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慧普覺禪師書
卷第二十五 |
대혜보각선사서 제 25권 [서장(書狀)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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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徑山能仁禪院住持嗣法 |
송나라 경산 능인선원 주지법통 |
慧日禪師 臣蘊聞 上進 |
혜일선사 온문(普慈蘊聞)이 모아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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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曾侍郎(天游) |
1. 증시랑(曾侍郎)
천유(天游)에의 답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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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書附) |
○(증시랑이 물어온 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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開頃在長沙。 |
개(開)가 잠시 장사(長沙)에 있을 때 |
得圜悟老師書。 |
원오(圜梧) 노스님의 서한을 받았는데 |
稱公晚歲相從 |
스님을 일컬어 '늦은 나이에 같이 지내보니 |
所得甚是奇偉。 |
얻은 바가 몹씨 기이하고 위대하다.' 하셨으나 |
念之再三。 |
생각만 거듭하다가 |
今八年矣。 |
이제 8년이 되었는데도 |
常恨未獲親聞緒餘。惟切景仰。 |
남은 꼬리라도 직접 얻어 듣지 못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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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탄하며 오직 간절히 경앙해 왔습니다. |
開自幼年發心。 |
저는 어렸을 때 발심하고 |
參禮知識扣問此事。 |
선지식을 참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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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此事]'에 대해 여쭙곤 했는데 |
弱冠之後。 |
약관 후에는 |
即為婚宦所役。 |
곧 혼인하고 벼슬하는 일에 매달려 |
用工夫不純。 |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고 |
因循至今老矣。 |
그럭저럭 이제 늙기에 이르렀으니 |
未有所聞常自愧歎。 |
아직도 듣지 못한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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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스스로 부끄럽고 한탄스럽습니다. |
然而立志發願。 |
그러나 뜻을 세우고 발원하기는 |
實不在淺淺知見之問。 |
실로 얕은 지견에 있지 않기에 |
以為不悟則已。 |
'깨닫지 못하면 그만 두겠지만 |
悟則須直到古人親證處 |
깨달을 것이라면 모름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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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이 몸소 증득한 곳에 곧바로 이르러 |
方為大休歇之地。 |
마침내 크게 쉴 곳을 삼으리라' 합니다. |
此心雖未嘗一念退屈。 |
이런 마음은 아직 한순간도 퇴굴한 적이 없으나 |
自覺工夫終未純一。 |
스스로 공부가 결국 순일하지 못함을 깨달으니 |
可謂志願大而力量小也。 |
지원(志願)은 크나 역량은 작다 하겠습니다. |
向者。痛懇圜悟老師。 |
지난 날 원오 노스님께 간절히 청했더니 |
老師示以法語六段。 |
노스님께서 법어 여섯 단락을 가르쳐주셨는데 |
其初直示此事。 |
그 처음은 '그 일'을 곧바로 보이시고 |
後舉雲門趙州放下著 |
후에는 운문, 조주스님의 방하착(放下著)과 |
須彌山兩則因緣。 |
수미산이라는 양칙(兩則)의 인연을 들어 |
令下鈍工。 |
둔한 공부를 내려놓게 하시면서 |
常自舉覺。 |
'항상 스스로 거각(擧覺)하라. |
久久必有入處。 |
오래 하다보면 반드시 들 곳이 있다.' 하신 |
老婆心切如此。 |
노파심의 간절함이 이와 같건만 |
其奈鈍滯太甚。 |
둔체(鈍滯)가 너무 심하니 어찌하겠습니까? |
今幸私家塵緣都畢。 |
지금은 다행히 집안의 잡다한 일들을 마무리하고 |
閑居無他事。 |
별다른 일 없이 한가하니 |
政在痛自鞭策以償初志。 |
스스로를 통렬히 편책하기에 좋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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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써 처음의 뜻에 보상하려 하건만 |
第恨未得親炙教誨耳。 |
다만 친히 내리시는 가르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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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 |
一生敗闕己一一呈似。 |
일생의 잘못을 이미 낱낱이 말씀드렸기에 |
必能洞照此心。 |
반드시 이 마음을 통찰하셨으리니 |
望委曲提警。 |
바라건대 자세히 이끄시어 경책하소서. |
日用當如何做工夫。 |
일상생활에서 마땅히 어떻게 공부해야 |
庶幾不涉他途。 |
다른 길을 거의 밟지 않고 |
徑與本地相契也。 |
본래의 자리에 계합해 가겠습니까? |
如此說話。敗闕亦不少。 |
이렇게 여쭙는 것도 잘못됨이 적지 않지만 |
但方投誠自難隱逃。 |
다만 마침내 성의를 비치는 것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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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은폐하기도 어려움이 |
良可愍故。至扣。 |
참으로 가련하기에 여쭙기에 이르렀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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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증시랑의 질문에 대한 답서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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承敘及。 |
서한을 받아보니 |
自幼年至仕宦 |
스스로 어려서부터 벼슬에 이르기까지는 |
參禮諸大宗匠。 |
큰 선지식들을 참례하다가 |
中間為科舉婚宦所役。 |
중간에 과거보고 결혼하고 벼슬에 나아가고, |
又為惡覺惡習所勝。 |
또 나쁜 생각과 습관에 끌려 |
未能純一做工夫。 |
순일하게 공부할 수 없었으니 |
以此為大罪。 |
그것을 큰 죄로 여긴다 하며, |
又能痛念無常世間種種虛幻 |
또 무상한 세간이 여러가지로 허망하여 |
無一可樂。 |
하나도 가히 즐길 것이 없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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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프게 여기고 |
專心欲究此一段大事因緣。 |
전심하여 그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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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하고자 한다 하니 |
甚愜病僧意。 |
참으로 납승의 뜻에 맞습니다. |
然既為士人仰祿為生。 |
그러나 기왕에 벼슬하는 사람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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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받아 생활하고 |
科舉婚宦。 |
과거치르고 결혼하고 벼슬하는 일도 |
世間所不能免者。 |
세간에서는 면할 수 없는 것이요 |
亦非公之罪也。 |
또한 귀공의 죄가 아닌데 |
以小罪而生大怖懼。 |
작은 죄를 크게 두려워 하시니 |
非無始曠大劫來 |
무시이래로 광대한 겁 동안 |
承事真善知識 |
참 선지식을 섬기며 |
熏習般若種智之深。 |
익힌 반야종지(般若種智)가 깊지 않다면 |
焉能如此。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으리오? |
而公所謂大罪者。 |
귀공이 말하는 대죄라는 것은 |
聖賢亦不能免。 |
성현도 면할 수 없는 것이며, |
但知虛幻非究竟法。 |
다만 허망한 허깨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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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의 법이 아닌 줄 알고 |
能回心此箇門中。 |
마음을 이러한 문으로 돌려서 |
以般若智水。 |
반야지혜의 물로 |
滌除垢染之穢。 |
더럽혀진 때를 씻어내고 |
清淨自居。 |
스스로 청정히 머물며 |
從腳下去一刀兩段。 |
부질없는 것들을 한 칼에 베어내 |
更不起相續心足矣。 |
다시 계속하는 마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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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 않는다면 족한 것이니 |
不必思前念後也。 |
굳이 앞뒤를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
既曰虛幻。 |
기왕에 말한 허환(虛幻)이란 이치가 |
則作時亦幻。 |
지을 때도 허깨비요 |
受時亦幻。知覺時亦幻。 |
받을 때나 지각할 때도 허깨비이며, |
迷倒時亦幻。 |
미혹했을 때도 허깨비요 |
過去現在未來皆悉是幻。 |
과거 현재 미래가 다 허깨비인 것이라 |
今日知非。 |
금일에 참된 이치가 아님을 알고 |
則以幻藥復治幻病。 |
허깨비 약으로 허깨비 병을 치료하여 |
病瘥藥除。 |
병이 낫고 약도 없어지면 |
依前只是舊時人。 |
예전대로 다만 그 때의 사람인 것이요 |
若別有人有法。 |
만일 달리 사람이 있고 법이 있다 한다면 |
則是邪魔外道見解也。 |
그것은 삿된 마군이나 외도의 견해인 것이니 |
公深思之。 |
귀공은 깊이 생각해서 |
但如此崖將去。 |
다만 이와 같이 나아가되 |
時時於靜勝中。 |
시시때때로 고요하고 수승한 가운데서 |
切不得忘了須彌山放下著兩則語 |
수미산과 방하착의 양칙어를 절대 잊지 말고 |
但從腳下著實做將去。 |
다만 당장 이 자리에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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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히 공부해 나아갈지언정 |
己過者不須怖畏。 |
자기의 허물을 모름지기 두려워 말고 |
亦不必思量。 |
또 헤아릴 필요가 없는 것이니 |
思量怖畏即障道矣。 |
헤아리고 두려워하면 |
|
곧 도에 장애가 될 것입니다. |
但於諸佛前。發大誓願。 |
다만 모든 부처님 앞에 큰 서원을 세워 |
願此心堅固。永不退失。 |
‘제 마음이 견고하여 영원히 퇴보하지
않고, |
仗諸佛加被。 |
모든 부처님의 가피에 의지하여 |
遇善知識一言之下。 |
선지식을 만나 일언지하에 |
頓亡生死。 |
몰록 생사를 여의고 |
悟證無上正等菩提。 |
무상정등보리를 깨달아 증득하여 |
續佛慧命。 |
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잇고 |
以報諸佛莫大之恩。 |
모든 부처님의 막대한 은혜에 |
|
보답하기를 원하옵니다.’ 하여 |
若如此則久久無有不悟之理。 |
만약 이와 같이 오래오래 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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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지 못할 이치가 없을 것입니다. |
不見善財童子從文殊發心。 |
보지 못했습니까? 선재동자(善財童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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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文殊)를 쫓아 발심하고 |
漸次南行過一百一十城。 |
점차 남쪽으로 가며 110 개의 성을 지나면서 |
參五十三善知識。 |
53선지식을 참례하고 |
末後於彌勒一彈指頃。 |
마지막에 미륵(彌勒)에게서 일탄지경에 |
頓亡前來諸善知識所得法門。 |
문득 이전의 모든 선지식들에게서 |
|
얻은 법문을 잊고 |
復依彌勒教思欲奉覲文殊。 |
다시 미륵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
|
문수를 친견하고 모시려 생각하자 |
於是文殊遙伸右手。 |
이에 문수보살이 멀리서 오른손을 펴서 |
過一百一十由旬。 |
110유순(由旬)을 건너 |
按善財頂曰。 |
선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기를, |
善哉善哉。善男子。 |
'참으로 장하도다, 선남자여! |
若離信根。 |
만약 믿음의 뿌리를 잃는다면 |
心劣憂悔。 |
마음이 열등하여 근심하고 후회하며 |
功行不具。 |
수행이 갖추어지지 못해 |
退失精勤。 |
정근이 퇴보하여 없어지니 |
於一善根心生住著。 |
하나의 선근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생겨 |
於少功德便以為足。 |
조그만 공덕으로 곧 만족하고 |
不能善巧發起行願。 |
선교한 행원(行願)을 일으킬 수 없으며 |
不為善知識之所攝護。 |
선지식의 섭호(攝護)를 얻지 못하고 |
乃至不能了知如是法性。 |
나아가 이러한 법성(法性)과 |
如是理趣。如是法門。 |
이러한 이치와 이러한 법문과 |
如是所行。如是境界。 |
이러한 소행(所行)과 이러한 경계를 |
|
요지할 수도 없으며 |
若周遍知。若種種知。 |
주변지(周遍知)나 종종지(種種知), |
若盡源底。若解了。 |
진원저(盡源底), 해료(解了), |
若趣入。若解說。若分別。 |
취입(趣入), 해설(解說), 분별(分別), |
若證知。若獲得。 |
증지(證知), 획득(獲得)을 |
皆悉不能。 |
모두 알 수가 없느니라.' |
文殊如是宣示善財。 |
문수가 이렇게 선재에게 가르쳐 보이니 |
善財於言下成就阿僧祇法門。 |
선재가 말끝에 아승지의 법문을 성취하여 |
具足無量大智光明。 |
무량한 대지혜의 광명을 구족하고 |
入普賢門。 |
보현의 문에 들어가 |
於一念中悉見三千大千世界 |
한 순간에 삼천대천세계 |
微塵數諸善知識。 |
미진수의 모든 선지식을 뵙고 |
悉皆親近。恭敬承事。 |
다 친근하여 공경히 받들어 모시며 |
受行其教。 |
그분들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여 |
得不忘念智。 莊嚴藏解脫。 |
잊지 않는 염지[不忘念智]와 |
|
장엄장해탈(莊嚴藏解脫)을 얻어서 |
以至入普賢毛孔剎。 |
보현(普賢)의 모공세계[毛孔刹]에 들어가 |
於一毛孔行一步。 |
한 모공에서 한 걸음을 걸어 |
過不可說不可說佛剎微塵數世界。 |
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의 세계를 지나 |
與普賢等。 |
보현과 더불어 동등하고 |
諸佛等。 |
모든 부처님과 동등하며 |
剎等行等。 |
세계도 같고 행(行)도 같고, |
及解脫自在悉皆同等。 |
해탈자재(解脫自在)도 다 동등하여 |
無二無別。 |
둘이 없고 다름도 없었던 것이니, |
當恁麼時。 |
마땅히 이러한 때에 이르러야 |
始能回三毒為三聚淨戒。 |
비로소 삼독(三毒)을 돌이켜 |
|
삼취정계(三聚淨戒)로 만들고, |
回六識為六神通。 |
육식(六識)을 돌이켜 |
|
육신통(六神通)이 되게 하며 |
回煩惱為菩提。 |
번뇌를 돌이켜 보리(菩提)로 만들며 |
回無明為大智。 |
무명(無明)을 돌이켜 |
|
대지혜기 되게 할 것이리다. |
如上這一絡索。 |
위에서와 같은 하나의 실마리[一絡索]는 |
只在當人末後一念真實而已。 |
다만 본인의 마지막 한 순간 |
|
진실함에 있었던 것이라. |
善財於彌勒彈指之間。 |
선재동자는 미륵에게서 탄지간에 |
尚能頓亡諸善知識所證三昧。 |
모든 선지식들로부터 증득한 |
|
삼매조차도 몰록 잊을 수 있었거늘 |
況無始虛偽惡業習氣耶。 |
하물며 무시이래의 허망하고 거짓된 |
|
악업의 습관이겠습니까? |
若以前所作底罪為實 |
만약 전에 지은 죄를 사실로 여기면, |
則現今目前境界。 |
곧 지금 있는 눈 앞의 경계들이 |
皆為實有。 |
모두 진실로 있는 셈이며, |
乃至官職富貴恩愛。 |
나아가 관직, 부귀, 은애(恩愛)도 |
悉皆是實。既是實。 |
모두 진실인 것이요, 기왕에 진실이라면 |
則地獄天堂亦實。 |
곧 지옥과 천당도 진실이며, |
煩惱無明亦實。 |
번뇌 무명도 역시 진실이며, |
作業者亦實。 |
업을 짓는 것도 진실이요, |
受報者亦實。 |
과보를 받는 것도 진실이며, |
所證底法門亦實。 |
증득한 법문도 또한 진실일 것이라 |
若作這般見解。 |
만약 이와 같은 견해를 짓는다면, |
則盡未來際。 |
곧 미래세가 다하도록 |
更無有人趣佛乘矣。 |
다시는 아무도 불승(佛乘)에 |
|
나아갈 자가 없을 것이요, |
三世諸佛諸代祖師。 |
삼세제불과 역대조사들의 |
種種方便。 |
여러가지 방편들이 |
翻為妄語矣。 |
도리어 거짓말이 될 것입니다. |
|
|
承公發書時。 |
듣자하니, 공이 서한을 보낼 때 |
焚香對諸聖。 |
모든 성인들 앞에 향을 사르고, |
及遙禮菴中而後遣。 |
멀리 암자를 향해 예를 한 뒤에 |
|
보냈다고 하더이다. |
公誠心至切如此。 |
공의 성심(誠心)이 |
|
이처럼 간절함에 이르렀으나 |
相去雖不甚遠。 |
서로 가기가 비록 심히 멀지 않는데도 |
未得面言。 |
아직 대면하여 말 나누지 못하고 |
信意信手。 |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
不覺忉怛如許。 |
나도 몰래 널어놓은 수다가 이와 같습니다. |
雖若繁絮。 |
비록 솜털 날리듯 무성하지만, |
亦出誠至之心。 |
또한 정성 지극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요 |
不敢以一言一字相欺。 |
한마디 말, 한 글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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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서로를 속이지 않았으니, |
苟欺公則是自欺耳。 |
만약 그대를 속인다면 |
|
곧 자기를 속이는 것일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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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記得。 |
또 기억하건대, |
善財見最寂靜婆羅門。 |
선재동자가 최적정바라문을 친견하여 |
得誠語解脫。 |
성어해탈(誠語解脫)을 얻고서 |
過去現在未來諸佛菩薩。 |
과거 현재 미래 모든 불보살들의 |
於阿耨菩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
無已退無現退無當退。 |
이미 물러남이 없고, 현재 물러남이 없으며, |
|
미래에도 물러남이 없어서, |
凡有所求莫不成滿。 |
무릇 구하는 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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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히 이루지 못함이 없었던 것은 |
皆由誠至所及也。 |
모두가 정성이 지극함에 이르렀기 때문이라 |
公既與竹椅蒲團為侶。 |
그대가 기왕 댓자리 창포방석[竹倚蒲團]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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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를 삼았다고 하니, |
不異善財見最寂靜婆羅門。 |
선재동자가 최적정바라문을 |
|
만난 것과 다름이 없으며, |
又發雲門書。 |
또 운문(雲門)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
對諸聖遙禮而後遣。 |
모든 성인을 대하여 |
|
멀리서 예배한 뒤에 보냈다는 것은 |
只要雲門信許。 |
다만 운문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이니, |
此誠至之劇也。 |
이러한 정성은 지극한 데 이른 것이리다. |
但相聽。只如此做工夫。 |
단지 서로 알아야 할 것은 |
|
다만 이와 같이 공부를 한다면 |
將來於阿耨菩提成滿無疑矣。 |
장래 아뇩보리를 원만히 이룰 것에 |
|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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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又。 |
(2) 다른 답서 ② |
|
|
公處身富貴。 |
공은 몸이 부귀한 곳에서 |
而不為富貴所折困。 |
부귀가 꺾이는 곤란을 겪지 않았으니 |
非夙植般若種智。 |
일찍이 반야지혜종자를 심은 것이 아니라면 |
焉能如是。 |
어찌 그러할 수 있었으리오? |
但恐中忘此意。 |
다만 두려운 것은 도중에 이러한 뜻을 잊고 |
為利根聰明所障。 |
예리한 근기와 총명이 장애가 되어 |
以有所得心在前頓放。 |
어떤 알았다는 것 때문에 |
|
마음을 앞에서 문득 놓아버리기에 |
故不能於古人直截徑要處 |
그래서 고인의 직절경요처(直截徑要處)에서 |
一刀兩段直下休歇。 |
한칼로 두 동강내고 |
|
곧바로 쉬어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
此病非獨賢士大夫。 |
이 병은 유독 현명한 사대부 뿐만 아니라 |
久參衲子亦然。 |
오래 참구한 납자(衲子)들도 마찬가지여서 |
多不肯退步就省力處做工夫。 |
대개가 물러나서 힘 든 곳에 나아가 |
|
공부하려 하지 않고, |
只以聰明意識計較思量。 |
오로지 총명과 의식(意識), |
|
계교(計較)와 사량(思量)으로 |
向外馳求。 |
밖을 향해 치구하다가 |
乍聞知識向聰明意識思量計較外 |
선지식이 문득 총명, 의식이나 |
|
사량과 계교를 벗어난 |
示以本分草料。 |
본분초료(本分草料)를 보여주면 |
多是當面蹉過。 |
대개는 그 자리를 그르쳐 지나가서 |
將謂從上古德。 |
'예로부터 고덕(高德)들이 |
有實法與人。 |
사람에게 주는 진실한 법이 있는데 |
如趙州放下著雲門須彌山之類是也。 |
조주의 방하착이나 운문의 수미산과 같은 |
|
종류가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합니다. |
巖頭曰。 |
암두(巖頭)스님께서는 |
卻物為上。逐物為下。 |
'경계를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고, |
|
경계를 쫓는 것은 좋지 못하다.' 하였으며 |
又曰。 |
또 말하되, |
大統綱宗。要須識句。 |
'큰 주류를 이루는 종지(宗旨)는 |
|
반드시 구(句)를 알아야 되는데 |
甚麼是句。 |
어떤 것이 구(句)인가? |
百不思時喚作正句。 |
온갖 것을 사량하지 않을 때를 |
|
정구(正句)라고 하고, |
亦云居頂。 |
또 거정(居頂)이라고도 하고, |
亦云得住。 |
득주(得住)라고도 하고, |
亦云歷歷。 |
역역(歷歷)이라고도 하고, |
亦云惺惺。 |
성성(惺惺)이라고도 하며, |
亦云恁麼時。 |
또 이러한 때(恁麽時)라고 한다.' 하였으니 |
將恁麼時等破一切是非。 |
마침내 이러한 때라야 |
|
모든 시비(是非)를 똑같이 파할 것이라 |
纔恁麼便不恁麼。 |
이러한 것이 곧 그리되지 않는 것입니다. |
是句亦鏟。 |
옳은 글귀도 깎아버리고 |
非句亦鏟。 |
그른 글귀도 깎아버려서 |
如一團火相似。 |
마치 한 덩어리 불처럼 |
觸著便燒。 |
닿으면 곧 태워버린다면 |
有甚麼向傍處。 |
어디에 기댈 곳이 있으리까? |
今時士大夫。 |
지금의 사대부들은 |
多以思量計較為窟宅。 |
대개가 사량과 계교로 은신처를 삼고 |
聞恁麼說話。 |
이러한 말을 들으면 |
便道莫落空否。 |
곧 '공(空)에 떨어지지 |
|
말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라고 말하니 |
喻似舟未翻先自跳下水去。 |
비유컨대 배가 뒤집히기도 전에 |
|
스스로 먼저 물에 뛰어드는 것과 같아서 |
此深可憐愍。 |
이것이 참으로 연민스럽다 하리다. |
近至江西見呂居仁。 |
근래 강서(江西)에 이르러 |
|
여거인(呂居仁)을 만났더니 |
居仁留心此段因緣甚久。 |
거인은 이 단계의 인연에 |
|
마음을 둔 것이 심히 오래되었으나 |
亦深有此病。 |
또한 그 병도 깊어 있더이다. |
渠豈不是聰明。 |
그가 어찌 총명하지 않으리오만 |
宗杲嘗問之曰。 |
내가 일찍이 그에게 묻기를, |
公怕落空。 |
'그대가 공(空)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는데 |
能知怕者是空耶。 |
두려움을 아는 것은 공(空)한가, |
是不空耶。試道看。 |
공하지 않는가? 한번 말해보시오.' 하였더니 |
渠佇思欲計較祗對。 |
그가 머뭇거리며 생각하여 |
|
계교로만 대답하려 하기에 |
當時便與一喝。 |
그때 문득 할(喝)을 하였더니 |
至今茫然。 |
지금까지도 망연하여 |
討巴鼻不著。 |
근거[巴鼻]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
此蓋以求悟證之心。 |
이것은 모두 깨달아 증득하려는 마음을 |
在前頓放。 |
앞에서 문득 놓아버려서 |
自作障難。 |
스스로 장애의 어려움을 만드는 것이지 |
非干別事。 |
다른 것이 아닙니다. |
公試如此做工夫。 |
그대가 시험삼아 이렇게 공부하여 |
日久月深。 |
일구월심(日久月深)하면 |
自然築著磕著。 |
자연히 축착개착(築著磕著)할 것입니다. |
若欲將心待悟 |
만약 마음으로 깨닫기를 기대하거나 |
將心待休歇。 |
마음이 쉬어지기를 기대한다면 |
從腳下參。 |
지금부터 참구하여 |
到彌勒下生。 |
미륵불이 하생하실 때까지 해도 |
亦不能得悟。 |
깨달을 수 없을 것이요 |
亦不能得休歇。 |
또한 쉬어지지도 않을 것이며, |
轉加迷悶耳。 |
점점 더 미혹하고 답답해질 뿐입니다. |
平田和尚曰。 |
평전(平田)화상은 |
神光不昧。 |
'신광(神光)은 혼매하지 않은 |
萬古徽猷。 |
만고(萬古)에 표상이 되는 이치이니, |
入此門來。 |
이 문에 들어가는 데에는 |
莫存知解。 |
알음알이[知解]를 두지 말라.' 하시고, |
又古德曰。 |
또 고덕이 이르시되, |
此事不可以有心求。 |
'이 일은 유심(有心)으로 구할 수
없고, |
不可以無心得。 |
무심(無心)으로도 얻을 수 없으며, |
不可以語言造。 |
말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
不可以寂默通。 |
고요함으로도 통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
此是第一等入泥入水。 |
이것이 진흙에 들어가고 물에 들어가는 데에 |
老婆說話。 |
제일가는 노파심의 설화(說話)이건만 |
往往參禪人。 |
종종 참선하는 사람들은 |
只恁麼念過。 |
다만 그렇게 생각만 하고 지나쳐 |
殊不子細。看是甚道理。 |
특별히 이것이 어떤 도리인지 |
|
자세히 살피지 않습니다. |
若是箇有筋骨底。 |
만약에 근본이 있는 이라면 |
聊聞舉著。 |
들은 것에 힘입어 들춰내서 |
直下將金剛王寶劍。 |
곧바로 금강보검으로 |
一截截斷此四路葛藤。 |
한번에 베어 이 네 갈래 갈등을 |
|
잘라 끊어버린다면 |
則生死路頭亦斷。 |
곧 생사의 길머리도 끊어지고, |
凡聖路頭亦斷。 |
범부와 성인의 길머리도 끊어지며, |
計較思量亦斷。 |
계교와 사량도 끊어지고, |
得失是非亦斷。 |
득실(得失)과 시비(是非)도 끊어져서 |
當人腳跟下。 |
그 사람의 발꿈치 밑에서 |
淨裸裸赤灑灑沒可把。 |
정라라 적려려하게 다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니 |
豈不快哉。豈不暢哉。 |
어찌 통쾌하지 않을 것이며, |
|
어찌 후련하지 않겠습니까? |
不見。 |
보지 못했습니까? |
昔日灌谿和尚初參臨濟。 |
옛날에 관계(灌谿)화상이 |
|
처음 임제(臨濟)선사를 참례했을 때 |
濟見來便下繩床。 |
임제선사가 그가 오는 것을 보고 |
|
곧 법상에서 내려와 |
驀胸擒住。 |
갑자기 멱살을 잡으니 |
灌谿便云。領領。 |
관계화상이 곧 |
|
'알았습니다, 알았읍니다.'
하자, |
濟知其已徹。 |
임제선사가 그가 이미 깨달았음을 아시고 |
即便推出。 |
곧 밀쳐내고 |
更無言句與之商量。 |
다시 무언구(無言句)를 주어 |
|
헤아려 보게[商量]하니 |
當恁麼時。 |
이러한 때를 당하여 |
灌谿如何思量計較祗對得。 |
관계화상이 어찌 사량과 계교로 |
|
대할 수 있었으리오? |
古來幸有如此牓樣。 |
예로부터 다행히 이러한 본보기가 있지만 |
如今人總不將為事。 |
지금 사람들은 모두가 |
|
그것으로 일을 삼지 않고 |
只為麤心。 |
다만 거칠은 마음[麤心]으로만 여깁니다. |
灌谿當初若有一點 |
관계화상이 당초에 조금이라도 |
待悟待證待休歇底心在前時。 |
깨달아 증득하고 쉬어지기를 |
|
기대하는 마음이 앞에 있었다면 |
莫道被擒住便悟。 |
'멱살 잡히고 문득 깨달았다.'고 |
|
말해서는 안될 것이니, |
便是縛卻手腳。 |
곧 손발을 묶고 |
遶四天下拖一遭。 |
사천하를 한 바퀴 돌아치더라도 |
也不能得悟。 |
깨달을 수 없고 |
也不能得休歇。 |
쉬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
尋常計較安排底是識情。 |
늘 궁리하는 계교나 안배(安排)가 |
|
바로 식정(識情)이요, |
隨生死遷流底亦是識情。 |
생사를 따라 흐르는 것도 식정이며, |
怕怖慞惶底亦是識情。 |
두려워하는 것도 식정이건만 |
而今參學之人。不知是病。 |
지금에 배우는 이들은 이 병을 알지 못하고 |
只管在裏許。頭出頭沒。 |
다만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는데 |
教中所謂隨識而行不隨智。 |
교법에서 이른 바 식(識)을 쫓아 행하고 |
|
지혜를 쫓지 않은 것이라 |
以故昧卻本地風光本來面目。 |
그 때문에 본지풍광(本地風光)과 |
|
본래면목(本來面目)이 어두어진 것이니, |
若或一時放得下。百不思量計較。 |
혹 한 때라도 |
|
온갖 사량 계교를 내려 놓아버리고 |
忽然失腳蹋著鼻孔。 |
문득 다리를 헛디뎌 콧구멍[鼻孔]을 밟으면 |
即此識情。便是真空妙智。 |
이 식정이 문득 진공묘지(真空妙智)인
것이라 |
更無別智可得。 |
다시 달리 얻을 지혜가 없는 것이며 |
若別有所得。別有所證。 |
만약 달리 얻을 것이나 증득할 것이 있다면 |
則又卻不是也。 |
오히려 옳지 못할 것이니, |
如人迷時喚東作西。 |
마치 어떤 사람이 혼미해 있을 때는 |
|
동쪽이 서쪽이었다가 |
及至悟時即西便是東。 |
깨어났을 때에 이르러서는 서쪽이 동쪽이어서 |
無別有東。 |
달리 동쪽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
此真空妙智。與太虛空齊壽。 |
이 진공묘지는 태허공과 수명이 같거니 |
只這太虛空中。 |
다만 이 태허공 가운데 |
還有一物礙得他否。 |
어느 한 물건이 있어 장애하리오? |
雖不受一物礙。 |
비록 한 물건의 장애도 받지 않을 뿐더러 |
而不妨諸物於空中往來。 |
허공에 오가는 모든 물건을 |
|
방해하지도 않으니 |
此真空妙智亦然。 |
이 진공묘지도 역시 그러하여 |
生死凡聖垢染。 |
생사와 범성(凡聖)과 번뇌가 |
著一點不得。 |
한 점 붙을 수 없습니다. |
雖著不得。 |
비록 붙을 수 없으나 |
而不礙生死凡聖於中往來。 |
생사와 범성이 그 가운데 오고 감을 |
|
장애하지 않으니 |
如此信得及見得徹。 |
이와 같이 믿고 꿰뚫어 본다면 |
方是箇出生入死得大自在底漢。 |
바야흐로 이것이 나고 죽음에 |
|
대자재(大自在)를 얻은 사람이리다. |
始與趙州放下著雲門須彌山。 |
비로소 조주(趙州)의 방하착과 |
|
운문(雲門)의 수미산에 |
有少分相應。 |
약간의 상응함이 있으려니와 |
若信不及放不下。 |
만약 믿어지지 않아서 놓지 못한다면 |
卻請擔取一座須彌山。 |
오히려 청컨대 한 덩이 수미산을 짊어지고 |
到處行腳。遇明眼人。 |
도처를 행각(行脚)하다가 |
|
눈 밝은 사람을 만나거든 |
分明舉似。一笑。 |
분명히 이것을 물어보십시요. |
|
일소(一笑)로다. |
|
|
|
|
又。 |
(3) 다른 답서 ③ |
|
|
老龐云。 |
방(龐)거사가 말씀하기를, |
但願空諸所有。 |
'다만 가진 모든 것을 비우고 |
切勿實諸所無。 |
없는 것을 절대 채우지 말라.' 하셨으니, |
只了得這兩句。 |
다만 이 두 구절을 깨달으면 |
一生參學事畢。 |
일생참학(一生參學)의 일을 마치게 되리다. |
今時有一種剃頭外道。 |
오늘날 한 무리 머리 깎은 외도가 |
自眼不明。 |
자기 안목(眼目)도 밝지 못하면서 |
只管教人死獦狙地休去歇去。 |
다만 사람들에게 ‘죽은 늑대[獦狚]처럼 |
|
쉬고 또 쉬어라.’고 가르치니 |
若如此休歇。 |
만약 이와 같이 쉰다면 |
到千佛出世。 |
천불(千佛)이 세상에 오신다 해도 |
也休歇不得。 |
쉬어질 수 없고 |
轉使心頭迷悶耳。 |
점점 마음을 미민(迷悶)하게 할뿐이며, |
又教人隨緣管帶忘情默照。 |
또 사람들에게 ‘인연따라 관대(管帶)하여 |
|
정(情)을 잊고 묵묵히 비추라.'고 가르치지만 |
照來照去帶來帶去。 |
비추어 오고 비추어 가며, |
|
간직해 오고 간직해 가도 |
轉加迷悶無有了期。 |
점점 더욱 미민해져서 |
|
마칠 기약이 없으리라. |
殊失祖師方便。 |
특히 조사의 방편을 떠나 |
錯指示人。 |
사람들을 그릇되게 지시하여 |
教人一向虛生浪死。 |
한결같이 헛되이 태어나 덧없이 죽게 하고, |
|
|
更教人是事莫管。 |
다시 '그런 일에 간여하지 말고 |
但只恁麼歇去。 |
다만 이렇게 쉬어가서 |
歇得來情念不生。 |
쉼이 얻어지면 정념(情念)이 생기지 않으며, |
到恁麼時。 |
이러한 때에 이르러서는 |
不是冥然無知。 |
깜깜하거나 무지(無知)하지 않으리니 |
直是惺惺歷歷。 |
이것이 곧 성성력력(惺惺歷歷)이다.'고 가르치니, |
這般底更是毒害。 |
이러한 것들이 다시 해독(害毒)인지라 |
瞎卻人眼。不是小事。 |
사람의 눈을 멀게 하니 작은 일이 아닙니다. |
雲門尋常見此輩。 |
나(雲門)는 평소에 이런 무리를 보면 |
不把做人看待。 |
기대할 만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
彼既自眼不明。 |
그는 기왕 자기의 안목이 밝지 못한지라 |
只管將冊子上語。 |
다만 책에 있는 말을 가져다 |
依樣教人。 |
그 틀에 의지해 사람들을 가르치니, |
這箇作麼生教得。 |
이것으로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
若信著這般底。 |
이런 사람을 믿어서는 |
永劫參不得。 |
영겁(永劫)을 참구해도 얻을 수 없으리다. |
雲門尋常。不是不教人坐禪 |
나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좌선하되 |
向靜處做工夫。 |
고요한 곳에서 공부하라.'고 |
|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
此是應病與藥。 |
그것은 병따라 약을 쓰는 것이요 |
實無恁麼指示人處。 |
실로 사람들에게 그렇게 지시한 곳은 없습니다. |
不見黃檗和尚云。 |
보지 못했습니까? 황벽화상께서 말씀하기를, |
我此禪宗。從上相承以來。 |
'우리 이 선종은 위로부터 이어내려온
이래 |
不曾教人求知求解。 |
일찍이 사람들에게 지식이나 이해를 |
|
구하지 말라 가르치고 |
只云學道。 |
다만 도를 배우라 하였다.' 하셨으니 |
早是接引之辭。 |
일찍이 사람을 이끌려는 말씀이었으나 |
然道亦不可學。 |
도라는 것이 또한 배울 수 없는 것이라 |
情存學道。卻成迷道。 |
도를 배우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
|
도리어 도에 미혹하게 되리이다. |
道無方所。名大乘心。 |
도에는 방소가 없으니 |
|
대승심(大乘心)이라 하거니와 |
此心不在內外中間。 |
이 마음은 안이나 밖에 있지않고 |
|
중간에도 있지 않아서 |
實無方所。 |
진실로 방소가 없습니다. |
|
|
第一不得作知解。 |
제일가는 것은 알음알이를 짓지 않는 것이라 |
只是說汝而今情量處為道。 |
다만 그대에게 말하노니 |
|
지금 마음의 사량처를 도로 삼아 |
情量若盡心無方所。 |
마음의 사량이 다해지고 |
|
마음에 방소도 없어지면 |
此道天真本無名字。 |
이것이 본래의 이름 없는 천진한 도이거니와, |
只為世人不識迷在情中。 |
다만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해 |
|
마음속에 미혹이 있으니 |
所以諸佛出來。說破此事。 |
그런 까닭에 제불(諸佛)이 출현하시어 |
|
이 일을 설파하시고, |
恐爾不了。權立道名。 |
그들이 알지 못할까 염려하시어 |
|
방편으로 도라는 이름을 세우신 것이니 |
不可守名而生解也。 |
이름에 집착하여 |
|
알음알이를 내서는 안될 것입니다. |
|
|
前來所說。 |
앞서 말한 바 |
瞎眼漢。錯指示人。 |
눈먼 놈들이 사람들에게 잘못 가르쳐 준 것들은 |
皆是認魚目作明殊。 |
모두가 생선 눈깔을 진주라 하는 것이요, |
守名而生解者。 |
이름에 집착하여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리다. |
教人管帶。 |
사람들에게 살펴 간직하라[管帶] 가르치니 |
此是守目前鑑覺 |
이것은 눈앞의 인식대상[鑑覺]에 집착하여 |
而生解者。 |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 |
教人硬休去歇去。 |
사람들에게 굳이 쉬어가고 쉬어가라 하는 것은 |
此是守忘懷空寂。 |
감정을 떠난 공적(空寂)에 집착하여 |
而生解者。 |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 |
歇到無覺無知。 |
쉼이 각(覺)도 지(知)도 없어지기에 이르면 |
如土木瓦石相似。 |
마치 토목(土木)이나 와석(瓦石) 같으련만 |
當恁麼時。 |
이러한 지경에도 |
不是冥然無知。 |
이것이 깜깜한 무지(無知)이거나 |
又是錯認方便解縛語。 |
또 방편으로 속박을 푸는 것을 |
|
오인한 말이 아니다 하여 |
而生解者。 |
알음알이를 내며, |
教人隨緣照顧。 |
사람들에게 인연 따라 비추어 보라 가르치고 |
莫教惡覺現前。 |
나쁜 각(覺)이 나타나지 말게 하라 가르치니, |
這箇又是認著髑髏情識。 |
이것은 또 촉루정식(髑髏情識)을 인식하고 집착하여 |
而生解者。 |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 |
教人但放曠任其自在 |
사람들에게 '그저 놓아버리고 자유롭게 맡겨서 |
莫管生心動念。 |
생기는 마음 움직이는 생각에 개의치 말라. |
念起念滅本無實體。 |
생각이 일어나고 멸하는 것이 본래 실체가 없다. |
若執為實。則生死心生矣。 |
만일 집착하여 실체라 한다면 |
|
곧 생사의 마음이 생긴다.'고 가르치니 |
這箇又是守自然體為究竟法。 |
이것은 또 자연의 실체를 구경법을 삼아 |
而生解者。 |
알음알이를 내는 것입니다. |
如上諸病。非干學道人事。 |
위와 같은 모든 병은 |
|
모든 배우는 이들의 탓이 아니라 |
皆由瞎眼宗師錯指示耳。 |
다 눈먼 종사(宗師)의 그릇된 가르침에 |
|
연유한 것일 따름입니다. |
公既清淨自居。 |
그대가 기왕 청정히 머물러 |
存一片真實堅固向道之心。 |
도를 향한 한 조각 |
|
진실하고 견고한 마음이 있다면 |
莫管工夫純一不純一。 |
공부가 순일하고 순일하지 못함에 개의치 말고 |
但莫於古人言句上 |
다만 옛 사람들의 언구(言句) 위에서 |
只管如疊塔子相似。 |
다만 탑을 쌓듯이 |
一層了又一層。 |
한 층 또 한 층 쌓아 올려야 할 것이요, |
枉用工夫無有了期。 |
잘못 공부하면 마칠 기약이 없을 것이며, |
但只存心於一處。 |
오로지 한 곳에다 마음을 두면 |
無有不得底。 |
얻지 못할 것이 없으리니 |
時節因緣到來。 |
시절인연이 도래하면 |
自然築著磕著。 |
자연히 축착개착(築著磕著)하여 |
噴地省去耳。 |
분지성거(噴地省去)할 뿐이리이다. |
不起一念。還有過也無。 |
'한 생각 일어나지 않으면 |
|
오히려 허물이 어떤 허물이 없겠습니까?' |
云須彌山。 |
'수미산이다.' |
一物不將來時如何。 |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
云放下著。 |
'방하착이니라.' |
這裏疑不破。 |
여기에 의심이 깨지지 않거든 |
只在這裏參。 |
다만 이 자리에서 참구할지언정 |
更不必自生枝葉也。 |
다시 스스로 지엽(枝葉)을 내지 말 것이니, |
若信得雲門及。 |
만약 나를 믿는다면 |
但恁麼參。 |
다만 이렇게 참구할지언정 |
別無佛法指示人。 |
달리 사람에게 가르쳐 줄 불법이 없을 것이요, |
若信不及。 |
나를 믿지 못한다면 |
一任江北江南問王老。 |
강북이나 강북을 다니며 선지식에게 물어 |
一狐疑了一狐疑。 |
한 번 의심하고 또 한 번 의심하기를 |
|
일임하리이다. |
|
|
又。 |
(4) 다른 답서 ④ |
|
|
細讀來書。乃知。 |
보내온 서신을 읽고 이내 알았는데 |
四威儀中無時間斷。 |
행주좌와에 끊기는 일 없이 |
不為公冗所奪。 |
공무에 빼앗기지 않고 |
於急流中常自猛省。 |
급류 속을 스스로 맹렬히 살펴서 |
殊不放逸。 |
달리 방일하지 않고 |
道心愈久愈堅固。 |
도의 마음이 오랠수록 더욱 견고해진다 하니 |
|
|
深愜鄙懷。 |
비루한 마음에 심히 흡족합니다. |
然世間塵勞。如火熾然。 |
그러나 세간의 진로(塵勞)는 |
|
불처럼 활활 타오르니 |
何時是了。 |
어느 때 끝나겠습니까? |
正在鬧中。 |
정히 소란스러운 가운데서도 |
不得忘卻竹椅蒲團上事。 |
댓자리 창포방석 위의 일을 망각하지 말고 |
平昔留心靜勝處。 |
평소에 마음을 고요하고 수승한 곳에 두어 |
正要鬧中用。 |
정히 소란한 가운데서 써야 하리다. |
若鬧中不得力。 |
만일 소란한 가운데서 힘을 얻지 못한다면 |
卻似不曾在靜中做工夫一般。 |
도리어 고요한 가운데 |
|
공부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承有前緣駁雜 |
받아보니 예전의 인연이 얽히고 설켜서 |
今受此報之歎。 |
지금 이런 과보를 받는다고 한탄한다 하니 |
獨不敢聞命。 |
이것만은 감당치 못하겠습니다. |
若動此念。則障道矣。 |
그런 생각을 한다면 곧 도를 장애할 것입니다. |
古德云。 |
옛 큰 스님께서 |
隨流認得性。 |
'흐름을 따르더라도 성품을 안다면 |
無喜亦無憂。 |
기뻐할 것도 근심할 것도 없다.' 하시고, |
淨名云。 |
유마거사[淨名]는 |
譬如高原陸地不生蓮華。 |
'마치 고원이나 육지에서는 연꽃이 피지
않고 |
卑濕淤泥乃生此華。 |
비습(卑濕)한 진흙이라야 |
|
이 꽃이 나는 것과 같다.' 하시며, |
老胡示。 |
부처님께서는 |
真如不守自性。 |
'진여(眞如)는 자성을 고수하지
않고 |
隨緣成就一切事法。 |
인연 따라 일체사법(一切事法)을 성취한다.' 하시고 |
又云。 |
또 말씀하시기를, |
隨緣赴感靡不周。 |
'인연 따라 두루 감응(感應)하지 않음이
없되 |
而常處此。菩提座。 |
항상 이 보리좌에 있다.'고 하셨거늘 |
豈欺人哉。 |
어찌 사람을 속이리요? |
若以靜處為是。 |
만약 고요한 곳으로 옳은 것을 삼고 |
鬧處為非。 |
소란한 곳으로 그른 것을 삼는다면 |
則是壞世間相。 |
이것이 곧 세간상(世間相)을 부수고 |
而求實相。 |
실상(實相)을 찾는 것이요, |
離生滅而求寂滅。 |
생멸(生滅)을 떠나 적멸(寂滅)을 구하는 것이며, |
好靜惡鬧時正好著力。 |
고요함을 좋아하고 소란함을 미워할 때가 |
|
정히 힘쓰기 좋을 것이라 |
驀然鬧裏撞翻靜時消息。 |
문득 소란한 속을 쳐서 |
|
고요할 때의 소식으로 바꿀 수 있다면 |
其力能勝竹椅蒲團上千萬億倍。 |
그 힘이 댓자리 청포방석에 앚아 좌선하는 것보다 |
|
천만억배 더 수승할 것이니, |
但相聽。決不相誤。 |
따르기만 한다면 결코 그르치지 않으리이다. |
|
|
又承。 |
또 받아보니 |
以老龐兩句。 |
방거사의 두 구절로 |
為行住坐臥之銘箴。 |
행주좌와에 새겨 경계할 것으로 삼는다 하니 |
善不可加。 |
더할 수 없이 좋습니다. |
若正鬧時生厭惡。 |
만약 정히 소란한 때를 싫어한다면 |
則乃是自擾其心耳。 |
마침내 이것은 자기 마음을 괴롭힐 뿐이니, |
若動念時只以老龐兩句提撕。 |
만약 생각이 흔들릴 때 |
|
다만 방거사의 두 구절로 떨쳐내면 |
便是熱時一服清涼散也。 |
곧 더울 때에 청량산 하나 먹은 것 같으리다. |
|
|
公具決定信。是大智慧人。 |
그대는 결정한 믿음을 깆추었으니 |
|
큰 지혜인이요, |
久做靜中工夫。 |
오랫동안 고요한 가운데서 공부하였으니 |
方敢說這般話。 |
마침내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라 |
於他人分上則不可。 |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는 불가한 것이리다. |
若向業識茫茫增上慢人前如此說。 |
만약 업식(業識)이 망망한 |
|
증상만인(增上慢人)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
乃是添他惡業擔子。 |
그에게 또 다른 악업의 짐만 더할 것입니다. |
禪門種種病痛。 |
선문(禪門)의 갖가지 병통은 |
已具前書。 |
이미 앞에서 말씀드렸거니와 |
不識。曾子細理會否。 |
모르겠습니다만 |
|
진작에 자세한 이치를 아시지 않았습니까? |
|
|
又。 |
(5) 다른 답서 ⑤ |
|
|
承諭。 |
서한을 받아보니, |
外息諸緣。內心無喘。 |
밖으로 모든 반연을 쉬어버리고 |
|
안으로 마음에 조급함이 없어야 |
可以入道。是方便門。 |
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
|
곧 방편문인 것이라 |
借方便門以入道則可。 |
방편문을 빌려 |
|
도에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나 |
守方便而不捨則為病。 |
방편을 고수하여 버리지 못하면 |
|
병이 된다고 하셨는데 |
誠如來語。 |
진실로 그 말과 같습니다. |
山野讀之不勝歡喜。 |
내가 그것을 읽고 기쁨을 이기지 못해 |
踊躍之至。 |
춤을 출 지경이었습니다. |
今諸方漆桶輩。 |
지금 제방의 칠통(漆桶) 같은 무리들은 |
只為守方便而不捨。 |
방편만을 고수하여 버리지 못하고 |
以實法指示人。 |
진실한 법이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치니 |
以故瞎人眼不少。 |
그 때문에 눈을 멀게 하는 일이 적지 않기에 |
所以山野作辯邪正說以救之。 |
그래서 나는 변사정설(辯邪正說)을 지어 |
|
그들을 구제하였는데, |
近世魔彊法弱。 |
근세에는 마군은 강하고 법은 약하니 |
以湛入合湛為究竟者。 |
맑은 것으로 맑은 데 합하여 들어가는 것으로 |
|
구경을 삼는 이들이 |
不可勝數。 |
헤아릴 수 없이 많고, |
守方便不捨為宗師者。 |
방편을 고수하고 버리지 않는 것으로 |
|
종사 노릇을 하는 자들도 |
如麻似粟。 |
삼대 같고 좁쌀 같이 많습니다. |
山野近嘗與衲子輩。 |
나는 요즈음 시험삼아 납자들과 함께 |
舉此兩段。 |
이 두 문제를 거론해 보았더니 |
正如來書所說。不差一字。 |
보내온 서신에서 말한 바와 똑 같아서 |
|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
非左右留心般若中念念不間斷。 |
좌우간에 마음이 반야 가운데서 |
|
생각생각 간단없이 머문 것이 아니라면 |
則不能洞曉從上諸聖諸異方便也。 |
위로부터의 모든 성인마다 다른 여러 방편을 |
|
환히 꿰뚫어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
公已捉著杷柄矣。 |
그대는 이미 칼자루를 잡았으니 |
既得杷柄在手。 |
기왕 칼자루가 손에 있는데 |
何慮不捨方便門而入道耶。 |
어찌하여 방편문을 버려서 |
|
도에 들어가지 못할까를 염려하리요? |
但只如此做工夫。 |
다만 이렇게 공부하고, |
看經教并古人語錄。 |
경전의 가르침과 고인의 어록에서 |
種種差別言句。 |
갖가지로 차별한 언구(言句)를 살피거나 하여 |
亦只如此做工夫。 |
또 다만 이렇게 공부하고, |
如須彌山。放下著。 |
수미산이나 방하착, |
狗子無佛性話。竹篦子話。 |
'개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나 |
|
'죽비자(竹篦子)' 화두나 |
一口吸盡西江水話。 |
'양자강 물을 한 입에 다 마셔버린다'는
화두나 |
庭前柏樹子話。 |
'뜰 앞의 잣나무'라는 화두와
같이 |
亦只如此做工夫。 |
또 다만 이렇게 공부하여 |
更不得別生異解 |
달리 다른 견해를 내거나 |
別求道理別作伎倆也。 |
달리 도리(道理)를 구하거나 |
|
달리 재주를 부리지 마십시요. |
公能向急流中。 |
그대가 능히 급류 속을 향해 |
時時自如此提掇。 |
수시로 자신을 이와 같이 이끌어 가는데도 |
道業若不成就。 |
도업(道業)을 성취하지 못한다면 |
則佛法無靈驗矣。 |
불법에 영험이 없다는 것이리니, |
記取記取。 |
기억하고 기억하십시요. |
|
|
承夜夢焚香入山僧之室甚從容。 |
서한을 받아보니, '꿈에
분향하려고 |
|
내 방에 들어갔더니 몹씨 조용했다' 하였는데 |
切不得作夢會。 |
절대 꿈이라고 여기지 말고 |
須知是真入室。 |
모름지기 진실로 방에 들어간 것으로 아십시요. |
不見舍利弗問須菩提。 |
보지 못했습니까? |
夢中說六波羅蜜。 |
사리불이 수보리에게 묻기를, |
與覺時同別。 |
'꿈 속에서 육바라밀을 설한 것이 |
須菩提云。 |
깨어났을 때와 같습니까, 다릅니까?' 하자 |
此義幽深。吾不能說。 |
'이 이치는 심히 깊어서 나는 설명할 수
없다. |
此會有彌勒大士。 |
이 회상에 미륵보살이 계시니 |
汝往彼問。咄漏逗不少。 |
그대는 가서 그 분께 여쭈어 보라.' 하였으니, |
|
쯧! 발뺌이 적지 않습니다. |
雪竇云。 |
설두(雪竇)스님이 말씀하시기를, |
當時若不放過。 |
'당시에 지나치지 말고 |
隨後與一剳。 |
뒤에서 한 방 질러서 |
誰名彌勒。 |
누가 미륵이라 이름을 붙이고 |
誰是彌勒者。 |
누가 미륵인고? 하였더라면 |
便見冰消瓦解。 |
얼음 녹듯 무너짐[氷銷瓦解]을 보았으리라.' 하였으니 |
咄雪竇亦漏逗不少。 |
쯧! 설두스님도 발뺌이 적지 않습니다. |
或有人問。 |
혹 어떤 사람이 묻기를, |
只如曾待制夜夢入雲門之室。 |
'그렇게 증시랑이 꿈에 스님 방에
들어갔다면 |
|
|
且道。與覺時同別。 |
말해보십시요. 깨어났을 때와 |
|
같습니까, 다릅니까?' 한다면 |
雲門即向他道。 |
나는 곧 그에게 말할 것입니다. |
誰是入室者。 |
'누가 방에 들어간 자이고 |
誰是為入室者。 |
누가 방에 들어간 자라고 하며, |
誰是作夢者。 |
누가 꿈을 꾼 자이고 |
誰是說夢者。 |
누가 꿈을 얘기하는 자이며, |
誰是不作夢會者。 |
누가 꿈 꾼지 모르는 자이고 |
誰是真入室者。 |
누가 진실로 방에 들어간 자인가?' |
咄亦漏逗不少。 |
쯧! 이 또한 발뺌이 적지 않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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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又。 |
(6) 다른 답서 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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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來書細讀數過。 |
보내온 서한을 수차례 자세히 읽고 나서 |
足見辦鐵石心立決定志 |
철석같은 마음으로 |
|
결정한 뜻 세운 것을 충분히 알았기에 |
不肯草草。 |
소홀히 하지 못하겠습니다. |
但只如此崖。 |
다만 이러한 경지에서 |
到臘月三十日。 |
납월 30일에 이르면 |
亦能與閻家老子廝抵。 |
염라대왕과 겨루어볼 수 있으리니, |
更休說豁開頂門眼。 |
다시 정수리 문의 눈을 활짝 열고 |
握金剛王寶劍。 |
금강보검을 잡아 |
坐毘盧頂上也。 |
비로자나불 머리 위에 앉는다고 말하지 마십시요. |
宗杲嘗謂方外道友曰。 |
내가 일찍이 세간의 도우(道友)들에게 이르기를 |
今時學道之士。 |
요즘 도 배우는 선비들은 |
只求速效。不知錯了也。 |
단지 빠른 효험만을 구하고 |
|
잘못된 것은 알지 못한다 하였더니 |
卻謂。無事省緣。 |
도리어 말하기를, '일없이 인연을 줄이고 |
靜坐體究。 |
고요히 앉아 참구하면서 |
為空過時光 |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
不如看幾卷經。念幾聲佛。 |
몇 권의 경전을 보고 염불하고 |
佛前多禮幾拜。 |
부처님 전에 수없이 예배를 하고 |
懺悔平生所作底罪過。 |
평생 지은 죄과를 참회하여 |
要免閻家老子手中鐵棒。 |
염라대왕이 손에 쥔 철방망이를 |
|
면하는 것만 못하다'고 하니 |
此是愚人所為。 |
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짓입니다. |
而今道家者流。 |
요즘 도가의 사람들은 |
全以妄想心。 |
온전히 망상심으로 |
想日精月華。 |
해의 정수(精粹)와 달빛을 상상하고 |
吞霞服氣。 |
노을을 삼키고 기운을 마셔서 |
尚能留形住世。 |
오히려 몸을 오래 지탱할 수도 있고 |
不被寒暑所逼。 |
추위와 더위의 핍박을 당하지도 않는다는데 |
況回此心此念。 |
하물며 이 마음 이 생각을 돌이켜 |
全在般若中耶。 |
온전히 반야 가운데 있는 것이리요? |
先聖明明有言。 |
선대의 성인이 분명히 밝히신 말씀에 |
喻如太末蟲。處處皆泊。 |
'비유하자면 마치 파리[太末蟲]가 |
|
곳곳마다 다 붙을 수 있으나 |
唯不能泊於火焰之上。 |
오직 불꽃 위에는 붙을 수 없듯이 |
眾生亦爾。處處能緣。 |
중생도 그러하여 처처에 반연할 수 있으나 |
唯不能緣於般若之上。 |
오직 반야의 위에는 반연할 수 없다.' 하였습니다. |
苟念念不退初心。 |
바라건대 생각생각 초심에서 물러나지 말고 |
把自家心識緣世間塵勞底。 |
자기의 심식(心識)이 세간의 진로(塵勞)에 |
|
반연하는 것을 붙잡아 |
回來抵在般若上。 |
반야의 위로 돌아와 있게 하면 |
雖今生打未徹。 |
비록 금생에 때려 꿰뚫지 못하더라도 |
臨命終時。 |
목숨을 마칠 때에는 |
定不為惡業所牽流落惡道。 |
결정코 악업에 끌려다니거나 |
|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來生出頭。 |
내생에 태어나면 |
隨我今生願力。 |
내 금생의 원력에 따라 |
定在般若中。現成受用。 |
반드시 반야 가운데서 수용(受用)해 보일 것이니, |
此是決定底事。無可疑者。 |
이는 결정한 일이요, 의심할 것이 없습니다. |
眾生界中事不著學。 |
중생계의 일이 배움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
無始時來習得熟。 |
무시이래로 습득하여 익혀지고 |
路頭亦熟。 |
앞으로도 익혀질 것이라 |
自然取之左右逢其原。 |
자연히 취해져서 좌우간에 그 근원을 만날 것이니 |
須著撥置。 |
모름지기 제쳐두십시요. |
出世間學般若心。 |
출세간의 반야를 배우려는 마음은 |
無始時來背違。 |
무시이래로 등져 거슬러왔기에 |
乍聞知識說著。 |
선지식의 말씀을 들어도 |
自然理會不得。 |
자연히 이치를 알지 못할 것입니다. |
須著立決定志與之作頭抵。 |
결정한 뜻을 세우고 아울러 으뜸을 삼아서 |
決不兩立。 |
결코 양립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此處若入得深。 |
이 곳(반야)에 깊이 들어가면 |
彼處不著排遣。 |
저 곳(세속)의 일을 굳이 배척하지 않더라도 |
諸魔外道自然竄伏矣。 |
모든 마구니와 외도들은 자연히 항복할 것이며, |
生處放教熟。 |
'생소한 것(반야)은 무르익게
하고 |
熟處放教生。 |
무르익은 것(세속사)은 생소하게 하라.' 함이 |
政為此也。 |
이것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
日用做工夫處。捉著杷柄。 |
일상 속에서 공부하는 일에 칼자루를 잡아서 |
漸覺省力時。 |
점차 힘이 덜어지는 것을 느낄 때 |
便是得力處也。 |
이것이 곧 힘을 얻은 것입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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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李參政(漢老) |
2. 이참정(參政) 한로(漢老)에의 답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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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書附) |
○(이참정이 물어온 서한 ①) |
|
|
邴近扣籌室。 |
제가 근래 조실스님을 찾아뵙고 |
伏蒙激發蒙滯。 |
답답하게 막힌 것을 뚫어주시니 |
忽有省入。 |
홀연히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
顧惟。根識暗鈍。 |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근식(根識)이 암둔하여 |
平生學解盡落情見。 |
평생 배워 안 것이 다 정견(情見)에 떨어져 |
一取一捨。 |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리고 하는 것이 |
如衣壞絮行草棘中適自纏繞。 |
떨어진 솜옷을 입고 가시풀 속을 다니는 것처럼 |
|
저절로 친친 휘감겨 있더니 |
今一笑頓釋。欣幸可量。 |
한 번의 웃음으로 이제 문득 풀려버렸으니, |
|
기쁘고 다행스러움을 헤아리기나 하겠습니까? |
非大宗匠委曲垂慈。 |
대종장(大宗匠)께서 내리신 |
|
소상한 자비가 아니었다면 |
何以致此。 |
어찌 여기에 이르렀겠습니까? |
自到城中。著衣喫飯。 |
성으로 돌아와 옷 입고 밥 먹고 |
抱子弄孫。色色仍舊。 |
아들을 안고 손자와 희롱하는 |
|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이지만 |
既亡拘滯之情。 |
얽매인 정은 이미 없어지고 |
亦不作奇特之想。 |
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고 |
其餘夙習舊障。 |
그 밖에 숙세의 습기나 업장도 |
亦稍輕微。 |
차츰 경미해졌습니다. |
臨別叮嚀之語。 |
떠나 올 때 간곡히 일러주신 말씀은 |
不敢忘也。重念。 |
감히 잊을 수가 없어서 거듭 생각해 보니 |
始得入門。 |
비로소 입문은 했으나 |
而大法未明。 |
큰 법을 아직 밝히지 못하여 |
應機接物觸事未能無礙。 |
기틀에 따라 사물을 접하고 일에 대처함이 |
|
아직 무애하지 못합니다. |
更望有以提誨。 |
다시 바라옵건대 가르침으로 이끄시어 |
使卒有所至。 |
저로 하여금 이르는 바가 있게 해 주신다면 |
庶無玷於法席矣。 |
법석에 욕됨이 없게 하겠나이다. |
|
|
|
|
|
(7) 이참정의 질문에 대한 답서 ① |
|
|
示諭。自到城中。 |
알려주시기를, 스스로 성으로 돌아와 |
著衣喫飯。抱子弄孫。 |
옷 입고 밥 먹고 아들 안고 손자 희롱하는 |
色色仍舊。 |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이지만 |
既亡拘滯之情。 |
얽매인 정은 이미 없어지고 |
亦不作奇特之想。 |
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고 |
宿習舊障亦稍輕微。 |
그 밖에 숙세의 습기나 업장도 |
|
차츰 경미해졌노라 |
三復斯語。歡喜躍躍。 |
세 번을 거듭 말하니, 뛸듯이 기뻤습니다. |
此乃學佛之驗也。 |
이것이야말로 불교를 배운 효험입니다. |
儻非過量大人於一笑中百了千當。 |
만일 역량이 넘친 대인이 한 번의 웃음에서 |
|
백을 알고 천을 당해내는 것이 아니라면 |
則不能知吾家果有不傳之妙。 |
우리 불가(佛家)에 진정으로 전하지 못하는 |
|
묘리(妙理)가 있음을 알 수 없었을 것이며, |
若不爾者。 |
만일 그렇지 않다면 |
疑怒二字法門。 |
의(疑)와 노(怒)의 두 글자 법문은 |
盡未來際終不能壞。 |
미래세가 다하더라도 끝내 깨뜨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
使太虛空為雲門口。 |
태허공으로 내 입을 삼고 |
草木瓦石皆放光明助說道理。 |
초목과 와석이 다 광명을 발하여 |
|
도리를 도와 설하더라도 |
亦不柰何。 |
어쩌지 못했을 것이며, |
方信此段因緣不可傳不可學。 |
이런 정도의 인연은 |
|
전할 수도 배울 수도 없으며, |
須是自證自悟 |
모름지기 스스로 증득하고 스스로 깨닫고 |
自肯自休方始徹頭。 |
스스로 수긍하고 스스로 쉬어야만 |
|
비로소 핵심을 꿰뚫 수 있음을 믿게 될 것입니다. |
公今一笑。頓亡所得。 |
공은 이제 한 번의 웃음에 |
|
그간 얻은 것을 몰록 잊었으니 |
夫復何言。 |
대저 다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
黃面老子曰。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不取眾生所言說。 |
"중생들이 말하는 모든 유위의 |
一切有為虛妄事。 |
허망한 일을 취하지 말고, |
雖復不依言語道。 |
다시 언어의 길에도 의지하지 말며 |
亦復不著無言說。 |
또한 말이 없는 데에도 집착하지 말라." 하셨으며, |
來書所說。 |
보내온 서신에 의하면, |
既亡拘滯之情。 |
기왕에 구체지정이 없어지고 |
亦不作奇特之想。 |
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셨으니, |
暗與黃面老子所言契合。 |
암암리에 부처님 말씀에 계합합니다. |
即是說者名為佛說。 |
이러한 말을 곧 부처님 말씀이라 하고 |
離是說者即波旬說。 |
벗어난 말은 곧 파순의 말입니다. |
山野平昔有大誓願。 |
나는 평소에 큰 서원을 세우기를, |
寧以此身代一切眾生受地獄苦。 |
'차라리 이 몸으로 일체중생을
대신하여 |
|
지옥고를 받을 지언정 |
終不以此口將佛法 |
결코 이 입으로 불법을 가져다 |
以為人情瞎一切人眼。 |
인정(人情)을 삼음으로써 |
|
모든 사람의 눈을 멀게 하지 않겠다.' 하였습니다. |
公既到恁麼田地。 |
공이 기왕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라 |
自知此事不從人得。 |
스스로 이 일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
|
얻은 것이 아님을 아실 것이니 |
但且仍舊更不須問。 |
다만 또 예전대로 하시고 |
大法明未明。 |
더는 큰법에 밝고 밝지 못하고, |
應機礙不礙。 |
기틀에 응함에 장애되고 장애되지 않고 |
|
하는 것을 문제 삼지 마십시요. |
若作是念。則不仍舊矣。 |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
|
곧 예전과 같지 않은 것입니다. |
承過夏後方可復出。 |
서신을 받아보니, |
|
여름이 지난 뒤에 다시 나오겠다 하니 |
甚愜病僧意。 |
나의 뜻에 맞습니다. |
若更熱荒馳求不歇。 |
다시 황망히 치달려 구하느라 쉬지 못한다면 |
則不相當也。 |
마땅치 않을 것입니다. |
前日見公歡喜之甚。 |
지난날 공의 기쁨이 큰 것을 보았기에 |
以故不敢說破。 |
그래서 감히 말하지 않았는데, |
恐傷言語。 |
상처주는 말이 아닐까 염려되어서였습니다. |
今歡喜既定。 |
지금은 그 기쁨도 이미 진정되었으리니 |
方敢指出此事。 |
비로소 감히 그 일을 가르켜 보이겠으나 |
極不容易。 |
극히 용이하지 않아서 |
須生慚愧始得。 |
모름지기 부끄러운 마음을 내야 옳을 것입니다. |
往往利根上智者。 |
가끔 근기가 영리하고 지혜가 뛰어난 사람은 |
得之不費力。 |
힘들이지 않고 얻기 때문에 |
遂生容易心。便不修行。 |
마침내 용이하다는 생각에 |
|
곧 수행하지 않거니와, |
多被目前境界奪將去。 |
대개는 목전의 경계에 빼앗겨버려서 |
作主宰不得。 |
주재가 되지 못한 채 |
日久月深迷而不返。 |
일구월심 미혹하여 되돌아오지 못합니다. |
道力不能勝業力。 |
도의 힘이 업력을 이겨내지 못하니 |
魔得其便。 |
마구니가 거기에 편승하여 |
定為魔所攝持。 |
정히 마구니에게 붙들리게 될 것이라 |
臨命終時亦不得力。 |
목숨을 마칠 때에도 힘을 얻지 못하리니 |
千萬記取。 |
천만 번 기억하십시요. |
前日之語。 |
전에 하신 말씀에 |
理則頓悟乘悟併銷。 |
'이치(理)로는 단박에 깨달을 수
있고 |
|
그 깨달음에 의해 함께 녹아버리겠지만 |
事則漸除因次第盡。 |
사실(事)로는 단번에 제거되는 것이 아니고 |
|
차례차례 없어진다."고 하셨으니, |
行住坐臥切不可忘了。 |
행주좌와에 절대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며, |
其餘古人種種差別言句。 |
그밖에 옛 사람의 갖가지 차별한 언구도 |
皆不可以為實。 |
다 진실로 여겨서는 않될 것이지만 |
然亦不可以為虛。 |
그러나 헛된 것이라 여겨서도 아니됩니다. |
久久純熟。 |
오래오래 순일하게 무르익으면 |
自然默默契自本心矣。 |
자연히 자기의 본심에 묵묵히 계합할 것이니 |
不必別求殊勝奇特也。 |
달리 수승하고 기특한 것을 |
|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
昔水潦和尚於採藤處問馬祖。 |
옛날 수료(水潦)화상이 |
|
등나무 채집하는 곳에서 마조(馬祖)스님께 묻기를, |
如何是祖師西來意。 |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하자 |
祖云。近前來向爾道。 |
마조스님이 말씀하시기를, |
|
"가까이 오라. 그대에게 말해
주겠다." 하시고, |
水潦纔近前。 |
수료 화상이 가까이 오자마자 |
馬祖攔胸一蹋蹋倒。 |
마조스님이 가슴을 밀치며 |
|
한 번 발로 차자 채여 넘어졌는데, |
水潦不覺起來拍手呵呵大笑。 |
수료화상이 저도 몰래 일어나서 |
|
손뼉을 치면서 '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
祖曰。汝見箇甚麼道理便笑。 |
마조스님 물었다. |
|
"그대는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갑자기 웃는가?" |
水潦曰。百千法門無量妙義。 |
수료화상이 말했다. |
|
"백천 가지 법문의 한량없는
묘의(妙義)를 |
今日於一毛頭上。 |
오늘 한 터럭 끝에서 |
盡底識得根源去。 |
근원까지 철저히 알았습니다." |
馬祖便不管他。 |
마조스님은 문득 개의치 않으셨다. |
雪峰知鼓山緣熟。 |
설봉(雪峰)스님은 고산(鼓山)스님의 인연이 |
|
성숙하였음을 아시고 |
一日忽然驀胸擒住曰。 |
하루는 갑자기 그의 가슴을 움켜잡고 |
是甚麼。 |
"이것이 무엇인고?"
하시자 |
鼓山釋然了悟。 |
고산스님은 환히 밝아져 깨달았는데, |
了心便亡。 |
깨달았다는 마음마저 곧 잊고 |
唯微笑舉手搖曳而已。 |
오직 미소를 지으면서 |
|
손을 들어 흔들어 보이기만 했다. |
雪峰曰。 |
설봉스님이 물었다. |
子作道理耶。 |
"그대는 도리를
지었는가?" |
鼓山復搖手曰。 |
고산 스님이 다시 손을 흔들며 말했다. |
和尚何道理之有。 |
화상이시여, 무슨 도리가 있겠습니까? 하자 |
雪峰便休去。 |
설봉스님은 곧 그만 두었다. |
蒙山道明禪師。 |
몽산도명(蒙山道明)선사가 |
趁盧行者 |
노(盧) 행자[혜능]를 뒤쫓아 |
至大庾嶺奪衣缽。 |
대유령(大庾嶺)에 이르러서 |
|
의발(衣缽)을 빼앗으려
하자 |
盧公擲於石上曰。 |
노공이 의발을 바위 위에 던지고 말했다. |
此衣表信。 |
"이 가사는 믿음을 표하는
것인데 |
可力爭耶。 |
힘으로 빼앗을 수 있겠습니까? |
任公將去。 |
그대가 가져가려면 가져가십시요." 하였다. |
明舉之不動。 |
도명선사가 의발을 들어도 움직이지 않자 |
乃曰。 |
이내 말했다. |
我求法。非為衣缽也。 |
"나는 법을 구하러 온
것이지 |
|
의발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 |
願行者開示。 |
원컨대 행자는 가르침을 주십시요." 하였다. |
盧公曰。 |
노공이 말했다. |
不思善不思惡 |
"선도 생각하지 않 악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
正當恁麼時。 |
바로 이러한 때를 당하여 |
那箇是上座本來面目。 |
어떤 것이 상좌의 본래면목입니까?" |
明當時大悟。通身汗流。 |
도명은 당시에 크게 깨달아 |
|
온 몸에서 땀이 흘렀다. |
泣淚作禮曰。 |
눈물을 흘리면서 예배하고 물었다. |
上來密語密意外。 |
"위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
|
비밀스런 말과 비밀스런 뜻 외에 |
還更有意旨否。 |
또 다시 어떤 뜻이 있습니까?" |
盧公曰。 |
노공이 말했다. |
我今為汝說者。即非密意。 |
"내가 지금 그대를 위해서 말한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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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비밀스러운 뜻이 아닙니다. |
汝若返照自己面目。 |
그대가 만약 자신의 본래면목을 돌아보면 |
密卻在汝邊。 |
비밀스러운 뜻은 오히려 그대 가까이 있으나 |
我若說得。即不密也。 |
내가 만약 말을 해버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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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비밀이 아닌 것입니다." 하였다. |
以三尊宿三段因緣。 |
세 분 선지식이 세 단계의 인연으로 |
較公於一笑中釋然。 |
공이 한번 웃는 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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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풀려버린 것과 비교하면 |
優劣何如。 |
그 우열이 어떻습니까? |
請自斷看 |
청컨대 스스로 판단해 보십시요. |
還更別有奇特道理麼。 |
다시 또 다른 기특한 도리가 있습니까? |
若更別有。 |
만약 다시 다른 것이 있다면 |
則卻似不曾釋然也。 |
도리어 환히 풀린 적이 없는 것과 같으리니 |
但知作佛。 |
다만 부처 되는 일만 알 뿐 |
莫愁佛不解語。 |
부처로서 말 이해 못할까 걱정하지 마십시요. |
古來得道之士。 |
예로부터 득도한 선비가 |
自己既充足。 |
자기가 기왕 충족되면 |
推己之餘。應機接物。 |
자기의 남은 것을 헤아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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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틀에 대응하여 사물을 접하는 것이 |
如明鏡當臺明珠在掌。 |
마치 밝은 거울을 대에 받치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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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구슬을 손바닥에 올려 놓으매 |
胡來胡現漢來漢現。 |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를 나타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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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이 오면 한인을 나타내지만 |
非著意也。 |
생각은 깃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
若著意則有實法與人矣。 |
만약 생각이 깃든다면 어떤 진실한 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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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公欲大法明應機無滯。 |
공이 큰 법을 밝히고자 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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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틀에 응하여 막힘이 없이 |
但且仍舊。不必問人。 |
다만 또 예전과 같이 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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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묻는 일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
久久自點頭矣。 |
오래오래 하다보면 스스로 수긍하게 될 것입니다. |
臨行面稟之語。 |
떠나실 때 마주하여 일러준 말을 |
請書於座右。 |
써서 좌우에 두시기 바랍니다. |
此外別無說。縱有說。 |
그밖에 별다른 말은 없고 있더라도 |
於公分上盡成剩語矣。 |
공의 본분상에는 다 지나친 말이 될 것입니다. |
葛藤太多。姑置是事。 |
말이 너무 많았으니 여기서 이만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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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이참정이 물어온 서한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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邴比蒙誨答。 |
제가 답해주신 그 가르침으로 |
備悉深旨。 |
깊은 뜻을 모두 알았습니다. |
邴自有驗者三。 |
제가 스스로 경험한 세 가지가 있는데 |
一事無逆順。 |
첫째는 일에 역순(逆順) 없이 |
隨緣即應。 |
연을 따라 곧 응하되 |
不留胸中。 |
가슴 속에 두지 않는 것이요, |
二宿習濃厚。 |
둘째는 숙세의 농후한 습기를 |
不加排遣。 |
물리쳐 보내려 하지 않아도 |
自爾輕微。 |
저절로 그것이 경미해진다는 것이며, |
三古人公案。 |
셋째는 옛 사람의 공안에 |
舊所茫然。 |
예전의 망연하기만 하던 것들이 |
時復瞥地。 |
어느 때 언뜻보니 |
此非自昧者。 |
이것이 제가 몽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前書大法未明之語。 |
앞의 서한에 '큰 법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 말은 |
蓋恐得少為足。 |
대충 적게 얻은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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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까 염려해서였으니, |
當擴而充之。 |
마땅히 넓혀서 충만케 할지언정 |
豈別求勝解耶。 |
어찌 달리 더 좋은 이해를 구하겠습니까? |
淨除現流。 |
현재의 번뇌를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 |
理則不無。 |
이치가 없지 않은데 |
敢不銘佩。 |
어찌 감히 마음에 두고 깊이 새기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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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참정에의 답서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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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後益增瞻仰。 |
서신을 받은 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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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우러러보게 되었습니다. |
不識 |
모르겠습니다. |
日來隨緣放曠如意自在否。 |
요즘 인연따라 밝히는 일이 뜻대로 자재하시며, |
四威儀中不為塵勞所勝否。 |
행주좌와에 번뇌로 시달리지는 않으시며, |
寤寐二邊得一如否。 |
깨어 있고 잠들고의 두 때가 한결같으시며, |
於仍舊處無走作否。 |
예전 같은 곳에 분주히 하시는 일은 없으시며, |
於生死心不相續否。 |
생사의 마음이 계속되지는 않으십니까? |
但盡凡情別無聖解。 |
다만 범부의 정만 다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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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성스러운 견해는 없습니다. |
公既一笑。 |
공은 이미 한번 웃음에 |
豁開正眼。消息頓亡。 |
바른 안목이 활짝 열린 소식도 몰록 잊었으니, |
得力不得力。 |
힘을 얻고 얻지 못하고는 |
如人飲水冷煖自知矣。 |
마치 사람이 물을 마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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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더운 것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
然日用之間。 |
그러나 일상생활을 하는 사이에 |
當依黃面老子所言。 |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
刳其正性。 |
그것(번뇌)의 바른 성품을 도려내고 |
除其助因。 |
그것을 돕는 원인을 제거하여 |
違其現業。 |
그것의 현재하는 업에서 벗어나야 하리니, |
此乃了事漢。 |
이것이 마침내 일 마친 사람의 |
無方便中真方便。 |
방편없는 가운데 참다운 방편이요, |
無修證中真修證。 |
닦아 증득할 것이 없는 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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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닦아 증득한 것이며, |
無取捨中真取捨也。 |
취함과 버림이 없는 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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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취함과 버림인 것입니다. |
古德云。 |
고덕이 말하기를, |
皮膚脫落盡。 |
'껍데기는 다 떨어져 나가고 |
唯一真實在。 |
오직 이 하나의 진실만 남았다.' 하고, |
又如栴檀繁柯脫落盡 |
또 '전단나무 무성한 가지는 다 떨어져 나가고 |
唯真栴檀在。 |
오직 참다운 전단나무만 남았다.' 하였으니, |
斯違現業除 |
이것이야말로 현재하는 업에서 벗어나고, |
助因刳正性之極致也。 |
돕는 원인을 제거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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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의 바른 성품을 도려냄의 극치입니다. |
公試思之。 |
공은 시험삼아 생각해 보십시요. |
如此說話。 |
이와 같은 말도 |
於了事漢分上。 |
일 마친 사람의 본분상에서는 |
大似一柄臘月扇子。 |
마치 한 자루의 섣달 부채가 |
恐南地寒暄不常也。 |
남쪽 땅의 춥고 더움이 |
少不得。一笑。 |
고르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것과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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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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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웃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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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慧普覺禪師書卷第二十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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