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慧普覺禪師書
卷第二十七 |
대혜보각선사서 (서장) 제 27권 |
宋徑山能仁禪院住持嗣法 |
송나라 경산 능인선원 주지법통 |
慧日禪師臣蘊聞 上進 |
혜일선사 온문(普慈蘊聞)이 모아 올림 |
|
|
答劉寶學(彥脩) |
18. 유보학(劉寶學) 언수(彥脩)에의 답서 |
|
|
即日烝溽。 |
요즘에 찌는 듯이 무더운데 |
不審燕處悠然。 |
편안한 중에 유유하고 |
放曠自如。 |
거리낌 없이 태연하여 |
無諸魔撓否。 |
모든 마(魔)에 시달리지는 않으십니까? |
日用四威儀內。 |
일상의 행주좌와 속에서 |
與狗子無佛性話一如否。 |
'개는 불성이 없다.'라는 화두와 |
|
하나가 됩니까? |
於動靜二邊能不分別否。 |
동(動)과 정(靜) 양변을 |
|
분별하지는 않습니까? |
夢與覺合否。 |
꿈을 꿀 때와 깨어 있을 때가 같습니까? |
理與事會否。 |
이치와 현실이 하나가 됩니까? |
心與境皆如否。 |
마음과 경계가 모두 한결같습니까? |
老龐云。 |
방 거사가 말하기를, |
心如境亦如。 |
'마음이 여여하면 경계도 여여해서 |
無實亦無虛。 |
실다움도 없고 또한 허망함도 없으며 |
有亦不管。無亦不拘。 |
있음에도 간여하지 않고 |
|
없음에도 구속되지 않으면 |
不是聖賢。了事凡夫。 |
이 사람은 성현이 아니라 |
|
일을 마친 범부다.'고 했습니다. |
若真箇作得箇了事凡夫。 |
만약 진실로 |
|
할 일을 다 마친 범부가 되었다면 |
釋迦達磨是甚麼 |
석가와 달마는 무엇이겠습니까? |
泥團土塊。 |
진흙이나 흙덩어리일 것입니다. |
三乘十二分教是甚麼 |
삼승십이분교는 무엇이겠습니까? |
熱碗鳴聲。 |
뜨거운 사발에 물 부을 때 |
|
나는 소리와 같을 것입니다. |
公既於此箇門中。 |
공이 기왕 이 문중에서 |
自信不疑。不是小事。 |
스스로 믿어서 의심이 없으니 |
|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
要須生處放教熟。 |
요컨대 생소한 것은 익숙하게 하고 |
熟處放教生。 |
익숙한 것은 생소하게 해야 |
始與此事少分相應耳。 |
이 일에 조금이나마 상응할 것입니다. |
往往士大夫。 |
가끔 사대부들이 |
多於不意中。 |
대개는 뜻대로 되지 않는 가운데서는 |
得箇瞥地處。 |
공부에 잠시 소득이 있다가 |
卻於如意中打失了。 |
도리어 뜻대로 되는 가운데서는 |
|
오히려 공부를 잃어버리고 있으니 |
不可不使公知。 |
공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
在如意中。 |
뜻대로 되는 가운데 있더라도 |
須時時以不如意中時節在念。 |
때때로 뜻대로 되지 않던 시절을 |
|
꼭 염두에 두어서 |
切不可暫忘也。 |
절대 잠시도 잊지 마십시오. |
但得本莫愁末。 |
다만 근본을 얻고자 할지언정 |
|
지말을 걱정하지 말 것이며, |
但知作佛。 |
다만 부처가 되기를 알고자 할지언정 |
莫愁佛不解語。 |
부처가 말 알아듣지 못할까 |
|
걱정하지 마십시오. |
這一著子。得易守難。 |
이 한 물건은 얻기는 쉬우나 |
|
지키기는 어려우니 |
切不可忽。 |
절대로 소홀히 하지 마시고 |
須教頭正尾正。 |
모름지기 시작과 끝을 바르게 해서 |
擴而充之。 |
넓히고 충만히 한 |
然後推己之餘以及物。 |
연후에 자기 공부에 여유가 생기면 |
|
그로써 타에 미치게 하십시오. |
左右所得。既不滯在一隅。 |
그대가 얻은 바는 |
|
이미 한쪽 모퉁이에 붙들려 있지 않습니다. |
想於日用中。 |
생각으로 일상 속에서 |
不著起心管帶。 |
마음을 일으켜 붙잡으려 하거나 |
枯心忘懷也。 |
고목 같은 마음으로 마음을 잊으려 하는 데에 |
|
집착하지 마십시요. |
近年已來禪道佛法衰弊之甚。 |
근년이래로 선도(禪道) 불법의 |
|
병폐가 심해져서, |
有般杜撰長老。 |
어떤 얼빠진 장로는 |
根本自無所悟。 |
근본이 스스로 깨달은 바도 없고 |
業識茫茫無本可據。 |
업식은 망망하여 |
|
거론할 만한 바탕도 없으며, |
無實頭伎倆。 |
실로 내밀 기량도 없으면서 |
收攝學者。 |
배우는 이들을 끌어들여서 |
教一切人如渠相似。 |
모든 사람들을 가르쳐서 저들처럼 |
黑漆漆地緊閉卻眼。 |
깜깜한 자리에서 눈을 꼭 감은 채로 |
喚作默而常照。 |
묵묵히 항상 비추라고 합니다. |
彥沖被此輩教壞了。 |
언충(彦沖)이 이러한 무리에 빠졌다니, |
苦哉苦哉。 |
괴롭고 괴롭습니다. |
這箇話。 |
이런 말도 |
若不是左右悟得狗子無佛性。 |
그대가 '구자 무불성' 화두를 |
|
깨닫지 못했다면 |
徑山亦無說處千萬捋下面皮。 |
나 또한 말할 수 없었을 터이니 |
|
부디 천만 번 안면을 무시하고 |
痛與手段救取這箇人。 |
모진 수단을 써서 그 사람을 구하십시오. |
至禱至禱。 |
지극히 빌고 또 빕니다. |
然有一事。亦不可不知。 |
그러나 한 가지 일은 모르시면 안됩니다. |
此公清淨自居。 |
이 사람은 청정하게 살아왔으니 |
世味澹薄。積有年矣。 |
세상 맛을 잊은 지 여러 해 되었는지라 |
定執此為奇特。 |
필시 이것을 집착하여 |
|
기특함으로 삼을 것입니다. |
若欲救之。 |
만약 그 사람을 구제하고자 한다면 |
當與之同事 |
마땅히 그와 함께 일을 하며 |
令其歡喜心不生疑。 |
그를 기쁘게 하고 |
|
마음에 의심을 갖지 않게 해야만 |
庶幾信得及。 |
믿음을 얻는 계기가 되어 |
肯轉頭來。 |
수긍하고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
淨名所謂先以欲鉤牽。 |
정명 거사가 말씀하신 바, |
|
'먼저 바라는 것으로 끌어내고, |
後令入佛智。是也。 |
그 후에 부처님 지혜에 |
|
들어가게 해야 한다.' 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
黃面老子云。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觀法先後以智分別。 |
'법의 선후를 관찰하여 지혜로
분별하고, |
是非審定不違法印。 |
옳고 그름을 살펴서 법인을 거스르지 말며, |
次第建立無邊行門。 |
차례대로 그지없는 수행문을 세워서 |
令諸眾生斷一切疑。 |
중생들로 하여금 |
|
일체의 의혹을 끊게 하라.' 하셨으니, |
此乃為物作則。萬世楷模也。 |
이것이 마침내 중생을 위해 지으신 궤칙이라 |
|
만세의 본보기일 터인데 |
況此公根性與左右迥不同。 |
하물며 그 사람은 근성이 그대와 현저히 달라서 |
生天定在靈運前。 |
'천상에 태어나는 것은 |
|
혼백이 떠나기 전에 있고 |
成佛定在靈運後者也。 |
성불하는 것은 혼백이 떠난 뒤에 있다'고 |
|
하는 것이겠습니까? |
此公決定不可以智慧攝。 |
이 사람은 결정코 지혜로 포섭할 수 없고 |
當隨所好攝。 |
좋아하는 것으로 포섭해야 할 것입니다. |
以日月磨之。 |
날마다 달마다 노력하면 |
恐自知非。 |
스스로 잘못을 알고 두려워서 |
忽然肯捨。亦不可定。 |
홀연히 버리게 될지 단정할 수 없으나 |
若肯轉頭來。 |
만약 방향을 돌려 온다면 |
卻是箇有力量底漢。 |
도리어 역량있는 사람일 것이니, |
左右亦須退步 |
그대도 모름지기 물러서서 |
讓渠出一頭始得。 |
그에게 한 자락 양보해야 할 것입니다. |
比暐禪歸。 |
상좌 위선(暐禪)이 돌아오는 길에 |
錄得渠答紫巖老子一書。 |
그가 자암노인에게 답한 |
|
한 편지를 적어 왔기에 |
山僧隨喜讀一遍。 |
산승이 기쁘게 한 번 읽고서 |
讚歎歡喜累日。 |
여러 날 동안 찬탄하며 기뻐했는데 |
直是好一段文章。 |
일단의 좋은 문장이었습니다. |
又似一篇大義。 |
거기에 또 한 편의 대의(大義)를 이어서 |
末後與之下箇謹對。 |
그 글 끝에 적어서 보내드리지만 |
不識左右以謂如何。 |
그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
昔達磨謂二祖曰。 |
옛날에 달마대사께서 |
|
2조 혜가스님에게 말씀하시기를, |
汝但外息諸緣。內心無喘。 |
'그대는 다만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쉬고 |
|
안으로는 마음에 헐떡임이 없어서 |
心如牆壁。可以入道。 |
마음이 마치 장벽과 같아야 |
|
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시니 |
二祖種種說心。 |
혜가스님은 여러가지로 마음을 설명하고 |
說性俱不契。 |
성품을 설명해보았으나 |
|
모두 다 계합하지 못하였습니다. |
一日忽然省得達磨所示要門。 |
그러다 어느날 홀연히 달마 대사가 보이신 |
|
법문의 요체를 깨닫고서 |
遽白達磨曰。 |
황급히 달마 대사에게 |
弟子此回始息諸緣也。 |
'제자가 이번에야 비로소 |
|
모든 인연을 쉬었습니다.'하고 말씀드리니, |
達磨知其已悟。更不窮詰。 |
달마 대사는 그가 이미 깨달은 것을 아시고 |
|
더 따져 묻지 않고 |
只曰。莫成斷滅去否。 |
다만 말씀하셨습니다. |
|
'단멸을 이룬 것은 아닌가?' |
曰無。 |
'없습니다.' |
達磨曰。子作麼生。 |
'그렇다면 그대는 어떠한가?' |
曰了了常知故。言之不可及。 |
'분명하고 분명하게 항상 아는
것이라 |
|
말로는 미칠 수가 없습니다.' 하자 |
達磨曰。 |
달마 대사께서는 |
此乃從上諸佛諸祖所傳心體。 |
'이것이 위로부터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이 |
|
전해온 마음의 본체이거늘 |
汝今既得。更勿疑也。 |
그대는 이제 이미 얻었으니 |
|
다시는 의심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
彥沖云。 |
언충이 말하기를, |
夜夢晝思十年之間。 |
'밤에 꿈꾸고 낮에 생각한 것이 |
|
십년이 되었는데도 |
未能全克。 |
아직 온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으나 |
或端坐靜默一空其心。 |
혹 단정히 앉아 고요히 침묵하며 |
|
그 마음을 하나로 텅 비워서 |
使慮無所緣。事無所託。 |
생각에 반연이 없게 하고 |
|
현실에 의탁하는 바가 없을 때에는 |
頗覺輕安。 |
매우 가볍고 편안함을 느낀다.'고 하였는데, |
讀至此不覺失笑。 |
편지를 읽다가 이 대목에서 |
|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
何故。 |
무엇 때문인가 하면 |
既慮無所緣。 |
이미 생각에 반연이 없다고 하니 |
豈非達磨所謂內心無喘乎。 |
어찌 달마 대사가 말한 '안으로 마음이 |
|
헐떡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겠으며, |
事無所託。 |
'현실에 의탁하는 바가 없다' 한
것은 |
豈非達磨所謂外息諸緣乎。 |
어찌 달마대사가 말한 |
|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쉰 것'이
아니겠습니까? |
二祖初不識達磨所示方便。 |
2조께서도 처음에는 |
|
달마대사가 보이신 방편을 알지 못하고 |
將謂外息諸緣內心無喘。 |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쉬고 |
|
안으로 마음에 헐떡임이 없다.' 한 것을 |
可以說心說性說道說理。 |
'마음을 설명하고 성품을 설명하고 |
|
도를 설명하고 이치를 설명했다'는 말로 |
引文字證據。欲求印可。 |
문자를 가져다 증거하며 |
|
인가를 구하려 하였기에 |
所以達磨一一列下。 |
그 때문에 달마 대사가 낱낱이 순서대로 |
無處用心。 |
마음 쓸 곳이 없게 하고 |
方始退步思量。 |
비로소 물러서 생각하여 |
心如牆壁之語。 |
'마음이 장벽과 같아야 한다'는 말은 |
非達磨實法。 |
달마 대사의 진실한 법이 아니다 여기고, |
忽然於牆壁上。 |
홀연히 장벽 위에서 |
頓息諸緣。 |
모든 인연을 몰록 쉬어버리자 |
即時見月亡指。 |
즉시 달을 보고 손가락을 잊어서 |
便道。了了常知故。 |
문득 말하기를, |
|
'분명하고 분명하게 항상 알기
때문에 |
言之不可及。 |
말로는 미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으나 |
此語亦是臨時被達磨拶出底消息。 |
이 말도 달마대사의 |
|
대답하라는 핍박을 당하여 한 말이라 |
亦非二祖實法也。 |
그 또한 혜가대사의 진실한 법이 아닌 것입니다. |
杜撰長老輩。 |
엉터리 장로들은 |
既自無所證。 |
기왕에 증득한 것도 없으면서 |
便逐旋捏合。 |
이리저리 꿰맞춘 것을 쫓아 |
雖教他人歇。 |
다른 사람들에게 쉬라고 하지만 |
渠自心火熠熠。 |
그들 스스로 마음의 불길이 활활 타올라서 |
晝夜不停。 |
주야로 멈추지 않는 것이 |
如缺二稅百姓相似。 |
마치 봄 가을 두 차례의 세금을 |
|
내지 못한 백성과 흡사합니다. |
彥沖卻無許多勞攘。 |
언충에게는 애써 물리칠 것이 많지는 않지만 |
只是中得毒深。 |
다만 독이 깊이 파고들어서 |
只管外邊亂走。 |
밖으로 어지러이 치달리며 |
說動說靜。說語說默。 |
동정어묵(動靜語默)을 말하고 |
說得說失。 |
득과 실을 얘기하면서 |
更引周易內典。 |
다시 주역과 불교경전을 끌어다가 |
硬差排和會。 |
다른 억지 논리로 일치점을 찾으려 하니 |
真是為他閑事長無明。 |
참으로 남에게 무명(無明)만 키우게 하는 |
|
무책임한 일인 것입니다. |
殊不思量一段生死公案。 |
달리 일단의 생사공안을 헤아리지 못하여 |
未曾結絕。 |
맺고 끊은 적이 없으니 |
臘月三十日。作麼生折合去。 |
죽는 날에는 어떻게 결단하겠습니까? |
不可眼光欲落未落時。 |
안광이 떨어지려 할 때 |
且向閻家老子道。 |
또 염라대왕에게, |
待我澄神定慮少時。 |
내가 정신이 맑아지고 |
|
생각이 안정될 때까지 잠깐만 기다려 |
卻去相見得麼。 |
물러갔다가 그 때 보자' 하면 되겠습니까? |
當此之時。 |
이러한 때를 당해서는 |
縱橫無礙之說。亦使不著。 |
종횡무진하게 말하더라도 |
|
쓸 데 없는 것이요 |
心如木石亦使不著。 |
마음이 목석 같더라도 |
|
역시 쓸 데가 없을 것이니 |
須是當人生死心破始得。 |
모름지기 당사자의 생사심을 깨트려야 합니다. |
若得生死心破。 |
만약 생사의 마음이 깨지면 |
更說甚麼澄神定慮。 |
다시 무엇 때문에 '정신을 맑게 하고 |
|
생각을 안정 시키는 것'을 말하고, |
更說甚麼縱橫放蕩。 |
또 무엇 때문에 '종횡무진 |
|
떠들어대는 것을 말할 것이며, |
更說甚麼內典外典。 |
또 무엇 때문에 우리 경전과 |
|
남의 경전을 말하겠습니까? |
一了一切了。一悟一切悟。 |
하나를 알아서 일체를 알고, |
|
하나를 깨달아서 일체를 깨달으며, |
一證一切證。 |
하나를 증득해서 일체를 증득하니, |
如斬一結絲。一斬一時斷。 |
마치 한 묶음의 실을 자를 때 |
|
한 번 자르면 일시에 끊기는 것과 같습니다. |
證無邊法門亦然。 |
그지없는 법문을 증득하는 것도 그러하여 |
更無次第。 |
다른 절차가 없는데 |
左右既悟狗子無佛性話。 |
그대는 기왕에 구자무불성 화두를 깨달았으니 |
還得如此也未。 |
이러한 것을 얻지 않았습니까? |
若未得如此。 |
만약 그렇지 않다면 |
直須到恁麼田地始得。 |
곧바로 이러한 경지에 도달해야만 합니다. |
若已到恁麼田地。 |
이미 이러한 경지에 도달했다면 |
當以此法門興起大悲心。 |
마땅히 이 법문으로 대비심을 일으켜서 |
於逆順境中和泥合水。 |
역순(逆順)의 경계 속에서 |
|
진흙과도 화합하고 물과도 화합하며 |
不惜身命不怕口業。 |
신명을 아끼지 않고 |
|
구업을 두려워 하지 말아서 |
拯拔一切以報佛恩。 |
일체중생을 구원함으로써 |
|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
方是大丈夫所為。 |
장차 대장부가 할 일인 것이니, |
若不如是。無有是處。 |
만약 이와 같지 못하면 옳지 않습니다. |
彥沖引孔子稱易之為道也屢遷。 |
언충은 '주역(周易)은 누천(屢遷)으로 |
|
도를 삼는다' 한 공자의 말을 끌어다가 |
和會佛書中 |
금강경 가운데 |
應無所住而生其心為一貫。 |
'응당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낸다.'와 |
|
일관된 것이라 하고, |
又引寂然不動。與土木無殊。 |
또 '적연부동(寂然不動)'을 |
|
'흙이나 나무와 다르지 않다'고 하니 |
此尤可笑也。 |
이는 더욱 가소롭습니다. |
向渠道。 |
그에게 말하거니와, |
欲得不招無間業。 |
무간지옥에 떨어질 업을 자초하지 않으려면 |
莫謗如來正法輪。 |
여래의 정법륜을 비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
故經云。 |
그러므로 경에서 |
不應住色生心 |
'응당 색(色)에 머물러 마음 내지 말고, |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
소리, 향기, 맛, 감촉, 법에 머물러 |
|
마음을 내지 말라' 한 것은 |
謂此廣大寂滅妙心。 |
이 광대하고 적멸한 묘심은 |
不可以色見聲求。 |
색으로 볼 수 없고 |
|
소리로 찾을 수 없음을 말한 것이요, |
應無所住。 |
'응당 머무는 바가 없다'는 것은 |
謂此心無實體也。 |
이 마음이 실체가 없다는 것이며, |
而生其心。 |
'그 마음을 낸다'는 것은 |
謂此心非離真而立處。 |
이 마음이 참된 자리를 떠나서 |
|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
立處即真也。 |
있는 그 자리가 곧 |
|
참된 마음자리임을 말한 것입니다. |
孔子稱易之為道也屢遷。 |
공자가 '주역은 누천[屢遷]으로 |
|
도를 삼는다.'고 한 것은 |
非謂此也。 |
그런 것을 말한 것이 아니라 |
屢者荐也。遷者革也。 |
누(屢)는 거듭한다는 것이요, |
|
천(遷)은 바뀐다는 뜻이니 |
吉凶悔吝生乎動。 |
길흉이나 뉘우침, 인색함 등이 |
|
움직임에서 생긴다는 것입니다. |
屢遷之旨。返常合道也。 |
누천의 의미는 |
|
항상함을 돌이켜 도에 합하는 것인데 |
如何與應無所住而生其心。 |
어떻게 '응당 머무는 바 없이 |
|
그 마음을 내는 것'과 |
合得成一塊。 |
합하여 한 덩어리가 되겠습니까? |
彥沖非但不識佛意。 |
언충은 단지 부처님 뜻을 모를 뿐만 아니라 |
亦不識孔子意。 |
공자의 뜻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左右於孔子之教出沒如遊園觀。 |
그대는 공자의 가르침에 드나들기를 |
|
마치 정원에 노닐 듯하고 |
又於吾教深入閫域。 |
또 우리 불교에도 |
|
그 영역 안에 깊이 들어와 있으니 |
山野如此杜撰。還是也無。 |
나의 이러한 엉터리 같은 말이 |
|
도리어 옳지 않습니까? |
故圭峰云。 |
그러므로 규봉 선사가 말씀하되, |
元亨利貞乾之德也。始於一氣。 |
원형이정(元亨利貞)은 하늘의 덕이니 |
|
한 기운에서 시작하였고, |
常樂我淨佛之德也。本乎一心。 |
상락아정(常樂我淨)은 부처님의 덕이니 |
|
한마음을 근본으로 하였다. |
專一氣而致柔。 |
한 기운에 오롯이 하여 유연하게 하고 |
修一心而成道。 |
한 마음을 닦아서 도를 이룬다.'고 하였습니다. |
此老如此和會。 |
이 늙은이는 그렇게 알았기에 |
始於儒釋二教。 |
비로소 유교와 불교 두 가르침에 |
無偏枯無遺恨。 |
치우침도 없고 남은 한도 없었습니다. |
彥沖以應無所住而生其心。 |
언충이 '응당 머무는 바 없이 |
|
그 마음을 낸다.'는 것이 |
與易之屢遷。 |
주역의 누천과 더불어 |
大旨同貫未敢相許。 |
큰 뜻은 같다고 함은 |
|
감히 허락하지 못하겠습니다. |
若依彥沖差排。 |
만약 언충의 차별한 논리에 의하면 |
則孔夫子與釋迦老子。 |
공자와 석가모니에게 |
殺著買草鞋始得。 |
짚신을 사서 신겨야 할 것이니, |
何故。一人屢遷。 |
왜냐하면, |
|
한 사람(공자)은 항상 옮겨 다니고 |
一人無所住。 |
또 한 사람(석가모니)은 |
|
머무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
想讀至此。必絕倒也。 |
아마도 이 대목을 읽으면 |
|
반드시 포복절도할 것입니다. |
|
|
答劉通判(彥沖) |
19. 유통판(劉通判) 언수(彥沖)에의 답서① |
|
|
令兄寶學公。 |
그대의 형인 보학공이 |
初未嘗知管帶忘懷之事。 |
처음에는 관대와 망회의 문제에 대해 |
|
미처 알지 못했으나 |
信手摸著鼻孔。 |
손 가는 대로 콧구멍을 만져 보고서 |
雖未盡識得諸方邪正。 |
비록 다 알지는 못했더라도 |
|
모든 방면의 그르고 바른 것을 얻어서 |
而基本堅實。 |
그 기본이 견고하니 |
邪毒不能侵。 |
요사한 독이 침범할 수 없습니다. |
忘懷管帶在其中矣。 |
망회와 관대도 그 중에 있는데 |
若一向忘懷管帶。 |
만약 한결같이 망회하거나 관대하여 |
生死心不破。 |
생사의 마음을 깨트리지 못한다면 |
陰魔得其便。 |
오음(五陰)의 마구니가 그 기회를 틈타서 |
未免把虛空隔截作兩處。 |
허공을 붙잡아 양 쪽으로 갈라놓는 꼴을 |
|
면치 못할 것입니다. |
處靜時受無量樂。 |
고요함에 처해 있을 때에는 |
|
한량없는 낙을 누리고, |
處鬧時受無量苦。 |
소란함에 처해서는 |
|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라 |
要得苦樂均平。 |
고통과 낙을 고르게 하려면 |
但莫起心管帶。 |
다만 마음으로 관대를 일으키지 말고 |
將心忘懷。 |
마음으로 망회하지도 말아서 |
十二時中放教蕩蕩地。 |
열두 때에 탕탕하게 놓아버리십시요. |
忽爾舊習瞥起。 |
홀연히 옛 습관이 일어나더라도 |
亦不著用心按捺。 |
굳이 마음 써서 눌러 내리려고도 말고 |
只就瞥起處。 |
다만 갑자기 생각이 일어나는 곳에 나아가 |
看箇話頭。 |
화두를 잘 살펴보십시오. |
狗子還有佛性也無。無。 |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없다.' |
正恁麼時。 |
바로 이러할 때에는 |
如紅鑪上一點雪。相似。 |
시뻘건 화롯불 위의 |
|
한 조각 눈과 같아서 |
眼辦手親者。一逴逴得。 |
눈으로 판별하고 손에 익은 것을 |
|
한번 뛰어 넘어야 |
方知懶融道。 |
비로소 나융 선사가 말한 |
恰恰用心時。恰恰無心用。 |
'꼭 마음을 써야 할 때 |
|
반드시 무심(無心)을 쓰되 |
曲談名相勞。直說無繁重。 |
바르지 못한 말은 겉으로만 수고하는 것이요 |
|
곧은 말이라야 번잡함이 없을 것이며, |
無心恰恰用。常用恰恰無。 |
무심을 반드시 쓰되 |
|
항상 쓰는 일만 반드시 없다면 |
今說無心處。不與有心殊。 |
지금 말하는 무심이 |
|
유심(有新)과 다르지 않다.' 한 것이 |
不是誑人語。 |
미친 사람의 말이 아님을 알 것입니다. |
|
|
昔婆修盤頭。 |
옛날에 바수반두(婆修盤頭)가 |
常一食不臥。 |
항상 하루 한 끼만 먹고 눕지도 않은 채 |
六時禮佛。 |
여섯 때에 예불을 드리며 |
清淨無欲。為眾所歸。 |
청정하고 욕심이 없어서 |
|
대중들의 귀의처가 되었는데, |
二十祖闍夜多。 |
20대 조(祖) 사야다(闍夜多)존자가 |
將欲度之。問其徒曰。 |
제도하고자 하여 그의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
此遍行頭陀。能修梵行。 |
'이렇게 두루 행하는 두타로 |
|
범행을 닦을 수 있다면 |
可得佛道乎。 |
불도를 얻을 수 있겠는가?' |
其徒曰。 |
그 제자들이 |
我師精進如此。何故不可。 |
'우리 스승의 정진이 이와 같은데 |
|
왜 안되겠습니까?' 하자 |
闍夜多曰。 |
사야다 존자가 말했습니다. |
汝師與道遠矣。 |
'너희 스승은 도와는 거리가 멀어서 |
設苦行歷於塵劫。 |
설사 겁이 다하도록 고행하더라도 |
皆虛妄之本也。 |
모두 허망의 근본일 뿐이니라.' |
其徒不勝憤。 |
그의 제자들이 분을 이기지 못하고 |
皆作色厲聲。 |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러 |
謂闍夜多曰。 |
사야다 존자에게 말했습니다. |
尊者蘊何德行。 |
'존자는 무슨 덕행을 쌓았기에 |
而譏我師。 |
우리의 스승을 비웃습니까?' |
闍夜多曰。 |
사야다 존자가 말했습니다. |
我不求道。亦不顛倒。 |
'나는 도를 구하지도 않지만 |
|
전도되지도 않고, |
我不禮佛。亦不輕慢。 |
나는 예불하지 않지만 |
|
교만히 업신여기지도 않고, |
我不長坐。亦不懈怠。 |
나는 오래 좌선하지 않지만 |
|
게으르지도 않고. |
我不一食。亦不雜食。 |
나는 일식(一食)을 하지 않지만 |
|
잡식(雜食)도 하지 않고, |
我不知足。亦不貪欲。 |
나는 만족한 줄 알지 못하지만 |
|
탐욕스럽지도 않다. |
心無所希。名之曰道。 |
마음에 희구하는 바가 없어야 |
|
도라고 할 것이다.' |
婆修聞已發無漏智。 |
바수반두가 그 말을 듣고서 |
|
무루의 지혜를 일으켰으니 |
所謂先以定動。 |
소위 '먼저 선정으로 움직이고 |
後以智拔也。 |
그 뒤에 지혜로 구제한다'는 것입니다. |
杜撰長老輩。 |
엉터리 장로들이 |
教左右靜坐等作佛。 |
그대에게 고요히 앉아 |
|
부처와 같이 하라 가르치는데 |
豈非虛妄之本乎。 |
어찌 허망의 근본이 아니겠습니까? |
又言。 |
또 말하기를, |
靜處無失。鬧處有失。 |
고요한 곳에서는 실(失)이 없고 |
|
소란한 곳에서는 실이 있다.' 하지만 |
豈非壞世間相而求實相乎。 |
어찌 세간상(世間相)을 깨뜨려서 |
|
실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若如此修行。 |
만일 이렇게 수행한다면 |
如何契得懶融 |
나융 선사가 말한 |
所謂今說無心處不與有心殊。 |
'지금 말하는 무심이 유심과 다르지
않다'에 |
|
어떻게 계합하겠습니까? |
請公於此諦當思量看。 |
공에게 부탁하노니, |
|
여기서 마땅히 깊이 생각하고 살펴보십시요. |
婆修初亦將謂。 |
바수반두도 처음에는 |
長坐不臥可以成佛。 |
'장좌불와하면 성불할 수 있다.'고
하다가 |
纔被闍夜多點破。 |
사야다 존자의 깨우침을 입고 |
便於言下知歸。發無漏智。 |
문득 말끝에 귀의처를 알고 |
|
무루의 지혜를 일으켰으니, |
真是良馬見鞭影而行也。 |
참으로 이것이 '좋은 말은 |
|
채찍 그림자만 봐도 달린다'는 것입니다. |
眾生狂亂是病。 |
중생은 광란(狂亂)이 병이라 |
佛以寂靜波羅蜜藥治之。 |
부처님께서 적정(寂靜)바라밀의 |
|
약으로 치료하시어 |
病去藥存。其病愈甚。 |
병이 나았는데도 약에 의존한다면 |
|
그 병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
拈一放一。何時是了。 |
하나를 잡으면 하나를 놓아버리니 |
|
어느 때에 마치겠습니까? |
生死到來。 |
생사가 도래하면 |
靜鬧兩邊都用一點不得。 |
고요함과 소란함의 양변은 |
|
도무지 소용없는 것이니, |
莫道鬧處失者多。 |
소란한 곳에 실이 많고 |
靜處失者少。 |
고요한 곳에 실이 적다고 |
|
말하지 마십시오. |
不如少與多得與失。 |
적음과 많음, 득과 실, |
靜與鬧。 |
고요함과 소란함을 |
縛作一束。送放他方世界。 |
한 묵음으로 묶어서 |
|
타방 세계로 보내버리고, |
卻好就日用非多非少。 |
일상에서 많음도 적음도 아니고, |
非靜非鬧。非得非失處。 |
고요함도 소란함도 아니며, |
|
득도 실도 아닌 곳에 기꺼이 나아가 |
略提撕看。是箇甚麼。 |
'이것이 무엇인가?' 하는 |
|
화두를 일깨워 살피십시요. |
無常迅速。百歲光陰。 |
무상하고 신속하여 백년광음이 |
一彈指頃便過也。 |
손가락 한 번 튕기는 사이에 |
|
문득 지나가는데 |
更有甚麼閑工夫。 |
다시 무슨 한가한 공부가 있어서 |
理會得理會失。 |
득과 실의 이치에 부합하고, |
理會靜理會鬧。理會多理會少。 |
고요함과 소란함, 많고 적음, |
理會忘懷理會管帶。 |
망회(忘懷)와 관대(管帶)의 |
|
이치에 부합하겠습니까? |
石頭和尚云。 |
석두(石頭) 화상은 |
謹白參玄人。光陰莫虛度。 |
'삼가 참구하는 사람에게 말하노니 |
這一句子。 |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하였으니, |
開眼也著。合眼也著。 |
이 한 구절을 눈을 떠도 붙잡고 |
|
눈을 감아도 붙잡고, |
忘懷也著。管帶也著。 |
생각을 잊어도 붙잡고, |
|
생각을 하고 있을 때도 붙잡고, |
狂亂也著。寂靜也著。 |
광란해도 붙잡고, |
|
고요해도 붙잡으십시오. |
此是徑山如此差排。 |
이것은 내가 그렇게 안배한 것이지만, |
想杜撰長老輩。 |
아마도 멍청한 장로들은 |
別有差排處也。 |
별도의 다른 안배처가 있을 것입니다. |
咄且置是事。 |
쯧! 이 일은 이쯤 해두겠습니다. |
|
|
|
|
又。 |
20. 유통판 언충에의 답서 ② |
|
|
左右做靜勝工夫。 |
그대가 적정하고 수승한[靜勝] 공부를 한지 |
積有年矣。 |
여러 해가 되었는데 |
不識於開眼應物處。 |
눈 뜨고 사물을 대하는 데에 |
得心地安閑否。 |
심지가 안한(安閑)한지 모르겠습니다. |
若未得安閑。 |
만약 편안하고 한가하지 못하다면 |
是靜勝工夫未得力也。 |
이것은 정승(靜勝)한 공부가 |
|
아직 힘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
若許久猶未得力。 |
만약 오래토록 힘을 얻지 못한다면 |
當求箇徑截得力處。 |
마땅히 지름길에서 힘 얻을 곳을 찾아야만 |
方始不辜負平昔許多工夫也。 |
비로소 평소의 허다한 공부를 |
|
저버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
平昔做靜勝工夫。 |
평소의 정승한 공부는 |
只為要支遣箇鬧底。 |
다만 소란함을 떨치려는 것이며, |
正鬧時卻被鬧底聒擾自家方寸。 |
바로 소란할 때에 그 소란함이 |
|
자기의 마음을 더욱 어지럽힌다면 |
卻似平昔不曾做靜勝工夫一般耳。 |
도리어 평소에 정승한 공부를 |
|
하지 않는 것과 같을 따름입니다. |
這箇道理。只為太近。 |
이 도리는 다만 너무 가까이 있고 |
遠不出自家眼睛裏。 |
멀다 해도 자기 눈동자 속을 |
|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어서 |
開眼便刺著。 |
눈을 뜨면 곧바로 찔러오고 |
合眼處亦不缺少。 |
눈을 감아도 조금도 빠뜨리지 않으며, |
開口便道著。 |
입을 열면 곧바로 말을 하고 |
合口處亦自現成。 |
입을 닫아도 자연히 드러나거니와 |
擬欲起心動念承當。 |
헤아려 마음을 일으키고 |
|
생각을 움직여 알려고 한다면 |
渠早已蹉過十萬八千了也。 |
그것은 벌써 십만 팔천 리나 |
|
어긋나 버리고 말 것이니, |
直是無爾用心處。 |
곧 그대의 용심처(用心處)가 없는 것이 |
這箇最是省力。 |
가장 힘을 더는 것입니다. |
而今學此道者。 |
지금의 이 도를 배우는 이들은 |
多是要用力求。 |
대개가 힘을 써 구하려 하지만 |
求之轉失。向之愈背。 |
구할수록 점점 잃고 |
|
향할수록 더욱 등져 가는데 |
那堪墮在得失解路上。 |
어찌 감히 득실을 |
|
따지는 길 위에 떨어져서 |
謂鬧處失者多。靜處失者少。 |
소란한 곳은 손실이 많고 |
|
고요한 곳이 손실이 적다고 하겠습니까? |
左右在靜勝處。 |
그대는 고요한 곳에 |
住了二十餘年。 |
20여년을 머물러 있었으니, |
試將些子得力底來看則箇。 |
약간이나마 얻은 힘으로 |
|
시험삼아 살펴보면 좋을 듯 합니다. |
若將樁樁地底。 |
만약 말뚝처럼 우두커니 박혀 |
做靜中得力處。 |
고요함 속이 힘 얻은 곳이라 한다면 |
何故卻向鬧處失卻。 |
무슨 까닭에 도리어 소란한 곳에서는 |
|
잃어버리겠습니까? |
而今要得省力靜鬧一如。 |
이제 힘이 덜어지고 고요함과 소란함이 |
|
일여(一如)해지기 바란다면 |
但只透取趙州無字。 |
다만 조주의 무자(無字) 화두를 |
|
꿰뚫어 취하십시요. |
忽然透得。 |
홀연히 뚫어지면 |
方知靜鬧兩不相妨。 |
고요함과 소란함이 서로를 방해하지 |
|
않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
亦不著用力支撐。 |
또 힘을 써서 지탱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며, |
亦不作無支撐解矣。 |
또 지탱할 것이 없다는 이해도 |
|
짓지 않을 것입니다. |
|
|
答泰國太夫人 |
21. 진국(泰國) 태부인(太夫人)에의 답서 |
|
|
謙禪歸。領所賜教。 |
도겸(道謙) 상좌가 돌아와서 |
|
전해 준 가르침을 듣고 |
并親書數頌。 |
친히 쓰신 게송들도 읽었습니다. |
初亦甚疑之。及詢謙子細。 |
처음에는 몹씨 의심하였는데 |
|
도겸에게 자세하게 물어보고서 |
方知不自欺。曠劫未明之事。 |
비로소 스스로 속이지 못하고 |
|
오랫 동안 밝히지 못했던 일이 |
豁爾現前不從人得。 |
활연히 앞에 나타남이 사람에게서 |
|
얻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
始知法喜禪悅之樂。 |
법희선열(法喜禪悅)의 즐거움은 |
非世間之樂可比。 |
세간의 즐거움과 비교할 수 없음을 |
|
비로소 알았기에 |
山野為國太歡喜。 |
산승은 국태부인을 위해 기뻐하며 |
累日寢食俱忘。 |
여러 날 동안 침식을 다 잊었습니다. |
兒子作宰相。 |
아들은 제상이 되고 |
身作國夫人。 |
자신은 국부인이 되셨으나 |
未足為貴。 |
귀함이 아직 만족치 못합니다. |
糞掃堆頭收得無價之寶。 |
똥 무더기 거름 무더기에서 |
|
무가보(無價寶)를 얻어서 |
百劫千生受用不盡 |
백겁 천생에 써도 다하지 않아야 |
方始為真貴耳。 |
비로소 참으로 귀한 것이지만 |
然切不得執著此貴。 |
그 귀함에 절대 집착하지 마십시요. |
若執著則墮在尊貴中。 |
만약 집착하면 곧 존귀함 속에 타재하여 |
不復興悲起智憐愍有情耳。 |
더 이상 자비를 일으키고 지혜를 일으켜 |
|
중생들을 연민하지 않게 될 뿐입니다. |
記取記取。 |
부디 기억하고 기억하십시오. |
|
|
|
|
答張丞相(德遠) |
22. 장승상(張丞相) 덕원(德遠)에의 답서 |
|
|
恭惟。燕居阿練若。 |
생각해보니 |
|
아련야(阿練若)에 한가로이 머물고 |
與彼上人同會一處。 |
높은 이[上人]들과 한 곳에 모여 |
娛戲毘盧藏海。 |
비로장해(毗盧藏海)에 노닐면서 |
隨宜作佛事。 |
마땅한 대로 불사를 지으시거니와 |
少病少惱。鈞候動止萬福。 |
병이나 괴로움은 적고 |
|
옥체[鈞候]의 건강은 만복하십니까? |
從上諸聖莫不皆然。 |
위로부터 모든 성인들이 |
|
다 그렇지 않은 분이 없으시니 |
所以於念念中。 |
그래서 순간순간에 |
入一切法滅盡三昧。 |
일체법 멸진(滅盡)삼매에 들고, |
不退菩薩道。不捨菩薩事。 |
보살도에서 물러서지 않고, |
|
보살의 일을 버리지 않고, |
不捨大慈悲心。 |
대 자비심을 버리지 않고, |
修習波羅蜜。未嘗休息。 |
바라밀 수습하기를 쉬어본 적 없고, |
觀察一切佛國土。無有厭倦。 |
일체 불국토 관찰하기를 |
|
싫증이나 권태없이 하고, |
不捨度眾生願。 |
중생 제도의 서원을 버리지 않고, |
不斷轉法輪事。 |
법륜 굴리는 일을 중단하지 않고, |
不廢教化眾生業。 |
중생 교화의 업을 그만두지 아니하며, |
乃至所有勝願。皆得圓滿。 |
나아가 수승한 서원을 다 원만히 하고, |
了知一切國土差別。 |
일체국토의 차별을 요지하여 |
入佛種性到於彼岸。 |
부처의 종성에 들어가고 |
|
피안에 도달하신 것이요, |
此大丈夫四威儀中受用家事耳。 |
이것이 대장부가 행주좌와에 |
|
수용해야 할 집안 일인 것입니다. |
大居士於此力行無倦。 |
대 거사께서는 이런 힘 행하기를 |
|
게을리 하지 않으시니 |
而妙喜於此亦作普州人。 |
저 묘희(妙喜)도 여기에서 |
|
보주(普州)의 사람이 되고자 하나 |
又不識。還許外人插手否。 |
외인(外人)이 손을 담가도 |
|
될른지 모르겠습니다. |
聞到長沙即杜口 |
듣자하니 장사 땅에 이르러서 |
|
곧 입을 닫고 |
毘耶深入不二。 |
비야리성에서 불이(不二)의 경계에 |
|
깊이 들어갔다는데 |
此亦非分外。法如是故。 |
이 또한 분수 밖의 일이 아니니 |
|
법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
願居士如是受用。 |
거사께서 이와 같이 수용하거든 |
則諸魔外道。 |
모든 마군과 외도가 |
定來作護法善神也。 |
정히 오더라도 법을 수호하는 |
|
선신이 되어버리기 원합니다. |
其餘種種差別異旨。 |
그 밖의 여러가지 다른 것들도 |
皆自心現量境界。亦非他物也。 |
다 자기 마음에서 나타난 경계요 |
|
다른 것이 아닐 터인데 |
不識居士以為何如。 |
거사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
|
모르겠습니다. |
|
|
答張提刑(暘叔) |
23. 장제형(張提刑) 양숙(暘叔)에의 답서 |
|
|
老居士所作所為。冥與道合。 |
노 거사께서 위하시는 바가 |
|
은근히 도에 계합하거니와 |
但未能得㘞地一下耳。 |
다만 '와'하는 한 소리 터지는 경지를 |
|
아직 얻지 못했을 뿐입니다. |
若日用應緣。不失故步。 |
만약 일상에서 인연에 합당하게 |
|
옛 걸음을 잃지 않기만 하면 |
雖未得㘞地一下。 |
'와'하는 한 소리 터지는 것을 |
|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
臘月三十日。 |
납월 삼십일에는 |
閻家老子亦須拱手歸降。 |
염라대왕도 반드시 |
|
두 손을 들고 항복할 터인데 |
況一念相應耶。 |
하물며 한 순간에 상응함이겠습니까? |
妙喜老漢。 |
이 묘희(妙喜) 늙은이가 |
雖未目擊觀其行事。 |
아직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
|
그 행하는 일들을 살펴보니 |
小大折中無過不及。 |
크고 작은 일을 결단함에 |
|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으니 |
只此便是道所合處。 |
이것이 곧 합당한 도처(道處)인 것이라 |
到這裏不用作塵勞想。 |
여기에 이르러서는 진로(塵勞)라는 생각도 |
亦不用作佛法想。 |
불법(佛法)이라는 생각도 하지 말고, |
佛法塵勞都是外事。 |
불법과 진로가 모두 바깥의 일이지만 |
然亦不得作外事想。 |
바깥 일이라 생각하지도 말아서 |
但回光返照。 |
다만 회광반조(廻光返照)하기를, |
作如是想者從甚麼處得來。 |
'이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
|
어디로부터 왔으며, |
所作所為時。有何形段。 |
작위(作爲)를 할 때는 |
|
어떤 형태의 단계가 있으며, |
所作既辦。 |
작위가 기왕 끝나서도 |
隨我心意無不周旋。 |
나의 마음을 따라 돌지 않는 곳이 없고 |
無有少剩。 |
모자라거나 넘치지도 않으니 |
正恁麼時。承誰恩力。 |
바로 이러한 때에 당해서는 |
|
누구 은덕을 입은 것인가?' 하고 |
如此做工夫。日久月深。 |
이렇게 공부하여 |
|
날이 오래되고 달이 깊어지면 |
如人學射自然中的矣。 |
마치 어떤 사람이 활쏘기를 배움에 |
|
자연히 적중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
眾生顛倒。迷己逐物。 |
중생은 전도하여 |
|
자신를 잊은 채 사물만 쫓고 |
耽少欲味。甘心受無量苦。 |
적은 욕심의 맛을 탐하여 |
|
마음으로 한량없는 고통을 받거니와 |
逐日未開眼時。未下床時。 |
날마다 아직 눈 뜨지 않았을 때와 |
|
아직 침상에서 내려오지 않았을 때와 |
半惺半覺時心識已紛飛。 |
잠에서 막 깨려 할 때 |
|
이미 심식(心識)은 어지러이 날아다니고 |
隨妄想流蕩矣。 |
망상따라 제멋대로 흘러서 |
作善作惡。雖未發露。 |
선을 짓고 악을 지은 것이 |
|
비록 아직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
未下床時。 |
침상에서 미처 내려오지 않았을 때 |
天堂地獄在方寸中。 |
천당과 지옥은 마음 가운데 |
已一時成就矣。 |
이미 한꺼번에 성취되어 있고, |
及待發時。已落在第八。 |
그것이 드러나기를 기다리다 보면 |
|
이미 제 8식에 떨어져 있을 것입니다. |
佛不云乎。 |
부처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一切諸根自心現器。 |
'일체의 모든 근(根)은 |
|
자기의 마음이 그 그릇을 나타내는 것이라 |
身等藏自妄想相施設顯示。 |
몸 같은 저장소가 자기 망상의 모양을 |
|
일으키고 드러내 보이지만 |
如河流如種子。 |
마치 강물이 흐르듯 하고, 종자(種子)와 같고, |
如燈如風如雲。 |
등불과 같고, 바람과 같고, 구름과 같아서 |
剎那展轉壞。 |
한 순간에 무너져 가거니와 |
躁動如猿猴。 |
조급하게 움직이기는 원숭이 같고, |
樂不淨處如飛蠅。 |
더러운 곳을 좋아하기는 파리와 같고, |
無厭足如風火。 |
만족할 줄 모르기는 바람과 불 같고, |
無始虛偽習氣因。 |
무시로부터 거짓된 습기의 인(因)은 |
如汲水輪等事。 |
물 긷는 두레박과 같다.' 하셨으니, |
於此識得破。 |
여기서 알아차려 타파해버리면 |
便喚作無人無我知。 |
곧 무인(無人), 무아(無我)의 지혜라 할 것입니다. |
天堂地獄不在別處。 |
천당과 지옥이 다른 곳에 있지 않고 |
只在當人半惺半覺 |
다만 그사람이 잠에서 깨려 할 때와 |
未下床時方寸中。 |
침상에서 아직 내려오지 않았을 때의 |
|
마음 가운데 있으며, |
並不從外來。 |
또 밖으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
發未發覺未覺時。 |
일으키나 아직 일어나지 않고 |
|
알려 하나 아직 알지 못할 때 |
切須照顧照顧時 |
간절히 비추어 보시되, 비추어 볼 때 |
亦不得與之用力爭。 |
또한 애써 다투지 마십시오. |
爭著則費力矣。 |
다투려 하면 곧 힘을 낭비할 것입니다. |
祖不云乎。 |
조사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止動歸止。止更彌動。 |
'움직임을 멈춰 멈춤으로 돌아가면 |
|
멈춤은 다시 더욱 움직인다.고 하셨습니다. |
纔覺日用塵勞中漸漸省力時。 |
일상의 진로(塵勞) 속에서 |
|
점점 힘이 덜어지는 것을 깨달을 때가 |
便是當人得力之處。 |
곧 그사람이 힘을 얻는 곳이요, |
便是當人成佛作祖之處。 |
곧 그사람이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는 곳이며, |
便是當人變地獄作天堂之處。 |
곧 그사람이 지옥을 변화시켜 |
|
천당을 만드는 곳이며, |
便是當人穩坐之處。 |
곧 그사람이 안은히 앉는 곳이며, |
便是當人出生死之處。 |
곧 그사람이 생사에서 벗어나는 곳이며, |
便是當人致君於堯舜之上之處。 |
곧 그사람이 임금을 요순(堯舜)의 위에 |
|
올려놓는 곳이며, |
便是當人起疲氓於凋瘵之際之處。 |
곧 그사람이 고달픔에 지친 백성들을 |
|
일으켜 세우는 곳이며, |
便是當人覆蔭子孫之處。 |
곧 그사람이 자손들에게 |
|
음덕을 물려주는 곳입니다. |
到這裏說佛說祖。 |
이러한 경지에 이르러서 |
|
부처를 말하고 조사를 말하며, |
說心說性。說玄說妙。 |
마음을 말하고 성품을 말하며, |
|
심오함을 말하고 미묘함을 말하며, |
說理說事。說好說惡。 |
이치를 말하고 사실을 말하며, |
|
좋은 것을 말하고 싫은 것을 말하더라도 |
亦是外邊事。 |
이 또한 바깥의 일입니다. |
如是等事。尚屬外矣。 |
이러한 일들도 오히려 바깥에 속할 터인데 |
況更作塵勞中先聖所訶之事耶。 |
하물며 진로 속에서 앞서의 성인들이 |
|
꾸짖으실 일들을 어찌 하겠으며, |
作好事尚不肯。 |
좋은 일도 오히려 수긍하지 않을 터인데 |
豈肯作不好事耶。 |
어찌 좋지 못한 일을 하려 하겠습니까? |
若信得此說及永嘉所謂 |
만약 이 말을 믿는다면 |
|
영가(永嘉)가 말씀하신 바 |
行亦禪坐亦禪。 |
'걸어 다니는 것도 참선이요 |
|
앉아 있는 것도 참선이며 |
語默動靜體安然。 |
어묵동정(語黙動靜)에 |
|
몸이 편안하도다.' 하신 것이 |
不是虛語。 |
헛된 말이 아닐 것이니, . |
請依此行履。始終不變易。 |
청컨대 이러한 행리(行履)에 의지하여 |
|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면 |
則雖未徹證自己本地風光。 |
비록 자기의 본지풍광을 |
|
명철히 증득치 못하고, |
雖未明見自己本來面目。 |
비록 자기의 본래면목을 |
|
밝게 보지 못하더라도 |
生處已熟。熟處已生矣。 |
생소한 것은 이미 익숙해지고 |
|
익숙한 것은 이미 생소할 것입니다. |
切切記取。 |
간절히 기억하십시오. |
纔覺省力處。便是得力處也。 |
힘이 덜어짐을 막 깨닫는 곳이 |
|
곧 힘을 얻는 곳이다 하고 |
妙喜老漢。每與箇中人說此話。 |
묘희 늙은이가 사람들에게 |
|
매번 이런 이야기를 말했더니 |
往往見說得頻了多忽之。 |
왕왕 자주 말하는 것을 보고 |
|
대개가 소홀히 여겨 |
不肯將為事。 |
일 삼으려 하지 않습니다만 |
居士試如此做工夫看。 |
거사께서는 시험 삼아 |
|
이와 같이 공부해보십시오. |
只十餘日便自見得。 |
다만 10여 일이면 |
省力不省力。得力不得力矣。 |
곧 힘을 덜고 덜지 못하고와 |
|
힘을 얻고 얻지 못하고를 아는 것이 |
如人飲水冷煖自知。 |
마치 어떤 사람이 물을 마시매 |
|
차고 더움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으련만 |
說與人不得。呈似人不得。 |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줄 수도 없고 |
|
다른 사람에게 바칠 수도 없습니다. |
先德云。 |
선덕이 말하기를, |
語證則不可示人。 |
증득을 말로 해서는 |
|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없고, |
說理則非證不了。 |
이치를 설명하는 것은 |
|
증득이 아니면 않된다고 하였습니다. |
自證自得自信自悟處。 |
스스로 증득하고 스스로 얻으며, |
|
스스로 믿고 스스로 깨닫는 곳에서 |
除曾證曾得已信已悟者。 |
일찍이 증득하고 일찍이 얻으며, |
|
이미 믿고 이미 깨달은 사람이라야 |
方默默相契。 |
바야흐로 묵묵히 서로 계합할 것이요, |
未證未得未信未悟者。 |
아직 증득하지 못하고 아직 얻지 못하며, |
|
아직 믿지 못하고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은 |
不唯自不信。 |
스스로 믿지 못할 뿐만 아니라 |
亦不信他人有如此境界。 |
또한 다른 사람에게 |
|
이러한 경계가 있다는 것도 믿지 못합니다. |
老居士天資近道。 |
노 거사께서는 |
|
천부의 자질이 도에 가까워서 |
現定所作所為。不著更易。 |
작위하시는 바가 당장에 정(定)하시니 |
|
다시 바꾸려 하지 마십시요. |
以他人較之。 |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
萬分中已省得九千九百九十九分。 |
만분(萬分)에서 이미 |
|
구천구백구십구 분(分)이 덜어지셨고, |
只欠噴地一發便了。 |
다만 내뿜는 경지에서 |
|
단번에 문득 마쳐버림이 모자랄 뿐입니다. |
士大夫學道。 |
사대부들이 도를 배우지만 |
多不著實理會。 |
대개 착실히 이치에 부합하지 못하니 |
除卻口議心思。 |
입으로 논의하고 |
|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제거해버리면 |
便茫然無所措手足。 |
금방 망연하여 손발을 둘 곳이 없는데 |
不信無措手足處正是好處。 |
손발을 둘 곳이 없는 그 자리가 |
|
정히 좋은 곳임을 믿지 못하고 |
只管心裏要思量得到。 |
다만 마음속에서 사량으로 도달하려 하고 |
口裏要說得分曉。 |
입으로 설명하여 밝히려 든다는 것을 |
殊不知。錯了也。 |
별로 알지 못하니, 잘못된 것입니다. |
佛言。 |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
如來以一切譬喻。說種種事。 |
여래가 일체의 비유로써 |
|
갖가지 일을 설명하거니와 |
無有譬喻能說此法。 |
이 법은 비유로 설명할 수 없나니, |
何以故。心智路絕不思議故。 |
왜냐하면 마음 지혜의 길이 끊겨서 |
|
부사의하기 때문이니라.' 하셨으니, |
信知思量分別障道必矣。 |
사량 분별이 도를 장애함이 |
|
틀림없다는 것을 믿어 알 것입니다. |
若得前後際斷。 |
만약 앞뒤의 경계가 끊어지면 |
心智路自絕矣。 |
마음 지혜의 길이 자연히 끊기고, |
若得心智路絕。 |
마음 지혜의 길이 끊어지면 |
說種種事。皆此法也。 |
갖가지의 일을 설명하는 것이 |
|
다 이 법이요, |
此法既明。 |
이 법이 기왕에 밝으면 |
即此明處便是不思議大解脫境界。 |
이 밝은 곳이 곧 부사의한 |
|
대해탈의 경계이지만 , |
只此境界亦不可思議。 |
다만 이 경계도 불가사의하고, |
境界既不可思議。 |
경계가 기왕 불가사의하면 |
一切譬喻亦不可思議。 |
일체의 비유도 역시 불가사의하며, |
種種事亦不可思議。 |
갖가지 일도 불가사의하며, |
只這不可思議底。亦不可思議。 |
그 불가사의한 것 마저도 불가사의하며, |
此語亦無著處。 |
이 말도 역시 붙을 곳이 없고, |
只這無著處底。亦不可思議。 |
이 붙을 곳이 없는 그것 마저도 |
|
또한 불가사의한 것이라 |
如是展轉窮詰。 |
이렇게 전전(展轉)하여 추궁해 나가면 |
若事若法。若譬喻若境界。 |
일이나 법이나 비유나 경계가 |
如環之無端。無起處無盡處。 |
마치 고리가 끝이 없듯이 |
|
일어난 곳도 다한 곳도 없어서 |
皆不可思議之法也。 |
모두 불가사의한 법인 것입니다. |
所以云。 |
그러므로 경에 말하기를, |
菩薩住是不思議。 |
'보살은 이 부사의에 머물러 |
於中思議不可盡。 |
그 안에서 다할 수 없이 사의(思議)하고, |
入此不可思議處。 |
그 불가사의한 곳에 들어가면 |
思與非思皆寂滅。 |
생각과 생각 아닌 것이 |
|
모두 적멸하다.'고 하였습니다. |
然亦不得住在寂滅處。 |
그러나 적멸한 곳에 |
|
머물러 있지도 말아야 합니다. |
若住在寂滅處。 |
만약 적멸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
則被法界量之所管攝。 |
법계의 한량에 간섭받게 되는데 |
教中謂之法塵煩惱。 |
교학에서는 그것을 |
|
법진번뇌(法塵煩惱)라 합니다. |
滅卻法界量。 |
법계의 한량을 멸해버리고 |
種種殊勝一時蕩盡了。 |
갖가지 수승한 것도 일시에 없애버려야 |
方始好看庭前柏樹子。 |
비로소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나 |
麻三斤。乾屎橛。 |
'마 세 근[麻三斤]'이나 |
|
'마른 똥 막대기[乾屎橛]'나 |
狗子無佛性。 |
'개는 불성이
없다[狗子無佛性]'나 |
一口吸盡西江水。 |
'한 입에 양자강 물을 다 마신다 |
|
[一口吸盡西江水]'나 |
東山水上行之類。 |
'동산이 물 위로 간다[東山水上行]'와
같은 |
|
공안들을 잘 살필 수 있을 것입니다. |
忽然一句下透得。 |
홀연히 한 구절에서 투철히 얻으면 |
方始謂之法界無量回向。 |
비로소 '법계의 한량없는 회향'이라 할 것입니다. |
如實而見。如實而行。 |
여실히 보고, 여실히 행하고, |
如實而用。 |
여실히 활용하면 |
便能於一毛端現寶王剎。 |
문득 하나의 털 끝에 |
|
보왕찰(寶王刹)을 나타내고, |
坐微塵裏轉大法輪。 |
미진 속에 앉아서 |
|
대 법륜을 굴릴 수 있을 것이며, |
成就種種法。破壞種種法。 |
갖가지 법을 성취하고 |
|
갖가지 법을 부수는 것이 |
一切由我。 |
다 나로 말미암은 것이라 |
如壯士展臂。不借他力。 |
마치 장사가 팔을 펴는 데에 |
|
남의 힘을 빌리지 않는 것과 같고, |
師子遊行。不求伴侶。 |
사자가 돌아다니는 데에 |
|
반려가 필요치 않는 것과 같을 것이니, |
種種勝妙境界現前。 |
갖가지 승묘한 경계가 앞에 나타나도 |
心不驚異。 |
경이롭게 여기지 말고, |
種種惡業境界現前。 |
갖가지 악업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도 |
心不怕怖。 |
두려워하지 말며, |
日用四威儀中。隨緣放曠。 |
일상의 행주좌와에 |
|
인연따라 거리낌이 없어서 |
任性逍遙到得這箇田地。 |
성품에 맡겨 소요(逍遙)하는 |
|
이러한 경지에 이르러야 |
方可說無天堂無地獄等事。 |
바야흐로 '천당도 지옥도 없다'는 등의 |
|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永嘉云。 |
영가(永嘉) 선사는 |
亦無人亦無佛。 |
'사람도 없고 부처도 없으며, |
大千沙界海中漚。 |
대천 사바세계가 바다의 물거품이요, |
一切聖賢如電拂。 |
모든 성현이 번갯불과 같다' 하셨거니와 |
此老若不到這箇田地。 |
이 늙은이가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 |
如何說得出來。 |
어찌 그렇게 말해 올 수 있었겠습니까? |
此語錯會者甚多。 |
이 말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
苟未徹根源。 |
진실로 아직 근원에 투철하지 못하고 |
不免依語生解。 |
말에만 의지해 |
|
알음알이를 내는 것을 면치 못하고 |
便道一切皆無撥無因果。 |
곧 '일체가 다 없고 인과도 없다' 하면서 |
將諸佛諸祖所說言教。 |
모든 부처님과 모든 조사께서 |
|
말씀하신 가르침들도 |
盡以為虛。 |
다 거짓이라고 말을 하니 |
謂之誑惑人。 |
그들를 어리석은 미치광이다 하는 것입니다. |
此病不除。 |
이런 병을 고치지 못하면 |
乃莽莽蕩蕩招殃禍者也。 |
이내 깜깜하고 아득하여 |
|
재앙과 화를 초래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佛言。虛妄浮心多諸巧見。 |
부처님께서는 '허망하고 들뜬 마음이 |
|
대다수의 교활한 견해를 만든다' 하셨건만 |
若不著有便著無。 |
유(有)에 집착하지 않으면 |
|
곧 무(無)에 집착하거나, |
若不著此二種。 |
이 두 가지에 집착하지 않으면 |
種於有無之間摶量卜度。 |
곧 유와 무 사이에서 헤아려 사량하고, |
縱識得此病。 |
설사 이런 병을 안다 하더라도 |
定在非有非無處著到。 |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닌 곳에 집착하니, |
故先聖苦口叮嚀。 |
그러므로 앞의 성인들이 |
|
입이 쓰도록 신신당부하시어 |
令離四句絕百非。 |
사구(四句)를 떠나고 백비(百非)를 끊으며 |
直下一刀兩段。 |
곧바로 한 칼에 두 조각을 내서 |
更不念後思前。 |
다시는 뒷일을 생각하거나 |
|
앞일을 생각하지 말고 |
坐斷千聖頂[寧*頁]。 |
앉은 자리에서 일천 성인들의 머리를 |
|
끊어버리게 하신 것입니다. |
四句者。 |
사구(四句)란 것은 |
乃有無。非有非無。 |
유(有)요 무(無)이되 |
|
유도 아니고[非有] 무도 아니며[非無] |
亦有亦無是也。 |
또한 유[亦有]요 |
|
또한 무[亦無]인 그것입니다. |
若透得此四句了。 |
만약 이 사구를 꿰뚫어 알면 |
見說一切諸法實有。 |
일체법이 실로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
我亦隨順與之說有。 |
나도 따라서 있다고 말하더라도 |
且不被此實有所礙。 |
그 실로 있다는 것에 구애되지 않고, |
見說一切諸法實無。 |
일체법이 실로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
我亦隨順與之說無。 |
나도 따라서 없다고 말하더라도 |
且非世間虛豁之無。 |
세간의 공허한 없음이 아닌 것이며, |
見說一切諸法亦有亦無。 |
일체법이 또한 있고 또한 없다 |
|
말하는 것을 보고 |
我亦隨順與之說亦有亦無。 |
나도 따라서 또한 있고 |
|
또한 없음을 말하더라도 |
且非戲論。 |
희론이 아닌 것이며, |
見說一切諸法非有非無。 |
일체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
|
없는 것도 아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
我亦隨順與之說非有非無。 |
나도 따라서 있는 것도 아니고 |
|
없는 것도 아니다 말하더라도 |
且非相違。 |
서로 위배되지 않을 것입니다. |
淨名云。外道六師所墮。 |
유마 거사께서 |
|
'육사외도(六師外道)가 떨어진 곳에 |
汝亦隨墮。是也。 |
그대도 따라서 떨어져라' 하신 것이 |
|
그것입니다. |
士大夫學道。 |
사대부가 도를 배우면서 |
多不肯虛卻心聽善知識指示。 |
흔히 마음을 비워버리려 하지 않고 |
|
선지식의 지시를 듣거니와 |
善知識纔開口。 |
선지식이 막 입을 열면 |
渠已在言前一時領會了也。 |
자기는 이미 선지식의 말보다 앞서 |
|
한꺼번에 알아버리고 |
及至教渠吐露盡。 |
급기야 그에게 다 토로해보라 하면 |
一時錯會。 |
다들 잘못 알고 있으니, |
正好在言前領略底。 |
정히 말에 앞서 잘도 알고 있던 사람이 |
又卻滯在言語上。 |
도리어 말에 막혀버린 것이요, |
又有一種。一向作聰明說道理。 |
또 어떤 한 종류는 |
|
한결같이 총명한 척 도리를 말하되 |
世間種種事藝。 |
'세간의 갖가지 일이나 기예들은 |
我無不會者。 |
내가 모르는 것이 없는데 |
只有禪一般我未會。 |
다만 참선이라는 한 가지만 |
|
내가 아직 모른다'고 하면서 |
在當官處。呼幾枚杜撰長老來。 |
관청에서 몇 사람의 |
|
엉터리 장로들을 불러 모아놓고 |
與一頓飯喫卻了。 |
밥 한 끼를 주어서 먹게 한 다음에 |
教渠恣意亂說。 |
그들에게 멋대로 떠들어대게 하고서 |
便將心意識。 |
심의식을 기울여 |
記取這杜撰說底。 |
엉터리 장로들의 말을 기억했다가 |
卻去勘人。 |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점검하는데, |
一句來一句去。謂之廝禪。 |
한 구절이 오고 한 구절이 가는 것을 |
|
시선(廝禪)이라 합니다. |
末後我多一句。爾無語時。 |
마지막에 내가 한 구절을 더 했으나 |
|
상대가 대꾸가 없을 때는 |
便是我得便宜了也。 |
곧 내가 이겼다고 하는데 |
及至撞著箇真實明眼漢。 |
진실로 눈 밝은 사람을 만나기에 이르면 |
又卻不識。 |
또 도리어 알지 못하고 |
縱然識得。又無決定信。 |
설령 안다 해도 결정한 확신이 없으며 |
不肯四楞塌地放下。 |
사지를 온통 땅에 내려놓고서 |
就師家理會。 |
스승에게 나아가 알아보려 하지 않고 |
依舊要求印可。 |
여전히 인가만 구하려 합니다. |
及至師家於逆順境中 |
그러다가 스승이 역순의 경계에서 |
示以本分鉗鎚。 |
본분의 칼이나 쇠망치를 보여주면 |
又卻怕懼不敢親近。 |
도리어 두려워서 친근하려 하지 않으니, |
此等名為可憐愍者。 |
이러한 이들을 |
|
가히 불쌍한 사람들이라 할 것입니다. |
老居士妙年登高第起家。 |
노 거사께서는 젊은 나이에 |
|
높은 자리에 올라 집안을 일으키시고 |
所在之處隨時作利益事。 |
살고 있는 곳에서 |
|
때에 따라 유익한 일을 하며, |
文章事業皆過人 |
문장사업도 모두 |
|
다른 사람들 보다 나으시지만 |
而未嘗自矜。 |
스스로 자랑한 적이 없이 |
一心一意。 |
한 마음 한 뜻으로 |
只要退步著實理會此段大事因緣。 |
다만 물러서서 착실히 |
|
이 일대사인연을 깨달으려 하시니 |
見其至誠。 |
그 지극한 정성을 보고 |
不覺忉怛如許。 |
나도 모르게 이처럼 |
|
수다스럽게 늘어놓은 것은 |
非獨要居士識得這般病痛。 |
유독 거사에게만 이러한 병을 |
|
알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
亦作勸發初心菩薩。 |
초발심한 보살들에게 |
入道之資糧也。 |
도에 들어가는 양식을 |
|
권하려는 것이기도 합니다. |
|
|
答汪內翰(彥章) |
24. 왕내한(汪內翰) 언장(彦章)에의 답서① |
|
|
承。 |
편지를 받아보니 |
杜門壁觀。 |
문을 닫고 벽을 관한다 하셨는데 |
此息心良藥也。 |
이것은 마음을 쉬는 좋은 약입니다. |
若更鑽故紙。 |
만약 다시 옛 종이만 뚫고 있다면 |
定引起藏識中 |
정녕 아뢰아식 안에 있는 |
無始時來生死根苗。 |
무시이래의 생사의 뿌리를 이끌어 내서 |
作善根難。 |
선근을 모으려는 어려움[善根難]을 짓고 |
作障道難無疑。 |
도를 장애하는 어려움[障道難]을 |
|
지을 것이 분명합니다. |
得息心且息心已。 |
마음을 쉬고 또 이왕 마음을 쉬고서는 |
過去底事。或善或惡。或逆或順。 |
과거의 선이거나 악이거나 |
|
혹은 역경계이거나 순경계인 일들을 |
都莫思量。 |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십시오. |
現在事得省便省。 |
현재의 일은 덜어낼 것은 덜어지도록 |
一刀兩段不要遲疑。 |
한 칼에 두 동강 내되 |
|
주저하거나 의심하지 않으면 |
未來事自然不相續矣。 |
미래의 일은 자연히 계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
釋迦老子云。 |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
心不妄取過去法。 |
'마음으로 허망하게 |
|
과거법을 취하지 말고, |
亦不貪著未來事。 |
미래의 일에도 탐착하지 말고, |
不於現在有所住。 |
현재에도 머물지 않으면 |
了達三世悉空寂。 |
삼세가 모두 공적함에 |
|
요달하리라.' 하셨으니, |
但看。僧問趙州。 |
다만 어떤 스님이 조주 화상에게 |
狗子還有佛性也無。 |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
|
하고 물었을 때, |
州云無。 |
조주 화상이 '없다[無]' 하신 것을 살피되 |
請只把閑思量底心。 |
부디 부질없이 사량하는 마음을 붙잡아 |
回在無字上。 |
무(無)자 위에 올려놓고 |
試思量看。 |
시험 삼아 사량해 보십시오. |
忽然向思量不及處。 |
홀연히 사량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
得這一念破。 |
이 한 생각이 깨어지면 |
便是了達三世處也。 |
문득 삼세에 요달하는 곳이며, |
了達時安排不得。 |
요달했을 때는 안배할 수 없고 |
計較不得。引證不得。 |
계교할 수도 없으며 인증할 수도 없으니, |
何以故。了達處不容安排。 |
왜냐하면 요달한 곳이 |
|
안배를 용납하지 않고 |
不容計較。不容引證。 |
계교를 용납하지 않으며 |
|
인증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縱然引證得。計較得。安排得。 |
설령 인증하고 계교하고 안배했다 해도 |
與了達底。了沒交涉。 |
요달과는 교섭할 수 없습니다. |
但放教蕩蕩地。 |
다만 턱 놓아 탕탕하게 하고 |
善惡都莫思量。 |
선악을 모두 사량하지 말며 |
亦莫著意。亦莫忘懷。 |
생각에 집착하지 말고 |
|
생각을 잊지도 마십시오. |
著意則流蕩。 |
생각에 집착하면 탕탕함이 떠나버리고 |
忘懷則昏沈。 |
생각을 잊으면 혼침에 빠질 것이며, |
不著意不忘懷。 |
생각에 집착하지도 말고 |
|
생각을 잊지도 않으면 |
善不是善。惡不是惡。 |
선이 선이 아니요 악이 악이 아닙니다. |
若如此了達。 |
만약 이렇게 요달한다면 |
生死魔何處摸索。 |
생사의 마구니를 |
|
어느 곳에서 찾아보겠습니까? |
一箇汪彥章。聲名滿天下。 |
왕언장이라는 한 사람의 |
|
명성이 천하에 가득하니 |
平生安排得。 |
평생에 안배하고 |
計較得。引證得底。 |
계교하고 인증한 것들이 |
是文章。是名譽。是官職。 |
바로 문장이요 명예요 관직일 것입니다. |
晚年收因結果處。 |
만년에 씨를 거두고 열매 맺는 데에 |
那箇是實。 |
무슨 진실한 것이겠으며, |
做了無限之乎者也。 |
한없이 부질없는 것들일 뿐인데 |
那一句得力。 |
어느 한 구절에서 힘을 얻겠습니까? |
名譽既彰。 |
명예가 기왕 드러났는데 |
與匿德藏光者。相去幾何。 |
덕을 숨기고 빛을 감춘 사람과는 |
|
그 거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
官職已做到大兩制。 |
관직이 이미 대양제(大兩制)에 이르렀으니 |
與作秀才時。相去多少。 |
서생으로 있을 때와는 |
|
그 차이가 얼마나 됩니까? |
而今已近七十歲。 |
이제는 이미 70세에 가까워서 |
儘公伎倆。待要如何。 |
공의 기량이 다하였는데 |
|
무엇을 더 기다릴 것이며, |
臘月三十日。作麼生折合去。 |
납월 30일에는 |
|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
無常殺鬼念念不停。 |
무상이라는 살귀(殺鬼)는 |
|
순간순간 머물지 않습니다. |
|
|
雪峰真覺云光陰倏忽暫須臾。 |
설봉진각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
|
'세월은 순식간에 흐르거늘 |
浮世那能得久居。 |
뜬세상에 어찌 오래 살 수 있으리요?. |
出嶺年登三十二。 |
고개넘어 행각에 오른 해가 32살이니 |
入閩早是四旬餘。 |
민(閩)땅으로 들어 온지 벌써 40년이로다. |
他非不用頻頻舉。 |
남을 쓸데없이 빈번히 들출 것이 아니라 |
己過還須旋旋除。 |
자기의 허물을 돌이키고 돌이켜서 제거하라. |
為報滿城朱紫道。 |
성(城) 안에 가득한 |
|
고관대작들[朱紫]에게 알리노니 |
閻王不怕佩金魚。 |
염라대왕은 금어(金魚) 차는 것을 |
|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
古人苦口叮嚀為甚麼事。 |
고인이 입 쓰도록 당부하신 말씀이 |
|
무슨 일 때문이겠습니까? |
世間愚庸之人。飢寒所迫。 |
세간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
|
배고픔과 추위에 핍박당하여 |
日用無他念。 |
일상에 다른 생각이 없고 |
只得身上稍煖肚裏不飢。便了。 |
단지 육신이 조금 따뜻하고 |
|
뱃속이 허기지지 않으면 그만이라 |
只是這兩事。 |
오직 이 두 가지 일 뿐이니 |
生死魔卻不能為惱。 |
생사의 마구니가 |
|
도리어 괴롭힐 수 없습니다. |
以受富貴者較之。 |
부귀한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
輕重大不等。 |
가볍고 중요함의 크기가 같지 않아서 |
受富貴底。 |
부귀를 누리는 사람들은 |
身上既常煖。肚裏又常飽。 |
육신이 이미 항상 따뜻하고 |
|
뱃속도 항상 가득하거니와 |
既不被這兩事所迫。 |
기왕 이 두 가지 일에 핍박받지 않지만 |
又卻多一件不可說底無狀。 |
또 도리어 대개는 한 가지의 |
|
말할 수 없고 현상이 없는 것이 있어서 |
以故常在生死魔網中。 |
그 때문에 늘 생사 마구니의 그물 속에서 |
無由出離。 |
벗어날 까닭이 없습니다. |
除宿有靈骨方見得徹識得破。 |
오직 숙세에 영골(靈骨)이 있어야 |
|
마침내 보고 투철히 알고 깨뜨릴 것입니다. |
先聖云。 |
옛 성인께서 |
瞥起是病。不續是藥。 |
'잠깐 일으키는 것은 병이지만 |
|
계속하지 않으면 약인 것이니 |
不怕念起。 |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 말고 |
唯恐覺遲。 |
오직 늦게 깨닫는 것을 |
|
무서워하라.' 하였습니다. |
佛者覺也。 |
부처란 깨달음이라는 뜻입니다. |
為其常覺故。謂之大覺。 |
항상 깨어 있기 때문에 |
|
대각(大覺)이라 하고 |
亦謂之覺王。 |
또 각왕(覺王)이라 하지만 |
然皆從凡夫中做得出來。 |
다 범부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
彼既丈夫。我寧不爾。 |
그가 기왕에 장부라면 |
|
나는 어찌 그렇게 되지 못하겠습니까? |
百年光景能得幾時。 |
백년이라는 세월이 |
|
얼마나 되겠습니까? |
念念如救頭然。 |
순간순간마다 |
|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하십시오. |
做好事尚恐做不辦。 |
좋은 일도 오히려 |
|
하지 못할까 두렵거니와 |
況念念在塵勞中而不覺也。 |
하물며 순간순간마다 진로 속에서 |
|
깨닫지 못하는 것이겠습니까? |
可畏可畏。 |
두렵고 또 두렵습니다. |
近收呂居仁四月初書。 |
근래에 여거인(呂居仁)이 |
|
4월 초에 보낸 편지에서 |
報曾叔夏劉彥禮死。 |
증숙하(曾叔夏)와 유언례(劉彦禮)가 |
|
사망하였다 하면서, |
居仁云。交遊中。 |
여거인은 교류하는 사람들 중에 |
時復抽了一兩人。 |
또 다시 두 사람이 빠졌으니 |
直是可畏。 |
가히 두려운 일이다 하였습니다. |
渠邇來為此事甚切。 |
그는 근래에 이 공부가 몹씨 간절해지고 |
亦以瞥地回頭稍遲為恨。 |
또 순간에 머리 돌리기가 |
|
늦어짐이 한스럽다 합니다. |
比已作書答之云。 |
자주 답장을 써서 말해주기를, |
只以末後知非底一念為正。 |
'다만 마지막에나마 잘못을 안 |
|
그 한 생각으로 바른 길을 삼고 |
不問遲速也。 |
더디고 빠름은 묻지 마십시오. |
知非底一念。 |
잘못을 아는 그 한 생각이 |
便是成佛作祖底基本。 |
곧 부처 되고 조사 되는 기본이요, |
破魔網底利器。 |
마구니 그물을 찟는 예리한 무기이며, |
出生死底路頭也。 |
생사를 벗어나는 길머리입니다.' 하였습니다. |
願公亦只如此做工夫。 |
원컨대 공께서도 |
|
다만 이와 같이 공부하여 |
做得工夫漸熟。 |
공부가 점점 익숙해지면 |
則日用二六時中便覺省力矣。 |
일상의 열 두 때 가운데 |
|
문득 힘이 덜어짐을 깨달을 것입니다. |
覺得省力時。不要放緩。 |
힘이 덜어짐을 깨닫거든 |
|
놓아서 느슨하게 하지 말고 |
只就省力處崖將去。 |
다만 힘이 덜어지는 곳을 향해 몰아가십시오. |
崖來崖去和這省力處。 |
몰아오고 몰아가면 |
|
힘이 덜어지는 곳에 화합하고 |
亦不知有時不爭多也。 |
언제 덜어진 줄도 알지 못할 것이니, |
但只看箇無宇。 |
다만 무(無)자 화두를 참구하고 |
莫管得不得。 |
얻고 못얻는 데에 간여치 마십시오. |
至禱至禱。 |
빌고 또 빕니다. |
|
|
又。 |
25. 왕내한 언장(彦章)에의 답서② |
|
|
伏承。杜門息交。 |
편지를 받아보니 |
|
문을 닫아 교류를 끊고서 |
世事一切闊略。 |
세상사를 모두 등한시하고 |
唯朝夕以某向所舉話頭提撕。 |
오직 조석으로 내가 들게 한 화두로 |
|
힘을 내 떨쳐 일어나신다 하니 |
甚善甚善。 |
심히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
既辦此心。當以悟為則。 |
기왕 이러한 마음을 결정하셨으니 |
|
마땅히 깨달음을 원칙으로 삼으십시요. |
若自生退屈。 |
만약 스스로 포기하고 물러서서 |
謂根性陋劣。更求入頭處。 |
근성이 열등하니 들어갈 곳을 |
|
다시 찾아보겠다 한다면 |
正是含元殿裏問長安。 |
정녕 함원전(含元殿) 속에서 |
在甚處爾。 |
장안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격입니다. |
正提撕時是阿誰。 |
바로 화두로 제시(提撕)할 때는 누구며, |
能知根性陋劣底又是阿誰。 |
근성이 열등함을 아는 것은 또 누구며, |
求入頭處底又是阿誰。 |
다시 들어갈 곳을 찾는 사람은 |
|
또 누구입니까? |
妙喜不避口業。 |
묘희가 구업을 피하지 않고 |
分明為居士說破。 |
분명히 거사를 위해 설파하거니와 |
只是箇汪彥章。更無兩箇。 |
다만 하나의 왕언장이요 |
|
다시 두 사람이 없습니다. |
只有一箇汪彥章。 |
다만 하나의 왕언장만 있을 뿐인데 |
更那裏得箇提撕底 |
다시 어느 속에서 |
|
화두로 제시하는 사람과 |
知根性陋劣底求入頭處底來。 |
근성이 열등함을 아는 사람과 |
|
다시 들어갈 곳을 찾는 사람을 얻겠습니까? |
當知皆是汪彥章影子。 |
마땅히 아실 것은 |
|
이 모두가 왕언장의 그림자이니 |
並不干他汪彥章事。 |
다른 왕언장의 일에 간여하지 마십시요. |
若是真箇汪彥章。 |
만약 이것이 진실한 왕언장이라면 |
根性必不陋劣。 |
근성이 반드시 열등하지 않고, |
必不求入頭處。 |
반드시 다시 들어갈 곳을 찾지 않을 것이며, |
但只信得自家主人公及。 |
단지 자기의 주인공을 믿기만 하면 |
並不消得許多勞攘。 |
허다한 노고를 낭비하지 않을 것입니다. |
|
|
昔有僧問仰山。 |
옛날에 어떤 스님이 |
|
앙산(仰山) 화상에게 물었습니다. |
禪宗頓悟畢竟入門的意如何。 |
"선종이 돈오(頓悟)라면 |
|
필경에 입문의 참 뜻은 어떠합니까?" |
山曰。此意極難。 |
앙산 화상이 말했습니다. |
|
"이 뜻은 지극히
어렵다. |
若是祖宗門下上根上智。 |
만약 조종(祖宗)문하의 |
|
상근상지(上根上智)라면 |
一聞千悟。得大總持。 |
하나를 들으면 천 가지를 깨달아서 |
|
큰 총지를 얻겠지만 |
此根人難得。 |
이런 근기의 사람은 찾기 어려워서 |
其有根微智劣。 |
그 어떤 근기도 미약하고 |
|
지혜도 열등하다. |
所以古德道。 |
그러므로 고덕이 말씀하시기를, |
若不安禪靜慮。 |
'만약 선의 정려(靜慮)에서 |
|
안은하지 못하면 |
到這裏總須茫然。 |
여기 이르러서는 총체적으로 |
|
망연한 것이다.'고 하였느니라." |
僧曰。除此格外。 |
그 스님이 말했습니다. |
|
"이 격외(格外)의 도리를
제하고 |
還別有方便令學人得入也無。 |
달리 어떤 방편이 있어서 |
|
학인들이 얻어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
山曰。別有別無。 |
앙산 화상이 말했습니다. |
|
"달리 있다거나 없다고
하면 |
令汝心不安。 |
그대의 마음이 불안할 것이니 |
我今問汝。汝是甚處人。 |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묻겠노라. |
|
그대는 어디 사람인가?" |
曰幽州人。 |
"유주
사람입니다." |
山曰。汝還思彼處否。 |
"그대는 그곳을
생각하는가?" |
曰常思。 |
"항상
생각합니다." |
山曰。彼處樓臺林苑人馬駢闐。 |
"그곳은 누대와 동산에 사람과
말들이 많으니 |
汝返思思底。 |
그대는 생각을 돌이켜 생각해 보라. |
還有許多般也無。 |
그래도 허다한가?" |
曰某甲到這裏一切不見有。 |
"저는 여기에 이르러서는 |
|
아무것도 보지 못합니다." |
山曰。汝解猶在境。 |
앙산이 말했습니다. |
|
"그대의 알음알이가 오히려 경계에
매여있다. |
信位即是。人位即不是。 |
신위(信位)는 옳지만 |
|
인위(人位)가 옳지 못한 것이니라." |
妙喜已是老婆心切。 |
묘희가 노파심이 간절하여 |
須著更下箇注腳。 |
다시 거기에 주해를 붙이거니와 |
人位即是汪彥章。 |
인위는 왕언장이요, |
信位即是知根性陋劣。 |
신위는 곧 근성이 열등함을 아는 것과 |
求入頭處底。 |
다시 들어갈 곳을 찾는 것입니다. |
若於正提撕話頭時。 |
만약 바로 화두를 제기할 때 |
返思能提撕底。 |
능히 제기하는 것을 |
|
돌이켜 생각해 보십시오. |
還是汪彥章否。 |
그래도 왕언장입니까? |
到這裏間不容髮。 |
여기에 이르러서는 |
|
털끝만한 틈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
若佇思停機。 |
만약 생각을 멈추고 기틀을 멈춘다면 |
則被影子惑矣。 |
그 그림자에 미혹당하게 될 것이니 |
請快著精彩。 |
부디 정신을 바짝 차려서 |
不可忽不可忽。 |
소홀히 하지 말고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
記得前書中嘗寫去。 |
기억해보니 |
|
예전의 편지에도 쓴 적이 있는데 |
得息心。且息心已。 |
마음을 쉬고 또 마음을 쉬고서는 |
過去底事。或善或惡。 |
과거의 일에는 선이거나 악이거나 |
或逆或順。都莫理會。 |
혹은 역(逆)이거나 순(順)이거나를 |
|
모두 헤아리지 말고, |
現在事得省便省。 |
현재의 일에서 덜어내고 또 덜어내며 |
一刀兩段不要遲疑。 |
한 칼에 두 동강 내기를 |
|
지체하지 않는다면 |
未來事自然不相續矣。 |
미래의 일에는 자연히 |
|
계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
不識曾如此覷捕否。 |
이미 이와 같이 |
|
살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
這箇便是第一省力做工夫處也。 |
이것이 곧 제일의 |
|
힘을 더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
至禱至禱。 |
빌고 또 빕니다. |
|
|
|
|
又。 |
26. 왕내한 언장(彦章)에의 답서③ |
|
|
伏承。 |
편지를 받아보니, |
第五令嗣。以疾不起。 |
다섯째 아들이 병으로 |
|
일어나지 못하였다 하셨는데 |
父子之情。千生百劫 |
부자의 정은 천생과 백 겁 동안 |
恩愛習氣之所流注。 |
은애와 습기가 흘러 들어간 것이라서 |
想當此境界。無有是處。 |
그런 지경에 당하는 것은 |
|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합니다. |
五濁世中種種虛幻。 |
오탁악세에 갖가지가 허망한 허깨비요 |
無一真實。 |
진실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니 |
請行住坐臥常作是觀。 |
부디 행주좌와에 늘 이렇게 살펴서 |
則日久月深。漸漸消磨矣。 |
일구월심하면 점점 녹아질 것입니다. |
然正煩惱時。 |
그러나 정히 괴로울 때는 |
子細揣摩窮詰。從甚麼處起。 |
어디서 일어났는지를 자세히 헤아리고 |
|
더듬어서 찾아보십시요. |
若窮起處不得。 |
만약 일어난 곳을 찾지 못했거든 |
現今煩惱底。卻從甚麼處得來。 |
지금의 괴로움은 |
|
어느 곳에서 왔겠습니까? |
正煩惱時。 |
정히 괴로울 때 |
是有是無。是虛是實。 |
그것이 있는 것입니까, 없는 것입니까? |
|
허망한 것입니까, 진실한 것입니까? |
窮來窮去。心無所之。 |
찾고 찾아가면 |
|
마음이 갈 곳이 없어질 것입니다. |
要思量但思量。要哭但哭。 |
생각하시려거든 단지 생각하시고 |
|
울고 싶거든 단지 우십시오. |
哭來哭去。思量來思量去。 |
울고 울어가며, 생각하고 생각해가다 |
抖擻得藏識中 |
떨치고 일어나서 아뢰아식[藏識] 안의 |
許多恩愛習氣盡時。 |
허다한 은애와 습기가 다해버릴 때 |
自然如水歸水。 |
자연히 얼음이 녹아 물로 되돌아가듯이 |
還我箇本來無煩惱 |
나를 본래대로 돌이켜서 괴로움도 없고 |
無思量無憂無喜底去耳。 |
생각도 없고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는 |
|
바탕으로 돌아갈 따름일 것입니다. |
入得世間。出世無餘。 |
세간에 들어가서 |
|
세간을 남김없이 벗어나면 |
世間法則佛法。 |
세간법이 곧 불법이며 |
佛法則世間法也。 |
불법이 곧 세간법입니다. |
父子天性一而已。 |
아버지와 아들의 천성이 하나인데 |
若子喪而父不煩惱不思量。 |
만약 아들이 죽었을 때 |
|
아버지가 괴롭지도 그립지도 않거나 |
如父喪而子不煩惱不思量。 |
아버지가 죽었을 때 |
|
아들이 괴롭지도 그립지도 않는 일이 |
還得也無。 |
있을 수 있겠습니까? |
若硬止遏哭時又不敢哭。 |
만약 억지로 참아서 |
|
울고 싶을 때 또 감히 울지 못하고 |
思量時又不敢思量。 |
생각날 때 또 감히 생각하지 못한다면 |
是特欲逆天理滅天性 |
이것은 특히 천리를 거스르고 |
|
천성을 소멸시키는 것이며, |
揚聲止響潑油救火耳。 |
소리를 지르고 메아리 울리지 못하게 하고, |
|
기름을 뿌려놓고 불을 끄려는 것입니다. |
正當煩惱時。總不是外事。 |
바로 괴로움에 처했을 때는 |
|
모두가 외부의 일이 아니지만 |
且不得作外邊想。 |
또 외부의 일이라 생각하지도 마십시오. |
永嘉云。 |
영가 선사께서는 |
無明實性即佛性。 |
'무명의 진실한 성품이 곧 불성이요, |
幻化空身即法身。 |
허깨비 텅 빈 몸이 곧 법신이다' 하셨으니 |
是真語實語不誑不妄等語。 |
이것은 진실한 말이요 |
|
속이지도 허망하지도 않은 말입니다. |
恁麼見得了。 |
이렇게 보아버리면 |
要思量要煩惱。亦不可得。 |
생각하고자 하고 슬퍼하고자 해도 |
|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作是觀者名為正觀。 |
이렇게 살피는 것을 정관(正觀)이라 하고 |
若他觀者名為邪觀。 |
다르게 살피면 사관(邪觀)이라 합니다. |
邪正未分。正好著力。 |
삿되고 바른 것이 아직 구분되지 않는다면 |
|
정히 노력하십시요. |
此是妙喜決定義 |
이것은 묘희의 결정한 뜻이지만 |
無智人前莫說。 |
지혜가 없는 사람 앞에서는 |
|
말하지 마십시요. |
|
|
答夏運使 |
27. 하운사(夏運使)에의 답서 |
|
|
示諭。道契則霄壤共處。 |
편지에서 '도와 계합하면 |
|
하늘과 땅이 같은 곳이요, |
趣異則覿面楚越。 |
나아가는 길이 다르면 얼굴 마주해도 |
|
초나라와 월나라다.' 하였는데 |
誠哉是言。 |
참으로 진실하군요 이 말씀이. |
即此乃不傳之妙。 |
이것이 곧 전하지 못하는 |
|
오묘함일 것입니다. |
左右發意。欲作妙喜書。 |
그대가 묘희에게 |
|
편지를 쓰리라 마음 먹고서 |
未操觚拂紙。 |
아직 붓을 잡고 종이를 펴기도 전에 |
已兩手分付了也。 |
이미 편지를 양 손으로 보내버린 것이니 |
又何待堅忍究竟。 |
또 왜 억지로 참고 |
|
편지가 다 써지기를 기다리고 |
以俟他日耶。 |
띁어 볼 날을 기다리겠습니까? |
此箇道理。唯證者方默默相契。 |
이 도리는 오직 증득한 사람이라야 |
|
바야흐로 묵묵히 계합할 것이요 |
難與俗子言。 |
속된 사람들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
|
|
延平乃閩嶺佳處。 |
연평(延平)은 민령(閩嶺) 땅의 |
|
화려한 곳인데 |
左右能自調伏 |
그대가 능히 스스로 조복하여 |
不為逆順關棙子所轉。 |
역순의 문빗장에 걸려있지 않으시니 |
便是大解脫人。 |
곧 크게 해탈한 사람입니다. |
此人能轉一切關棙子。 |
이런 사람은 능히 모든 문빗장을 다루며 |
日用活鱍鱍地。 |
일상에서 펄펄 살아 있으니 |
拘牽惹絆他不得。 |
달리 잡아 맬 수가 없습니다. |
苟若直下便恁麼承當。 |
만약 곧바로 이렇게 받아들여 감당한다면 |
自然無一毫毛於我作障。 |
자연히 털끝 하나도 |
|
나를 장애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
古德有言。 |
고덕이 말씀하시기를, |
佛說一切法。為度一切心。 |
'부처님이 말씀하신 일체의 법은 |
|
일체의 마음을 제도하기 위함이지만 |
我無一切心。何用一切法。 |
나에게는 일체의 마음이 없으니 |
|
일체의 법은 어디에 쓰리요.' 하였습니다. |
又懶融云。恰恰用心時。 |
또 나융 화상께서는 |
|
넉넉히 마음을 쓸 때는 |
恰恰無心用。 |
넉넉히 무심하게 쓰라. |
曲談名相勞。直說無繁重。 |
정직하지 못한 말은 겉만 번지레하고 |
|
곧은 말은 번거로움이 없느니라. |
無心恰恰用。常用恰恰無。 |
무심을 반드시 쓰되 |
|
항상 쓰는 일이 반드시 없다면 |
今說無心處。不與有心殊。 |
지금 말하는 무심처가 |
|
유심(有心)과 다르지 않다.'고 하셨는데 |
非特懶融如是。 |
특별히 나융 화상만 그렇지 않고 |
妙喜與左右亦在其中。 |
묘희나 그대도 역시 그 안에 있으나 |
其中事難拈出似人前。 |
그 안의 일은 잡아내서 |
|
사람들 앞에 보이기 어렵거니와 |
所謂默默相契是也。 |
이른바 묵묵히 서로 계합한다는 것이 |
|
바로 이것입니다. |
|
|
|
|
大慧普覺禪師書卷第二十七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