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慧普覺禪師書
卷第二十八 | 대혜보각선사서 (서장) 제 28권 |
宋徑山能仁禪院住持嗣法 | 송나라 경산 능인선원 주지법통 |
慧日禪師臣蘊聞 上進 | 혜일선사 온문(普慈蘊聞)이 모아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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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呂舍人(居仁) | 28. 여사인(呂舍人) |
| 거인(居仁)에의 답서 ① |
千疑萬疑。只是一疑。 | 천 가지 의심, 만 가지 의심이 |
| 다만 이 한 가지 의심이니, |
話頭上疑破。 | 화두 위에서 의심을 깨뜨려버리면 |
則千疑萬疑一時破。 | 곧 천 가지 의심, 만 가지 의심이 |
| 한꺼번에 깨뜨려질 것이지만, |
話頭不破。 | 화두를 깨뜨리지 못할 것 같으면 |
則且就上面與之廝崖。 | 다시 화두와 더불어 |
| 벼랑끝까지 겨루어보십시요. |
若棄了話頭。 | 만약 화두를 버리고 |
卻去別文字上起疑。 | 도리어 문자위에서 의심을 일으키거나, |
經教上起疑。 | 경전의 가르침을 의심하거나, |
古人公案上起疑。 | 고인의 공안을 의심하거나, |
日用塵勞中起疑。 | 일상의 진로 중에 의심을 일으키면 |
皆是邪魔眷屬。 | 그것이 모두 삿된 마군의 권속입니다. |
第一不得向舉起處承當。 | 제일가는 것은 (화두)들고 |
| (의심)일어난 곳을 향해 알려 하지 말고, |
又不得思量卜度。 | 또 사량하거나 점쳐보지도 말며, |
但著意就不可思量處思量。 | 다만 뜻을 붙여서 |
| 사량할 수 없는 곳에 나아가 사량하면 |
心無所之。 | 마음이 갈 곳 없을 것이라 |
老鼠入牛角便見倒斷也。 | 늙은 쥐가 소의 뿔 속에 들어가서 |
| 문득 끊어진 곳을 보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
又方寸若鬧。 | 또 마음이 소란하거든 |
但只舉狗子無佛性話。 | 다만 '구자무불성' 화두만을 드십시오. |
佛語祖語諸方老宿語。 | 부처님의 말씀과 조사의 말씀과 |
| 제방 노숙(老宿)의 말씀과 |
千差萬別。 | 천차만별한 것들이 |
若透得箇無字。一時透過。 | 만약 무자(無字) 화두를 뚫어버리면 |
| 일시에 모두 뚫어져서 |
不著問人。 | 사람들에게 묻지 않게 될 것이지만, |
若一向問人。 | 만약 사람들에게 오로지 |
佛語又如何。 | '부처님 말씀은 어떻고, |
祖語又如何。 | 조사의 말씀은 또 어떠하며, |
諸方老宿語又如何。 | 제방의 노숙들 말씀은 |
| 또 어떻습니까?' 하고 묻기만 한다면 |
永劫無有悟時也。 | 영겁토록 깨달을 때가 없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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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呂郎中(隆禮) | 29. 여랑중(呂郞中) |
| 융례(隆禮)에의 답서 |
令兄居仁。兩得書。 | 그대의 형 거인(居仁)에게서 |
| 편지를 두 번 받아보니 |
為此事甚忙。 | 이 일로 매우 바쁘다고 하였는데, |
然亦當著忙。 | 그렇습니다. 마땅히 바빠야 합니다. |
年已六十從官又做了。 | 나이가 이미 60이고 |
| 관직생활도 충분히 하였으니 |
更待如何。 | 다시 무엇을 기다리겠습니까? |
若不早著忙。 | 만약 바삐 서두르지 않는다면 |
臘月三十日如何打疊得辦。 | 죽는 날에는 |
| 어떻게 준비하여 대처하겠습니까? |
聞左右邇來亦忙。 | 듣자하니 그대도 |
| 요즘에는 바쁘다던데 |
只這著忙底。 | 다만 이 바쁨에 집착하는 바탕이 |
便是臘月三十日消息也。 | 곧 죽음이 닥치는 소식입니다. |
如何是佛。乾屎橛。 | '무엇이 부처입니까?' |
| '마른 똥막대기이니라.' |
這裏不透。 | 여기에서 뚫지 못하면 |
與臘月三十日何異。 | 죽는 날과 어찌 다르겠습니까? |
措大家一生鑽故紙。 | 천하의 서생들[措大家]이 |
| 일생동안 옛 종이만 뚫으면서 |
是事要知。 | 이 일을 알고자 |
博覽群書高談闊論。 | 여러가지 책을 두루 읽고 |
| 유쾌히 담론을 펼치며 |
孔子又如何。孟子又如何。 | 공자는 또 어떻고, 맹자는 또 어떻고, |
莊子又如何。周易又如何。 | 장자는 또 어떻고, 주역은 또 어떻고, |
古今治亂又如何。 | 고금의 치세는 또 어떻고 하며 |
被這些言語使得來。七顛八倒。 | 그러한 사소한 말에 일곱 번 넘어지고 |
| 여덟 번 넘어지는 일을 당합니다. |
諸子百家纔聞人舉著一字。 | 제자백가(諸子百家)에 대해 |
| 사람들이 한 글자만 거론해도 |
便成卷念將去。 | 금방 책을 쓸만큼 기억해 내고, |
以一事不知為恥。 | 한 가지 일이라도 알지 못하면 |
| 수치로 여기면서도 |
及乎問著他自家屋裏事。 | 자기 집안 일에 대해 남이 물으면 |
並無一人知者。 | 아는 이가 한 사람도 없으니, |
可謂終日數他寶自無半錢分。 | 가히 온종일 남의 보화만 세고 |
| 자신에게는 반푼도 없다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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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來世上打一遭。 | 헛되이 세상에 와서 |
| 한 바퀴 돌아치다가 |
脫卻這殼漏子。 | 이 육신껍데기를 벗어버리면 |
上天堂也不知。 | 천당에 올라 갈 것인지 |
入地獄也不知。 | 지옥에 떨어질 것인지도 모르고, |
隨其業力流入諸趣並不知。 | 업력을 쫓아 여러 갈래로 |
| 흘러 들어가는 줄도 모르면서도 |
若是別人家裏事。 | 만일 이것이 남의 집안 일이라면 |
細大無有不知者。 | 작거나 크거나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
士大夫讀得書多底無明多。 | 사대부가 읽은 책이 많으면 무명이 많고 |
讀得書少底無明少。 | 읽은 책이 적으면 무명이 적으며, |
做得官小底人我小。 | 맡은 관직이 낮으면 인아상이 작고 |
做得官大底人我大。 | 맡은 관직이 높으면 인아상이 큽니다. |
自道。我聰明靈利。 | 스스로 말하되, |
| '나는 총명하고 영리하다'고 하다가 |
及乎臨秋毫利害。 | 털끝만한 이해에라도 봉착하면 |
聰明也不見。靈利也不見。 | 총명은 보이지 않고 |
| 영리함도 보이지 않아서 |
平生所讀底書一字也使不著。 | 평생에 읽은 책의 한 글자도 |
| 붙여볼 수가 없습니다. |
蓋從上大人丘乙己時。 | 모두가 성인의 언덕 위로 |
| 자기를 구어갈 때에서는 |
便錯了也。 | 크게 어긋나버리고 |
只欲取富貴耳。 | 단지 부귀만 얻으려 할 뿐입니다. |
取得富貴底。 | 부귀를 얻은 사람은 |
又能有幾人。 | 또 몇 사람이나 |
肯回頭轉腦向自己腳跟下推窮。 | 머리를 돌리고 생각을 굴려서 |
| 자기의 근본을 향해 |
我這取富貴底。 | '나 이 부귀를 얻은 사람은 |
從何處來。 | 어느 곳에서 왔으며, |
即今受富貴底。 | 지금 부귀를 누리는 사람은 |
異日卻向何處去。 | 다른 날 다시 어느 곳을 향해 가는가?' 하고 |
| 추궁하려 하겠습니까? |
既不知來處。 | 기왕 온 곳을 알지 못하고 |
又不知去處。 | 또 갈 곳을 알지 못하면 |
便覺心頭迷悶。 | 곧 마음이 답답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正迷悶時亦非他物。 | 정히 답답할 때도 |
| 또한 다른 것이 아니니 |
只就這裏看箇話頭。 | 다만 그 속에 나아가서 |
| 화두를 살피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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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問雲門。如何是佛。 | 어떤 스님이 운문(雲門) 화상에게 |
| "무엇이 부처입니까?” 하고 묻자 |
門云。乾屎橛。 | 운문 화상은 |
| "마른 똥막대기니라.” 하였습니다. |
但舉此話。忽然伎倆盡時。 | 다만 이 화두를 들어서 |
| 홀연히 기량이 다할 때에 |
便悟也。 | 곧 깨닫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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切忌尋文字引證。 | 절대로 문자를 찾아서 인증하거나 |
胡亂摶量註解。 | 어지럽게 헤아리거나 |
| 주해하려 하지 마십시오. |
縱然註解得分明說得有下落。 | 비록 주해가 분명하고 |
| 설명이 맞아 떨어자라도 |
盡是鬼家活計。 | 모두가 귀신집 살림살이입니다. |
疑情不破。生死交加疑。 | 의정(疑情)을 파해버리지 못하면 |
| 생사가 번갈아 더해지지만 |
情若破。 | 의정을 만약 부셔버린다면 |
則生死心絕矣生死心絕。 | 곧 생사의 마음이 끊어지고 |
| 생사의 마음이 끊어지면 |
則佛見法見亡矣。 | 부처라는 소견[佛見]이나 |
| 법이라는 소견[法見]도 끊어질 것입니다. |
佛見法見尚亡。 | 부처견[佛見]과 법견(法見)도 |
| 오히려 없어지는데 |
況復更起眾生煩惱見耶。 | 하물며 다시 중생견이나 번뇌견이 |
| 일어나겠습니까? |
但將迷悶底心。 | 다만 답답한 마음을 가져다 |
移來乾屎橛上。 | '마른 똥막대기' 화두 위로
옮겨와서 |
一抵抵住。 | 한번 던져서 던진 대로 머물면 |
怖生死底心。 | 생사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
迷悶底心。 | 답답해하는 마음과 |
思量分別底心。 | 사량분별하는 마음과 |
作聰明底心。 | 총명을 짓는 마음이 |
自然不行也。 | 자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
覺得不行時。 | 일어나지 않게 된 것을 깨달았을 때 |
莫怕落空。 | 공허함에 떨어질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忽然向抵住處絕消息。 | 홀연히 던져 머문 곳을 향해 |
| 소식(消息)이 끊어져서 |
不勝慶快平生 | 평생 경사스럽고 유쾌함을 |
|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
得消息絕了。 | 소식 끊어짐을 얻으면 |
起佛見法見眾生見。 | 부처견, 법견, 중생견를 일으키거나 |
思量分別。作聰明說道理。 | 사량분별하고 총명을 짓고 |
| 도리를 설하는 데에 |
都不相妨 | 도무지 서로 방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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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用四威儀中。 | 일상의 행주좌와에서 |
但常放教蕩蕩地。 | 항상 탕탕한 자리에 놓여지게 하고 |
靜處鬧處常以乾屎橛提撕。 | 고요한 곳이나 소란한 곳에서나 |
| 항상 간시궐(乾屎橛)로
제시(提撕)하여 |
日往月來水牯牛自純熟矣。 | 날이 가고 달이 오면 수고우(水牯牛)가 |
| 자연히 순숙해질 것입니다. |
第一不得向外面別起疑也。 | 제일가는 것은 화두 밖을 향해 |
| 달리 의심을 일으키지 않는 것입니다. |
乾屎橛上疑破 | 간시궐 위에서 의심을 파해버리면 |
則恒河沙數疑一時破矣。 | 항하 모래와 같은 의심들이 |
| 한꺼번에 부셔져버릴 것입니다. |
前此亦嘗如此寫與居仁。 | 이 전에 또 그 전에도 이렇게 써서 |
| 여거인(呂居仁)에게 주었지만 |
比趙景明來得書。 | 종종 조경명(趙景明)이 와서 주는 |
| 편지를 보면 |
書中再來問云。 | 편지에서 재차 물어 오기를, |
不知離此別有下工夫處也無。 | "몰라서 드리는 말씀인데, |
| 화두를 떠나서 달리 공부할 것은 없습니까? |
又如舉手動足著衣喫飯。 | 또 손발을 움직여 옷 입고 밥 먹을 때에는 |
當如何體究。 | 마땅히 어떻게 참구해야 합니까? |
為復只看話頭。 | 다만 또 화두만 잡아야 합니까? |
為復別有體究。 | 달리 또 참구할 것이 있습니까? |
又平生一大疑事。 | 또 평생일대의 의문사를 |
至今未了。 | 지금까지 알지 못하고 있으니, |
只如死後斷滅不斷滅。 | 다만 죽은 뒤에 없어지고 마는 것인지 |
| 없어지지 않는지를 |
如何決定見得。 | 어떻게 결정히 볼 수 있겠습니까? |
又不要引經論所說。 | 또 경론의 말씀을 끌어들이지 말고, |
不要指古人公案。 | 고인들의 공안도 가리킬 것 없이 |
只據目前直截分明。 | 다만 눈 앞에 들어서 딱 잘라 분명히 |
指示剖判斷滅不斷滅實處。 | 단멸하는지 단멸하지 않는지를 |
| 판단하여 가르쳐 보이라.”고 하였습니다. |
觀渠如此說話。 |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건대 |
返不如三家村裏省事漢。 | 도리어 서너 집 사는 촌구석의 |
| 할 일 없는 놈만 못하고, |
卻無如許多糞壤。 | 또 허다한 똥 덩어리만 한 것도 없어서 |
死也死得瞥脫。 | 죽어야 죽음에서 얼핏 벗어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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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明向他道。 | 분명히 그에게 말하기를, |
千疑萬疑只是一疑。 | “천 가지 의심 만 가지 의심이 |
| 다만 이 한 가지 의심이라 |
話頭上疑破。 | 화두 위에서 의심을 파해버리면 |
則千疑萬疑一時破。 | 천 가지 의심 만 가지 의심이 |
| 한꺼번에 부셔져버릴 것이니, |
話頭不破。 | 화두를 파하지 못하였거든 |
則且就話頭上與之廝崖。 | 곧 또 화두 위에 나아가서 |
| 벼랑으로 몰아가십시요. |
若棄了話頭。 | 만약 화두를 버리고 |
卻去別文字上起疑。 | 돌아가서 달리 문자 위에서 |
| 의심을 일으키거나 |
經教上起疑。 | 경전의 가르침에서 의심을 일으키거나 |
古人公案上起疑。 | 고인들의 공안에서 의심을 일으키거나 |
日用塵勞中起疑。 | 일상의 진로 중에서 의심을 일으킨다면 |
皆是邪魔眷屬。 | 이 모두가 삿된 마구니의 권속입니다. |
又不得向舉起處承當。 | 또 화두 들고 의심 일어나는 곳을 향해서 |
| 알려고 하지 말고, |
又不得思量卜度。 | 또 사량하고 점치려하지도 말아서 |
但只著意就不可思量處思量。 | 다만 뜻을 붙이고 |
| 사량할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가서 사량하면 |
心無所之。 | 마음 갈 곳이 없어져 |
老鼠入牛角便見倒斷也。 | 늙은 쥐 소뿔 속에 들어가듯이 |
| 곧 끊어진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
寫得如此分曉了。 | 이와 같이 분명하게 써서 주었는데 |
又卻更來忉忉怛怛地問 | 또다시 편지를 보내와서 |
| 어지럽게 물으니 |
不知許多聰明知見向甚處去也。 | 그 허다한 총명지견은 |
|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
不信道。 | 믿지 못하겠습니까? |
平生讀底書。 | 평생 동안 독서한 것이 |
到這裏一字也使不著。 | 여기에 이르러서는 |
| 한 글자도 붙여보지 못합니다. |
| |
而今不得已。 | 그러나 이제 부득이 |
更為他放些惡氣息。 | 다시 그를 위해 |
| 약간의 더러운 냄새를 피우려 합니다. |
若只恁麼休去。 | 만약 이렇게만 하고 그만 둔다면 |
卻是妙喜被渠問了。 | 도리어 묘희가 그에게 질문을 받고서도 |
更答不得也。 | 다시 답장을 못하게 될 것이라, |
此書纔到。 | 이 편지가 도착하거든 |
便送與渠一看。 | 곧바로 보내 주어서 한번 보게 하십시오. |
居仁自言。 | 거인(居仁)이 스스로 |
行年六十歲。 | 나이가 60이라고 말하면서도 |
此事未了。 | 이 일을 아직 알지 못한다고 하니 |
問渠。 未了底。 | 그에게 묻겠습니다. |
| 아직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
為復是舉手動足著衣喫飯底。 | 손 들고 발 움직이며 |
| 옷 입고 밥 먹는 것입니까? |
未了若是舉手動足著衣喫飯底。 | 모르는 것이 만약 손 들고 발 움직이며 |
| 옷 입고 밥 먹는 것이라면 |
又要如何了他。 | 또 무엇을 더 알고자 합니까? |
殊不知。只這欲了知決定見得 | 다만 그 사후에 단멸인지 부단멸인지를 |
死後斷滅不斷滅底。 | 결정코 알야야 하겠다는 것이 |
便是閻家老子面前喫鐵棒底。 | 바로 염라대왕 면전에서 무쇠방망이 |
| 얻어맞을 일인 줄을 알지 못합니다. |
此疑不破。 | 이 의심을 파하지 못하면 |
流浪生死。未有了期。 | 생사에 유랑하기를 |
| 마칠 기약이 없을 것입니다. |
| |
向渠道。 | 그에게 말하기를, |
千疑萬疑只是一疑。 | '천 가지 의심 만 가지 의심이 |
| 다만 이 한 가지 의심이니 |
話頭若破。 | 화두를 만약 깨트리면 |
死後斷滅不斷滅之疑。 | 사후에 단멸이다 아니다 하는 의심도 |
當下冰銷瓦解矣。 | 당장에 얼음 녹듯 |
| 풀릴 것이다.'고 하였으나 |
更教直截分明。 | 다시 딱 잘라서 분명하게 |
指示剖判斷滅不斷滅。 | 단멸인지 단멸하지 않는지를 |
| 둘로 갈라서 열어 보이라고 하니, |
如此見識與外道何異。 | 이와 같은 식견(識見)은 |
| 외도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
平生做許多之乎者也。 | 평생 허다하게 아는 척하였으나 |
要作何用。 | 꼭 해서 무엇에 쓰겠습니까? |
渠既許多遠地。 | 그는 이미 허다하게 먼 곳으로 |
放這般惡氣息來熏人。 | 이 따위 더러운 냄새를 피워서 |
| 사람들이 맡게 하였습니다. |
妙喜不可只恁麼休去。 | 묘희도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으니 |
亦放些惡氣息。 | 또한 약간의 더러운 냄새를 피워서 |
卻去熏他則箇。 | 그가 맡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渠教不要引經教及古人公案。 | 그는 경전의 가르침이나 |
| 고인의 공안을 인용하지 말고 |
只據目前直截分明。 | 다만 목전에서 딱 잘라 분명하게 |
指示斷滅不斷滅實處。 | 단멸과 부단멸의 진실한 곳을 |
| 가리켜 보이라고 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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昔志道禪師問六祖。 | 옛날에 지도(志道) 선사가 |
| 육조 혜능스님께 여쭈었습니다. |
學人自出家。 覽涅槃經。 | "학인이 출가해서부터 열반경을 읽기까지 |
近十餘載。 | 10여년을 하였는데도 |
未明大意願師垂誨。 | 아직 대의를 밝히지 못했으니 |
| 원컨대 스님께서는 가르침을 내려주십시요.” |
祖曰。汝何處未了。 | 육조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 "그대는 어떤 곳을 알지 못하는가?” |
對曰。諸行無常是生滅法。 | 대답하기를, |
| "'제행무상(諸行無常)이 바로 생멸법이니 |
生滅滅已寂滅為樂。 | 생멸을 멸해버리면 |
| 적멸이 낙이 된다.’고 하였는데 |
於此疑惑。 | 여기에 의혹이 있습니다." 하자, |
祖曰。汝作麼生疑。 | 육조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 "그대는 어떻게 의심하는가?” |
對曰。 | 지도선사가 대답했습니다. |
一切眾生皆有二身。 | "일체중생은 두 가지 몸이 있는데 |
謂色身法身也 | 이를테면 색신과 법신입니다. |
(此乃居仁同道) | (이 대목은 여거인과 도가 같다.) |
色身無常。有生有滅。 | 색신은 무상하여 생멸이 있거니와 |
法身有常。無知無覺。 | 법신은 항상하여 |
| 앎도 없고 느낌도 없습니다. |
經云。 | 경전에서 말씀하시기를, |
生滅滅已寂滅為樂者。 | '생멸을 멸해버리면 |
| 적멸이 낙이 된다'고 하였는데, |
未審是何身寂滅。何身受樂。 | 어떤 몸이 적멸하고 |
| 어떤 몸이 낙을 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
若色身者。 | 만약 색신이라면 |
色身滅時四大分散。 | 색신이 소멸할 때에는 |
| 지수화풍 사대로 흩어지니 |
全是苦。苦不可言樂。 | 온전히 괴로움이라. |
| 괴로움을 낙이라 말할 수 없고, |
若法身寂滅。 | 만약 법신이 적멸하다면 |
即同草木瓦石。 | 초목와석과 같을 터인데 . |
誰當受樂。 | 누가 낙을 누리게 됩니까? |
又法性是生滅之體。 | 또 법성(法性)은 생멸의 본체[體]요 |
五蘊是生滅之用。 | 오온은 생멸의 작용[用]이라 |
一體五用。 | 한 체(體)에 다섯 가지 용(用)의 |
生滅是常。 | 생과 멸이 항상하거니와 |
生則從體起用。 | 생(生)은 곧 체에서 용을 일으킨 것이요, |
滅則攝用歸體。 | 멸은 용을 거두어 체로 돌아가는 것이니 |
若聽更生。 | 만약 다시 태어남이 허락된다면 |
即有情之類。不斷不滅。 | 유정 무리가 단멸하지 않을 것이지만 |
若不聽更生。 | 만약 태어남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
即永歸寂滅。 | 곧 영원히 적멸에 돌아가서 |
同於無情之物 | 무정물과 같아질 것이니 |
如是則一切諸法。 | 그렇다면 일체의 모든 법이 |
被涅槃之所禁伏。 | 열반에 구금 당하게 되어 |
尚不得生。 | 오히려 생겨나지 못할 터인데 |
何樂之有 | 무슨 낙이 있겠습니까?” |
(可與居仁一狀領過) | (여거인과 한 가지로 허물을 다스려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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祖師到這裏。 | 혜능 조사께서는 여기에 이르러 |
不能臨濟德山用事。 | 임제(臨濟)와 덕산(德山)이 |
| 쓰는 것(喝,棒)을 행하지 못하시고 |
遂放些氣息還他云。 | 마침내 약간의 냄새를 풍기시어 |
|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汝是釋子。 | "그대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
何習外道斷常邪見。 | 어떻게 외도들의 단멸이다 항상하다 하는 |
| 삿된 견해를 익혀서 |
而議最上乘法。 | 최상승법을 논의하는가? |
據汝所解。 | 그대가 이해한 바를 거론하자면 |
即色身外別有法身。 | 색신 밖에 따로 법신이 있어서 |
離生滅求於寂滅。 | 생멸을 떠나 적멸을 구하는 것이며, |
又推涅槃常樂。 | 또 열반의 상락(常樂)을 추측하여 |
言有身受者。 | 몸으로 받는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
斯乃執吝生死耽著世樂。 | 생사를 집착하고 아껴서 |
| 세간의 낙에 탐착하는 것이니라. |
汝今當知。 | 그대는 이제 마땅히 알라. |
佛為一切迷人 |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미혹한 사람들이 |
認五蘊和合為自體相。 | 오온(五蘊)의 결합을 |
| 자기 본체의 모양인 줄로 여기고 |
分別一切法為外塵相。 | 일체법은 바깥 경계의 모양이라 분별하여 |
好生惡死念念遷流。 | 살기 좋아하고 죽기는 싫어하며 |
| 순간순간 흘러 다니면서 |
不知夢幻虛假。 | 꿈이요 허깨비요 허망하고 |
| 거짓인 것을 알지 못하고 |
枉受輪回。 | 잘 못 윤회를 받거니와, |
以常樂涅槃。 | 상락(常樂)의 열반을 |
翻為苦相。終日馳求。 | 꺼꾸로 고통의 모양으로 만들어서 |
| 종일토록 치달려 구하는지라 |
佛愍此故。 | 부처님은 이를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
乃示涅槃真樂。 | 마침내 열반의 진실한 낙이 |
剎那無有生相。 | 한 순간에도 생(生)하는 모양이 없고, |
剎那無有滅相。 | 한 순간에도 멸(滅)하는 모양이 없어서 |
更無生滅可滅 | 다시 생멸을 멸할 수 없음을 보이셨으니, |
(到此請著眼睛) | (여기에 착안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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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則寂滅現前。 | 이것이 곧 적멸이 현전한 것이요, |
當現前時。 | 현전했을 때를 당하여 |
亦無現前之量。 | 현전했다는 헤아림이 없어야 |
乃謂常樂。 | 마침내 상락이라 할 것이니라. |
此樂無有受者。 | 이 낙은 누리는 자도 없고 |
亦無有不受者 | 누리지 못할 자도 없거늘 |
(猶較些子) | (조금은 견줄 만 합니다.) |
豈有一體五用之名。 | 어찌 일체오용(一體五用)이라는 |
| 이름이 있을 것이며, |
何況更言涅槃禁伏諸法 | 하물며 어찌 또 열반이 모든 법을 구금하여 |
令永不生。 | 영원히 생을 못하게 한다 하겠느냐? |
此乃謗佛毀法 | 이것이야 말로 부처님을 비방하고 |
| 법을 훼손시키는 것이니라." 하시고, |
(居仁亦有一分子) | (거인에게도 그런 부분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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聽吾偈曰 | 나의 게송을 들어보라며 말씀하셨느니라. |
(分疏不下) | (조목조목 나누어 적지 못합니다) |
無上大涅槃。 | "더없이 높은 대열반은 |
圓明常寂照。 | 원만히 밝아 항상 고요히 비추나니, |
凡愚謂之死。 | 어리석은 범부는 죽음이라 하고, |
外道執為斷。 | 외도들은 단멸이라 고집하며, |
諸求二乘人。 | 이승(二乘) 구하는 이들은 |
目以為無作。 | 무작(無作)이라 지목하거니와 |
盡屬情所計。 | 모두가 정으로 헤아린 것에 속하는지라 |
六十二見本。 | 62 가지 견해의 근본인 것이요, |
妄立虛假名。 | 망령되이 세운 헛된 거짓 이름이거니 |
何為真實義 | 어찌 진실한 뜻이 되리오? |
(居仁要見實處但看此一句子) | |
唯有過量人(未見其人) | 오직 역량이 넘치는 사람이라야 |
通達無取捨(居仁更疑三十年) | 취하고 버림이 없는 데에 통달하려니와 |
以知五蘊法。及以蘊中我 | 오온의 법과 온(蘊) 속의 나와 |
(居仁在裏許求出無門) | |
外現眾色像(莫眼花) | 밖으로 나타난 모든 색상들과 |
一一音聲相(賺殺人) | 낱낱 음성의 모양들이 |
平等如夢幻(救得一半) | 평등하게 꿈 같고 |
| 허깨비 같은 줄을 알아서 |
不起凡聖見。 | 범성의 견해를 일으키지도 말고 |
不作涅槃解(亦未見其人) | 열반의 알음알이도 짓지 않으면 |
二邊三際斷。 | 양변과 세 경계가 끊어지리니, |
常應諸根用。 | 항상 제근에 응하여 작용하되 |
而不起用想。 | 작용한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
分別一切法。 | 일체법을 분별하되 |
不起分別想。 | 분별한다는 생각도 일으키지 말아서 |
劫火燒海底。 | 겁화(劫火)가 바다 밑바닥까지 태우고 |
風鼓山相擊。 | 바람이 몰아쳐 산들이 서로 부딪쳐도 |
真常寂滅樂。 | 참되고 항상하는 적멸의 낙이라면 |
涅槃相如是。 | 열반의 모습이 그와 같을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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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今彊言說。令汝捨邪見 | 내가 이제 굳이 말하여 |
(只是居仁不肯捨) | 그대에게 삿된 견해를 버리게 하노니 |
汝勿隨言解 | 그대가 말을 따라 |
(居仁記此) | 알음알이를 내지 않는다면 |
許汝知少分 | 그대가 조금 알았다고 인허하리라." |
(只這少分也不消得) | |
志道聞偈。 | 지도 선사는 게송을 듣고 |
忽然大悟 | 홀연히 크게 깨달았습니다. |
(葛藤不少) | |
只這一絡索。 | 다만 이 한 줄거리 이야기는 |
便是直截分明指示居仁底指頭子也。 | 곧 여거인에게 딱 잘라 |
| 분명히 카리켜주는 손가락 끝이거늘 |
居仁見此。 | 여거인이 이것을 보고 |
若道猶是經論所說。 | 만약 오히려 경론의 말씀이라거나, |
尚指古人公案。 | 고인의 공안을 가리킨 것이라 하는 |
若尚作如此見。 | 이와 같은 견해를 짓는다면 |
入地獄如箭射。 | 쏘아진 화살처럼 |
| 지옥에 들어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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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呂舍人(居仁) | 30. 여사인 거인(呂仁)에의 답서 ② |
承。日用不輟做工夫。 | 편지를 받아보니, |
| 일상에 그치지 않고 공부를 하신다는데 |
工夫熟則撞發關棙子矣。 | 공부가 무르익으면 |
| 곧 문빗장을 쳐서 벗길 것입니다. |
所謂工夫者。 | 소위 공부라는 것은 |
思量世間塵勞底心。 | 세간의 진로(塵勞)를 헤아리는 마음을 |
回在乾屎橛上。 | 간시궐 위로 돌려 놓고 |
令情識不行。 | 정식(情識)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
如土木偶人相似。 | 흙과 나무로 만든 허수아비 같아야 합니다. |
覺得昏怛沒巴鼻可把捉時。 | 의식이 혼미해지고 소용돌이에 빠져서도 |
| 코를 잡을 수 있을 때가 |
便是好消息也。 | 곧 좋은 소식입니다. |
莫怕落空。 | 공적에 떨어질까 두려워 말고 |
亦莫思前算後幾時得悟。 | 또 어느 때 깨닫게 될지 앞을 생각하거나 |
| 뒷 일을 계산하지 마십시요. |
若存此心。便落邪道。 | 만약 이러한 마음이 있다면 |
| 곧 삿된 길에 떨어질 것입니다. |
佛云。 | 부처님께서 |
是法非思量分別之所能解。 | "이 법은 사량과 분별로 |
|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하셨습니다. |
著即禍生。 | 집착은 곧 화를 부르거니와 |
知得思量分別不能解者是誰。 | 사량 분별로 알 수 없다는 것을 |
| 아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
只是箇呂居仁。 | 다만 바로 여거인입니다. |
更不得回頭轉腦也。 | 갑자기 머리를 돌리고 |
| 뇌를 굴리지 마십시오. |
前此答隆禮書。 | 앞서 융례에게 답한 편지에서 |
說盡禪病矣。 | 참선 병[禪病]을 다 설명하였는데, |
諸佛諸祖。並無一法與人。 | 모든 부처님과 모든 조사가 |
| 한 법도 사람들에게 준 것이 없고, |
只要當人自信 | 다만 그 사람이 스스로 믿고, |
自肯自見自悟耳。 | 스스로 긍정하고, 스스로 보고, |
| 스스로 깨달을 따름인 것이라 |
若只取他人口頭說底。 | 만약 다른 사람이 |
| 입으로 한 말 만을 취한다면 |
恐誤人。 | 사람을 그르칠까 두렵습니다. |
此事決定。 | 이 일은 결정코 |
離言說相。 | 언설의 모양을 떠나고, |
離心緣相。離文字相。 | 마음으로 반연하는 모양을 떠나고, |
| 문자의 모양도 떠난 것이며, |
能知離諸相者。 | 모든 모양을 떠난 것을 아는 것도 |
亦只是呂居仁。 | 또한 다만 이 여거인이요, |
疑他死後斷滅不斷滅。 | 죽은 뒤에 단멸하는지 단멸하지 않는지 |
亦只是呂居仁。 | 의심하는 것도 또 다만 이 여거인이며, |
求直截指示者。 | 곧바로 잘라서 지시하기를 구하는 것도 |
亦只是呂居仁。 | 또한 다만 이 여거인이며, |
日用二六時中。 | 하루 24시간 가운데 |
或瞋或喜。 | 혹은 화내고 혹은 기뻐하며, |
或思量或分別。 | 혹은 사량하거나 분별하고 |
或昏沈或掉舉。 | 혹은 혼침하거나 요란한 것도 |
皆只是呂居仁。 | 모두가 다만 여거인입니다. |
只這呂居仁。 | 다만 이 여거인이 |
能作種種奇特變化。 | 갖가지 기특한 변화를 지으면서 |
能與諸佛諸祖。 | 모든 부처님과 모든 조사와 더불어 같이 |
同遊寂滅大解脫光明海中。 | 적멸의 대해탈 광명 속에 노닐며 |
成就世間出世間事。 | 세간 출세간의 일을 성취하건만 |
只是呂居仁信不及耳。 | 단지 이 여거인이 믿지 않을 뿐입니다. |
若信得及。 | 만약 믿음이 가거든 |
請依此註腳入是三昧。 | 청컨대 이 각주(脚註)에 따라 |
| 삼매에 들어가십시오. |
忽然從三昧起。 | 홀연히 삼매에서 일어나 |
失卻孃生鼻孔。 | 본래면목(本來面目)이 깨뜨려지면 |
便是徹頭也。 | 이것이 머리를 관철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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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30. 여사인 거인(呂仁)에의 답서 ②-1 |
令弟子育。 | 그대의 동생 자육(子育)이 |
經由出所賜教。讀之喜慰可知。 | 지나다 내어준 편지를 읽으니 |
| 기쁨과 위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無常迅速。 | 무상은 신속하여 |
百歲光陰如電閃。 | 백세광음이 번갯불과 같아서 |
便是收因結果底時節到來也。 | 벌써 인(因)을 거두어 과(果)를 맺을 |
| 시절이 도래했습니다. |
乾屎橛如何覺得。 | 간시궐은 어떻게 깨달아집니까? |
沒巴鼻無滋味肚裏悶時。 | 소용돌이에 빠진 진면목이 |
| 재미 없어서 뱃속이 답답할 때가 |
便是好底消息也。 | 바로 좋은 소식입니다. |
第一不得向舉起處承當。 | 제일가는 것은 화두를 들어 |
| 일으키는 곳을 향해 알려 하지 말고, |
又不得颺在無事甲裏。 | 또 속절없는 상자 속에 버려져 있지 말며, |
不可舉時便有。 | 화두를 들 때에는 문득 있다가 |
不舉時便無也。 | 화두를 들지 않으면 |
| 곧 없어지게 하지 마십시오. |
但將思量世間塵勞底心 | 단지 세간의 진로를 사량하는 마음을 가져다 |
回在乾屎橛上。 | 간시궐 위에 돌려두어 |
思量來思量去。 | 사량해 오고 사량해 가서 |
無處柰何。 | 어찌할 수 없는 곳에서 |
伎倆忽然盡。 | 기량이 홀연히 다하게 되면 |
便自悟也。 | 문득 스스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
不得將心等悟。 | 마음을 가져다 깨닫기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
若將心等悟。 | 만약 마음을 가져다 깨닫기를 기다리면 |
永劫不能得悟也。 | 영겁토록 깨달을 수 없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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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此答隆禮書。 | 이전에 융례(隆禮)에게 답한 편지에 |
說盡措大家病痛矣。 | 공부하는 사람의 병통을 |
| 모두 설명해 주었는데, |
承只置在座右。 | 편지를 받아보니 |
| 그것을 좌우(座右)에 두고 있다 하였습니다. |
若依此做工夫。 | 만약 이것에 의지해 공부한다면 |
雖未悟徹。亦能分別邪正。 | 비록 명철히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
| 삿된 것과 바른 것을 능히 분별하여 |
不為邪魔所障。 | 삿된 마구니에 장애 받지 않을 것이며, |
亦種得般若種子深。 | 또 반야의 종자 심어짐이 깊어질 것이라 |
縱今生不了。 | 설령 금생에 마치지 못하더라도 |
來生出頭現成受用。 | 내생에 태어나면 그대로 수용될 것입니다. |
亦不費力。 | 또 힘을 소비하지도 않고 |
亦不被惡業奪將去。 | 악업에 빠져들지도 않아서 |
臨命終時亦能轉業。 | 목숨을 마칠 때에 또한 |
| 업을 바꿀 수도 있을 터인데 |
況一念相應耶。 | 하물며 한 순간에 상응하는 것이겠습니까? |
逐日千萬不要思量別事。 | 날마다 부디 다른 일을 사량할 것 없이 |
但只思量乾屎橛。 | 다만 간시궐만 사량하시고, |
莫問幾時悟。至禱至禱。 | 어느 때에 깨달을 것인지 묻지 말기를 |
| 빌고 또 빕니다. |
悟時亦無時節。 | 깨달을 때는 시절도 없고 |
亦不驚群動眾。 | 군중을 놀라게 하지도 않습니다, |
即時怗怗地。 | 즉시에 고요하고 고요한 경지에서 |
自然不疑佛不疑祖。 | 자연히 부처도 의심하지 말고, |
| 조사도 의심하지 말고, |
不疑生不疑死。 | 남[生]도 의심하지 말고 |
| 죽음도 의심하지 말아서 |
得到不疑之地。 | 의심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하면 |
便是佛地也。 | 곧 이것이 부처의 경지입니다. |
佛地上本無疑。 | 부처의 경지에는 본래 의심이 없고, |
無悟無迷。 | 깨달음도 없고 미혹도 없으며, |
無生無死。 | 남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
無有無無。 | 있음도 없고 없음도 없으며, |
無涅槃無般若。 | 열반도 없고 반야도 없으며, |
無佛無眾生。 |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
亦無恁麼說者。 | 또한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없고, |
此語亦不受。亦無不受者。 | 이 말도 받아드리지 않고 |
| 또 받아드리지 않는 사람도 없고, |
亦無知不受者。 | 또 받아드리지 않는 것을 아는 사람도 없고, |
亦無恁麼說不受者。 | 또 이렇게 받아드리지 않는 것을 |
| 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
居仁如是信得及。 | 여거인이 이와 같음에 믿음이 간다면 |
佛亦只如是。 | 부처도 다만 이와 같고, |
祖亦只如是。 | 조사도 다만 이와 같고, |
悟亦只如是。 | 깨달음도 다만 이와 같고, |
迷亦只如是。 | 미혹함도 다만 이와 같고, |
疑亦只如是。 | 의심도 다만 이와 같고, |
生亦只如是。 | 태어남도 다만 이와 같고, |
死亦只如是。 | 죽음도 다만 이와 같고, |
日用塵勞中亦只如是。 | 일상의 진로 속에서도 다만 이와 같고, |
死後斷滅不斷滅亦只如是。 | 죽은 뒤에 단멸 부단멸도 다만 이와 같고, |
在朝廷作從官亦只如是。 | 조정에서 벼슬에 종사하는 것도 |
| 다만 이와 같고, |
宮觀在靜處亦只如是。 | 별궁의 고요한 곳에 있는 것도 |
| 다만 이와 같으며, |
住徑山一千七百眾圍遶亦只如是。 | 경산에서 1천 7백 명의 대중에 |
| 에워싸여 있음도 다만 이와 같으며, |
編管在衡州亦只如是。 | 편관(編管)당하여 형주에 있는 것도 |
| 다만 이와 같습니다. |
居仁還信得及麼。 | 여거인은 도리어 믿어집니까? |
信得及亦只如是。 | 믿어지는 것도 다만 이와 같고, |
信不及亦只如是。 | 믿어지지 않는 것도 다만 이와 같습니다. |
畢竟如何。 | 필경에 무엇인가? |
如是如是。如是亦只如是。 | 이와 같고, 이와 같고, 이와 같음도 |
| 역시 다만 이와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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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汪狀元(聖錫) | 30. 왕장원(汪狀元) 성석(聖錫)에의 답서 |
左右妙年自立。 | 그대가 젊은 나이에 자립해서 |
便在一切人頂[寧*頁]上。 | 문득 모든 사람들의 꼭대기에 올라 있으나 |
不為富貴所籠羅。 | 부귀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니 |
非百劫千生願力所持。 | 백겁 천생에 원력으로 유지된 것이 아니라면 |
焉能致是。 | 어찌 이렇게 될 수 있겠습니까? |
又能切切於此一大事。 | 또 간절하고 간절하게 이 일대사에서 |
念念不退轉。 | 한 순간도 물러서지 아니하며, |
有決定信具決定志。 | 결정한 믿음도 있고 결정한 뜻도 갖추었으니 |
此豈淺丈夫所能。 | 이것이 어찌 천박한 장부가 |
| 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
老瞿曇云。 |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唯此一事實。 | "오직 이 하나가 사실이요 |
餘二則非真。 | 다른 둘(二乘,三乘)은 |
| 진실이 아니다.”라고 하셨으니 |
請著鞭不可忽。 | 부디 채찍을 가해서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
世間事只這是。 | 세간사가 다만 이러합니다. |
先聖豈不云乎。 | 옛 성인이 어찌 말씀하시지 않았겠습니까? |
朝聞道夕死可矣。 | "아침에 도를 들으면 |
|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
不知聞底是何道。 | 잘 모르겠는데, |
| 듣는다는 것은 무슨 도리입니까? |
到這裏豈容眨眼。 | 여기에 이르러서 |
| 눈을 깜빡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
不可更引吾道一以貫之去也。 | 더 이상 '나의 도는 하나로 꿰었다.'는 말을 |
| 끌어 들이지 마십시요. |
須自信自悟。 | 모름지기 스스로 믿고 스스로 깨달아야 하며, |
說得底終是無憑據。 | 말로 얻은 것에는 |
| 결코 믿을 만한 근거가 없습니다. |
自見得。自悟得。 | 스스로 보고, 스스로 깨닫고, |
自信得及了。 | 스스로 완전히 믿어져야 합니다. |
說不得。形容不出。卻不妨。 | 설명할 수 없고 형용할 수 없는 것은 |
| 도리어 방해되지 않지만 |
只怕說得似形容得似卻不見卻不悟者。 | 다만 설명해 보이고 형용해 보여도 |
| 도리어 보지 못하고 |
| 깨닫지 못하는 것이 염려될 뿐입니다. |
老瞿曇指為增上慢人。 | 부처님께서 그것을 가리켜 |
| 증상만인이라 하시고, |
亦謂之謗般若人。 | 또한 반야를 비방하는 사람이요, |
亦謂之大妄語人。 | 또 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며, |
亦謂之斷佛慧命人。 | 또 부처님의 혜명을 끊는 사람이라 |
千佛出世不通懺悔。 | 천 부처님이 세상에 오시더라도 |
| 참회가 통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
若透得狗子無佛性話。 | 그러나 만일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 |
| 화두를 뚫어버리면 |
這般說話。卻成妄語矣。 | 이러한 이야기가 |
| 도리어 거짓말이 되어버립니다. |
而今不可便作妄語會。 | 그러나 지금은 곧 거짓말이라고 |
| 이해하는 것은 아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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呂居仁比連收兩書。 | 여거인에게서 연이어 두 편지를 받았는데, |
書中皆云。 | 편지 가운데 모두 말하기를, |
夏中答隆禮書。 | 여름에 융례에게 답한 편지를 |
常置座右以得為期。 | 항상 좌우에 두고 그로써 얻게 될 날을 |
| 기약하고 있다.” 하였고, |
又聞。嘗錄呈左右。 | 또 듣건대 그것을 써서 |
| 그대에게도 드렸다고 하니, |
近世貴公子似渠者。 | 근세의 귀공자로서 그와 같은 사람은 |
如優曇缽華時一現耳。 | 마치 우담바라 꽃이 |
| 어느 순간 한 번 필 뿐인 것과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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頃在山頭每與公說這般話。 | 잠시 산꼭대기에 있을 때 |
| 자주 공(公)과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고서 |
見公眼目定動領覽得九分九氂。 | 공의 안목의 정(定)과 동(動)을 보고 |
| 9푼 9리는 얻은 것을 대체로 알아 차렸으나 |
只欠㘞地一下爾。 | 다만 '와(㘞)!'하는 자리 |
| 그 하나의 조건이 모자랄 뿐입니다. |
若得㘞地一下了。 | 만일 '와!'하는 자리 |
| 그 한 조건을 얻고 나면 |
儒即釋釋即儒。 | 유교가 곧 불교요 불교가 곧 유교이며, |
僧即俗俗即僧。 | 승려가 곧 속인이요 속인이 곧 승려이며, |
凡即聖聖即凡。 | 범부가 곧 성인이요 성인이 곧 범부이며, |
我即爾爾即我。 | 내가 곧 그대요 그대가 곧 나이며, |
天即地地即天。 | 하늘이 곧 땅이요 땅이 곧 하늘이며, |
波即水水即波。 | 물결이 곧 물이요 물이 곧 물결입니다. |
酥酪醍醐攪成一味。 | 소락과 제호를 고루 섞어서 |
| 한 맛을 만들고 |
缾盤釵釧鎔成一金。 | 병과 접시와 비녀와 팔찌를 녹여서 |
| 하나의 쇠로 만드는 것이 |
在我不在人。 | 모두 나에게 있지 |
| 다른 사람에게 있지 않습니다. |
得到這箇田地。由我指揮。 | 이러한 경지에 이르면 |
| 나의 지휘를 따를 것이니, |
所謂我為法王於法自在。 | 이른바 '나는 법왕이 되어 |
| 법에 자재하거늘 |
得失是非焉有罣礙。 | 득실과 시비에 어찌 장애가 있으리오. |
不是彊為法如是故也。 |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
| 법이 그렇기 때문이니라.'고 한 것입니다. |
此箇境界。除無垢老子。 | 이런 경계는 무구노자(無垢老子)를 제외하고 |
他人如何信得及。 | 다른 사람은 어떻게 믿어지겠습니까? |
縱信得及。 | 비록 믿기더라도 |
如何得入手。 | 어떻게 손을 대겠습니까? |
左右已信得及。 | 그대는 이미 믿음을 얻고, |
已覷得見。 | 이미 엿보아 소견을 가졌으니 |
已能分別。是邪是正。 | 이미 그른 것과 바른 것을 |
| 분별할 수 있으려니와 |
但未得入手耳。 | 단지 아직 손을 대지 않았을 뿐입니다. |
得入手時一分老少不在智愚。 | 손을 댔을 때는 한 치의 늙고 젊음이 |
| 지혜롭고 어리석음에 있지 않으니 |
如將梵位直授凡庸。 | 마치 범천왕의 지위를 가져다 |
| 곧바로 평민에게 주어버린 것과 같아서 |
更無階級次第。 | 더 이상 계급과 차례가 없습니다. |
永嘉所謂 | 영가(永嘉) 대사가 말씀하신 |
一超直入如來地是也。 | 한 번 뛰어서 곧바로 여래의 지위에 |
| 들어간다.”고 한 것이 이것이니, |
但相聽決不相誤。 | 다만 새겨 들어서 |
| 결코 그르치지 마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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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 | 30. 성석(聖錫)에의 답서 ② |
某萬緣休罷。 | 그대가 '만 가지 인연을 쉬어버리고 |
日用只如此。無煩軫念。 | 일상에서 다만 이렇게 번민으로 |
| 아파할 생각이 없다.'고 하였는데, |
左右分上欠少箇甚麼。 | 그대의 분수에 |
| 부족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
在世界上。可謂千足萬足。 | 세계 상에서 가히 천 가지 만 가지가 |
| 다 만족하다 할 것입니다. |
苟能於此箇門中翻身一擲。 | 진실로 이 문중에서 |
| 몸을 한 번 던져 뒤집어버리면 |
何止腰纏十萬貫 | 어찌 허리에 돈 십만 관을 찬 채 |
騎鶴上揚州而已哉。 | 학을 타고 양주(揚州)로 올라가는 것에 |
| 그칠 뿐이겠습니까? |
昔楊文公大年。三十歲見廣慧璉公。 | 옛날에 양문공(楊文公) 대년(大年) 30세에 |
| 광혜연공(廣慧璉公)을 친견하여 |
除去礙膺之物。 | 가슴에 맺힌 일을 제거하고 |
自是已後在朝廷居田里。 | 그 후로는 조정에 있거나 농촌에서 살거나 |
始終一節。不為功名所移。 | 시종 한 절개로 공명(功名)에 이끌리지 않고 |
不為富貴所奪。 | 부귀에 빼앗기지 않았으니, |
亦非有意輕功名富貴。 | 공명과 부귀를 가벼이 여기는 |
|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
道之所在。法如是故也。 | 도가 있는 곳에는 |
| 법이 의례히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
趙州云。 | 조주(趙州) 스님은 |
諸人被十二時使。 | “사람들은 하루 24시간 부림을 당하지만 |
老僧使得十二時。 | 노승은 하루 24시간을 부린다.”고 하였는데, |
此老此說。非是彊為。 | 이 노인의 이 말씀도 억지가 아니라 |
亦法如是故也。 | 이 또한 법이 의례 그렇기 때문입니다. |
大率為學為道一也。 | 대체로 배움(學)과 도(道)는 하나이지만 |
而今學者往往 | 요즘 배우는 이들은 왕왕 |
以仁義禮智信為學。 |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학을 삼고, |
以格物忠恕 | 사물의 이치를 밝히고[格物], |
| 남을 진실하고 너그럽게 대하고[忠恕], |
一以貫之之類為道。 | 시종일관 변치 않는 것[一以貫之]으로 |
| 도를 삼으니, |
只管如摶謎子相似。 | 오직 도박판 찍기놀음과 비슷하고, |
又如眾盲摸象各說異端。 | 또 맹인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면서 |
| 제각기 다르게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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釋不云乎。 | 석가세존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以思惟心。測度如來圓覺境界。 | “사유하는 마음으로 |
| 여래의 원각경계를 헤아리는 것은 |
如取螢火燒須彌山。 | 마치 반딧불로 |
| 수미산을 태우려는 것과 같다.”고. |
臨生死禍福之際都不得力。 | 생사의 화나 복의 경계에 닥쳐서 |
| 도무지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은 |
蓋由此也。 | 대개 이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
楊子云。 | 양자(楊子)가 말하기를, |
學者所以修性。性即道也。 | “학(學)이란 성품을 닦는 것이니 |
| 성품이 곧 도이다.”고 하였고, |
黃面老子云。性成無上道。 | 부처님께서는 “성품이 |
| 무상도(無上道)를 이룬다.”고 하셨으며, |
圭峰云。 | 규봉(圭峯) 선사는 |
作有義事。是惺悟心。 | “이치가 있는 일을 하는 것은 깨달은 마음이요, |
作無義事。是狂亂心。 | 이치가 없는 일을 하는 것은 광란한 마음이다. |
狂亂由情念。臨終被業牽 | 광란은 정념(情念)에 말미암아 |
| 임종해서 업에 이끌림을 당하지만 |
惺悟不由情。臨終能轉業。 | 깨달음은 정념에 연유하지 않으니 |
| 임종해서 업을 굴린다. |
所謂義者。是義理之義。 | 이른바 이치(義)는 의리의 의(義)요 |
非仁義之義。 | 인의(仁義)의 의(義)가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
而今看來。 | 지금 살펴보니 |
這老子亦未免析虛空為兩處。 | 이 늙은이도 또한 허공을 쪼개 |
| 두 쪽 내는 것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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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乃性之仁。 | 인(仁)은 성품의 인이요, |
義乃性之義。 | 의(義)도 성품의 의요, |
禮乃性之禮。 | 예(禮)도 성품의 예요, |
智乃性之智。 | 지(智)도 성품의 지요, |
信乃性之信。 | 신(信)도 성품의 신이요, |
義理之義亦性也。 | 의리(義理)의 의(義)도 또한 성품이니, |
作無義事。即背此性。 | 이치 없는 일을 짓는 것은 |
| 곧 이 성품을 등지는 것이고, |
作有義事。即順此性。 | 이치가 있는 일을 짓는 것은 |
| 곧 이 성품을 따르는 것입니다. |
然順背在人。不在性也。 | 그러나 따르고 등지는 것은 사람에게 있고 |
| 성품에 있지 아니하며, |
仁義禮智信在性。不在人也。 | 인의예지신은 성품에 있고 |
| 사람에게 있지 아니하며, |
人有賢愚。性即無也。 | 사람은 지혜롭고 어리석음이 있지만 |
| 성품에는 없습니다. |
若仁義禮智信 | 만약 인의예지신이 |
在賢而不在愚。 | 현명한 사람에게만 있고 |
|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없다면 |
則聖人之道。有揀擇取捨矣。 | 성인의 도에 간택과 취사가 있다는 것이니 |
如天降雨擇地而下矣。 | 마치 하늘이 땅을 선택해서 |
| 비를 내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
所以云。 | 그래서 말하기를 |
仁義禮智信在性。而不在人也。 | 인의예지신이 성품에 있고 |
|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하고, |
賢愚順背在人。 | 현명하고 어리석음과 |
| 따르고 등짐이 사람에게 있고 |
而不在性也 | 성품에 있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
楊子所謂修性性亦不可修。 | 양자(楊子)가 말한 성품 닦는 일은 |
| 성품도 닦을 수 없고, |
亦順背賢愚而已。 | 또 따르고 등짐과 |
| 현명하고 어리석음도 끝나버릴 것이며, |
圭峰所謂惺悟狂亂是也。 | 규봉(圭峰) 선사가 말한 |
| 깨달음과 광란이 이것이며, |
趙州所謂使得十二時 | 조주(趙州) 선사가 말한 |
| 하루 24시간을 부리고 |
被十二時使是也。 | 24시간에 부림 당한다는 것이 이것입니다. |
若識得仁義禮智信之性起處。 | 만일 인의예지신의 |
| 성품이 일어난 곳을 알면 |
則格物忠恕一以貫之在其中矣。 | 격물충서와 일이관지가 |
| 그 속에 있을 것입니다. |
肇法師云。 | 승조(僧肇) 법사는 말하기를, |
能天能人者。 | 하늘이 되고 사람이 되는 것이 |
豈天人之所能哉。 | 어찌 하늘과 사람이 |
| 알 수 있는 것이리요?'라고 하였으니 |
所以云。為學為道一也。 | 그러므로 배움과 도는 하나다고 |
| 말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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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率聖人設教。 | 대체로 성인이 가르침을 베풀되 |
不求名不伐功。 | 명성을 바라지 않고 |
| 공을 자랑하지 않는 것이 |
如春行花木。 | 마치 봄이 꽃나무에 가는 것과 같습니다. |
具此性者。 | 이런 성품을 갖춘 이들은 |
時節因緣到來。 | 시절인연이 도래하면 |
各各不相知。 | 각각 서로 알지 못하나 |
隨其根性大小方圓長短。 | 그 근본 성품을 따라서 |
| 크고 작고 모나고 둥글고 길고 짧음이나 |
或青或黃。或紅或綠。 | 혹 푸르고 누렇고 붉고 초록이고나 |
或臭或香。同時發作。 | 혹 냄새나고 향기 나는 것이 |
| 동시에 펼쳐집니다. |
非春能大能小。 | 봄이 크게 하고 작게 하고 |
能方能圓。 | 모나게 하고 둥글게 하고 |
能長能短。 | 길게 하고 짧게 하거나 |
能青能黃。能紅能綠。 | 푸르게 하고 누르게 하고 |
| 붉게 하고 초록이게 하거나 |
能臭能香。 | 냄새나게 하고 향기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
此皆本有之性。 | 이것은 모두 본래 지니고 있는 성품이 |
遇緣而發耳。 | 인연을 만나서 발생되는 것일 뿐입니다. |
百丈云。 | 백장(百丈) 선사께서는 |
欲識佛性義。 | "불성(佛性)의 의미를 알려거든 |
當觀時節因緣。 | 마땅히 시절인연을 살펴보라. |
時節若至。其理自彰。 | 시절이 이르면 그 이치가 |
| 저절로 드러나리라.”고 하시고, |
又讓師謂馬師曰。 | 또 남악회양 선사는 |
| 마조 대사에게 이르시되, |
汝學心地法門。如下種子。 | 네가 심지법문을 배우는 것은 |
| 마치 종자를 뿌리는 것과 같고 |
我說法要。譬彼天澤。 | 내가 법요(法要)를 설하는 것은 |
| 하늘이 비를 뿌리는 것에 비유하겠거니와 |
汝緣合故當見其道。 | 너의 인연이 합하기 때문에 |
| 마땅히 그 도를 볼 것이다.”고 하였으니, |
所以云。聖人設教。 | 그러므로 성인이 가르침을 베풀되 |
不求名不伐功。 | 명성을 구하지도 않고 |
| 공을 자랑하지도 않는다고 하는 것이며, |
只令學者見性成道而已。 | 다만 공부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
| 성품을 보아 도를 이루게 할 뿐입니다. |
無垢老子云。 | 무구노자가 말씀하신 |
道在一芥則一芥重。 | "도가 겨자씨 하나에 있으면 |
| 겨자씨 하나가 소중하고 |
道在天下則天下重是也。 | 도가 천하에 있으면 |
| 천하가 소중하다.”고 한 것이 이것입니다. |
左右嘗升無垢之堂。 | 그대가 일찍이 무구의 집에 올라갔으나 |
而未入其室。 | 아직 그 방안에 들어가지 못하였으니 |
見其表而未見其裏。 | 껍데기만 보고 그 속은 보지 못한 것입니다. |
百歲光陰。只在一剎那間。 | 백세광음이 다만 한 찰나 사이입니다. |
剎那間悟去。 | 찰나 사이에 깨달아버리면 |
如上所說者皆非實義。 | 위에서 말한 것들이 |
| 모두 진실한 이치가 아닙니다. |
然既悟了。 | 그러나 이미 깨닫고 나면 |
以為實亦在我。 | 진실을 삼은 것도 나에게 있고 |
以為非實亦在我。 | 진실이 아닌 것도 나에게 있습니다. |
如水上葫蘆。 | 마치 물 위에 뜬 조롱박처럼 |
無人動著。常蕩蕩地。 | 움직이는 사람은 없지만 |
| 항상 탕탕(蕩蕩)한 자리라서 |
觸著便動。捺著便轉 | 건드리기만 하면 곧 움직이고 |
| 살짝만 눌러도 곧 구르며, |
轆轆地。非是彊為。 | 녹록(轆轆)한 자리라서 |
| 억지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니, |
亦法如是故也。 | 법이 으레 그렇기 때문입니다. |
趙州狗子無佛性話。 | 조주 선사의 '구자무불성' 화두에서 |
左右如人捕賊已知窩盤處 | 그대는 마치 도적을 잡는데 |
| 이미 그 소굴은 알았으나 |
但未捉著耳。 | 단지 아직 잡지만 못했을 뿐인 것과 같으니, |
請快著精彩。 | 부디 정신을 바짝 차려서 |
不得有少間斷。 | 조금이라도 간단이 있게 하지 말고 |
時時向行住坐臥處。 | 때때로 행주좌와에서나 |
看讀書史處。 | 책을 읽는 곳에서나 |
修仁義禮智信處。 | 인의예지신을 닦는 곳에서나 |
侍奉尊長處。 | 윗어른 시봉하는 곳에서나 |
提誨學者處。 | 배우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곳에서나 |
喫粥喫飯處。 | 죽 먹고 밥 먹는 곳에서나 |
與之廝崖。 | 화두와 더불어 벼랑 끝까지 겨루어 가서 |
忽然打失布袋。 | 홀연히 식심의 포대를 찢어 잃게 되면 |
夫復何言。 | 다시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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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宗直閣 | 31. 종직각(宗直閣)에의 답서 |
示諭。 | 편지를 보니, |
應緣日涉差別境界。 | 인연에 따라서 날마다 차별한 경계를 겪되 |
未嘗不在佛法中。 | 불법 안에 있지 않은 적이 없고, |
又於日用動容之間。 | 또 일상에 거동하는 몸가짐의 사이에 |
以狗子無佛性話。破除情塵。 | 구자무불성 화두로 |
| 마음의 번뇌를 깨뜨려 없앤다고 하셨는데, |
若作如是工夫。 | 그렇게 공부한다면 |
恐卒未得悟入。 | 기어이 깨달아 들어가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
請於腳跟下照顧。 | 청컨대 발꿈치 밑을 비추어 살펴보십시요. |
差別境界從甚麼處起。 | 차별한 경계는 어느 곳에서 일어난 것입니까? |
動容周旋之間。 | 움직이며 일을 주선하고 다니는 사이에 |
如何以狗子無佛性話。 | 어떻게 구자무불성 화두로 |
破除情塵。 | 마음의 번뇌를 제거합니까? |
能知破除情塵者。又是阿誰。 | 마음의 번뇌가 깨뜨려 없어지는 것을 |
| 아는 사람은 또 누구입니까? |
佛不云乎。 | 부처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眾生顛倒迷己逐物。 | 중생은 전도하여 |
| 자기를 잃고 사물을 쫓는다고. |
物本無自性。 | 사물이란 본래 자성이 없는데 |
迷己者自逐之耳。 | 자기를 잊어버린 사람이 |
| 스스로 쫓아갈 뿐이며, |
境界本無差別。 | 경계는 본래 차별이 없는데 |
迷己者自差別耳。 | 자기를 잊어버린 사람이 |
| 스스로 차별할 뿐입니다. |
既日涉差別境界。 | 기왕에 날마다 차별한 경계를 겪고, |
又在佛法中。 | 또 불법 안에 있다고 하였으나 |
既在佛法中。 | 이미 불법 안에 있다면 |
則非差別境界。 | 곧 차별 경계가 아니며, |
既在差別境界中。 | 차별한 경계 안에 있다면 |
則非佛法矣。 | 곧 불법이 아닌 것이라 |
拈一放一。 | 하나를 잡으면 하나를 놓는 것이니 |
有甚了期。 | 무슨 마칠 기약이 있겠습니까? |
廣額屠兒在涅槃會上。 | 광액도아(廣額屠兒)는 열반회상에서 |
放下屠刀立地便成佛。 | 소 잡던 칼을 내려놓고 |
| 선 자리에서 문득 성불하였으니 |
豈有許多忉忉怛怛來。 | 어찌 많은 근심과 고통이 있었겠습니까? |
日用應緣處。 | 일상에서 반연하는 곳을 따라서 |
纔覺涉差別境界時。 | 차별한 경계를 겪는 것을 |
| 막 깨달았을 때 |
但只就差別處。 | 다만 차별한 곳에 나아가서 |
舉狗子無佛性話。 | 구자무불성 화두를 들지언정 |
不用作破除想。 | 깨뜨려 없앤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
不用作情塵想。 | 마음의 번뇌라는 생각도 하지 말고, |
不用作差別想。 | 차별하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
不用作佛法想。 | 불법이라는 생각도 하지 말아서 |
但只看狗子無佛性話。 | 다만 구자무불성 화두만을 살피십시요. |
但只舉箇無字。 | 다만 무자 화두를 들지언정 |
亦不用存心等悟。 | 또한 마음을 두어 |
| 깨닫기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
若存心等悟。 | 만일 마음을 두어 깨닫기를 기다리면 |
則境界也差別。 | 경계도 차별이며, |
佛法也差別。 | 불법도 차별이며, |
情塵也差別。 | 마음의 번뇌도 차별이며, |
狗子無佛性話也差別。 | 구자무불성 화두도 차별이며, |
間斷處也差別。 | 간단하는 곳도 차별이며, |
無間斷處也差別。 | 간단이 없는 곳도 차별이며, |
遭情塵惑亂身心 | 마음의 번뇌가 몸과 마음을 |
| 혹란시키는 일을 당하여 |
不安樂處也差別。 | 안락하지 못한 곳이 차별이요 |
能知許多差別底亦差別。 | 허다한 차별을 아는 것도 차별입니다. |
若要除此病。 | 만일 이러한 병을 없애려 한다면 |
但只看箇無字。 | 다만 무자 화두를 살피고, |
但只看。廣額屠兒放下屠刀云。 | 다만 광액도아가 소 잡는 칼을 |
| 집어던지고 말한 |
我是千佛一數。 | '나는 천 부처님의 하나다.'를
살피십시요. |
是實是虛。若作虛實商量。 | '이것이 사실인가 거짓인가?' 하며 |
| 진실과 거짓을 헤아리면 |
又打入差別境界上去也。 | 이 또한 차별한 경계에 빠져드는 것이니 |
不如一刀兩段。不得念後思前。 | 일도양단하여 뒤도 생각하지 않고 |
| 앞도 생각하지 않느니만 못하며, |
念後思前則又差別矣。 | 뒤를 생각하고 앞을 생각하는 것이 |
| 또 차별입니다. |
玄沙云。 | 현사(玄沙) 선사는 말하기를, |
此事限約不得。 | "이 일은 한정할 길이 없고 |
心思路絕。 | 마음과 생각의 길이 끊어졌다. |
不因莊嚴本來真靜。 | 장엄에 말미암지 않고도 |
| 본래 진실로 적정하여 |
動用語笑隨處明了。 | 움직이고 작용하고 말하고 웃음이 |
| 곳에 따라 명료하기에 |
更無欠少。 | 더 이상 흠결이나 모자람이 없거늘 |
今時人不悟箇中道理。 | 요즘 사람들은 |
| 그 속의 도리를 깨닫지 못하고 |
妄自涉事涉塵。 | 부질없이 스스로 사실도 포섭하고 |
| 번뇌도 포섭하면서 |
處處染著。 | 곳곳마다 물들어 집착하므로써 |
頭頭繫絆。 | 낱낱이 얽히고 설키니 |
縱悟則塵境紛紜。 | 설령 깨달은 즉 |
| 미진 경계처럼 어지럽고 |
名相不實。 | 이름과 실상이 진실하지 못하거니와 |
便擬凝心歛念。 | 곧 마음을 응결시키고 생각을 숨겨서 |
攝事歸空。 | 사실을 거두어 공으로 되돌리고자 |
閉目藏睛。 | 눈을 감고 눈동자를 숨겨버리며, |
隨有念起。 | 마음의 일어남에 따라서 |
旋旋破除。 | 즉각즉각 부셔 없애고 |
細想纔生。 | 미세한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
即便遏捺。 | 곧바로 막아 눌러버리니, |
如此見解。即是落空亡底外道。 | 이러한 견해가 바로 |
| 공망(空亡)에 떨어진 외도요, |
魂不散底死人。 | 혼이 흩어지지 않은 죽은 사람인 것이라 |
溟溟漠漠無覺無知。 | 어둡고 깜깜하여 느낌도 앎도 없이 |
塞耳偷鈴徒自欺誑。 | 귀를 막고 방울을 훔쳐서 |
|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
左右來書云云。 | 그대에게서 온 서한에 쓰인 말들이 |
盡是玄沙所訶底病。 | 모두 현사 선사가 꾸짖고 있는 병이며, |
默照邪師埋人底坑子。 | 묵조선의 그릇된 스승들이 |
| 사람을 매장하는 구덩이임을 |
不可不知也。 | 알지 못하면 아니 될 것입니다. |
舉話時都不用作許多伎倆。 | 화두를 들 때 절대로 많은 기량을 |
| 써서 하려하지 말고 |
但行住坐臥處勿令間斷。 | 다만 행주좌와하는 곳에 |
| 간단(間斷)하게 하지 말며, |
喜怒哀樂處莫生分別。 | 희로애락하는 곳에 분별을 내지 마십시오. |
舉來舉去。看來看去。 | 화두를 들고 오가며, 살피며 오고 가서 |
覺得沒理路沒滋味心頭熱悶時。 | 이치의 길도 없고 재미도 없어져 |
| 마음이 뜨겁고 답답할 때가 |
便是當人放身命處也。 | 곧 그 사람이 신명을 놓아야 할 곳이니, |
記取記取。 | 기억하고 또 기억하시어 |
莫見如此境界便退心。 | 이러한 경계를 보고 물러서지 마십시요. |
如此境界正是成佛作祖底消息也。 | 이와 같은 경계가 바로 |
| 부처를 이루고 조사를 짓는 소식입니다. |
而今默照邪師輩。 | 그러나 요즘 묵조선의 그릇된 스승들은 |
只以無言無說為極則。 | 오로지 무언무설(無言無說)로 |
| 궁극의 궤칙을 삼고서 |
喚作威音那畔事。 | 위음왕불 시대의 일이라고 외치고, |
亦喚作空劫已前事。 | 또 공겁(空劫) 이전의 일이라고 떠들어대니 |
不信有悟門。 | 깨달음의 문이 있음을 믿지 못하고, |
以悟為誑。 | 깨달음을 미친 짓으로 만들고, |
以悟為第二頭。 | 깨달음을 뒷전의 일로 여기며, |
以悟為方便語。 | 깨달음을 방편의 말로 여기고, |
以悟為接引之辭。 | 깨달음을 유혹하는 말로 여기는 것이라 |
如此之徒。 | 이와 같은 무리들은 |
謾人自謾。 |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도 속이며, |
誤人自誤。 | 남도 그르치게 하고 자신도 그르친다는 것을 |
亦不可不知。 | 또한 알지 못하면 안됩니다. |
| |
日用四威儀中。 | 일상의 행주좌와하는 가운데 |
涉差別境界。 | 차별한 경계를 겪으면서 |
覺得省力時。 | 힘이 덜 듦을 느낄 때가 |
便是得力處也。 | 곧 힘을 얻은 곳입니다. |
得力處極省力。 | 힘을 얻은 곳에서는 지극히 힘이 덜 들어서 |
若用一毫毛氣力支撐。 | 털끝만큼이라도 기력을 써서 지탱한다면 |
定是邪法。非佛法也。 | 정히 이것은 그릇된 법이요 |
| 불법이 아닙니다. |
但辦取長遠心。 | 단지 길고 멀게 취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
與狗子無佛性話。 | 구자무불성 화두와 더불어 |
廝崖崖來崖去。 | 겨루어서 겨루어 오고 겨루어 가다가 |
心無所之忽然如睡夢覺。 | 마음이 갈 곳이 없어지면 |
| 홀연히 잠을 자다 꿈에서 깨는 것 같고, |
如蓮華開。 | 마치 연꽃이 피는 것 같고, |
如披雲見日。 | 또 구름이 걷히고 |
| 태양이 보이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
到恁麼時自然成一片矣。 | 이러한 때에 이르면 |
| 자연히 한 조각을 이루게 될 것이니, |
但日用七顛八倒處。 | 일상의 칠전팔도(七顚八倒)하는 곳에서 |
只看箇無字。 | 다만 무자 화두만 살펴볼지언정 |
莫管悟不悟徹不徹。 | 깨닫고 깨닫지 못하고 |
| 꿰뚫고 꿰뚫지 못하고에 간여치 마십시오. |
三世諸佛只是箇無事人。 |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
| 다만 그 일 없는 사람이고, |
諸代祖師亦只是箇無事人。 | 역대 조사들도 그 일 없는 사람입니다. |
古德云。 | 고덕이 말하되, |
但於事上通無事。 | “단지 일 위에서 일이 없음에 통하면 |
見色聞聲不用聾。 | 색을 보고 소리를 듣는데 |
| 농아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고, |
又古德云。 | 또 고덕이 말하되, |
愚人除境不忘心。 | “어리석은 사람은 경계를 없애고 |
| 마음은 없애지 않지만 |
智者忘心不除境。 |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없애고 |
| 경계는 없애지 않는다.”고 하였거니와 |
於一切處無心。 | 일체처에 무심하면 |
則種種差別境界自無矣。 | 갖가지 차별한 경계가 |
| 저절로 없어질 것입니다. |
而今士大夫。 | 지금의 사대부들은 |
多是急性便要會禪。 | 대개 급한 마음으로 갑자기 선을 알고자 |
於經教上及祖師言句中。 | 경전의 가르침이나 조사들의 언구 속을 |
摶量要說得分曉。 | 널리 파헤치고 뚜렷한 것을 얻어서 |
| 설명하려 하지만 |
殊不知。分曉處。卻是不分曉底事。 | 뚜렷한 곳이 도리어 뚜렷하지 |
| 못한 일인 줄을 별로 알지 못하거니와 |
若透得箇無字。 | 만약 무자(無字) 화두만 꿰뚫어지면 |
分曉不分曉。不著問人矣。 | 뚜렷함과 뚜렷치 못함을 |
| 사람들에게 묻지 않게 될 것입니다. |
老漢教士大夫放教鈍。 | 이 늙은이가 사대부들을 |
| 우둔하도록 놓아 가르친 것이 |
便是這箇道理也。 | 바로 이러한 도리입니다. |
作鈍牓狀元亦不惡。 | 우둔한 사람을 뽑는데 |
| 장원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
只怕拖白耳一笑。 | 다만 백지를 내 놓을까 걱정될 뿐이니, |
| 웃을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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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李參政(泰發) | 32. 이참정 태발(李叅政 泰發)에의 답서 |
示諭。 | 편지를 보니, |
華嚴重重法界。 | “화엄중중법계(華嚴重重法界)가 |
斷非虛語。 | 단연코 헛말이 아니다.”라고 하였는데 |
既非虛語。必有分付處。 | 기왕 헛말이 아니라면 |
| 반드시 분부할 것이 있고, |
必有自肯處。 | 반드시 스스로 수긍이 가는 곳이 |
| 있을 것입니다. |
讀至此嗟歎久之。 | 읽다가 여기에 이르러 |
| 감탄하기를 오래하였습니다. |
士大夫平昔所學。 | 사대부들이 평소에 공부한 것이 |
臨死生禍福之際。 | 생사화복의 지경을 당하면 |
手足俱露者。十常八九。 | 손발이 다 드러나기 십중 팔구이거니와 |
考其行事。 | 또 그들이 행하는 일을 고려해보면 |
不如三家村裏省事漢。 | 서너 집 사는 시골구석의 놈팽이가 |
富貴貧賤不能汩其心。 | 부귀빈천에 골몰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니, |
以是較之。 | 이로써 비교해 보면 |
智不如愚。 | 지혜로운 이가 어리석은 이만 못하고, |
貴不如賤者多矣。 | 부귀한 이가 빈천한 이만 |
| 못한 이들이 많은 것입니다. |
何以故。生死禍福現前。 | 왜냐하면 생사화복이 앞에 나타나면 |
那時不容偽故也。 | 그때에는 거짓이 |
| 용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大參相公平昔所學。 | 대참(大參) 상공은 평소 공부한 바가 |
已見於行事。 | 이미 행하는 일에 보여지니 |
臨禍福之際。 | 화나 복을 받는 지경을 당해도 |
如精金入火愈見明耀。 | 마치 순금이 불속에 들어가면 |
| 밝은 빛을 보이는 것 같을 것입니다. |
又決定知華嚴重重法界斷非虛語。 | 또 화엄중중법계가 단연코 |
| 헛된 말이 아님을 결정히 알았으니 |
則定不作他物想矣。 | 정히 다른 물건이라는 생각도 |
| 하지 않을 것입니다. |
其餘七顛八倒。 | 그 밖에 칠전팔도하면서 |
或逆或順。或正或邪。 | 거스르거나 수순하고, |
| 혹은 바르거나 뒤바뀐 것도 |
亦非他物。 | 역시 다른 물건이 아니니, |
願公常作此觀。 | 바라건대 공은 늘 이렇게 관찰하십시요. |
妙喜亦在其中。 | 묘희도 또한 그 가운데 있습니다. |
異日相從於寂寞之濱。 | 다른 날 적막한 물가에서 서로 만나 |
結當當來世香火因緣。 | 세세생생에 불법의 인연을 맺어서 |
成就重重法界。以實其事。 | 중중법계를 성취하여 그 일을 채운다면 |
豈小補哉。 | 어찌 작은 도움이겠습니까? |
更須下箇註腳。 | 다시 모름지기 밑에 주석을 달거니와 |
即今這一絡索。 | 지금 이 한 줄거리 이야기를 |
切忌作寓言指物會。 | 절대로 풍자하는 말을 하여 |
| 물건을 가리킨다고 알아듣지 마십시오. |
一笑。 | 한 바탕 웃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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答曾宗丞(天隱) | 33. 증종승 천은(曾宗丞 天隱)에의 답서 |
左右天資近道。 | 그대는 천부의 자질이 도에 가깝고 |
身心清淨。無他緣作障。 |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
| 장애될 다른 인연이 없는데 |
只這一段。誰人能及。 | 다만 이 한 단계에 |
| 누가 미칠 수 있겠습니까? |
又能行住坐臥。 | 또 행주좌와에 |
以老僧所示省要處。 | 노승이 보여준 힘 더는 데 요긴한 것으로 |
時時提撕。 | 수시로 제시(提撕)한다 하더라도 |
休說一念相應千了百當便是。 | 모든 것이 타당한 자리에 일념으로 |
| 상응해야 옳다고 말하지는 마십시오. |
此生打未徹。 | 금생에 꿰뚫지 못하더라도 |
只恁麼崖到臘月三十日。 | 그렇게만 납월 삼십일까지 밀고 간다면 |
閻家老子也須倒退三千里始得。 | 염라대왕도 모름지기 |
| 3천리를 물러나야 될 것입니다. |
何以故。 | 왜냐하면, |
為念念在般若中無異念無間斷故。 | 순간순간 반야 가운데서 |
| 다른 생각이 없고 간단도 없기 때문입니다. |
只如道家流。 | 다만 저 도가의 사람들이 |
以妄心存想。 | 망심(妄心)을 생각에 두어도 |
日久月深。尚能成功。 |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지면 |
| 오히려 공을 이루어서 |
不為地水火風所使。 | 지수화풍에 이끌리지 않게 될 터인데 |
況全念住在般若中。 | 하물며 온전한 생각이 |
| 반야 안에 머물러 있다면 |
臘月三十日。豈不能轉業耶。 | 납월 삼십일에 |
| 어찌 업을 굴리지 못하겠습니까. |
而今人多是將有所得心學道。 | 요즘 사람들은 대개 |
| 얻을 것이 있다는 마음으로 도를 배우지만 |
此是無妄想中真妄想也。 | 이것이 망상 없는 가운데 참된 망상이니, |
但放教自在。 | 단지 놓아버려서 자재하게 하십시요. |
然不得太緊。不得太緩。 | 그러나 너무 긴박하게도 하지 말고, |
| 너무 느슨하게도 하지 말아서 |
只恁麼做工夫。 | 다만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면 |
省無限心力。 | 무한히 마음의 힘을 덜게 될 것입니다. |
左右生處已熟。 | 그대가 생소한 곳은 이왕 익숙하게 하고 |
熟處已生。 | 익숙한 곳은 이미 생소하게 했다면 |
十二時中自然不著枯心忘懷。 | 하루 24시간 중에 자연히 |
| 고목 같은 마음으로 생각을 잊거나 |
將心管帶矣。 | 마음을 가져다 억지로 붙들려는 데에 |
| 집착하지 않아서 |
雖未透脫諸魔外道。 | 아직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
| 모든 마구니 외도가 |
已不能伺其便。 | 이왕 틈을 엿보지 못할 것이며, |
亦自能與諸魔外道。 | 또 자신이 제마외도와 더불어 |
共一手同一眼。 | 다같이 한 손과 한 눈이 되어 |
成就彼事。 | 그 일을 성취하더라도 |
而不墮其數矣。 | 그들 무리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除公一人可以語此。 | 오직 공 한 사람에게만 |
| 이렇게 말할 수 있거니와 |
餘人非但不能如公行履。 | 다른 사람은 비단 |
| 공의 행적과 같을 수도 없을 뿐더러 |
亦未必信得及也。 | 또한 반드시 믿음이 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
但於話頭上看。 | 다만 화두 위에서 살펴보십시오. |
看來看去。 | 살펴 오고 살펴 가면 |
覺得沒巴鼻沒滋味心頭悶時。 | 붙들 코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
| 마음이 답답할 때가 |
正好著力。 | 바로 힘 붙이기 좋은 때이니, |
切忌隨他去。 | 절대로 다른 것을 쫓아가지 마십시요. |
只這悶處。 | 다만 이 미혹하고 답답함이 |
便是成佛作祖。 | 곧 부처를 이루고 조사가 되어 |
坐斷天下人舌頭處也。 | 앉은 채로 천하 사람들의 |
| 혀끝을 잘라버리는 곳이니, |
不可忽。不可忽。 | 소홀히 하면 안되고 |
| 또 소홀히 하면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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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慧普覺禪師書卷第二十八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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