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慧普覺禪師書 卷第二十六 | 대혜보각선사서 제 26권 |
宋徑山能仁禪院住持嗣法 | 송나라 경산 능인선원 주지법통 |
慧日禪師 臣蘊聞 上進 | 혜일선사 온문(普慈蘊聞)이 모아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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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江給事(少明) | 3.(9) 강급사(江給事) 소명(少明)에의 답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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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一世。百年光陰。 | 인생 한 세상의 백 년이 |
能有幾許。 |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
公白屋起家。歷盡清要。 | 공은 가난한 집에서 가문을 일으켜 |
| 촉망되는 벼슬과 요직을 다 거쳤으니 |
此是世間第一等受福底人。 | 이것은 세간에서 제일가는 |
| 복 받은 사람이련만 |
能知慚愧。回心向道。 | 능히 부끄러움을 알아서 |
| 마음을 돌이켜 도를 향하고 |
學出世間脫生死法。 | 출세간의 생사를 벗어나는 법을 배우니 |
又是世間第一等討便宜底人。 | 이 또한 세간에서 제일가는 |
| 편의(便宜)를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
須是急著手腳冷卻面皮。 | 모름지기 급히 손발을 쓰고 |
| 냉정히 정색을 하여 |
不得受人差排。 | 다른 사람들의 부림을 받지 말고 |
自家理會本命元辰。 | 스스로 근본 생명자리를 깨달아서 |
教去處分明。 | 돌아갈 곳을 분명히 하면 |
便是世間出世間一箇了事底大丈夫也。 | 이것이 곧 세간 출세간에서 |
| 일을 마친 대장부일 것입니다. |
承連日去與參政道話。 | 서신을 받아보니, 매일 이참정에게 가서 |
| 도를 이야기한다 하니 |
甚善甚善。 | 매우 좋은 일입니다. |
此公歇得馳求心。 | 그 분은 치구하는 마음이 쉬어지고 |
得言語道斷 | 언어의 길도 끊어지고 |
心行處滅差別異路。 | 마음 갈 곳도 없어진 차별한 다른 길에서 |
覷見古人腳手。 | 고인들의 수단을 엿보았기에 |
不被古人方便文字所羅籠。 | 옛사람들 방편의 문자에 걸려들지 않습니다. |
山僧見渠如此。 | 나는 그가 이와 같음을 보았기 때문에 |
所以更不曾與之說一字。 | 더는 그 사람과 한 글자도 말하지 않는데 |
恐鈍置他。 | 그것이 오히려 둔하게 할까 두려워서입니다. |
直候渠將來。 | 상황에 따라 그가 장차 찾아와서 |
自要與山僧說話。 | 스스로 나와 더불어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
方始共渠眉毛廝結理會在。 | 그때 비로소 그와 함께 눈썹을 맞대고 |
| 이치를 논해 볼 것이나 |
不只恁麼便休。 | 그렇지 않다면 그냥 쉬겠습니다. |
學道人。 | 도를 배우는 사람이 |
若馳求心不歇。 | 치구하는 마음을 쉬지 못하면 |
縱與之眉毛廝結理會。 | 비록 그와 눈썹을 서로 맞대고 이치를 논한들 |
何益之有。 |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
正是癡狂外邊走耳。 | 무지와 광분을 밖으로 달리게 할 뿐입니다. |
古人云。 | 고인이 말하기를, |
親近善者。如霧露中行。 | "선한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은 |
| 마치 안개속을 걸어가는 것과 같아서 |
雖不濕衣。時時有潤。 | 비록 옷은 젖지 않으나 |
| 때때로 축축해 지는 것과 같다." 하였습니다. |
但頻與參政說話。至禱至禱。 | 다만 이참정과 자주 이야기하시기를 |
| 바라고 또 바랍니다. |
不可將古人垂示言教胡亂穿鑿。 | 옛 선승들이 수시(垂示)한 말씀을 가지고 |
| 어지럽게 매달리지 마십시오. |
如馬大師遇南嶽和尚。 | 예컨대 마조 대사가 회양화상을 만났을 때 |
說法云。 | 회양스님이 법을 설하시기를, |
譬牛駕車。車若不行。 | "비유하자면 소가 수레를 끌고 가는데 |
| 수레가 만약 가지 않으면 |
打車即是。打牛即是。 | 수레를 때리는 것이 옳은가? |
| 소를 때리는 것이 옳은가?" 하셨는데, |
馬師聞之。言下知歸。 | 마조 대사가 이 말 끝에 귀결처를 알았다는 |
這幾句兒言語。 | 이 몇 구절의 유치한 말을 가지고 |
諸方多少說法。 | 온통 말들이 많아서 |
如雷如霆。如雲如雨底。 | 마치 천둥 같고, 우뢰 같고, |
| 구름 같고 비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
理會不得。 | 이치에 부합하지 못하고 |
錯下名言。隨語生解。 | 이름과 언구를 잘못 알아서 |
| 말을 따라서 알음알이를 내고 있습니다. |
見與舟峰書尾杜撰解註。 | 그대가 주봉(舟峯)이란 사람에게 보낸 편지 끝에 |
| 엉터리로 주해한 것을 보았는데, |
山僧讀之。不覺絕倒。 | 산승이 읽고 나도 모르게 포복절도 하였습니다. |
可與說如來禪祖師禪底。 | 여래선이니 조사선이니 하는 것을 이야기 한 사람들은 |
一狀領過一道行遣也。 | 한 장에 죄목을 기록해서 함께 귀양을 보내야 합니다. |
來頌子細看過。 | 보내온 게송을 자세하게 살펴보니, |
卻勝得前日兩頌。 | 지난날 두 가지 게송보다는 좀 낫지만 |
自此可已之。 | 이제 이것으로 그만두는 것이 좋습니다. |
頌來頌去。有甚了期。 | 게송이 계속 오고간들 무슨 마칠 기약이 있겠습니까? |
如參政相似。 | 저 이참정처럼 하십시오. |
渠豈是不會做頌。 | 그 사람이 어찌 게송을 지을 줄 모르겠습니까마는, |
何故都無一字。 | 무슨 까닭에 한 글자도 없겠습니까? |
乃識法者懼耳。 | 도리어 법을 아는 사람은 법을 두려워합니다. |
間或露一毛頭。 | 그러나 간혹 터럭만큼 조금만 드러내더도 |
自然抓著山僧痒處。 | 자연히 산승의 가려운 곳을 긁게 될 것입니다. |
如出山相頌云。 | 세존께서 산에서 나오신 데 대한 그대의 게송에서 |
到處逢人驀面欺之語。 | '가는 곳마다 사람을
만나 |
| 얼굴을 대하자마자 속이네.'라는 말은 |
可與叢林作點眼藥。 | 가히 총림에 눈 뜨게 하는 약을 주었다 할 것입니다. |
公異日自見矣。 | 공이 훗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므로, |
不必山僧註破也。 | 내가 주석을 달아 설파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
某近見公頓然改變為此事甚力。 | 내가 근래 공을 보니 확실하게 달라져서 |
| 이 일을 위해 매우 힘쓰고 있기에 |
故作此書。不覺縷縷。 | 그래서 이 편지를 썼는데, |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을 길게 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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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富樞密(季申) | 4.(9) 부추밀(富樞密) 계신(季申)에의 답서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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示諭。 | 보낸 편지에 말씀하시기를, |
蚤歲知信向此道。 | 젊었을 때부터 이 도를 알고 믿었으나, |
晚年為知解所障。 | 만년에 알음알이에 장애가 되어서 |
未有一悟入處。 | 아직 깨달아 들어가는 곳을 찾지 못하고 |
欲知日夕體道方便。 | 밤낮으로 도를 체득하는 방편을 |
| 알고자 한다. 하였는데, |
既荷至誠。不敢自外。 | 기왕에 정성이 지극함을 보고서 |
| 스스로 외면할 수 없어서 |
據款結案。葛藤少許。 | 조목조목 안을 만들어 갈등을 덜어보겠습니다. |
只這求悟入底。 | 다만 이 깨달아 들어갈 곳을 찾는 것이 |
便是障道知解了也。 | 곧 도를 장애하는 알음알이인 것이니 |
更別有甚麼知解為公作障。 | 달리 무슨 알음알이가 따로 있어서 |
| 공을 장애하겠습니까? |
畢竟喚甚麼作知解。 | 필경에 무엇이 알음알이가 되며 |
知解從何而至。 | 알음알이는 어디에서 오며 |
被障者復是阿誰。 | 장애를 입는 사람은 또 누구입니까? |
只此一句。顛倒有三。 | 다만 이 한 구절에 |
| 전도된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
自言為知解所障是一。 | 스스로 말하기를 |
| 알음알이가 장애가 된다 했으니 그것이 하나요, |
自言未悟甘作迷人是一。 | 스스로 아직 깨닫지 못했다고 말해서 |
| 기꺼이 미혹한 사람을 만들고 있으니 그것이 하나요, |
更在迷中將心待悟是一。 | 또 미혹한 가운데 있으면서 |
| 마음으로 깨닫기를 기대하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
只這三顛倒。便是生死根本。 | 다만 이 세가지 전도가 곧 생사의 근본입니다. |
直須一念不生顛倒心絕。 | 곧바로 모름지기 한 생각도 내지 말아서 |
| 전도의 마음이 끊어져야 |
方知無迷可破。無悟可待。 | 비로소 깨트릴 미혹이 없고, |
| 기대할 깨달음도 없으며, |
無知解可障。 | 장애할 알음알이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니, |
如人飲水冷煖自知。 | 마치 어떤 사람이 물을 마셔서 |
| 차고 따뜻함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습니다. |
久久自然。 | 오랫동안 하면 자연히 |
不作這般見解也。 | 이러한 견해를 짓지 않을 것입니다. |
但就能知知解底心上看。 | 다만 능히 알음알이를 아는 |
| 그 마음 위에서 살펴 보십시오. |
還障得也無。 | 도리어 장애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
能知知解底心上。 | 능히 알음알이임을 알아차리는 마음 위에 |
還有如許多般也無。 | 또한 허다한 것들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
從上大智慧之士。 | 과거 큰 지혜를 가진 보살들은 |
莫不皆以知解為儔侶。 | 모두 다 알음알이로 도반을 삼거나 |
以知解為方便。 | 알음알이로 방편을 삼지 않는 이들이 없습니다. |
於知解上行平等慈。 | 알음알이 위에서 평등한 자비를 행하며 |
於知解上作諸佛事。 | 알음알이 위에서 모든 불사를 짓되 |
如龍得水。似虎靠山。 | 마치 용이 물을 얻은 것과 같고 |
| 호랑이가 산을 의지한 것과 같아서 |
終不以此為惱。 | 결코 이것을 가지고 괴로움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
只為他識得知解起處。 | 다만 알음알이가 일어난 곳을 알기만을 위할 뿐이라 |
既識得起處。 | 기왕 일어난 곳을 알면 |
即此知解。便是解脫之場。 | 이 알음알이가 곧 해탈의 도량이요 |
便是出生死處。 | 생사를 벗어난 곳이며, |
既是解脫之場。出生死處。 | 기왕 해탈의 도량이요 |
| 생사를 벗어난 곳이라면 |
則知底解底當體寂滅。 | 그 알음알이의 본질은 적멸한 것입니다. |
知底解底既寂滅。 | 알음알이가 기왕 적멸하다면 |
能知知解者不可不寂滅。 | 알음알이임를 아는 사람도 |
| 적멸하지 않을 수 없고, |
菩提涅槃真如佛性。 | 보리와 열반, 진여와 불성도 |
不可不寂滅。 | 적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
更有何物可障。 | 다시 무슨 물건이 있어서 장애를 하며 |
更向何處求悟入。 | 다시 어느 곳을 향해 |
| 깨달아 들어가기를 구하겠습니까? |
釋迦老子曰。 |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諸業從心生。 | 모든 업이 마음에서 생기기 때문에 |
故說心如幻。 | 마음이 허깨비와 같다고 하는 것이니 |
若離此分別。則滅諸有趣。 | 만약 이러한 분별을 떠난다면 |
| 곧 모든 육취(六趣)가 없어진다. 하셨습니다. |
僧問大珠和尚。 | 어떤 스님이 대주화상에게 물었습니다. |
如何是大涅槃。 | 무엇이 대열반입니까? |
珠云。 | 대주화상이 말했다. |
不造生死業。是大涅槃。 | 생사의 업을 짓지 않는 것이 대열반이니라. |
僧云。如何是生死業。 |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생사업입니까?" |
珠云。 | 대주화상이 말했다. |
求大涅槃。是生死業。 | 대열반을 구하는 것이 생사의 업이니라. |
又古德云。 | 또 고덕이 말하기를, |
學道人一念計生死。 | 도를 배우는 사람이 한 생각이라도 생사를 헤아리면 |
即落魔道。 | 곧 마구니의 길에 떨어지고, |
一念起諸見。即落外道。 | 한 생각이라도 여러가지 견해를 일으키면 |
| 곧 외도에 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
又淨名云。 | 또 정명거사가 말하기를, |
眾魔者樂生死。 | 모든 마구니는 생사를 즐기지만, |
菩薩於生死而不捨。 | 보살은 생사를 버리지 않고, |
外道者樂諸見。 | 외도들은 여러 가지 견해를 즐기지만, |
菩薩於諸見而不動。 | 보살은 여러 가지 견해에 움직이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
此乃是以知解為儔侶。 | 이것은 곧 알음알이로써 벗을 삼고 |
以知解為方便。 | 알음알이로써 방편을 삼아서 |
於知解上行平等慈。 | 알음알이 위에서 평등한 자비를 행하고 |
於知解上作諸佛事底樣子也。 | 알음알이 위에서 여러가지 불사를 짓는 본보기입니다. |
只為他了達三祇劫空 | 다만 그들은 3아승지 겁이 텅 비어서 생사와 열반이 |
生死涅槃俱寂靜故。 | 함께 적정함에 요달했기 때문입니다. |
既未到這箇田地。 | 기왕 이러한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 |
切不可被邪師輩胡說亂道 | 부디 삿된 스승들이 함부로 말하고 어지럽게 설명하여 |
引入鬼窟裏。 | 귀신의 굴속으로 이끌고 들어가서 |
閉眉合眼作妄想。 | 눈을 꼭 감고 망상을 짓는 일은 절대 하지 마십시오. |
邇來祖道衰微。 | 근래 조사의 도가 쇠미(衰微)하여 |
此流如麻似粟。 | 이런 부류가 삼대처럼 많고 좁쌀처럼 많습니다. |
真是一盲引眾盲。 | 이것은 참으로 맹인 한 사람이 여러 맹인을 이끌고 |
相牽入火坑。 | 불구덩이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일이어서 |
深可憐愍。 | 심히 불쌍하고 가련한 일인 것입니다. |
願公硬著脊梁骨。 | 원컨대 공은 척추를 굳게 세워서 |
莫作這般去就。 | 이러한 거취를 하지 마십시오. |
作這般去就底。 | 이러한 행동을 한다면 |
雖暫拘得箇臭皮袋子住 | 비록 감깐은 냄새나는 가죽 부대를 묶어 두고서 |
便以為究竟。 | 곧 구경의 경지로 삼더라도 |
而心識紛飛。猶如野馬。 | 심식이 어지럽게 흩어짐이 마치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
縱然心識暫停。 | 비록 그렇게 하여 심식이 감깐은 멈추더라도 |
如石壓草。不覺又生。 | 마치 돌로써 풀을 눌러놓는 것과 같아서 |
|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
欲直取無上菩提 | 곧바로 최상을 깨달음을 취해서 |
到究竟安樂處。 | 구경의 안락한 곳에 이르고자 한다면 |
不亦難乎。 | 이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
宗杲亦嘗為此流所誤。 | 나 역시 일찍이 이러한 부류에게 잘못 배운 적 있는데 |
後來若不遇真善知識。 | 훗날 참다운 선지식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
幾致空過一生。 | 아마도 일생을 헛되게 보냈을 것이니 |
每每思量。直是叵耐。 |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
以故不惜口業力救此弊。 | 그래서 구업을 아끼지 않고 |
| 이러한 폐단을 힘써서 구원했더니 |
今稍有知非者。 | 요즘에야 조금씩 잘못된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若要徑截理會。 | 만약 곧바로 이치에 부합하고자 한다면 |
須得這一念子嚗地一破。 | 모름지기 이 한 생각을 확 터트려야 |
方了得生死。方名悟入。 | 바야흐로 생사를 깨달아 알게 될 것이요, |
| 그것을 비로소 '깨달아 들어갔다.' 할 것입니다. |
然切不可存心待破。 | 그러나 절대로 마음을 두어 |
| 터트려지기를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
若存心在破處。 | 만약 마음을 터트릴 곳에다 둔다면 |
則永劫無有破時。 | 영겁에도 터트릴 때가 없을 것입니다. |
但將妄想顛倒底心。 | 다만 망상으로 전도된 마음과 |
思量分別底心。 | 사량하고 분별하는 마음과 |
好生惡死底心。 |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마음과 |
知見解會底心。 | 지견으로 이해하려는 마음과 |
欣靜厭鬧底心。一時按下。 | 고요를 좋아하고 소란을 싫어하는 마음으로 |
| 일시에 눌러버리고 |
只就按下處看箇話頭。 | 다만 눌러버린 곳에 나아가서 |
| 화두를 살펴보십시오. |
僧問趙州。 | 어떤 스님이 조주화상에게 묻기를, |
狗子還有佛性也無。 |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자 |
州云無。此一字子。 | 조주화상이 "무(無)" 하였습니다. |
乃是摧許多惡知惡覺底器仗也。 | 이 한 글자는 허다한 나쁜 지식과 |
| 나쁜 깨달음을 꺽어 없애는 무기이니, |
不得作有無會。 | '있다' '없다'를
지어 이해하려 하지 말고, |
不得作道理會。 | 도리를 지어 이해하려 하지 말며, |
不得向意根下思量卜度。 | 의식으로 사량하고 헤아리려 하지도 말며, |
不得向揚眉瞬目處挅根。 | 눈썹 치켜들고 눈을 깜박이는 곳의 |
| 근원을 헤아리려 하지도 말며, |
不得向語路上作活計。 | 언어의 길에서 활로를 만들려 하지도 말며, |
不得颺在無事甲裏。 | 일 없이 껍질 속에 숨어 있지도 말며, |
不得向舉起處承當。 | 화두를 드는 곳을 향해 알려 하지도 말고, |
不得向文字中引證。 | 문자를 이끌어 증명하려 하지도 마십시오. |
但向十二時中四威儀內。 | 단지 하루종일 행주좌와 속에서 |
時時提撕。時時舉覺。 | 순간순간 제시하고 순간순간 참구해 보십시오. |
狗子還有佛性也無。 |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
云無。 | 없다 한 것을 |
不離日用。 | 일상생활을 떠나지 말고 |
試如此做工夫看。 | 시험삼아 이와 같이 공부하고 살펴 |
月十日便自見得也。 | 한 달 열흘을 하면 곧 스스로 보게 될 것이니, |
一郡千里之事。 | 한 고을 천 리의 일이 |
都不相妨。 | 서로를 전혀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
古人云。 | 고인이 말하기를, |
我這裏是活底祖師意。 | 나 이대로가 바로 살아 있는 조사의 뜻이거늘 |
有甚麼物能拘執他。 | 어느 물건이 구속할 수 있겠는가?" 하였습니다. |
若離日用別有趣向。 | 만약 일상생활을 떠나서 |
| 따로 나아갈 곳이 있다면 |
則是離波求水。 | 그것은 물결을 떠나서 물을 구하는 것이요 |
離器求金。 | 금 그릇을 떠나서 금을 구하는 것이라 |
求之愈遠矣。 | 구할수록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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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10) 부추밀 계신에의 답서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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竊知。日來以此大事因緣為念。 | 요즘 이 일대사인연을 마음에 두고 |
勇猛精進純一無雜。 | 용맹정진하며 잡념없이 순일하다는 것을 |
| 나름대로 알고서 |
不勝喜躍。 | 그 기쁨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
能二六時中熾然作為之際。 | 능히 하루 종일 번뇌 망념이 치연하게 활동하는 지경에도 |
必得相應也未。 | 반드시 화두와 하나가 됩니까? |
寤寐二邊得一如也未。 | 잠을 잘 때나 깨어 있을 때나 한결같습니까? |
如未。切不可一向沈空趣寂。 | 만약 그렇지 않다면 |
| 절대로 공적한 곳에 빠지거나 나아가지 마십시오. |
古人喚作黑山下鬼家活計。 | 고인이 말하기를, |
| '캄캄한 산 밑 귀신의
살림살이를 지어 |
盡未來際無有透脫之期。 | 미래세가 다하도록 벗어날 기약이 없다.' 하였습니다. |
昨接來誨。 | 어제 보내온 편지를 접하고 |
私慮左右必已耽著靜勝三昧。 | 그대를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대 반드시 이미 |
| 고요하고 수승한 삼매를 탐닉하고 있으리라 여겼는데, |
及詢直閣公。乃知果如所料。 | 직각공이라는 사람에게 묻고서야 |
| 과연 생각했던 것과 같음을 알았습니다. |
大凡涉世有餘之士。 | 대개의 세상에 묻혀 사는 다른 선비들은 |
久膠於塵勞中。 | 오랫동안 세상의 번뇌망상 속에 젖어 있다가 |
忽然得人指令向靜默處做工夫。 | 문득 다른 사람으로부터 |
| 고요한 곳을 향해 공부하도록 지도를 받고 |
乍得胸中無事。 | 잠깐 흉중에 무사(無事)함을 얻으면 |
便認著以為究竟安樂。 | 문득 오인하여 그것으로 구경의 안락을 삼아서 |
殊不知。似石壓草。 | 돌로 풀을 눌러놓은 것과 같음을 별로 알지 못합니다. |
雖暫覺絕消息 | 비록 잠깐은 소식이 끊어진 것을 느끼더라도 |
奈何根株猶在。 | 그 뿌리는 오히려 남아 있음을 어찌할 것이며, |
寧有證徹寂滅之期。 | 어찌 적멸한 경지를 |
| 명철히 증득할 기약이 있겠습니까? |
要得真正寂滅現前。 | 진정한 적멸이 앞에 나타나려면 |
必須於熾然生滅之中 | 반드시 치연한 생멸 가운데에 |
驀地一跳跳出。 | 홀연히 한 번의 도약으로 뛰어 벗어나되 |
不動一絲毫。 | 실 터럭 하나도 움직이지 않은 채 |
便攪長河為酥酪。 | 긴 강을 휘저어서 소락(酥酪)을 만들고, |
變大地作黃金 | 대지를 바꾸어 황금을 만들며, |
臨機縱奪殺活自由。 | 기회가 오면 주고 빼앗고 |
| 죽이고 살리기를 자유로이 하고, |
利他自利無施不可。 | 남도 이롭게 하고 스스로도 이익되도록 |
| 베풀지 못함이 없을 것이니, |
先聖喚作無盡藏陀羅尼門。 | 옛 성인들께서 '무진장 다라니문'이요, |
無盡藏神通遊戲門。 | '무진장
신통유희문'이며, |
無盡藏如意解脫門。 | '무진장
여의해탈문'이라 하시니, |
豈非真大丈夫之能事也。 | 어찌 참된 대장부의 해야 할 일이 아니리오? |
然亦非使然。 | 그러나 그 또한 억지로 될 일이 아니요 |
皆吾心之常分耳。 | 다 우리들 마음의 정해진 몫일 뿐이리니, |
願左右快著精彩。 | 바라건대 그대는 빨리 정신을 차려서 |
決期於此。廓徹大悟。 | 결정코 이를 기약하고 확철히 크게 깨닫는다면 |
胸中皎然。 | 가슴속이 시원하게 밝아짐이 |
如百千日月。 | 마치 백천 개의 해와 달과 같아서 |
十方世界一念明了。 | 시방세계를 한 순간에 분명히 알되 |
無一絲毫頭異想。 | 한 실 터럭 끝만큼도 다른 생각이 없으면 |
始得與究竟相應。 | 비로소 구경과 더불어 상응하게 될 것입니다. |
果能如是。 | 과연 이와 같을 수 있다면 |
豈獨於生死路上得力。 | 어찌 생사의 길 위에서 유독 힘만 얻겠는가? |
異日再秉鈞軸。 | 다른 날에 다시 도르레에 걸어서 |
致君於堯舜之上。 | 왕을 요순(堯舜)의 위에 올려놓기가 |
如指諸掌耳。 | 마치 손바닥 가리키기와 같을 뿐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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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11) 부추밀 계신에의 답서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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示諭。 | 보내 온 편지에 |
初機得少靜坐工夫。亦自佳。 | '처음으로 잠시나마
조용히 앉아서 |
| 공부하는 것 또한 좋더라' 하고 |
又云。不敢妄作靜見。 | 또 '그렇다고 터무니 없이 |
| 조용하다는 견해를 짓지는 않는다.' 하셨는데, |
黃面老子所謂。 |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 |
譬如有人自塞其耳高聲大叫 | 비유에 의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
| 자신의 귀를 막고 큰 소리를 지르면서 |
求人不聞。 | 다른 사람이 못 듣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서 |
真是自作障難耳。 | 참으로 이것은 |
| 스스로 만든 장애와 어려움일 뿐입니다. |
若生死心未破。 | 만약 생사의 마음을 깨트리지 못하면 |
日用二六時中冥冥蒙蒙地。 | 일상에서 하루종일 깜깜하고 아득한 것이 |
如魂不散底死人一般。 | 마치 혼이 흩어지지 않은 |
|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일 터인데 |
更討甚閑工夫。 | 다시 무슨 한가한 공부를 추구하여 |
理會靜理會鬧耶。 | 고요함에 부합하고 소란함에 부합하겠습니까? |
涅槃會上廣額屠兒。 | 열반회상에서 이마가 넓은 도살꾼이 |
放下屠刀便成佛。 | 소 잡는 칼을 집어던지고 문득 성불하였는데 |
豈是做靜中工夫來。 | 그 사람이 어찌 고요한 가운데서 공부해 왔겠으며, |
渠豈不是初機。 | 그가 어찌 초심자가 아니겠습니까? |
左右見此定以為不然。 | 그대는 이것을 보고 정히 그렇지 않다 하여 |
須差排渠作古佛示現。 | 모름지기 배척하고 |
| '그 사람은 옛 부처가
나타난 것이요, |
今人無此力量。 | 요즘 사람은 이러한 역량이 없다.'고 할 것이나 |
若如是見。乃不信自殊勝。 | 만약 이와 같이 보아서 |
| 자신의 수승한 점을 믿지 않는다면 |
甘為下劣人也。 | 기꺼이 스스로 하열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
我此門中。不論初機晚學。 | 우리의 이 문중은 |
| 초심자다 만학이다를 논하지 않고, |
亦不問久參先達。 | 또 오래 참구하고 먼저 요달하고를 묻지 않습니다. |
若要真箇靜。須是生死心破。 | 만약 진실로 고요하고자 한다면 |
| 모름지기 생사심을 깨트려야 합니다. |
不著做工夫。生死心破。 | 공부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생사심을 깨트리면 |
則自靜也。 | 곧 스스로 고요해질 것이니 |
先聖所說寂靜方便。正為此也。 | 옛 성인들이 말씀하신 적정의 방편이 |
| 바로 이것인 것이요, |
自是末世邪師輩。 | 말세의 그릇된 스승들 스스로가 |
不會先聖方便語耳。 | 옛 성인들의 방편의 말씀을 |
| 이해하지 못한 것일 따름입니다. |
左右若信得山僧及試向鬧處 | 그대는 산승의 말이 믿어진다면 |
| 시험삼아 소란한 곳에서 |
看狗子無佛性話。 | '개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를 살펴 볼지언정 |
未說悟不悟。 | 깨닫고 깨닫지 못함을 말하지 마십시오. |
正當方寸擾擾時。 | 바로 마음이 어지러운 때를 당해서는 |
謾提撕舉覺看。 | 천천히 화두를 들어보십시오. |
還覺靜也無。 | 고요함이 느껴집니까? |
還覺得力也無。 | 힘이 얻어지는 것이 느껴집니까? |
若覺得力。便不須放捨。 | 만약 힘이 얻어지는 것이 느껴지거든 |
| 곧 모름지기 놓아버리지 말고 |
要靜坐時。但燒一炷香靜坐。 | 고요히 앉으려 할 때는 |
| 다만 향 하나 사루고 고요히 앉으십시오. |
坐時不得令昏沈。 | 앉아 있을 때에는 혼침하지도 말며, |
亦不得掉舉。 | 망상하지도 마십시오. |
昏沈掉舉先聖所訶。 | 혼침과 망상[掉舉]는 |
| 옛 성인들이 꾸짖은 것들입니다. |
靜坐時纔覺此兩種病現前。 | 고요히 앉았을 때 |
| 이 두가지 병이 나타나는 것이 느껴지면 |
但只舉狗子無佛性話。 | 다만 '구자무불성'이라는 화두를 들게 되면 |
兩種病不著用力排遣。 | 이 두 가지 병은 애써 물리치려 하지 않아도 |
當下怗怗地矣。 | 당장에 편안해질 것입니다. |
日久月深纔覺省力便是得力處也。 | 일구월심하면 곧바로 힘이 덜어지는 것이 |
| 곧 힘을 얻는 곳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亦不著做靜中工夫。 | 또 고요한 가운데 굳이 공부하지 않더라도 |
只這便是工夫也。 | 다만 이것이 곧 공부인 것입니다. |
李參政頃在泉南。初相見時。 | 이참정은 잠시 천남(泉南)에서 처음 만났을 때 |
見山僧力排默照邪禪瞎人眼。 | 산승이 묵조(黙照)의 그릇된 선이 |
| 사람의 눈을 멀게 함을 힘써 배척하는 것을 보고, |
渠初不平。疑怒相半。 | 그도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해 하며 |
| 의구심과 분노가 반반이더니 |
驀聞山僧頌庭前柏樹子話。 | 산승의 '뜰 앞의 잣나무'에 대한 게송을 듣고 |
忽然打破漆桶。 | 홀연히 칠통을 타파하여 |
於一笑中千了百當。 | 한번 웃는 가운데 백천 가지를 깨닫고서 |
方信山僧開口見膽。 | 비로소 산승이 입을 열면 마음을 드러내 보여 |
無秋毫相欺。 | 추호도 서로를 속이는 일이 없었으며, |
亦不是爭人我。 | 또한 남이다 나다 다투지 않고 |
便對山僧懺悔。 | 곧 산승을 대하여 참회하였습니다. |
此公現在彼。 | 이 사람이 현재 그곳에 있으니 |
請試問之。還是也無。 | 한번 사실인지 아닌지 물어보십시요. |
道謙上座已往福唐。 | 도겸상좌가 이미 복당(福唐)으로 떠났지만 |
不識已到彼否。 | 이미 그곳에 도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此子參禪喫辛苦更多。 | 이 사람은 갖은 고생을 하며 오래 참선했고, |
亦嘗十餘年入枯禪。 | 또 과거 10여년 동안 고목선에 들어가서 |
近年始得箇安樂處。 | 근년에 비로소 안락처를 얻었습니다. |
相見時試問渠。如何做工夫。 | 만나거든 그에게 어떻게 공부할지 물어보십시오. |
曾為浪子偏憐客。 | 그는 나그네 노릇을 한 적이 있어서 |
| 나그네를 어여삐 여깁니다. |
想必至誠吐露也。 | 아마도 반드시 지극 정성으로 토로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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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李參政別紙(漢老) | 5.(12) 이참정(한로)에의 다른 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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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樞密頃在三衢時。 | 부추밀이 잠시 삼구(三衢)에 있을 때 |
嘗有書來問道。 | 편지로 물어온 적이 있어서 |
因而打葛藤一上。 | 갈등을 한 차례 때려 주었더니 |
落草不少。尚 | 떨어지는 풀잎이 적지 않았는데 |
爾滯在默照處。 | 그래도 묵조선에 머물러 막혀있으니 |
定是遭邪師 | 정히 그릇된 스승을 만나 |
引入鬼窟裏無疑。 | 귀신 굴에 끌려 들어 간 것이 |
|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
今又得書。 | 이제 또 편지를 받아보니 |
復執靜坐為佳。其滯泥如此。 | 다시 고요히 앉는 것이 좋다고 고집하는데 |
| 그가 이처럼 꽉 막혀 있으니 |
如何參得徑山禪。 | 어떻게 대혜선사의 간화선을 |
| 참구할 수 있겠습니까? |
今次答渠書。 | 이번에 재차 그에게 답장을 보내서 |
又復縷縷葛藤。 | 다시 누누히 시시비비하여 |
不惜口業。痛與鏟除。 | 구업을 아끼지 않고 |
| 아프도록 깎아 없애주었는데 |
又不知肯回頭轉腦。 | 기꺼이 머리를 굴려가며 |
於日用中看話頭否。 | 일상에서 화두를 살피는지 모르겠습니다. |
先聖云。 | 옛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
寧可破戒如須彌山。 | 차라리 수미산 같이
크게 파계를 할지언정 |
不可被邪師熏一邪念。 | 그릇된 스승에게서 |
| 단 하나의 그릇된 생각도 익히지 말라. |
如芥子許在情識中。 | 겨자씨만큼이라도 정식(情識)에 머물면 |
如油入麵永不可出。 | 마치 기름이 밀가루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
|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한다.” 하였으니 |
此公是也。 | 이 사람이야말로 바로 그와 같습니다. |
如與之相見。 | 만약 그 사람과 서로 만나거든 |
試取答渠底葛藤一觀。 | 시험삼아 그에게 시시비비하여 답한 |
| 편지를 얻어 한 번 보고서 |
因而作箇方便救取此人。 | 그것으로써 방편을 삼아 |
| 이 사람을 구제하십시오. |
四攝法中以同事攝為最彊。 | 사섭법 가운데 동사섭을 |
| 가장 으뜸으로 여깁니다. |
左右當大啟此法門。 | 그대가 이러한 법문을 크게 열어서 |
令其信入。 | 그 사람을 믿어 들어가게 한다면 |
不唯省得山僧一半力。 | 산승의 힘을 반쯤 덜어줄 뿐만 아니라 |
亦使渠信得及。 | 또 저 사람을 믿게 하여 |
肯離舊窟也。 | 기꺼이 옛 굴속[묵조선]을 |
| 떠나게 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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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陳少卿(季任) | 6.(13) 진소경(陳少卿) 계임(季任)에의 답신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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承諭。 | 편지를 받아보니 |
欲留意此段大事因緣。 | 이 일대사인연에 뜻을 두고자 하나 |
為根性極鈍。 | 근성이 지극히 둔하다고 하셨는데 |
若果如此。當為左右賀也。 | 과연 그렇다면 |
| 마땅히 그대를 위해 치하해야 합니다. |
今時士大夫。 | 지금의 사대부들이 |
多於此事不能百了千當 | 대부분 이 일에서 |
| 백 가지를 알고 천 가지를 감당하여 |
直下透脫者。 | 곧바로 투철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
只為根性太利知見太多。 | 단지 근성이 너무 영리하고 |
| 지견이 너무 많아서 |
見宗師纔開口動舌。 | 종사가 입을 열어 혀 움직이는 것만 봐도 |
早一時會了也。 | 벌써 한 번에 알아버리기 때문입니다. |
以故返不如鈍根者。 | 그 때문에 도리어 근기 둔한 사람이 |
無許多惡知惡覺。 | 나쁜 지각(知覺)을 허다히 함이 없이 |
驀地於一機一境上 | 문득 하나의 기틀, 하나의 경계 위에서 |
一言一句下撞發。 | 한 마디 말, 한 구절에 |
| 부딪혀서 깨닫는 것만 못한 것이라 |
便是達磨大師出頭來。 | 문득 달마대사가 나타나서 |
用盡百種神通。 | 백 가지 신통을 다 부려봐도 |
也奈何他不得。 | 더 어찌해 볼 수 없을 것이니 |
只為他無道理可障。 | 다만 달리 막아 볼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
利根者返被利根所障。 | 영리한 사람은 도리어 |
| 영리한 근성에 장애를 받아서 |
不能得啐地便折。嚗地便破。 | 빠아야 할 때 곧 쪼갤 수 없고 |
| 터트려야 할 때 곧 부술 수 없으며, |
假饒於聰明知解上學得。 | 설사 총명한 알음알이로 배워 얻더라도 |
於自己本分事上。 | 자기 본분의 일에는 |
轉不得力。 | 오히려 힘을 얻지 못합니다. |
所以南泉和尚云。 | 그런 까닭에 남전화상은 |
近日禪師太多。 | "요즘에는 선사가 너무 많고, |
覓箇癡鈍人不可得。 |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
| 찾아볼 수가 없구나." 하였고 |
章敬和尚曰。 | 장경화상은 |
至理亡言。時人不悉。 | "지극한 이치는 말을 떠났으나 |
| 요즘 사람들은 알지 못하여 |
彊習他事。以為功能。 | 굳이 다른 일을 익히며 |
| 공부할만 한 것으로 여기고 |
不知自性元非塵境。 | 자성이란 원래 티끌의 경계가 아니라 |
是箇微妙大解脫門。 | 미묘한 대해탈문인 줄을 알지 못한다. |
所有鑑覺不染不礙。 | 지니고 있는 감각(鑑覺)은 |
| 물들지도 장애되지도 않아서 |
如是光明未曾休廢。 | 이와 같은 광명이 일찍이 그친 적이 없고 |
曩劫至今固無變易。 | 지난 겁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
| 확고하여 변함 없는 것이 |
猶如日輪遠近斯照。 | 마치 해와 같아서 |
| 멀고 가까운 곳을 다 비추며 |
雖及眾色。不與一切和合。 | 비록 온갖 사물에 미치지만 |
| 일체와 더불어 섞이지 않는다. |
靈燭妙明非假鍛鍊。 | 신령스럽게 비추는 미묘한 밝음은 |
| 단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건만 |
為不了故取於物象。 | 그것을 알지 못하는 까닭에 |
| 사물의 형상을 취하는 것이라 |
但如捏目妄起空華。 | 다만 손가락으로 눈을 눌렀을 때 |
| 헛꽃[空花]이 허망히 생기는 것과 같아서 |
徒自疲勞枉經劫數。 | 한갓 스스로를 피로하게 하며 |
| 오랜 세월을 잘못 보내게 될 것이다. |
若能返照。無第二人。 | 만약 또 다른 사람이 없는 줄을 |
| 돌이켜 비춰볼 수 있다면 |
舉措施為不虧實相。 | 일상의 행동거지가 |
| 실상에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
左右自言根鈍。 | 그대는 스스로 근기가 둔하다 말씀하시니 |
試如此返照看。 | 시험삼아 그와 같이 반조하여 살펴보십시오. |
能知鈍者還鈍也無。 | 둔한 줄 아는 것이 도리어 둔하지는 않습니까? |
若不回光返照。 | 만약 그대가 회광반조하지 않고 |
只守鈍根更生煩惱。 | 단지 근기가 둔하다는 것만 고수하여 |
| 다시 번뇌를 일으킨다면 |
乃是向幻妄上重增幻妄。 | 마침내 이것은 허깨비 위에 |
| 거듭 허깨비를 더하는 것이며, |
空華上更添空華也。 | 헛꽃 위에 다시 헛꽃을 더하는 것입니다. |
但相聽 | 다만 들어보십시오. |
能知根性鈍者。決定不鈍。 | 근성이 둔한 줄 아는 것은 |
| 결정코 둔하지 않은 것이니 |
雖不得守著這箇鈍底。 | 비록 이 둔하다는 것을 고수하지 않더라도 |
然亦不得捨卻這箇鈍底參。 | 그러나 또한 이 둔하다는 것을 |
| 버리고 참구할 것도 아닙니다. |
取捨利鈍在人不在心。 | 취하고 버리고 영리하고 둔함은 |
| 사람에게 있고 마음에 있지 않아서 |
此心與三世諸佛一體無二。 | 이 마음은 삼세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
| 한 몸으로 둘이 없습니다. |
若有二則法不平等矣。 | 만약 둘이 있다면 법이 평등치 못한 것이요, |
受教傳心但為虛妄。 | 가르침을 받거나 마음을 전하는 것이 |
| 모두 허망한 일이 될 것이며, |
求真覓實轉見參差。 | 진실을 구하고 찾는 것이 |
| 더욱 들쑥날쑥함을 보일 것입니다. |
但知得一體無二之心。 | 다만 한 몸으로 둘이 없는 마음은 |
決定不在利鈍取捨之間。 | 결정코 취하고 버리고 영리하고 둔한 데 |
| 있지 않음을 안다면 |
則便當見月亡指 | 당장에 달을 보아 손가락을 잊을 것이며, |
直下一刀兩段。 | 곧바로 한칼에 두 동강을 낼 것입니다. |
若更遲疑思前算後。 | 만약 다시 의심하고 주저하며 |
| 앞 일을 생각하고 뒷 일을 헤아린다면 |
則乃是空拳指上生實解。 | 빈주먹 안에 실물이 있다는 견해를 내는 것이며, |
根境法中虛捏怪。 | 육근과 육경의 법 가운데 |
| 헛되이 눈을 눌러 헛꽃을 보는 것이며, |
於陰界中妄自囚執 | 오음과 십팔계 가운데 |
| 부질없이 스스로 갇히는 것이라 |
無有了時。 | 마칠 날이 없을 것입니다. |
近年以來有一種邪師。 | 근래에 들어와서 |
| 한 종류의 그릇된 스승들이 |
說默照禪。 | 묵조선을 설하여 |
教人十二時中是事莫管。 | 사람들에게 가르치기를 |
| "하루 종일 아무런 일에도 간여치 말고 |
休去歇云。不得做聲。 | 쉬고 또 쉬되 그렇다는 소리도 하지 마라. |
恐落今時。 | 금시(今時)에 떨어질까 두렵다."고 합니다. |
往往士大夫。 | 가끔 사대부들이 |
為聰明利根所使者。 | 총명하고 영리함에 이끌리는 것은 |
多是厭惡鬧處。 | 대개 소란한 곳을 싫어하는 것이지만 |
乍被邪師輩指令靜坐。 | 잠시 그릇된 스승들에게 |
| 조용히 앉도록 지도를 받고서 |
卻見省力。便以為是。 | 도리어 힘이 덜 드는 것을 경험하면 |
| 곧 그것을 옳다고 여겨 |
更不求妙悟。 | 더 이상의 미묘한 깨달음을 구하지 않고 |
只以默然為極則。 | 다만 묵묵히 있는 것으로 극칙을 삼으니 |
某不惜口業。力救此弊。 | 나는 구업을 아끼지 않고 |
| 이러한 폐단을 힘써 구제하려 하였더니 |
今稍有知非者。 | 요즘에 와서 차츰 |
| 그릇된 줄 아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
願公只向疑情不破處參。 | 바라건대 공께서는 다만 |
| 의정을 파하지 못한 곳을 향해 참구하여 |
行住坐臥不得放捨。 | 행주좌와에 놓아버리지 마십시요. |
僧問趙州。 | 한 스님이 조주화상에게 |
狗子還有佛性也無。 |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
州云無。 | 조주 화상은 "무(無)"라고 하였는데, |
這一字子。 | 이 한 글자는 |
便是箇破生死疑心底刀子也。 | 바로 생사의 의심을 깨트리는 칼입니다. |
這刀子杷柄。 | 이 칼의 칼자루는 |
只在當人手中。 | 다만 그 사람의 수중에 있어서 |
教別人下手不得。 | 다른 사람은 손대게 할 수 없고 |
須是自家下手始得。 | 모름지기 자신의 손을 대야만 |
| 비로소 가능합니다. |
若捨得性命。方肯自下手。 | 만약 천성과 생명을 버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
| 비로소 스스로 손 댈 수 있겠으나 |
若捨性命不得。 | 만약 천성과 생명을 버리지 못한다면 |
且只管在疑不破處崖將去。 | 다만 의심을 깨트리지 못한 곳에서 |
| 벼랑으로 몰아가십시요. |
驀然自肯捨命一下便了。 | 줄곧 그리하면 저절로 생명을 버려 |
| 단번에 마쳐질 것입니다. |
那時方信靜時便是鬧時底。 | 그제서야 비로소 |
| 조용한 때가 곧 소란한 때이며 |
鬧時便是靜時底。 | 소란한 때가 곧 조용한 때이며, |
語時便是默時底。 | 말할 때가 곧 묵묵할 때이며 |
默時便是語時底。 | 묵묵할 때가 곧 말할 때임을 믿게 될 것이라 |
不著問人。 | 다른 사람에게 굳이 묻지 않아도 |
亦自然不受邪師胡說亂道也。 | 자연히 그릇된 스승이 어지러이 말하는 것을 |
|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
至禱至禱。 | 지극히 빌고 지극히 빕니다. |
昔朱世英。 | 옛날에 주세영이라는 사람이 |
嘗以書問雲菴真淨和尚云。 | 일찌기 편지로 |
| 운암진정(雲菴眞淨) 화상에게 물었습니다. |
佛法至妙。日用如何用心。 | "불법이 지극히 미묘한데 |
| 일상에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하며 |
如何體究。望慈悲指示。 | 어떻게 몸소 참구해야 합니까? |
| 바라건대 자비로써 가르쳐 주십시오." |
真淨曰。 | 진정 화상이 말했습니다. |
佛法至妙無二 | "불법은 지극히 미묘하여 둘이 없거니와 |
但未至於妙。則互有長短。 | 다만 아직 미묘한 데에 이르지 못했다면 |
| 서로 장단이 있겠으나 |
苟至於妙。則悟心之人。 | 진실로 미묘한 데에 이르렀다면 |
| 마음을 깨달은 사람이다. |
如實知自心究竟本來成佛。 | 자신의 마음이 구경이요 본래 성불이며 |
如實自在。 | 여실한 자재함이요 |
如實安樂如實解脫。 | 여실한 안락이며, 여실한 해탈이며 |
如實清淨。 | 여실한 청정함인 줄을 여실히 알아서 |
而日用唯用自心。 | 일상생활 속에서 오직 자기 마음을 써서 |
自心變化把得便用。 | 자기 마음의 변화를 파악하여 문득 쓸지언정 |
莫問是之與非。 | 옳고 그름을 묻지 말라. |
擬心思量早不是也。 | 의심하여 헤아리면 벌써 옳지 않거니와 |
不擬心一一天真。 | 의심하지 않으면 낱낱이 천진(天眞)이요 |
一一明妙。 | 낱낱이 묘명(明妙)이며 |
一一如蓮華不著水。 | 낱낱이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과 같아서 |
心清淨超於彼。 | 마음 청정하기가 그것을 능가할 것이다. |
所以迷自心故作眾生。 | 그런 까닭에 자기 마음이 미혹하니 중생이 되고 |
悟自心故成佛。 | 자기 마음을 깨달았기에 부처가 되는 것이다. |
而眾生即佛。佛即眾生。 | 중생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중생이건만 |
由迷悟故有彼此也。 | 미혹하고 깨닫고에 따라서 피차가 있는 것이다. |
如今學道人。 | 요즘에 도 배우는 사람들이 |
多不信自心。不悟自心。 | 대개 자기 마음을 믿지 않고, |
| 자기 마음을 깨닫지 못하고, |
不得自心明妙受用。 | 자기 마음의 밝고 미묘함을 받아 쓰지 못하고, |
不得自心安樂解脫。 | 자기 마음의 안락한 해탈을 얻지 못하고, |
心外妄有禪道。 | 마음 밖에 망령되게 선도(禪道)가 있다 하고, |
妄立奇特。妄生取捨。 | 망령되이 기특한 것을 세우고, |
| 망령되이 취하고 버리니, |
縱修行落外道二乘禪寂斷見境界。 | 비록 수행하더라도 외도나 이승의 |
| 선적(禪寂)과 단견(斷見)의 경계에 떨어지리니 |
所謂修行恐落斷常坑。 | 소위 '수행이 단견과 상견[斷常]의 |
| 구덩이에 떨어질까 두렵다'는 것이다. |
其斷見者。 | 그 단견이라는 것은 |
斷滅自心本妙明性。 | 자기 마음 본래의 묘명(妙明)한 성품을 |
| 물리쳐 끊어 없애고 |
一向心外著空滯禪寂。 | 한결같이 마음이 밖으로 텅 빈 데 두고 |
| 선적에 머무는 것이요, |
常見者。 | 상견이라는 것은 |
不悟一切法空。 | 일체 법이 공함을 깨닫지 못하고 |
執著世間諸有為法。 | 세간의 온갖 유위법에 집착하여 |
以為究竟也。 | 그것을 구경법으로 여기는 것이다. |
邪師輩。 | 그릇된 스승의 무리가 |
教士大夫攝心靜坐。 | 사대부들에게 가르치기를, |
| 마음을 거두어들이고 조용히 앉아서 |
事事莫管。休去歇去。 | 모든 일에 간여하지 말고 |
| 쉬고 또 쉬라 하지만 |
豈不是將心休心 | 이것이 어찌 마음을 가지고 |
| 마음을 그치는 것이나 |
將心歇心將心用心。 |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쉬는 것이나 |
|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겠느냐? |
若如此修行。 | 만약 이와 같이 수행한다면 |
如何不落外道二乘禪寂斷見境界。 | 어찌 외도와 이승들의 |
| 선적과 단견의 경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
如何顯得自心明妙受用 | 어떻게 자기 마음의 묘명(明妙)을 수용하고 |
究竟安樂如實清淨解脫變化之妙。 | 안락에 구경하여 여실하고 청정한 |
| 해탈 변화의 묘용을 드러내겠느냐? |
須是當人自見得自悟得。 | 모름지기 본인 스스로 보아서 얻고 |
| 스스로 깨달아서 얻어야만 |
自然不被古人言句轉。 | 자연히 고인들의 언구 놀림에 휩쓸리지 않고 |
而能轉得古人言句。 | 고인들의 언구를 굴릴 수 있을 것이다. |
如清淨摩尼寶珠置泥潦之中。 | 마치 청정한 마니보주는 진흙 속에 둔 채로 |
經百千歲亦不能染污。 | 백천 년이 지나더라도 오염시킬 수 없는 것이 . |
以本體自清淨故。 | 본체가 스스로 청정하기 때문이듯이 |
此心亦然。 | 이 마음도 또한 그와 같아서 |
正迷時為塵勞所惑。 | 미혹한 그 때에는 번뇌 망상에 미혹하게 되지만 |
而此心體本不曾惑。 | 이 마음의 체성은 본래 미혹된 적이 없으니 |
所謂如蓮華不著水也。 | 이른바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과 같다. |
忽若悟得此心本來成佛。 | 홀연히 자기 마음이 본래 부처인 줄을 깨달으면 |
究竟自在如實安樂。 | 구경에 자재하여 여실히 안락하고 |
種種妙用亦不從外來。 | 갖가지 묘용이 또한 밖에서 오지도 않을 것이니 |
為本自具足故。 | 본래 스스로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였고, |
黃面老子曰。 | 부처님께서는 |
無有定法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할 정해진 법이 없고 |
亦無有定法如來可說。 | 또 여래가 설할만한 |
| 정해진 법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
若確定本體實有恁麼事。 | 본체에 실로 이러한 일이 있다고 확정한다면 |
又卻不是也。 | 또 도리어 옳지 않습니다. |
事不獲已。因迷悟取捨故。 | 그 일이 부득이 미혹과 깨달음, |
| 취함과 버림에 기인하기 때문에 |
說道理有若干。 | 그 도리를 약간 설명했지만 |
為未至於妙者。方便語耳。 | 아직 묘한 경지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
| 방편으로 말한 것일 뿐, |
其實本體亦無若干。 | 그 진실한 본체는 약간도 없습니다. |
請公只恁麼用心。 | 청컨대 공은 다만 이렇게 마음을 써서 |
日用二六時中。 | 일상의 열두 때 중에 |
不得執生死佛道是有。 | 생사와 불도에 집착하여 |
| 있는 것으로 여기지 말고 |
不得撥生死佛道歸無。 | 생사와 불도를 도려내서 |
| 없는 것으로 여기지도 마시고, |
但只看狗子還有佛性也無。 | 다만 개가 불성이 있습니까?에 |
趙州云無。 | 조주 화상이 답한 무(無)를 잘 살피되, |
切不可向意根下卜度。 | 절대로 뜻으로 헤아리려 하지 말고 |
不可向言語上作活計。 | 말 위에서 살 궁리[活計]를 짓지도 말고 |
又不得向開口處承當。 | 또 입 열린 곳을 받아들여 알려 하지도 말고 |
又不得向擊石火閃電光處會。 | 또 돌끼리 부딪쳐서 불꽃 튀고 |
| 번개불이 번쩍이는 곳을 알려 하지도 마십시오. |
狗子還有佛性也無。無。 | 개가 불성이 있습니까?에 "무"라고 한 것을 |
但只如此參。 | 다만 이처럼 참구할지언정 |
亦不得將心待悟待休歇。 | 마음으로 깨달아지기를 기대하거나 |
| 쉬어지기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
若將心待悟待休歇。 | 만약 마음을 가지고 깨달음을 기대하거나 |
| 쉬어지기를 기대한다면 |
則轉沒交涉矣。 | 점점 더 멀어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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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14) 진소경에의 답신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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示諭。 | 편지에서 말씀하시기를, |
自得山野向來書之後。 | '산승의 편지를 받은
후부터 |
每遇鬧中嚲避不得處常自點檢。 | 날마다 피할 수 없는 소란함 속에서 |
| 항상 스스로 점검해 보니 |
而未有著力工夫。 | 아직 공부에 힘 붙이지 못하고 있다.' 하셨는데 |
只這嚲避不得處。 | 다만 이 피할 수 없는 곳이 |
便是工夫了也。 | 곧 공부를 마칠 곳입니다. |
若更著力點檢。則又卻遠矣。 | 만약 다시 힘을 붙여 점검한다면 |
| 또 도리어 멀어질 것입니다. |
昔魏府老華嚴云。 | 옛날에 위부(魏府)의 |
| 화엄(華嚴) 노화상이 말씀하기를, |
佛法在日用處。 | "불법은 일상생활 하는 곳, |
行住坐臥處。喫茶喫飯處。 | 행주좌와 하는 곳과 |
| 차 마시고 밥 먹는 곳, |
語言相問處。所作所為處。 | 말로 서로 묻는 곳과 |
| 작위(作爲) 하는 곳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
舉心動念。又卻不是也。 | 마음을 내고 생각을 움직이면 |
| 또 도리어 옳지 않을 것이니 |
正當嚲避不得處。 | 바로 피할 수 없는 곳을 당하여 |
切忌起心動念作點檢想。 | 절대로 마음 일으키고 생각을 움직여서 |
| 점검하려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
祖師云。 |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分別不生。虛明自照。 | "분별을 내지 않는다면 |
| 허공같이 밝아서 저절로 비춘다." 하셨고, |
又龐居士云。 | 또 방거사께서는 |
日用事無別。唯吾自偶諧。 | "일상의 일이 별다를 것이 없어서 |
| 오직 나는 스스로를 짝 삼아 어울린다. |
頭頭非取捨。處處勿張乖。 | 사람사람을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 |
| 곳곳에서 어긋난 일을 벌리지 않거늘 |
朱紫誰為號。丘山絕點埃。 | 붉은 빛이다 자주 빛이다 누가 이름하는가? |
| 이 산에는 한 점 티끌도 없어서 |
神通并妙用。運水及搬柴。 | 신통과 묘용이 물 길러 나르고 |
| 땔감 나르는 일이로다." 하셨으며, |
又先聖云。 | 또 예전의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
但有心分別計較。 | "다만 마음에 분별과 계교(計較)가 있다면 |
自心見量者。悉皆是夢。 | 자기 마음으로 나타내는 모든 것이 |
| 실로 꿈이다." 하셨으니, |
切記取。 | 꼭 기억하십시요. |
嚲避不得時。不得更擬心。 | 피할 수 없을 때는 |
| 다시 마음으로 헤아리지 마십시오. |
不擬心時一切現成。 | 마음으로 헤아리지 않을 때 |
|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이며, |
亦不用理會利。 | 재빨리 이치에 부합하려 하지도 말고 |
亦不用理會鈍。 | 또 둔하게 하려 하지도 말아서 |
總不干他利鈍之事。 | 달리 재빠르거나 둔하거나에 간여하지 말고, |
亦不干他靜亂之事。 | 또한 조용하거나 소란하거나에도 |
| 간여하지 마십시오. |
正當嚲避不得時。 | 바로 피할 수 없는 일을 당하였을 때 |
忽然打失布袋。 | 홀연히 마음을 송두리채 놓아버리면 |
不覺拊掌大笑矣。 | 저도 몰래 박장대소하게 될 것이니, |
記取記取。 | 기억하고 또 기억하십시오. |
此事若用一毫毛工夫取證。 | 이 일을 털끝만큼이라도 공부하여 |
| 증득하려 한다면 |
則如人以手撮摩虛空。 | 마치 어떤 사람이 |
| 손으로 허공을 만지는 것과 같아서 |
只益自勞耳。 | 다만 스스로 피로만 더할 뿐입니다. |
應接時但應接。 | 응접할 때는 다만 응접하고, |
要得靜坐但靜坐。 | 조용히 앉으려거든 다만 조용히 앉되 |
坐時不得執著坐底為究竟。 | 앉을 때는 앉는 일에 집착하여 |
| 구경으로 삼지 마십시오. |
今時邪師輩。 | 요즘 그릇된 스승의 무리가 |
多以默照靜坐為究竟法。 | 대부분 묵묵히 비추면서 |
| 조용히 앉는 것으로써 구경법을 삼고 |
疑誤後昆。 | 후학들을 미혹되게 그르치고 있으니 |
山野不怕結怨。 | 산승이 원수 맺기를 두려워 하지 않고 |
力詆之。以報佛恩。 | 힘써 꾸짖으므로써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고 |
救末法之弊也。 | 말법의 병폐를 구제하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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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趙待制(道夫) | 7.(15) 조대제(趙待制) 도부(道夫)에의 답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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示諭。一一備悉。 | 보내온 편지를 낱낱이 잘 살펴보았습니다. |
佛言。有心者皆得作佛。 | 부처님께서는 "마음이 있는 것은 |
| 모두 부처가 된다." 하셨거니와 |
此心非世間塵勞妄想心。 | 이 마음은 세간의 번뇌 망상심이 아니요 |
謂發無上大菩提心。 | 소위 더없이 큰 보리를 일으키는 마음인지라 |
若有是心。無不成佛者。 | 만약 이러한 마음이 있다면 |
| 부처를 이루지 못할 사람이 없습니다. |
士大夫學道。多自作障難。 | 도를 배우는 사대부들이 |
| 흔히 스스로 장애와 어려움을 만드는 것이 |
為無決定信故也。 | 결정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
佛又言。信為道元功德母。 |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시기를, |
|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이며, |
長養一切諸善法。 | 일체의 모든 선법을 길러내고 |
斷除疑網出愛流。 | 의혹의 그물을 끊어 없애고 |
| 애욕의 물줄기에서 벗어나게 하여 |
開示涅槃無上道。 | 열반이라는 더없는 도를 열어 보인다." 하시고, |
又云。信能增長智功德。 | 또 말씀하시기를, |
| "믿음은 능히 지혜와 공덕을 길러내고 |
信能必到如來地。 | 믿음은 반드시 여래의 경지에 |
| 이르게 한다." 하셨습니다. |
示諭。 | 편지에서 말하기를, |
鈍根未能悟徹。 | '근기가 둔하여
깨달음이 명철하지 못하니 |
且種佛種子於心田。 | 마음 밭에 부처종자나 심겠다.'고 하셨는데 |
此語雖淺近。然亦深遠。 | 이 말이 비록 보잘것 없는 것 같지만 |
| 또한 심원합니다. |
但辦肯心。必不相賺。 | 다만 마음을 긍정적으로 다스리면 |
| 반드시 서로를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
今時學道之士。 | 요즈음 도 배우는 선비들은 |
往往緩處卻急。急處卻放緩。 | 왕왕 늦춰야 할 것은 급하게 하고 |
| 급하게 할 것은 도리어 늦추고 있습니다. |
龐公云。 | 방거사가 말씀하시기를, |
一朝蛇入布褌襠。 | "하루 아침에 뱀이 베잠방이 속으로 들어오면 |
試問宗師甚時節。 | 시험삼아 종사에게 |
| 이것이 어떤 시절인지 물어보라." 하였습니다. |
昨日事今日尚有記不得者。 | 어제의 일도 오늘 오히려 기억하지 못하는데 |
況隔陰事。豈容無忘失耶。 | 하물며 다른 생의 일을 |
| 어찌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決欲今生打教徹。 | 결단코 금생에 명철히 하려거든 |
不疑佛不疑祖。 | 부처도 의심하지 말고 조사도 의심하지 말며 |
不疑生不疑死。 | 생(生)도 의심하지 말고 사(死)도 의심하지 말아서 |
須有決定信具決定志。 | 모름지기 결정한 믿음과 결정한 뜻을 갖추고 |
念念如救頭然。 | 순간순간 타는 머리에 불 끄듯이 하십시오. |
如此做將去。 | 이와 같이 가져가도 |
打未徹時方始可說根鈍耳。 | 명철해지지 않을 때라야 |
| 비로소 근기가 둔하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若當下便自謂。 | 만약 당장에 스스로를 말하되 |
我根鈍不能今生打得徹。 | "나는 근기가 둔해서 |
| 금생에는 명철히 깨닫지 못할 것이니 |
且種佛種結緣。 | 부처의 종자나 심어서 인연을 맺겠다."고 한다면 |
乃是不行欲到。無有是處。 | 이것은 가지도 않고 도착하려는 것이라 |
| 옳지 못합니다. |
杲每為信此道者說。 | 나는 매번 이 도를 믿는 이들을 위해 |
漸覺得日用二六時中省力處。 | "하루 열두 때 가운데 힘이 덜 드는 곳을 |
| 점점 깨달아 가는 것이 |
便是學佛得力處也。 | 곧 불법을 배우는 데 힘을 얻는 곳이다."고 말합니다. |
自家得力處。他人知不得。 | 자신이 힘을 얻은 것은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고 |
亦拈出與人看不得。 | 집어내서 사람들에게 살피게 할 수도 없습니다. |
盧行者謂道明上座曰。 | 노(盧)행자가 도명(道明)상좌에게 말하기를, |
汝若返照自己本來面目。 | "그대가 자신의 본래면목을 돌이켜 비춰보면 |
密意盡在汝邊是也。 | 은밀한 뜻이 다 그대 주변에 있다."고 한 것이 |
| 바로 이것입니다. |
密意者便是日用得力處也。 | 은밀한 뜻이란 곧 일상에서 힘을 얻는 곳이며 |
得力處。便是省力處也。 | 힘을 얻는 곳은 곧 힘이 덜 드는 곳입니다. |
世間塵勞事。 | 세간의 번뇌 망상의 일이 |
拈一放一。無窮無盡。 | 하나를 잡으면 하나를 놓고 하여 |
| 무궁무진하건만 |
四威儀內。未嘗相捨。 | 행주좌와 안에서 일찍이 버리지 못하는 것은 |
為無始時來與之結得緣深故也。 | 무시이래로 더불어 맺은 인연이 깊기 때문이요, |
般若智慧無始時來 | 반야지혜는 무시이래로 |
與之結得緣淺故也。 | 더불어 맺은 인연이 얕기 때문입니다. |
乍聞知識說著。 | 선지식의 말씀을 잠깐 듣고서 |
覺得一似難會。 | 깨달음을 얻기가 하나같이 어렵다지만 |
若是無始時來塵勞緣淺。 | 만약 무시이래로 번뇌 망상의 인연이 얕고 |
般若緣深者。有甚難會處。 | 반야의 인연이 깊은 사람이라면 |
| 어찌 알기 어려운 곳이 있겠습니까? |
但深處放教淺。淺處放教深。 | 다만 깊은 곳은 얕게 하고 얕은 곳은 깊게 하며 |
生處放教熟。熟處放教生。 | 생소한 곳은 익숙하게 하고 |
| 익숙한 곳은 생소하게 하십시오. |
纔覺思量塵勞事時。 | 번뇌 망상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
| 막 깨달았을 때에 |
不用著力排遣。 | 힘을 써서 물리쳐 보내지 말고, |
只就思量處。 | 다만 생각하고 있는 곳에 나아가 |
輕輕撥轉話頭。 | 가뿐가뿐하게 화두를 굴리면 |
省無限力。亦得無限力。 | 무한히 힘을 덜 것이며 |
| 또한 무한한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
請公只如此崖將去。 | 바라건대 공은 다만 이렇게 |
| 벼랑으로 가져가십시오. |
莫存心等悟。 | 마음이 깨달음과 같아지는 데에 있지 않으면 |
忽地自悟去。 | 문득 저절로 깨달아 갈 것입니다. |
參政公想日日相會。 | 이참정을 매일 만나리라 생각합니다. |
除圍碁外。 | 바둑을 두는 일 외에 |
還曾與說著這般事否。 | 이러한 일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까? |
若只圍碁。 | 만약 바둑만 두고 |
不曾說著這般事。 | 이러한 일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면 |
只就黑白未分處。 | 흑백이 가려지지 않은 곳에서 |
掀了盤撒了子。 | 바둑판을 번쩍들어 바둑알을 흩어버리고 |
卻問他索取那一著。 | 어떤 한 수를 모색할 것인지 물어보십시요. |
若索不得。 | 만약 모색하지 못하면 |
是真箇鈍根漢。 | 이는 참으로 근기가 둔한 사람일 것입니다. |
姑置是事。 | 이 일은 이쯤에서 그만두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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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許司理(壽源) | 8.(16) 허사리(許司理) 수원(壽源)에의 답서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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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面老子曰。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信為道元功德母。 |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이며 |
長養一切諸善法。 | 일체 모든 선법을 길러낸다." 하시고, |
又云。信能增長智功德。 | 또 "믿음은 능히 지혜와 공덕을 증장시키고 |
信能必到如來地。 | 믿음은 반드시 여래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
| 하셨습니다. |
欲行千里一步為初。 | 천 리를 가려거든 한 걸음이 처음이 되고 |
十地菩薩斷障證法門。 | 십지보살이 장애를 끊고 법문을 증득하는 것도 |
初從十信而入。 | 처음에는 열 가지 믿음을 좇아 들어가고 |
然後登法雲地。而成正覺。 | 그런 뒤에 법운지(法雲地)에 올라 정각을 이루며, |
初歡喜地因信而生歡喜故也。 | 처음의 환희지(歡喜地)도 |
| 믿음에 기인하여 환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
若決定豎起脊梁骨。 | 만약 결정코 척추를 곧게 세워서 |
要做世出世間沒量漢。 | 세간 출세간에 다 마친 사람이 되려거든 |
須是箇生鐵鑄就底方了得。 | 모름지기 무쇠로 부어 만든 사람이라야 |
| 마쳐질 수 있겠으나 |
若半明半暗半信半不信。 | 만약 반은 밝고 반은 어둡거나, |
|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는다면 |
決定了不得。 | 결정코 마쳐지지 못할 것입니다. |
此事無人情。不可傳授。 | 이 일은 인정이 없어서 전해 줄 수 없고 |
須是自家省發始有趣向分。 | 모름지기 스스로 성찰해야만 |
| 비로소 나아갈만 한 것이 있겠거니와 |
若取他人口頭辦。 | 만약 다른 사람의 말머리를 취해 판단한다면 |
永劫無有歇時。 | 영겁토록 쉬어질 때가 없을 것입니다. |
千萬十二時中。莫令空過。 | 부디 열두 때 가운데 헛되이 보내지 마시고 |
逐日起來應用處。 | 날마다 일어나 오는 응용처(應用處)의 |
圓陀陀地與釋迦達磨無少異 | 원만하기 한량없는 지경이 석가모니불이나 |
| 달마와 더불어 조금도 다름이 없으련만 |
自是當人見不徹透不過。 | 자기 자신이 투철히 보거나 뛰어넘지 못하고 |
全身跳在聲色裏。 | 온 몸으로 소리나 형상 속에 뛰어 들어가서 |
卻向裏許求出頭。 | 도리어 그 속에서 빠져나오기를 구하니, |
轉沒交涉矣。 | 점점 더 교섭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
此事亦不在久參知識 | 이 일도 역시 선지식을 오래 참례하고 |
遍歷叢林而後了得。 | 총림을 두루 다닌 후에야 |
| 마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
而今有多少在叢林 | 지금의 많은 사람들이 총림에서 |
頭白齒黃了不得底。 | 머리가 희어지고 이빨은 누레지도록 있어도 |
| 마치지 못하기도 하지만, |
又有多少乍入叢林 | 또 많은 사람들이 총림에 들어오자마자 |
一撥便轉千了百當底。 | 한 번 빚어 주면 곧바로 굴려서 |
| 천 가지를 알고 백 가지를 감당하기도 하니 |
發心有先後。悟時無先後。 | 발심에는 선후가 있지만 |
| 마음을 깨닫는 데는 선후가 없습니다. |
昔李文和都尉參石門慈照。 | 옛날에 이문화(李文和) 도위가 |
| 석문자조(石門慈照) 선사를 참례하여 |
一句下承當。便千了百當。 | 말 한마디에 알아차리고 |
| 곧 천 가지를 알고 백 가지를 감당해내고서 |
嘗有偈呈慈照云。 | 시험삼아 한 게송을 자조 선사에게 바쳤습니다. |
學道須是鐵漢。 |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
| 무쇠 같은 사람이라야 하리니 |
著手心頭便判。 | 마음 먹자마자 곧 결판을 내서 |
直取無上菩提。 | 곧바로 무상보리를 취하고 |
一切是非莫管。 | 일체의 시비에 간여치 말 것이로다.」 |
但從腳下崖將去死便休。 | 다만 당장에 벼랑 끝으로 가져가서 |
| 죽어야 쉬어질 것이니 |
不要念後思前。 | 뒷 일을 생각하거나 앞 일을 헤아리지 마시고 |
亦不要生煩惱。 | 또 번뇌도 일으키지 마십시요. |
煩惱則障道也。 | 번뇌는 도를 장애합니다. |
祝祝。 | 빌고 또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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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17) 허사리 수원에의 답서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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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右具正信立正志。 | 그대가 바른 믿음을 갖추고 |
| 바른 뜻을 세웠으니 |
此乃成佛作祖基本也。 | 이것이 마침내 부처를 이루고 |
| 조사가 되는 기본입니다. |
山野因以湛然名公道號。 | 산승이 '담연(湛然)'으로 |
| 공의 도호(道號)로 명명하거니와 |
如水之湛然不動。 | 마치 물의 담연함처럼 흔들리지 않으면 |
則虛明自照。不勞心力。 | 허공의 맑음이 저절로 비쳐서 |
| 수고하여 마음의 힘을 쓰지 않더라도 |
世間出世間法。 | 세간 출세간의 법이 |
不離湛然。無纖毫透漏。 | 담연함에서 벗어나지 않고 |
| 털끝만큼도 번뇌가 없을 것이니, |
只以此印。於一切處印定。 | 다만 이 도장으로 |
| 일체처에 도장을 찍기만 하면 |
無是無不是。 | 옳은 것도 없고 옳지 않은 것도 없고, |
一一解脫一一明妙一一實頭。 | 낱낱이 해탈이요, 낱낱이 밝고 미묘하며, |
| 낱낱이 진실의 시작일 것이라 |
用時亦湛然。 | 작용할 때도 또한 담연하고 |
不用時亦湛然。 | 작용하지 않을 때도 담연할 것입니다. |
祖師云。 |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
但有心分別計較。 | "단지 마음으로 분별하고 계교하기만 하면 |
自心見量者。悉皆是夢。 | 자기 마음으로 나타낸 것이 모두 꿈이며 |
若心識寂滅無一動念處。 | 만약 심식이 적멸하여 |
| 움직이는 염처(念處)가 하나도 없으면 |
是名正覺。 | 이것을 정각이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
覺既正。 | 깨달음이 기왕 바르다면 |
則於日用二六時中。 | 일상의 열두 때 가운데 |
見色聞聲。嗅香了味。 | 형상을 보고 소리를 들으며, |
| 향기를 맡고 맛을 보며, |
覺觸知法。 | 감촉을 느끼고 법을 알며, |
行住坐臥。語默動靜。 |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
無不湛然。 | 담연치 못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
亦自不作顛倒想。 | 또한 스스로 전도된 생각을 짓지 않아서 |
有想無想悉皆清淨。 | 생각이 있거나 생각이 없거나 간에 |
| 모두가 다 청정할 것이며, |
既得清淨。 | 기왕에 청정해지면 |
動時顯湛然之用。 | 움직일 때는 담연한 작용을 드러내고 |
不動時歸湛然之體。 | 움직이지 않을 때는 |
| 담연한 본체로 돌아갈 것입니다. |
體用雖殊。而湛然則一也。 | 본체와 작용이 비록 다르지만 |
| 담연하기는 한 가지라서 |
如析栴檀片片皆栴檀。 | 마치 전단나무는 쪼개도 조각조각이 |
| 다 전단나무인 것과 같습니다. |
今時有一種杜撰漢。 | 요즘에 한 종류의 엉터리 같은 사람들은 |
自己腳跟下不實。 | 자기 발 밑의 문제도 부실하면서 |
只管教人攝心靜坐。 | 다른 사람들에게 간여하여 가르치기를, |
| "마음을 거두고 고요히 앉아서 |
坐教絕氣息。 | 기식(氣息)을 끊어지게 하라."고 하니, |
此輩名為真可憐愍。 | 이러한 무리는 |
|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라 할 것입니다. |
請公只恁麼做工夫。 | 청컨대 공은 그렇게만 공부하십시오. |
山野雖然如此指示公。 | 산승이 비록 이와 같이 공에게 지시하지만 |
真不得已耳。 | 참으로 부득이해서 일 뿐입니다. |
若實有恁麼做工夫底事。 | 만약 진실로 그렇게 공부할 일이 있다면 |
即是污染公矣。 | 곧 공을 오염시키는 것일 것입니다. |
此心無有實體。 | 이 마음은 실체가 없거늘 |
如何硬收攝得住。 | 어떻게 억지로 거두어서 머물게 할 수 있으며, |
擬收攝向甚處安著。 | 거두어 들여서 어느 곳에 편히 두겠습니까? |
既無安著處。則無時無節。 | 기왕 둘 곳이 없다면 때도 절기도 없고 |
無古無今。無凡無聖。 | 예도 지금도 없으며, 범부도 성인도 없고, |
無得無失。無靜無亂。 | 얻음도 잃음도 없으며 |
| 고요함도 소란함도 없고 |
無生無死。 | 생도 사도 없을 것입니다. |
亦無湛然之名。 | 또한 담연이라는 이름도 없고 |
亦無湛然之體。 | 담연이라는 본체도 없으며 |
亦無湛然之用。 | 또한 담연의 작용도 없고 |
亦無恁麼說湛然者。 | 이렇게 담연을 말하는 사람도 없으며 |
亦無恁麼受湛然說者。 | 이렇게 담연이라는 말하는 것을 |
| 받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
若如是見得徹去。 | 만약 이렇게 보는 데에 명철해지면 |
徑山亦不虛作此號。 | 경산(徑山)이라는 이 도호도 |
| 헛되게 지은 것이 아니고 |
左右亦不虛受此號。 | 그대도 또한 이 도호를 |
| 헛되게 받은 것이 아닐 것입니다. |
如何如何。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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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慧普覺禪師書卷第二十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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