵이라 이름을 붙이고 
誰是彌勒者。누가 미륵인고? 하였더라면  
便見冰消瓦解。얼음 녹듯 무너짐[氷銷瓦解]을 보았으리라.' 하였으니
咄雪竇亦漏逗不少。쯧! 설두스님도 발뺌이 적지 않습니다.
或有人問。혹 어떤 사람이 묻기를,
只如曾待制夜夢入雲門之室。 '그렇게 증시랑이 꿈에 스님 방에 들어갔다면 
且道。與覺時同別。말해보십시요. 깨어났을 때와 
같습니까, 다릅니까?' 한다면 
雲門即向他道。나는 곧 그에게 말할 것입니다.
誰是入室者。 '누가 방에 들어간 자이고 
誰是入室者。누가 방에 들어간 자라고 하며,
誰是作夢者。누가 꿈을 꾼 자이고
誰是說夢者。누가 꿈을 얘기하는 자이며,  
誰是不作夢會者。누가 꿈 꾼지 모르는 자이고
誰是入室者。누가 진실로 방에 들어간 자인가?'
咄亦漏逗不少。쯧! 이 또한 발뺌이 적지 않습니다.
又。(6) 다른 답서 ⑥
來書細讀數過。보내온 서한을 수차례 자세히 읽고 나서  
足見辦鐵石心立決定志철석같은 마음으로 
결정한 뜻 세운 것을 충분히 알았기에 
不肯草草。소홀히 하지 못하겠습니다. 
但只如此崖。다만 이러한 경지에서 
到臘月三十日。납월 30일에 이르면 
亦能與閻家老子廝抵。염라대왕과 겨루어볼 수 있으리니, 
更休說豁開頂門眼。다시 정수리 문의 눈을 활짝 열고 
握金剛王寶劍。금강보검을 잡아 
坐毘盧頂上也。비로자나불 머리 위에 앉는다고 말하지 마십시요.
宗杲嘗謂方外道友曰。내가 일찍이 세간의 도우(道友)들에게 이르기를 
今時學道之士。요즘 도 배우는 선비들은 
只求速效。不知錯了也。단지 빠른 효험만을 구하고 
잘못된 것은 알지 못한다 하였더니 
卻謂。無事省緣。도리어 말하기를, '일없이 인연을 줄이고 
靜坐體究。고요히 앉아 참구하면서 
空過時光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不如看幾卷經。念幾聲佛。몇 권의 경전을 보고 염불하고 
佛前多禮幾拜。부처님 전에 수없이 예배를 하고 
懺悔平生所作底罪過。평생 지은 죄과를 참회하여 
要免閻家老子手中鐵棒。염라대왕이 손에 쥔 철방망이를 
면하는 것만 못하다'고 하니
此是愚人所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짓입니다.
而今道家者流。요즘 도가의 사람들은 
全以妄想心。온전히 망상심으로 
想日精月華。해의 정수(精粹)와 달빛을 상상하고  
霞服氣。노을을 삼키고 기운을 마셔서 
能留形住世。오히려 몸을 오래 지탱할 수도 있고 
不被寒暑所逼。추위와 더위의 핍박을 당하지도 않는다는데 
況回此心此念。하물며 이 마음 이 생각을 돌이켜 
全在般若中耶。온전히 반야 가운데 있는 것이리요?
先聖明明有言。선대의 성인이 분명히 밝히신 말씀에 
如太末蟲。處處皆泊。 '비유하자면 마치 파리[太末蟲]가 
곳곳마다 다 붙을 수 있으나 
唯不能泊於火焰之上。오직 불꽃 위에는 붙을 수 없듯이 
眾生亦爾。處處能緣。중생도 그러하여 처처에 반연할 수 있으나
唯不能緣於般若之上。오직 반야의 위에는 반연할 수 없다.' 하였습니다.
苟念念不退初心。바라건대 생각생각 초심에서 물러나지 말고
把自家心識緣世間塵勞底。자기의 심식(心識)이 세간의 진로(塵勞)에 
반연하는 것을 붙잡아 
回來抵在般若上。반야의 위로 돌아와 있게 하면 
雖今生打未徹。비록 금생에 때려 꿰뚫지 못하더라도 
臨命終時。목숨을 마칠 때에는 
定不惡業所牽流落惡道。결정코 악업에 끌려다니거나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來生出頭。내생에 태어나면 
隨我今生願力。내 금생의 원력에 따라 
定在般若中。現成受用。반드시 반야 가운데서 수용(受用)해 보일 것이니,
此是決定底事。無可疑者。이는 결정한 일이요, 의심할 것이 없습니다.
眾生界中事不著學。중생계의 일이 배움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無始時來習得熟。무시이래로 습득하여 익혀지고 
路頭亦熟。앞으로도 익혀질 것이라 
自然取之左右逢其原。자연히 취해져서 좌우간에 그 근원을 만날 것이니
須著撥置。모름지기 제쳐두십시요.
出世間學般若心。출세간의 반야를 배우려는 마음은 
無始時來背違。무시이래로 등져 거슬러왔기에 
乍聞知識說著。선지식의 말씀을 들어도 
自然理會不得。자연히 이치를 알지 못할 것입니다.
須著立決定志與之作頭抵。결정한 뜻을 세우고 아울러 으뜸을 삼아서 
決不兩立。결코 양립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此處若入得深。이 곳(반야)에 깊이 들어가면 
彼處不著排遣。저 곳(세속)의 일을 굳이 배척하지 않더라도 
諸魔外道自然竄伏矣。모든 마구니와 외도들은 자연히 항복할 것이며, 
生處放熟。 '생소한 것(반야)은 무르익게 하고 
熟處放生。무르익은 것(세속사)은 생소하게 하라.' 함이
此也。이것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日用做工夫處。捉著杷柄。일상 속에서 공부하는 일에 칼자루를 잡아서 
漸覺省力時。점차 힘이 덜어지는 것을 느낄 때
便是得力處也。이것이 곧 힘을 얻은 것입니다.
答李參政(漢老)2. 이참정(參政) 한로(漢老)에의 답서 
○(問書附)  ○(이참정이 물어온 서한 ①)
近扣籌室。제가 근래 조실스님을 찾아뵙고 
伏蒙激發蒙滯。답답하게 막힌 것을 뚫어주시니 
忽有省入。홀연히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顧惟。根識暗鈍。돌이켜 생각해 보니 근식(根識)이 암둔하여
平生學解盡落情見。평생 배워 안 것이 다 정견(情見)에 떨어져 
一取一捨。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리고 하는 것이 
如衣壞絮行草棘中適自纏繞。떨어진 솜옷을 입고 가시풀 속을 다니는 것처럼 
저절로 친친 휘감겨 있더니 
今一笑頓釋。欣幸可量。한 번의 웃음으로 이제 문득 풀려버렸으니,
기쁘고 다행스러움을 헤아리기나 하겠습니까?
非大宗匠委曲垂慈。대종장(大宗匠)께서 내리신 
소상한 자비가 아니었다면 
何以致此。어찌 여기에 이르렀겠습니까?
自到城中。著衣喫飯。성으로 돌아와 옷 입고 밥 먹고 
抱子弄孫。色色仍舊。아들을 안고 손자와 희롱하는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이지만 
亡拘滯之情。얽매인 정은 이미 없어지고 
亦不作奇特之想。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고 
其餘夙習舊障。그 밖에 숙세의 습기나 업장도 
亦稍輕微。차츰 경미해졌습니다.
臨別叮嚀之語。떠나 올 때 간곡히 일러주신 말씀은 
不敢忘也。重念。감히 잊을 수가 없어서 거듭 생각해 보니 
始得入門。비로소 입문은 했으나
而大法未明。큰 법을 아직 밝히지 못하여 
應機接物觸事未能無礙。기틀에 따라 사물을 접하고 일에 대처함이 
아직 무애하지 못합니다.
更望有以提誨。다시 바라옵건대 가르침으로 이끄시어 
使卒有所至。저로 하여금 이르는 바가 있게 해 주신다면 
庶無玷於法席矣。법석에 욕됨이 없게 하겠나이다.
(7) 이참정의 질문에 대한 답서 ①
示諭。自到城中。알려주시기를, 스스로 성으로 돌아와 
著衣喫飯。抱子弄孫。옷 입고 밥 먹고 아들 안고 손자 희롱하는
色色仍舊。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이지만 
亡拘滯之情。얽매인 정은 이미 없어지고 
亦不作奇特之想。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고 
宿習舊障亦稍輕微。그 밖에 숙세의 습기나 업장도 
차츰 경미해졌노라  
三復斯語。歡喜躍躍。세 번을 거듭 말하니, 뛸듯이 기뻤습니다. 
此乃學佛之驗也。이것이야말로 불교를 배운 효험입니다.
儻非過量大人於一笑中百了千當。만일 역량이 넘친 대인이 한 번의 웃음에서 
백을 알고 천을 당해내는 것이 아니라면
則不能知吾家果有不傳之妙。우리 불가(佛家)에 진정으로 전하지 못하는 
묘리(妙理)가 있음을 알 수 없었을 것이며,
若不爾者。만일 그렇지 않다면 
疑怒二字法門。의(疑)와 노(怒)의 두 글자 법문은 
盡未來際終不能壞。미래세가 다하더라도 끝내 깨뜨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使太虛空雲門口。태허공으로 내 입을 삼고 
草木瓦石皆放光明助說道理。초목과 와석이 다 광명을 발하여 
도리를 도와 설하더라도 
亦不柰何。어쩌지 못했을 것이며,
方信此段因緣不可傳不可學。이런 정도의 인연은 
전할 수도 배울 수도 없으며, 
須是自證自悟모름지기 스스로 증득하고 스스로 깨닫고
自肯自休方始徹頭。스스로 수긍하고 스스로 쉬어야만 
비로소 핵심을 꿰뚫 수 있음을 믿게 될 것입니다.
公今一笑。頓亡所得。공은 이제 한 번의 웃음에 
그간 얻은 것을 몰록 잊었으니 
夫復何言。대저 다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黃面老子曰。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不取眾生所言說。"중생들이 말하는 모든 유위의 
一切有虛妄事。허망한 일을 취하지 말고, 
雖復不依言語道。다시 언어의 길에도 의지하지 말며
亦復不著無言說。또한 말이 없는 데에도 집착하지 말라." 하셨으며,
來書所說。보내온 서신에 의하면, 
亡拘滯之情。기왕에 구체지정이 없어지고 
亦不作奇特之想。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暗與黃面老子所言契合。암암리에 부처님 말씀에 계합합니다. 
即是說者名佛說。이러한 말을 곧 부처님 말씀이라 하고 
離是說者即波旬說。벗어난 말은 곧 파순의 말입니다.
山野平昔有大誓願。나는 평소에 큰 서원을 세우기를, 
寧以此身代一切眾生受地獄苦。 '차라리 이 몸으로 일체중생을 대신하여 
지옥고를 받을 지언정
終不以此口將佛法결코 이 입으로 불법을 가져다 
人情瞎一切人眼。인정(人情)을 삼음으로써 
모든 사람의 눈을 멀게 하지 않겠다.' 하였습니다.
到恁田地。공이 기왕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라  
自知此事不從人得。스스로 이 일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은 것이 아님을 아실 것이니 
但且仍舊更不須問。다만 또 예전대로 하시고 
大法明未明。더는 큰법에 밝고 밝지 못하고, 
應機礙不礙。기틀에 응함에 장애되고 장애되지 않고 
하는 것을 문제 삼지 마십시요.
若作是念。則不仍舊矣。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곧 예전과 같지 않은 것입니다.
承過夏後方可復出。서신을 받아보니, 
여름이 지난 뒤에 다시 나오겠다 하니
甚愜病僧意。나의 뜻에 맞습니다.
若更熱荒馳求不歇。다시 황망히 치달려 구하느라 쉬지 못한다면 
則不相當也。마땅치 않을 것입니다. 
前日見公歡喜之甚。지난날 공의 기쁨이 큰 것을 보았기에 
以故不敢說破。그래서 감히 말하지 않았는데, 
恐傷言語。상처주는 말이 아닐까 염려되어서였습니다.
今歡喜定。지금은 그 기쁨도 이미 진정되었으리니 
方敢指出此事。비로소 감히 그 일을 가르켜 보이겠으나 
極不容易。극히 용이하지 않아서 
須生慚愧始得。모름지기 부끄러운 마음을 내야 옳을 것입니다.
往往利根上智者。가끔 근기가 영리하고 지혜가 뛰어난 사람은 
得之不費力。힘들이지 않고 얻기 때문에
遂生容易心。便不修行。마침내 용이하다는 생각에 
곧 수행하지 않거니와, 
多被目前境界奪將去。대개는 목전의 경계에 빼앗겨버려서 
作主宰不得。주재가 되지 못한 채  
日久月深迷而不返。일구월심 미혹하여 되돌아오지 못합니다.
道力不能勝業力。도의 힘이 업력을 이겨내지 못하니 
魔得其便。마구니가 거기에 편승하여 
魔所攝持。정히 마구니에게 붙들리게 될 것이라 
臨命終時亦不得力。목숨을 마칠 때에도 힘을 얻지 못하리니 
千萬記取。천만 번 기억하십시요.
前日之語。전에 하신 말씀에
理則頓悟乘悟銷。 '이치(理)로는 단박에 깨달을 수 있고 
그 깨달음에 의해 함께 녹아버리겠지만
事則漸除因次第盡。사실(事)로는 단번에 제거되는 것이 아니고  
차례차례 없어진다."고 하셨으니,
行住坐臥切不可忘了。행주좌와에 절대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며,
其餘古人種種差別言句。그밖에 옛 사람의 갖가지 차별한 언구도
皆不可以實。다 진실로 여겨서는 않될 것이지만
然亦不可以虛。그러나 헛된 것이라 여겨서도 아니됩니다.
久久純熟。오래오래 순일하게 무르익으면 
自然默默契自本心矣。자연히 자기의 본심에 묵묵히 계합할 것이니
不必別求殊勝奇特也。달리 수승하고 기특한 것을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昔水潦和於採藤處問馬祖。옛날 수료(水潦)화상이 
등나무 채집하는 곳에서 마조(馬祖)스님께 묻기를,
如何是祖師西來意。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자
祖云。近前來向爾道。마조스님이 말씀하시기를,
 "가까이 오라. 그대에게 말해 주겠다." 하시고,
水潦纔近前。수료 화상이 가까이 오자마자 
馬祖攔胸一蹋蹋倒。마조스님이 가슴을 밀치며 
한 번 발로 차자 채여 넘어졌는데,
水潦不覺起來拍手呵呵大笑。수료화상이 저도 몰래 일어나서 
손뼉을 치면서 '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祖曰。汝見箇甚道理便笑。마조스님 물었다.
 "그대는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갑자기 웃는가?"
水潦曰。百千法門無量妙義。수료화상이 말했다. 
 "백천 가지 법문의 한량없는 묘의(妙義)를
今日於一毛頭上。오늘 한 터럭 끝에서 
盡底識得根源去。근원까지 철저히 알았습니다."
馬祖便不管他。마조스님은 문득 개의치 않으셨다. 
雪峰知鼓山緣熟。설봉(雪峰)스님은 고산(鼓山)스님의 인연이 
성숙하였음을 아시고
一日忽然驀胸擒住曰。하루는 갑자기 그의 가슴을 움켜잡고
是甚 "이것이 무엇인고?" 하시자 
鼓山釋然了悟。고산스님은 환히 밝아져 깨달았는데, 
了心便亡。깨달았다는 마음마저 곧 잊고
唯微笑手搖曳而已。오직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들어 흔들어 보이기만 했다.
雪峰曰。설봉스님이 물었다.
子作道理耶。 "그대는 도리를 지었는가?"
鼓山復搖手曰。고산 스님이 다시 손을 흔들며 말했다. 
何道理之有。화상이시여, 무슨 도리가 있겠습니까? 하자
雪峰便休去。설봉스님은 곧 그만 두었다.
蒙山道明禪師。몽산도명(蒙山道明)선사가 
趁盧行者노(盧) 행자[혜능]를 뒤쫓아 
至大庾嶺奪衣대유령(大庾嶺)에 이르러서
의발(衣)을 빼앗으려 하자 
盧公擲於石上曰。노공이 의발을 바위 위에 던지고 말했다.
此衣表信。 "이 가사는 믿음을 표하는 것인데 
可力爭耶。힘으로 빼앗을 수 있겠습니까?
任公將去。그대가 가져가려면 가져가십시요." 하였다.
之不動。도명선사가 의발을 들어도 움직이지 않자 
乃曰。이내 말했다.
我求法。非也。 "나는 법을 구하러 온 것이지 
의발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
願行者開示。원컨대 행자는 가르침을 주십시요." 하였다.
盧公曰。노공이 말했다.
不思善不思惡 "선도 생각하지 않 악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正當恁時。바로 이러한 때를 당하여 
那箇是上座本來面目。어떤 것이 상좌의 본래면목입니까?"
明當時大悟。通身汗流。도명은 당시에 크게 깨달아 
온 몸에서 땀이 흘렀다.
泣淚作禮曰。눈물을 흘리면서 예배하고 물었다.
上來密語密意外。 "위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비밀스런 말과 비밀스런 뜻 외에 
還更有意旨否。또 다시 어떤 뜻이 있습니까?"
盧公曰。노공이 말했다.
我今汝說者。即非密意。 "내가 지금 그대를 위해서 말한 것은
곧 비밀스러운 뜻이 아닙니다. 
汝若返照自己面目。그대가 만약 자신의 본래면목을 돌아보면 
密卻在汝邊。비밀스러운 뜻은 오히려 그대 가까이 있으나 
我若說得。即不密也。내가 만약 말을 해버리면  
곧 비밀이 아닌 것입니다." 하였다.
以三尊宿三段因緣。세 분 선지식이 세 단계의 인연으로 
較公於一笑中釋然。공이 한번 웃는 가운데
환하게 풀려버린 것과 비교하면 
優劣何如。그 우열이 어떻습니까?
請自斷看청컨대 스스로 판단해 보십시요.
還更別有奇特道理다시 또 다른 기특한 도리가 있습니까?
若更別有。만약 다시 다른 것이 있다면 
則卻似不曾釋然也。도리어 환히 풀린 적이 없는 것과 같으리니
但知作佛。다만 부처 되는 일만 알 뿐 
莫愁佛不解語。부처로서 말 이해 못할까 걱정하지 마십시요.
古來得道之士。예로부터 득도한 선비가 
自己充足。자기가 기왕 충족되면  
推己之餘。應機接物。자기의 남은 것을 헤아리고 
기틀에 대응하여 사물을 접하는 것이 
如明鏡當臺明珠在掌。마치 밝은 거울을 대에 받치거나 
맑은 구슬을 손바닥에 올려 놓으매 
胡來胡現漢來漢現。오랑캐가 오면 오랑캐를 나타내고 
한인이 오면 한인을 나타내지만
非著意也。생각은 깃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若著意則有實法與人矣。만약 생각이 깃든다면 어떤 진실한 법을 
타인에게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公欲大法明應機無滯。공이 큰 법을 밝히고자 한다면 
기틀에 응하여 막힘이 없이 
但且仍舊。不必問人。다만 또 예전과 같이 하면  
사람에게 묻는 일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久久自點頭矣。오래오래 하다보면 스스로 수긍하게 될 것입니다.
臨行面稟之語。떠나실 때 마주하여 일러준 말을  
請書於座右。써서 좌우에 두시기 바랍니다.
此外別無說。縱有說。그밖에 별다른 말은 없고 있더라도 
於公分上盡成剩語矣。공의 본분상에는 다 지나친 말이 될 것입니다.
葛藤太多。姑置是事。말이 너무 많았으니 여기서 이만 마칩니다.
又。  ○(이참정이 물어온 서한 ②)
比蒙誨答。제가 답해주신 그 가르침으로 
備悉深旨。깊은 뜻을 모두 알았습니다. 
自有驗者三。제가 스스로 경험한 세 가지가 있는데
一事無逆順。첫째는 일에 역순(逆順) 없이
隨緣即應。연을 따라 곧 응하되 
不留胸中。가슴 속에 두지 않는 것이요,
二宿習濃厚。둘째는 숙세의 농후한 습기를 
不加排遣。물리쳐 보내려 하지 않아도 
自爾輕微。저절로 그것이 경미해진다는 것이며, 
三古人公案。셋째는 옛 사람의 공안에  
舊所茫然。예전의 망연하기만 하던 것들이 
時復瞥地。어느 때 언뜻보니 
此非自昧者。이것이 제가 몽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前書大法未明之語。앞의 서한에 '큰 법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 말은
蓋恐得少足。대충 적게 얻은 것으로 
만족할까 염려해서였으니, 
當擴而充之。마땅히 넓혀서 충만케 할지언정 
豈別求勝解耶。어찌 달리 더 좋은 이해를 구하겠습니까? 
淨除現流。현재의 번뇌를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  
理則不無。이치가 없지 않은데  
敢不銘佩。어찌 감히 마음에 두고 깊이 새기지 않겠습니까? 
(8) 이참정에의 답서 ②
信後益增瞻仰。서신을 받은 뒤로 
더욱 우러러보게 되었습니다.
不識모르겠습니다.
日來隨緣放曠如意自在否。요즘 인연따라 밝히는 일이 뜻대로 자재하시며,
四威儀中不塵勞所勝否。행주좌와에 번뇌로 시달리지는 않으시며, 
寤寐二邊得一如否。깨어 있고 잠들고의 두 때가 한결같으시며,
於仍舊處無走作否。예전 같은 곳에 분주히 하시는 일은 없으시며,
於生死心不相續否。생사의 마음이 계속되지는 않으십니까?
但盡凡情別無聖解。다만 범부의 정만 다할 뿐 
달리 성스러운 견해는 없습니다.
一笑。공은 이미 한번 웃음에 
豁開正眼。消息頓亡。바른 안목이 활짝 열린 소식도 몰록 잊었으니, 
得力不得力。힘을 얻고 얻지 못하고는
如人水冷煖自知矣。마치 사람이 물을 마심에 
차고 더운 것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然日用之間。그러나 일상생활을 하는 사이에 
當依黃面老子所言。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刳其正性。그것(번뇌)의 바른 성품을 도려내고 
除其助因。그것을 돕는 원인을 제거하여
違其現業。그것의 현재하는 업에서 벗어나야 하리니,
此乃了事漢。이것이 마침내 일 마친 사람의 
無方便中方便。방편없는 가운데 참다운 방편이요,
無修證中修證。닦아 증득할 것이 없는 가운데 
진실로 닦아 증득한 것이며,
無取捨中取捨也。취함과 버림이 없는 가운데 
참된 취함과 버림인 것입니다.
古德云。고덕이 말하기를,
皮膚脫落盡。 '껍데기는 다 떨어져 나가고 
唯一實在。오직 이 하나의 진실만 남았다.' 하고,
又如栴檀繁柯脫落盡또 '전단나무 무성한 가지는 다 떨어져 나가고
栴檀在。오직 참다운 전단나무만 남았다.' 하였으니,
斯違現業除이것이야말로 현재하는 업에서 벗어나고, 
助因刳正性之極致也。돕는 원인을 제거하고,
번뇌의 바른 성품을 도려냄의 극치입니다.
公試思之。공은 시험삼아 생각해 보십시요.
如此說話。이와 같은 말도 
於了事漢分上。일 마친 사람의 본분상에서는
大似一柄臘月扇子。마치 한 자루의 섣달 부채가  
恐南地寒暄不常也。남쪽 땅의 춥고 더움이 
少不得。一笑。고르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것과 같아서
조금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한번 웃습니다. 
大慧普覺禪師書卷第二十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